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화 - 퍼펙트 스크림 (5)
메타게이머 본사.
퍼플의 전담 기자인 신혜림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와……”
그녀의 취재 대상, 퍼플이 스크린 속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흠칫하며 옆을 돌아봤다.
“아, 죄송해요. 바쁘실 텐데.”
스크림 경기를 모니터링하는 건 그녀 혼자가 아니었다. 신혜림의 옆에는 다른 기자가 빠르게 키보드를 치고 있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 정도 멀티태스킹은 되니까요.”
신혜림은 힐끗 옆에 있는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써내려 가는 내용들이 빠르게 화면에 나타났다.
“우와…… 보기만 하시는 데 내용이 바로바로 나오시네요. 저는 막 헷갈리던데.”
“하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선배님들에 비하면 이것도 느린 편이라.”
“그래요? 역시 전문 기자는 다르구나.”
신혜림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주변을 훑었다.
그녀가 있는 곳은 자신의 근무처인 인플루언서 팀이 아니었다.
‘대회 시즌이라 다들 바빠 보이시네.’
이곳은 온라인게임 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미스틱리그’ 전담 사무실이었다.
“정말 감사해요. MCK 때문에 바쁜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당연히 시간 내드려야죠.”
새삼 돌아온 감사에 그가 웃었다.
“엘리펀트 인터뷰 기사 때 저희가 도움을 받았잖아요.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내 그는 살짝 의자를 뒤로 밀며 말을 이었다.
“정리는 끝났는데, 한 번 확인해 보시겠어요?”
“아, 네네!”
신혜림은 빠르게 문서를 읽어 내려가며 그 정리된 내용을 눈에 담았다.
‘맞아, 퍼스트블러드! 초반에 지놈 님을 희생시켜서 만든 킬 각으로 스노우볼에 차이가 생겼지.’
공식적인 첫 사망 챔피언은 샤카, 지놈이었다. 하지만 타워에 사망했기에 챔피언 킬에 대한 보상은 라떼프로 중 누구도 가져가지 못했다.
반면 퍼플은 카페인을 성공적으로 처치하고 그 보상을 습득했다.
‘그래, 이클 님도 서브 챔피언인데 예상 밖으로 잘하셨지.’
카페인이 부활할 때까지 정글러가 미드 라인을 대체했다. 덕분에 탑 라인의 균형은 무너졌다.
이클립스는 카이저모드로 첫 실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카페인은 샤카 갱킹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와드를 추가로 구입했었어.’
카페인은 2번이나 같은 수에는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대비에는 필연적으로 자금이 필요했다. 반면 퍼플은 여전히 와드 없이도 안전하게 성장했다.
덕분에 미드 라이너간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적절한 로밍과 버프 크립 리쉬를 도와줬지. 원래는 바텀 듀오가 할 일을 대신했어.’
여유가 생긴 퍼플은 라인을 벗어나 지놈을 도와 버프 크립 사냥을 도와주었다. 버프를 받은 지놈은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바텀 라인을 지원하며 균형을 맞췄다.
‘퍼플이 말한 대로야. 지놈과 카페인 양쪽 모두 사망했지만 밸류 차이가 너무 컸어.’
초반에 맞바꾼 목숨, 그 양쪽의 가치가 동등하지 않기에 벌어진 격차가 게임의 승패를 좌우했다.
신혜림은 새삼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와,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저도 보고 배워야겠습니다.”
“에이, 뭘요.”
신혜림이 그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사이 기자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저, 신 기자님. 조금만 더 있다가 가시면 안 될까요?”
“네?”
“그게, 기자님 계시는 동안은 조금 더 쉴 수 있으니까요.”
그가 낮게 속삭이자 신혜림이 슬며시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무실이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이었으니 그녀가 없으면 바로 또 일이 이어질 터였다.
“이번 미친스머프는 좀 이례적이긴 하네요.”
그래도 둘 다 멍하니 있기에는 눈치가 보였기에 대회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는 MCK가 메인이고 미친스머프는 리그 끝나고 즐기는 보너스 이벤트 같은 개념이었는데.”
“아, 맞아요. 그랬는데 이번에는 좀 경우가 달라졌죠.”
“위쪽에서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거의 준 프로리그 급으로 분석하라고 할 정도니까요.”
신혜림은 눈을 굴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말대로 ‘미친스머프’는 유명하긴 했지만 이렇게 심층 분석한 적은 없었다.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시청자 숫자부터가 전년도랑 차이가 나니까요.”
