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화 - 공포에 질린 (1)
미친스머프 결승전 당일.
본격적인 결승에 앞서 3위와 4위 결정전이 치러졌다.
“아, 결국 GG! 3세트가 종료됐습니다!”
“이렇게 3위는 ‘크크루크루’, 4위는 ‘세상에나쁜챔은없다’로 결정이 됐네요!”
“아주 훌륭한 경기였어요! 그야말로 용호상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왕검과 해설진은 경기가 끝나자 빠르게 멘트를 쳤다.
“이번 경기를 보니까 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왕검 캐스터님? 어떤 생각이죠?”
“아니, 또 무슨 드립을 치시려고 빌드업을 하시나요.”
왕검의 말에 해설진들이 눈을 돌렸다. 메인이벤트인 결승전이 준비되는 동안 세 사람은 오디오를 채워야 했다.
“아니, 이건 진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두 팀 모두 실력이 훌륭하다는 걸 보셨잖아요? 그런데 4강전에서 전패를 했단 말이에요. 이게 시청자분들이 오해를 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렇죠. 상대가 너무 강했습니다. 퍼지데이와 돈 다마스가 실력이 뛰어난 건지 이분들이 부족한 게 아니에요.”
“아, 저도 동감합니다. 두 팀에게는 아쉽게도 이번 대회는 너무 물이 올랐어요. 솔직히, 전전년이었으면 1위나 2위를 다퉜을 경기력이에요.”
-고건 맞긴 해 ㅋㅋㅋ
-ㄹㅇㅋㅋ 동급끼리 붙으니까 오히려 더 포텐이 살아남
-???: 크윽…… 하필이면 4강전에서 퍼지데이와 돈 다마스를 만나다니!
-아니 ㅋㅋ 명예로운 죽음이냐고 ㅋㅋㅋㅋ
-잘했다는데 왜 그러냐구웃!
시청자들이 웃는 사이 왕검은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이제 결승전에 대해 안내를 할 시간이었다.
“자!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언제나 냉정한 법!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두 팀! 퍼지데이와 돈 다마스의 결승전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망의 결승전이에요! 대망, 이게 진짜 빈 말이 아닙니다. 지금 저희 방송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왔어요!”
“와, 정말 저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어제 MCK 결승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엘리펀트 선수가 또 직접! 대회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왕검이 진심어린 탄사를 흘리며 말을 받았다.
“정말! 놀랍게도 현재 시청자 숫자가 거의 30만입니다! 지금까지 대회 총 시청자 숫자가 아니라 지금!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분들이 30만 명이에요! 게다가 중계채널에서 보시는 외국인 시청자가 거의 5만, 합이 35만이에요!”
“이게 대단한 게, 2부 리그 보다 시청자수가 월등하게 높아요. MCK 챌린저스 리그 평균 시청자 숫자가 5만 정도거든요? 어제 끝난 MCK도 평균 40만입니다. 40만! 아니, 그런데 미친스머프에서 35만이라니요?!”
“이렇게 되면 미친스머프를 과연 아마추어 대회라고 불러야 하는가? 그런 의문이 들거든요.”
“아니, 저는 이번 시즌 들어서 계속 똑같은 말씀을 드리는 것 같은데, 진짜 이번 대회는 역대급 중에 역대급입니다!”
채팅창은 그에 동조하는 반응으로 가득해졌다.
-그런데 조별 경기 첫날에도 이미 신기록 아니었나?
-ㄹㅇㅋㅋ 퍼지데이 경기부터 이미 떡상했음
-아 ㅋㅋ 엘리펀트가 홍보해 준 것도 다 갓플 덕분이자너
-킹직히 이번 대회는 전부 퍼플 코인 탄 거지 ㅋㅋㅋㅋ
-대회가 역대급이 아니라 역대급 스머가 참가한 거라 이말이야
그 사이 왕검은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전달받았다. 이에 그는 곧바로 멘트를 정리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을 더 기다리게 할 수는 없죠? 미친스머프의 마지막 승부, 결승전 준비가 끝났습니다!”
“드디어 시작이네요! 이건 보기 전에도 역대급이겠구나 싶거든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전 경기와 다르게 결승전은 5판 3선이거든요? 이런 멋진 경기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감격스럽습니다.”
4강전까지는 모두 3판 2선승제였지만 결승전은 달랐다.
“그렇죠!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보는 저희야 기쁜데 양 팀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문제거든요?”
“4강전까지 거치면서 이미 양 팀 모두 어느 정도 전력이 노출이 됐거든요? 그에 어떤 대응을 준비했을지가 또 시청 포인트가 될 겁니다.”
