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29화 (129/491)

129화 - V-STAR 탐방 (1)

게임쇼, ‘V-STAR’개장 전날.

퍼플의 팬패이지에는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방송일정) 메타게이머와 함께하는 ‘V-STAR’ 탐방!]

퍼플이 메타게이머와 함께 공동 진행자로 참가하게 됐다는 소식.

팬들에게는 기뻐해 마지않을 이야기였다.

[-헐? 브스타에 갓플 뜬다고?]

[ㄴ엌ㅋㅋㅋㅋㅋ 참가 안하나 했는데 이렇게 또ㅋㅋㅋ]

[ㄴ않이;; 방송 2개월 차에 브스타 공동 진행 뭔데!]

[ㄴ아아, 이게 바로 ‘퍼펙트-성장’이다.]

[-메타게이머 많이 컸네? 우리 갓플도 섭외하고]

[ㄴ킹직히 메타게이머가 퍼플 코인 수혜 많이 보긴 했지ㅋㅋ]

[ㄴㄹㅇㅋㅋ 무적권 떡상인데 어케 참음?]

[ㄴ메타게이머 쪽에도 뉴스 올라옴 ㅋㅋㅋ 같이 올린 듯?]

대다수가 놀랐지만 이해 또한 빨랐다. 이전 메타게이머와 퍼플이 같이 한 컨텐츠마다 대박이 터지지 않았나.

이미 내심 기대하고 있던 이들도 있었기에 소식을 이해하는 것도 빨랐다.

[-근데 이거 팬미팅 각 아니냐?]

[ㄴㄹㅇㅋㅋ브스타 가면 퍼플 볼 수 있는 거 아님?]

[ㄴ아직 입장권 구입 가능?]

[ㄴㅇㅇ 아직 판매중]

[ㄴ자~ 드가자~]

[-아 ㅋㅋ 이번 브스타는 걍 넘기려고 했는데 안되겠누]

[ㄴ나도 원래 정리된 기사만 보는데 이건 못참지 ㅋㅋ]

[ㄴ아씨ㅋㅋ 알바하는 날인데]

[ㄴ알바는 다시 구할 수 있지만 브스타는 1년에 한 번이라구웃!]

[ㄴ사장님 죄송합니다악!]

[ㄴ현명추]

[ㄴ미쳤냐고 ㅋㅋㅋㅋ]

이어 올라온 인증글에 다른 팬들도 더욱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팬페이지에는 때늦은 입장권 구입 러쉬가 시작됐다.

*       *       *

V-STAR 개장 당일.

본격적인 개장에 앞서 이경복은 미리 캡슐로 접속했다. 마지막으로 사전 점검을 마치기 위해서였다.

“꺄! 퍼플 님 오랜만이에요!”

활기찬 목소리에 이경복은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메타게이머의 진행자, 이전에도 몇 번 같이 진행을 이어나갔던 신혜림 기자가 있었다.

“잘 지내셨죠!?”

“그럼요. 기자님도 별일 없으셨죠?”

“저야 퍼플 님 덕분에 아주 잘 지냈죠.”

“저 때문에요?”

이경복이 의아해하자 그녀가 해맑게 웃었다.

“아유, 그럼요. 퍼플 님 기사 나간 이후로 저희 인플루언서 팀 어깨가 진짜 수직 상승 중이거든요.”

“오, 그래요?”

“네. 이번에 퍼플 님 모신 것도 저희 팀장님이 적극 어필하셨거든요. 물론 퍼플 님이 워낙 뛰어나시기도 하지만.”

신혜림은 무척 들뜬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팀 내에서도 퍼플과 교류했다는 점만으로 다른 선배 기자들을 제치고 이번 진행자 자리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는 퍼플이 그 어떤 보배보다 귀하게만 여겨졌다.

“하하, 나중에 감사 좀 전해 주세요. 덕분에 좋은 기회 잡았다고.”

“아유, 저희가 감사하죠.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말이 많았네요. 여기 최종 스케줄표에요.”

신혜림은 스마트 링크로 홀로그램 문서를 전송했다.

“저번에 주신 거랑 크게 달라진 건 없죠?”

“네. 오전에는 한국 게임사 부스를 둘러볼 거고,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이경복보다 오히려 신혜림이 더욱 긴장했다. 스케줄표를 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기자로서 게임쇼 취재가 처음은 아니지만 탐방 방송 진행은 처음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모바일 게임은 체험보다는 소개 비중이 더 크죠. 모바일 특성상 단시간에 게임성 파악하기도 힘들고 체험에도 한계가 있어서요.”

이미 사전에 전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되짚어보았다.

“네, 저희가 좀 더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오후, 캡슐용 신작들 발표죠?”

“네네! 퍼플 님이 데모 버전을 체험해 보고, 소감도 말씀해 주시는 거죠.”

“알겠습니다. 근데 점심시간 이후에 휴식시간이 좀 더 길어졌네요?”

기존 방송과 달리 탐방 방송은 할애해야 할 시간이 많았다. 때문에 중간에 휴식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아, 그때 스위티즈 축하공연이 있거든요.”

