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 큰 거 오나?
경사가 생기면 축하가 뒤따른다.
이경복의 우승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우퍼’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어차피 우승은 퍼플]
[‘1등지겹지도않나?’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매 순간 재미있어요.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고]
[‘츤청자’님이 ‘2’개월 구독중입니다!]
[따, 딱히 한 달 더 보고 싶은 건 아니니깐!]
때를 놓치지 않고 매니저, 박주호가 후원과 구독 메시지 알림을 켰다.
이경복은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들에 웃으며 감사를 표했다.
“아, 후원이랑 구독해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어우퍼는 진리지 ㅋㅋㅋㅋ
-우승은 갓플 거라 이말이야!
-글자에서 해버지가 보이는 데 저만 그런가요?
-보인다 보여!
-츤데레 컨셉 무냐고 ㅋㅋㅋㅋ
-ㄹㅇㅋㅋ 이미 2달째인 디테일 보소
-ㅆㄷ밴좀!
시청자들도 이에 흥겨워했다.
물꼬가 트인 후원과 구독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이경복과 시청자들이 흥겨워하던 와중 그 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Imprisoner’님이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개발총괄, 임프리즈너의 초대.
채팅창에 물음표가 올라오자 이경복이 입을 열었다.
“후원과 구독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다만, 아직 이벤트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서요. 조금 빠르게 읽어드릴게요.”
-옥타 코어 ON!
-호오, 수금력이 올라가고 있군요?
-뭔ㅋㅋㅋ 퍼리저냐궄ㅋㅋㅋ
-ㅍㄹㅈ는 맞네 ㅋㅋㅋㅋㅋㅋ
-안 넘기고 다 읽어주는 거 서윗하누 ㅋㅋㅋ
-근데 뭐가 또 남았나?
이경복은 메시지 창을 늘려 후원 확인을 끝내고 초대를 수락했다. 이전처럼 장소가 모니터가 가득한 방으로 바뀌었다.
“아!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던 모니터 헤드, 임프리즈너가 모니터에 활짝 웃는 이모지와 함께 그를 반겼다.
“먼저 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1등을 하실 줄이야.”
모니터의 이모지가 엄지와 검지로 턱을 받치며 생각하는 얼굴로 바뀌었다.
“사실 저희가 그렸던 그림은 이게 아니었거든요.”
“그림이요?”
“예. 포드 배터리를 빼둔 건 순위권을 반전시키고 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였거든요. 단순히 전력 분포만으로는 순위 파악이 어렵게끔 말이죠.”
임프리즈너의 말에 채팅창이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개같이 멸망했쥬?
-ㄹㅇㅋㅋ 갓플이 완전히 찢었쥬?
-???: 스폰서가 하라는 대로 하기 싫어!
-킹직히 이건 임프리즈너가 갓플을 과소평가한 거지 ㅋㅋㅋ
-근데 솔직히 트수들도 포드 먼저 확인하는 거 이해 못 했자너ㅋㅋ
-트수 말 들었으면 큰일 날 뻔^^
-앞으로 갓플 하는 거에 토 달지 마라 이말이야
-주제도 모르는 훈수는 검지검지~
“그런데 퍼플 님은 제 예상을 벗어나 말 그대로 완벽한 승리를 얻으셨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생겨 버렸네요.”
“문제라면?”
이경복의 물음과 더불어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빠르게 올라왔다. 이벤트를 우승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퍼플 님께서 1등으로 탈출하셨으니 이번 대회의 메리트가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
-아…… 맞네
-엌ㅋㅋㅋ 퍼플 없는 퍼플 이벤트
-게다가 갓플이 1등해서 상금도 없음
-헐? 듣고 보니 그르네?
이번 이벤트는 ‘퍼플’이 ‘상금’을 보상으로 내건 이벤트가 아닌가.
그런데 이경복이 1등을 차지했으니 ‘퍼플’도 ‘상금’도 없게 됐다.
즉 지금 한창 경쟁에 열을 올리는 참가자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는 일에 노력을 쏟는 중이었다.
