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 타임워페어 – 각개격파(1)
팀 퍼지데이의 게임 대기실.
인터뷰 때와 달리 지놈은 무척이나 심각한 얼굴이었다.
“설마 거기서 솔져A 님이 나올 줄이야……”
예상치 못한 복병의 출현이었다.
그는 프로 스트리머답게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속으로는 꽤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이경복은 의아함을 숨기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한 인물이라도 관심분야가 아니니 정보가 없었다.
“특수부대 출신이라 사격 솜씨는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 그보다 대단한 건 현장 경험과 지휘능력이야.”
“지휘관으로서 뛰어나다는 말이오?”
솔져A를 모르는 건 이경복만이 아니었다. 이클립스의 물음에 지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CQB, 클로즈 쿼터 배틀이라고도 하죠. 근접전투체계에 아주 능숙한 분입니다. 개활지에서 붙으면 그나마 낫겠지만 이점을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실내전에 강하다는 뜻?”
윤나라, 뉴턴좌도 관심을 보였다.
“군사기지, 학교, 업타운 등등. 주요지역에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나 스쿼드전이니……”
“너무 걱정이 과한 거 아니야? 정작 다른 사람들은 군인이 아니잖아?”
그녀의 물음에 다른 두 사람도 동의하듯 머리를 끄덕였다. 이에 지놈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저도 걱정 안 하죠. 하지만 빅피치와 그 멤버들이 꽤 알아주는 밀덕이거든요.”
“밀덕? 밀리터리 덕후라고?”
“응. 애당초 피치 브라더스가 거그에 빠진 것도, 유명세를 탄 것도 그 때문이거든. 게임할 때 실제 군인처럼 롤플레이를 잘해서.”
“흠, 그러면 솔져A 경의 지휘를 능숙히 받아들이겠구려.”
지놈은 코끝을 찡그렸다.
“네, 아마 실제로 붙어 보면 훈련된 군인들을 상대하는 느낌이 들 겁니다.”
“과연 기대가 되는구려. 아주 명예로운 전투가 되겠소!”
너털웃음을 흘리는 이클립스에게 뉴턴좌가 힐난의 시선을 보냈다.
“그럼 미리 싹을 쳐내야겠네. 시작부터 따라가서 목을 따면 그만이지.”
“아니, 그럴 수는 없어.”
그녀의 제안을 이경복이 가로막았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모였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그러면 방송이 재미없어지잖아.”
“재미라고……?”
“기껏 인터뷰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는데 처음부터 끝내 버리면? 시청자들이 김빠지지 않겠어?”
그 대답에 뉴턴좌는 헛숨을 뱉었다.
“아니, 이기는 게 중요하지 지금 방송 재미 따질 상황이야?”
“따져야지. 재미도 챙기고 이길 수도 있는데 왜 굳이 하나만 선택해?”
이경복은 오히려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되물었다. 이에 다른 세 사람은 눈만 깜빡였다.
“애초에 진다는 개념 자체가 없구나. 그래, 그렇겠지……”
“진짜 사고방식이 어떻게 된 거야?”
지놈과 뉴턴좌는 질려 했지만 이클립스는 이경복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정당한 전투를 원하다니, 역시 퍼플 경은 기사도의 귀감이오!”
그의 반응 덕분에 두 사람의 질린 표정은 더 이어졌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내 지놈은 아차 싶은 얼굴로 말했다. 그리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휴식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황. 이경복이 난처해하는 지놈에게 말했다.
“형, 형이 팀장이니까 결정을 내려. 오더를 내리는 것도 형이잖아? 우리는 그대로 따를 테니까.”
“잠깐, 난 생각이 다른데.”
뉴턴좌가 불쑥 말을 꺼냈다.
“솔직히 실력으로 보면 퍼플이 가장 뛰어나잖아. 당연히 퍼플이 오더를 내려야 되는 거 아냐?”
그녀의 물음에 지놈은 일순간 당황했다.
‘반박할 말이 없네.’
사실 틀린 말은 아니기도 했다.
팀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오더를 내려야 한다고 받아들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니, 그건 좀 다르지.”
그가 무어라 대답하기 전에 이경복이 나섰다.
“다르다니?”
“하려면 할 수야 있는데 경험 차이는 무시 못 하거든. 난 4인 스쿼드를 한 번도 안 해 봤잖아?”
이경복은 지놈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지놈 형은 경험이 풍부하거든. 그러니 당연히 능숙한 사람이 오더를 내리는 게 맞지.”
“……본인이 그렇다면야.”
“아, 그리고.”
물러서는 뉴턴좌에게 이경복이 다가가 속삭였다.
