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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98화 (98/491)

98화 - 탈출은 재능순 (1)

이경복의 예상과 다른 반응에 시청자도 지놈이 오히려 당황했다.

-뇌지컬도 퍼펙트 하다 이 말인가?

-퍼자감 ON!

-퍼손실 완전히 보충 됐쥬?

-않이;;; 아무리 그래도 방탈출은 피지컬이랑 무관한디

-ㄹㅇㅋㅋ 아무리 퍼지컬이어도 장르 자체가 다른데

-막 ㅋㅋㅋ 자물쇠 힘으로 부숴버리는 거 아님?

-ㄴㄴ 시스템 상 그럴 수가 없음

-킹치만 퍼펙트 버그가 있는걸?

-아 ㅋㅋ 어찌 될지 궁금하긴 하누

시청자들은 대부분 놀라면서도 흡족해했다. 그러나 지놈은 달랐다.

‘아니, 이걸 그냥 받는다고?’

추천이라고 했지만 진심은 아니었다. 방송 흐름상 웃음 포인트를 하나 만들어 주기 위해 농담 삼아 던진 것이었다.

‘곤란해하는 모습 보이면 바로 내 썰 풀면서 커버치려고 한 건데……!’

식은땀이 흘렀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즉흥적인 인터뷰는 이런 게 문제였다.

‘이러다가 경복이 이미지에 문제가 생기면?’

그는 천재이자 완벽한 스트리머다. 그런데 자칫 그의 추천으로 이 게임을 시작했다가 실패라도 한다면?

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졌다. 지놈은 최대한 표정을 관리하며 입을 열었다.

“지금 확정하려는 건 아니시죠?”

“네? 아, 네네.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친구들과 상의도 없이 결정할 수는 없죠.”

그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경복은 태연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지놈은 감사했다.

“역시 퍼플 님입니다! 이게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고 해도 비즈니스가 얽히면 감정이 상할 수가 있거든요. 역시 매너마저 퍼펙트하십니다!”

지금은 주의를 돌려야 했다. 지놈은 말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돌렸다.

“으음! 옳은 말이오! 역시 기사다운 인품이외다! 퍼플 경을 보면 본인 스스로를 되돌아볼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구려.”

다행히 이클립스도 그에 일조했다. 물론 지놈과 같은 의도가 아니라 순수한 찬사였지만 어쨌든.

-퍼펙트 매너 ㅋㅋㅋㅋㅋ

-아 ㅋㅋ 우리형 퍼펙트 단어에 맛 들렸네 맛 들렸어

-근데 뭔가 중독되지 않음?

-퍼펙트-젠틀 해버리기 ㅋㅋㅋ

-지놈 말이 맞말이긴 해 ㅋㅋ

-ㄹㅇㅋㅋ 가까운 사이라고 막대하면 곱창남

-이런 거 보면 매니저님이나 편집자님이 블랙기업인데도 다니는 이유가 보임

-않이 ㅋㅋ 그렇게 하면 진짜 블랙기업인줄 알잖슴!

채팅창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리자 지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자, 그럼 이제 마무리! 오늘 방송에 나와 주신 두 분, 이클립스 경과 퍼플 님께 큰 감사드리겠습니다.”

“아니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소.”

“저도요. 지놈 님이랑 합방하면 늘 마음이 편하다니까요.”

이클립스와 이경복은 훈훈하게 웃으며 덕담을 건넸다. 지놈은 환한 미소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네, 지금까지 지놈과 이클립스, 그리고 퍼플이었습니다! 트바!”

“가신들 모두 강녕하시오!”

“다음 방송에서 봐요! 트바!”

세 사람의 인사와 함께 방송은 무사히 끝났다.

* * *

다음날.

팀 퍼펙트의 회의를 위해 세 친구가 모였다. 하지만 그 장소는 평소와 다르게 이경복의 집이었다.

“야, 받아라.”

“오? 이거 뭐야?”

“어머니가 너 주시라고 반찬 좀 해 주셨어.”

박주호가 건넨 봉투에 이경복의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어머니께서?”

