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마홈즈 런던앙복-5화 (5/110)

005. 부러진 칼날 (1)

Broken Sword (1)

너를 생각할 때마다 백합을 피운다면, 난 나의 정원에서 영원히 검을 휘두를 수 있다.

-알프레드 테니슨-

* * *

그렉슨 경감을 먼저 보낸 나는 천천히 마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사건 현장은 브릭스턴 가 외곽의 로리스턴 가든 3번지.

무려 살인이 일어난 장소로 가는 건데도 왓슨은 호기심이 동했다는 이유로 나를 따라왔다.

처음엔 레이디에게 시체를 보여 주는 게 꺼려졌지만 이쪽 세상에서도 왓슨의 군의관 경력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에 나는 그녀의 동행을 거부할 수 없었다.

“경찰이 직접 도움을 청하다니, 홈즈 씨의 직업이 궁금해지는군요.”

규칙적으로 덜컹대는 마차 안에서 왓슨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내기 시작했다.

“제 직업 말입니까? 맞춰 보시죠.”

“사설탐정이신가요?”

“탐정이라, 나쁘지 않은 추측이군요.”

런던은 공장과 철도가 들어선 이래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운집하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도시의 팽창은 비단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건 아니었다.

규칙과 양심을 따르는 선량한 사람만으로 구성된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런던의 인구 밀도는 경찰이 감당할 수 없는 숫자의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런던 전역을 관할 하에 둔 광역경찰청, 스코틀랜드 야드가 생겨나긴 했지만 역부족.

결과, 런던에는 수준 떨어지는 사설탐정의 사무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시민들은 이들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다만―

“실은 탐정이라고 불리는 걸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제 직업은 런던의 유일한 수사 자문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을 주는 역할이지요.”

전문가로서 마땅히 갖춰야 하는 지성이 결여된 무능한 삼류들과 비교당하는 건 사양하고 싶다.

“신기하군요. 수사 자문가라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왓슨은 비꼬는 기색 하나 없이 순수한 호기심이 엿보이는 얼굴로 물었다.

내가 알고 있던 왓슨도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저런 순수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지.

나중엔 여러 의미로 날 편하게 대하게 되었지만.

“좋습니다. 같은 집에서 살게 되었으니 이것도 설명해드려야겠군요.”

이쪽 왓슨은 훨씬 사람을 덜 의심하는 눈치다. 비꼬려 들지도 않고.

이런. 벌써 이쪽 세상의 왓슨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사람의 마음이 이리도 간사할 줄이야.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관찰과 사고는 제 두 번째 본능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놓치는 사소한 것들에서 많은 정보를 얻곤 하죠.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 야드의 멍청이들이 놓친 흔적을 통해 범인의 정체를 밝혀낸다든지요.”

“인상적이군요.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제가 6일 동안 운기조식에 빠져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는 건 알고 계실 겁니다. 스탠포드 군이 왓슨 씨가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는지 제게 알릴 기회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씀이네요…….”

왓슨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질문을 이어 갔다.

“계속 궁금했던 건데, 어떻게 제 과거를 맞추신 건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간단합니다.”

나는 연기를 한 모금 빨아들인 다음 곰방대를 입에서 떼었다.

“손에 약재의 냄새와 봉합용 실의 자국이 남아 있으니 의술을 익혔을 테고, 행동거지에 절도가 배어 있는 데에다 오래된 오트밀볼辟穀丹의 부스러기가 목도리에 붙어 있으니 군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즉, 당신은 군의관이었겠죠.”

“……맙소사.”

“청량한 맛을 주는 민트가 들어간 오트밀볼은 더운 지방으로 파병된 부대의 군용식량으로만 지급됩니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 지팡이를 사용하는 걸 보니 전투 중 부상을 입었을 테고, 군의관이 다칠 정도로 심각한 전투가 발생한 지역 중 민트 오트밀볼이 지급될 곳은 아프가니스탄 외엔 떠오르지 않더군요.”

왓슨은 한동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상이 깊다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다.