“게임 중에는 이런 식으로 항명하지 말자. 멤버들이 리더 말 안 따르면 곤란한 건 잘 알잖아?”
“……알았어.”
순간 흠칫한 그녀는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스위티즈의 리더로서 그녀 역시 리더의 고충을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지놈은 상황이 정리되자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자, 아무튼 믿어 줘서 고맙습니다. 그 믿음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파이팅 한 번 하시죠!”
그는 의욕을 앞세우며 팀원들을 격려했다.
어느덧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비바 퍼지데이!”
지놈의 외침과 함께 매칭이 성사됐다.
* * *
널찍한 군용 비행기.
시끄러운 엔진 소음을 뚫고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트하!”
“자, 오늘 거너 그라운드 이벤트 매치, ‘타임 워페어’를 시작하겠습니다!”
“나 벌써부터 속이 안 좋은데 어떡하지?”
“아니, 시작부터 선 넘네. 자살추천이라니요!”
다들 방송인이라 그런지 멘트를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짧게 멘트를 끝낸 그들은 부리나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윽고 찾아온 짧은 침묵.
“아, 저기 있다!”
“퍼플 님!”
“어씨, 뭐야?! 나만 그런 거 아니네?”
이내 한 곳으로 시선이 모이자 동시다발적으로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들이 찾은 것은 다름 아닌 팀 퍼지데이, 그중에서도 스트리머 퍼플이었다.
“퍼플님, 만나서 반가워요!”
“저 찐팬입니다! 구독도 다 했어요!”
“저 진짜 똥손입니다. 저희 팀 만나도 그냥 지나가 주시면 안 될까요?!”
“혹시 저 만나시면 주먹 헤드샷으로 잡아 주시면 안 될까요?!”
“수류탄! 제 수류탄 핀 꼭 맞춰주세요!”
순식간에 쏟아지는 말에 이경복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아 ㅋㅋ 이게 퍼플 클라스지
-스트리머의 스트리머냐고 ㅋㅋ
-않이;;; 님들 이거 이벤트라구욧!
-이벤트? 사실 OTP였던 것인가?
-퍼플 직관 어떻게 참냐고 ㅋㅋ
-돈도 받고 사심 채우기 무엇?
-정정당당하게 OTP 신청 하라구웃!
-그 와중에 독수겜방 선처 호소하는 거 보소 ㅋㅋㅋ
-이왕 죽을 거면 갓플한테 죽는 게 낫긴 해
팀 퍼지데이 캠을 선택한 시청자들은 시작부터 흥겨워했다.
다가온 이들로부터는 별다른 위협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 대다수가 예능 플레이를 결심한 하위 팀이었다.
‘지놈 형 말 대로네.’
그러나 그 너머, 멀찍이서 이쪽을 살피는 팀들에게는 위협이 감지됐다.
인터뷰부터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낸 중상위권 팀들이었다.
“역시 우리가 견제 1순위인 모양입니다.”
지놈 역시 그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다가와 말했다. 방송에서는 서로 존대를 하기로 했던 터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템포 대로 갈 거예요. 일단 팬들 상대해 주고 있으세요. 낙하지점 결정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는 이내 뒤로 물러서서 홀로그램 지도를 펼쳤다. 지놈은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어디로 갈 거지?”
“음…… 아무래도 킬러노이드라는 변수가 있으니까요. 무턱대고 다른 팀 숫자를 줄이는 건 능사가 아닐 겁니다.”
뉴턴좌의 물음에 지놈이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디서 내리는 게 최선일까.
복잡한 얼굴로 고심하는 지놈에게 이경복이 다가왔다.
“편하게 생각해요.”
“응?”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될 겁니다. 백업은 저희가 책임질 테니.”
-퍼자감 ON!
-순간 설렜는데 나만 그래?
-아아, 그것이 바로 퍼펙트-백업이니까 (끄덕)
-배보다 BACKUP이 더 크다더니!
-아니 ㅋㅋㅋ 그 배꼽이냐고ㅋㅋ
시청자들이 그 발언에 흡족해하는 사이 지놈은 다른 팀원들을 돌아봤다.
“맞네. 내가 이런 드림팀을 두고 고민을 왜 했지?”
그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팀원들이 그에게 모였다.
“퍼플 님 말대로, 재미있게 해 봅시다.”
지놈은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 팀들이 그에게 눈을 돌렸다.
“주목!”
지놈이 짧게 소리쳤다.
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오늘 일찍 퇴근하고 싶은 분들은 군사기지로 오십쇼! 조퇴서 총알 배송 해드립니다!”
그의 선언에 다른 팀은 황당한 듯 눈이 커졌다. 이윽고 지놈을 필두로 팀 퍼지데이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
“비바! 퍼지데이이이이!”
