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 취미로 번역을 하는 사람
지놈의 패배 이후, 다른 멤버들도 번갈아 가며 엑소시스트 역할을 맡았다.
서로 다른 멤버들이 엑소시스트로 게임을 이어갔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엌ㅋㅋㅋㅋㅋ 티배깅 뭐냐고
-나갈까? 말까? 나갈까? 말까?
-쥐놈 업보 스택 다시 쌓는 거 보소ㅋㅋㅋㅋ
-갓플이랑 같은 팀만 되면 저런다니깐!
-호가호위의 아이콘 ㅋㅋㅋㅋ
-어우퍼를 다시금 증명해버리기ㅋㅋㅋ
-갓플이랑 붙어있으면 다 이긴다 이말이야
단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이어지는 완승, 지박령 팀의 일관적인 승리가 이어졌다.
“자, 오늘 오리엔테이션은 여기까지입니다. 무척 즐거운 오티였네요.”
마지막 게임을 마치고 이경복이 주의를 돌렸다. 그와 함께 장소는 다시 스튜디오로 바뀌었다.
-아니, 벌써 끝이라고?!
-킹니 갓써 바로 등판해버리고 ㅋㅋㅋ
-뭐예요? 더 놀다 가요!
-OT 말고 MT로 바꿔서 1박2일 합시다!
-그립읍니다ㅠㅠㅠㅠ
-블랙기업이라며! 블랙기업이라며!
-아 ㅋㅋㅋ 새벽 4시 퇴근에 아침 7시 출근은 해줘야지!
-그 정도면 그냥 블랙이 아니라 반타블랙 아니냐?
시청자들은 아쉬움에 아우성쳤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였다.
“오티도 좋지만 이제 본업에 집중해야 되니까요. 다음 시간부터는 미스틱 리그 연습을 시작합니다!”
“일정은 각 임직원의 게시판과 저희 본사 홈페이지, 퍼지데이 팬카페를 참고해 주시면 됩니다!”
지놈이 이경복의 뒷말을 받으며 화면을 띄웠다. 각 멤버들의 트나잇 팬페이지와 더불어 팬카페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인이면 제발 팬카페 가입합시다!
-팬카페 아직 가입 안 한 주주 없제?
-쥐놈이면 막 회원 모아서 카페 팔고 런 하는 거 아님?
-갑자기 중고차 매매 카페가 되어버리는데…
-아니 ㅋㅋ 선 넘지 말라고 ㅋㅋ
-ㄹㅇㅋㅋ 밈인데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니깐!
지놈은 채팅 반응을 읽으며 코웃음을 쳤다.
“아니, 여러분. 저는 바지사장이에요, 바지사장. 진짜 주인은 당연히 사장님 아니겠습니까?”
-이게 바로 블랙기업의 운영법?
-아무튼 문제가 생기면 지놈이 대신 잡혀간다는 거지?
-아 ㅋㅋ 그러면 킹정이지
이경복은 더 채팅창이 이어지기 전에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자, 그럼 저희는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밤 되시오!”
“다음에 ‘본’격적인 방송을 기대해 주세요!”
“트바!”
모두의 인사와 함께 방송이 끝났다.
* * *
심야, 조대한의 집.
그는 영문으로 빼곡한 문서를 메일에 첨부해 송신했다.
“흐으으으으!”
그는 힘껏 기지개를 켜며 몸을 풀었다. 이번에 새로 올라갈 퍼지데이 소개 영상의 스크립트 작성을 방금 마친 터였다.
‘컨펌 올 때까지 좀 쉴까.’
이제 최병훈이 스크립트로 더빙을 입힌 영상을 확인할 터였다. 최병훈이 검수하는 건 그 번역의 내용이 아니라 목소리의 길이였다.
아무래도 한국어와 영어는 차이가 있는 만큼 영상과 음성의 싱크가 차이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는 걸 보면 다 잘되는 이유가 있다니까.’
시청자가 아니라 직원의 입장에서 보니 새삼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퍼펙트플레이 채널의 성장은 이경복의 실력을 기반으로 하나 주변의 서포트 또한 그 영향이 만만치 않았다.
‘이제 나도 그중 하나고.’
조대한은 새삼 뿌듯함을 느끼며 인터넷에 접속했다. 이제 그의 취미, ‘번역왜건’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할 때였다.
‘오늘 방송 하이라이트 반응을 좀 볼까.’
팀 퍼펙트의 일원이 되면서 좋은 점 중 하나. 그는 더 이상 방송 중에 클립을 잘라낼 필요가 없었다.
