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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61화 (61/491)

61화 - 엘든 소울이 어렵다던데? (1)

오프닝이 끝나며 금빛 문자로 나타났던 게임 로고 역시 흩어졌다.

섬광이 더욱 강해지며 검은 조각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존재의 근원, 소울.>

다시금 들려오는 나레이션과 함께 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내게 남은 소울의 조각은 이것뿐이었다.>

나레이션이 끝나자 섬광이 터지고 이경복은 비로소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아, 드디어 시작이네요. 어디 보자…….”

이경복은 시선을 돌렸다. 그를 중심으로 전신 거울이 원처럼 에워싸고 있었다. 각 거울에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전사]

[기사]

[도적]

[암살자]

[마술사]

[성직자]

거울 속 이경복의 모습은 각 명패에 적힌 것과 같은 차림이었다.

-와씨 ㅋㅋㅋ 갓플 몸으로 보니까 간지 터지누

-전사 모습 상남자 스멜 ㅋㅋㅋ

-기사 코스튬 개 섹시하네

-성직자는 금발이라 그런지 무슨 아이돌처럼 보임 ㅋㅋㅋ

-이게 나라냐!

-아 ㅋㅋ 트수들은 그냥 프리셋으로 하라고

-갓플은 중세에 태어났어도 잘 먹고 잘 살았을 듯

시청자들은 거울에 비친 다양한 복장의 이경복을 보고 감탄을 터트렸다.

“커스터마이징은 몰입도 최고 설정이라 못 하고 바로 배경 선택할게요.”

캐릭터의 배경 설정.

엘든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배경을 세분화해 두었다.

배경에 따라 시작 장비와 능력치, 그리고 습득 주문이 달라졌다.

-퍼지컬이면 당연 전사 아님?

-ㄴㄴ 오히려 퍼지컬 정도면 암살자가 딱임.

-보스전 생각하면 자힐하는 성직자도 괜춘함.

-그냥 간지나는 기사 합시다!

-아 ㅋㅋ 엘알못들 왜케 많누. 간지하면 마술사지.

시청자들은 제각기 이유로 원하는 배경을 추천해 주었다. 이경복은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창을 보며 손을 내저었다.

“아, 저 시작 전에 이미 결정해 뒀어요.”

채팅창에 물음표가 빠르게 올라왔다.

“편집자 친구한테 살짝 설명을 들었거든요. 엘든 시리즈는 딱히 제약은 없고 육성도 자유롭다고. 그래서 그냥 끌리는 거 고르라고 하던데요?”

-고건 맞지

-ㄹㅇㅋㅋ 킹론적으로 주문도 다 배울 수 있긴 함

-시작 능력치만 다르지 어차피 다 마음대로 올릴 수 있음 ㅋㅋㅋ

-그래도 배경에 따라 초반 난이도가 심하게 갈리긴 할 텐데

엘든 소울을 플레이 해 본 시청자들은 적극 동의를 표했다. 이경복은 이내 한 거울 앞에 섰다.

“그래서 이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가죽에 금속을 덧댄 경갑 차림.

그가 선택한 거울의 명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주술사]

그걸 확인한 채팅창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1회차에 주수리를?

-아무리 그래도 주수리는 쵸큼……

-않이;;; 차라리 마수리가 낫지!

-혀엉! 주술사 선택해도 당장 쓸 수 있는 주술은 하나뿐이야!

시청자들은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주술사는 이름 그대로 ‘주술’을 사용하는 캐릭터. 하지만 시작부터 주어지는 주술은 하나뿐이다.

때문에 초반에는 오히려 전사처럼 근접전 위주의 플레이를 해야 했다.

-주술사면 스탯 좀 빡신데 ㅎㄷㄷ

-ㄹㅇㅋㅋ 생명력이랑 근력 완전 슈레기인디

-그래도 지력이랑 집중력은 좋긴 한데……

-운 수치도 낮아서 템도 잘 안뜸.

-아, 이거 좀 맵겠는데

-스포) 빠른 리 ㅅㄱ

문제는 주술사 배경으로 시작하는 능력치였다. 근접전에 중요한 능력치는 저조하고 주술 관련 능력치는 높지만 당장 쓸 주술이 없지 않나.

앞서 말했듯 엘든 시리즈는 배경에 제약이 없기에 구태여 페널티가 많은 주술사를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반응 보니까 제대로 골랐네요.”

이경복은 채팅창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 반응에 다시금 물음표가 홍수처럼 불어났다.

“시작부터 제일 어려운 배경을 추천해 달라고 했거든요. 제가 인터뷰 때 말했죠? 어려운 것 좀 하고 싶다고.”

-극악하기로 유명한 엘든 소울에서도 어려움을 추구하는 당신은 대체!

-아 ㅋㅋ 갓플이 또 갓플했다!

