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107화 (107/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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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니기움 협곡 전투의 결말. 검은 오라를 사용하는...

선공은 기병대의 몫이었다.

중장기병의 숫자는 적었지만 랜스 대신 파르티잔이라는 폭이 넓은 양쪽날의 창에 작은 돌기가 튀어나와 있어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벨 수도 찌를 수도 있는 창으로 무장한 기병대였다. 덕분에 랜스를 들고 있는 기병대보다 보병을 상대함에 있어서 매우 유리했다.

2미터 길이의 창을 마구 휘두르며 돌진하는 기병들을 따라 임펠리아의 보병들이 기세 좋게 달려들었다.

돌격한 병사들 중에는 참혹한 전쟁터의 한가운데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반드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적의 칼에 찔려 죽어 갔다. 임펠리아의 병사들은 점점 독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힘겨운 훈련을 함께 받아 온 그들은 서로를 전우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병사들이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제국군과 같이 급조되어 어중이 떠중이 모여 있는 부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눈앞에서 형제가 살해당하는데 분노하지 않는 병사들이 어디 있겠는가?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글라디우스를 마구 휘두르며 제국군 병사들에게 덤벼들었다.

전투는 싱거울 정도로 빨리 끝났다.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일방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2만대 6만, 병력의 차이에서 3 : 1이라는 숫자는 돌이킬 수 없는 전력의 차이다.

개활지에서 정면으로 승부한다면 숫자가 많은 쪽이 승리하는 것이 당연했다. 또한 기병이 있고 없고의 차이 또한 승패의 큰 요인이 된다. 숫자에서 밀리고 기병들까지 가지지 못한 제국군의 패배는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정해졌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그리고 피해를 줄이며 제국군을 격퇴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다.

제르만은 이들이 시간 끌기용으로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았다는 사실을 알아챘지만 굳이 그 사실에 마음을 졸이지 않았다. 제국령으로 진군해 들어온 것은 자신뿐이 아니었고 지금쯤 침공 소식이 전해져 보르세요새를 향하여 모여들고 있는 제국군을 차단하는 것은 자신의 의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동료인 라니언이 맡은 역활이었고 제르만은 그의 능력을 깊이 신뢰하고 있었다.

전투가 끝나고 흥분한 병력을 수습한 제르만은 전투 공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주둔지를 만들고 군을 주둔시켰다. 전투의 남은 여파로 흥분해 있는 병사들을 달래기 위해 다른 때보다 병사들의 식사에 신경을 쓰라고 병참 부대에게 지시를 한 뒤에 지휘관들을 모아 작전 회의를 열었다.

작전 회의에서는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지휘관들 사이에 갖은 의견들이 중구난방으로 오갔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모두 하나였다.

'진군 속도를 올리자.'

대륙의 다른 나라였다면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지금까지 임펠리아의 제국 침공군의 진군 속도는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한 것이었다. 남부군정서의 임펠리아 침공군의 진격이 빨랐다고는 하지만 지금 임펠리아군의 제국 침공 속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보병들을 모두 마차에 태워서 이동시키는 임펠리아군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르만도 다른 지휘관들과 같은 생각이었기에 의외로 쉽게 결론이 났다. 다음날 마차에 올라탄 임펠리아군은 질풍과 같은 속도로 보르세요새를 향해 질풍같이 질주했다.

보르세요새는 비상이 걸렸다. 제국 군정서의 규칙에 따라 10만 명의 정병이 배치되어 있는 요새였지만 임펠리아 원정에 6만의 병력이 동원되어 지금은 약 4만 정도의 병력만이 남아 성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보르세요새의 사령관 패트릭의 부재를 대신하여 그의 부관으로 있던 레오도르가 요새의 병력을 지휘하고 있었다.

레오도르는 특이한 사내였다. 장군의 위에 있는 인물임에도 불과하고 그 심지가 강하지 못했다. 성내의 병사들조차 그를 '울보 레오도르'라는 이름으로 서슴없이 부를 정도였으니 그가 얼마나 여린 성정을 지녔는지 알 수 있는 단편적인 실례이다.

그는 이번 사태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기에 임펠리아군의 진군 속도를 늦추기 위해 희생양 격인 병사들을 보내고 제국 남부 각지에 퍼져 있던 병사들을 보르세요새로 불러들이려는 시도를 했다.

또한 황도로 사신을 보내 임펠리아의 침공을 알렸다. 울먹이며 행한 일 치고는 빈틈이 없었다. 물론 이런 점 때문에 악명 자자한 프래일의 부관 자리까지 오른 모양이다.

"화살이 모자랍니다. 근처 마을의 대장장이들을 모조리 끌어 모으도록 하세요. 시간이 얼마 없으니 큰 보상을 약속하더라도 불러오도록 하세요."

과연 그 포상에 대한 약속을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기사는 레오도르의 명령에 충실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끌고 나간 병사들로 협박을 해서 데려오건 묶어서 대려오건 방법은 그의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레오도르는 기사에 대해 신경을 끄고 다리를 옮겨 이번에는 식량이 보관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식량, 식수, 그리고 공성전에서 사용되는 기름과 그것에 섞어 사용할 유황까지.... 모든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레오도르였다. 다행히 모든 장비와 보급이 튼실히 구비되어 있었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회의실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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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양이 적군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미 비축분은 옛날에 바닥이 났고 지금은 하루 하루 스토리를 잡아가며 쓰고 있습니다.

연재를 위한 글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가능한 재밋는 글로 여러분들께 즐거움을 줄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즐독하시고 좋은 꿈 꾸세요.

아참참 한편더 올라갑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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