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 퍼지데이 (3)
[퍼펙트플레이 >>S686P>> 미국산소고기 (HEAD SHOT!)]
[퍼펙트플레이 >>S686P>> 호주산소고기 (HEAD SHOT!)]
[GENOME >>AK47M>> 레옹의마틸다]
연이어 떠오르는 킬 메시지.
유적지에 파밍을 하러 온 두 플레이어는 사색이 됐다.
“하필이면 왜 여기에……!”
“그러니까 차라리 훈련소 가자니까!”
두 사람은 그저 듀오 랭크 게임을 즐기려는 선량(?)한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낙하를 하고 나서야 스트리머 퍼플과 지놈이 함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뭔……! 너도 좋다며!”
“쓰읍, 됐고. 지금 죽으면 MMR 나락 간다.”
“그래, 일단 빠지자.”
[퍼펙트플레이 >>S686P>> 마틸다의레옹 (HEAD SHOT!)]
그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듀오 2팀이 사라졌다. 두 사람은 마른침을 삼키며 이동했다.
“야야 잠깐……!”
“아, 왜!”
“3뚝, 3뚝이 있다고!”
한 친구를 붙잡은 건 이른바 ‘뚝배기’, 방탄 헬멧이었다. 그것도 무려 최고레벨인 3레벨의 방탄 헬멧.
통로 너머 열린 방 안쪽에 그 방탄 헬멧이 하나 있었다.
“저것만 먹고 가자.”
“돌았냐? 지금 빠져야 된다고!”
[퍼펙트플레이 >>S686P>> 상추도사 (HEAD SHOT!)]
[퍼펙트플레이 >>S686P>> 열무도사 (HEAD SHOT!)]
멀리 들려오는 총성과 함께 떠오른 킬 메시지. 퍼플이 이쪽으로 오는 게 분명했다.
“넌 차부터 확보해! 내가 3뚝 챙겨갈 테니까!”
“야!”
그는 친구를 남겨 두고 방으로 뛰었다. 혹여나 위치가 들킬까,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 바닥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방에 도착했다.
‘3뚝에 갑빠도 있네!’
방안에 헬멧만이 아니라 방탄복도 있었다. 그는 빠르게 아이템을 착용하고 무전을 켰다.
듀오인 플레이어는 거리가 멀어져도 이 무전을 통해 연락을 할 수가 있었다.
“야, 대박 대박!”
<빨랑 나와! 차 찾았어!>
“아 거참. 알았어!
<서둘……>
친구의 말이 잠시 멈칫하더니 무전 너머로 총성이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GENOME >>AK47M>> 나는야퉁퉁이 (HEAD SHOT!)]
친구가 사망했다는 킬 메시지가 나타났다.
[팀원이 사망했습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혼자라도 최후의 생존자가 된다면 한우는 당신의 것!]
별로 위안이 되지 않는 시스템 메시지가 뒤따랐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존버다.’
그는 신속히 장비를 착용하고 숨을 죽였다. 지금 상황에서는 섣불리 나섰다가는 표적이 될 터였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스트리머 퍼플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오, 좋은 거 입으셨네.”
“우악!”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만약 현실이었다면 소변을 지렸을 정도로 그는 기겁했다.
“3뚝이랑 갑빠,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데 그냥 벗으시면 안 될까요?”
스트리머 퍼플, 이경복이 그를 발견하고도 살려 둔 이유였다. 그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퍼, 퍼플 님이시죠? 직접 만나서 영광입니다!”
“오? 저를 아세요?”
“그, 그럼요! 정말 팬입니다! 매드거너 영상보고 입문했죠!”
그는 양손을 들어 항복 의사를 전했다.
‘일단 살아야 돼!’
1등은 노리지도 않는다.
MMR을 위해서라면 일단은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다. 이에 그는 퍼플의 팬을 자처하기로 했다.
“아하, 그러셨구나.”
“네네! 그, 템은 드릴 테니까 살려 주시면 안 될까요? 랭크 꼭 올리고 싶어서요…….”
“그러죠 뭐.”
의외로 순순히 대답이 나왔다.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헬멧과 방탄복을 내려놓았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역시 갓플님!”
“아유, 감사 안 하셔도 되는데.”
이경복은 웃으며 떨어진 아이템을 챙기고 총구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퍼플 님……?”
“뻥이에요.”
이경복은 간단히 답했다.
