소설리스트

천년제국-98화 (9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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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레성 공방전.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 이렇게 성대한 환영이라니, "

맥스웰의 명령에 따라 제국군을 공격하기 위해 나온 게인은 미소를 지으며 눈앞에서 움직이고있는 제국군 진영을 바라보았다.

" 올라오고 있는 저 연기는 취사를 위한 연기가 분명한데, 그 수가 적으니 맥스웰 님이 말씀하신 데로 식량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

부하의 말에 제국군의 진영을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8만의 군사가 먹이기 위한 것이라곤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게인은 그 광경에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며 부하들에게 외쳤다.

" 배고픔에 빌빌대는 녀석들을 상대하는 것은 명예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지만, 우리야 명령받은 대로 움직이면 되는 일. 가자! "

- 하하하하하하!

게인의 말에 그들은 허리를 젖히면서 웃으면서도 천천히 말을 몰아 제국군을 향해 전진했다.

" 당황하지마라! 대열을 정비해!! "

아직 아침도 먹기 전이었기에 병사들의 대부분은 무기를 지니지 않고 있었다. 황급히 무기를 가지고 오는 병사들을 통제하기 위해 참모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사방으로 뛰어다녔고, 패트릭은 종자가 끌고 오는 자신의 애마를 잡아 올라타고 대형을 갖추는 병사들의 선두에 서서 다가오는 기병들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내심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은 이 나라를 얕보고 있었다. 5000이상 되는 기병대라니! 비록 경기병이라 하나, 기병이라는 것은 운용하는데 에만 어마어마한 돈이 들고, 키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 돈을 잡아먹는 존재다. 최강의 중기병들을 자랑하는 제국도, 국방비로 나가는 돈의 절반을 기병들의 유지비로 소모한다.

제국의 국방비가 일개 영지의 주민을, 그것도 노예들까지 모두, 2년 이상은 먹여 살릴 수 있는 금액임을 생각한다면 눈앞에 있는 임페리아의 극히 일부일 것이 분명한 기병대를 보면서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 나는, 최대의 실수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 '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해 봤자, 지금 상황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기에 ----는 생각하는 것을 접고, 이제는 육안으로 서로의 얼굴이 보이는 곳까지 다가온 기병대를 바라보았다. 기병대가 멈추고 저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천천히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 내 이름은 임펠리아의 흑색창기병의 대장! 게인이다. 침략군의 수괴는 어디 있는가!! 나와서 내 창을 받아라! "

이것은 분명 모든 기사들이 열렬히 꿈꾸는, 기사와 기사간의 멋진 일기토 신청이 분명했다. 하지만 막상 그의 외침을 듣고 난 패트릭은 눈에서 불을 뿜으며 소리를 질렀다.

" 미천한 평민 주제에!! "

그것이 문제였다. 그는 귀족이었다. 그것도 제국의 제일가는 귀족인 5대 공작가의 적손이었다. 감히, 감히 그런 그에게 그의 발바닥에 깔려있어야 하는 존재인 평민 따위가 일기토를 신청한 것이다. 그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문제였다.

" 내 이름은 패트릭 로이아넨! 내가 직접 상대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비천한 평민 놈!! "

갑옷은 입고있지 않았지만 패트릭은 언제나 허리에 차고있는 검을 뽑아들며 말을 박찼다. 그가 달려나오는 것을 본 흑색창기병대의 대원들은 하늘을 보며 크게 웃으며 게인에게 말했다..

" 크하하! 귀족가의 도련님이 나오시네. 살살하라고! 대장!! "

" 물론이다! 적당히 하지 않으면 귀족 도련님이 엄마를 찾으며 울지 모르니까!! "

검을 뽑아들고 흉폭한 기세로 달려오는 ----을 향해 게인은 말을 박차 창을 겨누며 그에게 맞섰다.

" 죽어라! 이 미천한 평민놈!! "

" 크하하! 해 보시지 도련님!!! "

게인은 자신을 노리고 뻗어오는 장검을 쳐내며 눈앞의 사내를 비웃었다. 그는 그의 비웃음에 더욱 분노하며 장검을 휘둘렀지만 분노에 흔들리는 검에 당할 만큼 게인의 실력은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실지로 게인의 실력은 마스터인 레이네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것이었다 특히 말 위에서 서로의 기량을 겨눈다면 레이네는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그를 상대할 수 없다며, 그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그의 마술(馬術)은 임펠리아의 그 어떤 기사들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것이었다.

- 챙!!

말과 함께 움직이는 게인의 모습은 진실로 인마일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가 타고있는 말은 명령받은 대로 움직이도록 훈련받은 군마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원하는 방향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스스로 그곳으로 움직이니, 패트릭은 두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찌익!

그의 빈틈을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온 창을 몸을 틀어서 간신히 피한 패트릭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뒤로 물러났다. 게인은 그의 모습을 보곤, 다시 한번 그의 행동을 비웃으며, " 창을 든 상대에게 스스로 거리를 벌려주다니 멍청한 도련님이군. "

말하며 찌른 창을 거두어들이고 그것을 날카롭게 찌르니, 그것은 찰나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 큭! "

패트릭은 자신의 목을 노리고 있는 흑색의 섬광을 바라보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 짜악!

눈을 감은 그가 느낀 것은 목을 관통하는 창날의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자신의 뺨을 치고 지나가는 '무언가'였다, " 큭! "

놀라 눈을 떠보니, 흑창을 회수하며 웃고있는 평민의 모습이 보였다. 웃고있다니! 자신의 앞에서!