-갓플 우승했다는 거에 너무 기뻐서 생각도 못 함ㅋㅋㅋㅋㅋ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 현타 지대로 올 듯
-이거 약간 좀 그렇긴 하네ㄷㄷ
-괜히 또 트집 잡히는 거 아님?
-않이;;; 너무 잘해서 트집 잡히는 거냐구!
-트집은 진짜 억까지 ㅋㅋㅋㅋ
시청자들은 우려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경복의 얼굴에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가 어려 있었다.
그래도 너무 태평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계셨던 거로군요. 약속은 약속이니 상금은 저희 쪽에서 지급하겠습니다.”
임프리즈너의 말에 채팅창 분위기가 일변했다.
-상금? 개발사 지급?
-뭐임?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 겨!
-아 ㅋㅋㅋ 아직 퍼즐 안 끝난 거냐구!
-또 파바박 해주는 거야? 그런 거야?
-퍼펙트 풀이 ON!
쏟아지는 채팅에 이경복은 웃음을 흘렸다.
“이번 OTP 참여자분들은 1회와 달리 테스트까지 거치신 분들이잖아요? 저도 한 번 풀어봤는데 1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
-ㅔ?
-10분이요?
-후으으으읍! 다 비켜! 이 기만 숨결은 내꺼야!
-뭐지? 지구-59의 테스트였나?
-다른 세계 이야기 맏찌?
-30분 동안 3번 풀고 GG친 나는 뭐임?
-축하드립니다! 트수 상위 10%에 속하셨습니다!
-테스트 10분 컷ㅋㅋㅋㅋㅋㅋㅋ
설명을 하려던 이경복은 채팅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이번 참가자들 테스트 완료 평균 소요시간은 40분이 넘습니다.”
“아.”
임프리즈너가 낮은 목소리로 설명해 주자 이경복은 멋쩍게 헛기침을 했다.
“흠흠,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써 주셨는데 아무것도 못 얻으시면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따로 협의를 해 둔 사항이 있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퍼플 님께서 1등하시면 상금 지급 조건을 바꾸기로 했죠.”
임프리즈너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와 함께 모니터에 수정된 공지사항이 나타났다.
[2. 상금
<‘퍼펙트플레이’ 상>
탈출 1위 ‘퍼플’ – 100만 원
<‘완벽에 가까운’ 상>
스트리머 퍼플과 격차가 좁아질수록 커지는 상금!
2위 – 95만 원
3위 – 90만 원
4위 – 85만 원
…]
-엌ㅋㅋㅋ 상 이름이 바뀌었누
-원래는 ‘먼저 갈게’랑 ‘완벽 그 이상’이었는데ㅋㅋㅋㅋ
-아예 1위는 퍼플로 고정시켜놨누 ㅋㅋㅋㅋ
-퍼플이 퍼플 상을 받는다. 그게 퍼플이니까(끄덕)
-오 ㅋㅋㅋ 그래도 2등 95만원이나 받네
-이러면 오히려 좋쥬?
시청자들은 바뀐 공지를 보고 우려를 떨쳐냈다.
“다 같이 즐거우려고 하는 이벤트니까요. 제안에 선뜻 응해 주신 개발사에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이경복은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임프리즈너도 마주 머리를 숙여 인사를 받았다.
-크! 다 같이 즐거운 방송!
-이러면 논란될 여지 하나도 없쥬?
-이게 1개월 차 스머의 대처?
-진짜 ㅋㅋㅋ 방송 천재넼ㅋㅋㅋ
-대체 지금까지 방송 안하고 뭐했던 거냐구!
그가 미리 준비해 뒀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안심했다. 그리고 걱정이 사라지니 다시 장난기가 살아났다.
-근데 이거 자기가 1등할 거 이미 예상했다는 거 아님?
-ㄹㅇㅋㅋ 퍼기만이 여기도 숨어있쥬?
-??? : 저 1등할 거니까 상금 준비해놓으세요
-엌ㅋㅋㅋ 맞네 ㅋㅋㅋㅋ
-리트라는 개념이 없는 남자…… 2등이라는 개념이 없는 남자……
-???: 콩이 누구죠?
