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198화 (198/491)

198화 -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 (2)

A조 3경기가 시작되기 전.

최병훈의 오피스텔은 평소와 달리 상태가 말끔했다.

“하, 이제야 좀 사람 사는 곳 같네.”

“어? 말넘심?”

“소신발언하자면, 저도 매니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대한이 너마저……!”

A조 2경기와 B조 2경기.

퍼지데이 팀이 쉬는 동안 박주호와 조대한이 집주인과 함께 청소를 했기 때문이었다.

“보통 손님 초대할 때 청소는 기본 아니냐?”

“그거 한 건데.”

“…한 거라고?”

박주호가 그를 노려보다가 이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일 줄 알았으면 우리 집에서 모였지.”

“아니, 깨끗한데? 그것보다 너네 집에 뭐가 있긴 하냐? 거기서 무슨 응원을 해?”

합동응원, 그것이 세 사람이 이곳에 모인 이유였다. 박주호는 미니멀리스트에 가까웠고, 조대한은 홀로 자취하느라 집이 좁아 최병훈의 오피스텔로 장소가 결정됐다.

“아하하, 이제 깨끗해졌으니까요.”

“미안합니다. 제가 이 녀석 대신사과하겠습니다. 이런 일은 업무에 포함된 게 아닌데.”

“아니! 네가 못 버티고 청소해서 대한이가 마지못해 한 거잖아.”

최병훈이 억울해하자 다시금 박주호가 눈을 부라렸다. 중간에 낀 조대한이 눈치를 보는 와중 우웅하는 진동이 그를 구원했다.

“오!”

때마침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알림은 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기에 좋은 주제였다.

“1경기 클립이 리딧에서 핫하네요!”

그 말에 두 사람의 시선이 돌아갔다. 조대한은 기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바텀 라인에서 프라이드 CS 막은 거 있잖아요? 그게 지금 베스트에요. 바로 밈까지 붙었습니다!”

조대한이 바로 홀로그램으로 웹페이지를 띄웠다. 이경복이 프라이드의 탄환을 막아내는 짧은 영상 아래로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사람들이 ‘퍼펙트 드라이 클리닝’이라네요. 외국인들 눈으로도 말려 죽인다는 느낌을 받았나 봐요.”

처음에는 분위기 전환용이었지만 조대한은 이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캬, 역시 월클이시라니까. 밈 양산 속도 보세요!”

그 모습에 박주호와 최병훈도 실소를 흘렸다.

“그래, 네 집이니까 알아서 해라.”

“야야, 걱정하지 마라. 다음에도 딱 이 정도 수준 맞춰준다.”

두 사람은 이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조대한도 이에 안심하고 A조 마지막 게임이 시작할 때까지 덕질(?)을 할까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방송도 꺼져 있는데……’

주최 측인 라잇게임즈 코리아의 요청으로 참가 선수들의 방송은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공식 채널 한 곳에 시청자들이 모여 있어야 이벤트 규모가 여실히 드러나고, 혹시 모를 방플을 미연에 대처하기 위한 방침이었다.

‘또 일하시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쉬지 않았다.

최병훈은 1경기의 풀 영상을 업로드하고 편집 중이었다.

방송은 금지였지만 녹화는 가능한 덕이었다. 이경복의 시점에서 플레이한 영상이 큐튜브에 올라갈 예정이었다.

‘퍼튜브가 잘 되는 이유가 있다니까.’

박주호는 비즈니스 메일함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경복의 인기가 상승하는 만큼 메일함은 매일매일 새로운 제안으로 차올랐다.

보통은 상대 규모나 급에 따라 차등을 두겠지만 그는 순서대로, 그리고 차별 없이 모두 정중하게 거절의 답신을 보냈다.

‘적을 만들지 않는다. 그게 매니저가 할 일이라고 하셨지.’

물론 그 역시 마냥 쉬는 건 아니었다.

조대한은 그 직무의 특성상 게임이 시작되어야 업무가 시작 됐다. 게임 도중 팀원 간의 대화를 스크립트로 번역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 이제 시작하네요!”

그 말에 다른 두 사람도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짧은 휴식이 끝나고 A조 마지막 경기가 시작됐다.

이내 결정된 밴픽에 조대한은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야미랑 DD 그리고 가이엔을? 퍼플 님 견제는 거의 안 하네요?”

라떼프로의 팀장, 카페인은 밴 카드를 이경복에게 집중하기보단 다른 멤버들에게 사용했다.