“자, 과연 양 팀 모두 충분한 전략을 준비해왔을지 기대가 되네요! 결승전 제1 세트, 시작합니다!”
왕검의 선언과 함께 화면이 전환되자 양 팀의 선수들이 마주보고 있었다.
-퍼지데이! 퍼지데이! 퍼지데이!
-전승 찍고 역대급 레전드 가즈아!
-스포) 퍼지데이의 3연승으로 끝난다
-어우퍼! 어우퍼! 어우퍼!
-돈 다마스! 돈 다마스!
-우승상금 싹 빠라다스!
-팀 게임은 돈 다마스지 ㅋㅋㅋ
채팅창은 양 팀의 응원으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그 비율은 퍼지데이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이유는 하나였다.
-아 ㅋㅋ 엘리펀트도 코칭했는데 지겠냐고 ㅋㅋㅋ
-티어원 팬이면 퍼지데이 응원합시다!
-그저 빛! 그저 갓! 그저 퍼펙트하다!
-티어원이랑 퍼지데이 전부 우승으로 마무리 해주는 거 맏찌!?
엘리펀트의 인터뷰로 티어원의 팬들이 퍼지데이 팀을 응원하기 위해 왔기 때문이었다.
“자, 1세트 밴픽 시작합니다!”
“직접 붙어보는 첫 경기거든요? 양 팀에서 누굴 견제하는지 확인할 기회입니다!”
“이게 일종의 첫인상 같은 겁니다. 짧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알 수 있거든요? 다음 세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에요!”
이어지는 밴픽과 그 결과에 해설진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와, 제가 해설 때문에 미리 예상을 해오거든요? 이런 밴픽이 나오면 이렇게 설명해야겠다, 그런데 지금 그 준비가 전부 소용없게 됐어요!”
“저도 갑자기 머리가 아픕니다! 첫 경기부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어요.”
그리 해설진이 때 아닌 두통을 겪게 된 이유.
“돈 다마스, 밴 카드를 하나도 퍼플 선수에게 쓰지 않았습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이유가 뭘까, 지금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야미, 퍼펙트 야미가 오픈이거든요?”
“돈 다마스가 퍼펙트 야미를 모른다? 설마 그럴 일은 없거든요!?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돈 다마스는 지놈과 스컬킴, 그리고 박잡초의 주 챔피언에 밴카드를 사용했다.
그 결과 이경복은 원하는 대로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게 아무래도 라떼프로 팀과 유사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돈 다마스의 강점은 그 팀원 간의 시너지거든요?”
“그렇죠. 팀 대 팀 구도, 팀 밸류 싸움으로 끌고 가야 하는 건 명백합니다. 그래서 카페인 선수도 밴 카드를 퍼플에게 집중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야미만큼은 밴을 했거든요?”
“혹시 돈 다마스 팀에서 야미 전용 대책을 준비해 온 건 아닐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 밴픽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왕검은 그리 말하고 퍼지데이의 밴픽으로 넘어갔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한쪽 팀 설명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아까 말씀드렸듯 돈 다마스는 팀 대 팀 구도로 끌고 가려 합니다. 그래서 퍼지데이 팀도 상대 팀 밸류를 낮추는 데 집중했어요.”
“그렇죠. 같은 라인에서 맞대응을 했습니다. 양 쪽 모두 미드와 바텀 라인 선수들이 밴 카드를 먹었어요.”
“정글러인 돈값 선수를 견제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자신감이거든요? 퍼플 선수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이윽고 주어진 해설시간, 양 팀의 챔피언 선택이 끝났다. 공개된 양 팀의 챔피언에 해설진은 턱을 크게 벌렸다.
“아! 역시 나왔습니다!”
“퍼플 선수의 야미! 퍼펙트 야미입니다!”
“설마 대회에서 퍼펙트 야미를 볼 줄은 몰랐습니다! 이거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이경복의 챔피언은 아니나 다를까 야미였다.
-아 ㅋㅋ 퍼펙트 야미는 못 참지!
-게임 끝났네 ㅋㅋㅋㅋ
-ㄹㅇㅋㅋ K-호카게 나오면 이긴 거 아니냐구웃!
-전설의 재림 ㅎㄷㄷ
-첫 경기부터 또전드 뭔데에에에!
채팅창 역시 환호로 가득해졌다. 그러나 해설진의 반응은 바로 달라졌다.
“이에 맞서는 돈 다마스 픽은…… 아!”
“돈값 선수, 피어스틱! 피어스틱을 꺼냈습니다!”
“와! 이게 비장의 대책이었군요! 결승전을 대비해서 꽁꽁 숨겨뒀어요!”
