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6화 (46/491)

46화 - Over The Perfect (3)

최병훈은 탁 소리가 나도록 이마를 짚었다.

“와나, 미치겠네.”

그는 입꼬리를 실룩이다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흘렸다.

“여기서만 영상 포인트가 대체 몇 개야?”

이경복의 활약은 기본이고 이번에는 열성 팬들의 참여가 새로운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벌써 한 편의 영상이 완성된 것만 같았다.

“컨디션 관리해라.”

옆에 있던 박주호가 냉담한 목소리로 그를 일깨웠다.

“초반부터 영상각이 많이 나온다는 건, 네가 할 일이 더 늘어난다는 뜻이야.”

“아, 그거야 알지 인마. 짜슥이, 날 뭐로 보고. 나도 학습능력이 있다고. 일단 소스만 추려 내고 빡세다 싶으면 바로 보조편집자 구할 거라니까?”

“그러는 게 좋을 것 같다. 또 영상각이 나올 거 같으니까.”

박주호의 말에 최병훈이 눈을 크게 떴다.

“또 나온다니?”

박주호는 대답 대신 스마트 링크로 화면을 전송했다. 그는 연습게임 방의 생성자이자 옵저버로서 모든 플레이어를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전송된 화면에는 함께 몰려다니는 4명의 참가자가 보였다.

“아, 얘들이 걔들이지?”

최병훈도 이내 그들을 알아보았다.

“그래. 실제 친구인 구독자들.”

이벤트 사전신청자 중 특이하게도 서로 실제 친구라고 소개한 대학생들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친구 사이가 아니라 거너 그라운드 실력도 출중했다.

“팀 이름이 뭐더라?”

“홀리카우.”

그들은 한국 거너 그라운드 리그, KGL의 대학생 부문 우승자 팀이었다. 스쿼드 랭크는 물론 개인의 솔로 랭크도 다이아몬드인 실력자들.

이경복은 이런 참가자가 있다는 걸 모르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얘들 지금 경복이 노리러 가는 거지?”

“그래. 위치도 정확히 아는 걸 보면 방플도 하는 모양이다.”

“이야, 제대로 뽑았네.”

애당초 오늘 방송은 단순 시청자 참여가 아닌 티밍과 저격 대응 연습의 일환이었다.

그런 점에서 ‘홀리카우’ 팀은 이경복에게 좋은 연습 상대가 되어 줄 터였다.

“다이아 랭크 실력자를 상대로 4대1의 교전, 그것도 승리라면 영상각으로 충분하지.”

“그러게.”

두 친구는 이경복의 패배는 생각지도 않았다. 최병훈은 살짝 코끝을 찡그렸다.

“……미리 보조편집자 구해 놔야겠다.”

* * *

버스를 몰고 가던 이경복의 눈가가 살짝 떨렸다.

‘기습인가?’

육감의 감지 범위 내에 4명의 사람들이 잡혔다. 느껴지는 감각은 불길하거나 꺼림칙하지 않았다.

저격이나 상금을 노린 게 아니라 자신의 팬이라는 뜻.

‘내 팬 중에도 실력이 좋으신 분들이 있나 보네.’

하지만 학교에서 만났던 팬들과 달리 이들은 다른 곳에서 파밍까지 마치고 자신을 찾아왔다.

그만큼 준비를 착실히 해 뒀을 게 분명했다.

“지금!”

그때 멀리서 숨어 있던 팬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외침에 반대편에 있던 팀원이 쇠가시를 바닥으로 밀었다.

-헐? 뭐임?

-매복임?

-ㅎㄷㄷ위치를 어케 알았누?

-방플 허용이자너 ㅋㅋㅋ

-스파이크 트랩까지 준비했네 ㄷㄷ

스파이크 트랩은 대 차량용 아이템으로 밟는 순간 바퀴가 터지며 차량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아무리 내구도가 뛰어난 스쿨버스라지만 바퀴가 터지면 고철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어씨 망했누;;

-제로백 속도 너무 빠르다앗!

-핸들 이빠이 꺾어!

-그러면 차가 뒤집어지잖슴!

멈추기에는 이미 늦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관성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거리였다.

이에 시청자들이 당황했지만 이경복은 오히려 엑셀을 밟았다.

“여러분, 안전벨트는 생명벨트라는 거 잊지 마세요.”

그는 여유롭게 멘트까지 치고 안전벨트까지 맸다. 이에 채팅창에 무수한 물음표가 떠오른 순간이었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이 덜컹이며 옆으로 틀어졌다. 이경복이 곧장 핸들을 꺾어 버린 덕이었다.

-어어어어!

-부딪친다!

-으아, 앙돼!

시청자들이 기겁하는 사이 이경복은 빠르게 수류탄을 창밖으로 떨어뜨렸다.