“그래. 우리 어머니가 너 엄청 좋게 보시잖아.”

그 말에 최병훈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유, 아주머니가 안 좋게 볼 수가 없지. 완전 쌩 양아치 같던 아들놈이 정신을 차렸는데. 캬, 진짜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어떻게 그 양아치가 이런 범생이가 됐지?”

“양아치까지는 아니었거든.”

“아니기는, 인마. 너……”

최병훈이 더 말을 잇기도 전에 박주호는 홱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 너랑 같이 일하게 됐다니까 챙겨 주신 거다. 너나 나나 요리해 먹을 성격은 아니라면서.”

“나야 완전 감사하지. 모처럼 집밥 먹는 기분 좀 낼 수 있겠네.”

이경복은 환하게 웃으며 반찬통을 냉장고에 정리했다. 최병훈은 입술을 샐쭉이다가 슬쩍 빈 봉지를 바라보았다.

“아주머니가 내 건 챙겨 주신다고 안 하시든?”

그 물음을 박주호는 가뿐하게 무시했다.

“가장 급한 것부터 해결하자. 오늘 무슨 게임을 할지부터.”

“이스케이퍼즈 하기로 한 거 아니야?”

세 사람은 거실에 둘러앉아 회의를 시작했다. 박주호가 스마트 링크로 이스케이퍼즈의 로고를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그래서 좀 조사를 해 봤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은 게임이었어.”

“그래? 난 처음 들어봤는데?”

이경복이 의아해하며 묻자 박주호가 홀로그램을 조작했다. 이스케이퍼즈의 로고가 사라지고 무슨 CCTV같은 화면이 나타났다.

“가상현실 전에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 ‘블랙 룸’시리즈는 들어봤지?”

“아, 이거는 본 적 있는 거 같다. 우리 학교 다닐 때 몰래 하다가 뺏긴 애들 많지 않았나?”

이경복의 말에 박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방탈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지. 이거 만든 제작사에서 가상현실로 내놓은 게임이야.”

“근데 블랙 룸이랑은 방향이 좀 다르지.”

최병훈이 슬쩍 끼어들었다. 박주호는 다시 홀로그램을 이스케이퍼즈로 돌려놓았다.

“그 말대로야. 블랙 룸은 스토리 위주였지만 이건 샌드박스형 게임이야.”

“샌드박스?”

“기본적으로 제작진이 만든 테마의 방이 있지만 유저들이 직접 제작도 할 수 있다는 거지.”

“아, 예전에 유즈맵 같은 거?”

“그렇지. 실상 게임보다는 플랫폼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 방탈출 게임을 모아 둔 프로그램 같은 거지.”

박주호는 이내 홀로그램을 돌렸다. 게임 내의 메뉴 화면인지 여러 개의 선택창이 보였다.

“1인 탈출은 기본이고 협력도 가능해. 다른 사람보다 먼저 탈출하는 경쟁 모드도 있고. 그래서 난이도는 테마마다 천차만별이다.”

“오, 취향만 맞으면 오래 즐길 수 있겠네?”

이경복이 감탄하자 최병훈은 고개를 내저었다.

“근데 꼭 그렇지만도 않지. 유저가 제작한 모드는 역시 아마추어 티가 나거든.”

“그래?”

“퍼즐을 풀었는데도 작동이 되지 않거나 갑자기 튕길 수도 있고. 버그나 오류가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어. 그래서 제작진이 만든 게 가장 안정적이야.”

“확실히 유저가 만든 방은 방송용으로는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지.”

박주호는 그리 말하며 홀로그램을 지웠다. 이내 그의 시선은 이경복에게 돌아갔다.

“다시 돌아와서. 이 게임, 나는 좀 우려스럽다.”

“무슨 우려?”

“지금 퍼플의 이미지는 ‘천재’와 ‘완벽’이야. 자칫 이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장르야. 문제가 생겨도 다른 장르는 피지컬로 커버가 되지만 이건 그럴 수가 없어.”

최병훈은 굳은 얼굴의 박주호에게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혹시 공부 좀 했다고 무시하는 거 아님?”

