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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52화 (152/491)

152화 - 황금만능, 주의 (2)

보석이 값진 건 그 희소성보다도 ‘미(美)’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같은 종류의 보석이라도 그 빛깔과 균일한 정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캬 ㅋㅋㅋ 아름답다 아름다워!

-근데 진짜 이쁘긴 하네 ㅋㅋㅋ

-현실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임 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기뻐하는 것도 그런 ‘미적 가치’ 때문이었다.

다만 그 양상이 일반적인 경우와는 좀 달랐다.

쩌적하는 파열음과 함께 젬 미니언의 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부서진 보석 파편들이 흩어지며 색색의 빛을 발했다.

-무친ㅋㅋ 이제는 공중에서 찍어버리네

-젬민이 메테오 무엇?

-충돌각 퍼펙트했쥬?

이경복은 황금성으로 나아갔다.

그 앞을 가로막기 위해 젬 미니언들이 나타났지만 그 시간은 극히 짧았다.

보이는 족족 소모(?)되며 말 그대로 무대를 ‘빛’내주고 사라졌다.

그 결과 목적지인 황금성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와씨 ㅋㅋㅋ 다른 사람이면 몇 시간은 걸릴 각인데

-갓플한테는 그냥 조깅이었쥬?

-지옥 바로 노키즈존으로 만들어버리기~

-무친 ㅋㅋ 노키즈가 왜 나오냐굿!

-오해 ㄴㄴ ‘젬’민이입니다^^

-아 ㅋㅋ 아무튼 젬민이임!

-근데 지옥은 원래 노키즈존이어야 되는 거 아니냐?

시청자들은 그 활약에 즐거이 채팅을 나누었다. 그 사이 황금성 앞에 도착한 이경복은 슬쩍 눈을 돌렸다.

‘보통 문지기 같은 몹이 있지 않나?’

거대한 황금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숨어있는가 싶었지만 그의 신기에도 걸리는 게 없었다. 이에 문 앞으로 다가가니 컷신이 시작됐다.

듀란테는 망설임 없이 그 거대한 문을 발로 걷어찼다. 쾅하는 굉음과 함께 황금문이 양옆으로 밀려났다.

-대놓고 침입해버리누 ㅋㅋㅋㅋ

-아 ㅋㅋ 잠입은 하남자나 하는 거라고

-이게 바로 최상남자의 패기?

-아아, 이것이 최상남자의 노크라는 것이다.

그리 요란하게 입장했지만 안쪽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듀란테는 묵묵히 들어와 주변을 훑었다.

가장 먼저 보인 건 왕성의 정원. 그러나 그 중앙에 있는 분수부터 주변을 감싸는 식물들까지 모두 황금으로 변해 있었다.

-여기는 밖이랑은 또 다른 맛이 있네

-ㄹㅇㅋㅋ 밖에는 그냥 막무가내로 쌓아서 창고 같았는디

-마이다스 쉑 뻔질나게 돌아다녔을 듯 ㅋㅋㅋ

-엌ㅋㅋㅋ 하나씩 다 만졌을 거라 생각하니까 개웃기네

이경복은 채팅을 보며 속으로 웃음 지었다. 여전히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다.

듀란테 역시 그와 같은 판단이었는지 주저 없이 정원을 통과했다.

성 내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정적이 흘렀다. 장소가 바뀌었지만 광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깥과 마찬가지로 각종 미술품은 물론이고 카펫과 커튼과 같은 직물들까지 모두 황금이었다.

-왜케 조용함?

-아 ㅋㅋ 이거 분명 뭔가 이따

-조용하다 = 뭔가 나오기 직전

-ㄹㅇㅋㅋ 이런 클리셰는 이미 익숙하다굿!

-스포) 마이다스쉑 황금 통해서 이동해서 나옴

-이미 컷신에서 힌트 다 줬쥬?

시청자들은 방심하지 않았다.

그들은 바로 뭔가 일어나리라 예상했다. 이경복 역시 머리로는 시청자들과 같은 생각을 했지만.

‘……아니, 진짜로 아무것도 없는데?’

그의 육감은 잠잠했다.

정말로 비어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잡히는 게 없었다.

그 고요 속에서 발소리만이 울렸다. 듀란테가 더 깊은 안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육감이 반응했다. 하지만 이경복은 눈가를 찌푸렸다.

‘뭐지 이건? 적은 아닌데……’

악마들에게서 느껴지는 위협과는 달랐다. 그러나 그것을 긍정적이라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마치 비가 내릴 때 느껴지는 냄새와 유사한 감각이었다. 뭔가 찝찝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좋아할 만한 느낌.

