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 팀 퍼펙트 설립
이경복과 최병훈, 그리고 박주호는 자주 가는 카페에 모여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지놈의 방송을 모니터링 중이었다.
“와…… 친구인 내가 봐도 신기한데 이 사람들은 오죽할까.”
방송이 끝나자 최병훈은 조금 전까지 지놈의 방송을 송출하던 홀로그램을 치우며 말했다.
“근데 저거 진짜야? 막 소리가 보이고 그러냐?”
그의 물음에 이경복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정확히는 그런 느낌은 아니야. 아, 진짜 이건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렵네.”
“아무튼 된다는 거지? 와, 이 자식 이거 진짜 천재라니까.”
최병훈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아무튼 그의 친구가 천재라는 건 확실했고, 그게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던 박주호가 안경을 고쳐 쓰며 입을 열었다.
“잡담은 됐고, 하던 회의는 마저 끝내자.”
“아, 이 빡빡한 자식 보소. 우리가 뭐 놀았냐? 인간적으로 모니터링 끝났으면 좀 쉬는 시간도 가져야 되는 거 아니야?”
“중간에 딴 짓 한 거 다 안다.”
“……예리한 시키.”
이경복은 그런 두 친구를 보며 실소를 흘리고는 물었다.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지금 우리 상황을 되짚어 보고 있던 중이었다. 오히려 지금 지놈 방송 보고 확실해졌어. 이경복, 너는 천재다. 하지만 그냥 ‘천재’로는 부족해.”
“뭔 소리야? 이 자식이 천재라는 것도 엄청난 건데?”
최병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하지만 더 좋은 게 있으면 그쪽으로 안내하는 게 매니저의 책무지. 너, 지놈이랑 시청자 관계가 부럽지 않았어?”
“어? 어떻게 알았어? 그렇게 티가 났나?”
이번에는 이경복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래, 네가 원하는 바니까 오히려 잘 됐지. 퍼플은 그냥 ‘천재’가 아니라 ‘친근한 천재’가 될 필요가 있다.”
“친근한?”
“일반적인 천재는 경외의 대상이지. 하지만 그 경외심은 오래 가지 않아. 나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시기와 질투를 느끼는 건 사람의 본성이다. 그리고 그 중 일부가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그 말에 최병훈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와, 그건 진짜 맞말이다. 내가 이 일하면서 본 악플러가 몇이나 되는 줄 아냐? 그 새끼들은 진짜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 붙잡혀서 왜 그랬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는 줄 아냐?”
“뭐라는데?”
“스트리머는 쉽게 돈을 버니까 욕을 먹어도 된다더라. 그리고 뭐, 이런 일 하면 욕먹을 각오 한 거 아니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온 경우도 많아.”
“……그런 사람이 있다고?”
이경복은 코를 찡그렸다. 지금까지 그가 봐 온 시청자들은 자신과 함께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대다수가 아니었나.
그 정도로 뒤틀린 심성을 지닌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방송이 커지면 너한테도 그런 인간들이 붙을 거다. 지금 슬슬 기어 나오는 분탕들만 봐도 그렇잖아? 물론 네가 그런 일에 멘탈이 흔들릴 사람은 아니겠지만.”
“뭐…… 그래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좀 엿 같긴 하겠지.”
친구들의 말에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불쾌감이 느껴지는 건 생리적인 현상이 아닌가.
“그러니까 팬덤의 형성이 중요한 거다.”
“팬덤?”
“지금 퍼플 채널의 성장속도는 엄청나다.”
“미친 수준이지.”
박주호의 말에 최병훈이 추임새를 넣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얼굴에는 충분한 만족감과 자부심이 엿보였다.
반면 박주호는 여전히 냉철한 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너와 시청자의 애착관계는 길지 않아. 지금 우리가 준비한 구독과 이모티콘은 결국 수단이다. 네가 잡아야 하는 건 팬들의 소속감이야. 가장 쉬운 방법은 네가 팬들에게 직접 호칭을 붙여 주는 거다.”