정글러, 돈값이 선택한 챔피언은 ‘공포의 형상’ 피어스틱이었다. 스크림은 물론 이전 경기에서는 선택하지 않았던 챔피언이었다.
“돈 다마스의 히든카드가 공개됐습니다! 피어스틱이면 야미 카운터로 준비한 게 확실하겠죠?”
“그렇습니다. 피어스틱의 ‘공포’ 효과라면 퍼펙트 야미도 봉쇄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이거든요?”
“이게 진짜 상태 이상에 걸려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조작이 아예 불가능해요!”
피어스틱의 스킬에는 상태 이상인 ‘공포’ 효과 부여가 있었다. 지속시간이 긴 건 아니었지만 그 효과는 야미를 봉쇄하기에 충분했다.
“이게 직접 싸우지는 않겠다는 의미에요. 직접 붙으면 가망이 없다는 건 돈값 선수도 알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정글링 중에는 야미를 붙들어두고 도망치려는 거예요!”
“그렇죠.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한타 때는 또 야미를 배제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로 붙으면 이긴다! 이런 계산이에요!”
“이야, 이거 사실상 양 팀 정글러를 따로 빼두고 게임을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과감하지만 유효한 전략이에요!”
이제야 밴픽의 의도를 읽어낸 해설진은 안심하고 해설했다.
하지만 팬들의 입장은 달랐다.
-와씨;;; 역시 돈 다마스 짬 어디 안 가네
-피어스틱 준비했다는 건 이미 퍼지데이랑 결승 예상했다는 거 아님?
-너무 잘해서 오히려 예측 성공한 거자너 ㅋㅋㅋ
-ㄹㅇㅋㅋ 돈 다마스도 어우퍼 공식 적용한 듯
-그럼 공식에 따라 져야 되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
-아무튼 과학승리임! 아무튼 이김!
-나믿퍼믿!
-이러면 돈값이 피어스틱을 어느 정도로 다룰 지가 관건인데
-직접 보면 안다니깐!
-가즈아아아아아!
모두의 관심 속에서 제1 세트가 시작됐다.
* * *
퍼지데이 팀은 초반 인베이드를 대비해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이내 이경복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따로 뺀다는 건……’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돈 다마스 팀의 동향이 신기에 감지됐다.
그는 그들의 노림수를 파악하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됐습니다. 다들 라인으로 복귀하세요.”
“예?
“벌써요?”
“그건 좀 위험……”
팀원들이 그에 걱정하기가 무섭게 탑과 미드 라인에 상대가 나타났다.
“아, 인베가 아니네요?”
“주군, 옥체 보전하소서!”
그들의 등장에 안심한 팀원들이 흩어졌다. 이경복은 곧바로 상대 정글로 향했다.
그사이 한 박자 늦게 바텀 라인에 도착한 스컬킴과 박잡초.
그들은 다급히 미니맵에 핑을 찍었다.
[>바텀 미아!]
[>조심하세요!]
탑과 미드 라인에는 상대가 있었지만 바텀 라인은 텅텅 비었다.
이에 이클립스와 지놈도 당황했다.
[>아니, 낚시라고?]
[>주군! 소신이 가겠습니다!]
[>아뇨, 저희가 백업 갑니다!]
[>내려오세요!]
모두가 급박해 했지만 이경복은 여유로웠다.
“괜찮습니다.”
그는 멀리 보이는 피어스틱, 돈값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
“각자 라인전에 집중해 주세요.”
그들에게는 긴급 상황이었지만 이경복에게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돈 다마스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다.
탑과 미드라이너 모습을 드러낸 건 인베이드가 아니라는 속임수였고, 돈값과 바텀 듀오는 정글에서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럼에도 그는 일부러 상대가 파놓은 함정에 몸을 던졌다.
‘공포 효과는 분명……’
생각에 앞서 서늘한 위협이 전신을 휘감았다. 피어스틱의 입이 벌어지며 찢어지는 비명이 터졌다.
돈값이 그 챔피언을 선택한 이유, 피어스틱의 스킬 ‘흉성’이었다.
“됐어!”
“잡았다!”
수풀에 숨어 있던 원딜러와 서포터가 기뻐하며 나타났다. 하지만 이경복의 시야에는 보이지 않았다.
공포 효과 적용과 함께 시야가 구멍을 쳐다보듯 좁아졌고, 스킬 자원인 차크라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돈값의 목소리가 그의 정면에서 들려왔다. 작은 시야 속 피어스틱이 거대한 낫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그 말과 함께 세 사람의 공세가 그를 덮쳐왔다.
* * *
해설진은 바로 탄식을 터트렸다.
