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70화 (70/491)

70화 - 판이 커지네

메타게이머 산하 엘든소울 커뮤니티, 엘든소울 메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니미 마녀 눈나!! 나죽어!! (999+)]

[왕국기사단 동맹루트 해금 실화냐 ㅋㅋㅋㅋ (999+)]

[묘지기 떡밥 풀려 버렸쥬? (917)]

[스포) 기사단장 “너두? 야나두!”(809)]

이경복의 방송 도중 밝혀진 사실이 실시간으로 올라왔고 신속하게 인기글에 등극한 덕이었다.

[-와 ㅋㅋㅋㅋ 미니 눈나 개커엽누]

[-눈나가 합류하는 루트라고? 이런 개꿀 루트가 있었다고?]

[-ㅅㅂ 근데 원령골렘 패턴 바뀐 거 어케 잡누]

[-모드 써도 히든 루트 뚫림? 제발……]

[-미니 눈나 소스 있는 거 밝혀졌으니까 모드 제작자님이 만들어 주실 거야!]

[-엘붕이들 깰 생각은 안 하고 모드만 찾는 거 보소 ㅋㅋㅋㅋ]

[-엥? 기사단이랑 굳이 동맹할 이유가?]

[-기사 놈들 실력 좋아서 편 먹으면 편할 것 같긴 한데]

[-기사단 동맹이면 교회랑 싸움?]

[-뭐 밝혀진 게 없어서 상상이 안 가네 ㅋㅋㅋㅋ]

[-아씨 방송 보고 싶다 ㅠ]

[-역시 묘지기 기사였누 ㅠㅠ]

[-우연이라던 쉑들 다 어디감?]

[-단장 개 지독하네 ㅅㅂ 묘지기에 처박아 놓고 찾지도 않음?]

[-혹시 안개숲 때문에 고립된 건 아닐까?]

[-와…… 고립됐는데도 의무에 충실했다는 거?]

[-이런 설정이면 또 ㅇㅈ이지]

[-블론도 쉑도 부서진 자였다고?]

[-아 ㅋㅋ 단장 쉑 엘붕이였누]

[-근데 눈나가 왜 그걸 알고 있는 거?]

[-프롬이 또 스토리 떡밥을 풀었다!]

[-엘붕이들 프롬뇌 가동!]

[-아 ㅋㅋ 퇴근하면 바로 킹시보기로 정독 간다!]

각자의 사정상 방송을 보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빠르게 댓글을 달았다.

이경복의 방송은 그렇게 평소처럼 커뮤니티에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더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큰 거 왔다!]

[아 ㅋㅋㅋ 역대급 매치 지렸다]

[무적권 내일은 본방사수임ㅋㅋ]

[결투! 결코 다시 결투!]

[결투 파티다!]

[퍼플 vs 이클립스 떴다!]

퍼플의 방송이 종료되자 시청자들이 엘든소울 메타로 몰렸다. 순식간에 폭증하는 게시글에 커뮤니티에 상주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

[-뭔 소리임? 결투라니?]

[ㄴ아 ㅋㅋㅋ 방송 안 봤누]

[ㄴ퍼플이 이클이랑 결투 예고하고 방종했음 ㅋㅋㅋㅋㅋ]

[ㄴ윗글에 클립 있다]

[-벌써 결투가 열렸다고?]

[ㄴ기사단 동맹 맺고 검의 무덤 열림]

[ㄴ다른 루트라서 빨리 열린 듯!]

[ㄴ단장쉑이 바로 열어 줌ㅋㅋㅋ]

[ㄴ딱 봐도 고인물 루트자너 ㅋㅋ]

[ㄴ진짜 ㅋㅋㅋ 시설 해금 숏컷이면 킹리적갓심이지]

흥분한 사람들이 소식을 전하자 방송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들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퍼플 대 이클 누가 이길 거 같음?]

[아 ㅋㅋ 엘붕이들 투표 함 가자

퍼플이 이길 것 같으면 추천

이클이 이길 것 같으면 비추]

[-이건 닥전 아니냐? ㅋㅋㅋㅋ]

[ㄴㄹㅇㅋㅋ 오늘 방송 보면 바로 닥전이지]

[ㄴ맞말에 개추 드립니다^^]

[ㄴ이런 식으로 인기글을 노리네 ㅋㅋㅋ]

[-이건 당연히 닥후지]

[ㄴ추천 누른 건 늅늅이들인가?]