“음, 이 자식 말이 틀린 건 아니야. 지놈에게는 ‘게놈’이, 그리고 달타냥한테는 ‘달덩이’가 있는 것처럼 팬들에게는 애칭이 있지.”
최병훈이 스트리머 중에서도 두 거물을 언급하며 첨언했다. 이경복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애칭이라, 고민해 봐야겠네.”
“물론 당장 필요한 건 아니야. 하지만 틈틈이 생각해 둘 필요는 있지. 그보다 중요한 건 이거다.”
박주호는 가볍게 스마트 링크를 조작해 홀로그램을 띄웠다.
표로 정리된 목록이었다.
“이번에 공지 올라간 것처럼 이모티콘 제작이 필요하다. 이건 내가 정리해 둔 디자이너랑 샘플들이고.”
“와, 언제 이런 걸 다 준비했냐?”
“그러게? 어제 바로 회식 끝나고 집 가지 않았어?”
다른 두 친구가 놀라 묻자 박주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별로 어렵지는 않은 일이다. 다른 스트리머랑 큐튜버의 사례를 조사를 했을 뿐이니까. 아무튼 어떤 게 좋을지 한번 봐 봐.”
이경복과 최병훈은 심각한 얼굴로 목록을 훑었다. 하지만 딱 하나를 짚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와…… 이 자식. 이거 진짜 실력자들만 엄선해 왔네.”
“그러니까. 전부 다 마음에 드는데 그렇다고 비슷하지도 않아.”
이경복도 동의하자 최병훈은 빠르게 눈을 굴렸다.
“야, 그러지 말고 이것도 컨텐츠로 만들자.”
“……컨텐츠라니?”
“지금 퍼튜브에 올라온 거 다 게임 영상들뿐이잖냐. 이게 나쁜 건 아닌데 시청자들은 소소한 영상, 한 5분 내로 끊어지는 짧은 영상들도 좋아한단 말이지.”
“그게 이모티콘이랑 무슨 상관이야?”
“아니, 시청자 분들이 쓸 거니까 직접 고르게 하면 되잖아? 실제로 다른 스트리머 중에는 이런 방식으로 영상 뽑는 사람도 많아.”
그 말에 박주호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런 방법도 있겠군. 직접 선택하면 구독 욕구도 올라갈 테고, 어쩌면 시청자 중에 직접 만들겠다고 나설 사람도 있을지 몰라.”
“괜찮네. 시청자들이랑 소통할 시간도 갖는 거고 재미있겠는데?”
이경복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게 세 사람의 의견이 한 쪽으로 기울었다.
“샘플 하나씩만 만들면 비용도 그리 크지 않을 거다. 외주는 내가 맡아서 하지.”
“오케이. 이모티콘은 그렇게 정리하자.”
“아, 그리고 하나 더 비용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박주호의 말에 두 친구의 주의가 집중됐다.
“이경복, 너 개인 사업자 등록 안 했지?”
“사업자 등록?”
“지금 채널 성장세와 수입을 보면 절세가 필요하다. 사업자로 등록하면 이모티콘 외주 비용은 물론이고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도 비용 처리가 가능해지지.”
박주호가 가볍게 커피잔을 흔들며 말했다.
“게다가 나랑 이 자식을 고용할 거라면 사업자 등록은 필수다.”
“아? 그런 거야?”
“그래?”
이경복은 물론이고 최병훈도 놀라 물었다. 박주호는 살짝 코를 찡그렸다.
“최병훈, 너는 편집자 일 오래 했으면서 왜 모르는 건데?”
“아니, 난 매번 건당 계약이었거든.”
“……프리랜서인가. 하긴, 그 편이 싸게 먹히긴 하겠지. 4대 보험료도 안 나갈 거고. 지금처럼 쭉 같이 갈 게 아니라면 말이야.”
“보험? 편집자한테 보험 혜택이 있다고? 아나, 그 개자식…… 나랑 같이 일한 기간이 얼만데!”
최병훈은 전 고용주를 떠올리며 인상을 썼고 박주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경복은 헛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진짜 블랙기업은 따로 있었네. 아무튼 필요한 거면 당연히 해야지. 다 같이 잘 되자고 하는 일인데.”