이윽고 폭발과 함께 밀쳐 낸 충격으로 버스가 뒤집어졌다.

“이게 뭔……!?”

“이런 미친!”

대기하고 있던 홀리카우 팀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버스가 360도로 회전하며 스파이크 트랩을 넘어 버린 게 아닌가.

-무친! 이렇게 피한다고!?

-자폭 점프 뭔뎈ㅋㅋㅋㅋㅋㅋ

-퍼펙트 점프! 퍼펙트 점프! 퍼펙트 점프! 퍼펙트 점프!

-아 ㅋㅋㅋ 트랩 있으면 뛰어 넘으면 되지.

-함정에 걸리는 건 역시 [퍼][펙][트]하지 않아.

-ㄹㅇ 스쿨버스라서 가능했다 ㅋㅋ

내구도가 가장 높은 차량인 스쿨버스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폭사했을 터였다. 이어 쿵하는 소리와 함께 착지한 버스는 곧바로 후진하며 홀리카우 팀 쪽을 바라보았다.

“짜잔.”

운전석에 앉은 이경복은 생글생글 웃으며 총구를 들었다.

“야 타! 얼른 타!”

하지만 홀리카우도 넋 놓고 당할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았다. 대기하고 있던 운전수들이 빠르게 다가와 두 사람을 태웠다.

“오, 상당히 재빠르시네.”

이경복은 순수하게 놀랐다.

이 정도로 빠르게 행동하는 상대는 만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 뭐임? 홀리카우 팀 아님?

-헐ㅋㅋㅋㅋ 찐이네

-그게 뭔데 쓉덕ㅅㅋ!

-KGL 대학 우승팀 모름?

-저 사람들 전부 다이아 랭커임ㅋㅋㅋㅋㅋ

몇몇 시청자들이 총구에 겨눠진 홀리카우 팀의 닉네임을 보고 알은 체를 했다.

이경복은 채팅을 읽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이아 랭커? 긴장 좀 해야겠네요. 제가 질지도?”

-또또 나왔쥬?

-퍼펙트 기만 브레스 발사!

-ㅈㄱ ㅈㅈㄷ? ㅈㄱ ㅈㅈㄷ?

-아 ㅋㅋ 안 질 거 아니까 킹받네

-ㄹㅇㅋㅋ 우승팀 할애비가 와도 안심되자너

-할애비면 오히려 약한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

그 사이 홀리카우 팀은 능숙하게 2명씩 나누어 사륜차 두 대로 추격을 시작했다. 좌우로 나누어 양각을 노리는 형태.

이경복은 한 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권총을 들었다.

“일단 하나.”

그가 방아쇠를 당기자 격발음과 함께 팀원 하나가 머리를 젖혔다.

[당신의 ‘D.eagle’을 사용한 헤드샷으로 ‘Holycow_막타’가 기절했습니다.]

그와 함께 나타난 메시지.

“까비.”

아쉽게도 킬 메시지는 아니었다.

-무친 ㅋㅋㅋㅋㅋ

-한 손 후진에 한 손 헤드샷?

-아 ㅋㅋㅋ 간지 터지누

-ㅈㄱㅈㅈㄷ 해놓고 바로 헤드샷 박는 거 뭔데!

-데글은 권총이라도 마이 아픈데

-3뚝이 살렸다 ㅋㅋㅋ

홀리카우 팀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차를 터트려!”

“오케이!”

내구도가 높다고는 해도 이미 이경복의 점프(?)로 스쿨버스는 손상을 입은 상황. 그들은 이경복을 직접 노리기보다 차량을 폭파시키기로 결정했다.

-치졸하게 차 폭파 노리는 거 무엇?

-아 ㅋㅋㅋ 달리면서 운전석 못 쏘냐고.

-ㄹㅇㅋㅋ 갓플은 할 수 있는데.

-트수들 눈 상향 평준화 된 거 보소 ㅋㅋㅋ

-신의 눈‘만’ 갖게 된 트수들

-뭐야 ㅅㅂ 신의 실력도 줘요!

시청자들이 떠드는 사이 그들은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양쪽에서 수류탄과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이경복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는 핸들을 돌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두 발의 총성과 함께 날아들던 폭발물들이 공중에서 터졌다. 이경복이 미리 차체를 순차적으로 빼 두었기에 피해는 경미했다.

-캬! 미쳤고!

-아 ㅋㅋㅋ 이 형 또 영화 찍네

-액션무비 ON

-영화는 그래도 연출이지 ㅋㅋ

-이건 참트루 액션이라굿!

-아아, 그게 바로 [퍼][펙][트] 액션이지.

“아니, 이게 뭔…….”

“와씨! 진짜로 보니까 미쳤다!”

“갓플님! 팬이에요!”