-고런 의도면 킹정이지 ㅋㅋㅋㅋ

-어째 퍼자감은 메마르질 않누 ㅋㅋㅋ

-핵불닭 먹는 한국인을 보는 외국인의 심정이 이런 것인가…!

-엌ㅋㅋㅋ바로 와닿네 ㅋㅋㅋ

-근데 킹직히 갓플이면 1회차 주수리로도 할만할 듯 ㅋㅋㅋ

이경복의 대답에 시청자들은 바로 납득했다. 그렇게 반대 의견도 사라지자 이경복은 선택을 마쳤다.

<주술사, 근원을 탐구하는 자.>

<그것이 바로 나였다.>

다시금 이어지는 나레이션과 함께 다른 거울들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허나 그 작은 소울 조각에 남은 기원만큼은 뚜렷했다.>

이윽고 주술사의 거울에 균열이 일어났다. 마치 누군가 압력을 가하듯 산산조각이 난 거울의 파편들.

<가장 오래된 영혼, 엘든 소울을 찾으라.>

아련하게 멀어지는 나레이션과 함께 시야가 암전됐다.

이경복은 이내 눈을 깜빡였다.

마치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감각이 활성화됐다.

“시작 장소는 묘지같네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 그는 마치 미라처럼 바싹 마른 시체들 틈바구니에 있었다.

몸에 쌓인 먼지를 털어 내니 묵은 먼지 냄새가 훅하고 올라왔다.

이경복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 아주 먼지가…… 버려진 묘지 같은데요?”

-고건 이제 알아봐야 됨 ㅋㅋ

-자~ 퍼청자들은 훈수 금지금지~

-ㄹㅇㅋㅋ 엘든 시리즈 불친절한 건 알아줘야지

-아 ㅋㅋ 유다희 양이랑 호감작 해야 된다고 ㅋㅋㅋㅋ

-아무리 갓플이라도 유다희 양 만날 킹능성 충분함 ㅋㅋ

-원래 엘든 시리즈는 죽으면서 배우는 게 상식임 ㅋㅋㅋ

시청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구했다. 엘든 시리즈처럼 어려운 게임 방송을 보는 재미 중 하나가 스트리머의 아등바등하는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뭐, 아주 모르는 건 아닌데 말이지.’

정작 이경복은 그런 ‘상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에게 내재된 신기와 육감이 바깥에 도사리고 있는 적들과 아이템의 위치를 전해 줬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가 시작 장비를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 이건 좀 낡긴 했는데 쓸 수 있겠네요.”

이경복은 시체 사이에 깔려 있는 낡은 손도끼와 동강난 장검, 그리고 이 빠진 나무 방패를 찾아냈다.

-오 ㅋㅋㅋ 바로 찾네

-조심성 없는 스머들은 장비도 안 챙기고 바로 나감 ㅋㅋㅋ

-바로 참교육 당하고 깨닫자너 ㅋㅋㅋ

-ㄹㅇ 정신교육 효과 오짐 ㅋㅋ

-킹직히 엘든 시리즈 하는데 장비도 없이 나다니는 게 바보지

시청자들이 그리 흡족해하는 와중이었다.

[‘고인물의정석’님이 퀘스트를 제안합니다!]

[조건 – ‘동강난 장검’만 착용하고 묘지 탈출]

[성공 – 100,000원]

기다렸다는 듯 들어온 퀘스트 제안.

“아, 퀘스트 감사합니다. 동강난 장검이면 이거죠?”

이경복은 검신이 부러진 장검을 들어 보였다. 그와 함께 채팅창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시작부터 고인물 플레이 강요 뭔데!

-아아, 모르는가? 동강난 장검은 예로부터 고인물의 상징이었다.

-정보) 동강난 장검은 엘든 시리즈 전통의 초기 장비다.

-알고 있어요 스피드 왜건!

-와 ㅋㅋ 난 저거 도저히 못 쓰겠던데

-무기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듄ㅋㅋㅋ

동강난 장검은 이미 날이 무뎌져 예기라고는 없었고, 검신이 부러진 탓에 사정거리도 단검과 비슷했다. 덕분에 사실상 맨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무기였다.

-근데 다른 배경도 아니고 주술산데 이건 좀;;;

-ㄹㅇㅋㅋ 그것도 아직 전투도 안 해 봤는데

-ㄴㄴ 갓플 피지컬이면 이 정도는 거뜬함.

-??? : 그냥 맨손으로 해도 되겠는데요?

-아 ㅋㅋㅋ 진짜 그럴 것 같은데

-아놔 스포 밴좀요

-코리아 불닭 주먹 갓플을 잊지 말라굿!

몇몇 시청자들은 걱정했지만 대다수는 그가 당연히 퀘스트를 받아들일 거라 예상했다.

그 예상대로였다.

“퀘스트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럼 동강난 장검으로만 해 볼게요.”

