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화 - 퍼펙트한 DLC
근래 메타게이머 커뮤니티에는 주기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실시간 메타 커뮤니티 Rank]
[1. 미스틱 리그]
[2. 거너 그라운드]
[3. 로스트 아르카나]
거의 고정되어 있던 커뮤니티 상위 순위가 어느 시점만 되면.
[실시간 메타 커뮤니티 Rank]
[1. 미스틱 리그]
[2. 데몬 머스트 크라이]
[3. 거너 그라운드]
순식간에 뒤바뀌는 현상이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시스템 오류나 DDoS 공격과 같은 의도적인 트래픽 증가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그 원인은 한 스트리머의 방송 종료였다.
[퍼보충 2배해서 좋으면 개추(999+)]
[트루참회자 빛이다스님의 띵언 모음(914)]
[젬민이랑 놀아주는 삼촌 갓플 클립(879)]
[퍼펙트 맥시멈 – 분노의 도로 개봉(857)]
[분노의 영역 모티브가 된 트로이 전쟁을 Araboza (831)]
밤이 깊었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그들은 이경복의 방송이 종료되자마자 커뮤니티로 몰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전과 다르게 게임 외적인 주제 하나가 올라왔다.
[여동생이 데머크 예구 좀 해달라고 하는데]
[살면서 예구 한 번 해본 적 없는데 이번에는 진심 뽐뿌 와서 지를 생각임 ㅋㅋㅋㅋㅋ
그런데 내 여동생도 방송 보더니 자기도 사달라고 하는 거 ㅋㅋ
그래서 내가 이거 성인 되어야 할 수 있는 거라고 하니까 울고불고 난리남 (얘 이제 고3임 ㅋㅋ)
예약 특전 좋은 거 나왔는데 놓치면 어떡하냐고 떼쓰는데 뭐가 좋은지 알긴 아냐고 물으니까 애가 벙찌는 거.
뭣도 모르면서 떼쓰는 게 어처구니가 없어서 꿀밤 한 방 때렸는데 맙소사
알고 보니 거울에 비친 와따시 였던 거시애오 하와와
본인쟝 궁금한 모습까지 귀여웠던걸까나 엣큥!
데머크 얘기) 특전 뭐 주면 예구해야 됨?]
[-퍼단증상에 해리성 인격장애도 있나 ㅅㅂㅋㅋㅋㅋ]
[ㄴ야잌ㅋㅋ매일 미친 사람이 나와 ㅋㅋㅋ]
[ㄴ커뮤식 질문법 지렸다 ㅋㅋ]
[ㄴ어그로 끄는 실력 뭐냐고!]
[-진지하게 읽고 있던 내가 레전드다]
[ㄴ중간에 고3 여동생이 방송 봤다는 게 복선임 ㅋㅋㅋㅋ]
[ㄴㄹㅇㅋㅋ 고3이 방송을 어케 보냐고]
[ㄴ데머크 보더니 복선 세우는 법도 배웠누]
[ㄴ이래서 커뮤글은 처음이랑 끝부터 봐야됨 ㅋㅋㅋ]
방송 중 공개된 예약 구매가 새로운 화제로 등장한 것이다.
[-ㅅㅂ 노력이 가상해서 답해줌 ㅋㅋ 대댓글 봐라]
[ㄴ굿즈나 아트북은 퀄리티 보고 결정해야 되니까 패스]
[ㄴ인게임 특전이 좀 문제임. 방송 보니까 기존 디자인이 꽤 잘빠져서 스킨은 굳이?]
[ㄴㅇㅇ 이번에 진짜 잘 나왔음]
[ㄴ콘솔판 기준으로 생각하면 권총이랑 대검, 복장 위주였는데 이번에는 악마화 스킨도 추가될 듯]
[ㄴ아마 굿즈 포함된 게 최상급일 거고 스킨이 기본 특전일듯? 가격은 한 15만원 아래 정도 예상함]
그리 특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보니까 갓플 악마화 안 하지 않음?]
[ㄴ엌ㅋㅋ 그러네 ㅋㅋㅋㅋ]
[ㄴ무친ㅋㅋㅋ 튜토 때 한 번 하고 지금까지 안 썼음]
[ㄴ와 ㅅㅂ 맞네 ㅋㅋㅋ 그냥 해도 너무 쩔어서 생각도 못했다]
[ㄴ신이 악마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하지 않음?]