-무친ㅋㅋㅋㅋ 도발ㅋㅋㅋ
-역시 트최입이라니깐!
-핫하! 올 테면 와봐라!
-이게 바로 퍼펙트 백업의 효과?
-이게 그 호가호위 그거냐?
-아 ㅋㅋ 퍼플이 백업해주는데 뭐가 무섭겠냐구웃!
-총알배송(진짜 총알)
이클립스는 낙하하며 지놈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지놈 경! 사나이다운 기개였소!”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나이다운 건 저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칭찬에 화답하며 지놈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도발에 이끌린 건지 아니면 원래 뛰어내리려고 한 건지 다른 팀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숫자가 많았다.
“32명, 8팀이네요!”
이경복은 순식간에 그 인원을 파악하고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피치 브라더스는 없습니다!”
“그쪽도 퍼플 경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가 보오!”
하지만 그중에 라이벌로 부상한 피치 브라더스는 없었다.
“저 사람들도 꽤 실력에 자신이 있는 거겠지?!”
“그럴 겁니다!”
뉴턴좌의 물음에 지놈이 답했다. 군사기지는 주요 파밍 지역이기도 했지만 초반 격전지로 유명한 장소였다.
“예상보다 숫자가 좀 많아요! 빠르게 파밍하고 이탈해서 어부지리를 노리죠!”
-어부지리?
-쫓아온 놈들끼리 싸움 붙이려는 듯 ㅋㅋㅋㅋ
-늙으면 잔꾀가 늘어난다더니!
-지놈이 머리를 잘 굴리긴 해
-근데 이게 맏찌 ㅋㅋㅋ
-킹직히 8팀을 어떻게 상대하누
시청자들도 지놈의 전략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팀원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탈? 뭐 하러!?”
“선전포고를 하고 도망치다니, 이는 기사로서 할 짓이 아니오!”
“굳이 도망 안 쳐도 될 것 같은데요?”
다른 이들의 반응에 지놈은 물론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떠올랐다.
“아니, 이거 일반 게임이랑은 다르거든요! PVE 요소가 있어서 티밍이 허용됩니다! 당연히 우리가 집중 표적이 될 거라고요! 수적으로 너무 불리해요!”
-설득력이…… 있어!
-우리 형이 그래도 주제 파악은 잘해
-괜히 방송 오래 한 게 아니라니깐!
-ㄹㅇㅋㅋ 치고 빠질 때를 잘 노림
-지놈이 흐름은 또 잘 타지ㅋㅋ
-그중에서도 가장 잘 탄 게 퍼플코인이자너 ㅋㅋㅋ
-이건 진짜 빼는 게 맏따 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에 동감했다.
이경복이 이에 웃으며 답했다.
“수적으로는 불리하긴 하죠.”
“네, 그러니까……”
“하지만 질적으로는 우리가 우세하잖아요?”
“예?”
지놈은 당황해 눈이 커졌다.
하지만 더 대화를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어느덧 한계점에 도착해 낙하산을 펼쳐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경복은 그대로 강하를 지속했다.
“이 정도는 나도……!”
“퍼플 경! 뒤따라가겠소!”
뉴턴좌와 이클립스도 그 뒤를 따랐다. 낙하산을 펼친 건 지놈뿐이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쫄?
-않이 ㅋㅋㅋ 지놈도 진짜 절묘하게 맞춘 건데 ㅋㅋㅋㅋ
-비교군이 너무 빡세쥬?
-질적으로 우세(지놈 제외)
-괜찮아! 우리 형은 오디오 랭커니깐!
-네가 더 나빠 ㅋㅋㅋㅋ
채팅창은 지놈을 놀리는 사람들로 가득해졌다. 그 사이 1순위로 착지한 이경복이 주변 건물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뉴턴좌와 이클립스는 아쉽게도 완벽한 착지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바닥을 구르며 낙법과 함께 착지를 마쳤다.
“아니, 진짜 저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윽고 이경복이 건물에서 나왔다. 그는 뉴턴좌에게 권총을, 이클립스에게는 정글도를 던졌다.
그리고 막 착지한 지놈에게도 권총을 던졌다.
“어, 어어!”
순간 당황한 지놈은 저글링을 하듯 권총을 튕기다가 겨우 잡았다.
-혀엉? 갑자기 광대가 된 거야?
-이제 입지컬도 힘든 거야? 그런 거야?
-시작부터 개웃기네 진짜 ㅋㅋㅋ
-그 와중에 템파밍 빠른 거 실화?
-ㅅㅂ 무슨 맵핵이라도 깔았나ㅋㅋㅋ
-이게 바로 퍼펙트-파밍……?