“전년도에는 몇 명 정도였죠?”
“그때는 평균 시청자가 한 1.5만 명인가 그랬을 거예요. 그것도 어디까지나 본 경기고, 스크림 경기는 1만도 안 넘었죠.”
아마추어 대회치고는 꽤 많은 숫자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번 년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스크림 경기인데도 거의 7만 명이나 되잖아요? 게다가 해외 시청자들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와, 7만. 다시 들어봐도 실감이 안 나네요. 하긴 이렇게 관심이 모이니까 위쪽에서도 기사화를 결정한 거죠.”
본 대회도 아니고 연습인 스크림 경기에만 7만 명의 사람이 모였다. 그리고 사람이 몰린 곳에 매스컴이 모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대회의 격이 어떤지는 주최 측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 바로 시청자들이죠.”
신혜림은 왠지 모를 자부심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이번 년도에는 그 시청자들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참가한 거고요.”
그녀의 시선이 모니터로 향했다. 멈춘 화면 속, 카드를 든 마술사의 모습이 보였다.
“퍼플 코인이 진짜 농담이 아니라니까요?”
스트리머 퍼플, 그가 가는 곳은 어디든 격이 상승했다.
* * *
미친스머프 전년도 우승 팀, ‘돈 다마스’.
그들은 한데 모여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보고 있었다.
<자, 이렇게 스크림이 종료 됐습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지놈과 카페인을 비롯해 각 팀원들이 인사를 나누었다.
“와……”
“이게 이렇게 되네.”
팀원들은 중얼거리듯 탄사를 흘렸다. 퍼지데이와 라떼프로의 스크림 경기 결과는.
<3:0이라니 준비가 더욱 바빠지겠군요.>
내리 3연승을 기록한 퍼지데이의 완승. 그러나 카페인은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라떼프로도 진짜 잘하긴 했는데 ㅋㅋㅋ]
[-퍼지데이가 너무 강했다 이말이야]
[-???: 강자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클 님 카이저 왜케 잘함?]
[-망령기사도 기사니까 그런 거자너~]
[-의외로 오늘은 추놈이 지놈이었다]
[-역시 블랙기업 직원은 갈아야 제맛!]
[-무슨 갈아 만든 지놈이냐고 ㅋㅋ]
[-스크림인데 명장면이 대체 몇 개냐 ㅋㅋㅋ]
[-3게임이니까 3개 아님?]
[-아 ㅋㅋ 게임 하나가 전부 명장면으로 가득하긴 하지]
퍼플의 방송이었지만 채팅창은 양팀을 향한 칭찬으로 가득했다.
게임이 끝났으니 더 볼 이유는 없었다. 팀장, 돈값은 방송을 끄고 팀원들을 돌아봤다.
다들 적지 않게 충격 받았는지 심각한 표정들이었다.
“뭐야, 분위기 왜 이래? 벌써 쫄았어?”
그가 장난스럽게 말하며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지만 큰 효용은 없었다.
“으이그, 지금 장난칠 때야?”
“아니, 여보. 장난이라니? 다들 너무 심각해져서 그런 거지. 안 그래 처남?”
“어, 형님. 이건 쉴드 못 치겠는데요.”
“그래, 형. 장난할 때가 아니라니까?”
“라떼프로가 3연패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죠.”
돈값은 돌아오는 팀원들의 말에 입술을 삐죽였다.
돈 다마스는 특이하게도 멤버들이 실제 가족과 친인척으로 구성된 크루였다.
“아, 혹시 라떼프로가 힘을 좀 아낀 건 아닌가?”
“오? 그럴 수도 있겠네. 전략적으로 본 실력을 숨긴 거지.”
“아니, 아니. 그건 아니야.”
돈값은 팀원들의 말에 바로 손을 내저었다. 이에 시선이 한데로 모였다.
“다른 팀 상대였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퍼지데이를 상대로는 그럴 수가 없어.”
“퍼지데이만? 왜요?”
“자, 카페인 님이 왜 유명한지 생각해 봐. 그 탁월한 센스, 그리고 그 센스를 통한 분석! 이걸로 유명한 분이거든.”
돈값은 그리 말하며 눈을 굴렸다. 그 역시 미스틱리그의 열혈 팬이었던 바, 카페인의 전성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근데 올바른 분석이 어디에서 나오느냐? 바로 올바른 데이터거든. 그런데 퍼지데이를 설렁설렁 상대한다? 그러면 정확한 데이터를 못 얻어요.”