[ㄴㄹㅇㅋㅋ 아무리 수련회 조교라도 신은 못 됨]
[ㄴ???: 여러분 행동에 따라 천사도 악마도 될 수 있습니다]
[ㄴ조교가 왜 나와 ㅅㅂ ㅋㅋ]
예약 구매에 관한 이야기는 새삼 이경복의 실력에 대한 찬사로 바뀌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며 커뮤니티의 열기도 소강되는가 싶은 와중이었다.
[성지예약?) 리딧발 제보 떴냐?]
새로 올라온 게시글 하나가 주목을 받았다.
[리딧 반응 좀 살피는데 좀 느낌 오는 거 번역해 왔다.
지금 북미 쪽은 갓플 목소리가 꽤 핫한데 이거 올린 사람은 체험방송 시작할 때부터 모드 제작해왔음.
영어 전문은 사진 확대해서 보고 번역만 적음 ㅋㅋㅋ
<너희들 나 알지?
내가 ‘듀란테 머스트 퍼펙트’ 모드 제작 과정 계속 올렸었잖아.
그런데 이제 못 만들게 됐다.>
<내가 포기한 건 아니고
개발사가 삭제요청 했고 이유도 안 알려주네.
근데 난 안 빡쳤어 ㅋㅋ
오히려 기뻤지!
뭔가 느낌이 왔거든!>
<생각해봐.
원래 개껌은 모드 제작에 엄청 관대하거든?
내가 바크 모드 만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다른 모드도 아니고 보이스 팩 모드만 삭제를 요청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 거라 믿는다.
물론 내 뇌피셜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다들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미안하고, 아니 미안하지도 않아.
더 나은 미래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거 올라오자마자 댓글 겁나 달렸음 ㅋㅋㅋ
그중에서 몇 개만 떠왔다
<세상에, 이거 ‘공식’적인 요청으로 삭제된 거야?>
<ㅅㅂ 미쳤다. 이건 개껌 역사상 가장 옳은 결정이야!>
<모드 제작이 중단됐지만 아무도 슬퍼하지 않아 ㅋㅋㅋㅋ>
<이걸 이해 못하면 게임을 할 때가 아니야 ㅋㅋㅋㅋ 다시 학교에 입학하라고!>
아직 루머긴 한데 킹능성 보이지 않음? ㅋㅋㅋㅋㅋ]
이경복의 목소리를 추출해 만들던 모드의 제작이 중단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다들 그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얘는 갓플 해외 반응 진짜 꾸준히 번역해주네ㅋㅋㅋ]
[ㄴ고마워요 번역왜건!]
[ㄴ아 ㅋㅋ 해외 동포 소식도 들어야지]
[ㄴ해외동포 ㅅㅂㅋㅋㅋㅋ]
[ㄴ저 사람들도 다 퍼튜브 구독했으니까 한국인 맏따 ㅋㅋ]
[ㄴ이제 한국어만 할 줄 알면 됨!]
[ㄴㄹㅇㅋㅋ 한국어 능력 시험은 귀화에 필수자너]
[-이거 설마 공식으로 보이스 팩 나오는 거?]
[ㄴ딱 봐도 각 나오자너 ㅋㅋㅋ]
[ㄴ근데 방송에서 왜 얘기 안 했지?]
[ㄴ아직 확정된 건 아닐 수도?]
[ㄴ그래도 개껌 입장에서는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지]
[ㄴㄹㅇㅋㅋ 유저 모드가 먼저 나와 버리면 아무래도 구매욕이 떨어질 수 있음]
[-와 ㅋㅋㅋ 보이스 팩 껴주면 다른 굿즈 다 필요 없지]
[ㄴㄹㅇㅋㅋ 굿즈는 보다보면 질리쥬? 갓플 목소리는 안 질리쥬?]
[ㄴ밸붕 확실하고 ㅋㅋㅋㅋㅋ]
[ㄴ무지성 구매 간다!]
한국의 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 * *
다음 날, 이른 오후.
이경복과 박주호는 다시 CAP Company의 사옥을 찾았다.