이에 퍼지데이 팀 역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라떼프로의 탑과 바텀 듀오를 선택해 서브 챔피언을 끌어냈다.

“오…… 이건 라떼프로가 꽤 과감하게 나섰네.”

“과감이요? 실수가 아니라요?”

조대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본 경기에서 퍼플 님을 무시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밴픽인데……”

“무시하는 건 아닐 겁니다.”

의외로 박주호가 그 말에 답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안경을 고쳐 썼다.

“이전 스크림 경기, 그리고 지난 행적을 보면 카페인 님은 저와 비슷한 부류입니다.”

“비슷한 부류라고?”

“너처럼 감각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린다는 거지.”

그 말에 다른 두 사람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생각해보니 그런 일면은 유사하긴 했다.

“그런 점에서 어떤 사고의 흐름이었는지는 유추가 됩니다.”

“그게 가능하시다고요?”

“DD를 추방한 건 스크림 때처럼 포지션 체인지를 견제한다는 의미. 하지만 어떤 수를 쓰더라도 퍼플을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어.”

“그건 맞는 말이지.”

박주호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자 최병훈이 추임새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기에 퍼플 견제는 효용이 적다. 그러니 그보다는 주변 멤버들을 견제, 팀 전체의 밸류를 낮추고 팀 대 팀의 구도로 승부한다. 아마 이 정도로 정리가 될 겁니다.”

그 추론에 조대한이 입을 벌렸다.

“아! 그래서 지놈 님도 맞대응을 한 거네요?”

“그럴 겁니다. 카페인 님 역시 챔피언 풀이 넓어 밴 카드의 효용이 적으니 최선의 선택을 한 거죠.”

조대한은 눈을 껌뻑이다가 이내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뭐, 결국 어차피 우승은 퍼지데이 아니겠습니까!”

* * *

왕검과 해설진은 탄사를 참지 못했다.

“이야, 역시 카페인 님다운 밴픽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죠. 이게 딱 그거거든요? 줄건 줘! 이거 정글은 버리고 각각의 라인 차이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에요!”

“맞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라떼프로 팀이 경험도 많고 서브 챔피언 숙련도도 월등하거든요? 전체 밸류로 따지면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네, 그만큼 이번 게임은 라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요! 아, 지금 픽이 공개가 됐네요!”

양 팀의 챔피언들이 공개되자 해설진들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퍼플 선수! 라그넬을 선택했어요! 퍼지데이 팀도 지금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라인이 중요한 만큼 갱킹도 확실히 해줘야 하거든요! 바르잔 보다는 라그넬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자, 라떼프로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지난 연습기간 동안 그 대비책을 준비해왔을까요?”

왕검의 물음에 해설진이 짧게 숨을 들이켰다.

“햐, 이게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퍼플 선수의 라그넬, 이게 막을 방법이 있나 싶거든요?”

“획기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갱킹을 우려해 좀 소극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채팅창도 그와 동감하는 의견들로 가득했다.

-아 ㅋㅋ 어디서 퍼그넬을 막을 생각을 함?

-팀 밸류 싸움으로 갈 거면 무적권 몸 사리는 게 맏찌 ㅋㅋㅋ

-ㅇㅇ 라떼프로가 게임 길게 보는 거

-하지만 갓플의 정글 독식은 어케 막으쉴?

-라떼프로 정글러 강제 초식 각이쥬?

-팀 밸류가 떨어져도 갓플 하나 떡상하면 끝나지 ㅋㅋㅋ

그러나 상황은 모두의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자 양 팀이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 지금 말 나오기가 무섭게 양 팀 모두 뭉쳐서 이동합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두 팀 모두 라인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그 의도는 하나였다.

“아! 양쪽 모두 인베를 생각하고 있어요!”

“와! 그렇네요! 라떼프로는 인베이드를 시도하는 게 최선의 선택입니다! 지금이 라그넬을 견제하기 가장 적기거든요!”

“그렇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라떼프로는 라인 장악력에 자신 있거든요! 복귀가 좀 늦어져도 라그넬 컷하고 가는 게 더 이득입니다!”

“퍼지데이가 인베 방어에 나서도 괜찮다는 계산이 나온 거거든요?! 팀 밸류가 높기도 하고 한타도 조합상 유리합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자 채팅창도 술렁였다.

