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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짧습니다. 수정본에 대한 수정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관계로 조금 짧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난 작업량이더군요. 꼼꼼하게 작은 버그들까지 잡아내다 보니 내용상 많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당분간은 수정에 전념을 다해야 할듯.....
가능한 이전의 분량에 맞춰 올리도록 하겠으니 오늘은 이것으로 용서를 해 주시기를....
그럼 즐독 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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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황제, 음모속으로..........
영운을 비롯한 임펠리아의 사절단이 누라의 수도에 도착하자 누라 국민들은 대대적인 환영을 해 주었다. 사실 그것이 누라 국민들의 자발(사실 누라의 국민들은 과거 자신들을 침략한 경력이 있는 임펠리아를 좋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적인 의지에 따른 것인지 누라의 황실의 의지를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일단 영운 일행은 과분할 정도의 환영을 받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영운은 누라의 황제가 될 조슈아를 대관식 전날 비밀리에 만나 회담을 가졌고 회담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냈다. 뭐 거의 대부분이 제국의 침공에 대비한 동맹에 관한 의견조율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다음날 제국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화려한 대관식이 거행되었고 조슈아는 황제로써 마도 제국 네오누라가 탄생했음을 대륙에 선포한다.
이후의 수순이야 말하지 않아도 뻔한 것.
"축제다. 축제!"
조슈아는 제국으로 격상된 것을 기념하여 전국에 열흘 간의 축제를 선포했고 황궁 또한 열흘 간에 걸쳐 무도회를 열었다.
영운이야 원래 무도회 따위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축하 무도회 첫날 공식적인 자리만 참가하고 그 이후에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엄연히 축하 사절단으로 파견된 몸이었기에 일정이 끝나지 않는 상태에서 자기 마음대로 함부로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사절단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더글라스와 멕켈에게 모든 것을 반강제적으로 떠맡기고 조용한 은거(?)에 들어간 것이다. 이 때문에 더글라스와 멕켈 또한 죽을 맛이었다. 임펠리아의 경우 이런 무도회가 그렇게 많이 열리지 않았다.
아니 일년에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임펠리아의 여황 아리나스는 영운과 마찬가지로 무도회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 왕족으로 태어나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과거 몇 번에 걸쳐 무도회에 참석을 했지만 아리나스의 눈에는 그저 아무런 생산성 없는 사치에 불과했다.
특히 요즘 들어 수많은 국가적인 사업 때문에 국가경제가 파산상태에 들어가자 돈독이 오를 대로 올라 무도회란 예산 잡아먹는 하마로 밖에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 덕분에 그녀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무도회 절대 금지라는 큼지막한 국훈(國訓)이 액자로 장식되어 걸려 있다.
여황이 솔선 수범하여 악착같이 절약을 하니 그 밑에 있는 여러 대신들과 귀족들 또한 걸직한 연회나 무도회를 열 수 없었다. 만약 열었다가 여황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그 날 부로 자신들의 초상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관계로 자제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더글라스와 멕켈, 이 검을 휘두르는 것과 서류처리의 업무능력으로 무장한 어리버리한 임펠리아의 두 귀족들은 즐거운 무도회는 악몽에 불과했다.
"빠드드득! 대공께서는 어디로 사라진 거지?"
앞으로 일주일이 넘는 기간동안 이렇게 무도회장에 죽치고 앉아 꿔다 놓은 보리자루 마냥 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무도회장 한쪽 구석에서 파티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음식을 축내고 있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귀족들의 영애나 부인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며 마치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는 듯한 시선을 받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이후의 시간은 정말 굼벵이가 기어가는 듯 흐르지 않았다.
"대공께서는 시간 확실하게 때우고 사라지라고 하던데요?"
무인인 맥켈은 이런 자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더글라스는 그래도 문관 출신이라 견딜만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얼굴이 허옇게 떠가는 것으로 보아 곧 그도 한계를 느끼며 발광할 것만 같았다.
"언제 까...지?"
"이 무도회가 끝날 때까지"
"전하께서는 우리가 미치길 바라는 것이오?"