“오, 그럼 경복이가 내 보험 들어 주는 거? 이야, 이거 덕 좀 보겠는데.”
최병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을 흘렸다.
“등록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필요한 서류는 내가 다 준비하지. 일단 먼저 사업자 명만 정해 줘.”
“사업자 명? 음…….”
이경복의 눈이 빠르게 돌아갔다. 이름이 떠오르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팀 퍼펙트(Team Perfect)로 하자.”
그와 친구들은 ‘완벽한 팀’이었다.
* * *
늦은 오후.
지놈의 방송은 여러 커뮤니티에 퍼져 이슈가 되었다. 그는 충분히 인기 있는 스트리머였고, ‘장인해부학’은 메인 컨텐츠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장인해부학’의 전례가 없는 해부 포기 선언, 그리고 다른 장인들을 일반인으로 만든 압도적인 스트리머의 등장이 아닌가.
스트리머 퍼플의 장인 해부학 영상은 물론 속칭 ‘짤’로 만들어진 캡처 이미지로도 퍼졌다. 그리고 그렇게 퍼진 게시글들은 또 다시 확산됐다.
[퍼플이 누구임?]
[장인이라는데 뭔 듣보잡을 데리고 옴?
씹덕쉑들 지들끼리만 아는 걸로 계속 불타고 있네.
뭐 부가 설명이라도 달아줘야 되는 거 아니냐?]
[-뭐임? 이 ㅂㅅ은?]
[-지가 모른다고 듣보잡취급하는 수듄 ㅋㅋㅋ]
[-핑프쉑이 씹덕이라고 욕하누 ㅋㅋㅋㅋ]
[-부가설명은 ㅅㅂ 네가 알아서 찾아!]
개중에는 퍼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게임과 개인방송을 안 좋아해서, 혹은 좋아해도 그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신인류드립 뭔데 ㅋㅋㅋ]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신인류네 ㅅㅂ.
두뇌 풀가동이랑 육감 실화?
진화의 시작 뭐 이런 건가?
아니 ㅅㅂ 안 믿으려고 해도 퍼포먼스가 미쳤음 ㅋㅋㅋㅋ
짤 말고 영상으로 봐야 진짜라는 게 느껴진다]
[-인터넷에 올라온다고 다 믿누 ㅋㅋㅋ]
[-ㄹㅇㅋㅋ 스머 하나가 분석한 거 광신하는 수듄]
[-이런 색히들이 지구평평설 믿는 거지]
[-이상 열등종들의 발악이었습니다.]
[-열등종 ㅇㅈㄹ ㅋㅋㅋㅋ]
[-윗댓들이 세게 말하긴 했는데 이건 중립기어 박는 게 맏따]
[-근데 영상 보면 개쩔긴 해]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면 되지 왜 불탐?]
지놈의 분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쉽게 믿을 수 없는 결과라는 의미기도 했다.
[릭트쇼가 확실하다.]
[지놈이랑 퍼플이랑 짜고 치는 거임 ㅋㅋㅋㅋ
갓직히 그런 결과는 준나 쉽게 조작 가능한 거 아님?
무슨 두뇌 이미지에 빛 이펙트 넣어 놓고 ㅋㅋㅋㅋ
와! 씨바! 두뇌 풀가동! ㅇㅈㄹㅋㅋㅋ
이거 지놈 소속사인 볼록 쪽에서 수 쓴 거겠지.
아마 퍼플은 이미 볼록에 들어가기로 다 되어 있을 걸?
일부러 지놈이랑 이슈 만들고 띄워 주고 빨아 주는 거 보면 각나오지.
딱 봐도 노이즈 마케팅인데 휘둘리는 거 보면 한심하다 진짜.
이러니까 국평오 소리가 나오지.
반박시 네가 틀림]
[-정리추]
[-와 ㅋㅋㅋ 깔끔하네]
[-퍼플 띄워 주려고 노이즈마케팅했다 이거네 ㅋㅋㅋ]
[-이게 왜 베글? 다중이로 주작하냐?]
