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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2화 (12/491)

12화 - 큐튜브 채널 개설

챕터 3의 예고 컷신이 끝났다. 채팅창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WA! 미공개 지역!

-아 ㅋㅋ 이게 히든 루트지!

-이게 진짜 ‘퍼펙트’다.

-슈밤 ㅋㅋ 어쩐지 업적 100% 딴 사람이 없다 했다.

-개껌은 개념이 없나? 이런 미친 난이도를 어케 깸?

-???: 깼는데요?

새로운 지역의 공개는 게임 볼륨의 확장을 의미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원래 존재했으니 확장이 아니라 발견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와…… 근데 군인들이 봉쇄하고 있네?

-기존 루트는 제약회사랑 걍 치고 박는 거 아니었음?

-이거 스케일 갑자기 커지는디?

-약국이랑 싸우다가 갑자기 국가 단위가 나와버리누 ㅋㅋㅋㅋ

-개껌쉑들 입꾹닫 어케 했누 ㅋㅋㅋ

그와 더불어 시청자들은 바이오 크라이시스에서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는 걸 직감했다.

당연 기대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아 ㅋㅋ 플탐 천 시간 쌉가능이고.

-그중에 900시간이 히든 루트 뚫는 데 쓰일 듯 ㅋㅋㅋ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모더들 기다려야 됨 ㅋㅋㅋ

-퍼플 모드 나오면 될 듯 ㅋㅋㅋ

-원샷원킬 모드 말하는 거? 아님 산드라 연애모드 말하는 거?

-당연 둘 다지 ㅅㅂ!

희망에 부푼 시청자들 앞에 이경복이 말했다.

“제가 1회차라 잘 모르겠지만, 채팅창 분위기 보니까 무척 좋은 소식인 건 분명하네요.”

-1이라는 숫자가 이렇게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첨이다.

-세계 최초도 놀라운데 1회차?

-바크 1회차라고? 진심?

-유입들 킹리둥절 ㅋㅋㅋㅋ

-현실이 픽션 보다 더하다니까 ㅋ

-어어, 이거 방종각 잡는 거 아니제?

시시덕거리던 시청자들은 누군가 언급한 방종에 일변했다.

-갈! 어디 감히 그런 상스러운 단어를 쓰느냐!

-방…… 뭐? 다시 한 번 씨부려 봐.

-개작두를 대령하라!

-나믿퍼믿!

-이건 무적권 켠왕이지 ㅋㅋㅋ

당연하게도 모두가 방송이 끝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 아닌가. 여기서 멈춘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네, 감이 좋으시네요.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이경복은 그런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해 왔다.

-형? 형? 아니지? 형? 혀엉?

-웃는 얼굴로 침 뱉는 게 전매특허임?

-아 ㅋㅋ 또 나만 진심이었지?

-농담 너무 시리어스하게 하네 ㅋㅋ 속을 뻔 ㅋㅋㅋ

-다시 진행할 때까지 숨 참는다!

-최초공개를 중단하는 스트리머가 있다?

-방종하면 무슨무슨죄로 고소할 거임.

시청자들은 빠르게 이경복을 어르고 달래기도 하고 반 장난식의 협박까지 했다.

“오늘 방송 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요. 저는 다음 방송에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자에 휘둘리기에는 이경복이 너무 강건했다.

-그만! 제발 그만해! 이러다가 우리 다 주거!

-히히 못가! 히히 못가! 히히 못가!

-날 떠나지 마! 날 떠나지 마! 날 떠나지 마!

-STAY! STAY! STAY! STAY!

-끼에에에엑! 이 무슨 비인간적인 방종!

시청자들은 어떻게든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경복은 밝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트바!”

팟하고 끊어진 화면.

이경복은 캡슐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고급 모델이 좋긴 하네.’

들어가기 전과 마찬가지로 말끔한 컨디션에 이경복은 절로 미소가 나타났다.

그때 우우웅하는 진동이 들려왔다. 스마트 링크로 온 연락.

“어.”

