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 편집자의 밤
심야.
스트리머 퍼플의 방송은 끝났지만 팀 퍼펙트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본격적이었다.
편집자, 최병훈은 작업 중이던 영상을 마무리 지었다.
[퍼펙트류 장비제작법, ‘만해(萬垓)’!]
화면 속에는 대장간에서 망치를 든 이경복의 옆에 만화에서 사용하는 말풍선이 붙어 있었다.
최병훈이 선택한 썸네일과 제목이었다.
‘됐다. 일단 이것부터 먼저.’
그는 업로드 버튼을 누른 후 짧게 숨을 돌렸다. 그러나 아직 휴식을 취할 때는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톡을 열었다.
[>영상 편집 끝났음]
[>검수하고 피드백주면 바로 수정함]
상대는 프리랜서 편집자인 ‘매드맨’이었다. 평소보다 방송이 늦게 끝난 만큼 작업량도 늘어났기에 다시 의뢰를 맡겼다.
타락기사와의 전투부터 설산비룡과의 보스전 이전까지의 분량이 담긴 영상이었다.
최병훈은 빠르게 영상을 훑어보고 피드백을 작성했다.
[>비룡 전까지 스토리는 오케이.]
[>그런데 타락기사 전투씬은 갈아엎어야 되겠다]
[>일단 슬로우 모션을 너무 많이 썼음. 퍼플이 너무 빠르게 처리해서 포인트 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같은 연출이 반복되면 금방 지루해지거든?]
[>그것보다는 카메라 워킹을 다변화해 줘. 오히려 당하는 기사 시점에서 보여 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익숙한 게 편하다는 건 알아. 그래도 현대전 감성이랑 다르다는 걸 좀 신경 쓰고 고민 좀 더 해 봐.]
비록 친분이 있긴 하지만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야 하는 법.
매드맨은 거너 그라운드를 전문적으로 편집해 왔기에 이런 냉병기 전투 편집에는 미숙한 점이 눈에 보였다.
[>알았음!]
[>피드백 고마움. 듣고 보니 전부 맞말임. 이렇게 해서는 퍼플을 더 부각시킬 수 없음.]
[>최대한 반영하고 수정본 전달하겠음]
최병훈이 톡을 보내자마자 바로 답변이 돌아왔다. 매몰찬 평가에도 의욕이 눈에 보였다.
‘이 녀석도 이제 완전 퍼며들었네.’
최병훈은 매드맨의 태도에 웃음을 흘렸다.
‘하기야 경복이만한 소스를 어디서 찾겠냐.’
매드맨은 돈도 돈이지만 자신의 작품에 돌아오는 반응을 더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이경복은 그 자체로 최고의 영상 소스일 테니, 다른 사람은 쉽게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
‘자기 채널도 제쳐둘 정도면 뭐 말 다했지.’
매드맨이 운영하는 채널, ‘매드 거너’의 영상 업로드 주기가 최근에는 뜸한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다.
“우으으……!”
최병훈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굳은 몸과 뼈에서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다.
그는 냉장고에 비축해 둔 에너지 음료 캔을 땄다. 가볍게 목을 축이며 스마트 링크로 커뮤니티를 살폈다.
“햐…… 아직도 화력이 대단하네.”
따로 퍼플의 이름을 검색할 필요도 없었다. 대부분의 게시글들이 방송 후기였기 때문이었다.
흥미롭게도 그 반응 또한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져 있었다.
[스포) 프롬은 킹갓근본을 잊지 않았다]
[역시 엘든 시리즈는 기사지!]
[전작과 달리 기사단 대우가 좀 그렇다 싶었는데 역시나 ㅋㅋㅋ]
[자기가 엘딱이다 싶으면 무적권 퍼플 방송 봐라 2번 봐라]
커뮤니티 계정 레벨이 높고 그만큼 활동 기간이 오래된 사용자들과 엘든 시리즈의 올드비들은 이번에 기사단의 활약이 부각되자 만족을 표했다.
[프롬 차기 신작 나왔음 ㅋㅋㅋ]
[엘든무쌍이 출시 됐다는 소식 알고 계셨나요?]
[엘든제일검께서 만병지왕은 검이라는 걸 증명하셨다!]