“거기 숨어 있었나.”

듀란테도 그 기척을 느낀 모양이었는지 그는 주저 없이 걸음을 옮겼다.

성문을 열었을 때처럼 그는 눈앞에 보이는 문을 걷어찼다.

쾅하는 굉음과 함께 열린 문 안쪽으로 황금 카펫이 펼쳐져 있었다.

-오? 알현실인가?

-마이다스 쉑 백퍼 여기 있다

-아 ㅋㅋㅋ 보스전 딱 대!

화면이 그 카펫의 끝, 황금 왕좌에 다다르자 시청자들은 바로 다음을 예상했다.

그 왕좌에 마이다스가 허리를 세운 채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듀란테는 바로 권총을 뽑았다. 하지만 그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냄새가 나지 않아…… 그냥 조각상인가?”

이어지는 그의 독백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번졌다. 하지만 이경복은 듀란테와는 생각이 달랐다.

‘아니, 저건 살아 있다.’

그 기묘한 육감의 출처가 바로 저것이었다. 그냥 황금조각상이라면 육감에 잡힐 리가 없었다.

듀란테는 카페트를 걸어 왕좌 앞으로 다가갔다.

“단순한 조각상은 아니로군.”

그 한마디와 함께 듀란테가 건틀릿으로 조각상을 만졌다. 그러자 황금이 녹아내리듯 흐물거리며 그 안에 있던 얼굴의 일부가 생기를 찾았다.

-헐?

-사람이었음?

-마이다스가 아닌 거? 근데 얼굴이 똑같은데?

혼란스러워하는 시청자들처럼 마이다스는 눈을 뒤룩뒤룩 굴렸다.

이윽고 턱까지 도금이 벗겨지자.

“어서! 어서 절 죽여 주십시오!”

그는 다급히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듀란테의 표정이 절로 찌푸려졌다.

“뭐?”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를, 저를 죽여서 이 형벌을 끝내주십시오!”

“형벌이라니?”

물음표로 가득해진 채팅창과 마찬가지로 듀란테도 의아함을 표했다.

그제야 마이다스의 눈이 듀란테의 위아래를 훑는다.

“당신, 당신은 악마가 아니군요. 상관없습니다. 제 죄를 고할 테니 부디 저를 죽여 주십시오……!”

메마른 그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렀다. 이내 화면은 그 눈물로 줌인 되었다.

확대된 눈물 안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

비를 맞으며 기도하는 남자는 마이다스였다. 그는 휘몰아치는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떤, 그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나이다! 부디 이곳을, 인간을 보살피소서!”

벼락이 치며 어두웠던 하늘이 번쩍거리고 화면이 암전됐다. 이어 뒤바뀐 화면 속에는 행복에 가득한 마이다스가 있었다.

“황금을 만드는 능력을 손에 얻었나 보네요.”

이경복이 화면을 보고 멘트를 쳤다. 왕성 내에는 황금이 가득했고, 병사들이 그 황금을 국민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다.

-재난지원금 수준 보소 ㅎㄷㄷ

-재난지원금 ㅇㅈㄹ ㅋㅋㅋ

-않이 ㅋㅋㅋ 진짜 금으로 주냐고!

-뭐야? 나도 금덩어리 줘요!

-저때는 갓이다스였누 ㅋㅋㅋ

마치 빨리 감기를 하듯 도시의 모습이 순식간에 변화했다. 마이다스의 황금을 바탕으로 번창하는 게 일목요연하게 전달됐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무한정 생산된 금으로 풍족해진 국민들은 노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배급받은 금으로 행상인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엥? 가격이 점점 높아지는데?

-무친 ㅋㅋ 인플레이션 뭐냐구!

-갑자기 분위기 경제 교육

-사실은 교육용 게임이었던 것ㅋㅋㅋ

수입에 의존하니 물건의 가격은 순식간에 치솟았다. 사람들은 한정된 물건을 두고 경쟁적으로 금덩이를 내놓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들에게 금이라는 건 언제든지 마이다스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맙소사……”

금을 만들어 내는 마이다스만이 그 위험을 깨달았다. 이에 그는 늦게나마 금 생산을 중단시키고 상황을 돌이키려 했다.

그러나 그 노력은 또 하나의 실수에 불과했다.

“왕이 우리를 배신했다!”

“금! 어서 금을 내놔!”

“혼자서 독차지하려는 게 분명해!”

