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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침공, 보르세요새 공방전
본궁에서 집무를 보던 누라의 현국왕과 늙은 재상, 이렇게 명실공히 누라를 이끌어 나가는 두 사람은 조슈아가 뛰어 들듯이 들어와 내뱉은 말에 놀라서 시종들과 호위하는 기사들을 물리친 이후 얼굴을 맞대고 심각하게 의논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정말 일까요?"
늙은 재상은 신중한 얼굴로 왕자가 내 던지듯이 내려놓은 쪽지를 읽어보곤 불신감이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 이것에 정보 조작에 의한 정보라면 사태는 심각해 질 수 있는 것이다.
"글쎄요? 거짓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적어도...."
조슈아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리고 몇 년 전 만났던 영운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리며 신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내가 아는 그라면..이런 정보 조작 같이 쪼잔한 일은 하지 않을 인물이었습니다."
국왕과 재상은 지금 조슈아의 머리 속에 누구를 그리고 있는지 능히 짐작이 섰다. 영운 진 가이런 대공, 어느 사이엔가 그는 조슈아의 영웅이자 조슈아가 넘어야 할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그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조슈아야. 그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밑에 있는 이들은 충분히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자들이다."
"그렇겠지요. 아바마마! 그러나 섯불리 이런 짓을 해서 서로의 관계가 뒤틀어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적어도 거짓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있기에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그렇지만...."
말끝을 흐리는 국왕을 바라보던 재상은 이 젊은 왕태자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전하! 그렇다면 '그들'을 사용하실 생각입니까?"
"물론입니다. 재상! 이미 더 이상 저희들의 힘을 숨길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패기가 철철 넘치는 조슈아의 말에 국왕과 재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갤 끄덕였다. 국왕이 될 자에게 저 정도 패기는 득이 되면 득이 됐지 결코 독이 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왕태자는 그 패기를 조절할 수 있는 지성까지 함께 겸비하지 않았던가?
"이미 군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난 전쟁에서 커다란 피해를 입었던 마법 병단 또한 마커스와의 국경 지방에서 진군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명령만 떨어진다면 당장 진군을 할 수 있습니다. 아바마마! 명령을...."
국왕은 일어서서 당당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외치는 아들의 모습을 대견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국왕도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아들의 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가거라. 나는 너의 승전 소식에 맞추어 이 나라 국왕의 새로운 왕관을 만들어 놓고 있겠다."
국왕의 말에 조슈아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국왕을 올려보았다.
"국왕이 아닙니다."
아들의 말에 국왕의 얼굴이 의아함으로 물들었지만 이어지는 조슈아의 말에 활짝 펴지며 연신 아들의 어깨를 두들겼다.
"국왕이 아니라 황제입니다. 삼국 연합을 모조리 굴복시키고 대륙의 서부까지 아우르며 지배하는 마도 제국의 황제 말입니다."
아들의 외침에 국왕의 눈이 감격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들의 어깨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국왕은 기뻐했다. 그런 부자의 모습을 바라보던 늙은 재상의 얼굴에도 기쁨이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누라의 국광은 모든 중신들이 모인 자시에서 정식으로 마커스에게 선전포고를 하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국경에서 대기 중이던 누라의 군대 15만이 마커스로 진군하기 시작했다.
제 1군 1파 제르만 장군이 직접 이끄는 선봉이 뚫어 놓은 길을 따라 진군하는 1군 2파의 병력은 걸치적거리는 제국군 하나 만나지 못한 채 쾌속의 진군에 진군을 거듭하고 있었다. 잘 다져진 대로를 달리는 2파 병력은 요새를 공략하기 위한 공성 병기를 수송하고 있어서 1군 1파의 대열에 비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우리가 정말 제국의 영토를 달리고 있는 걸까요? 이거 참! 소풍이라도 나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대열의 최선두에서 말을 달리던 2파 지휘관 알론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부관을 바라보며 상큼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만큼 우리의 침공이 의외라는 것이지. 그리고 제국군의 대부분은 넓은 땅덩어리에 넓게 퍼져 있어서 한 곳에 집결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 물론 그들이 모두 모여서 덤빈다고 해도 우리들의 힘으로 충분히 물리칠 수 있지."
알론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부관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부관이 얼굴에 미소를 거두지 않는 채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마차의 속도를 더 올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직도 여유가 남아 있는데요."
부관의 말에 알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 부관이 말을 돌려 마차들의 행렬 속으로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뿔나팔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달리는 마차들을 일일이 신호기로써 통제하지 못해 달리는 마차에 대한 지시는 뿔나팔로 대신하고 있었다.
- 두두두두두두!
나팔 소리에 따라서 달리던 마차는 일제히 진군 속도를 올렸다.
보르세요새를 수비하는 4만의 제국군은 그들이 지키는 요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주둔지를 만든 임펠리아군의 모습을 마른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제국이 자랑하는 대륙에서도 그 크기로는 따라갈 수 없는 요새.
보르세요새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인 만큼 남부에 배치되어 있는 제국군 정규병들 중에 최정예 병사들이라고 할 수 있기에 별다른 소요는 없었다.
레오도르는 요새를 수비하는 병력들이 모자라니 제국의 전통적인 수성 전술을 버리고 모든 병력들을 죄다 성안으로 끌어들여 임펠리아군을 상대하기로 했다. 보르세요새의 강력한 방어력과 요새를 수비하는 정병들의 힘이라면 최소한 눈앞의 6만 임펠리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한다고 해도 그들을 격퇴할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자신하는 레오도르였지만 아직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성벽 곳곳을 뛰어다니며 방어 준비의 만전을 기우리며 꼼꼼하게 준비 태세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국의 요새의 방어 준비를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임펠리아군, 특히 그들을 지휘하는 제르만은 요새를 공격할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었다. 그는 매일 빠지지 않고 병사들을 훈련시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매일같이 성벽에 올라 그것을 살펴보던 레오도르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들은 역시 후위를 따라오고 있는 지원군을 기다리고 있었을 테지만 그것은 이쪽 제국군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지원군이 도착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한 것은 데오도르도 마찬가지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데오도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데어도르와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데어도르 그런 모습을 매우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는데 바로 허영과 자존심으로 꽉꽉 채워진 이트만과 그를 추종하는 기사들의 무리였다.
그들은 성밖 임펠리아군의 주둔지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트만님! 우리가 저 임펠리아군이 무서워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의 철기병이라면 임펠리아의 오합지졸쯤은 금방 해치울 수 있습니다. 성문을 열고 기사답게 나가 싸웁시다."
이트만은 자신을 바라보며 말하는 기사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임펠리아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아니. 지금은 레오도르 말대로 성안에서 농성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레오도르의 말이 맞기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는 것이다. 지금 군을 이끌고 임펠리아군을 공격한다면 설령 눈앞의 임펠리아군은 물리친다고 하더라도 따라오는 12만의 군세를 고작 4만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데오도르의 말대로 병력이 모이길 기다렸다가 일거에 임펠리아군을 쓸어버리는 것이 승산이 있는 작전이다. 그때까지는 레오도르의 명령을 잘 따라주도록!"
"알겠습니다."
이트만의 말에 그의 곁에 있던 기사들은 허리를 굽혀 답했다. 제국의 기사로써 자존심이 너무 강하기에 때때로 상대를 무시한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그는 자존심을 내세워 사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바보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를 존경하고 다르는 것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