[다구리에는 창 쓰라는 놈 누구? 산동악가 출신이니?]
반면 비교적 계정 레벨이 낮은 뉴비들은 퍼플의 활약에 더욱 집중했다. 그중에서도 엘든 시리즈에서는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무쌍’ 플레이에 대한 감탄이 주를 이루었다.
최병훈은 커뮤니티 드립에 실소를 흘리며 추천수가 많은 게시글로 눈길을 돌렸다.
[갓플은 최종보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 같음?]
꽤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이 눈에 띄었다. 최병훈은 내용을 읽어 보았다.
[일단 난 엔딩 하나는 봤음
그래도 뉴비들 볼 수 있으니까 스포 자제하고 댓글 좀 ㅋㅋㅋ
혹시 모르고 들어온 뉴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최종보스는 프롬이 코옵을 권유할 정도로 빡센 보스임]
[-퍼플이면 무적권 솔플이지 ㅋㅋ]
[ㄴ엘든제일검이면 가능하긴 해]
[ㄴㄹㅇㅋㅋ 또전드 영상 나온다고]
[ㄴ근데 솔플하면 배드 엔딩아님?]
[ㄴㅅㅂ 꼭 스포하지 말라는데 스포하는 쉑이 있다니까]
[ㄴ스포충 차단 ㅅㄱ]
[-코옵하는 게 맞지ㅋㅋ 이클도 했는데]
[ㄴㅇㅇ 이클도 5명인가 심사해서 뽑았음]
[ㄴ아 그거 꿀잼이긴 했지 ㅋㅋㅋ]
[ㄴㄹㅇㅋㅋ 그래도 겁나 아슬아슬했자너]
[ㄴ프롬이 진짜 최종 보스전을 악랄하게 구성했음ㅋㅋㅋㅋ]
[-저격러 예상하면 합방 아님?]
[ㄴ오? 그럼 이클이랑 같이하려나?]
[ㄴ지놈이랑도 친하드만 ㅋㅋㅋ]
[ㄴ그럼 퍼지이 조합인가 ㅋㅋㅋ]
[ㄴ의외로 뉴턴좌 나오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
[ㄴ그 악질이 같이 싸우겠냐 ㅅㅂ]
최병훈이 빠르게 댓글을 훑는 와중 ‘삑’ 하는 알림음이 그의 집중을 앗아갔다.
“아, 다 됐나.”
영상 업로드가 완료됐다는 알림이었다. 최병훈은 홀로그램을 치우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아직 편집해야 할 영상이 많았다.
‘어떻게든 점심 전까지 업로드 한다.’
방송이 주목받고 있을 때 영상이 올라와 있어야 최대한 유입을 끌어올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적 시점은 바로 점심시간이었다.
큐튜브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인기 급상승을 또 타야지.’
그보다도 중요한 건 바로 큐튜브의 알고리즘이었다. 조회수 상승세를 감안하면 점심 즈음에 올라온 영상은 저녁이나 밤중에 인기 급상승 영상으로 등록될 터였다.
‘그렇게 잠재 시청자를 더 끌어온다.’
편집자의 역할은 그저 영상을 편집해 올리는 게 끝이 아니다. 채널 운영은 취미가 아니라 비즈니스이기에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병훈은 훌륭한 편집자였다. 의욕은 물론이고 실력까지 갖춘, ‘팀 퍼펙트’에 어울리는 인재였다.
그는 다시금 작업에 정신을 쏟았다. 보스전 영상 편집 도중에도 매드맨의 수정본을 다시 검수하고 업로드를 했다.
* * *
검은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변했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왔다. 이윽고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올 무렵이 되어서야.
“으으…… 끝났다!”
최병훈은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것도 예상보다 더 이른 시간에 작업을 마친 것이다.
[>최병훈, 아직 안 자냐?]
때마침 박주호의 톡이 도착했다.
[>ㅇㅇ 아직 안 잠]
[>컨디션은 괜찮나?]
[>멀쩡하지. 오히려 더 빨리 끝냄]
[>그럼 영상 쪽도 다 업로드가 된 거?]
[>ㅇㅇ 지금 업로드 중임.]
[>그래, 수고했다. 이제 얼른 자라.]