“이런 퍼즐 장르는 공부머리가 아니라 유연한 사고가 더 중요하지. 경복이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두는 것뿐이야. 장난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려해 봐.”

“음…… 넌 어떠냐?”

이경복은 최병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편한 자세로 소파에 몸을 눕혔다.

“솔직히 과한 걱정이라고 본다.”

“과하다니?”

“아예 방송 초기라면 몰라. 지금 경복이한테도 팬이 많이 생겼거든? 이런 견고한 충성층이 있으면 이미지 훼손은 걱정이 없어. 일부러 분탕질 치려는 놈들이면 모를까.”

“내가 우려하는 것도 그쪽이다.”

박주호는 곧바로 말을 받았다.

“이름이 알려질수록 안티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야. 이 게임은 분탕질 거리를 줄 수 있는 게임이고. 실패했는데 무슨 퍼펙트냐며 시비를 걸어올 게 당연하잖아?”

“야, 어차피 그런 새끼들은 뭘 해도 지랄할 놈들이야. 그런 거 하나하나 반응해 주면 방송 못 해. 병먹금 몰라?”

최병훈도 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언성을 높이기 전에 이경복이 중재에 나섰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겠는데.”

그 말에 두 친구의 시선이 한데 모였다. 그게 뭐냐는 눈빛에 이경복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결국 실패를 안 하면 되는 일이잖아?”

이경복은 자신이 있었다.

지놈의 방송 때부터 지금까지 이 게임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아무런 불길함도 느껴지지 않았어.’

그의 신기는 아무런 경고도 보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틀린’ 길은 아닐 터였다.

‘이번 기회에 신기의 다른 활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그의 대답에 박주호는 순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역시 이렇게 되는군. 확실히 네가 실패하는 건 상상하기가 힘들지.”

“뭐야? 그럼 왜 반대했어?”

그 태도에 최병훈이 코끝을 찡그렸다.

“원래 조직에는 나처럼 브레이크를 거는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거다.”

박주호는 이내 다시 스마트 링크를 조작했다. 세 사람 앞에 메일이 하나 나타났다.

“이건 뭐야?”

“이스케이퍼즈 개발사에 보낼 답변이다. 어제 미리 작성해 뒀지.”

“개발사? 개발사에는 왜?”

두 친구가 어리둥절해하자 박주호는 안경을 고쳐 썼다.

“방송이나 커뮤니티를 보고 알게 된 모양이다. 받은 메일을 요약하면, 한 번 찍먹이라도 해 보라면서 게임 코드를 보내줬다.”

“코드? 게임을 선물해 줬다고?”

“그래. 이것도 같이 주더라.”

박주호는 그렇게 대답하며 메일에 첨부된 자료를 띄웠다.

[Escapers ‘Ultimate Season Pass’]

두 사람의 눈이 크게 뜨였다.

“지금 제작진이 만든 방은 물론이고 앞으로 출시될 모든 방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즌패스다.”

이스케이퍼스는 한 번 구매하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방이 추가될 때마다 새로 구입해야 했다.

“이게 한 30만 원 정도 되더라.”

그러나 시즌패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 * *

그날 밤, 방송시간.

“트하!”

이경복은 반갑게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퍼하콘)(퍼하콘)

-퍼하!

-휴방일에 방송하는 스트리머 어서 오고

-쉰다고 했으면서! 날 속였어!

-아 ㅋㅋ 그래서 안 보쉴?

-최고퍼플아 고맙다!

동시에 쏟아지는 채팅창.

그리고 후원 역시 빠지지 않았다.

[‘퍼손실참으라구’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혀엉! 무리하는 거 아니지? 나 방송 오래 보고 싶어!]

[‘바통령비서실장’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각하! 어제 방송으로 바붕이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퍼펙트브레인’님이 ‘3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오늘은 이스케이퍼즈 맏찌? 퍼펙트-브레인 보여주는 거지?]

밀려드는 후원에 이경복은 꾸벅 고개를 숙였다.

“후원 감사드립니다! 컨디션은 더없이 좋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방송 재밌게 봐주셨다니 다행입니다. 오늘 게임 얘기는 조금 이따 할게요.”