이경복은 웃으며 손도끼는 허리춤에, 방패는 등 뒤에 맸다. 시청자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흡족해했다.

하지만 그의 속내를 알았다면 조금은 놀랐을 터였다.

‘일단 좀 해 보고 할 만하다 싶으면 맨손 플레이도 재미있겠는데?’

이경복은 가볍게 동강난 장검을 휘둘러 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으흠, 대강 감이 잡히네요.”

-ㅔ?

-다른 스머면 걍 무시할 텐디 갓플이 말하면 진짜같누;;

-당연히 진짜니까 그렇지 ㅋㅋㅋ

-아 ㅋㅋ 망자들 다 뒤졌다.

-동강난 장검에 당했다? 부끄사로 사망함 ㅋㅋㅋ

시청자들이 떠드는 사이 이경복은 방을 빠져나왔다. 그와 함께 덜컥 멈춘 몸.

‘컷신이네.’

저벅거리는 발소리가 통로를 메웠다. 통제를 벗어난 이경복의 몸은 그 끝을 향해 나아갔다.

“……소울.”

“나의 소울…….”

통로 너머에서 그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방에 발을 내딛자.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검이 날아들었다. 다급히 몸을 굴리며 일어나자 휙하는 소리와 함께 지척에 화살이 박힌다.

이윽고 돌아간 시야.

“소울이 느껴진다……!”

“그아아아아!”

그곳에는 시체처럼 피골이 상접한, 그러나 귀기(鬼氣)가 흐르는 안광을 흩뿌리는 망자들이 있었다.

이윽고 주변 환경이 느릿하게 흘러가기 시작했고, 눈앞에서 기묘한 금빛 형체가 아른거렸다.

섬광과 함께 완성된 형체는 이윽고 한글로 바뀌었다.

[‘재 속의 불씨’]

이경복은 자연스럽게 그 글자를 속으로 읽어 내려갔다. 그와 동시에 동강난 장검이 붉게 달아올랐다.

-오 ㅋㅋㅋ 주문 사용법은 알려 주네.

-마법 쓰는 배경캐면 알려 주긴 함

-갓직히 이건 알려줘야지 ㅋㅋ

-팩트) 알려 줘도 죽는다.

-이거 맏따 ㅋㅋㅋ

채팅창 반응에 이경복은 컷신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속으로 주문을 외우면 발동하나 보네.’

그러나 생각을 이어 나갈 틈은 없었다. 컷신이 곧바로 종료되고 통제권이 돌아왔다.

바이오 크라이시스와는 컷신의 개념이 달랐다.

‘전사와 궁수 조합인가.’

이경복의 눈이 빠르게 굴렀다.

망자의 수는 넷.

양쪽의 둘은 장검을 들고 덤벼들었고 정면의 둘은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제작사의 의도를 읽어 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도망치거나 피해 봐라? 생존부터 알려 주겠다는 건가.’

이 상황에서 맞붙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양측의 검격을 막아 내는 건 어려운 일이고, 막아 낸다 해도 전방에서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 내지 못할 터였다.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럴 필요 없겠는데.’

그에게 내재된 신기가 꿈틀거렸다. 오감이 공간을 뒤덮는 것처럼 정보를 수집했다. 날아드는 화살의 궤도와 망자들의 휘두른 검로가 훤히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서 보인 활로.

이경복은 그 길을 따르기로 했다.

-왜 가만히 있누 ㅎㄷㄷ

-이 정도로 어려울 줄은 예상 못 한 듯?

-일단 빼야지!

-으아! 앙대!

시청자들의 걱정 어린 채팅이 이어지려는 찰나, 이경복이 움직였다.

큰 움직임은 아니었다. 화려한 동작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날아든 검격을 가볍게 맞받아쳤다. 동시에 캉하는 쇳소리와 함께 튀어 오른 불꽃.

아주 단순한 행동.

그러나 이어지는 상황은 그리 단순치 않았다.

“그르륵.”

이경복의 반격으로 튕겨 나간 검은 그대로 경로를 틀어 반대쪽 망자의 목을 꿰뚫었다.

그리고 이경복의 반격에 비틀거린 망자는 뒤이어 날아든 화살에 머리가 꿰뚫렸다.

그렇다면 남은 화살 하나는?

이경복은 그대로 허리를 틀며 궁수 쪽을 향해 팔을 뻗었다. 쐑하는 파공성과 함께 생겨난 붉은 궤적은 정확히 궁수가 지닌 활의 시위를 끊었다.

그것은 이경복이 잡은 나머지 화살이었다.

‘화살에도 주문이 적용되나 보네.’

이경복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대로 곧장 뛰어가 버둥거리는 궁수 둘을 향해 무기를 내질렀다. 치이익하는 살 익는 소리와 함께 달아오른 검신이 궁수의 목을 파고들었다.