시청자는 물론이고 홀리카우 팀의 애정표현에 이경복은 실소가 나왔다.

“안 되겠다! 얘들아!”

“이런!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갓플님 드리려고 준비했어요!”

하지만 이내 웃음은 황당함으로 변했다. 홀리카우팀이 꺼낸 비장의 무기 때문이었다.

-이런 미친 ㅋㅋㅋㅋ

-알라봉이 여기서 나온다고?

-보급템 스폰의 폐해 ㅋㅋㅋㅋㅋ

-개꿀잼ㅋㅋㅋㅋㅋㅋ

대전차로켓으로 유명한 ‘RPG-7G’, 유저들 사이에서는 속칭 ‘알라봉’이라고 불리는 무기였다.

저걸 맞게 되면 아무리 스쿨버스라도 버틸 수 없을 게 분명했다. 그런 위기감 때문일까.

이경복의 육감은 순식간에 날카롭게 돋아났다. 세 차량의 이동과 불어오는 바람, 대전차 로켓을 들고 있는 상대의 자세와 조준 방향까지.

망라한 정보의 총체가 그의 머릿속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기 시작했다.

‘이거 되겠는데……?’

그리하여 그의 감각에는 대전차로켓의 궤적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이경복은 곧장 판단과 함께 행동에 나섰다.

그는 총구를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발사된 탄환이 도달한 곳은 공격자가 아니라 버스의 창문이었다.

‘됐어.’

유리가 깨지는 순간 대전차로켓이 불을 뿜었다. 날아든 포탄은 이미 이경복이 던진 수류탄으로 깨진 창문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정확히 이경복이 막 부순 창문을 통과해 맞은편에 있던 다른 팀원의 차량으로 날아들었다.

“어어어어!?”

발작처럼 터진 비명과 함께 차량이 폭발에 휩쓸렸다.

[Holycow_평타 >>RPG-7G>> Holycow_첫타]

[Holycow_평타 >>RPG-7G>> Holycow_막타]

이어 연달아 떠오르는 킬 메시지에 다른 팀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게 무슨!? 꺽!”

이경복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재차 돌아간 그의 총구는 운전자의 머리를 노렸고, 단발의 비명을 내지른 그는 곧바로 기절했다.

운전대를 놓친 그 차량은 곧바로 바위를 들이박으며 폭발했다. 그리고 마치 연쇄 폭발을 일으키듯.

-스포) 이게 말이 됨?

-아 스포밴 좀.

-엌ㅋㅋ 홀리카우 개같이 멸망 ㅋㅋ

-ㅅㅂ 개 미친!

-이렇게 계속 미치면 사실상 정신병원 아니냐 ㅋㅋㅋㅋ

-점심 나가서 먹을 것 같아! 점심 나가서 먹을 것 같아!

-트수는 좀 방구석에서 나가!

-오직 퍼플만. 오직 퍼플만. 오직 퍼플만. 오직 퍼플만.

-[퍼멘][퍼렐루야](기도콘)

-아 ㅋㅋㅋ 기적이 눈앞에서 벌어지는데 어쩌쉴?

-야! 인도영화도 이렇게는 안 만들겠다!

-아 ㅋㅋㅋ 인도영화가 간지는 쩔지

채팅창도 터졌다.

그 사이 이경복은 유유히 버스를 멈춰 세웠다.

“제가 말했죠? 안전벨트는 생명벨트라고. 벨트 안 하면 이렇게 튕겨 나오는 겁니다.”

그는 버스에서 내려 차에서 튕겨 나온 팀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갑분 공익광고 뭔데 ㅋㅋㅋ

-아 ㅋㅋ 이제 안전벨트 X자로 맨다

-ㄹㅇㅋㅋ 이제 조수석 벨트도 내거임

-조수석 거는 왜 뺐냐 미친놈아 ㅋㅋㅋㅋ

그 사이 이경복은 죽은 팀원의 아이템을 파밍했다.

“농담이고, 이분들 실력 정말 괜찮으시네요. 덕분에 알라봉도 가져갑니다.”

-구독자 삥 그만 뜯어!

-지금 그냥 가져가면 욕먹을까 봐 칭찬하는 거 맏찌?

-아 ㅋㅋㅋ 립서비스도 퍼펙트하자너

-[블랙기업]특) 돈 대신 칭찬으로 때움

-악독하다 악독해……!

시청자들이 장난스럽게 몰아가자 이경복은 방긋 웃었다.

“제게 주기 싫다면 안 죽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

-아 ㅋㅋ 여기서 비겁하게 팩트를?

-온라인에서는 선날승이 국룰인거 모름?

-비겁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는 갓플ㅠㅠ

-아무튼 비겁함! 비겁한 거임!

그리 필요한 아이템을 골라내던 중 이경복의 눈에 독특한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비상호출?”

