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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황제, 음모속으로..........
"후우우우~!"
청량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보통 내기가 아니었어.'
누라의 기사 500과 1000의 장갑기병의 호위를 받으며 줄곧 말을 타고 수도를 향하던 영운의 머릿속에서는 황제와의 만남이 잊혀지지 않았다.
'확실히 강렬한 인상의 남자였어.'
-퍼억! 두두둑!
가슴을 울리는 둔탁한 탁음이 울려 퍼졌다.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우두머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그리며 황제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를 한다면 황제의 얼굴을 보려고 노력했지만 황제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황제의 왼손이 자신의 왼쪽 등을 뚫고 들어가 가슴팍을 뚫고 나왔다는 것만을 머릿속으로 인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폐■폐하! 어째서?"
황제의 얼굴에는 잔혹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왜 죽어야 하는지 잘 알게다."
"크륵! 크륵! 크르르륵!"
"어차피 늙은이들의 귀에 이런 사실이 들어가지 않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구나. 나의 일족이여. 너희들은 결코 귀에 담아서는 안될 사실을 귀에 담았다."
"폐■폐하. 이■일족을 배신하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아니, 오히려 일족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네."
"■■."
"자네의 죽음은 우리 일족의 영광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야. 너무 억울하게 생각지 말게."
-빠드드드득!
황제는 손을 거두었다. 산화성이 강한 피가 묻은 황제의 의복 곳곳은 검게 퇴색되어 산화되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황제는 자신의 의복 따위는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너희들도■■."
황제는 새로운 먹이를 노리는 야수의 눈빛으로 남은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을 바라보았다.
"폐하! 이것은 반역입니다. 일족의 뜻을■그분들의 뜻을 거역하실 생각이십니까?"
영운에게 겨누어져 있던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검은 가차없이 황제에게로 겨누어 졌다. 상대는 황제다. 어둠 속에서 제국을 지탱하고 있는 자신들로써는 황제의 명령에 절대 복종을 해야 하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
제국에 소속되어 있는 그들에게 있어 황제란 상급자였다. 결코 자신들의 주인은 아니었다. 황제가 자신들의 주인들에게 이빨을 들이 덴다면 자신들은 가차없이 황제의 목을 베어 행위에 대한 응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단 한 가지 예외였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교육을 받은 그대로 황제의 반역(?)에 대한 응징을 위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황제에게로 칼날을 돌렸다.
"반역이라? 반역!"
"그렇습니다. 폐하라고 해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닥쳐라!"
마치 드래곤의 피어와 같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담긴 노성이 터져 나왔다.
"감히 어디서 그런 망발을 늘어놓는 것이냐? 황제를 능욕하고 황제의 권위에 도전하고 황제를 우습게 아는 네놈들이 반역의 도당이다. 난 제국의 황제이다."
지배자의 거만함이 물씬 풍기는 음성이었다. 하지만 결코 어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분들은 모든 것을 초월한 분이십니다. 황제라고 할 지라도 결코 그분들의 뜻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그런가?"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의 몸에서는 슬슬 적의감이라는 기운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영운은 황제와 검은 로브의 암살자들간의 대화를 들으며 일이 상당히 복잡하게 꼬이고 있음을 느꼈다.
'내분인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적들 사이의 내분은 영운에게 있어 좋은 기회 기도했다.
'손을 쓰지 않고 코를 풀 수 있겠군.'
"뇌전락(雷電落)"
-콰콰콰콰쾅! 파파팟!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수십 가닥의 섬전이 흑의 로브의 암살자들을 향해 떨어졌다.
"피■피햇! 크아아아악!"
흑의 로브의 암살자들은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송곳니를 고쳐 세우고 날아드는 섬전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회피기동에 들어갔지만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잠시의 망설임이 천추의 한을 남겼던 것이다.
살아남은 11명의 흑의 로브인들 중 6명이 뇌전에 적중되었다. 뇌전에 적중된 6명의 암살자들은 엄청난 에너지에 곱게 익어버렸다. 남은 4명중 한 명 또한 완벽하게 공격을 피하지 못했는지 신체의 일부가 숫덩어리가 되어 고통 어린 신음성을 발하며 가느다란 숨결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 아무리 소드마스터를 넘어서는 경지의 검사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상처라면 곧 숨을 거두리라.
"언령■마법??"
마법사에게 있어서는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하급의 마법이다. 말속에 담긴 의지의 표현이라는 이름의 마법으로 1서클의 마법사도 행할 수 있는 마법이다. 아니 마법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확실하게 강한 의지만 있으면 발휘되는 마법이다.