“후.”

이경복은 짧게 숨을 뱉고 몸을 돌렸다. 움직이는 망자는 없었다.

-?????

-뭐임? 뭐가 어떻게 된 거임?

-이걸 다 잡았다고?

-않이 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

-진짜 와 소리밖에 안 나오네 ㅋㅋㅋㅋ

-(게말콘)(게말콘)(게말콘)

-시작부터 레전드 찍었쥬?

채팅창은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최면에서 깨어난 듯 시청자들이 감상을 표출했다.

-원래 통로로 빠져서 1대1로 잡아야 되는 게 맞는데?

-ㄹㅇㅋㅋ 검사들 먼저 잡고 궁수는 방패로 막으면서 잡거나 굴러서 접근해야 되는디

-와씨 ㅋㅋ 패링까지는 예상했는데 망자 검으로 망자 잡을 줄은 몰랐다.

-이게 일석이조지 ㅋㅋㅋㅋ

-갓플이 던진 거 화살 맞지? 날아오는 화살 잡은 거지?

-맞음ㅋㅋㅋ 근데 그걸로 망자 궁수 활시위를 찢었음

-ㅅㅂ 뭔 미친 소리냐고 ㅋㅋㅋ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ㄹㅇㅋㅋ 주술 적용돼서 빼박임ㅋㅋㅋ

믿기지가 않지만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 소란스러운 채팅창을 보며 이경복이 입을 열었다.

“화살로 시위만 끊었으니까 퀘스트 실패는 아니죠? 아, 근데 망자 무기로 망자 잡은 건 좀 애매하네요.”

그 물음에 채팅창 분위기가 일변했다.

-무친ㅋㅋㅋㅋ 이 와중에 돈 생각이냐구!

-역시 [블랙기업]의 수장 ㅎㄷㄷ

-아 자본주의의 파동! 너무 무섭다!

-킹직히 갓플은 동강난 장검만 썼으니까 괜찮은 거 아님?

-ㄹㅇㅋㅋ 조건 위반 아님

-맞말인게 화살은 소모품이라 장비로 취급 안함 ㅋㅋㅋ

그 여론에 동의하듯 퀘스트는 그대로 유지가 됐다. 이경복은 미소를 짓다가 이내 살짝 코끝을 찡그렸다.

“아, 그런데 좀 아쉽네요.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그 반응에 시청자들이 물음표를 띄웠다.

“하도 어렵다고 해서 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거 첫 전투라서 쉬운 거죠?”

-아 ㅋㅋ 또 이러네

-퍼기만 ON!

-킁카킁카! 기만숨결 너무 좋고

-그걸 왜 맡어 ㅅㅂㅋㅋㅋㅋ

-난 20트 넘게 꼬챙이가 된 지점인디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좀 익숙해졌을 때 개처럼 굴러서 겨우 살았는데

-??? : 왜 죽는 거지? 살고 싶지 않은 건가?

-살고 싶다고 말해!

-고무인간이냐고 ㅋㅋㅋㅋ

왁자지껄해진 채팅창에 이경복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쳐 내고 휘두르면 되는 건데? 아무튼 기대치를 좀 낮춰야겠네요.”

-ㄴㄴ 보스는 다름!

-ㄹㅇㅋㅋ 엘든 시리즈는 보스가 진국이지.

-트수들한테는 잡몹도 어렵긴 하지만 아무튼 다름!

-ㄹㅇㅋㅋ 트수들은 묘지 보스한테 가는 데만 몇 십 트임 ㅋㅋㅋ

-갓플이면 한 번에 갈 것 같다 ㅋㅋㅋ

-이게 바로 [퍼][펙][트]류 플레이?

-???: 죽으면서 배우는 게임이요?

-ㄹㅇㅋㅋ 유다희 양 만나지도 못 할듯

-유다희 : 아 못 오면 연락이라도 해야지 ㅡㅡ 매너 없네.

-유다희 바람맞았냐고 ㅋㅋㅋㅋㅋㅋ

-제발 나도 그만 만나고 싶다 ㅠ

-5252, 말은 그렇게 하면서 몸은 솔직한걸?

-트수들은 꾸준히 만나자너 ㅋㅋㅋ

시청자들의 위로(?)가 이어지자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보스라는 말에 오프닝 씬에서 본 괴물들이 떠올랐다.

“하긴 망자들은 사람 상대하는 느낌이니까요. 그럼 일단 보스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복은 웃으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갓플이면 1트에 엔딩 볼 것 같은 킹리적 갓심이 든다 ㅋㅋ

-ㄴㄴ 아직 이종을 못 만나봐서 모름

-아모른직다!

-근데 설레발이라 하기엔 보여준 게 너무 쩔었다

-ㄹㅇㅋㅋ 이거 보고 기대를 어케 안 함?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단 한 번의 전투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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