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24화 (124/491)

124화 - 이거 바이럴이네 (1)

바이럴 마케팅.

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의 일종이었지만 그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 방법 자체로도 그러했지만 이른바 ‘바이럴무새’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퍼플을 이용해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박주호의 말투가 날카로워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질문을 이어갔다.

“아니, 그보다 마케팅 진행 이유부터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물론 퍼플의 위상이 높아진 거야 사실이지만, 그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걸 설명한다고 해서 게임을 더 많이 하지는 않을 텐데요?”

이경복은 친구를 제지하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짚고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사업실장은 두 사람의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겠죠.”

이미 이런 질문을 예상했는지 당황한 기색은 없었다. 박주호는 들어보겠다는 듯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현재 이벤트 자체는 저희 쪽 예상보다 성황입니다. 시청자 수만 해도 5만이 넘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벤트’만 성황이라는 겁니다.”

“이벤트가 잘 되면 좋은 거 아닌가요?”

“아, 물론 좋죠.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예상 밖의 상황이라서요.”

이경복의 물음에 사업실장은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이벤트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대다수지만, 그 바탕이 되는 모드는 부정적입니다. 아마 이번 대회 양상이 저희가 그렸던 그림과 달라서라고 생각됩니다.”

“그림이라면……?”

“원래는 참여자분들께서 협력해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런 일은 없었죠. 오히려 퍼지데이 팀만이 킬러노이드 공략에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이경복과 박주호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100명의 참여자, 25개 팀 중에서 킬러노이드와 맞서 살아남은 건 물론 공략에 성공한 건 퍼지데이 팀이 유일했다.

“그러니 저희 입장에서는 난감하게 된 거죠. 협력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킬러노이드가 공략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 준 셈이거든요. 하아, 이대로는 이벤트 모드 자체가 사장될 판입니다……”

사업실장이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박주호는 그런 표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굴렸다.

“과연…… 현 상황에서 킬러노이드의 데이터 바탕이 퍼플이라고 밝혀지면 인식이 달라지겠군요.”

“인식?”

“프레임을 다시 짠다는 거지.”

이경복이 답을 들었음에도 의아해했지만 상세한 설명은 박주호의 몫이 아니었다.

“네, 맞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그거예요. 지금 이 상태로 놔두면 밸런스 조절 실패로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하지만 퍼플 님 데이터가 기반이라는 걸 알게 되면 관심거리, 이슈가 되죠!”

사업실장이 들뜬 말투로 말을 쏟아냈다.

“게다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그냥 이벤트 NPC에 불과했던 킬러노이드가 도전 대상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겁니다.”

“도전이요?”

이건 또 무슨 소릴까.

이경복이 미간을 좁히자 그는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다.

“오버 더 퍼펙트, OTP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시청자분들이 왜 OTP를 좋아하겠습니까? 왜 퍼플 님으로 비롯된 챌린지에 도전을 할까요?”

“그거야…… 그냥 저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 말씀도 맞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간 다릅니다. 그 사람들은 퍼플 님 플레이에 반한 만큼, 퍼플 님과 닮고 싶고 가까워지기를 원하거든요.”

그 설명에 박주호가 눈을 크게 뜨며 탄사를 내뱉었다.

“과연!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하면 난이도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오히려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겠군요.”

킬러노이드는 NPC로서는 그냥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망작이다. 하지만 그 기반이 퍼플의 데이터가 적용된 거라면?

킬러노이드에 대한 도전은 퍼플에 대한 도전과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습니다! 매니저 님이 사업 감각이 탁월하시네요. 오히려 어렵지 않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거죠!”

프레임, 인식의 전환.

이거 하나만으로 이번 이벤트 모드에 대한 평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

“망한 이벤트가 일종의 OTP처럼 여기지게 될 겁니다. 물론 진짜 도전은 아니니까 퍼플 님의 위상에는 전혀 손상이 없을 겁니다. 그보다는 일종의 단계처럼 여겨지겠죠. OTP에 도전하기 위한 관문? 이런 느낌으로 말입니다.”

그 설명에 박주호가 낮은 목소리로 이경복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야. 이걸 컨텐츠로 삼는 스트리머도 있을 테고, 그럼 우리 쪽 인지도도 같이 올라가겠지.”

이경복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를 호기라고 생각한 걸까.

사업실장은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물론 공짜로 요청 드리는 건 아닙니다. 공개 허락만 해 주시면 이번 우승 상금의 제세공과금은 저희가 부담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세공과금이면……”

“22%, 440만 원.”

이경복이 머리를 굴리기도 전에 박주호가 바로 계산을 마쳤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그런데 좀 의문이 드는 게 있습니다.”