"무슨 끔찍한 말씀을...나야 미쳐도 임펠리아의 수치밖에 더 되겠습니까만 멕켈 경이 미쳐 날뛴다면 누라에게 있어 재앙이 될 것이오. 소드마스터는 미치는 것도 마음대로 미치지 못하오."
"......"
확실히 소드마스터가 미치면 볼만할 것이다. 그것도 이렇게 비무장에 비전투 요원들이 넘쳐나는 무도회장 한 복판에서......
"미칠 때는 확실히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미쳐 주시기를......"
"참고하도록 하죠. 그러나 저러나 전하께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는 것인지."
"글쎄요. 사라지기 전에는 중요한 용건이 있다고 하셨지만......"
"중요한 용건?"
멕켈의 말에 더글라스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물론 자신은 없어 보였다. 최근 들어 영운의 태도는 많이 변해 있다. 과거에는 아리나스의 명령이라고는 하지만 능동적인 모습이었지만 제국 전쟁이 끝난 이후 뭔가 의욕을 잃은 듯, 세리스를 지도하는 것을 제외하곤 타동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설마 그 용건이라는 것이 혼자 몰래 자기 방에 돌아가 잠이라도 퍼 자는 것이 아닌지....."
과거라면 생각지도 못할 예상이지만 지금은 능히 가능한 상상이다. 두 사람은 눈에 독기를 품고 서로를 마주보았다.
"만약 그렇다면 절대 용서 못해!"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동시에 외쳤다.
-똑똑!
"들어와!"
최대한 문소리가 들리지 않게 세심한 배려를 하며 한 여성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영운이 늘어지는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대공 전하를 뵈옵니다."
정갈한 궁중 예절에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메이드 복, 누가 보아도 완벽한 하녀(영운이 드디어 아리나스를 버리고 외도에 빠졌는가?)의 모습이다. 타국의 왕족이라고는 하지만 제국 임펠리아의 막후 실력자나 다름이 없는 최고위급 귀족과 하녀가 한 방에 있다하여 음큼한 생각은 하지 말라.
"게이코."
그렇다. 그 하녀의 정체는 게이코라는 암호명을 사용하는 임펠리아의 아라크네 소속의 정보요원이었던 것이다.
"옛 전하!"
"이곳 황성에 침투한 요원들의 숫자는 얼마나 되지?"
"저를 포함하여 모두 11명입니다."
"누라의 심장부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숫자가 침투해 있었군. 할슈타인 백작이 고생을 많이 했겠군."
황궁이란 쉽게 들어갈 수, 나올 수 없는 곳이다. 귀족들은 물론이고 황궁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10대조 조상들까지 조사하여 당금 왕조에게 아무런 적대적 감정이 없는 사람에 한해 고용된다. 세작 따위가 몰래 숨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명이 넘는 세작을 침투시킬 수 있다니 할슈타인 백작의 유능함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면 할슈타인 백작의 휘하에서 일하는 인물들의 유능함이라든가.
"꽤 많은 재물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황궁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매수하기 위해......"
"그렇겠지. 어디서나 썩은 물이 있기 마련이니까."
"......"
"그런데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장난끼가 가득한 것이 별로 미안해 보이는 얼굴은 아니었다. 뭐 레이코로써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아깝기는 하지만 이곳에 구축해 놓았던 첩보조직을 철수시켜야겠다."
"명령이십니까?"
"그래. 아라크네의 할슈타인 백작에게도 통보해 두겠다."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려 구축해 놓은 조직인데...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레이코는 납득하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라크네의 수장은 할슈타인 백작이다. 하지만 할슈타인 백작도 영운의 명령에는 따라야 하기에 영운의 명령이 더 상위의 명령이다.
임펠리아의 여황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는 명령인 이상 레이코로써도 따라야만 했다. 레이코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공 전하!"
"대신...공작 팀에게는 다른 임무가 부여 될 거야."
"어떤 명령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어려운 임무가 될 거야."
"......"
영운의 얼굴에는 어느덧 장난 끼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굳은 얼굴이 되었다. 레이코는 그런 영운의 얼굴에서 이번 임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제국으로 침투를 해 주어야겠어."
"제국...으로 말입니까?"
"그래. 제국의 수도 영광의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