국민들은 폭동을 일으켰다. 탐욕에 눈이 돌아간 이들이 왕성을 습격했다.

왕성을 지켜야 할 병사들은.

“꺼져! 이건 내 거야!”

“내놔!”

가장 먼저 금고를 뒤지며 자신의 몫을 챙기려 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상태면 보수도 제대로 못 받을 거다.”

“최대한 챙겨서 여길 뜨는 수밖에.”

그들은 이 나라 출신이 아니라 용병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혼란이 가중되며 금덩이 위에는 피가 뿌려졌다.

“아니, 아니야……!”

아비규환(阿鼻叫喚).

왕성 높은 곳에서 마이다스는 지옥을 보았다.

“짐은, 짐은 그저…! 나라를 위해……!”

탐욕에 눈이 먼 이들은 더 이상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리 광기를 흩뿌리던 사람들은 이내 해결책을 찾았다.

“왕, 마이다스 왕을 찾아!”

“그래! 금을 더 만들게 하면 되잖아!”

“어서 왕을 찾아!”

마이다스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흩어졌던 광기가 뭉쳐 오롯이 자신을 향했다.

그는 덜덜 떨면서 왕좌로 향했다.

“역시 악마, 그것은 악마였구나!”

절망에 빠진 그는 털썩 왕좌에 자리를 잡았다.

“어리석었도다. 그 계약은 하지 말았어야 했거늘……!”

그의 눈이 생기를 잃었다.

화려한 카펫 너머 닫아둔 알현실의 문이 보였다.

그 밖에서 무수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광기에 찬 군중들이 그를 노리고 있었다.

“이것이 그 대가인가. 나도 국민들도, 모두 악마의 손에 놀아났구나……”

이윽고 문이 부서질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실제로 군중들은 문을 부수려 하고 있었다.

“구원이라 생각했거늘, 내가 모두를 지옥으로 이끌었도다.”

마이다스는 깊이 탄식하고 눈을 감았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이 서서히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ㅎㄷㄷ 이렇게 죽어서 지옥에 온 거네

-배경 스토리 무엇?

-헐? 그럼 혹시 젬 미니언들도 지옥에 떨어진 국민인 거?

-대사 보면 그런 것인 듯?

이내 화면은 다시 듀란테가 있는 알현실로 전환됐다.

“……그렇게 저는 지옥으로, 그 죄의 징벌로 탐욕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마치 고해성사를 한 것처럼 마이다스는 눈물을 흘렸다.

-아 그럼 처음 만난 마이다스는 악마가 맞네

-ㅇㅇ 탐욕이 형상화 된 악마인 듯

-근데 뭔가 좀 이상한데?

-마이다스가 탐욕의 군주 아님? 군주가 악마랑 계약했다고?

-오 ㅋㅋ 나도 이거 좀 걸렸는데

-이거도 떡밥 아님?

-최종 보스 떡밥 느낌인데ㅋㅋ

-킹리적 갓심 발동!

시청자들이 그 컷신을 두고 채팅을 치는 사이였다.

갑자기 마이다스의 몸이 다시 황금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왔나.’

그와 함께 전해져 오는 육감은 처음 만났던 황금 마이다스의 것이었다.

“이런……!”

한 박자 늦게 듀란테가 낮게 혀를 차며 물러섰다.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왕좌를 바라보았다.

“악취가 풍기는군.”

악마, 마이다스가 왕좌에서 일어나며 얼굴을 찡그렸다.

“순순히 이 몸의 재산이 되었다면 쉽게 끝났을 일을.”

놈은 이내 조소를 지었다.

“허나 이 몸은 자비롭도다. 내 손수 너를 가치 있는 존재로 바꾸어 주리라.”

이어 그가 손을 들어 올리자 사방에서 황금인간, 마이다스가 솟아올랐다.

-이제 찐 보스전이네 ㅋㅋㅋ

-분신술 무엇?

-5252, K-호카게 앞에서 주름 잡냐구웃!

-이거 어케 잡음? 젬민이 잡듯이 해야 하나?

이번에는 시청자들의 예상이 옳았다. 컷신이 끝나며 이경복은 통제권을 되찾았다.

“일단 젬 미니언 잡는 방법이 통하는지 확인해 볼게요.”

이경복은 채팅창에 올라온 궁금증을 확인시켜 주기로 했다. 그는 사방에서 덤벼드는 마이다스의 공격을 회피하며 변환해 둔 채찍으로 하나를 휘감았다.

-EEJ 가즈아!

-가랏 마이다스! 몸통 박치기!

