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83화 (183/491)

183화 - 검머외 말고 금머한 (2)

늦은 저녁.

푸른 눈동자의 남자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빼곡한 영문이 가득한 화면에도 눈동자는 빠르게 움직였다.

“쯧, 갓플 이야기는 없네.”

남자, 조대한은 짧게 혀를 차며 스크롤을 내렸다.

그는 평소대로 해외 커뮤니티, 리딧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미스틱 리그에 관한 게시판을 훑는 중이었다.

‘하긴 개막전 인터뷰니까 큰 관심은 없겠지.’

국내 커뮤니티는 엘리펀트의 인터뷰에서 퍼플의 이름이 언급되어 화제였다.

북미 쪽에서도 미스틱 리그가 대중적인 만큼 그에 관한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역시 MCS쪽 이야기가 더 많네.’

더욱이 한국 리그인 MCK와 더불어 북미 리그인 MCS도 진행 중이었으니 현지 리그에 더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MCK쪽 글도 거의 대부분 뉴스 보도 정도고.’

MCK 관련 게시글은 대부분 경기 결과와 경기 내용을 정리한 통계가 대다수였다.

개막전 인터뷰에 관한 글을 발견하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일과 같았다.

‘티어원이 우승해서 한 번 더 얘기해 주면 좋겠다.’

조대한은 그리 생각하며 슬쩍 스마트 링크를 바라보았다. 면접 결과가 합격이든 탈락이든 통보해 준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락은 없었다.

‘역시 탈락인가.’

면접장에서 자신감 있게 말하긴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만큼 다른 면접자들의 수준이 쟁쟁했다.

혹시 메일로 연락이 올까 계정을 확인했지만 새로 온 메일은 광고들뿐이었다.

‘그래도 직접 만나 본 게 어디냐.’

조대한이 그리 애써 마음을 가다듬을 때였다.

우웅하는 진동에 그는 번쩍 눈을 돌렸다.

“아……”

이내 상대를 확인한 그는 작게 탄식하고 연락을 받았다.

“예, 대표님.”

<어, 대한아. 통화 괜찮아?>

“슬프게도 널널합죠.”

<그거 다행이네. 다음 주 혹시 스케줄 있어?>

“다음 주에요?”

<어어, 화보 촬영 잡혔는데 너랑 컨셉이 잘 맞을 것 같아서.>

전화 상대는 그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모델 에이전시의 대표였다. 학생 때부터 군 제대 후까지 꾸준히 쌓아온 인연이었다.

“네, 뭐 저야……”

조대한은 괜찮다고 말하려다가 뒷말을 삼켰다.

[안 읽음 - 1]

메일함에 추가된 숫자 하나.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대표님……”

<응?>

“죄송합니다. 저 당분간 촬영 못 해요.”

<뭐?>

“아니, 앞으로 촬영 어렵습니다.”

목소리가 떨렸다.

조대한은 부릅뜬 눈으로 메일의 제목을 바라보았다.

[(팀 퍼펙트)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내용을 볼 필요도 없었다.

그는 당장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통화 중이었기에 참았다.

<대한아?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왜?>

“아, 그게……”

조대한은 사정을 설명했다.

아무리 파트타임으로 일했다지만 그간 쌓아온 연이 있지 않나.

그렇게 매몰차게 관계를 단절할 사이는 아니었다.

<아……>

설명을 들은 대표가 짧게 탄식했다. 하지만 이내 수긍한 듯 말을 이었다.

<그래, 네가 하고 싶다면 잡을 수는 없지.>

“저 말고 다른 형님들도 계시잖아요.”

<그건 아니지. 너 진짜 이쪽 업계에서도 유니크하다니까?>

“……키 작은 게 뭐가 유니크에요.”

보통 모델이라고 하면 키가 큰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조대한의 키는 모델 평균은 물론 일반인 평균보다 작았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모델은 비율이 생명이야. 키가 작아도 너처럼 비율이 좋은 사람이 대체 몇이나 될 것 같아?>

“저 정도로 키 작은 모델을 본 적이 있어야 말이죠.”

<그게 증거지. 이쪽 업계에 키가 큰 모델이야 널리고 널렸어. 오히려 그래서 경쟁력이 없다니까?>

대표는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을 이었다.

<아무튼 이직은 축하하는데 진짜 언제든 생각 바뀌면 연락해라.>

“네, 알았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해요.”

<빈말 아냐. 에이…… 내가 너 제대하자마자 바로 전속으로 계약을 했어야 되는데.>

“하하,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조대한은 그리 통화를 종료하고 웃음 지었다.