이내 아이템 설명을 읽은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났다.

* * *

업타운 지역에는 높은 빌딩이 많다. 때문에 이곳은 건물 옥상에 저격소총을 얻은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잡고 킬을 노리는, 이른바 ‘캠핑’ 혹은 ‘부동산’ 메타의 요충지기도 했다.

상금을 노리거나 퍼플을 저격하려는 이들 역시 그러한 플레이를 노렸다.

그중에서도 한 옥상에는 무려 5명의 플레이어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 계속 존버만 타려니까 좀 지루하네요.”

“그냥 다른 사람들 킬 딸까요?”

“에이, 참으세요. 괜히 그랬다가 공공의 적이라도 되면 피곤해집니다.”

“앞으로 한 10분 정도면 올 거니까 조금만 더 참죠.”

“아, 상금 받으면 뭐하지.”

그들은 오픈 톡방을 통해 만난 저격러들이었고, 외부메시지를 통해 퍼플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설마 안 주지는 않겠죠?”

“안 주면 바로 나락가는데 주겠죠.”

“혹시 몰라요. 이런 자식들은 아주 돈독이 올랐으니까.”

“진짜, 나중에 이름만 바꿔서 돌아올 수도 있죠.”

“진짜 스머들은 프라이버시 못 쓰게 해야 된다니까요?”

“그러니까요. 쉽게 돈 벌면서 얼굴은 왜 숨기나 몰라.”

“돈은 벌고 싶고 리스크는 감수하기 싫은 거겠죠.”

“꼭 이런 놈들이 나중에 뒷광고 하다가 걸리고 사과한 다음 6개월 지났다가 칼복귀 한다니까요.”

“법이 약해서 그래요 법이.”

그들은 뒷담화를 나누며 시간을 때웠다. 아무런 근거 없이, 다른 문제 있는 개인 방송인의 사례를 확대 해석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채웠다.

그때 삑하는 알림음이 연달아 들려왔다

“뭐야?”

“뭔데요?”

“아니, 잠시만요. 갑자기 뭔데 메시지를 미친 듯이 보내지?”

연락책을 담당하는 플레이어가 눈살을 찌푸리며 메시지를 열었다.

[>4인 스쿼드랑 교전 중]

[>뭐야 씨발?]

[>미친 이겼네]

[>템 파밍 중]

[>알라봉 있으니까 조심]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릴 듯?]

[여기까지 읽었습니다.]

[>ㅅㅂ 비상호출이다]

[>지금 뱅기타서감]

[>위!]

[>위위! 위!]

[>바로위라고!]

비상호출은 처음 게임 진입 때 타고 있던 비행기를 다시 호출하는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다시 비행기에 탑승해 낙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위? 아니, 설마……!”

연락책의 말에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젖혔다.

“네?”

“위가 왜요?”

“어?”

그런 그들의 눈에는 맑은 하늘과 구름, 그리고 그 아래로 점점 커지는 점 하나가 보였다.

“……저거?”

“이런 미친!”

“어, 어어어어어!?”

그것은 점이 아니라 이경복이었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그의 어깨 위에는 묵직한 대전차로켓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포탄이 그들을 향해 떨어졌다.

“쏴! 얼른 쏘라고!”

“피해요!”

“우아아악!”

조금 전까지 일치단결했던 그들은 바로 와해되었다.

황급히 저격 소총을 드는 사람과 비명을 내지르며 우왕좌왕하는 사람, 그리고 난간으로 달려가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이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쾅하는 폭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고 난간까지 달려갔던 플레이어는 튕겨 나가 밖으로 떨어져 추락사했다.

자욱하게 일어난 폭연 한가운데 이경복은 낙하산과 함께 사뿐하게 착지했다.

-엌ㅋㅋㅋㅋㅋ 개꿀잼ㅋㅋㅋㅋ

-거그에 공중폭격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ㄹㅇ 공중폭격은 상상도 못했다

-오늘 방송은 레전드가 아닌 순간이 없누 ㅋㅋㅋㅋㅋㅋ

-당연한 거 아님? 갓플 그 자체가 레전드인데

-이건 간신인가 아님 맞말인가.

-갓직히 이건 팩트지 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은 명확했다. 이경복은 웃음을 흘리며 죽은 플레이어들을 훑었다.

‘저격러들이 모여 있어서 다행이네.’

그가 이곳을 노린 이유.

저격러들이 뭉쳐 있었던 만큼 육감에도 더 명확히 탐지가 된 덕이었다.

하지만 그의 육감은 아직도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그는 죽은 이들로부터 저격소총을 획득하며 말했다.

“방플러 분들. 제가 저격은 처음인데 한 수 부탁드릴게요.”

이제 남은 저격러들을 그가 저격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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