그녀는 유령이라도 본 것처럼 기겁하고 있었다.

“남을 잠깐 관찰한 것만으로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는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런던대학관에서 동양의학을 전공한 다음 군의관의 신분으로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다리의 부상은 제자일 검법에 당한 것이고요.”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제자일Jezail 검법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간 점창파 무인이 사일검법을 개량한 무공으로 검기를 날려 멀리 있는 적을 저격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었다.

현지의 언어로 장총을 뜻하는 제자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검첨에 집중된 검기를 쏘아 낼 때마다 총성과도 같은 파공음이 울리는 까닭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저격검수狙擊劍手에게 당한 군인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기 마련인데 그런 낌새가 없는 걸 보니 이쪽 세상의 왓슨의 정신력은 여린 겉모습과 달리 단단한 듯했다.

“왓슨 씨와 같은 뛰어난 인재가 목숨을 잃지 않고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게 천만다행입니다.”

“과찬이십니다.”

내가 알던 왓슨처럼 이 여인 또한 분명 의사로서도 유능하겠지. 전공 분야가 저쪽 세상의 왓슨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녀가 어째서 굳이 성별을 감춰 가면서까지 군에 입대했는지는 대강 알 것 같았다.

필시 지병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특수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군인이 된 것이리라.

다만, 체질에 관해 언급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다.

조금 더 신뢰가 쌓인 다음으로 미루는 게 낫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고 보니 왓슨 씨, 실은 제가 예전부터 육군의 제식 무공에 관해 관심이 많았는데 몇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우린 그 후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엔 존댓말을 그만두고 정겹게 서로를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친숙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 * *

로리스턴 가든에 도착한 우린 곧바로 현장으로 이동했다.

회귀 전에 이미 한 번 해결해 본 사건이었던 만큼 내 머릿속에는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물론 이쪽 런던은 내가 살던 곳과 다르니 사건의 흐름에 사소한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살인이 일어난 장소로 가는 동안 관찰을 게을리하지 않은 건 그런 까닭이었다.

한적한 주택가 앞을 지나자 나란히 늘어선 네 채의 집이 보였다.

경찰들이 지키고 있는 건 그중 임대를 위해 내놓은 빈집이었다.

‘아직은 저쪽 세상에서 본 현장과 달라진 게 없군.’

근처에 남은 발자국을 살피고 있었는데 먼저 도착해 있던 그렉슨이 이쪽으로 달려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홈즈 선생님.”

“현장 보존이 잘 되어 있군그래. 레스트레이드가 쓸데없이 설치지 않은 모양이야.”

“아까 왔을 때 각별히 주의해 두었거든요. 안으로 드시지요. 그보다 이쪽 신사분은…….”

“……조수인 왓슨이오. 뛰어난 의사지. 시체를 살펴 단초를 찾는 데 도움을 줄 테니 안으로 들여보내 주게.”

“홈즈…….”

얼떨결에 조수가 되어 버린 왓슨이었지만 딱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오히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을 정도였다.

“어서 들어가세. 스코틀랜드 야드에서 그나마 괜찮은 실력을 가진 그렉슨과 레스터레이드가 헤맬 정도면 내 무료함을 달래 줄 정도까진 머리가 돌아가는 범인의 짓일 테니.”

우린 빈집으로 들어가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살인이 발생한 날을 제외하곤 몇 달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듯 집안의 공기는 탁했다.

이것 역시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였다.

달라진 건, 복도를 지나 도착한 살인현장이었다.

“오셨군요.”

식당과 연결된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스트레이드가 내게 말을 걸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지만 나의 관심은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에 쏠려 있었다.

피해자의 얼굴은 분명 내가 기억하는 그대로였지만 현장의 상태가 기억하고 있던 것과 전혀 달랐다.

“흠…….”

살인이 일어난 지 한참이 지난 시체의 근처에선 백합꽃의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피해자의 오른손이 쥐고 있는 건 부러진 지팡이검Sword Stick.