“아…… 역시 그거 때문이네요.”

신혜림의 대답에 이경복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미 박주호로부터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터였다.

“네네. 아무래도 공연이랑 진행이 겹치면 시청자 이탈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보다는 공연이 끝난 시점에 진행해서 시청자들을 흡수하는 편이 더 낫다는 거죠.”

메타게이머로서는 구태여 스위티즈 측과 경쟁할 이유가 없으니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면 보고 오라고 해도 되겠어.’

이경복은 옅은 웃음을 흘렸다.

박주호는 매니저로서 일에 열중하겠다고 말했지만 어디 팬심이 그렇게 쉽게 가라앉겠나.

‘이것도 꽤 기대가 되네.’

그럼에도 박주호가 참아낸 이유.

[Play With Sweeties!]

이경복이 스위티즈 멤버들과 함께 진행하는 체험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퍼플 님, 이제 슬슬 시간이에요. 이동하시죠!”

“네, 가시죠.”

그사이 다가온 개장 시간.

이경복과 신혜림은 회장 중앙에 설치된 진행 부스로 향했다.

“후우……”

신혜림은 자리를 잡고 심호흡을 했다. 이경복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편하게 하세요. 저도 옆에서 잘 도와드릴게요.”

“아하하, 오히려 제가 게스트 같네요.”

신혜림이 약간 민망한 웃음을 흘렸다. 이윽고 시작된 카운트다운.

두 사람은 가볍게 눈을 마주치고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On-Air]

부스에 부착된 패널에 붉은 빛이 들어왔다.

방송 시작과 더불어 신혜림은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메타게이머와 함께하는 V-STAR 탐방, 진행을 맡은 신혜림입니다! 오늘은 함께 탐방해줄 아주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트라이에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퍼펙트플레이, 퍼플입니다!”

이경복도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트하!

-큐하!

-갓플 코인 떡상 시작하쥬?

-5252, 능숙한 진행 무냐구!

-오히려 기자 눈나가 더 긴장한 듯 ㅋㅋㅋ

-이게 바로 게스트역전세계?

기다렸다는 듯 진입해온 시청자들의 인사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시청자 숫자를 나타내는 숫자가 맹렬히 회전을 시작했다.

“와, 정말 엄청난 열기네요! 이번 게임쇼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대단한 것 같습니다. 지금 부스 밖을 보시면 입장권을 구매하신 게이머 여러분들이 접속을 하고 계세요.”

신혜림의 말에 화면이 부스 밖을 비추었다. 개장과 더불어 곳곳에 사람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리 접속한 사람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부스 쪽을 바라보았다.

이내 화면은 다시 부스로 돌아왔다.

“개장을 기다리신 분들이 많네요.”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브스타도 성행이 예감되는데요.”

이경복이 한 마디를 더하자 신혜림은 한결 편해진 얼굴로 말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한번 채널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원활한 관람을 위해 채널이 분리되어 있었다. 사람이 많아 불편하면 다른 채널에 가서 관람을 이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내 채널 목록이 화면에 뜨자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어… 이게……”

채널 상태가 뭔가 이상했다.

*       *       *

한편, V-STAR 주최 측도 서버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 다들 오전이라고 마음 놓지 말고 정신 똑바로들 차려!”

서버관리 팀장이 개장과 더불어 직원들을 일깨웠다.

“오늘 스위티즈 공연 예정된 거 다 준비 다 끝났나?”

“예. 채널 할당 끝냈습니다.”

스위티즈의 축하공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니 주최 측으로서는 축하공연이 열리는 채널의 과부하를 유의해야 했다.

“공연이 예정된 1채널은 약 2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다른 채널은 1만 명 정도로 픽스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서버의 용량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주최 측은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스위티즈의 축하공연이 열리는 채널의 한계치를 높이고 다른 채널의 한계치를 줄이는 것이다.

“그래, 뭐…… 20만 명까지나 될까 싶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야. 다른 채널도 1만 명이면 충분할 거고.”

팀장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공연이 아니라 게임쇼 참관이 주목적인 사람들이라면 복잡한 것보다 사람이 적은 걸 선호할 터였다.

지난 데이터로 보아 각 채널당 1만 명이면 여유가 차고 넘칠 터였다.

“1채널 잘 주시해. 오전부터 자리 잡겠다고 팬들이 올 수도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팀장도 직원들도 요주의 대상인 1채널에만 신경을 쏟았다.

그 때문일까.

서버 과부하 경고 메시지가 나오자 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1채널 이상 없습니다!”

직원의 보고에 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채널 현황 띄워!”

그의 명령과 동시에 전체 채널이 나열되었다.

[V-STAR Ch.1 – 원활(7%)]

[V-STAR Ch.2 – 쾌적(1%)]

[V-STAR Ch.3 – 혼잡(77%)]

[V-STAR Ch.4 – 쾌적(2%)]

[V-STAR Ch.5 – 쾌적(4%)]

초록색으로 나열된 목록 중 유독 눈에 띄는 붉은 채널. 실시간으로 그 색은 붉어지고, 퍼센티지는 상승하고 있었다.