“그쪽도 제 팬 아니잖아요?”
“네?”
“팬이면 방송을 보고 계셔야지.”
그가 아차 싶은 표정을 짓는 순간 총구가 불을 뿜었다.
[퍼펙트플레이 >>S686P>> 나는야비실이 (HEAD SHOT!)]
그렇게 또 하나의 듀오 팀이 게임에서 패배했다.
-아 ㅋㅋㅋ 큐튭각 미쳤넼ㅋㅋ
-팬 사칭했다가 딱 걸렸쥬?
-ㄹㅇㅋㅋ 팬이면 방송보고 있어야지
-노력은 가상했지만 능지 이슈가 ㅋㅋㅋ
-우효! 3뚝에 갑빠 겟또DAZE!
-아아! 그는 좋은 보물 고블린이었읍니다 ㅠㅠ
시청자들은 이경복의 대처에 매우 흡족해했다.
<퍼플 님, 이 친구가 차도 몰고 왔네요.>
“아, 네 바로 갈게요.”
이경복은 지놈의 무전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밖으로 나오니 지놈이 픽업트럭 하나를 몰고 왔다.
“나쁘지는 않네요. 이게 속도는 좀 딸려도 엔진 소리가 가장 작거든요.”
-쿠나스에서 픽업트럭이면 평타지 ㅋㅋㅋ
-ㄹㅇㅋㅋ 다른 차는 엔진 소리에 다 들킴
-아예 작정하고 돌파할 거 아니면 차 끌고 다니는 건 위험하긴 하지 ㅋㅋㅋ
시청자들도 지놈의 의견에 동조했다. 이경복은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 이건 제가 준비한 선물입니다. 코스튬에 대한 보답으로는 좀 못 미치겠지만.”
“네? 아니, 3뚝에 방탄!”
-이걸 선물로 포장해?
-선물(피가 묻어있다)
-선물(강탈)
-아 ㅋㅋㅋ 입는 거긴 하네
-역시 [블랙기업]……!
-[블랙기업]특) 공짜로 받은 거 보너스로 돌려 막기함
-독하다 독해!
-지놈 블랙기업 직원 취급 뭔데!
-아 ㅋㅋ 제로백 버스에 안전모는 기본이라굿!
놀란 지놈을 보며 시청자들은 웃음을 흘렸다.
“근데 저만 입나요?”
“아, 네네. 기껏 선물해 주셨는데 코스튬을 잘 보여 줘야죠.”
이경복은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전 딱히 방어구가 필요 없기도 하고요.”
-캬하! 이거지!
-진짜 ㅋㅋㅋ 다른 사람이 했으면 개허세인데 ㅋㅋㅋㅋㅋ
-갓플이 하면 진실이 됨 ㅋㅋㅋ
-???: 안 맞으면 되는데 방어구 왜 입지?
-???: 먼저 죽이면 되는데?
채팅창 반응에 이경복은 그저 어깨만 으쓱였다. 지놈은 살짝 고민하더니 헬멧을 트럭 뒤로 던졌다.
“그럼 저도 안 씁니다.”
“네?”
“아니, 저도 가오가 있죠! 코스튬 맞췄는데 저만 쓰면 제가 뭐가 되겠어요?”
하지만 이내 그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신 방탄복만 감사히 입겠습니다.”
-앜ㅋㅋㅋㅋ 간지와 실속에서 타협했누
-역시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우리형!
-어중간하니 더 추하누 ㅋㅋㅋㅋ
-아 ㅋㅋㅋ 개웃기네 진짜
시청자들만이 아니라 이경복도 웃음을 흘렸다.
‘이래서 스트리머들이 합방을 하는구나.’
혼자 하는 방송도 재미있긴 하지만 같이하는 방송은 더욱 내용이 풍성해진다. 지놈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나.
이경복은 흡족하게 웃으며 운전석으로 향했다.
“자, 그럼 정리 끝났으니까 바로 이동하죠. 운전은 제가 하겠습니다.”
“네? 퍼플님이요?”
“예. 저는 샷건이잖아요.”
차량으로 이동 중에는 샷건으로 대응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보다는 돌격소총으로 무장한 지놈이 조수석에서 사격을 하는 편이 낫다는 뜻이었다.
-갓플이면 샷건으로도 될 것 같은데 ㅋㅋㅋ
-아 ㅋㅋ 이거 운전 못 미더워서 그런 거 아님?