-아 ㅋㅋ 거그가 운빨흥망겜인거 모름?
시청자들이 이경복의 탐색 속도에 감탄하는 사이 뉴턴좌와 이경복은 신속히 총구를 올렸다.
지놈이 정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방아쇠를 당겼다.
[퍼펙트플레이 >>P1911>> 쉐이드 (HEAD SHOT!)]
[뉴턴좌 >>B92F>> 노데스박(HEAD SHOT!)]
이어 동시에 떠오른 킬 메시지.
지놈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시청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
-벌써 킬이라고?
-미친 ㅋㅋㅋ 지렸다 ㅋㅋㅋ
-팬티 일발 장전!
-이럴 줄 알고 내가 화장실에 전세를 냈지
-화장실 전세는 뭔데 ㅋㅋㅋㅋ
-ㅁㅊ 갓플은 갓플했는데 뉴턴좌까지?
-뉴눈나 실력 미쳤다ㅋㅋㅋㅋ
-아 ㅋㅋ 그 스승에 그 제자라니깐!
사망자 둘이 추락하자 놀랐는지 적팀은 다급히 산개했다. 이경복은 뉴턴좌를 향해 싱긋 웃고는 지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정도면 믿을 수 있죠?”
“아니, 그……”
지놈의 동공이 흔들렸다.
떨리는 동공처럼 마음도 흔들렸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도 포위당하면 답이 없다니까요? 지금 기회가 생겼을 때 얼른 파밍하고 벗어나야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성적인 판단이 우선이었다.
이경복은 그런 그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면 포위만 안 당하면 되겠네요?”
“퍼플 경,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소?”
지놈은 물론 다른 멤버들도 의아한 듯 그에게 시선을 모았다. 이경복은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포위당하지 않게 저희도 흩어지면 됩니다. 각개격파로 가는 건 어떨까요?”
-ㅔ?
-네?
-각ㅋㅋㅋ갴ㅋㅋㅋ곀ㅋㅋㅋ파
-킹개격파 뭔데!
-무.친.판.단
-않이;;; 2명 컷해도 남은 상대가 30명인데?
시청자들은 그 발언에 황당함을 숨기지 못했다. 지놈 역시 그와 같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잠깐…… 이거 의외로 가능하겠는데?’
그의 머리가 맹렬히 회전했다.
평소라면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았을 제안이지만 상황이 너무 특수했다.
‘제대로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지금, 순수 피지컬이 핵심인 타이밍이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의 피지컬은 말 그대로 미쳤지.’
무장을 다 갖췄다면 말 그대로 자살행위에 가깝다. 그러나 지금은 두 사람의 사격으로 적 팀도 흩어져서 혼란한 상황이 아닌가.
“미친 생각입니다.”
지놈은 그리 대답했다.
그리고 이내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당장 하죠.”
-?
-이걸 받아들인다고?
-ㄴㅇㄱ 상상도 못한 작전!
-않이ㅋㅋㅋㅋㅋ 이거 스쿼드전이라고욧!
-무친 팀원들과 무친 플레이 ㅋㅋㅋ
-킹갓격파를 진짜로 해버린다고?
-시작부터 큐튭각이 너무 날카롭고 ㅋㅋㅋ
시청자들이 이에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좋습니다. 저는 이쪽을 맡죠.”
“난 이쪽, 다 죽이면 된다는 거지?”
“드디어 갈고 닦은 훈련이 빛을 보겠구려.”
놀랍게도 다른 팀원들도 이견이 없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4방향으로 흩어진 팀 퍼지데이의 멤버들.
-않이 ㅅㅂ 이러면 또 캠이 나뉘잖아 ㅋㅋㅋㅋ
-갓플 캠 미리 안 탄 흑우 없제?
-난 뉴눈나 보러 갈 거임!
-이클 혼자 가도 되는 거임?
-이클립스는 지금 정글도 하나만 들고 갔는데?
-설마 정글도로 잡나?
-지놈 오랜만에 피지컬 보여주나?
-않이! 대체 뭘 봐야 되는 거냐구웃!
-나도 갓플처럼 옥타코어였으면 ㅠ
시청자들은 설마 하는 상황이 진짜로 벌어지자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진짜 퍼플만 끼면 전무후무한 플레이가 나오네 ㅋㅋㅋㅋㅋ
-뭐지? GGG에서 준비한 개꿀잼몰카인 것인가?
-이게 스쿼드전? 내가 아는 스쿼드는 대체……?
-아 ㅋㅋ 이게 진짜 이벤트지
이번 게임은 그들이 알고 있는 상식은 기준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