-바로 한타면 좀 불리하긴 한데;;

-라그넬이 1:1로 붙으면 필승각인데 한타는 쵸큼;;

-라그넬 CC기가 좀 아쉽긴 해

-라떼프로가 포효에 당할 피지컬은 아니긴 함

-올가미로 하나 묶긴 하는데 그것도 이동만 묶는 거라

-와씨 이거 누가 이기든 스노우볼 대박일 듯 ㄷㄷ

양 팀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왕검과 해설진의 목소리도 점차 고조됐다.

“자! 자! 이제 곧! 이제 곧 만납니다!”

“이미 미니맵으로 양 팀 모두 인베인 거 예상했습니다! 라인이 텅텅 비어 있거든요!? 이니시가 중요해요! 어느 팀이 먼저 손을 쓰느냐!”

“붙습니다! 이제 붙어요! 서로 발견합니다! 선공은 바로오오오오오!”

양쪽 모두 서로를 발견했다.

대응은 즉각이었고 그 반응 속도는.

“이니시! 이클립스 선수예요!”

“놀라운 반응 속도예요! 그야말로 순식간! 미리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빠릅니다!”

“카이저 모드! 레이스 그랩 나갔어요!”

망령기사, 카이저모드가 주먹을 쥐자 짙은 녹색의 영체들이 날아갔다.

그 목표는 라떼프로의 원딜러, 하지만 그들도 그리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와! 다리아스가 막습니다! 대신 끌려가요!”

“이게 바로 탱커의 일이죠!”

“오히려 그랩을 이용합니다! 도끼 강타아아아아!”

상대 탑 라이너가 퍼지데이 팀 앞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그는 저항하지 않고 그 속도를 이용, 카이저모드의 몸을 도끼로 찍었다.

“다리아스 살려야 해요! 빨리 백업 가야죠!”

“아! 지놈 선수! 브랜든이 화염벽을 세웁니다아아! 아주 좋은 플레이에요!”

“이러면 다리아스 부고 소식 나오거든요!?”

일자로 솟구친 화염의 벽은 두 팀을 갈라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와아아! 화염벽 터집니다!”

“맞불을 놨어요! 카페인 선수! 공학수류탄으로 길을 엽니다!”

“역시 관록이 남달라요! 전혀 당황하지 않습니다!”

“양측 모두 본격적으로 포화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폭발과 함께 화염벽이 갈라지고 그 뒤에 있던 라떼프로 팀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지놈과 스컬킴, 그리고 박잡초도 뒤질세라 스킬을 퍼부었다.

-와씨! 초반 한타 개 미쳤다 진짜!

-이게 아마추어 대회? 이게 아마추어 대회?

-전부 노템 맞음? 피지컬 무엇?

-ㅅㅂ 진짜 준결승급이넼ㅋㅋㅋ

-아 ㅋㅋ 역시 미스틱은 한타지!

-하지만 트수 실력으로는 판타지

-갑자기 라임을 왜 맞추는 건데 ㅅㅂㅋㅋㅋ

-근데 갓플은 왜 안 나옴?!

시청자들의 의문처럼 해설진들도 이경복의 모습을 찾았다.

“라그넬! 라그넬은 어디 있나요!?”

“미니맵에 아이콘이 겹쳐서 잘 보이지가 않네요!”

“분명 같이 왔었는데요!?”

그 말이 무섭게 덤불에서 그림자가 솟구쳤다. 라그넬, 이경복의 천공습격이었다.

“나왔습니다아아아!”

“으아! 상황이 좋지 않아요!”

“라떼프로! 이걸 연습했나요!?”

해설진은 반가워하다가 비명을 토했다. 이경복이 나타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카페인과 원딜러, 그리고 서포터가 그를 노렸다.

순식간에 쏟아진 집중포화에 해설진과 시청자들 모두 죽음을 직감했다.

“아니!”

“이건?!”

“이야아아아!”

하지만 뒤이어 터진 건 참을 수 없는 감탄사였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이경복은 죽지 않았다.

“올가미! 올가미를 날렸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아아아!?”

“올가미로 피해버립니다!”

라그넬의 올가미가 던져졌다. 하지만 그 올가미에는 상대팀 중 누구도 걸리지 않았다.

프라이드를 상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누구 하나 막는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가 아니었다. 이에 이경복은 다른 선택을 했다.

-카이저 대검에?!

-올가미가 저렇게 쓸 수 있는 거였음?

-무친 케미 ㅎㄷㄷ

-(게말콘)(게말콘)(게말콘)

바로 녹색 빛 귀기가 흐르는 대검, 카이저모드의 무기에 올가미를 묶었다.

지놈이 불길로 그 상대를 넉백시킨 사이 이클립스는 크게 대검을 휘둘렀다.