-다스! 다스!

-않잌ㅋㅋ 다스 다스하고 우냐곸ㅋㅋ

-순간 너무 자연스러워서 뇌내재생됨 ㅋㅋㅋ

여유로운 채팅창과 달리 상황은 그리 순탄하게 흐르지 않았다.

기대하던 충격음이나 파열음 대신 들려온 건 의외로 찰팍거리는 물소리였다.

“흐음, 이런 식이네요.”

두 마이다스는 충돌하는 순간 액체처럼 변하며 뒤섞였다. 그렇게 융합된 마이다스는 보다 더 커다란 모습으로 돌아왔다.

-합체 뭔데!

-개껌쉑들 ㅋㅋㅋ 꼭 쉽게 끝내려고 안 한다니깐!

-킹직히 보스인데 젬민이 보다는 세긴 해야지 ㅋㅋㅋ

-근데 이러면 어케 잡누 ㅎㄷㄷ

-아! 컷신에서 힌트 줬잖슴!

-힌트?

-아 ㅋㅋㅋ 맞네! 건틀렛으로 상쇄!

놀랐던 시청자들 중 누군가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건틀렛으로 접촉하니 황금이 녹아내리듯 사라지지 않았나.

“확실히 이번 데머크에는 컷신 속에 힌트가 많이 있더라고요.”

사방에서 덤벼드는 마이다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경복은 채팅을 확인했다.

그토록 여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보다시피 보스치고는 패턴이 단조롭습니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타입이니까 피하기는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 수많은 마이다스의 공격을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고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이다스 농락 무엇?

-누가 다굴에는 장사 없다고 그랬는데?

-아 ㅋㅋㅋ 장사가 없지 신이 없냐고

-ㄹㅇㅋㅋ 장사는 그냥 힘 센 인간이자너

이경복은 포위를 빠져나와 동떨어진 놈을 건틀릿으로 붙잡았다. 그러자 예상한 대로 마이다스의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엌ㅋㅋ 바로 맞췄쥬?

-역시 컷신을 잘 봐야 되는 거였고 ㅋㅋㅋㅋ

-ㄹㅇㅋㅋ 퍼집중하면 다 공략법이 나온다 이말이야.

예상한 결과에 시청자들이 즐거워하기를 잠시.

-근데 이거 일일이 접촉해서 제거해야 됨?

-그러기에는 숫자가 너무 많은 거 아니냐구웃!

-킹반인들은 좀 피곤할 듯 ㅋㅋ

-젬민이까지 처치하고 여기 와서 이 짓거리?

-엌ㅋㅋ 하고 있으면 현타 올 거 같은데

다시 포위해 오는 다른 분신들을 본 시청자들은 회의적인 감상을 표했다.

이경복이야 그 피지컬로 순식간에 끝낸다지만, 일반 플레이어들은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

-뭐야 ㅅㅂ

-않이;;; 왜 하나가 더 나오냐고!

-뭐임? 이거 계속 리필되는 거?

-마이다스진사갈비였네 ㅎㄷㄷ

-무한으로 즐기는 거냐구웃!

황금성이니 만큼 황금은 도처에 있었다. 하나가 사라지자 새로운 분신이 다시 솟아났다.

채팅창의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이러면 대체 어케 깨라는 거?

-개껌쉑들 또 선 넘네 ㅋㅋㅋ

-진짜 테스트 빌드 아니었으면 바로 떡락이었다 ㅋㅋㅋ

-아 ㅋㅋ 억지로 플탐 늘리려고 만든 거 아님?

-이건 좀 고칠 필요 있을 듯

-혀엉! 형이 대표해서 말 좀 해줘잉!

이런 분위기는 광고 방송으로서 옳지 않았다. 이에 이경복은 해결책을 꺼내들었다.

“이거, 다른 공략법이 있어요.”

다만 그것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바가 아니었다. 채팅창에 무수한 물음표에 이경복은 웃으며 말했다.

“컷신에서 나온 힌트가 그것뿐만이 아니거든요. 이런 황금덩어리 말고 이 안에 진짜 마이다스가 숨어 있습니다. 그 본체를 노려야죠.”

그는 또 다른 분신을 건틀릿으로 녹이면서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는 묘기를 선보였다.

그 와중에도 태연히 대답까지 하니 시청자들은 웃음을 흘렸다.

-생각해보니 이게 맞을 듯 ㅋㅋ

-괜히 죽여달라고 한 거 아님

-ㄹㅇㅋㅋ 백퍼 본체 죽으면 분신들도 다 죽는 각이다

-아 그럼 건틀릿은 본체 찾는 데 쓰는 거네

-근데 이 많은 분신 중에 어케 찾누?