“의문이라고 하시면?”

“데이터 관련 계약은 이용권한을 양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사자 허락 없이 이 데이터를 외부에 판매하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죠. 그런데 왜 저희에게 굳이 허락을 구하시는 겁니까?”

사실 계약상 GGG측에서 마음대로 진행해도 되는 사항이었다. 그런데 굳이 허락을 구하고, 그에 대한 대가까지 주겠다는 점이 이상했다.

“이유 없는 이득은 없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역시 예리하십니다. 좋은 매니저를 두셨네요.”

사업실장은 이경복을 향해 미소 짓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태도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걱정하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 역시 비즈니스 감각으로 제안을 드리는 거니까요. 대가 없는 선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뭘 원하시는 겁니까?”

“저는 더 이후를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요.”

사업실장의 말에 박주호와 이경복은 서로를 돌아봤다.

“앞으로도?”

“아직 저만의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는 미소 지으며 이경복을 돌아봤다.

“퍼플 님을 거너 그라운드의 광고 모델로 대표님께 추천을 드려볼까 합니다.”

*       *       *

한편, 스위티즈 숙소.

뉴턴좌, 윤나라는 공용 주방의 냉장고를 열었다. 그녀가 꺼낸 것은 냉수와 얼음.

유리잔에 얼음과 물이 차오르자 표면이 순식간에 불투명해졌다.

“하, 진짜……”

머리가 찡할 정도로 차가운 물이었지만 마음속 열기는 쉽사리 식혀지지 않았다.

‘또 졌어.’

사격과 검술에 이어 격투기로도 패했다. 그것도 변명의 여지없이 완벽한 패배였다.

‘시청자랑 소통까지 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번 대결로 다시금 확실해졌다.

승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요원했고, 할 수 있을지도 까마득했다.

그러나 이토록 큰 격차에도 그녀는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도 나아지고 있어.’

이번 대결로 기분이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시선 처리가 능숙해졌네요. 많이 연습하셨네.’

그녀를 꺾은 당사자인 이경복으로부터 인정받지 않았나. 머릿속에 다시 그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순수하게 칭찬해서 더 열받네.’

만약 대결의 양상이 치열했다면 경각심을 숨기려는 허세라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격차가 확연하게 컸기에 그녀는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2번째 물 잔을 들이키며 코끝을 찡그렸다.

‘뒤풀이 회식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이야?’

이벤트를 마무리하고 떠나기 전에 했던 나온 말. 그러나 이중생활을 하는 이상 그녀가 뒤풀이에 참여할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

윤나라는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예의상 한 말이겠지.’

인사치레로 흔히들 하는 ‘밥이나 한번 먹자’와 같은 말이리라.

하지만 그녀의 내면에서는 또 다른 의견이 부상했다.

‘같이 하는 게임도 재미있죠?’

그와 함께 이동 중에 나왔던 물음. 방송용 멘트라고 보기에는 너무 뜬금없었다. 그의 표정과 말투, 태도에서도 가식적인 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좀 순진한 구석이 있단 말이지.’

같이 어울려 보니 알 수 있었다.

이경복은 보기 드물게 순수함을 간직한 어른이었다. 어쩌면 인사치레가 아닐지도 몰랐다.

그녀는 새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렸다.

‘같이 뭔가를 이루어 낸다는 게 재미있다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녀는 스위티즈의 리더다.

멤버들은 물론이고 스탭들과 함께 콘서트를 성사시킨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그런 즐거움을 기대하지 않았다.

‘게임에서만큼은 계속 혼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뉴턴좌와 아이돌 윤나라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뉴턴좌 외에는 모두가 적이었고 저격대상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뉴턴좌 님은 사각을 만들어 주세요.’

퍼지데이 팀과 합세해 킬러노이드를 잡아야 했다. 이클립스는 어그로, 지놈이 봉쇄와 기척을 지우는 일을 맡았다.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경복은 그녀에게 어려운 일을 맡겼다.

‘이거,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만약 실패하면 퍼플 경이 위험하오.’

지놈과 이클립스는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아뇨, 실패는 없습니다. 뉴턴좌 님이 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윤나라는 상황을 곱씹으며 다시 질문을 떠올렸다.

그래서 결국 재미가 있었나?

“언니?”

답을 내리려던 순간 상념을 뚫고 목소리가 들렸다. 윤나라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어, 세희야.”

“뭘 그렇게 생각해? 좋은 일이라도 있어?”

“좋은 일?”

윤나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계속 웃고 있던데?”

“웃다니? 내가?”

“어. 그것도 엄청 오랜만에 편안한 얼굴로. 보면서 처음 우리 콘서트 때 생각나더라.”

