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130화 (13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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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어정쩡한 부분에서 끊겼군요.

이제 영운의 정체가 곧 들어납니다. ㅡㅡ;;;;;;;;;;;;; 그리고 수정판을 쓰다 보니 또 다른 글이 되어 버린 느낌이............

에휴. 수정판에 계속 손을 데야 하는지.

지금의 저로써는 판단하기가 힘들군요.

내일도 또 한편 올리겠습니다. 그럼 즐독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여 ㅡㅡ;;;;; 방랑이는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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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아 트리온, 그리고 멸신자와의 영원한 전쟁.

혼돈 속의 질서 카오스는 분노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질서를 자신이 권능을 나눠 준 분신들이 파괴한 꼴이 되었으니 이는 명백한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각 차원계의 주신들을 소환하여 엄중한 경고와 함께 질서를 세우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카오스의 명령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카오스의 명령을 무시하는 주신들까지 생겨나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져만 갔다.

카오스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인과률이 무너진 세계에 남은 것은 파멸뿐이라는 사실을 카오스는 잘 알고 있었다.

카오스는 아직까지 자신을 따르는 주신과 하급신을 규합하여 전쟁을 선포한다. 이른바 '대전쟁'의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신마(神魔)의 개념의 개념이 불분명했기에 대전쟁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이후 인간들의 신화에서는 신마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개명되게 된다.

신마 전쟁은 오랜 시간 지속이 된다. 만년을 사는 드래곤조차도 몇 대에 걸쳐 전쟁에 참가할 정도의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된다. 이 엄청난 힘을 가진 존재들의 싸움으로 각차원계는 황폐화되기 시작했고 물질계의 살아 있는 생명체들은 전쟁의 참환 속에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에 카오스는 하나의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사실 카오스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주신이나 하급 신들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릴 생각은 없었다. 하물며 신들을 소멸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카오스는 신들을 탄생시킨, 어떤 의미로는 부모와 같은 존재였다.

자신의 일부분이자 모든 것인 존재였다. 끝없는 사랑과 연정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려고 했다. 신들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는 미지수였지만■■.

다만 그들이 카오스가 이 세계의 인과률을 조정하는 질서의 존재이기 이전에 태초의 무한 공간에서 혼돈과 파괴의 존재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카오스의 인내력도 점점 한계에 달하게 되었고 결국 카오스는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신들의 소멸.

그리고 그 신들이 뿌려놓은 잔재의 소멸.

카오스에게 있어 신들의 소멸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비록 자신이 만들었고 자신의 권능을 나눠준 존재들이기는 하지만 카오스는 어디까지나 근원적인 의지의 존재이다. 신들은 물질계의 생물처럼 육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 육체 대신에 에너지체로 존재했다.

또한 신들이 뿌려놓은 잔재, 트리온의 종족들은 신들이 물질계의 생물들과 육체적 결합이 낳은 결과로 육체를 소유하고 있었으니 이들을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는 권능을 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카오스 자신도 결코 좋지 않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거대한 권능이 발현되는 순간 이 세상은 파멸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을 적대시하는 자식은 물론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편에서 전쟁을 수행해 왔던 사랑스런 자식들과 창조물까지 같이 날려버리고 싶지 않았다.

마치 벼룩을 잡으려고 초가 산간을 태우는 거나 다름이 없었으니■■.

이에 대안으로 카오스는 하나의 존재를 선택하여 자신의 권능을 나누어주고 차원을 어지럽히는 신들과 그들의 잔재인 트리온을 소멸시킬 것을 결심했다.

단 지금의 신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 자신의 권능을 이어받을 존재는 유한한 삶을 살 것과 각 차원 어디에도 존재하고 있을 만큼 번식력이 높아야 하며 악과 정의의 마음이 공존하는 존재여야만 했다.

마지막 조건은 순수한 선은 마치 백지와 같은 인성 때문에 순수한 악에 물들기 쉽다는 판단에 따른 조건이다.

그리고 카오스는 그런 존재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바로 인간.

각 차원 어디에나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생존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겨우 100년이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유한한 존재. 마지막으로 카오스의 조건을 충족시켜 준 것은 극명하게 선과 악의 양면성이 동일한 영혼에 공존하고 있는 이질적인 존재.

카오스는 이들을 멸신자라고 불렀다.

-슈오오오! 콰지지직!

-고오오오오오!

거대한 에너지의 소용돌이 속에 공간이 일그러졌다. 인간의 동체시력으로는 도저히 그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10여 개 이상의 인영들이 무수한 파공음만을 남긴 채 어지럽게 격돌했다.