<야, 너네 집 간다.>

친구이자 편집자, 최병훈이었다.

* * *

“큐튜브 채널 만들어야 돼.”

최병훈은 문이 열리자마자 본론을 꺼냈다. 그는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머리가 산발이었다.

“큐튜브?”

되묻는 이경복에게 최병훈은 큐튜브 채널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경복은 친구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그건 맞네. 오늘 방송 보니까. 최초라는 타이틀이 크긴 크더라.”

“그래! 그렇다니까! 야야, 내가 딱 준비해 왔다. 이거 한번 봐 봐.”

최병훈은 모니터링 하면서 만든 작업물들을 보여 주었다. 이경복은 그가 보여 준 샘플을 확인하며 마음에 드는 레이아웃을 골랐다.

“와, 근데 이걸 언제 다 준비했냐?”

“이제 좀 내가 프로로 느껴지냐?”

“쫌 치네?”

“짜식이. 내가 편집자 짬이 있지 인마.”

우쭐해하는 최병훈을 보며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최병훈이 한 시름 놓은 얼굴로 말했다.

“아무튼 고맙다야. 만약 거절하면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했는데.”

“다 잘 되자고 하는 건데 뭘.”

“그럼 됐고. 아, 이거 좀 생뚱맞게 들릴 수 있긴 한데 혹시 다음 게임 생각해 둔 거 있냐?”

“다음 게임?”

이경복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제 바이오 크라이시스 플레이 2일 차에 불과한데 다음 게임이라니.

“아니, 이게 큐튜브 채널이랑 좀 연관이 있거든.”

“왜?”

“너도 큐튜브는 보잖냐? 알고리즘은 들어 봤지?”

“아, 들어 봤지.”

큐튜브 알고리즘.

큐튜브 측에서 시청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영상을 추천해 주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 이게 또 중요하거든. 채널 컨셉이 명확해야 알고리즘이 선택을 또 잘해 줘요.”

“아…… 들어 본 적 있는 것 같다.”

이경복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실제로 관심이 없던 큐튜버였는데 알고리즘 추천으로 본 경험이 꽤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게임 쪽도 이게 컨셉이 여러 가지거든. 한 게임만 죽어라 파는 고인물도 있고 아니면 한 장르, 특히 공포 장르만 파는 채널도 있고. 아예 패키지 쪽은 건들지도 않고 온라인 겜만 하는 사람도 있다 이거야.”

“음…….”

이경복은 침음을 흘렸다.

최병훈이 신경 쓰는 건 바로 채널의 정체성이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이경복이 어떤 스트리머라고 밝힐 것인가.

잠시 고민하던 이경복이 입을 열었다.

“……내가 방송을 하면서 느낀 건데 말이야.”

“어어.”

최병훈은 이제 자신이 들을 차례라는 걸 직감했다.

“사실 그냥 게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 고딩 때 프로게이머 준비하는 거랑 크게 다를 거 없다고.”

이경복의 생각은 그러했다.

게임이라는 건 ‘잘’해야 하는 범주에 속했다. 하지만 직접 실감한 방송은 달랐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 사실, 게임의 내용은 크게 중요치 않아. 시청자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느냐가 관건이지.”

“그렇지.”

“사실 못해도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면 상관없는 것 같아. 뭐, 이건 못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와. 방금 발언, 좀 재수 없는데?”

“팩트지 인마. 아무튼 중요한 건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더라고. 엄청 사랑받는 느낌?”

“그게 방송의 맛이지.”

“그래. 근데 이게 또 시청자들 숫자가 늘어나는 게 보이잖아. 그러니까 또 욕심이 좀 생기더라.”

“안 생기면 이상한 거지. 원래 그런 사람이 방송을 하는 거고.”

“어. 그래서 그런데.”

이경복은 담담히 자신의 결정을 말했다.

“굳이 알고리즘에 의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으흠…….”

“하고 싶은 게임을 하고 싶어. 괜히 컨셉 유지하겠다고 억지로 하면 시청자들도 다 알겠지.”