예를 들어 저 멀리 진짜 인생의 도움이 되지 않는 재수 없는 녀석이 걸어오는 것을 평범한 사람이 보았다고 하자. 그 평범한 사람은 재수 없는 녀석을 향해 '꽉 돌부리에라도 걸려 넘어져 버려랏!'하고 머릿속에 강렬하게 생각하고 재수 없는 녀석은 자신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다만 그 가진바 힘이 미약한 관계로 그렇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없기에 많은 마법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마법이다. 하지만 그 언령마법을 구사하는 존재가 인간의 이지를 초월한 초월자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강하고 빈틈없는 카르마로 구성되어 있는 물질계의 법칙을 초월한 존재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언령마법이다. 드래곤의 용언마법이나 신들이 사용하는 신력도 이 언령마법의 범주에 포함되는 힘이다.
"자연의 힘을 의지의 힘만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인과률의 법칙에서 벗어난 존재란 이야기다. 영운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제국의 황제는 거의 하급신에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존재였다.
'어쨌던 이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야겠군.'
영운의 시선은 아직 살아남이 움직이고 있는 3명의 흑의 로브의 암살자들에게로 고정됐다. 3명의 암살자중 2명은 황제를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방어는 염두에 두지 않는 오로지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의지를 가진 공격 일변도의 공격이었다.
다만 한 명은 둘의 공격을 대신해 뒤로 살짝 빠져 급속히 황제가 있는 곳으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도주의 의도가 명백한 행동이었다. 아마도 자신은 살아남아 황제의 변심을 그들의 주인에게 알릴 의도로 도주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옥화(獄火)의 불꽃"
-화르르르륵!
"크아아아악!"
황제를 노리고 쇄도해 들어가던 두 사람의 암살자들의 몸뚱아리는 발화한 불덩어리에 순식간에 잿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상대의 세포 한 조각 마저 태울 때까지 절대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꽃이 소환된 것이다.
-퍼어어억!
"커흑!"
그와 동시에 도주하려던 암살자 역시 영운의 일검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나와 손을 잡을 결심이 섰는가?"
강한 산성의 기운이 서린 피를 머금은 라이온 하트를 닦으며 검집에 검을 집어넣는 영운을 바라보며 황제가 물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지? 난 여기서 당장 당신을 제거하려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도주하는 녀석의 목을 베지는 않았을 거야. 오히려 살려 도망치게 하는 편이 나와 그 늙은이들을 상잔시켜 제국의 힘을 소모하게 하였겠지."
"■■."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닐 거야. 혼돈 속의 질서 카오스 님의 의지에 반하는 일도 아닐테고. 내가 보기에는 자네도 오랜 싸움 속에 지쳐있는 것 같은데, 이제는 쉴 때도 되지 않았나?"
확실히 멸신자의 운명은 그 후계가 나타나 힘과 경험을 전승하는 순간 끝이 난다. 영운 역시 세리스를 만나는 순간 자신의 임무가 이제는 거의 끝나감을 느꼈다.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강한 느낌에 완전한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황제는 영운의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갔다.
"다시 한번 묻겠네. 나와 손을 잡을 결심이 섰는가?"
"■하!"
"■■."
"전하!"
"■■."
"대공 전하!"
"으■응?"
깊은 상념 속에 빠져 있던 영운을 현실세계로 되돌리는 음성이 귓전을 울렸다. 영운은 음성의 주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무슨 걱정이 있으신지요? 하루종일 표정이 어둡사옵니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멕켈은 영운에게 물었다. 하긴 에실론을 출발한 이후, 아니 에실론 숲에서 영운을 찾은 이후 영운의 얼굴은 항상 우중충해 보였다.
"아니야! 잠시 생각할 일이 있어서■■."
"심기가 불편해 보이시는 얼굴이옵니다."
"에실론 숲에서 일을 생각하느라. 그런데 무슨 일인가? 멕켈!"
아직도 주변을 둘러볼 경황이 없었는지 영운은 멕켈에게 물었다.
"누라의 수도에 도착했사옵니다."
"누라의 수도?"
그제서야 영운은 주변을 살필 여유가 생겼다. 에실론 영지에서 출발한 것은 어제 오전, 말을 타고 꼬박 이틀을 달려 드디어 누라의 수도에 도착한 것이다. 영운의 눈앞에는 누라의 웅장한 성벽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대가 조금 높은 곳이기에 누라의 수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인구 130만, 이제 제국으로써 이름을 높여 가는 신생 강대국 누라의 수도.
영운의 입에서도 감탄 섞인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누라의 수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