힐끗 시간을 확인한 박주호는 이경복에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점검해 보자.”
박주호는 어제 예약 구매 일정을 공개함과 동시에 개발사로부터 재협상 요청 메일을 받았다.
이경복이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그는 변리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와 자료를 참고해 정리를 해 두었다.
“비율은 0.5%에서 10%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판매 1건당 우리에게 돌아오는 액수지.”
그렇게 정리한 자료를 토대로 박주호는 다시 변리사에게 상담했다.
“그래. 변리사님이 추천한 액수는 건당 1,000원, 맞지?”
“다시 묻는데.”
아주 간략화된 사항이니 기억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주호가 재차 점검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도 500원으로 할 거냐?”
최종결정자, 이경복이 건당 500원만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경복은 그 진지한 태도에 실소를 흘리며 답했다.
“야, 이걸로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어? 수익보다는 팬 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지.”
“그래,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 더 낫지.”
박주호는 짧게 한숨을 뱉고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못내 아쉬움이 남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네가 먼저 그랬잖아?”
“뭘?”
“칼자루 쥐고 있더라도 휘두르지 말자고.”
이전 체험 방송 계약에 대해 논의할 때 나왔던 이야기였다.
“사실 지금 수입만 봐도 부족하진 않잖아? 욕심 부릴 필요 없어.”
이경복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신기는 이 결정에도 잠잠한 덕분이었다.
“그래, 알았다. 슬슬 시간이 됐으니 올라가자.”
박주호는 안경을 고쳐 쓰며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마치 전장에 나서는 듯한 그의 태도와 달리 이경복은 산책을 나선 듯 여유로웠다.
그렇게 상반된 분위기의 두 사람은 안내와 함께 회의실로 들어섰다.
“아, 어서 오십시오.”
이전 미팅과 마찬가지로 한국지사장, 프랭크 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경복도 마주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네, 반갑습니다. 너무 자주 찾아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퍼플 님이라면야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용무가 없으셔도 와서 쉬고 가셔도 괜찮을 정도죠.”
분위기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그러나 박주호는 방심하지 않았다. 비즈니스는 감정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북미 지사 쪽이 참여하는군.’
이전 미팅과 같은 자리 배석.
아니나 다를까 그들 맞은편에 이전에 봤던 북미 관계자가 나타났다.
<자, 그럼 이전 퍼플 님께서 말해주신 제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인사를 나눈 후 본격적인 안건이 나왔다. 관계자와 지사장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조금 전까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무거워졌다.
‘경복이는 적게 받아도 괜찮다고 했지만 이왕이면 건당 1,000원 선이면 좋겠는데.’
박주호는 긴장을 내색하지 않으며 눈앞에 형성된 홀로그램을 바라보았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고 했지만 그렇다고 몸값을 일부러 낮출 생각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그들이 준비한 건 최소 기준, 그보다 높은 기준이 나오면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해 두었다.
“본사와 지사 임원들의 논의 결과 결정된 조건입니다.”
지사장의 말과 함께 홀로그램 문서가 눈앞에 나타났다.
<판매가는 북미는 5달러, 한화는 5,000원, 일본은 500엔으로 결정됐습니다. 비율은 1:9로 나누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문서의 핵심이 북미 지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박주호는 속으로 탄식했다.
‘경복이가 정확하게 맞췄네.’
공교롭게도 그들이 정한 최저 기준에 맞춘 상황이지 않나.
그러나 이경복의 반응은 달랐다.
“죄송하지만, 혹시 비율에 오타가 난 건 아닌가요?”
그 말에 박주호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다시 계약서에 적힌 비율을 보고 같은 의문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사측이 9가 아니라 우리 쪽 비율이 9라고?’
상대가 말한 ‘1:9’에서 10%가 팀 퍼펙트가 아닌 개발사 쪽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지사장이 웃음을 흘렸다.
“아뇨, 그럴 리가요. 저희가 계약서 하나 제대로 작성 못 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이스 팩의 판매 대금 중 90%가 퍼플 님, 팀 퍼펙트의 몫입니다.>
북미 관계자의 말에 박주호는 눈을 껌뻑였다. 직접 듣고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머리에 떠오른 물음표 하나.