“알지.”

“그래. 편집자인 네 눈에는 좀 아니다 싶어도 나한테는 이게 맞는 것 같아. 이건 양보 못 하겠다.”

이경복은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이 즐거워야 방송이 즐겁다. 그리고 방송이 즐거워야 시청자들도 흥겹다.

고작 이틀간의 방송이었지만 이경복이 깨달은 스트리밍의 원리였다.

“하…… 경복아.”

최병훈은 이마를 짚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씨바, 넌 아주 난 놈이구나.”

“엉?”

“너 같은 놈을 뭐라고 하는 줄 아냐? 종겜스, 종합 게임 스트리머라고 하지.”

이내 드러난 최병훈의 입가에는 미소가 한가득이었다.

“가장 크게 될 수 있는! 어떤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는 줄기세포 같은 스트리머!”

“……어째 비유가 좀 이상한데?”

“무튼! 너는 어째 대박의 길만 걷기로 한 놈 같냐? 햐, 역시 천재는 괜히 천재가 아니네.”

최병훈은 반은 농담, 반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그와 일했던 스트리머들 대부분이 방송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순간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반짝 뜨는 스트리머는 많지만 오래 가는 스트리머는 드문 이유지.’

하지만 이경복은 이미 마인드 셋이 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멘탈이 튼튼한 친구였으니 무너뜨리고 싶어도 무너지기 어려울 터였다.

“그럼 이번에는 패키지 게임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해 보는 거 한번 해 보자.”

“아, 코옵이나 온라인 게임 좋지. 이게 방송각도 잘 나오고.”

최병훈은 눈을 빛냈다.

‘알고 말하는 건지 그냥 말하는 건지 몰라도…….’

이경복의 피지컬과 실력이면 다른 게이머들 사이에서 부각되는 건 당연지사.

그리고 운이 좋다면 다른 스트리머 방송에 노출될 수도 있었다.

더욱이 이경복 정도의 퍼포먼스라면 그 방송의 시청자들까지 낚아챌 수 있을 터였다.

여러모로 득이 많은 방향이었다.

‘이게 무슨 운명 같은 건가?’

최병훈은 거기까지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는 가볍게 손뼉을 치며 화제를 전환했다.

“오케이. 그럼 다음 게임은 틈틈이 생각해 보고, 그다음으로 말하고 싶은 게 채팅창이거든.”

“채팅?”

“그래. 이게 사람이 꼬이는 데에는 이상한 인간들도 같이 꼬이거든. 응? 그 명언도 있잖냐. 사람이 다섯 모이면 하나는 쓰레기라고.”

“……그게 명언이냐?”

“이런 밈들은…… 아니, 됐다. 괜히 억지로 배우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익히는 게 낫지. 무튼, 너도 느끼지 않았냐? 이번에 장문충 나왔드만.”

“아, 맞네. 그 사람들은 좀 이상하긴 했어.”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하철과 고가도로 투표 결과가 나온 후에 갑자기 정색하는 채팅이 올라오지 않았나.

다른 시청자들의 견제로 묻혀 버리긴 했지만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채팅이었다.

“지금 네 방송이 상상 이상으로 급성장하고 있잖냐. 그런 인간들이 더 많아질 거란 말이지? 물론 네 멘탈이면 그딴 것들이 물 흐려도 멀쩡할 거 아는데 중요한 건 다른 시청자들이거든.”

“뭐 대책이 있나?”

“당장은 채팅 관리 봇을 쓰는 게 낫지 싶다. 과도한 욕설이나 스포가 될 만한 챗은 필터링해서 삭제하는 거지.”

“아, 그런 게 있어? 그럼 됐네.”

“아니, 근데 이게 프로그램이라 결국 한계가 있어요. 정석은 봇이랑 매니저를 두는 건데…….”

“매니저? 음…… 아직 좀 시기상조 아니냐?”

최병훈도 동감이었다.

아무리 성장세라고 해도 방송 2일째가 아닌가. 물론 구하려면 구할 수 있지만, 급하게 구하다가 자칫하면 매니저 때문에 방송이 고꾸라질 수도 있었다.