최병훈은 실소를 흘렸다.
매니저답게 일어나자마자 바로 편집자의 컨디션과 업무 스케줄을 확인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오, 다 깨어 있네.]
[>어제 방송 좀 늦게 끝내서 영상이 좀 길어졌지?]
이윽고 이경복의 톡이 도착했다.
[>마! 이 정도는 다 커버할 수 있다니까?]
[>그리고 뽑을 영상 많아지면 돈 더 벌고 좋은 거지 뭘 ㅋㅋㅋ]
[>최병훈, 그러다 네가 탈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늘 말하지만 컨디션 관리가 일순위야.]
[>주호 말이 맞지 ㅋㅋ.]
[>그래도 문제없다니 다행이네. 난 아침 운동할 테니까 급한 일 있으면 콜해.]
[>ㅇㅇ 수고요. 난 이제 자러감]
이른 아침이었지만 지금부터가 그의 수면시간이었다. 최병훈은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에너지 음료로 미루어 두었던 피로가 몰려와 그대로 잘까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영상 반응만 보고 자자.’
최병훈도 크리에이터였다. 그 역시 매드맨처럼 자신의 작업물 반응을 보고 힘을 얻었다.
“캬…… 벌써 20만이네.”
가장 먼저 업로드한 무기 제작 영상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른 아침에도 조회수는 이미 20만을 돌파했고, 댓글은 500개가 넘었다.
[-무친ㅋㅋㅋㅋ 제목보솤ㅋㅋㅋ]
[ㄴ만! 카이!]
[ㄴ않이 ㅋㅋㅋ 그 만해가 아니잖슴!]
[ㄴ갑자기 왜 만해임?]
[ㄴ확률상 만 to the 해이기 때문 ㅋㅋㅋㅋㅋㅋ]
[ㄴ편집자 센스도 퍼펙트했쥬?]
[ㄴㄹㅇㅋㅋ 퍼튜브 다시 보는 이유 중 하나 ㅋㅋㅋ]
[ㄴ블랙기업 희생자니뮤ㅠㅠ]
구독자들의 칭찬에 최병훈의 입가가 헤실헤실 풀렸다. 몸을 짓누르던 피로감이 일순간 사라질 정도였다.
“엉?”
그렇게 댓글을 확인하던 중 눈에 띄는 댓글 하나가 있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천수에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 댓글이었다.
[AnatomyQA]
분석 컨텐츠의 대명사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큐튜버, ‘AnatomyQA’가 다시 퍼플의 채널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추천받은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퍼펙트플레이, 그리고 구독자 여러분!
저는 AnatomyQA 입니다.
저는 이전에 바이오 크라이시스 코인 자판기 영상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때도 놀랐지만 지금처럼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바이오 크라이시스 영상은 그저 우연이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두 번이라면 운명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엘든 소울의 장비 제작은 우연이 아닙니다.
저는 이 제작을 결국 포기했습니다. 당시 저는 제가 포기할 정도면 다른 누구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처음 든 느낌은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제가 왜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다시 도전하려 합니다.
당신이 그러한 것처럼, 저도 제 이름에 맞게 행동하겠습니다.
P.S
바이오 크라이시스 영상에 제 댓글이 자동번역 때문에 화제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번역을 의뢰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꽤 장문의 댓글이기도 했고, 놀랍게도 번역이 아니라 순수 한글로 작성된 덕이었다.
‘진짜 천재는 세계 단위로 통한다니까.’
최병훈은 웃으며 해당 댓글을 다시 상단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그는 흡족한 얼굴로 잠을 청했다.
* * *
조금 늦은 점심시간.
팀 퍼펙트의 회의 시간이었다.
다만 그 장소는 단골 카페가 아니라 삼계탕 집이었다.
평소보다 많은 작업을 처리한 최병훈을 위한 자리였다.
“이야, 이거 우리 회사 복지가 너무 좋은 거 아냐?”
“사실 삼계탕 땡겼는데 너 핑계 대고 먹는 거야.”
최병훈이 실실 웃으며 묻자 이경복이 장난스럽게 답했다. 세 사람은 빠르게 식사를 시작했다.
“아유, 참 복스럽게도 먹네. 이것도 드셔 봐요.”