-않이 ㅋㅋ 그 2등이 아니잖슴!
시청자들의 놀림에 이경복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당연히 1등을 예상하고 있었죠.”
그가 당당히 대답하자 채팅창에 ‘?’가 탑처럼 쌓였다. 이경복은 오히려 이해가 안 가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게임을 질 생각으로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ㅖ?
-아 ㅋㅋ 그건 맏찌
-않이! 지고 싶어서 지는 게 아니라!
-그냥 하다 보면 질 수도 있…… 아니, 아닙니다
-이 스머가 게임에 진다는 느낌을 알까요?
-ㄹㅇㅋㅋ 져봤어야 ‘내가 질 수도 있겠구나’ 하지
-뭐지? 내 상식이 붕괴되고 있어?
-???: 게임을 하면 이긴다. 그게 상식이잖아?
-와 ㅋㅋㅋ 이미 마음가짐부터 이기고 들어가네
-아아, 그게 바로 퍼펙트-마음가짐이니까
시청자들은 새삼 그가 다르다는 걸 실감하며 웃음 지었다.
* * *
이벤트 방송이 끝난 후.
이스케이퍼스 커뮤니티, ‘런이야’는 이전보다 더 활발해졌다.
[퍼플 판단 진짜 미쳤네]
[미친 이벤트 페널티 무엇?]
[진짜 탈인간급이네 ㅅㅂ]
[말 그대로 퍼펙트했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했던 고인물들은 뒤늦게 이경복의 플레이를 확인하고 소감을 남겼다.
게임 내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 터라 그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난 오히려 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이번 이벤트 2위임
솔직히 이벤트 요소로 페널티 쓴다고 했을 때는 무시했음 ㅋㅋㅋ
이거 졌을 때 대비해서 밑밥 까는 거구나.
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음 ㅋㅋㅋㅋ
일단 하이라이트 모드도 안 킨 것부터 충격 먹었는데 중간에 감각 교란? 그거 보고 식겁함
아니 ㅋㅋㅋ 눈만 안 보여도 아무것도 못 하는데 뭔 이명에 몸이 마취된 것처럼 뻣뻣해지기까지 함?
솔직히 이런 페널티 달고 우승 할 수 있는 사람 있음?
아무리 썩은물이라도 못할걸?
근데 퍼플은 그걸 해냄 ㅅㅂ
이거 보자마자 바로 깨달았다
진짜 차원이 다르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ㅋㅋㅋㅋ
나는 그래서 2위 했어도 아깝거나 후회가 하나도 없음 ㅋㅋㅋ
이런 사람이랑 같이 게임을 했다는 게 그냥 신기함]
[-와 ㅋㅋ 개공감추]
[ㄴ게다가 상금 받을 수 있게 임프리즈너랑 딜까지 했다며?]
[ㄴㄹㅇㅋㅋ 완전 대인배임]
[ㄴ진짜 이번 이벤트는 퍼펙트 했다 ㅋㅋㅋㅋ]
[-방송 확인 전 : 무슨 이딴 괴물이 다 있어?]
[ㄴ방송 확인 후 : 이런 괴물이었구나]
[ㄴ바로 수긍해버리쥬? ㅋㅋㅋㅋ]
[ㄴ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긴 함 ㅋㅋㅋㅋ]
[-진짜 단순히 퍼즐 푸는 것만 빠른 게 아님 ㅋㅋㅋ]
[ㄴㅇㅇ 판단력도 미쳤음]
[ㄴ슈트 전력 아낀 건 상상도 못했다 ㅋㅋㅋㅋ]
[ㄴ진짜 전부 다 액세스 키 얻자마자 개인실 나왔자너 ㅋㅋㅋ]
[ㄴ보니까 환풍구 알아차린 사람도 있는데 간 사람은 없음]
[ㄴ경쟁모드니까 굳이 돌아갈 이유를 못 느낀 거지 ㅋㅋㅋ]
[-즐겜러 vs 빡겜러의 승부였다]
[ㄴ근데 즐겜러가 너무 강함ㅋㅋㅋ]
[ㄴ진짜 퍼플은 여유가 넘치더라]
[ㄴ다른 사람들 다 먼저 가겠다고 혈안이 됐는데 혼자 유유자적ㅋㅋㅋㅋ]
[ㄴ그래서 이긴 거자너 ㅋㅋㅋ]
[ㄴ나도 첨 할 때는 그런 기분으로 했는데……]
[ㄴ진짜 ㅋㅋㅋ 단서 찾고 퍼즐 푸는 게 재밌었는데]
이경복의 플레이를 본 고인물들은 처음 이스케이퍼스를 접했던 자신들을 떠올렸다.