3번 채널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뜻.

“아니, 이게 대채 뭔……?”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보아하니 서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채널 놔두고 왜?’

쾌적한 채널을 놔두고 유독 3번 채널로 접속을 시도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이 정도로 트래픽이 모인다면 접속도 원활하지 않을 터였다. 그렇다면 다른 채널을 찾는 게 맞지 않나.

“3번 채널 대기열 생성하고 특이사항 파악해 봐!”

“네!”

그러나 당장은 이해보다 상황 대처가 우선이었다. 직원들이 팀장의 지시를 신속히 이행했다.

“팀장님! 3번 채널에서 현재 메타게이머 방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외 특이사항 없습니다!”

“메타게이머 방송? 그게 원인이라고?”

이어 들려온 보고에 팀장은 물론 직원들은 더욱 의아해졌다.

“아니, 예전부터 계속 해 왔던 거잖아?”

역대 V-STAR를 진행하면서 줄곧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       *       *

다시, 메타게이머의 진행부스.

신혜림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V-STAR Ch.3 – 포화(100%)]

순식간에 채널이 포화, 더 이상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헐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포화 무엇?

-메타게이머 채널만 포화됨ㅋㅋㅋ

-이 인기 대체 무냐구!

“어…… 개장과 함께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는데요. 유독 저희 채널에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그녀는 정신을 추스르고 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깥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벽으로 만들어진 부스, 그 너머에는 수많은 인파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밖에 계신 분들이 뭐라고 말하시는 거 같은데 이쪽에서는 안 들리네요.”

“아, 네네. 저희 부스는 진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완전 방음 되어 있거든요.”

이내 그 사실을 그들도 깨달았는지 모여든 사람들이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

그 물건을 본 신혜림과 이경복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저건……!”

“이거 아무래도 제 시청자분들이 와 주신 모양입니다.”

그들이 꺼낸 건 바로 가면.

중앙에 ‘P’가 새겨진, 이경복이 언박싱 영상에서 썼던 그것이었다.

-엌ㅋㅋ 저걸 진짜로 만들어 왔네

-현실에서는 만들기 어려워도 모델링은 쌉가능이자너ㅋㅋ

-퍼청자 인증 제대로 해버리기ㅋㅋ

-아씨 ㅋㅋㅋ 나도 갈 걸

리얼리티에서 제작해 준 가면을 누군가 아바타 소품으로 만들어 배포한 것이었다.

-아 ㅠㅠ 접속 실패함

-무슨 브스타에 대기열이 있냐구웃!

-무친 ㅋㅋㅋ 벌써 대기 순번 1351번임

-아 ㅋㅋ 기다리기 싫으면 다른 채널 가시라구요

-응~ 계속 대기열 걸어봐! 백수라 기다리면 그만이야!

이윽고 접속에 실패해 방송으로 돌아온 시청자들의 채팅이 올라왔다.

“아니, 그 저……”

신혜림은 의외의 상황에 막막해했지만 이경복은 차분했다.

“찾아와 주신 여러분 다들 감사합니다. 지금 아직 못 들어오신 분도 계시네요? 그래도 게임쇼가 메인이니까 다른 채널에서 구경하시다가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시른뒈? 난 갓플 보러 온 건뒈?

-우리한테는 당신이 메인입니다

-아 ㅋㅋ 남는 게 시간이자너~

-5252, 트수에게 시간은 돌과 같다구?

-시간은 금이다 + 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 시간은 돌이다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누 ㅋㅋㅋㅋㅋ

-도랏맨ㅋㅋㅋㅋㅋ

그의 말에 시청자들은 장난스럽게 반응했다. 이경복은 헛웃음을 흘리며 신혜림을 돌아봤다.

“기자님.”

“네? 아, 네네.”

“보니까 다른 채널은 상태가 괜찮아 보이거든요. 혹시 주최 측 쪽에서 좀 조율을 해 줄 수 없을까요?”

그 말에 신혜림은 눈을 번쩍 떴다. 다른 채널은 여유가 많으니 3번 채널로 할당량을 돌리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터였다.

‘이건 기사감이다……!’

그녀는 새삼 이경복의 가치를 느꼈다. 보통은 기사를 찾아다녀야 하지만 이경복과 함께라면 기사가 절로 굴러들어오지 않나.

“네네, 한 번 문의 드려보겠습니다!”

그녀가 빠르게 스마트 링크로 메시지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감을 되찾은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지금 저희 팀에서 주최 측에 채널 확장에 대해 문의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일정 때문에 먼저 진행을 이어나가야 되는 점, 시청자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웃으며 이경복을 돌아봤다.

“자, 그럼 퍼플님과 함께하는 퍼펙트한 브스타 탐방!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그녀의 외침에 채팅창에 웃음이 번졌다.

-아아, ‘퍼펙트-탐방’의 시작인가

-메타게이머도 맛들렸냐고 ㅋㅋㅋ

-브스타 대기열 ㅋㅋㅋ 시작부터 바로 레전드 찍네

-또전드 갓플 답쥬?

개막부터 시끌벅적한 게임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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