이경복은 그 원심력을 이용해 포화를 빠져나온 것이었다.

-블랙기업식 회피기동 ㅋㅋㅋㅋ

-이게 그 회사에서 줄을 잘 타야 된다는 그거냐?

-아 ㅋㅋ 이클 님이 사장님 라인은 맏찌

-라인이 그 라인이었냐구웃!

-와씨 ㅋㅋㅋ 라떼프로 스킬 전부 빼버리기

아직 한타가 끝난 건 아니었다. 이경복은 착지와 더불어 포효를 터트렸다.

“야수 포효가 터집니다! 아주 절묘한 위치에요!”

“라떼프로 팀 휘청거려요!?”

“아! 다리아스! 다리아스 체력이이이이!”

상대 탑 라이너는 앞뒤로 덮쳐오는 공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퍼스트 블러드! 퍼지데이가 퍼블을 가져갑니다!”

“스컬킴 선수! 관통샤아아앗!”

“미스터 럭키의 치명타! 서포터 킬! 순식간에 3:5가 됩니다!”

“박잡초 선수! 바로 광역힐! 이러면 라떼프로 힘들어집니다!”

전황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라떼프로는 탑 라이너의 사망과 더불어 곧바로 서포터를 잃었다.

수세에 몰린 카페인은 다급히 중력장을 전개하고 후퇴했다.

“아! 라떼프로 결국 빠집니다! 어쩔 수가 없어요! 버티면 전멸이거든요!?”

“그렇죠! 이건 현명한! 최선의 판단이에요!”

“양 팀의 교전! 그 승리는 퍼지데이의 몫이 되었습니다!”

해설진은 한껏 높아진 목소리 톤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와, 이거 정말 초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한타였습니다.”

“네! 정말 놀랍습니다. 역시나 양 팀 모두 수준이 대단하거든요!?”

“무엇보다도 퍼플 선수! 저는 엘리펀트 선수의 라그넬이 보였거든요? 저만 그런가요!?”

“아! 이 올가미 활용! 이게 엘리펀트 선수 전매특허거든요?! 이걸로 슈퍼플레이가 엄청나게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엘리펀트 선수는 지금까지 지형만 이동했는데, 퍼플 선수는 이클립스 선수의 무기를 활용했어요! 이런 플레이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야말로 퍼펙트 플레이예요!”

시청자들은 그 해설에 흡족함을 표했다.

-해설진이 뭘 좀 아네 ㅋㅋㅋ

-아 ㅋㅋ 슈퍼플레이로 퍼펙트 플레이를 어케 비빔?

-ㄹㅇㅋㅋ 이건 괄도에서도 못 비빔

-비빔면 회사가 왜 등판하는데 ㅅㅂㅋㅋㅋ

-5252, 엘리펀트는 갓플의 코칭을 받은 몸이라구?

-스승이 제자보다 낫다, 이게 상식이잖아?

-라떼프로가 갓플한테 스킬 몰빵한 게 패착이었쥬?

-공기 킬각 본 거자너~

-이클 님 진짜 시야 넓은 거 보소 ㅋㅋㅋ

-이거 갓플 안 보고 있었으면 반응 못 했음

-역시 기사답게 주군을 지킨다 이말이야

그 사이 한타를 마친 퍼지데이 팀원들은 제각기 라인으로 돌아섰다.

“와, 이러면 라떼프로, 게임이 진짜 어려워지거든요?”

“그렇습니다. 라인 장악도 정글 견제도 모두 힘들어졌어요. 그리고 지금 한타 보니까 밴픽이 옳았는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어요!”

“저희도 놀랄 정도로 퍼지데이 팀의 시너지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라떼프로 측도 당황스러울 것 같거든요?”

해설진은 여전히 여운에 잠긴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자, 라떼프로 분발해야 합니다! 아까 전략이 ‘줄건 줘’라고 설명을 드렸거든요? 이러다가 주지 않아야 될 것까지 줄 수가 있어요!”

왕검은 빠르게 멘트를 정리하자 채팅창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싹빠라다스!

-이집 완전 혜자였네 ㅋㅋㅋ

-블랙기업에게 무언가를 내준다? 그러면 다 가져간다 이말이야 ㅋㅋㅋ

-이 정도면 스노우볼이 아니라 눈사태 수준 아니냐 ㅋㅋㅋㅋ

-아 ㅋㅋ 준다는 게 알고 보니 플레이오프 진출권이었쥬?

A조 우승.

그 성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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