[ㄴ엘든 소울로 유입됐으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ㅋㅋㅋ]

[ㄴ갓직히 올드비면 이클립스 뽑지]

폭발적인 관심에 인기글 목록이 물갈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내일 결투 퍼플이 이길 것 같으면 개추 (999+)]

[내일 결투 이클립스가 이길 것 같으면 개추 (999+)]

[중립 기어 박고 팝콘 뜯을 엘붕이면 개추 ㅋㅋㅋ (999+)]

[내일 방송 못 보는 엘붕이면 개추 ㅠ (999+)]

퍼플과 이클립스 둘 중에 누가 이길 것인가. 그 간단한 물음 하나에 사람들은 팽팽하게 대립했다.

[응애! 나 엘소 뉴비, 두 스머 다 몰라서 찾아봄]

[떡밥 겁나 핫한데 도통 뭔소리인지 몰라서 답답

그래서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만 찾아봤음

1. 이클립스

개인방송 경력 12년

다크링부터 시작해서 엘든 시리즈까지 전부 클리어함

방송 처음부터 12년 동안 오직 프롬 스튜디오 게임만 플레이했음 ㅎㄷㄷ

다크링 할 때는 따로 검술수련까지 할 정도로 찐팬임

챌린지 경력 개많음

스피드 런 기록

노 강화 클리어

노 회피 클리어

노 패링 클리어

노 장비 클리어

노 회복 클리어

노 레벨업 클리어 등등

이게 다크 링부터 엘든 시리즈 모두 적용됨;;

그리고 공식 수상 경력도 있음

프롬 스튜디오가 주최한 ‘엘든 킹덤 듀얼 토너먼트’ 연속 2회 우승자임

두 번 다 128강이고 세계 대회였음

우승 보상으로 엘든 킹덤에 ‘일식의 기사’ 캐릭터 들어감

이클립스는 제작사가 인정한 레전드 맞음

2. 퍼플

개인방송 경력 1달 미만

방송 전에 가상현실 게임 해본 적 없음

본인피셜 복싱 배웠고 스머 되기 전에 회사생활 함

학창시절 때 프로게이머 입단 제의 받았음

엘든 소울 전에 플레이 한 게임은 바이오 크라이시스, 미스틱 리그, 거너 그라운드임

챌린지 경력?

직접 도전한 게 아니라 퍼플 때문에 만들어진 챌린지임;;

바크 > 로건 처형 챌린지

미스틱리그 > 야미 챌린지

거너그라운드 > 불렛 핀 챌린지

엘든소울 > 동강 챌린지

수상경력은 아직 없음.

대신 좀 쩌는 건 있긴 함 ㅋㅋ

바크 > 진엔딩 봤고 제작사가 퍼플 방송 보고 난이도 하향 업데이트

미스틱리그 > 트롤캐 야미 재조명, 솔로 백도어 성공

거너그라운드 > OTP라고 팬미팅? 이벤트 해서 1:99 매치 승리함, 지놈 합방에서 뉴턴좌랑 저격러 발라버림

써놓고 다시 보니까 양쪽 다 쩔긴 하네 ㅎㄷㄷ

고생했는데 추천 좀!]

혼란한 커뮤니티에 누군가 두 사람의 업적을 정리한 글을 올렸다. 각 게시글에서 의견을 내세우던 사람들이 곧바로 모여들었다.

[-정리추 ㅋㅋㅋㅋ]

[ㄴ이제 좀 일목요연해졌누]

[ㄴ와 ㅋㅋㅋ 정리해도 좀 어려운데?]

[ㄴ아 그냥 팝콘이나 뜯으라고 ㅋㅋ]

그러나 정리한다고 해서 결론이 명확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양측 모두 자신의 입장을 공고히 했다.