“처음이라니, 지금이랑 뭐가 다른데?”

그녀의 물음에 동생은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는 좀 더 순수하게 무대를 즐겼잖아. 지금도 좋긴 한데, 그때랑은 좀 다르지. 인기가 많아진 만큼 부담도 늘어나고, 우리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신경도 많이 쓰이고……”

스위티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멤버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도 무거워졌다.

윤나라는 이에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고 볼을 잡아당기며 웃었다.

“아, 왜 그래!”

“우리 세희가 언제 이렇게 컸나 해서.”

“갑자기?”

“네 말이 맞거든.”

그녀는 인정했다.

“확실히 재미있었지.”

첫 콘서트도, 이번 이벤트도.

재미있었다는 사실을.

*       *       *

늦은 밤.

거너 그라운드의 ‘타임워페어’ 이벤트 매치가 각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 중에는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 ‘컴패니언’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마일도어>]

[와 ㅋㅋ 이번 거그 이벤트 진짜 역대급이네]

[- 진짜 보면서 감탄함 ㅋㅋㅋ 퍼지데이는 ㄹㅇ 전설이다]

[-<코랄어비스> 빅피치랑 솔져A가 그렇게 쉽게 잡힐 줄은 진짜 몰랐음]

[-<스타트업> 퍼플이 퍼플해버렸자너 ㅋㅋ]

[]

[근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왜 스킨을 공짜로 뿌림? 매출 생각 안하나?]

[-<스타트업> -린-]

[- 돈센다니는 내가 할 말이 아니긴 한데 분위기 파악 좀ㅋㅋ]

[-<새회사>이러니까 도박장 운영자라는 소리를 듣지 ㅉㅉ]

[NOXEN]

[거그 흥할 때마다 안타깝다ㅠㅠ 서든어썰트 2만 흥했어도!]

[-<새회사>전설의 폭풍전얔ㅋㅋㅋㅋ]

[-<스타트업>아 ㅋㅋ 스팅레이 배신 왜했냐고!]

[-<스마일도어>그건 퍼플코인으로도 못 살림 ㅋㅋㅋ]

여러 회사 중에서도 역시나 게임사 직원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그러나 게이머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흥미로운 이벤트였지만 직원으로서는 달랐다.

[]

[이번 타임워페어는 GGG사 입장에서는 독이든 성배가 됐다.]

[대충 의도는 알겠음.

우리 회사 아웃로 유니버스처럼 SF감성으로 한 번 간을 좀 보겠다는 게 느껴졌거든.

그런데 GGG사 쪽 애들은 이런 쪽으로 개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밸런스가 완전히 망해버림.

기계나 로봇 이미지가 강적이긴 하지. 그런데 이번 이벤트에서는 파워 인플레가 너무 극심했음.

킬러노이드 자체로도 센데 미래무기라고 나온 것들 보면 무슨 생각으로 기획을 했는지 모르겠다.

해설진도 직접 언급할 정도로 OP가 수두룩하지. 그걸 그냥 단순히 코옵으로 때우려고 하니까 이 사달이 난 거 ㅋㅋㅋㅋ

아니, 코옵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미끼가 돼서 죽어야 될 정도의 난이도잖아? 게다가 상금까지 걸린 대회면 누가 나서서 죽겠음?

이건 솔직히 퍼지데이 팀이니까 그나마 진행이 된 거임. 그냥 일반 팀이었으면 이미 끔살하고 이벤트 꼬라박음.

관계자들은 시말서에 업데이트 연기 확정이었을걸?

이건 미래무기만 추가하는 게 아니라 대응책도 좀 같이 추가하는 게 좋았다. 대충 생각나는 거만 얘기하면 EMP수류탄이나 철갑탄 같은 거.

이번 이벤트는 GGG가 밸런스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것만 증명된 꼴이라고 본다.

비록 내가 경쟁사 다니는 입장이지만 여러모로 좋은 기회인데 날린 게 아쉽네.

GGG 직원들은 나락가려던 이벤트 멱살 잡고 살려준 퍼지데이 팀에 매일 108배 올려라.]

이번 이벤트에 대한 비평이 추천을 받고 인기글에 등극했다.

[- 역시 원조 SF맛집이라 그런지 잘 아네 ㅋㅋㅋ]

[-<스마일도어> 보자마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새회사> 킹직히 이번 이벤트는 GGG만 빼고 다 이득봄 ㅋㅋㅋ]

[- ㄹㅇㅋㅋ 퍼플은 2천 먹고, 시청자들은 스킨 먹고 GGG는 욕먹음]

[-<스타트업> SF뽕 느끼면서 아웃로 유니버스 하러 갈 듯 ㅋㅋㅋㅋㅋ]

추천수에 비례하듯 다수가 공감하는 댓글을 달았다.