식사 도중 식당 아주머니가 웃으며 접시 하나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 위에는 황태구이가 놓여 있었다.
“이게 뭡니까?”
박주호가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 아주머니는 슬쩍 이경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비스에요, 서비스. 우리 집 황태구이도 맛있거든. 먹어보고 괜찮으면 나갈 때 사인이라도 한 번만 해 줘요.”
“사인이요?”
이경복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촬영하러 온 거 아니에요? 편집이니 뭐니 하시던데? 연예인이시잖아?”
“아하하, 아니에요, 이모.”
“어머? 진짜? 왜?”
아주머니는 진심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금 웃으며 접시를 가운데로 밀었다.
“그럼 곧 연예인 되시겠네. 나중에 우리 가게 잊지 말아요? 이거 뇌물이야 뇌물.”
“그건……”
“아유,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아주머니가 너스레를 떨자 박주호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최병훈이 넙죽 황태구이를 한 입 먹었다.
이에 아주머니는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박주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최병훈을 흘겨보았다.
“야, 너……”
“야야, 네가 괜히 또 엄근진해서 분위기 싸해질까 봐 그런 거지. 먹어 봐, 맛있긴 하네.”
최병훈의 말에 이경복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 선의로 주신 건데 뭐.”
“흠, 네가 괜찮다면야.”
가벼운 해프닝이 있었지만 식사는 금방 마무리가 되었다. 남자들이 모인 식사 시간의 특징이었다.
배를 채운 뒤에야 본격적인 회의 안건이 나왔다.
“최종보스 레이드?”
“어. 이거 정하고 방송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도 이건 동의한다. 원래 네가 몰입할 수 있도록 사전 정보 전달은 최대한 안 하는데 이거 모르면 방송에서 헤맬 수도 있어서.”
친구들의 말에 이경복은 귀를 기울였다.
“뭐 문제 될 거라도 있어?”
“일단 이 레이드는 성령, 그러니까 다른 플레이어랑 최대 10명까지 같이 할 수 있어.”
“그리고 이게 솔플도 되긴 하는데 솔플로 하면 배드 엔딩 확정이야.”
“배드 엔딩?”
이경복의 눈이 커졌다. 확실히 모르고 진행했다면 방송이 어그러질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솔플하면 알리샤가 서포터로 같이 들어오는데, 전투 도중에 죽는다네?”
“어우, 그러면 안 되지.”
이경복은 대번에 고개를 내저었다. 시청자들의 알리샤에 대한 애정을 계속 봐 왔던 터였다.
게임 엔딩이 다가오는 시점에 알리샤가 죽으면 방송 텐션이 나락으로 떨어질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그냥 무작위로 초대하면 또 저격러가 끼어들 수 있거든.”
“결투에서 난입 못 한 새끼들이 이거 벼르고 있을 게 분명하다.”
“으흠……”
결투 당시 들어온 악질 저격러들은 메타게이머가 대응하니 다시 찾아오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들 외에도 다른 저격러는 여전히 많았다.
“그래서 커뮤 쪽에서는 이클 님이나 지놈 님이랑 합방하지 않겠냐고 예상 중이더라고.”
“사실 그게 가장 안전하긴 하다만, 당일 섭외는 좀 무례한 처사긴 하지.”
“에이, 그래도 그 두 사람이면 그렇게까지 생각 안 할걸?”
최병훈이 뭐 어떻냐는 식으로 나오자 박주호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내저었다.
“네 말대로 두 사람이야 그럴지 몰라도 그 아래 직원들은? 갑자기 일정 바뀌면 반감이 생길 거다.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지야 않겠지만.”
“어, 음…… 그건 그렇긴 하네. 생각해보니 옛날에 나도 좀 그런 일 당한 적이 있었지.”
이경복은 적극적으로 궁리하는 두 친구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즉석 시참으로 가자.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시청자로 채우자고?”
“아니, 아까 말했잖아. 저격러가 낄 수도 있다니까?”
두 친구가 바로 우려를 내비치자 이경복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상관없어.”
“엉?”
“상관이 없다니……?”
이경복은 서비스로 나온, 이제는 뼈만 남은 황태구이 접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격이 오면 오는 대로 재미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