“진심을 끌어내려면 진심을 다해야 된다, 뭐 그런 건가?”
“그렇지! 역시 우리 처남이야. 아주 딱하면 딱이라니까.”
돈값은 호쾌하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심각했다.
“형, 그럼 본 경기에서도 스크림이랑 결과가 같다는 거야?”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동생의 말에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라떼프로도 그렇고 플러스알파도 그렇고, 뭘 준비해 올지 모르니까.”
“아니, 형님. 다 모르시겠다고 하시면 분석하는 의미가 없잖아요.”
“에이, 그건 아니지. 내가 뭐라 그랬어? 정확한 데이터가 정확한 분석을 만든다. 이번 스크림에서 확실한 게 있잖아?”
그 말에 모두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돈값은 이에 다시 방송을 켰다.
“서로 정보가 없는 상황에도 퍼지데이는 상대의 허를 찔렀어. 어쩌면 다른 팀이 뭘 준비하든……”
그가 고개를 돌렸다.
이미 방송은 종료되었기에 화면에는 채널 로고만 비춰졌다.
“퍼지데이는 대처할 가능성이 높지.”
A조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으로 가장 유력한 건 퍼지데이였다.
* * *
며칠 후.
A조를 비롯, 다른 모든 조의 스크림 일정이 끝났다.
비로소 찾아온 정식 경기 주간에 수많은 시청자들이 라잇게임즈의 공식 채널로 몰려들었다.
-드디어 시작이네 ㅋㅋㅋ
-1주일 겁나 길다 진짜 ㅋㅋㅋ
-스크림 없었으면 못 버텼음 ㅋㅋㅋ
-A조 스크림 왜 1번밖에 안 해주냐구웃!
-하지만 스크림 퀄리티가 남달랐쥬?
-ㄹㅇㅋㅋ 웬만한 랭겜 방송보다 A조 스크림 다시보기가 꿀잼임
-그나마 D조에는 돈 다마스 있어서 볼만했다
-다른 조도 잘하긴 하는데 갓직히 A조 스크림이 너무 넘사벽임ㅋㅋㅋ
채팅창이 왁자지껄해지는 사이 캐스터 왕검과 해설진이 인사와 함께 등장했다.
“자, 오늘! 바로 오늘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미친스머프가 시작되는 날이죠!”
“네, 그렇습니다. 다들 스크림 경기 챙겨 보셨나요?”
“와, 정말 장난 아니었죠. 저번에 왕검 님이 말씀해 주신 게 실감이 났습니다. 진짜 이번 대회는 ‘역대급’이에요!”
세 사람은 가볍게 지난주를 회고하며 텐션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내 왕검이 슬쩍 손을 들며 주의를 끌었다.
“저, 여기서 양심 고백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양심 고백이요?”
“아니, 갑자기요? 일단 한 번 들어보죠.”
그는 짐짓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저는 캐스터잖아요? 해설진들보다는 분석의 부담이 없거든요. 그래서 스크림 경기는 잘 안 챙겨 봤습니다.”
두 해설진이 이에 서로 눈빛을 마주쳤다.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야 하나.
하지만 왕검은 그걸 기다리지 않았다.
“그런데 제가 말씀드렸죠! 이번 대회는 진짜 역대급이다! 이거 놓치면 인생 절반을 후회로 남게 된다! 제가 그래서 이번 스크림 경기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습니다!”
“아, 이 말씀을 하시려고!”
“아니, 저 순간 방송 사고인 줄 알았잖아요! 왕검 님, 이런 거 하시려면 미리 말씀 좀 해주세요!”
-찐텐 뭐냐고 ㅋㅋㅋㅋㅋㅋ
-역시 왕명수다 이 말이야
-선을 넘을랑 말랑 ㅋㅋㅋㅋ
-캐스터계의 깡소주 같은 남자……
-아 ㅋㅋ 빨리 취해야 된다고
왕검은 채팅창 반응을 확인하고 양손을 들어 올렸다.
“물론 농담입니다. 이전 대회에서도 스크림 다 챙겨 봤어요. 스크림 경기를 잘 알아야 제가 얘기할 거리도 많아지거든요.”
“네, 맞습니다. 각 팀이 어떤 대처를 했는지, 왜 이런 전략을 쓰는지! 스크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면에서 진짜 종잡을 수 없는 게 바로 A조입니다. 아니, 진짜로!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이게 진짜 스크림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해설진의 말에 채팅창이 ‘ㅇㅈ’과 ‘ㄹㅇㅋㅋ’로 범벅이 됐다.