최병훈이 모니터링 하면서 영상 소스를 이미 확보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편집자님 센스까지 가미된 거라 내가 자른 것보다 더 좋지.’
조대한은 저장해 둔 영상을 일본 커뮤니티 쪽에 업로드 했다. 데드 바이 엑소시스트는 북미 쪽도 괜찮긴 하지만 일본 쪽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게임이기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한국 스트리머들이 한국 서버의 고인물들을 피하기 위해 VPN을 써서 일본 서버로 접속해 플레이하를 하겠는가.
“오, 바로 나오네.”
조대한은 눈을 빛내며 영상에 달린 코멘트를 번역해나갔다.
[거짓말이지? 어이! 이게 처음 하는 플레이어라고? 바보취급하지 말라고www]
[위험해! 이거 초-위험하다고! 이 사람, 퍼펙트 듀란테잖아!? 악마사냥꾼이 유령사냥꾼까지 하는 거냐고!(웃음)]
[에에-!? 오컬트학자, 이런 플레이가 가능한 걸까나? 폴더가이스트에 맞서다니, 보통은 그 자리에서 스턴이라고wwww 상대가 너무 불쌍해지는wwww]
사람들은 초반부 엑소시스트로서의 플레이에도 감탄했지만 이경복이 지박령팀에 합류하자 그 반응은 더욱 커졌다.
[에-? 이거 뭐야? 에에-? 결계 해제까지 노 미스라고?! 괴물이잖아 이 녀석wwwww]
[저는 편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원본을 찾아봤습니다만. ‘에에-? 믿기지 않아!’, ‘이거 절대 인간의 영역이 아니야!’ 따위의 말만 해버렸습니다(웃음)]
[퍼플의 노하우 따라해 보았다. 빛을 보고 버티려 했지만 무리무리wwwww. 절대! 절대절대! 무리라고 이건!(゚Д゚;)]
[레이저 트랩 돌파! 가라아아아아앗! (ノ・Д・)ノ!!!]
[한국과 일본의 서버가 분리라서 다행이라는 느낌? 절대 아시아로 묶지 말라고! 평화를 지켜줘wwww]
조대한은 반응을 정리하며 웃음을 흘렸다. 소위 ‘국뽕’이라는 감정에서 오는 만족감도 있었지만.
‘역시 누가 봐도 대단하구나.’
국적과 상관없이 이경복의 실력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더욱이 이제는 화면 너머의 존재가 아니라 그가 일하는 직장의 사장님이 아닌가.
이전과는 소속감이 남달랐다.
[>오케이, 수고했어.]
그때 컴퓨터로 최병훈의 톡이 도착했다.
[>영상 업로드 했으니까 반응만 살펴봐 줘]
그가 번역한 스크립트로 작업된 영상이 큐튜브 멤버십 영상으로 업로드 됐다.
조대한은 마른 침을 삼키며 바로 채널로 향했다.
‘괜찮겠지?’
애초에 실수 없이 노력하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처음으로 맡은 일감이니만큼 더 꼼꼼히 확인했다. 그럼에도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직 댓글은 없네.’
이제 막 업로드 됐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조대한은 완성된 결과물을 재생했다.
외국인 시청자들에게 퍼지데이 크루 결성의 과정을 설명해주는 영상이었다.
이경복과 지놈의 첫 만남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인연이 됐는지, 거기에 이클립스가 합류하면서 세 사람이 어떤 방송을 했는지 소개하는 게 주였다.
“와, 다시 봐도 대단하긴 하네.”
퍼펙트플레이 채널에 올라오는 만큼 이경복의 활약상이 주로 담겨있었다.
퍼펙트 야미와 장인해부학에 거너 그라운드 듀오, 엘든소울 결투. 그리고 타임워페어 이벤트부터 최근의 미스틱 리그 3인 자유랭크 게임까지.
‘편집자님도 진짜 고생하셨겠다.’
하이라이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만 엄선한 영상이었으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느새 영상이 끝나니 약 20분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아니, 근데 이거 더빙이 틀렸는지 안 틀렸는지 신경을 못 쓰겠는데……?’
조대한은 이내 최면에서 깨어난 듯 눈을 껌뻑였다.
영상미도 영상미지만 이경복의 목소리 때문에 그 내용 자체가 틀려도 알아차릴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만큼 감미롭고 계속 듣고 싶어지는 목소리였다.
주의를 기울인 그가 이 정도인데 일반 시청자들은 오죽할까?
‘일단…… 코멘트를 보자.’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 했다.
조대한은 마른 침을 넘기며 새로고침을 눌렀다.