어느 정도 후원이 뜸해질 즈음에야 이경복은 상황을 정리했다.

“언제나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오늘 방송해야 되니까 후원은 막겠습니다.”

-상시 후원은 언제 하냐구!

-방송천재라 안함 ㅋㅋㅋ

-ㄹㅇㅋㅋ 못하게 하니까 더 하고 싶자너

-갓플 후원은 일일 한정입니다만?

-이게 찐인게 ㅋㅋㅋ 금액도 한 번에 많이 박게 됨ㅋㅋㅋ

-금수박사 ㅎㄷㄷ

-역시 자본주의의 파동에 눈을 떴다 이말이야

-그래서 오늘 게임 무냐구!

-얼른 알려줘잉!

이경복은 채팅창 반응에 웃음을 흘렸다. 이내 그는 가볍게 손뼉을 치며 주의를 모았다.

“자, 오늘 할 게임은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이스케이퍼즈입니다! 근데 그 전에 설명을 드릴 게 있어요.”

그가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뒤편에 메일이 나타났다.

“개발사에서 저희 쪽으로 코드를 선물해 주셨거든요.”

-뭐임? 숙제방송임?

-아닌데? 아직 문구 안 떴는데?

-퍼플코인 하나씩 탑승하쥬? ㅋㅋㅋ

-혀엉! 메일이 너무 길어!

시청자들의 의문에 이경복은 손을 내저었다.

“아, 숙제 아닙니다. 진짜로 선물만 해 주셨고 아무런 요구도 없었어요. 그래서 메일도 공개해드리는 겁니다. 플레이나 평가는 제 생각 그대로 말씀드릴 거예요. 원래 메일은 안 보여 줘도 무방한데 혹시 오해하실까 봐 미리 보여드리는 거고요.”

-아 ㅋㅋㅋ 협찬도 아니었누

-찍먹 좀 해달라고 보낸 거자너

-이거는 숙제가 아니라 조공이네 ㅋㅋㅋ

-드디어 K게임사들도 정신을 차렸누 ㅋㅋㅋㅋ

-명예로운 죽음 피할 기회쥬?

-그래도 이스케이퍼즈는 망겜은 아니라구!

시청자들은 그 말에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자, 그럼 바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경복은 게임을 실행했다.

화면이 일순간에 암전되었다.

-과연 뇌지컬도 퍼펙트 할 것인가!

-에이 ㅋㅋ 아무리 그래도 이것까지 완벽하겠누

-갓플이면 아무튼 퍼펙 클리어임!

-아 ㅋㅋ 어느 쪽이든 꿀잼 예약이쥬?

-필요하면 퍼청자들의 집단지성도 있다구!

-트수의 지성을 믿음? 트수킥!

시청자들의 기대 속에 서서히 시야가 밝아졌다. 이경복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 선택이 아니네요? 튜토리얼인가?”

그 말에 채팅창은 ‘ㅔ’와 ‘ㅇㅇ’으로 가득해졌다. 원래는 방을 선택해서 시작하지만 첫 게임인 만큼 튜토리얼이 진행되었다.

‘창문이 없어. 지하실인가?’

약간의 습기와 퀴퀴한 먼지 냄새가 느껴졌다. 천장에는 전등이 간헐적으로 깜빡였고 그 아래에는 누군가 쓰러져 있었다.

“어?”

쓰러진 사람 주변에는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다. 이에 이경복이 일어서려니 발목에 채워진 족쇄가 보였다.

“이거 혹시……”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그가 말을 채 맺기도 전에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음성이 들려왔다.

<게임을 시작하지.>

그 멘트에 이경복의 웃음이 더욱 커졌다.

-아 ㅋㅋ 이거 모르는 사람 없지

-아직 이 영화 안 본 사람 있나?

-방탈출이랑 스릴러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거 안 본 사람 없음 ㅋㅋ

-킹직히 1편만 명작 아니냐?

-ㅇㅈ 감독이 제임스 원이라서 확실히 다르지

-이제 저 시체가 일어나는 거 맏찌?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기 스릴러 영화를 모티브로 만든 방이라는 건 누가 봐도 명백했다.