숙련된 대장장이의 솜씨로 만든 칼을 소지한 데에다 태양혈이 불룩 솟아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피해자는 생전 중형 문파의 전도유망한 제자였던 모양이었다.

“성산파聖山派의 검에선 백합향이 난다지…….”

화산파의 무공은 유럽과 미국에서 기독교인들의 연구를 거쳐 개량되었고 화산의 진전을 이은 무리는 현재 성산파Zion Clan라 불리고 있었다.

그들이 자랑하는 절기는 이십사수백합검법.

원본이 된 매화검법처럼 심상 속 꽃향기가 검을 통해 발현된다고 하는데 현장에는 재채기를 유발할 정도로 진한 향이 감돌고 있었다.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 비무 상대가 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사망하지 않도록 성산파 검객이 아드레날린 주사를 상시 휴대하는 건 저 독특한 검향 때문이다.

“숨도 못 쉬겠군…….”

현장을 훼손하고 싶지 않아 곰방대를 넣어 뒀지만 코가 비명을 질러 대는 통에 불을 붙여 몇 모금 연기를 들이마셔야만 했다.

나는 시체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셔츠 단추를 풀었다.

뚜렷한 외상은 없다. 멍이 남아 있는 곳도 없으니 흉기나 둔기에 당한 건 아니다. 교살당한 흔적 역시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면 사인은 원래 살던 세상에서 해결했던 사건과 동일하겠지.

“자네의 의견이 듣고 싶네, 왓슨.”

“알겠네, 홈즈.”

내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왓슨은 가느다란 은침을 꺼내 피해자의 시체 여기저기에 박아 넣기 시작했다.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

“가만히 두고 보게.”

당황한 그렉슨과 레스트레이드가 그녀를 막으려 했지만 내가 그들을 제지했다.

“사망 추정 시각은 오늘 새벽. 심장에 박은 장침이 완전히 변색된 걸 보니 독극물에 당한 것으로 추정되네.”

기대했던 대로 왓슨은 정확하게 사인을 밝혀냈다.

과연 런던대학관에서 의학을 전공한 전문가다운 소견이었다.

이쪽 세상의 전쟁터에서 군의관이 맡는 역할은 치료 외에도 다양했다.

군의관은 죽은 아군을 쓰러뜨린 적의 무공을 파악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 또한 맡고 있었다.

왓슨이 사망 추정 시각을 알아낼 수 있던 건 이러한 배경 때문이겠지.

“어떤 독으로 보이나.”

“그것까진 알 수 없네. 처음 보는 독이라서.”

이쪽 세상의 왓슨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 했는데 상상했던 이상으로 훌륭한 결과가 나왔다.

그녀가 말한 대로 사인은 독살.

다만, 회귀 전에 해결한 사건과는 독의 냄새가 달라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천천히 시체 안치소에서 살펴본다면 모를까.

“시체를 옮기게, 레스트레이드.”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입니다.”

나는 젊은 경관들이 들것에 시체를 올리는 틈을 타 그 아래에 깔린 작은 반지를 챙겼다.

아무리 무공이 존재하는 세상이라 해도 사건의 전말은 아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일 터.

이 반지는 살인범의 동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

회귀 전엔 범인을 추적하던 과정에서 빼앗겼지만 이번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지.

“다른 소지품은?”

레스트레이드는 말없이 현장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지갑과 명함집을 비롯한 자잘한 물건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명함을 확인해보니 클리블랜드시에 거주 중인 이녹 J. 드레버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론 회귀 전 확인한 피해자는 부유한 미국 시민. 북서부에 창궐한 이단인 몰몬교의 신도였다.

몰몬교도는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고 개개인의 성취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한정 대량살상 무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긴 해도 백합검법은 환검의 정점이라 불리는 상승절기다.

아무리 저들이 성산파의 진산제자가 아닌 데에다 이단의 낙인을 찍혔다 해도 몰몬교 백합검수를 독살했다는 건 범인의 지략이나 내공이 상당하다는 뜻.

스코틀랜드 야드의 머저리 경관들이 그를 붙잡을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해서 걱정이었다.