“아! 돈 다마스의 기습 작전이 성공합니다!”
“이건 힘듭니다! 미드나 바텀에서 백업을 가도 늦었어요! 노템에 공포까지! 이건 아무리 퍼플 선수라도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퍼지데이 팀! 퍼스트 블러드를 이렇게 허무하게 뺏기나요? 이거 스노우볼 큽니다! 너무 커요!”
그들은 이경복의 죽음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은 그들의 예상과 달랐다.
“어어어어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퍼플 선수 피했습니다!? 우연인가요!?”
“아니, 아닙니다! 지금 퍼플 선수! 공격을 전부 피하고 있어요!”
쏟아지는 투사체에 물 흐르듯 이어지는 피어스틱의 연격. 돈 다마스의 명성에 걸맞은 세 챔피언의 합공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걸 이경복은 아무렇지 않게 피해냈다.
“공포 효과 안 끝났는데요!? 아이콘이 분명 머리 위에 떠 있습니다!”
“이게 대체!? 아니! 반격, 반격까지 들어갑니다! 돈값 선수, 당황했어요!”
“소모된 차크라 회복! 수인, 수인까지 맺었어요! 돈값선수 넉백으로 밀려납니다아아!”
해설진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그들의 목청은 억지로 짜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커졌다.
“공포 효과 패치됐나요?!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시야, 시야가 도저히 안 보일 텐데요!? 안경점에 가면 시력 검사 할 때 열기구 보는 거 있거든요? 시야가 그거보다 좁아집니다!”
“지금 시야가 문제가 아닙니다! 애당초 몸을 움직이는 게 말이 안 되거든요!? 공포에 걸리면 조작체계가 어그러져요! 의도랑 다르게 몸이 움직이게 되는 메커니즘입니다!”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해설진과 달리 채팅창에는 웃음이 가득해졌다.
-엌ㅋㅋㅋ 이거 갓플이 예습을 해버렸고?
-ㄹㅇㅋㅋ 처음이면 당할 수도 있는데 처음이 아니쥬?
-킹직히 그때 보여준 적응력 보면 피만 좀 깎이고 말았을 듯 ㅋㅋㅋ
팬들은 알고 있었다.
퍼플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었다.
-데머크 한 게 이렇게 도움이 되어버리고?
-그때는 아예 악령을 옷처럼 입었자너
-킹직히 공포 효과는 그거에 비하면 애들 장난 아니냐 ㅋㅋㅋ
바로 데몬 머스트 크라이, 그중에서도 분노의 영역을 공략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던 덕이었다.
채팅을 눈여겨보고 있던 왕검이 그 제보를 확인했다.
“아! 퍼플 선수가 이런 메커니즘에 이미 익숙하다는 정보가 들어왔어요!”
“익숙이요? 이게 익숙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나요!? 하지만 퍼플 선수라면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위험한 건 돈 다마스에요!”
“그렇죠! 원래는 속전속결로 끝내야 되는데 못 끝내고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 어어! 아이콘 옅어집니다! 공포 효과 끝나가요!?”
그들의 예상은 또 틀렸다.
[퍼스트 블러드!]
[퍼펙트플레이 몸값]
상태이상이 끝나기도 전에 떠오른 킬 메시지.
서포터가 쓰러졌다.
“퍼블! 퍼블이 나왔어요! 퍼플이 선취점을 가져갑니다아아아!”
“돈 다마스 빅픽처를 그렸지만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림은 크게 그렸는데 완전히 찢어졌어요!”
“세상에! 공포 상태에서 킬각을 봅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퍼플 선수가 시스템마저 능가해 버렸어요오오오오!”
해설진은 열광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 열기는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졌다.
-이거지! 이게 퍼펙트 야미지!
-시스템 초월 ㅅㅂㅋㅋㅋㅋ 미쳤네 진짜 ㅋㅋㅋㅋ
-아 ㅋㅋ 빅픽쳐 마음껏 그리시라구요
-빅확찢! 빅확찢! 빅확찢!
-5252, 천재는 시스템 따위에게 속박당하지 않는다구웃!
-돈값ㅋㅋㅋㅋ 이길 줄 알고 멘트치던뎈ㅋㅋㅋㅋ
-???: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실제로 한 말)
-과수원 좀 그만 했으면…
-언제쯤 새가 독 마시냐고!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그러나 그 말을 달리하면.
-셋이 오든 몇이 오든 뭔 상관이냐고 ㅋㅋㅋ
-ㄹㅇㅋㅋ 누가 오든 퍼펙트 야미는 못 당하지
-이제 ‘퍼펙트-스노우볼’ 굴러갑니다잉?
그 하나가 셋을 상대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