“제가 일 때문에 라이브로는 못 봤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시청자 숫자를 듣고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오, 저도 그랬거든요? 7만 명, 이게 쉽게 믿을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아니, 7천 명을 잘못 말한 거 아니야? 하고 진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준 프로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폰서 여러분들, 보고 계십니까!? 그, 저희 페이도 좀……”
왕검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해설진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 이건 왕검 캐스터님 개인 의견입니다!”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담입니다. 자, 결과도 무척 의외였죠? 저희가 조 발표 때는 죽음의 A조라고 했었는데 승패가 확실히 갈렸습니다.”
“네, 맞습니다.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싶지만, A조 스크림은 단 5게임! 5게임으로 끝났고 한 팀의 전승으로 마무리가 됐어요!”
“예, 그렇습니다. 퍼지데이가 5전 5승을 거두었어요. 역대 미친스머프에서 이런 스크림 결과는 또 처음이거든요?”
왕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주최 측이 요청한 예열시간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뿐만이 아니었죠? 퍼지데이 팀과 승부한 두 팀, 플러스알파와 라떼프로는 스크림 경기를 아예 안 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사실 문제될 게 없긴 해요. 스크림 경기는 각 팀의 자율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경우가 또 이전에는 없었어요.”
“그것만으로 두 팀이 퍼지데이를 얼마나 견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게 서로 합의를 거쳤을 게 분명한데, 그 합의가 아마도 퍼지데이 대비를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플러스알파와 라떼프로는 스크림을 진행하지 않았다. 양측이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는 정확히는 몰랐지만 유추는 가능했다.
“이런 걸 보면 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니, 이렇게 치열하게 준비하는 아마추어 대회가 있었나요?”
“그쵸, 맞습니다. 지금 시청자 규모로 보나 참가 팀 선수들의 마인드나 수 싸움, 이런 걸 보면 그냥 아마추어 대회라고 볼 수가 없거든요!”
“제가 감히 말씀드리지만, 미친스머프는 이번 년도를 기준으로 전과 후를 나누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왕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시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본격적인 진행에 나서야 할 때였다.
“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미친스머프! 그 첫 번째 경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해볼 건데요. 처음부터 기대가 아주 끊이질 않죠?”
“예, 조금 전까지 말씀드렸던 죽음의 A조! 그 쟁쟁한 팀들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됩니다.”
“스크림 경기로만 따지고 보면 퍼지데이 팀의 압승입니다만, 그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해설진도 능숙하게 진행에 합류하자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라갔다.
-이거 진짜인 게 다 비공개 연습으로 돌림 ㅋㅋㅋ
-플러스알파는 진짜 이 악물고 하려고 그런 듯 ㅋㅋㅋ
-라떼프로도 전략노출 될까봐 방송을 안 켰음 ㅋㅋㅋ
-엥? 퍼지데이는 꾸준히 방송 켰는데?
-아 ㅋㅋ 퍼자감 모르냐고
다른 두 팀은 방송도 켜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지만 퍼지데이 팀은 5인큐 합방을 계속 진행했다.
대부분은 그것을 자신감의 발로라 생각했지만 몇몇은 달랐다.
-그것도 보여주기식일 수도?
-알고 보니까 지놈킥 아님?
-ㄹㅇㅋㅋ 포지션 체인지도 진짜 예측 못했는데
-블랙기업식 전략을 무시하지 마라 ㅋㅋㅋㅋ
-진짜 이번 대회는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름 ㅋㅋㅋㅋ
그렇게 채팅창이 왁자지껄해지는 사이 왕검이 메시지를 확인했다.
“자, 좋습니다! 지금 양팀 모두 준비가 완료됐다고 하네요.”
“드디어 시작합니다! 미친스머프의 기념비적인 첫 경기!”
“미친스머프 개막전! 그 주인공들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해설진의 목소리에 시청자들의 주의가 바로 집중됐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 속에서.
“개막전 하면 또 이분이 떠오르죠! 퍼플 님이 계신 퍼지데이 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돌아왔을 것인가! 체육인의 연습량을 우습게 보지 마라! 메달리스트 프라이드의 플러스알파 팀!”
“A조 첫 경기는 퍼지데이 대 플러스알파! 플러스알파 대 퍼지데이입니다!”
퍼지데이 팀과 플러스알파 팀의 매치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