그와 함께 나타난 영상 댓글들.
[-맙소사, 이렇게 멋진 영상이라니?! 연말 보너스라도 받은 기분이야!]
[-퍼플은 날 속였어! 분명 단순한 더빙 영상만 올린다고 했었잖아! 전혀 기대하지 못한 선물이라고!]
[-LMFO, 이게 바로 퍼펙트 팬 서비스라는 거겠지?]
[-빌어먹을! 큐튜브는 1년 멤버십 가입 옵션을 왜 안 만드는 거야? 난 매월이 아니라 매년 갱신하고 싶다고!]
가장 먼저 보이는, 추천수가 높은 댓글들은 영상 그 자체에 대한 칭찬들이었다. 다행히 더빙 내용에 대한 문제를 삼는 댓글은 없어 보였다.
조대한은 스크롤을 더 아래로 내렸다.
[-아, 이클립스라면 그와 같은 크루가 될 자격이 있지]
[ㄴ그는 프롬 스튜디오가 인정한 실력자야]
[ㄴ이 두 사람이라면 어떤 괴물이 나타나도 승리해낼 걸?]
[ㄴ이클립스가 다른 게임을 시작한 것도 퍼플 때문이라니, 이건 몰랐네]
[-퍼지데이가 내가 아는 그 퍼지데이를 말하는 거야?]
[ㄴ영화에서 따왔다고 말했잖아?]
[ㄴ크루 이름은 각 멤버들의 발음을 이용해서 만든 것 같아]
[ㄴ퍼펙트플레이+지놈+이클립스]
[ㄴ그러면 ‘데’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는 건가?]
[ㄴ그런데 지놈은 대체 누구야?]
사람들은 이클립스의 합류에 대해서는 적극 환영했다. 하지만 지놈의 경우는 약간 달랐다.
[-GENOME, 유전자 레벨?]
[ㄴ유전자 레벨의 실력이라는데 들어본 적이 없는데?]
[ㄴ한국에서는 유명한 스트리머인 것 같아]
[ㄴ크루 멤버가 이클립스처럼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니 좀 실망스러워]
[-자기소개가 너무 거만해. 퍼플과 같은 팀을 이룰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워]
[ㄴ원래 스트리머 중에는 그런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있잖아?]
[ㄴ내가 좋아하는 부류는 아니야.]
[ㄴ그래도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겠지.]
지놈이 유명하다지만 어디까지나 국내의 경우였다. 이클립스처럼 인지도가 쌓여 있지 않으니 해외 시청자들의 눈에는 신인이나 다름없었다.
더욱이 그냥 같이 합방을 하는 스트리머도 아니고 크루 멤버라고 하니 그 기준은 더욱 깐깐해졌다.
그러나 한 댓글이 새로 달리자 그 평가는 뒤바뀌었다.
[-너희들 GENOME 채널에서 퍼플의 장인해부학 영상을 전부 보고 오는 게 좋겠어]
[ㄴ누가 고맙게도 자막을 전부 달아줬네]
[ㄴ퍼플 영상만 있는 걸 보면 퍼플의 팬이 해준 걸 거야]
[ㄴlol, 유전자 레벨로 말 잘하는 남자가 됐잖아?]
[-지놈이라는 사람 재미있는데?]
[ㄴ게임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방송 진행은 탁월해!]
[ㄴ아무래도 그는 퍼지데이 크루의 MC가 아닐까?]
[ㄴ말하는 속도나 높이를 잘 조절하는 걸 보면 스탠딩 코미디언출신이 아닐까?]
[ㄴ한국에서는 스탠딩 코메디쇼는 주류가 아니야.]
[ㄴ그러면 더 대단한 거네]
소개 영상이 아니라 지놈의 영상을 본 사람들이 남긴 댓글이었다.
아무래도 하이라이트 위주인 영상에서는 지놈의 입담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본 영상에서는 그의 장점이 두드러졌다.
[-퍼플은 그와 함께 있으면 즐거워. 그걸로 자격은 충분하잖아?]
[ㄴ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이 영상에서는 ‘멋진’ 퍼플이 있지만 GENOME의 영상에는 ‘행복한’ 퍼플의 모습이 보여]
[ㄴ퍼플을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더 이상의 조건은 필요 없지.]
[ㄴ그가 한 사람 몫을 해내지 못해도 상관없어. 왜냐하면 퍼플은 언제나 그 이상을 해내니까.]
[-그런데 대체 ‘추놈’이 뭐야? 번역기에는 ‘Ugly Guy’라고 나오는데?]