‘내가 팀 퍼펙트라니……!’

이전과는 다른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 * *

다음 날, 이른 오후.

조대한은 번화가의 한 고깃집에 도착했다.

‘실수하지 말자.’

어제 확인한 메일에 적힌 내용.

취직과 동시에 시작한 그의 첫 업무는 바로 회식이었다.

‘다행히 지각할 걱정은 없어.’

예정된 약속 시간보다 20분이나 앞서 도착했다. 미리 식당에서 세팅을 하고 다른 분들을 맞이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직원의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선 순간 그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아, 일찍 오셨네요.”

자신을 바라보며 안경을 고쳐 쓰는 남자.

박주호가 그보다 먼저 와 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조대호는 넙죽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재빨리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수저를 세팅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공기.

박주호가 그 침묵을 먼저 깼다.

“삼겹살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회식 메뉴는 조대한이 정한 것이었다. 신입사원 환영회를 겸하는 만큼 그가 원하는 메뉴로 선정했다.

“보통 회식에는 삼겹살에 소주니까요. 아, 술을 마시겠다는 건 아닙니다. 아직 대낮이니까요.”

그 대답에 박주호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진짜 한국 사람이긴 한데, 외모 때문에 그런가.’

금발의 외국인이 소위 ‘삼쏘’를 말하는 광경은 쉽게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었다.

“저, 그런데……”

“네.”

“제가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매니저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그 물음에 박주호는 눈을 굴렸다.

“생각해 보니 직급을 정해 둔 게 없네요.”

“아, 네네. 세 분 모두 친구라고 알고 있습니다.”

“네. 그렇긴 해도 최종 결정권자는 퍼플이니까요. 다른 두 사람도 곧 도착할 겁니다.”

그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문이 드르륵거리며 열렸다.

“어? 뭐야, 내가 1등인 줄 알았는데?”

최병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조대한을 바라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와, 엄청 일찍 오셨네. 역시 제대로 뽑았어. 응? 아주 잘 뽑았어!”

“시끄럽고. 앉기나 해라.”

“에헤이, 까칠하기는. 이 녀석이 성격이 좀 그래도 이해하세요.”

그는 자리에 앉으며 조대한에게 손을 내밀었다.

“편집자, 최병훈입니다. 앞으로 저랑 제일 많이 일하게 될 거예요.”

“넵!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대한은 공손하게 악수를 나누며 의욕을 내비쳤다. 최병훈은 흡족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업무 자체는 기본적으로 자택 근무라서 얼굴 볼 일은 많지 않을 수도 있어요. 스크립트 번역은 기한과 퀄리티만 지켜주시면 되고, 빨리 끝내면 바로 업무 끝! 나머지는 놀면 됩니다.”

“아하……”

조대한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눈을 굴렸다.

‘이거…… 퍼지데이 오디션 때 나온 조건이랑 좀 비슷한데?’

시청자들이 블랙기업답다며 놀렸던 그 조건들.

조대한 역시 그 사람들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너는 밥도 안 먹이고 바로 일 얘기냐?”

“인마, 밥 먹으면서 일 얘기하는 게 더 극혐이지. 너 때문에 내가 체할 뻔한 게 한두 번이냐?”

박주호는 그 말에 스마트 링크를 확인하며 답했다.

“얘는 이제 곧 도착이라네.”

“또 무시냐……”

두 사람의 말에 조대한은 바짝 긴장했다. 상사인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것 때문은 아니었다.

‘설마 여기까지 가면을 쓰고 오시진 않겠지.’

이제 곧 퍼플이 도착한다.

식사를 위한 자리니만큼 가면은 없을 터였다. 다시 말해 퍼플의 맨 얼굴을 보게 될 기회였다.

‘최대한 조심하자. 괜히 콤플렉스에 반응하면……’

조대한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는 여느 시청자들처럼 이경복의 얼굴에 콤플렉스가 있어 공개를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무례한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표정관리에 힘을 썼다.

이윽고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세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돌렸다.

“어? 내가 꼴찌야?”

그리 말하며 멋쩍게 웃는 이경복의 모습.

그 얼굴을 본 조대한은 마음의 대비가 무색하게 턱을 떨어뜨렸다.

‘아니 대체……?’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얼굴이 떠올랐다. 그간 모델로 일하면서 만나왔던 다른 모델들의 얼굴이었다.

‘완전 급이 다르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보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없었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그 비율이 가히 폭력적이었다.