“흠…….”

내가 알기로 여기 누운 시체는 범인의 약혼자를 납치해 강제로 결혼한 악인이다. 그 과정에서 여인의 아버지 역시 죽였고.

이번 사건의 범인은 약혼자와 그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여기 보이는 피해자를 찾아다니던 복수귀.

안타까운 사정에는 백 번 동정하는 바이지만 사적 제제는 이 나라에서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가 사냥감으로 정한 원수는 총 두 사람.

범인은 한 번 더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다음으로 죽게 되는 건 피해자의 친구이자 비서인 조셉 스탠거슨이다.

악인들이 죽는 건 언제나 환영이지만 그 죽음은 지엄한 법의 심판이어야지 복수행의 결과여선 안 된다.

상대가 모리어티처럼 법 위에서 노는 악인이라면 모를까.

“클리블랜드 경찰에게 연락하게.”

“이미 했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걸 빠뜨린 모양이군. 살해당한 드레버와 심각하게 다툰 적 있는 사람을 찾아보도록 하게. 범인은 아직 런던에서 마부로 일하고 있을 거야. 키가 6.2 피트를 넘을 테니 찾는 건 어렵지 않을 테지.”

“지금 하시는 말씀, 근거는 있는 겁니까…….”

“당연한 소리를. 돈 되는 소지품을 가져가지 않았으니 원한에 의한 살인이 틀림없어.”

“어째서 범인이 마부라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제아무리 백합향이 진동해도 싱글 몰트 소흥주의 냄새 정도는 구별할 수 있다.”

“…….”

그 외에도 담배인지 약초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냄새가 섞여 있었지만 이건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고.

“취객을 주인 없는 집으로 데려가 죽일 수 있는 직업은 얼마 없는 법이야. 믿어지지 않는다면 진흙 위에 남은 바퀴 자국을 확인해 보게나.”

레스트레이드와 그렉슨에게 근거를 제시한 나는 다시 한번 시체가 누워 있던 자리를 살폈다.

변색된 살점과 흩뿌려진 대량의 핏물.

분명 이곳에선 싸움이 일어났다.

피해자의 몸에 어떠한 외상도 남지 않았다는 건 이곳에서 검에 찔리고 베인 게 범인이라는 뜻이다.

놈은 백합검법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으니 굳이 내가 나설 필요까지 없을지도 모르겠다.

“범인을 체포하려면 서두르는 게 좋을 걸세. 백합검법에 당했으니 이미 숨이 끊어졌을지도 모르네.”

회귀 전에 붙잡았던 범인은 심장에 지병이 있어 재판을 받기 전에 명이 다했다.

이쪽 세상에서도 똑같이 병을 앓고 있다면 드레버에게 베인 상처가 도져 이미 죽었을 수도 있고.

“사건은 해결되었네, 왓슨. 시간이 남으니 호텔의 짐을 옮겨도 되겠군.”

왓슨은 입을 벌린 채 우두커니 서 있었고 두 경감 역시 마찬가지였다.

* * *

손쉽게 첫 번째 사건을 해결한 나는 왓슨의 이사를 도운 다음 곤히 잠에 들었다.

왓슨은 새집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던 듯 새벽에 겨우 잠들었고 오후가 되고 나서야 깨어났다.

한편 나는 홀로 거실에서 사색에 잠겨 있었다.

회귀 전에 겪었던 사건을 보다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시간이 많이 남을 터.

그 틈에 계속 수련을 쌓는다면 모리어티를 족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것도 꿈이 아니겠지.

……그런 물러빠진 생각을 하고 있던 내게.

“마부를 찾았습니다.”

레스트레이드의 부하가 전한 소식은 좋은 자극이 되어 주었다.

“이름은?”

“제퍼슨 호프입니다.”

“체포했나. 아니면 이미 죽어있던가.”

“그게…….”

젊은 경관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토막 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

“이미 죽은 지 사흘이 지났더군요. 그러니까, 피해자가 숨지기 이틀 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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