“역시 그거였네요. 그래도 영화랑은 당연히 다르겠죠.”

이경복은 그리 말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당장은 족쇄를 풀 방법부터 찾아야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순간.

[이스케이퍼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탈출은 처음이신가요?]

[‘하이라이트’ 기능을 이용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이라이트’는 탈출에 필요한 물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부각시켜 줍니다.]

[(해당 기능은 언제든 옵션에서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예] [아니오]

시스템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하이라이트?”

-ㅇㅇ 이거 켜는 게 좋음

-하이라이트 없으면 물건 찾는 데만 시간 낭비 오짐 ㅋㅋㅋ

-뉴비만이 아니라 웬만한 고인물도 일단 기본으로 씀

-진짜 작정하고 매운맛 방송하는 스머 아니면 다 쓰는 거예욧!

-와 이거 안 켜고 하는 거 보다가 지루해서 죽을 뻔 ㅋㅋㅋ

-ㄹㅇㅋㅋ 스머나 트수나 양쪽 다 고통받음

-물건 찾아서 머리 쓰는 걸 보고 싶지 방청소 시뮬레이션을 보러 온 게 아니거든 ㅋㅋ

그 메시지에 시청자들이 부리나케 채팅을 쳤다. 이경복은 그 반응을 확인하고 싱긋 웃었다.

그리고 가볍게 아니오를 눌렀다.

동시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번졌다.

“일단 끄고 한 다음에 필요하면 켤게요.”

-않이;; 켜는 게 좋다니깐!?

-역시 늅늅의 패기란 ㅋㅋㅋㅋ

-??? :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 한 시간 동안 묶여있기 전까지는.

-아 ㅋㅋㅋ 갓플 방송에 어울리지 않게 매운 냄새가 나누

-매운맛 퍼플 방송? 이건 또 못 참지 ㅋㅋㅋㅋ

-퍼펙트 스코빌 ON!

-근데 막 하이라이트 없이도 잘 해버리고 ㅋㅋㅋㅋ

-않이 ㅋㅋㅋ 그게 되겠냐곸ㅋㅋ

-갓플이면 아모른직다!

격렬한 시청자 반응에 그는 더욱 짙게 미소 지었다.

‘적어도 나한테는 이 기능이 필요 없어.’

시청자들은 그 이유를 몰랐다.

‘이미 개략적인 위치는 파악했거든.’

게임 시작과 더불어 이미 신기가 정보를 전달해 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옵션인 기능이 그에게는 상시 가동 중인 셈이었다.

이에 그가 첫 번째 단서를 찾으려 할 때였다.

오랜만의 손님이 그를 찾아왔다.

[‘Agent Q’님이 퀘스트를 제안합니다!]

[조건 – 클리어까지 ‘하이라이트’ 기능 사용 금지]

[성공 – 1,000,000원]

[실패 – 하이라이트 기능 허락해달라고 애원하기]

그 메시지를 이경복과 다른 시청자들 모두 반겼다.

“오, 큐다리 님! 어서 오세요!”

-엌ㅋㅋㅋㅋ 큐다맄ㅋㅋㅋㅋ

-5252, 살아있었던 거냐구!

-갓플한테 발리고 개같이 멸망한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다른 방송에서도 안 보였는데

-갓플한테 월급 상납하고 생계곤란을 겪었다는 게 학계의 점심

-아 ㅋㅋ 이제 월급 받고 온 듯?

-그렇게 당하고도 또 한다고?

-근데 이번에는 피지컬 안 쓰는 게임이니까 킹능성 있긴 하네 ㅋㅋㅋ

-하이라이트 없이 어케 깨누 ㅅㅂ

-이건 거절해야지 ㅋㅋㅋ

시청자들은 그 등장이 반가웠지만 제안을 거부하기를 원했다. 괜히 퀘스트에 도전하다가 방송이 지루해지 않겠나.

“재미있는 퀘스트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오셨으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경복은 일말의 주저도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

“그럼 제대로 시작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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