‘스튜디오 가면 그냥 화보집이 줄줄 나오겠다.’

달리 포즈도 필요 없을 것이다.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찍는 순간 A컷은 확정이 분명했다.

‘이건 진짜 기만이잖아!’

현실에서 느끼는 퍼기만(?)에 조대한은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반가워요. 나름 일찍 온다고 온 건데 늦은 게 돼 버렸네요.”

하지만 이내 이경복의 말에 그는 정신을 수습했다. 조대한은 벌떡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아, 아닙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경복이 자리를 잡자 박주호가 말했다.

“우리 일단 호칭 정리부터 해야겠다.”

“호칭?”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요. 사장님? 아니면 대표님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아, 맞네.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

이경복은 그 말에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사장님도 좋고 대표님도 좋고. 우리가 그렇게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거든요.”

“그럼 사장님으로 하겠습니다. 채팅으로 그렇게 치는 게 익숙해서요.”

그리 호칭 정리를 마치고 식사가 시작됐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에 최병훈이 물었다.

“그런데 다른 스머도 아니고 왜 퍼플 팬이 된 거예요?”

“아, 그게……”

조대한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제가 소위 국뽕을 좀 좋아해서요.”

“……국뽕?”

예상 밖의 단어에 최병훈은 물론 다른 두 사람도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면접 때 말씀 드렸는데, 저희 부모님이 한국을 진짜 좋아하시거든요. 얼마나 좋아하시냐면, 문화재 자주 볼 수 있다고 경주에서 지내고 계셔요.”

“오……”

“게다가 명절도 다 챙기세요. 차례랑 제사까지 다요.”

“네?”

조대한은 세 사람의 반응에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아, 친척들은 다 외국사시니까 저희 집만 합니다. 근데 솔직히 어머니 쪽이면 그나마 이해가 되는데 아버지 쪽 조상님이라고 해도 미국인이잖아요? 근데 귀화해도 뿌리를 잊으면 안 된다고 그렇게 챙기세요.”

“그건…… 엄청 대단하시네.”

최병훈이 고민 끝에 한 반응이었다. 조대한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주변에서 이 이야기 들으면 다들 그래요. 오죽하면 제 이름도 대한이겠어요?”

“아, 한국이 좋아서?”

“네. 동생이 있었으면 무조건 민국이었을 겁니다.”

그리 미소 짓던 그는 아차 싶었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왜 사장님 팬이 됐냐면요. 그런 집안에서 지내다 보니 저도 좀 영향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사장님 방송 보는 순간 딱 감이 왔죠.”

“감이요?”

“네. 아, 이 사람 진짜 월클이다.”

그 말에 최병훈이 웃음을 터트렸다. 조대한은 그에 더 신이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진짜로요. 제가 괜히 번역왜건이 된 게 아니에요. 한국에 이런 사람이 있다, 자랑스럽지 않냐, 세계가 다 인정한다. 이런 마음으로 한 거라니까요?”

표정과 어투에서 진심이 묻어나왔다. 배경음악으로 애국가를 틀어주면 어울릴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퍼플과 같이 일을 할 수 있다? 이거 절대 못 참죠.”

“아씨, 나 배 아파……”

최병훈이 끅끅거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 모습에 이경복과 박주호도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와, 진짜 안 뽑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네.”

“제대로 뽑았어.”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조대한도 방긋 웃었다.

“아!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혹시 번역왜건 활동은 계속해도 될까요?”

“아까 말했듯 업무 외 시간은 자유입니다. 방송에 해가 될 일만 아니면 상관없어요.”

박주호는 은은한 미소와 함께 답했다. 번역 반응을 커뮤니티에 올려주는 건 일종의 마케팅이나 다름없었다.

그걸 자발적으로 해주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

“아, 저녁이었으면 술이라도 한 잔 하는데 아쉽네.”

“방송 때문에 어쩔 수 없지. 나중에 또 자리 만들면 되잖아?”

아쉬워하는 최병훈에게 이경복이 웃으며 말했다. 낮에 회식을 잡은 것도 저녁 방송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부터 대회 연습인가요?”

“아뇨.”

조대한의 물음에 그가 손을 내저었다.

“일단 팀원들끼리 친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지놈 형이 준비한 게 있습니다.”

* * *

그날 밤, 퍼지데이 합방시간.

기존 3인과 더불어 스컬킴과 박잡초, 골초 조합까지 더해 5명이서 함께 방송을 시작했다.

각 멤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 후 지놈이 진행을 시작했다.