[-ㅅㅂ ㅋㅋㅋ 아님 말고 글인데 추천수 보소]
[-국평오는 이글 추천하는 새끼들 때문에 나온 말이지.]
[-PDF따서 볼록에 전달 드렸습니다^^]
[-빤스런 각 날카롭고 ㅋㅋㅋ]
지놈의 안티팬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근거 없는 비방과 소위 추천을 몰아주는 ‘화력지원’이라는 행위로 분란 게시글을 베스트에 올렸다.
이렇듯 커뮤니티는 여러 부류의 의견으로 혼돈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 있었다.
[커뮤 꼴 봐라 ㅅㅂ]
[지놈인지 게놈인지 그걸로 하루 종일 불타네.
아니 ㅅㅂ 분탕 새끼들아 여기서 개지랄 떨지 말고 느그 동네 가서 놀아!
진짜 궁금해 뒤질 거 같으면 그 지놈한테 직접 묻든가.
아니면 ㅅㅂ 그 퍼플 방송을 직접 보던가.
못 믿겠으면 그냥 보고 판단하면 되는 거 아냐?
왜 여기서 네가 맞네 내가 맞네 싸우고 지랄이야 지랄이.
관리자는 뭐하냐? 자냐?
광고 주렁주렁 달아놓고 트래픽 달달하게 뽑아먹으면 다야?
아오 개빡치네 진짜.]
[-않이;;; 왜 이렇게 화가 많으심]
[-근데 맞말이긴 하누 ㅋㅋㅋ]
[-ㄹㅇㅋㅋ 방송 보면 되는 거 아님?]
[-그걸 누가 모르냐? 방송 전에 그냥 노는 거지]
[-ㄴㄴ 구라핑 들켜서 빤스런 확실함]
[-아 ㅋㅋㅋ 방송시간 기대되누]
[-커뮤 과몰입 무엇?]
[-그냥 알아서 거르면 되는 거 아님?]
[-ㄹㅇㅋㅋ 앞에 인방 태그도 붙였는데 왜 찾아봄?]
[-ㅅㅂ ㅋㅋㅋ 여기 댓글도 혼파망이네]
지놈의 방송을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모두가 퍼플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커뮤니티가 과열에 과열을 거듭하며 시간이 흐르고.
[퍼플 방송 시작했다]
[아 ㅋㅋ 오늘은 내가 헤임달!]
대망의 방송시간이 찾아왔다.
* * *
이경복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트하! 반갑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트하!
-이 사람이 퍼플임?
-두뇌풀가동 보여 줘욧!
-아 ㅋㅋㅋ 구라 딱 대!
-<관리 봇이 삭제한 메시지입니다. (경고 1회)>
-목소리 좋누 ㅋㅋㅋ
-형! 오늘 이상한 사람들 많이 왔어!
평소와 달리 채팅창이 번잡스러웠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그를 놀라게 하는 건 또 있었다.
‘……시작부터 2천이 넘었다고?’
바로 폭증하는 시청자 숫자였다.
평소 방송에는 십 단위로 돌아가던 숫자가 지금은 백 단위로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퍼플바라기’님이 ‘1’개월 구독중입니다!]
[지갑 벌려! 구독 들어간다!]
그 와중에 시작된 구독 알림.
“아, 퍼플바라기 님! 구독 감사합니다.”
-아! 내가 먼저 할라고 했는데!
-아 맏따! 구독!
-아 ㅋㅋ 딱 기다려라!
-후원은 막아도 구독은 못 막지 ㅋㅋ
[‘퍼자감나눔받기’님이 ‘1’개월 구독중입니다!]
[혀엉! 형 패기에 매번 지리고 가!]
[‘나는무교인데’님이 ‘1’개월 구독중입니다!]
[퍼렐루야! 퍼렐루야! 퍼렐루야!]
[‘한국사람은3티어’님이 ‘1’개월 구독중입니다!]