[-딱 보니까 답 나왔네 ㅋㅋㅋ 이클 승임]

[ㄴ12년 짬바면 갓직히 이길만하지 ㅋㅋㅋ]

[ㄴ이거 맞말인 게 진짜 경험이랑 연륜은 무시 못 함 ㅋㅋㅋ]

[ㄴ12년 vs 1달 무엇? ㅋㅋㅋㅋ]

[ㄴ이클이 진짜 대단하긴 하네 ㅅㅂ ㅋㅋㅋㅋ]

[-난 갓플도 좋아하긴 하는데 게임 차이가 나긴 하네]

[ㄴ바크랑 거그는 총쌈이고 미스틱은 판타지긴 해도 엘소랑은 완전 다름]

[ㄴㅇㅇ 내말이! 폄하하는 게 아니라 종겜스의 한계임]

[ㄴ진짜 ㅋㅋㅋ 그냥 억까가 아님]

[ㄴ갓플이 진짜 쩔긴 하는데 이클이 너무 썩은물이긴 해 ㅋㅋ]

이클립스를 응원하는 측은 경력과 전문성을 앞세웠다. 하지만 퍼플을 응원하는 쪽도 만만치 않았다.

[-않이 ㅋㅋ 기간이 대체 뭔 상관이냐고 ㅋㅋㅋㅋ]

[ㄴ진짜 ㅋㅋㅋ 지금 잘하면 된 거 아니냐?]

[ㄴㄹㅇㅋㅋ 게임이 무슨 호봉제도 아니고]

[ㄴ12년 했다고 구사일생 구간 3분 돌파할 수 있는 거 아니잖슴!]

[ㄴ오히려 한 달 만에 이 정도라는 건 더 개 쩐다는 뜻 아닌가?]

[ㄴ각성 묘지기랑 싸우는 거만 봐도 실력은 이미 검증된 건데 ㅋㅋ]

[-이건 백퍼 퍼플이지 ㅋㅋ 뉴턴좌도 찌바른 레전드자너]

[ㄴ고럼고럼! 유일무이하다 이말이야]

[ㄴㄹㅇㅋㅋ 심지어 뉴턴좌가 천만원 싸들고 와서 코칭 받고 감]

[ㄴ이클이랑 뉴턴좌랑은 어케 됨?]

[ㄴ이클은 저격 안 당했을걸?]

[ㄴ엌ㅋㅋㅋ 이클은 저격 대상도 안 된다는 뜻?]

[ㄴ그건 아님. 뉴턴좌는 재능충들만 목표로 잡음. 이클립스처럼 노력파는 찾아간 적 없음]

[ㄴ왜케 잘 아누? HOXY 사과단이니?]

[ㄴ알고 보니 뉴턴좌 본인이었고 ㅋㅋㅋ]

[ㄴ뉴턴좌 현장에서 검거]

퍼플을 지지하는 측은 순수한 실력과 뉴턴좌에 대한 승리를 근거로 내세웠다.

댓글로도 갑론을박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창 격론이 오가는 와중이었다.

[이클립스 공지 떴다!]

누구라도 주목할 만한 제목, 사람들은 곧바로 게시글을 확인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였다.

이클립스가 자신의 큐튜브에 올린 영상이었다.

<반갑소!

본인은 ‘이클립스’라고 하외다.

이미 알 만한 이들은 모두 아는 소식이지만 내 직접 이 경사를 알려야 하기에 포고를 결정했소이다.

먼저 갑작스러운 결투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 준 퍼플 경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오!

만전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해 줬다는 점 역시 명예를 아는 기사라는 증거!

이번 결투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울 것으로 기대가 되는구려.

이에 가신들에게 고하노니!

결투 일시는 퍼플 경의 뜻을 따를 예정이오. 이는 그 배려에 보답하고자 함이니 불평이 없길 바라겠소!

더불어 하나 더 요청드릴 것이 있소. 내 그동안 어찌 연락해야 할지 몰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퍼플 경과의 결투가 성사되었으니 뜻을 전하오.>

영상 속, 중무장한 차림의 이클립스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 내다가 카메라를 직시했다.

<방랑기사, 뉴턴좌!

이번 결투에 경께서도 오길 바라오. 그간 위명은 많이 들어왔소만 아쉽게도 본인은 찾지 않았더구려.

언젠가 한 번 무용을 겨루어 보고 싶었는데, 경께서도 퍼플 경과의 승부를 원한다고 들었소!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겠소이다!]

그와 함께 영상이 끝났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반응은 격렬했다. 뉴턴좌를 직접 언급하며 참전을 요구한 덕이었다.

[-미친 ㅋㅋㅋ 오피셜로 뉴턴좌 끌어들이기 ㅋㅋ]

[ㄴ역시 이클립스야! 태연하게 저질러 버렸어!]

[ㄴ방랑기사 뭔뎈ㅋㅋㅋㅋㅋ]

[ㄴ이게 혼모노지 ㅋㅋㅋㅋ]

[-이거 안 나오면 쫄보 되는 거 아님?]