‘아니, 왜?’
그 의문을 알아차린 듯 지사장의 입가가 올라갔다.
“두 분을 놀라게 해서 기쁘군요. 하지만 생각해 보시면 이건 당연한 일입니다.”
“당연하다고요?”
“예. 이번 보이스 팩 제작에는 저희 쪽에서 제작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으니까요. 이미 음성 샘플링에 편집까지 마치시지 않았습니까?”
그 답변에 박주호의 머릿속이 번쩍였다.
‘아……! 변리사님이 말씀해 주신 사례는 전부 사측에서 제작비용을 부담한 거였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맹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측에서 제작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비율이 높아져도 사측은 손해가 아니었다.
<저희 쪽에서는 이미 퀄리티 확인이 끝났습니다. 퍼플 님 큐튜브 멤버십 전용 영상을 통해 분석한 결과, 따로 수정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정말 퍼플 님이 방송에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죠. 이런 최상의 퀄리티로 녹음과 샘플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상세 비용은 알 수 없지만 분명 적지 않은 값이 들어갔겠죠.”
지사장과 관계자가 마주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에 박주호는 다른 의미로 긴장했다.
‘……아니, 그거 커피 한 잔으로 맡긴 작업인데.’
팀 퍼펙트가 엔지니어에게 제공한 건 커피 한 잔, 그마저도 별로 비싸지도 않은 브랜드의 것이었다. 하지만 사측 대표들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더욱이 퍼플 님께서 말씀 주신 대로 한정 판매가 아닌 상시 판매입니다. 그만큼 판촉 효과 역시 길어지니, 이 정도 비율은 합리적이죠.>
“믿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저희는 최상의 조건이라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B2B든 B2C든 보통 규모가 작은 쪽이 비율이 낮은 게 보통이 아닌가.
‘그래도 9:1이라니? 너무 양보를 많이 한 거 아닌가? 5:5만 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
박주호는 두 사람의 표정을 살피다가 문득 얼굴을 굳혔다. 무척 후한 조건이니 오히려 조심스러워졌다.
‘사측에서도 이미 이와 같은 계약 경험은 충분해. 그럼에도 평균적인 비율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혹시 다른 생각이 있는 건?’
기업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들이 말한 효과를 생각하더라도 굳이 비용을 늘릴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비용 부담을 택했다.
‘과연.’
그로 인해 나오는 결론은 하나.
‘투자의 개념인가.’
더 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투자라면 관점이 달라진다.
이들은 지금 ‘퍼플’이라는 가능성, 그 누구보다 확실한 가능성에 투자를 하는 게 분명했다.
“다른 인플루언서라면 모를까, 비용을 절감한답시고 퍼플 님과는 얼굴 붉힐 일을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하하, 저희가 만드는 시리즈는 바이오 크라이시스와 데몬 머스트 크라이뿐만이 아닙니다. 저희가 만든 다른 게임에도 흥미를 붙이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생각이 옳다는 듯 두 사람은 말을 덧붙였다. 박주호는 그제야 속으로 안도하며 친구를 돌아봤다.
‘진짜 강심장이라니까.’
그의 머릿속에는 시시각각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반면 당사자인 이경복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았다.
그 얼굴에 피어나는 순수한 기쁨이 그 증거였다.
‘이래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구나.’
이경복은 신기가 잠잠한 이유를 깨달았다. 그와 친구들이 어떤 기준으로 정하든 사측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을 미리 결정한 덕이었다.
“제가 봐도 충분히 좋은 조건 같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그는 웃으며 계약서에 날인을 마쳤다.
“아, 혹시 이 계약사항은 대외비일까요?”
이어 그가 던진 물음에 지사장이 손을 흔들었다.
“아뇨, 그럴 리가요. 오히려 최대한 빨리 공개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오늘 방송에서 제가 직접 밝히겠습니다.”
이경복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팬분들에게 바로 전하고 싶어서요.”
“아, 그렇게 해 주시면 저희야 감사하죠.”
이는 사측에서도 바라던 바였다.
그렇게 미팅이 마무리되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방송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지사장의 말에 이경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소식을 들으면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네, 저도 그렇습니다.”
방송을 기다리는 건 시청자들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