“자, 오늘부터 바로 업무에 들어가느냐? 아니죠! 우리 회사가 그렇게 가혹한 곳은 아닙니다! 새로 온 인턴분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임직원 간의 친목 도모 시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가 빠르게 목소리를 높이며 텐션을 올렸다. 그 말에 시청자들이 바로 반응했다.

-블랙기업의 OT?

-인턴들 장기자랑 시키는 거냐구웃!

-연수원, 사칙암기, 장기자랑… 으윽… 머리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얼른 돔황챠!

-아니 ㅋㅋ 사수가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곸ㅋㅋㅋ

-ㄹㅇㅋㅋ 추놈 일 하기 싫어서 OT기획했쥬?

-???: 업무 외적으로 연락 하지 마세요!

-오디션 끝나고도 골초 방송 등판 트루?

-이미 증거가 다 있다 이말이야

오늘도 기회가 생겼다 하면 놀려먹는 시청자들이었다. 지놈도 장난스럽게 억울하다는 듯 답했다.

“아니, 무슨 업무 외적인 연락입니까? 면접비 준다고 구독권 선물한 건데! 스컬킴, 박잡초 인턴 맞죠?”

그 말에 두 사람이 짐짓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그런데 그냥 조용히 구독권만 선물하셔도 되는데 거기서 생색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답과 함께 채팅창에 웃음이 터졌다.

“크흠, 아무튼! 장기자랑같이 업무에 쓸모없는 걸 왜 하겠습니까. 오늘은 즐겁게, 직원들 간의 협동심을 함양할 수 있는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지놈은 멘트와 함께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러자 스크린에 게임 로고가 투사 되었다.

넓은 대저택과 반투명한 4명의 지박령, 그리고 화면을 등지고 있는 검은 사제복.

[Dead By Exorcist]

그 아래에 적힌 게임의 이름.

데드 바이 엑소시스트, 소위 ‘데바엑’이라 부르는 게임이 이번 방송의 콘텐츠였다.

-엌ㅋㅋㅋㅋ 이게 나오네

-아 ㅋㅋ 5명이면 데바엑이 딱이긴 하지

-데바엑 아십니까? 진짜 개꿀잼입니다^^

-협력심 기르는 데 데바엑 만한게 없지 ㅋㅋㅋ

-인성질을 배우는 게 아니고?

-원래는 순박한 지박령과 악랄한 엑소시스트의 숨박꼭질인데 ㅋㅋㅋ

-실제 플레이는 ㅈㄹ맞은 악령들과 불쌍한 엑소시스트쥬?

-이지메 시뮬레이터 ㅎㄷㄷ

초기에는 술래 역할인 엑소시스트가 우세했지만 점점 플레이어들의 실력이 쌓이면서 그 관계가 역전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지박령은 공격능력이 없음에도 다른 여러 방법으로 엑소시스트를 농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놈은 그 반응에 흡족해하며 말을 이었다.

“저희 훌륭하신 사장님께서 친히 악역을 자청하셨습니다.”

이번 게임에서 술래인 엑소시스트는 이경복이 맡기로 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임원과 직원의 대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컨셉상 이경복만 사장, ‘임원’이기 때문이었다.

-블랙기업 사장의 마수를 피하는 게임이 있다!?

-아 ㅋㅋ 갓플이면 퇴마 안 하고 오히려 붙잡아 둘 듯

-지박령이 회사 지박령을 말하는 거였쥬?

-???: 퇴근 하겠다고?

-???: 얘는 눈치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이거 내일 아침까지 처리해줘 (퇴근 시간 30분 전)

-30분 전에 주면 양반이지 ㅅㅂ -ㄹㅇㅋㅋ 퇴근했는데 다시 불려가는 경우도 있음

-드립이지? 드립 맞지…?

-아 ㅋㅋ 내가 이래서 취직을 안 한다니깐!

-헉

-이제 울지 말고 말해봐

-뭔ㅋㅋㅋ 극과 극만 있냐곸ㅋㅋ

그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자 시청자들은 즐거움을 내비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점은.

-갓플 피지컬로 엑소시스트 하면 개쩔 듯 ㅋㅋㅋ

-아 ㅋㅋ 이걸 못 잡겠냐고

-사실 직원들이 추노각을 보는 게 아닐까?

-엌ㅋㅋ 도망칠 수 있나 없나 확인해보는 거였냐고

-추노 시뮬레이텈ㅋㅋㅋ

바로 이경복이 쫓는 입장이라는 사실이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