[3티어 구독은 해 줘야지 ㅋㅋㅋ]
이어서 쏟아지는 구독 알림. 이경복은 연신 감사를 쏟아 냈다.
그 사이 채팅창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퍼자감][퍼자감][퍼자감]
-[퍼렐루야][퍼렐루야][퍼렐루야]
-[블랙기업](눈물콘)[블랙기업](눈물콘)
-[장오장][퍼][플][장오장]
-[퍼멘](기도콘)[퍼멘](기도콘)
-않이;;; 무슨 종교집단이누
구독을 끝낸 시청자들인 큰글자콘으로 도배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 감사합니다! 이모티콘 도배는 잠시만 허용해 드릴게요!”
이경복은 혼란스러우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구독을 결정한 게 아닌가.
그는 몰랐지만 이 도배는 분탕을 억누르는 효과도 있었다.
[‘GENOME“님이 구독권 100장을 선물하셨습니다!]
이어서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에 이경복은 더욱 미소 지었다.
“아, 지놈 님! 구독권 100장 감사합니다. 약속 바로 지켜 주시네요.”
[‘GENOME’님이 ‘1’개월 구독중입니다.]
[다들 아셨죠? 저 중인배 아닙니다^^]
감사 인사와 더불어 뒤따라온 구독 알림. 채팅창은 ‘ㅋㅋㅋ’로 도배가 됐다.
-신경 쓰는 것부터 이미 중인배 ㅋㅋㅋ
-혀엉? 남의 방송에서 얼쩡거리면 더 추해 보여!
-게놈추
-그래도 형 덕분에 갓플 영접했으니까 봐줌 ㅎㅎ
-그저 [퍼][펙][트], 그저 [완][벽]
-아 ㅋㅋ 자꾸 보니까 쓰고싶누
새로 유입된 시청자 중 지놈의 팬들도 다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이어진 구독 알림과 감사 시간.
“후아,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구독해 주실 주는 정말 몰랐네요.”
-아 ㅋㅋ 그 사이에 채팅창 클린해진 거 보소
-분탕쉑들 못 기다리고 나갔누 ㅋㅋㅋ
-생각보다 인기 쩔어서 깜놀했쥬? ㅋㅋㅋ
-요즘 분탕들은 끈기가 없어 끈기가!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 ㅋㅋㅋ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분탕들 중 대부분이 결국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버렸다.
집념의 소수가 남아 있겠지만 목소리를 내기엔 불리한 상황이니 뭔가 건수가 잡히기 전까지는 조용할 게 분명했다.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3천 5백대라니…….’
그럼에도 시청자 수는 역대 기록을 갱신했다. 지놈의 시청자들 중 일부를 흡수한 덕이었다.
-오겜무?
-미스틱 하는 거 아님?
-그럼 벌써 로그인 했겠쥬.
-오늘은 딴 거 하나?
올라오는 채팅창에 이경복은 환하게 웃었다.
“네, 맞습니다. 오늘은 미스틱 말고 새로운 게임을 좀 해 보려고 하는데요.”
-[퍼][펙][트] 야미는!?
-혀엉? 마스터 가야지!
-야미 : 이제 쉴 수 있어……
-[블랙기업] 해 버렸누 ㅋㅋㅋ
-ㄹㅇㅋㅋ 야미도 과로사한다고!
-[장오장]의 선택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둘로 나누어졌다. 대부분이 아쉬워하는 쪽이었지만.
“이전 지놈님과 거너 그라운드 합방 얘기를 했었잖아요? 근데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합방을 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오늘은 연습을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이어지는 그의 말에 분위기는 일변했다.
-[퍼][플]이 거너 그라운드를?!
-아 ㅋㅋㅋ 이건 못 참지
-피바람이 불겠누 ㅋㅋㅋㅋ
-연습(학살)
-ㅁㅊㄷㅁㅊㅇ
-미스틱 바로 나가리행!
-[퍼멘][퍼멘][퍼멘][퍼멘]
-[퍼][플] 강림!
원딜 테스트에서 보여 줬던 그 위용을 실전에서 볼 기회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