[ㄴ이거 맏따 ㅋㅋㅋㅋ]

[ㄴ이클도 알고 지른 듯 ㅋㅋㅋㅋ]

[-퍼플 vs 이클 vs 뉴턴 라인업 미쳤누 ㅋㅋㅋㅋㅋ]

[ㄴ아 ㅋㅋ 이건 못 참지 ㅋㅋ]

[ㄴ무친 피지컬 3인방 ㅎㄷㄷ]

[ㄴ망할 수가 없는 방송]

[ㄴ방송천재냐고!]

밤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 * *

다음날.

이경복은 친구들과 단골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팀 퍼펙트의 회의시간이었다.

“야, 미친. 이거 봐라.”

최병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로 홀로그램을 띄웠다.

[승부식]

[퍼펙트플레이 : 이클립스]

[승 – 3.48] [패 – 1.16]

이경복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박주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뭔데?”

“불법 도박이군.”

박주호의 대답에 최병훈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거 문제되는 거 아니냐고 제보가 왔더라. 하여간 정신 나간 토토충들. 뭐든 걸 건덕지가 있으면 다 걸어요.”

인터넷 사설 도박장에 이경복과 이클립스의 대결이 종목으로 선정된 것이다.

박주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배당률을 보니 지능 수준을 알 만하네.”

“내가 질 거라는 쪽에 더 많이 건 거지?”

“뭐, 도박꾼들이 정상적으로 머리가 돌아가겠냐? 이클립스 님이 방송 오래 했으니까 더 잘하겠거니 싶은 거겠지.”

최병훈은 퉁명스럽게 말을 뱉고는 홀로그램을 껐다.

“쯧, 재미를 즐기려면 그냥 트라이 포인트 베팅이나 할 것이지.”

“포인트 베팅? 트라이에서 도박도 한다고?”

“아니, 비슷하긴 한데 다르다. 돈을 걸고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 포인트를 걸고 하는 거니까.”

박주호의 설명에 이경복이 눈을 돌렸다.

“시청자 포인트는 또 뭐야?”

“시청 시간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다. 일종의 팬심 측정기라고도 볼 수 있지.”

“오…… 경험치 같은 느낌인가?”

“그런 개념으로 봐도 좋겠네. 그걸 우리 쪽에서 설정한 내기 항목에 따라 시청자들이 베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무래도 방송기간이 적어서 쌓인 건 많지 않겠지만, 마침 이번 결투 때 활용하자고 말할 참이었어.”

최병훈이 옆에서 한마디를 거들었다.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은데? 시청자들이 그럼 방송에 더 몰입할 거 아냐.”

“그래서 그런지 다른 스트리머도 자주 활용하는 기능이다. 이번에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참, 이런 거 보면 진짜 방송 뉴비인 게 티가 나는데. 하는 건 또 방송 천재라니까.”

최병훈이 그걸 보고 실소를 흘렸다. 박주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해 주의를 환기시켰다.

“다시 집중하지. 안 그래도 이번 결투는 판이 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클립스 님이 뉴턴좌를 초청했다며.”

이경복은 일어나자마자 커뮤니티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 들었다.

뉴턴좌가 언급됐을 때, 이경복은 광고에서 봤던 걸그룹 멤버를 다시 떠올렸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어, 진짜로 하더라고.”

최병훈의 목소리가 그의 주의를 다시 돌려놓았다.

물론 이클립스의 독단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그는 사전에 이경복에게 양해를 구했다.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PVP는 누구나 환영이라고 선언했으니까 상관없지.”

“관심이야 많이 받을수록 좋기도 하고.”

이경복과 최병훈은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박주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두 친구를 돌아봤다.

“그런데 예상보다 관심이 많이 끌린 모양이다.”

“왜?”

박주호는 테이블 중앙에 메일 하나를 띄웠다.

“메타게이머에서 연락이 왔어.”

메일 상단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웹진, 메타게이머의 로고.

이경복과 최병훈은 의문을 숨기지 않았다.

“갑자기?”

“엉?”

“그래, 이번 결투…….”

박주호는 손가락으로 메일을 스크롤해 핵심 부분을 짚었다.

“메타게이머에서 중계권을 사고 싶다는 내용이다.”

화제의 중심에 취재진이 빠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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