-킹리적 갓심 발동!
-갓플 운전실력 생각하면 이게 맏따.
-갓플은 운전도 [완벽]하자너 ㅋ
“뭐,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죠.”
시청자들은 금방 이경복을 몰아가자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
“허, 저 운전 잘합니다!”
-저 킹전 잘합니다!
-개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
-지놈이 이런 대접 받는 거 얼마 만이누 ㅋㅋㅋ
-ㄹㅇㅋㅋ 진짜 하꼬시절에나 보여 주던 억울한 표정
-아 ㅋㅋㅋ 우리 갓플께서 기강 씨게 잡네
-퍼지 케미 무쳤고 ㅋㅋㅋㅋ
지놈은 프로 방송인이었다.
여기서 괜히 고집부리는 것보다는 방송의 재미를 추구하는 쪽을 택했다.
“하긴, 제가 오늘은 네비게이션이었죠? 버스 탑승 제대로 만끽하고 가겠습니다!”
그는 순순히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경복은 웃으며 트럭을 운전했다.
“아직 자기장은 없으니까 정석대로 일단 외곽부터 도는 게 좋겠네요.”
저격러도 있는 마당이니 안전한 플레이를 권하는 지놈. 그러나 이경복의 생각은 달랐다.
“그러지 말고 훈련소로 가죠?”
“네?”
“거리도 그닥 안 멀고, 아직 훈련소 쪽은 정리가 안 됐으니까 처리하기 쉬울 것 같아서요.”
사실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격러들 먼저 자르고 가야지.’
이경복은 4명이서 같이 뛰어내린 저격러들을 떠올렸다. 티밍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훈련소에서도 생존할 확률이 높았다.
훈련소에서 파밍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그만큼 위협요소가 될 터, 미리 처리하는 편이 방송에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이게 바로 여포의 판단?”
그 속내를 모르는 지놈의 말에 채팅창이 다시금 흥겨워졌다.
-엌ㅋㅋㅋㅋㅋㅋ 여포메타 어디 안 가쥬?
-아 ㅋㅋㅋ 스겜메타 모르냐고
-날 전장으로 인도해라!
-네비게이션이 불량인가? 주인 맘을 잘 모르누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방송 짬이 얼만데 눈치껏 모셔야지!
시청자들의 장난스러운 질책에 지놈은 바로 머리를 박았다.
“크윽……! 제가 아직 수양이 덜 되어 신탁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즉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신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즉.시.안.내
-아 ㅋㅋ 진심 눈물나온다
-이 형 진짜 오늘 청산유수네
-주둥아리 취급 받더니 진짜를 보여주눜ㅋㅋㅋ
사실 안내라고 해도 별거는 없었다. 훈련소로 향하는 방향만 알려 주면 도로를 따라가면 그뿐이니까.
그렇게 나아가기를 잠깐.
“음?”
주의를 기울이며 예민해진 이경복의 감각에 둔중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소리가 들린다는 건 육감의 감지범위 내에 있다는 뜻. 그러나 이상하게도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아이템에서 느껴지는 달달한 기분이 느껴졌다. 슬쩍 사이드 미러로 뒤를 확인해 보니 웬 검은 장갑트럭이 따라오는 게 아닌가.
“오! 패키지 트럭이네요!”
“패키지트럭?”
“쿠나스의 명물이죠!”
-WA! 패키지 트럭 모르시는구나!
-이런 거 보면 갓플이 거그 한 지 얼마 안 됐다는 게 느껴짐 ㅋㅋ
-ㄹㅇㅋㅋ 그거 때문에 인지부조화 지림
-정보) 패키지 트럭은 지놈이 설명한다.
-미친 ㅋㅋㅋㅋ 그 정보가 아니잖아!
-스피드왜건 변형기출 무냐고!
-안 고마워요 스피드왜건!
채팅창을 확인한 지놈이 입을 열었다.
“쉽게 말해 보급 차량입니다. 데미지가 누적되면 정지해서 보급 상자를 뱉죠.”
“아하.”
“쓰읍, 근데 좀 아쉽네요.”
“왜요?”
“보다시피 저거 장갑 트럭이거든요. 쉽게 멈춰 세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보통은 돌고 돌다 딸피된 거 먹는 경우가 많고, 알라봉이나 폭발물이 있으면 도전할 만한데…….”
지놈은 말끝을 흐리며 허리춤에서 수류탄을 꺼냈다. 그의 손에 들린 건 단 2개뿐이었다.