" 이거, 실력도 변변찮은 귀족 도련님을 죽이려니 마음이 아파서 말이죠.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10년 뒤에나 오십쇼. 그럼 상대해 드리겠습니다요. "

- 우르르!

실지로 들린 소리는 아니었지만 패트릭의 귓가에 울려 퍼진, 높기만 하던 그의 자존심이 일거에 무너지는 소리였다. 눈앞에 있는 귀족 도련님의 눈이 빛을 잃어버리고 공허하게 되어버리자 웃으며 말을 돌려서 기다리는 부하들에게로 달려갔다.

" 멋졌수 대장. "

"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으니까. 자, 퇴각하자. "

" 오오! 전부 가자아~~ "

마치 소풍을 나온 것처럼 여유 있는 태도로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뒤에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말을 모는 그들은, 전장에 나온 사람들 같지 않았다. 물러나는 그들의 등뒤로, 굳어있는 사령관을 구하기 위해 제국군 기병들이 몰려나오고 있었다.

제국군 기병들에 의해 막사로 옮겨진 ---는 얼마 안있어 정신을 차렸지만,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 으아아! 빌어먹을!! 미천한 평민 자식이!! "

그는 막사 안에 놓여진 물건들을 마구 집어던지며 괴성을 질렀다. 한참을 물건을 내던지며 괴성을 지르던 그는, 움직임을 멈추곤 살기가 뚝뚝 흐르는 눈으로 허공을 노려보았다.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그 빌어먹을 자식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이거, 실력도 변변찮은 귀족 도련님을 죽이려니 마음이 아파서 말이죠.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10년 뒤에나 오십쇼. 그럼 상대해 드리겠습니다요. '

" 크흐흐.............. 감히, 감히 나를.......................... "

그의 중얼거림은 흐느낌과도 같았다. 아니, 실제로 그는 울고 있었다. 그를 움직이는 근원이나 다름없던 자긍심이 무너진 지금, 그는 목적이 없는 살아있는 시체와도 같았다.

" 죽인다.................. "

갑자기 울음을 그친 ----에게서 진득한 살기가 번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의 그는 상처 입은 짐승과 같았다. 살기로 뒤덮여서 희번뜩 거리는 그의 두 눈에서는, 더 이상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아니, 그의 몸 주위에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검은 오오라이 떠돌고 있었다.

" 죽여버린다! "

검은 오오라에 휘감겨 있는 그는 크게 외치며 막사에서 뛰쳐나갔다.

광기에 휩싸여서 진군하라고, 저들을 추격하라고 소리치는 사령관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를 따라 임펠리아에 종군한 참모들은 한숨을 내쉬며 내심 요새의 자신의 방에 유언장을 쓰고오길 잘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눈에는 광기에 휩싸인 사령관의 주위에서 일렁이는 검은색의 오오라를 보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그들은 그것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장수로써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도망가는 흑색창기병을 쫓아가는 제국군의 지휘관, 패트릭이 딱 그 꼴이었다. 무리한 진군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곳곳에서 병사들이 쓰러지거나, 밤만 되면 탈영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눈에 흑색창기병의 깃발만 들어왔다 하면은 광분하여 군대를 이끌고 그들을 향해 돌격했다.

목숨을 걸고 그를 가로막는 참모들이 있었지만, 광기에 휩싸인 패트릭은 아무 주저 없이 그들을 베어버리고는 군을 이끌고 흑색창기병을 추적하니, 그를 따르는 병사들은 죽음의 구렁텅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들었다. 광기에 찬 외침을. 느꼈다. 어둠의 힘을.

"한 아이가 각성을 했구나."

제국의 황도, 영광의 홀의 황성. 그 중에서도 황제가 특히 총애하는 19후궁의 성안에서 나녀들사이에 누워있던 황제는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보았다. 무엇이 보이는 것일까. 검은색으로 물들어 버린 그의 눈은, 창 너머로 보이는 황도의 광경이 아니라 더 멀리 있는, 자신과 같은 기운을 뿜어내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이시언가의 어린아이로구나. 갑자기 힘이 깨어나 버렸어. 자칫하다가는 광마에 들 확률이 높아 보이는군."

한숨처럼 내뱉는 황제의 목소리는 넓은 방안을 울렸다.

"어찌할까요."

분명 아무도 없는 방이었건만, 목소리가 울렸다. 나른한 표정이었던 황제의 얼굴이 그 목소리에 구겨져 버렸다.

"있었느냐? 암영?"

"저는 당신의 그림잡니다."

"흥. 필요 없다 몇 번을 일렀거늘. 보나마나 그 늙은이들이 보낸 것일 테지."

"이토록 강렬한 각성의 기운은 300년만이라 그분들도 신경을 쓰고 계십니다."

"그럴테지. 알아서 해라."

"존명,"

방안에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황제는 느끼고 있었다. 방에 있던 무언가가 자신의 명이 떨어진 이후에 사라졌다는 것을.

"축복받으라 밤의 일족이여………크하하하하하!"

광기에 찬 황제의 웃음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영운의 진정한 적의 등장입니다. ㅡㅡ;;; 황제.............수 천명의 궁녀를 거느리고 있는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는 황제가 실상 알고보면 무지무지한 녀석이라는 겁니다. 애공 부러운 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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