[]

[뭣도 모르면서 다 아는 척 역겹네]

[진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인기글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쓴다.

여기 게임사 직원들 있는 곳 아님? 이벤트 진행하면서 준비해야 할 게 얼마나 많은지 다 알지 않나?

근데 이걸 조리돌림한다고? 동종업계인으로서 할 말이 있고 하지 못할 말이 있는 거 아닌가?

특히 밸런스 쪽은 우리 회사가 욕 많이 먹는 거 인지하고 있음. 그래서 우리 회사 개발실 쪽도 머리 개같이 굴리면서 고민하고 있고.

근데 이번 이벤트는 진짜 억울한게 있음.

킬러노이드는 기존 데이터가 아니라 한 사람의 데이터로 만들었음.

그게 누구냐고?

너희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퍼플 데이터임.

솔직히 지금 사내에서도 이렇게 킬러노이드의 퍼포먼스가 뛰어날 줄은 몰랐음.

적당히 조절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번 이벤트처럼 협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더 미쳐 날뛴 거.

안 그래도 지금 이벤트 보고 골치 아픈데 적당히 좀 하자]

GGG사 직원의 반박글이 올라오자 여론이 술렁였다.

[-<스타트업> ㅁㅊ 킬러노이드가 퍼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거?]

[-<새회사> 와씨 ㅋㅋㅋ 어쩐지 개 빡세더라]

[-<스마일도어>근데 좀 뭔가 이상한데? 퍼플 데이터로 만들었는데 뉴턴좌나 이클립스가 어케 1:1로 이김?]

[- 저 글 쓴 거 혹시 퇴직자아님? 오히려 엿 먹이려는 거 아닌가 ㅋㅋㅋ]

누군가는 그 사실에 감탄했고 어떤 이들은 그 내용을 믿어야 할지 의심했다.

[- 일반 킬러노이드는 데이터 반영비율이 60% 수준임. 그래도 개쩌는 퍼포먼스라서 지금 내부적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 나오는 중]

반박글을 쓴 당사자가 즉각 답을 달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자 여론은 그쪽으로 기울었다.

[-<코랄어비스> 퍼플 데이터 기반이면 설명이 되긴 하네 ㅋㅋㅋ]

[-<스타트업> 60%인데 그 정도 수준이라고? ㅅㅂ 원래 수준은 대체 어느 정도라는 거야]

[- 뭐래 ㅋㅋㅋ 저런 수치 같은 건 그냥 지어내면 끝 아님?]

[- 진위를 떠나서 퍼플 데이터면 우리도 사고 싶다. 이번에 실력 보니까 보스 캐릭터에 적용하기 너무 좋던데]

[-<새회사> 혹시 모르니까 박제해둠]

그렇게 커뮤니티의 화제가 퍼플 데이터로 집중됐을 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발화점이 된 GGG직원의 반박글이 삭제가 된 것이었다.

[- 뭐임? 왜 삭제됨? 아니면 삭튀런?]

[-<새회사> 퇴직자 맞나 보네 ㅋㅋㅋㅋㅋ]

[-<스마일도어>아니 ㅋㅋ 지금 삭튀하면 뭐하냐고ㅋㅋㅋㅋㅋ]

[-<스타트업> ㄹㅇㅋㅋ 지금 커뮤에 다 퍼졌는데]

[- 뭐임? 결국 GGG가 밸런스 파괴자라는 뜻?]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허탈해했지만 이내 관심을 껐다. 이미 해당 글이 ‘짤’이 되어 각 커뮤에 퍼진 상황이었으니 뒤처리는 사측에서 알아서 할 터였다.

그저 단순한 해프닝.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출근시간 즈음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

[님들 이거 봄? GGG 큐튜브에 메이킹 필름 올라옴]

[-<스마일도어> 엥? 이벤트 모드에 메이킹 필름이 왜 필요함?]

[-<새회사> 머기업은 역시 다르네……]

[- 아니 ㅋㅋㅋ 이건 기업규모 상관없는 얘기라고]

[-<스타트업> 찐이네 ㅋㅋㅋ 뭐 대단한 거 있다고 메이킹 필름이지]

큐튜브 링크와 함께 올라온 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내 분위기는 일변했다.

[-<코랄어비스> 헐? 뭐임? 퍼플이 왜 나옴?]

[-<새회사> 킬러노이드에 퍼플 데이터 쓴 거 진짜였네?]

[- 이왜진?]

GGG의 대규모 업데이트 ‘타임워페어’ 메이킹 필름.

그 영상 속에는 스트리머 퍼플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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