-어쨌든 플탐 늘리기쥬?

새로운 해법에 채팅창 분위기는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았다.

이 많은 분신 중에 본체를 찾기란 여전히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이었다.

‘나야 이미 찾긴 했는데……’

물론 이경복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였다.

그는 보스전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신기를 통해 본체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가서 처리할 수는 없지.’

혼자 하는 게임이라면 상관없지만 체험과 공략을 선보이는 방송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주어야 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건이 방법뿐이야.’

다행히 이경복은 시청자들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떠올렸다.

“그러니까 이 보스전은 액션이 가미된 틀린 그림 찾기 같은 거죠. 권총을 이용하면 쉽게 공략 할 수 있습니다.”

-틀린 그림 찾기?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그보다 지금 ‘쉽게’라고?

-퍼피셜 쉽다 = 개어렵다

-님한테 안 쉬운 게 대체 뭐냐구요!

-퍼기만 ON!

-근데 갓플한테는 쉬운 게 맞긴 함ㅋㅋㅋㅋ

그렇다고 방법이 쉬운 건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경복은 실소를 흘리며 행동에 나섰다.

“잘 보세요.”

그는 말문을 열며 양손에 권총을 잡았다. 그리고 주변에서 덮쳐오는 분신들을 향해 근거리 사격을 퍼부었다.

총성과 더불어 탄환이 몸체에 맞고 쇳소리를 냈다.

놈들은 그대로 돌진해 와 이경복을 공격했다.

이경복은 회피와 더불어 그중 하나를 발로 밟고 허공으로 도약했다.

“각각 한 발씩만 쏘면 됩니다.”

유려한 몸놀림으로 공중에서 거꾸로 선 이경복은 힘껏 허리를 틀었다.

360도로 회전하며 총구가 불을 뿜었다. 흩뿌려진 탄환은 먼 거리에 있던 마이다스들에게 날아들었다.

“보셨죠?”

착지와 더불어 던져진 물음.

그 한 마디에 채팅이 밀려들었다.

-않이ㅋㅋㅋㅋ 뭐가 쉽냐고!

-권총만 쓰는 게 아니라 피지컬이 필요하잖아욧!

-아 ㅋㅋ 커리큘럼이랑 너무 다르잖슴!

-알고 보니 퍼지컬이 필수교양이었고 ㅋㅋ

-교수님 수강취소 좀 ㅠ 아니면 그냥 F주세요 ㅠ

-그 와중에 뭘 보라는 겨 ㅋㅋㅋ

-바뀐 거 없는데?

전혀 쉽지 않은 동작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도 없었다.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이경복은 다시금 포위를 빠져나오며 권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목표가 하나뿐이었다.

당겨진 방아쇠와 함께 나아간 한 발의 탄환.

“이제 보셨죠?”

시청자들은 그제야 차이를 깨달았다.

-뭐임? 점마는 왜 피함?

-아 ㅋㅋ 본체가 들어있어서 피한 거네!

-본체는 안에 마이다스 들어있어서 맞으면 겉은 멀쩡해도 피해 받음

-맞네 ㅅㅂ ㅋㅋㅋ

-왘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찾아야 된다고?

-확실히 권총으로 구별할 수 있으면 쉽긴 한데;;;

-아 ㅋㅋ 공중에서 360도 사격 하면 더 쉽다니깐?!

-그럼 아까 돌면서 저놈 위치까지 파악한 거?

-준비물) 퍼펙트-동체시력

-아니 ㅋㅋ 준비부터 불가능이자넠ㅋㅋ

분신들과 달리 본체는 무턱대고 공격을 맞지 않는다.

“제대로 배우셨네요! 그럼 공략법도 알려드렸으니까 바로 끝내겠습니다.”

알려 줄 건 다 알려 주었다.

이경복은 채팅창을 보며 미소 지었다.

-쏙쏙 필요한 힌트만 제공해주는 퍼센세 ㅠㅠ

-수업은 참 잘하시는데… 수업은 정말 좋은데……

-실습이 너무 어렵다 이말이야 ㅋㅋㅋ

-쉬운 공략(할수있으면)

-아 ㅋㅋ 못하니까 그냥 볼 거라구욧!

-살인미소 ON!

-미소 나왔다? 끝나버렸쥬?

-핫하! 참교육 파티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따라하는 것보다 보는 걸 더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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