[-너무 경쟁모드만 해서 뇌가 그쪽으로만 돌게 된 듯]
[ㄴ오랜만에 협동모드 하쉴?]
[ㄴ근데 고인물들끼리 해 봐야 의미 없는 거 아님? ㅋㅋㅋ]
[ㄴㄹㅇㅋㅋ 고인물 모이면 그냥 빨리 깨는 것만 치중함]
옛 기분을 내려고 해도 고인물들끼리는 어려웠다. 그렇게 다들 낙담하는 와중이었다.
[어떻게 커뮤니티 이름이 런이야?]
[튜토 끝냈는데 좀 도와주실 분?]
[파바박 하는 것 좀 알려 주세요]
[같이 협동모드 하실 분?(시즌패스X)]
[이번 이벤트에 나온 테마는 시즌패스 사야 할 수 있어요?]
늘 보이던 회원들만 가득했던 게시판에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이벤트 방송으로 새로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고인물들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스위티즈 광고 이후로 이렇게 사람 몰린 게 얼마 만임?]
[도움 청하기 전에 절대로 훈수 두지 마!]
[이스케이퍼스에도 봄이 오는가!]
[미친 퍼플 코인 효과 보소ㅋㅋ]
퍼플 코인.
개발사뿐만 아니라 고인물 유저들도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 * *
늦은 밤, 지놈의 방송.
[‘두뇌풀가동의힘’ 님이 ‘20,000’원의 영상을 후원하셨습니다.]
게임 시작 전 소통 방송 중 한 시청자가 영상을 후원했다.
이번 이경복의 이벤트 활약이 담긴 영상이었다.
“와씨, 뭐야 이거?”
-다시 봐도 레전드 ㅋㅋㅋㅋ
-아 ㅋㅋ 형도 본방 좀 챙겨 보라고
-뭐 하러 봄? 이렇게 돈 주면서 보여주는데 ㅋㅋ
-ㄹㅇㅋㅋ 수금은 못 참지
놀란 지놈과 달리 시청자 대부분은 이미 이경복의 활약을 알고 있었다. 지놈과 퍼플의 시청자 층이 겹친 덕이었다.
“와! 아니, 퍼플 님은 진짜. 이거 뭐 못 하는 게 없으시네. 저 정도 페널티까지 안고 저런 플레이를 어떻게 하지?”
-팩트) 퍼플이 퍼플했다
-ㄹㅇㅋㅋ 우리 형이었으면 바로 욕부터 박쥬?
-트최입이라서 입부터 써야 되자너 ㅋㅋㅋ
-페널티를 자기가 아니라 다른 경쟁자들한테 주기로 할 듯
-무친 발상의 전환!
-그걸 믿었음? 지놈 킥!
시청자들의 놀림에도 지놈은 대수롭지 않아 했다.
“와, 1등으로 100만 원까지 버셨네. 솔직히 여기에 내 지분도 있다. 내가 분석 방송에서 해 보라고 권했잖아? 인정?”
-ㅔ?
-여기서 빨대를?
-완전 노인정인데?
-늙은 우리형이니까 노인정 맏따
-그 노인정이냐곸ㅋㅋㅋㅋㅋ
-지하다 추놈아!