매니저 역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일단 매니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만 알아 둬. 게임 외적인 일은 내가 담당할 테니까.”

“아, 나는 뭐 안 해도 되냐?”

“넌 그냥 방송이나 잘하면 됩니다요.”

“하, 알겠다. 매니저라…… 와, 진짜 점점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드네.”

“그래, 자. 그럼 이제 영상 검수 드가자.”

“오케.”

* * *

늦은 저녁.

직장인들이 퇴근 후 식사를 마치고 짤막한 여가를 즐기는 시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퍼플의 방송에 대한 후기 글들이 베스트에 올라왔다.

[(강스포!)바크 미공개지역 발견 (999+)]

[산드라 3단 변신 실화? (887)]

[골든샷건 1트 뽑기 가능? (817)]

[로건쉑 참교육 개꼬시고 ㅋㅋㅋ(589)]

[(스포주의) 챕터 2 보스전 하이라이트 (471)]

방송 끝나고 올라 왔던 글들이 퇴근길에 추천을 받기 시작해 베스트로 올라온 것.

[퍼플은 대체 뭐하는 사람임?]

[베스트 글 싹 다 읽고 왔다.

이게 진짜 사람이 맞냐?

갑자기 이런 사람이 어디서 튀어나온 거임?]

[-사람? 이거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ㄹㅇㅋㅋ 갓플 보고 사람이라하누]

[-신성모독이다!]

[-퍼렐루야! 퍼렐루야!]

[-갓플은 우리에게 새로운 땅을 주셨소!]

[-빛플! 빛플! 빛플! 빛플!]

특히나 인기가 시들해졌던 바이오 크라이시스 커뮤니티의 유저들은 퍼플을 신격화했다.

물기를 짜낼 만큼 짜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귀퉁이만 쥐고 있던 셈.

하지만 긍정적인 글만 올라오는 건 아니었다.

[퍼플 생방 봤다고 X목질 하는 거 개 역겹네]

[베스트 보다가 기분 잡쳐서 쓴다. 이 바크벌레 새끼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ㅈㄹ만 하지 도움이 하나도 안 되네.

클립 보다가 전후맥락 몰라서 물어본 게 죄냐?

개자식들이 ‘킹시보기는 폼임?’, ‘핑프쉑 어서오고’, ‘생방 못봤다? 인생 절반 손해 봤쥬?’ 이지랄을 떨고 있네.

누가 안 본대 씹새들아?

몇 초부터 보면 되냐고 물어봤는데 떼로 몰려다니면서 지랄염병을 떠네.

내가 너희들 같은 백수새끼들처럼 방송만 쳐 보는 줄 알아?

느그들이 빨아 주는 퍼플이란 새끼는 안 봐도 어떤 새낀지 훤하네.

더러워서 탈퇴한다 이 바크벌레 새끼들아.]

[-캬…… 명문이누.]

[-솔직히 바크벌레라고 불려도 할 말 없는 놈들이 있긴 해]

[-진짜 탈퇴박았네 ㅋㅋㅋ]

[-오해할까 그러는데 퍼플은 그런 스트리머 아님.]

[-하여간 찐쉑들은 어디서든 티를 내요.]

생방송을 본 시청자 중 몇몇이 이상한 우월감을 커뮤니티에서 내비쳤던 것.

그들에 대한 반감이 자칫 퍼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커뮤니티가 과열될 때 즈음이었다.

[퍼플 큐튜브 떴다!]

[트라이 채널에 배너 올라옴 ㅋㅋㅋ 아 바로 구독 간다.]

바로 퍼플의 큐튜브 채널 개설 소식이었다.

[-이왜진?]

[-아 ㅋㅋㅋ 퍼손실 이제 보충되누]

[-퍼손실 ㅋㅋ 이제 2일 차 스트리머인데 ㅋㅋㅋㅋ]

[-생방 보면 그런 말 못 한다. 금단증상 오짐.]