괴기한 힘을 가진 검은 안개들과 청녹색의 검강이 소용돌이 쳤고 그 힘을 이지 못한 공간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파파파팟! 파칭! 파칭! 파팟! 콰콰콰쾅! 콰쾅!

빈 허공이었지만 번개를 머금은 듯한 공간에서는 마치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스파크가 일었다. 양측이 격돌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주변은 착실하게 초토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인간의 싸움이 아니었다.

마치 드래곤, 아니 신들이 물질계에 강림하여 생사 박투라도 벌이는 듯한 광경이었다.

'흠! 제법이군.'

영운은 가벼운 신음성과 함께 감탄했다.

'이곳에 존재하는 트리온들 중에 가장 하급의 전사들 같은데■■.'

이런 공격에 움직이는 자들이 상층부에 있는 전사들은 아닐 것이다. 겨우 1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 하여금 멸신자의 운명을 가진 자신을 공격하게 했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치를 측정하고자 버림수로 이용되는 쓰레기들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 여느 차원의 트리온들 보다 강하다.'

강했다. 확실히 영운이 지금까지 상대해왔던 다른 차원의 트리온들에 비교하자면 한, 두 단계 이상 강했다. 자신의 목을 향해 수평으로 날아드는 검을 막아내기 위해 영운은 검은 수직으로 세웠다.

-챠아아아앙!

"크으으읏!"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한 충격을 입자 영운의 입술사이로는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가는 심음성이 터져 나왔다. 검과 검이 격돌하자 붉은 기운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그러나■■.'

-가가가각!

영운은 수직으로 막은 검을 옆으로 비켜 비스듬히 세웠다. 그러자 격돌하는 기세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검은 로브의 암살자의 검이 흘러 비켜갔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날 어쩌지 못해!"

-파파파팍! 파악!

상대의 검이 흘러나가 검의 자유를 얻은 영운은 고속으로 라이온 하트를 휘둘러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은 검은 로브의 암살자를 향해 휘둘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1초의 몇 분의 1도 되지 않는 순간적인 찰나였지만 영운의 검은 마치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가르듯이 휘둘러졌다. 동시에 검은 암살자의 몸은 검이 휘둘러진 숫자만큼 토막났다.

"둘!"

-흩어지지 마라. 개별적인 공격을 삼가라.

짐짓 영운이 암살자들의 레벨에 놀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우두머리 또한 격앙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백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튀어나올 것이라고는 꿈속에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들은 무적이었다. 이 물질계에서는 그 누구도 자신들을 어찔할 수 있는 존재는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었다. 인간들 사이에서 소드마스터라고 칭송되던 희대의 영웅도, 신족이라고 불리던 신들의 앞잡이도, 마족이라고 불리던 떨거지들도 자신들을 어찌하지 못했다.

자신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급신, 아니 자신들과 동일한 트리온만이 자신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해 왔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이 상대하는 영운이라는 인간은 틀렸다. 분명 인간임이 틀림없는데 개별적인 레벨을 놓고 본다면 분명 자신들보다 위였다. 아니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동료들과 한꺼번에 덤빈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존재같이 느껴졌다.

-역시■멸신자는 멸신자란 이야긴가?

상대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 트리온 종족에 소속되어 있는 이상 몇 번은 멸신자라는 단어를 귀에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전승되어 내려오는 기록도 얼마 없을뿐더러 워낙 전설 같은 내용이 많았기에 존재 자체가 파악이 되지 않는 그런 존재였다. 다만 멸신자의 강림은 자신의 일족에 있어 가장 큰 위기가 도래한다는 사실만을 어렴풋하게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를 직접 보았다. 느껴지는 그 강대한 힘은 마치 자신의 일족의 최고 수장들을 대하는 듯 한 것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아마 지금 자신들을 상대하는 힘도 그가 가지고 있는 힘의 전부는 아니리라.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강하다. 그러나 일족의 앞날을 위해서는■결코 살려둘 수 없는 자이다.

승산이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자신들은 말이다. 일족을 위해서는 불가능한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수행해야 한다. 설사 그것이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해도 자신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원 포위해 일제히 공격한다.

우두머리의 명령에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은 영운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붉은 안광 속에는 생사를 도외시한 비장감 마저 엿보였다.

"그만!"

막 영운을 향해 쇄도해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장중한 한 줄기 음성이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영운의 음성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암살자중 한 사람의 음성도 아니었다. 영운과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시선은 음성의 진원지 쪽으로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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