-지놈이 ‘지지리 궁상인 놈’의 줄임말 맏찌?
-졸지에 궁상행ㅋㅋㅋㅋㅋ
-이럴 거면 그냥 퍼지데이 시즌2나 기획하라구!
장난기 넘치는 채팅창에 지놈은 오히려 의기양양하게 턱을 들어 올렸다.
“아, 얘들아. 너희들 나 몰라? 너희들이 기획 걱정하지 않아도 지금 다 알아서 스노우볼이 굴러가고 있어요.”
그 말에 채팅창이 물음표로 가득해졌다. 지놈은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이게 지금 구체적으로 밝힐 수가 없는데, 조만간 퍼지 데이 보다 더 큰 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 말이야.”
-큰 판?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뻥카치는 거 아님? ㅋㅋㅋㅋ
-아무리 게놈이라도 뻥카는 안 침
-이렇게 말할 정도면 이미 갓플이랑 얘기가 된 겈ㅋㅋㅋㅋ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그래서 그게 무냐구웃!
시청자들은 궁금증에 아우성쳤다. 하지만 지놈은 쉽사리 이야기를 해 줄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았다.
“이거 얘기해 줘? 나, 그냥 확 얘기해? 최초공개 각 잡아버려?”
-아씨 ㅋㅋㅋㅋㅋㅋ
-또 또 킹받게 하쥬?
-안하겠다는 거네 ㅅㅂ
-게놈! 얼른 지놈 몸에서 나와!
-이러면 절대 안함ㅋㅋㅋㅋ
-아 나 이러면 방송 안 봐!
그가 약을 올리자 시청자들도 대응했다. 서로 지내온 경력이 있었기에 어느 한쪽도 쉽게 휩쓸리지 않았다.
“아, 얘기 좀 해 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듣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자, 그럼 오늘 할 게임은……”
-킹 받는다고 했지 누가 듣기 싫다고 함?
-ㄹㅇㅋㅋ 누구랑 소통하는 건지 원
-여기가 트라이 최고 입담꾼 지놈 방 아닌가요?
-우리 형이 풀어주는 이야기는 못 참지 ㅋㅋ
-방송 안 본다고 한 건 청각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7
시청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자 지놈은 실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진짜 이야기해 주고 싶어도 못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래. 밝힐 수 있는 것만 말하면, 지금 이벤트 하나 준비 중인데 거기에 나랑 퍼플 님이 한 팀이야. 거기다 2자리는 공석인데 그건 따로 얘기 좀 해 볼 거고.”
그의 말에 채팅창이 들썩였다.
-이벤트? 무슨 이벤트?
-이거 숙제네 ㅋㅋㅋㅋ
-퍼플이랑 지놈 쓸 정도면 머기업인데?
-2명 더 모은다는 건 4인 1팀이라는 거?
-퍼플 초청한 거 보면 일단 해본 게임이 분명함
-ㄹㅇㅋㅋ 아무리 갓플이라도 머기업 숙제면 게임도 안 해본 사람한테 안 맡김
-퍼플이 한 겜 중에 멀티플레이 되는 거 얼마 없잖슴?
-일단 5인 1팀인 미스틱은 아니고
-무친 ㅋㅋㅋ 거그네
-오 ㅋㅋㅋ 거너 그라운드 4인 스쿼드!
-GGG면 머기업 맞짘ㅋㅋㅋㅋ
-이게 바로 집단지성?
-혀엉! 갓플이랑 거그 같이 하는 거냐구웃!
시청자들은 순식간에 추리를 전개했다. 하지만 지놈은 대답하지 않았다.
“자자, 시간 됐다. 안녕하세요! 유전자 레벨로 게임을 잘하는 남자, 지놈입니다!”
-큐하!
-아니 녹화할 거면 슬레이트 좀 치라구!
-말 돌리는 거 보면 맏따 ㅋㅋㅋ
-큰 거 온다! 큰 거 온다! 큰 거 온다!
-거그 이번 업데이트 전후로 해서 이벤트 할 듯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의 확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때로는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 대답이 되기도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