“이거로는 택도 없죠.”
이경복은 채팅창을 바라보자 다들 그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거 멈춰 세우기만 하면 되는 거죠?”
“네? 아, 그렇죠.”
“그럼 이거 하나만 빌릴게요.”
이경복은 지놈의 손에서 수류탄 하나를 낚아챘다.
“아니, 뭘 하시려고?”
지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수류탄 하나로 패키지 트럭을 턴다고?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아 ㅋㅋ 근데 왜 기대가 되지?
-갓플이 잡으니까 뭔가 될 것 같누 ㅋㅋㅋ
-아무튼 [퍼][펙][트]는 된다고!
시청자들 대부분이 지놈과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 저변에는 기대가 깔려 있었다.
“와, 나 지금 떨려. 기적을 직관할 기회인가?”
지놈은 잠시 고민하다가 흥을 돋우기로 결정했다. 이경복이 하기로 결정했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 판단한 것이다.
-아 ㅋㅋㅋ 큰 거 온다!
-스포) 수류탄 하나로 성공함
-스포밴 좀!
-않이;; 이게 진짜 된다고?
-혹시 픽업트럭을 터트리려는 건 아닐까?
-오 ㅋㅋㅋ 킹능성이따
-ㄴㄴ 패키지 트럭 정도면 그 정도 폭발은 견딤
-괜히 차량만 잃게 된다굿!
-믿습니다! [퍼멘][퍼렐루야]!
-갓플이면 된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감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이경복은 수류탄을 잡고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기회는 단 한 번이다.’
그가 운전하는 픽업 트럭의 속도는 패키지 트럭보다 느렸다. 때문에 추월당하면 다시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가진 장비로는 패키지 트럭의 뒤꽁무니를 쏴봐야 아무런 가망이 없었다.
‘이거 하나로 끝내야 해.’
고조되는 감각과 함께 이경복의 오감이 급속도로 세밀해졌다.
바닷바람에서 풍겨오는 짠내가 코를 찌르며 다가오는 장갑트럭의 엔진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채웠고, 손끝에 닿은 수류탄의 질감과 겉표면에 생긴 미세한 흠집마저 느껴질 정도.
그러나 그의 육감은 필요 없는 정보를 빠르게 구분하며 삭제해 나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필요한 정보만을 건져 내 그의 앞에 펼쳤다.
‘할 수 있어!’
그렇게 버무려진 감각의 총체가 길을 보여 주었고, 그 길을 따르는 방법을 일깨워 주었다.
이제 남은 건 그 직감을 따라 움직이면 될 뿐.
이경복은 패키지 트럭이 바로 옆에 붙은 순간 날렵하게 수류탄을 창밖으로 던졌다.
육감을 통해 미리 파악한 패키지 트럭의 이동 경로와 그가 던진 수류탄의 궤적이 교차하는 지점.
그곳에는 맹렬히 회전하는 패키지 트럭의 바퀴 휠이 있었다.
“엑?”
지놈의 발작적인 탄사와 더불어 감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윽고 이경복은 신속히 핸들을 꺾었다.
폭음은 그다음이었다.
우레 같은 폭음과 함께 패키지 트럭이 기울어지며 쓰러졌다.
-!?!??!?!?
-뭐야? 지금 뭐가 어떻게 된 거?
-와…… 실화?
-달리는 트럭에서 더 빨리 달리는 트럭에 수류탄을 던져서 바퀴 휠에 끼움
-뭔 미친 소리야 ㅅㅂ ㅋㅋㅋㅋㅋ
-않이;;; 그게 말이 됨?
-[게말콘][게말콘][게말콘][게말콘]
-않이;; 이모티콘 언제 추가 됐누?
-미친 ㅋㅋ 진짜 게가 말이 되네 ㅋㅋㅋ
채팅창이 미친 듯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반면 이경복은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아 트럭을 세웠다.
“아니, 아니, 이게. 이게 어떻게…….”
지놈은 진심으로 경악한 눈으로 기울어진 트럭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똑 부러졌던 발음은 어디가고 고장 난 응답기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아무리 튼튼해도 결국 차니까요. 바퀴가 없으면 그냥 철덩어리죠.”
그런 지놈을 바라보며 이경복은 별거 아니라는 듯 미소 짓고는 문을 열었다.
“자, 그럼 이제 선물상자를 열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