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125화 (12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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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에 대한 은전으로 추코를....ㅜㅜ;;;;; 하앙 배고픈 늑대 방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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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펠리아 제국-새로운 대륙의 힘의 질서.

지금까지 영운에 대한 기사단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두터웠다.

레이네를 비롯하여 과거 제 3 근위 기사단에 몸을 담고 있던 기사는 물론이요, 이후 흡수 합병된 제 1, 2 근위 기사단에 새로이 보강된 신참 기사들까지 전신이는 별명으로 불리는 영운에 대한 신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다만 그 절대적인 신뢰가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계기는 바로 천문관요새 공략전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영운의 인간 같지 않는 무위(?)는 레이네를 비롯해 당시 영운과 함께 자리를 하고 있던 기사들의 입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한다. 인위적인 힘으로 퍼져 나가는 소문을 막을 수 없다. 인위적으로 막으려고 하면 할수록 소문은 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나갈 뿐이다. 그것도 좋지 않은 쪽으로....

"내 얼굴에 뭔가 묻었나? 레이네"

"네..넷?"

멍한 얼굴로 영운의 얼굴을 바라보던 레이네는 소스라치는 듯한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

"자네 눈빛에 내 얼굴이 뚫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

제법 익살스럽게 이야기를 했지만 레이네에게는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대공 전하!"

상대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은 대단한 실례이다. 적어도 하급자가 자신의 상급자, 그것도 상, 하 관계가 극명한 귀족 사회에서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것은 즉시 결투 신청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원래 상호간에 눈빛(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눈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을 교환한다는 것은 상대를 제압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은 야생 동물간의 싸움도 마찬가지이다.

연무장에서 검술을 연마하던 기사들도 힐끔 힐끔 영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마치 영운이 동물원의 원숭이라도 된 듯한 모습이다.

"뭐가?"

"대공 전하의 존안을...."

"상관없어. 항상 있는 일이니까."

'항상?'

영운의 얼굴에는 씁쓸한 감정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영운의 말대로 이런 일은 항상 겪는 일 중의 하나이다.

이전의 세계에서도....

그 이전의 세계에서도....

인간이란 무척 이기적이며 배타적인 존재이다. 자신들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간을 본다면 시기하고 경계한다. 여기에 한 발자국 더 나가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면 존경하고 경외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 이것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인다면..공포와 혼돈으로써 대한다.

인간으로써 자신들의 능력을 잊은 채 강한 적의감과 배타성을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단체가 되었을 때 군중심리와 같이 자신들의 숫자를 믿고 적의감과 배타성이 더욱 강해진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하고 차원을 초월한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영운은 이제까지 그런 경험을 많이 했고 저들의 태도에 담담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아리나스의 태도는 영운에게 있어 무척이나 새로운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존재로 표현을 했건만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서로 사랑하고 결합하여 함께 하는 존재가 되지 않았던가? 언젠가 죽은 전대 국왕이 아리나스를 이렇게 표현했다.

아리나스는 주머니라고.... 그 밑바닥을 알 수 없는 끝없는 포용력을 가진 주머니라고....

이 말에 영운 또한 공감하고 있다. 다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녀의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영운의 존재는 매우 이질적인 존재이다. 이방인으로써의 영운을 받아들이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영운의 강한 무위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벗어나는 존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직까지는 영운이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고 과거의 모습이 그들의 머리 속에 살아 있기에 많이 희석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잠재적 적대감까지는 어쩌질 못한다.

강한 존재에 대한 불신감, 특히 사람들을 부리고 위에 서 있는 위정자들에게 있어 영운이라는 존재는 분명하게 말해 대단히 불편한 존재이다.

'확실히..... 과연 아리나스는 어떻게 생각할까?'

상단전의 챠크라까지 개방된 영운이다. 영(靈)적인 허와 실까지 마음만 먹는다면 구분이 가능하다. 일종의 하이 엘프나 드래곤이 진실을 파악하는 신안(神眼)과 마찬가지이다. 알고자 한다면 사람들의 생각, 특히 아리나스와 같이 가까이 있는 이들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다.

다만 영운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은 언제까지고 인간으로 남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공!"

"....."

잠시 생각이 길어졌는지 한동안 침묵이 흘러갔다. 그리고 레이네는 영운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공께서는 누구십니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리나스의 호위 기사로 모습을 나타내고 제 3근위 기사단 단장으로써 커다란 카리스마로 아리나스의 세력을 규합시켰다.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어떤 면에서는 패배하는 것이 당연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레이네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랜드 소드마스터라는 무위와 타고난 전술적 능력, 거기에 사람들을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천문관요새에서 잠깐 들여다 본 영운의 모습은 지금까지 자신들과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영운의 실체를 들여다 본 느낌이었다. 물론 그것이 모두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

아주 일부분, 극히 일부분에 달하는 영운의 진정한 모습을 봤을 것이라고 레이네는 생각했다.

"내가 누구냐고?"

"그렇습니다. 전 전하를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폐하를 제외하고 전하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장 전하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 생각을?"

"공포입니다. 전하에 대한 공포.... 당신은 정말 인간이십니까?"

레이네는 자신의 발언이 다소 예의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기사단 단원들이 검술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중 몇 몇은 영운과 레이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있었기에 지금 레이네의 발언을 들은 이들은 없으리라.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지만 영운의 얼굴은 표정이 없었다. 영운은 담담한 얼굴로 레이네의 질문에 답하였다.

"인간이다. 사람이지."

"....."

"다만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존재. 그것뿐이다."

"아..저....."

대답을 마친 영운은 매몰차게 몸을 돌려 연무장을 나서버렸다. 그의 대답은 단 하나였다. 일전에 아리나스가 영운 자신에게 물었을 때와 별반 다름없는 답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요 없는 답이다.

'대공!'

영운의 답을 들은 레이네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지기만 하고 있었다.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 영운의 답에는 진실이 느껴졌다.

'절대 거짓말이 아니다.'

확신해도 좋았다. 영운의 성격상 지금 자신의 말에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다. 레이네는 이렇게 생각했다. 전설 속에 나오는 드래곤이나 마족이라면 그런 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영운이 연무장을 빠져나가자 그 주변에서 수련을 하고 있던 그의 동료들과 부하들이 다가왔다.

레이네와 영운이 낮은 음성으로 대화를 나눴기에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그들로써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대충 그들도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대공, 당신은 과연 이 임펠리아의 득이 되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임펠리아에 크나큰 재앙이 될 사람입니까?'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동료들의 사이로 영운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며 레이네는 생각했다.

-멸신자. 서글픈 운명을 가진 인간이여. 가진바 그 거대한 힘 때문에 인간이되 인간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없는 자.

영운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었다. 연무장에 많은 사람들, 특히 감각적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고위급 기사들이 득실대었지만 아무도 그 존재에 대해 눈치채는 이는 없었다. 영운 그 자신까지도 눈치채지 못했으니 검술 실력이 떨어지는 기사들의 능력으로써는 그 존재의 기척을 눈치챌 수 없으리라.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의 눈망울에는 슬픔이 가득하였다. 마치 영운의 험난한 미래의 운명을 알고 있는 것 같이.....

-혈륜의 길을 걷지만 인간이고 싶은 자여. 그대가 이제 남은 우리들의 마지막 희망이로군요. 그대의 앞에 행운만이 가득하기를.....

아후라 마츠다.

인간계에서는 빛의 신이라 추앙 받는 그녀 역시 영운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질 못하는 방관자에 불과했다. 아니 이 세계 모두가 이방인 영운에게 있어서 방관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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