[-와씨 ㅋㅋ 산드라 모음 영상도 있음]

[-편집자 따로 구했나? ㅅㅂ 바잘알이누.]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발 없는 말보다 빠른 게 바로 인터넷이 아니던가. 사람들은 순식간에 큐튜브 채널로 몰려들었다.

최병훈이 올린 영상은 여럿이었지만 단연코 인기 있는 건 산드라의 컷신 모음이었다.

[-산드라 짱 미모 미쳤고 ㅋㅋ]

[-(1:28)와 서윗드라가 진짜 있네]

[-이거 바크 맞음? 캐릭 소스만 빼놓은 거 아님?]

[-ㄴㄴ 개껌 피셜 히든루트임]

[-타임라인 정리입니다. 상단 고정 좀

(0:02) 힐끗 드라

(0:51) 의지 드라

(1:21) 서윗 드라

(1:57) 본성 드라

(2:17) 부끄 드라

(2:52) 야스 드라

(3:23) 허니 드라

(3:59) 여보 드라

(4:11) 신뢰 드라]

[ㄴ이거 무친놈이네 ㅋㅋㅋㅋ]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산드라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What The f…?]

[-Who is this guy? How can he change her?]

[-She never show me that kind of emotion……]

[-Holy Shit. She is so beautiful! Can I draw the Fan art? Contact me plz!]

외국인들의 댓글도 달리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알 만한 사람들도 아는 일러스트레이터도 있었다.

반면 가장 많이 외부로 공유되는 영상은 따로 있었다.

바로 황금 산탄총을 단번에 얻는 ‘뽑기’ 영상이었다. 그 이유는 의외로 영상 외적인 요소 때문이었다.

[채널 관리자가 댓글을 고정했습니다.]

[AnatomyQA]

[세계태권도연맹? 성교적 대단함!]

[자동 번역이 마음에 드시나요?]

[원문보기]

[>WTF? Fxcking Awesome!]

바로 4만 번 뽑기를 진행했던 해외 스트리머의 댓글, 그리고 그의 댓글이 이상하게 번역됐기 때문이었다.

[-성굨ㅋㅋ적ㅋㅋ대단ㅋㅋㅋ함]

[-태권도가 갑자기 왜 나오냐곸ㅋㅋㅋ]

[-퍼플은 큐튜브에서도 레전드 찍네 ㅋㅋㅋㅋㅋ]

[-아나토미쉑 많이 컸네? 퍼튜브에 박제도 되고.]

그렇게 찻잔 속의 폭풍은 찻잔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 * *

다음 날 아침.

부스스한 얼굴로 눈을 뜬 이경복은 여느 현대인들처럼 가장 먼저 스마트 링크를 찾았다.

“……뭐야?”

그는 살짝 미간을 찡그리며 쌓여 있는 톡을 확인했다. 최병훈의 것이었다.

[야야! 자냐?]

[잠?]

[하여간 바른 생활 사나이쉑]

[지금 채널이 심상치가 않음.]

[인나믄 바로 체크 ㄱ]

전부 새벽 1시에 왔던 톡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 새벽 3시.

[와……]

[아니, 이거 직접 봐라.]

[슈밤 심장 떨려서 잠이 안오네.]

거의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끊어진 마지막 카톡.

이경복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친구가 남겨 준 링크를 눌렀다.

이어 그가 확정하고 친구가 만든 큐튜브 페이지가 나타났다.

“……뭐야 이거?”

반쯤 감겨 있던 이경복의 눈이 서서히 크게 뜨였다.

[퍼펙트 플레이]

[구독자 10.1만명]

채널 개설한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았건만 10만 구독자가 모였다.

그 때문인지 올라온 영상의 조회수는 최소 10만이었고, 가장 인기가 있는 산드라와 뽑기 영상은 조회수 50만을 넘었다.

이경복은 그제야 최병훈이 말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실버 버튼…….”

이경복, 스트리머 ‘퍼플’.

역대 최단 기간으로 실버 자격을 갖춘 큐튜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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