[ㄴ성이 ‘추’씨 인 거 아닐까? 그 야구선수처럼]
[ㄴ어쩌면 자기비하적인 유머일 수도 있어. 그런데 보기에는 못생긴 편은 아닌데]
[ㄴ아무래도 한국어로 된 밈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
[ㄴlol, 친구에게 물어보니까 외모비하가 아니야. 그보다는 ‘disgraceful’처럼 부끄럽다는 뜻에 가까워]
[ㄴ오! 완벽히 이해했어. LMFO, 정말 재미있는 친구네!]
지놈에 대한 여론은 금세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관련된 제보가 뒤따르며 ‘추놈’과 ‘쥐놈’에 대한 밈 또한 알려지게 되었다.
“아니, 추놈 밈이 월클이 되어 버리네.”
조대한은 그 댓글들을 읽어 내려가며 웃음을 흘렸다.
본의 아니게 지놈은 그 원래의 이름보다 ‘추놈’이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로컬 밈이 글로벌 밈으로 보는 걸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조대한은 이 사실을 지놈이 전혀 싫어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사장님 곁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려지게 되는 거지.’
세계에 이름을 알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인지도가 생명인 스트리머 업계에게는 꿈만 같은 일일 터였다.
그러나 지놈은 그 꿈같은 일을 부가적인 노력 없이 성취해냈다. 그가 ‘퍼플’이라는 인연을 놓치지 않고 붙잡은 덕분이었다.
“후, 다행이다.”
조대한은 조금 더 댓글을 살펴보고 안도했다. 번역 내용에 대해 흠을 잡는 댓글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리 안심하니 즐거움이 뒤따라왔다.
‘이렇게 꿀잼인데 돈까지 받아? 이게 퍼펙트 직장이지.’
소위 ‘덕업일치’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업무가 동일한 상황을 일컫는 말이었다.
조대한의 경우가 딱 그것이었다.
‘조금만 더 보다가 잘까.’
조대한은 댓글을 다시 새로고침 했다. 이제는 업무가 아닌 순수한 ‘덕질’의 영역이었다.
그리 취미를 즐기는 중 그의 눈길을 사로잡는 댓글 하나가 있었다.
[-퍼지데이 크루는 갑자기 왜 만들어진 거야? 뭔가 같이 활동할 계획 같은 게 있는 건가?]
[ㄴ아마 곧 추가 영상이 올라오지 않을까?]
[ㄴNEVER의 팬카페라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데?]
[ㄴ가입해도 한국어를 모르잖아.]
[ㄴ나는 메이비존에서 한국어 교재를 주문해놨어. 언젠가는 퍼플에게 팬레터를 쓸 수도 있을 거야.]
퍼지데이 크루의 향후 활동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번 소개 영상에서는 퍼지데이 크루 결성 과정만 나왔기에 알 수가 없었다.
이에 조대한이 잠시 고민하다가 영문으로 댓글을 달았다.
[-퍼지데이 공식 첫 활동은 미스틱 리그 아마추어 대회야. 아마추어라고는 해도 공식 후원사가 있는 큰 대회지.]
그 댓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사용자가 댓글에 좋아요 표시를 했습니다.]
[다른 사용자가 당신의 댓글에 새로운 댓글을 달았습니다.]
…
큐튜브 알림창이 비상경보처럼 연달아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조대한이 놀라 방금 쓴 댓글을 새로고침 했다.
[ㄴ뭐? 퍼플이 대회에 나간다고?!]
[ㄴ이게 사실이야? 그것도 미스틱 리그 대회라고?]
[ㄴ주최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이야? 퍼플이 참여하는데 홍보를 왜 안 하는 건데?]
[ㄴLFMO, 나는 MCK는 안 봐도 이 대회는 꼭 볼 거야.]
[ㄴMCS랑 같이 볼 게 또 생겼네!]
[ㄴ언제 시작이야? 젠장, 얼른 댓글 좀 확인해봐! 일정을 알아야 휴가를 내지!]
실시간으로 쌓이는 댓글에 조대한은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 벌어진 입이 미소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커뮤에 올려야지!’
외국인들도 이경복의 대회 참가에 기대를 숨기지 못했다. 이 사실을 한국 팬들이 알면 얼마나 기뻐할까.
그는 눈을 빛내며 빠르게 댓글을 추려냈다.
“이거, 이 정도면……”
조대한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후 의자에 몸을 기댔다.
아마추어 대회라지만 그 형식은 프로 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조 추첨 방송 때부터 반응이 터질 수도 있겠는데?”
해외 팬들까지 가세한다면 그 관심 또한 프로 리그와 다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