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화 - 촬영 현장 (2)
광고 촬영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마케팅 팀장은 그 사실이 기쁘면서도 놀라웠다.
‘아니, 그 성질 고약한 양반이……’
그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감독을 바라보았다.
“양손에 권총 들고도 가능합니까?”
“음, 별로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오! 그러면……”
“그것도 좋긴 한데, 구도를 좀 바꿔서 카메라는 여기에……”
“아, 그게 더 좋겠네요!”
감독의 만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낯빛에는 화색이 돌았다. 거기다 그는 이경복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그 모습에 마케팅 팀장은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모델이랑 의논을 해?’
독단적으로 주문을 강요하고, 모델은 물론 직원들도 혹사시켰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히야, 진짜 퍼플 님만 오면 뭔가 달라진다니까”
“원래 촬영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닙니까?”
불쑥 끼어든 목소리에 팀장은 흠칫했다. 박주호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네네. 저 감독님이 나름 강단이 있으신 분이라서요. 웬만한 연예인을 모델로 써도 저렇게 웃지를 않는데…… 크으! 역시 퍼플 님은 다르십니다.”
그 말에 박주호는 웃음을 흘렸다.
“예, 아무래도 영상 만드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네요.”
“네?”
“저희 편집자도 저 감독님이랑 반응이 비슷하거든요.”
박주호는 들뜬 감독의 표정에서 최병훈의 모습을 엿보았다.
‘따지고 보면 최병훈도 퍼튜브의 영상 감독인 셈이지.’
영상 제작에 최고의 소스를 제공하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 최병훈이나 광고 감독이나 이경복을 좋게 볼 수밖에 없었다.
“저, 팀장님?”
두 사람의 대화는 이경복의 부름에 끊어졌다. 팀장은 그 즉시 이경복에게 달려갔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아, 다른 건 아니고 감독님이랑 상의를 해봤는데요. 혹시 AI 수준을 좀 더 높일 수 있을까 해서요. 약간 AI 반응이 느린 것 같습니다.”
“이번 장면은 팀장님이 요청해 주신 핵심 장면입니다. 이미 퍼플 님은 완벽하신데, 상대하는 더미 캐릭터들이 미지근하면 이게 맛이 안 삽니다.”
감독도 빠르게 말을 거들었다. 팀장은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직원 쪽을 돌아봤다.
그 시선에 직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저, 그…… 지금 이미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겁니다.”
“이게 최고 수준이라고요?”
이경복의 물음에 팀장이 빠르게 끼어들었다.
“다른 거 없어요? AI 종류가 하나뿐이었나?”
“어… 그게 있기는 한데……”
직원은 다그치듯 묻는 팀장의 말에 눈을 굴렸다. 하지만 팀장이 눈을 부라리자 결국 그가 설명했다.
“남은 AI가 어나힐레이터에 쓴 데이터뿐입니다.”
“어나힐레이터면 타임워페어에서 쓴?”
팀장은 눈을 껌뻑였다.
거너그라운드 이벤트 모드에 사용됐었던 최종보스, 어타힐레이터의 AI. 이경복의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데이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광고에 쓸만한 종류는 아니었지만.
“그 정도면 괜찮겠네요.”
이경복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팀장과 직원들은 그 태도에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지만 곧 준비에 착수했다.
“지금 교체 끝났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시죠.”
“좋습니다! 스탠바이!”
그 내막을 모르는 감독은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마차는 좀 더 오른쪽에. 네, 그리고 더미 캐릭터는 창문에 붙어있는 쪽으로.”
그가 오브젝트 세부 조정에 몰입하는 사이였다. 이경복은 가만히 그걸 지켜보다가 말했다.
“음 이번에 엄폐물에 숨고 이동하고 폭발물까지 던지면 되는 거죠?”
“예, 그렇죠.”
감독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거너그라운드 쇼다운의 플레이를 직관적으로 나타내주는 핵심적인 장면이었다.
“그럼 그냥 한 번에 가시죠. 더미 캐릭터를 3개로 하면 될 것 같은데.”
감독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본래 각 포인트를 한 컷씩 찍으려 했었다.
“롱 테이크로 괜찮겠습니까?”
“네, 오히려 한 컷씩 나눠서 찍으면 부자연스러워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롱 테이크라고 부를 정도로 길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이경복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자 감독의 눈이 빛났다.
“퍼플 님이 하실 수 있다면야 그게 베스트죠. 그러면 양쪽 창문에 하나, 2층 발코니 중앙에 하나씩 배치해 주세요.”
“아니, 그…… 어나힐레이터를 셋이나요?”
“뭔가 기술적인 문제가 있습니까?”
감독은 의아한 듯 물었다.
어나힐레이터를 상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뇨, 그럼…… 배치하겠습니다.”
직원은 경악했지만 이내 지시를 따랐다.
이경복은 이내 위치로 향했다. 부서진 마차 뒤에 자리를 잡고 그가 짧게 호흡을 골랐다.
이내 그가 감독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감독도 큐 사인을 보냈다.
그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는 무법자들.
‘음…… 역시 미래 무기 영향이 더 컸나 보네.’
이경복은 신기로 감지된 위협수준을 가늠하며 생각했다. 어나힐레이터의 AI가 탑재됐지만 무법자들에게 느껴지는 위협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는 가볍게 양손에 권총을 쥐고 눈을 감았다. 그 사이 무법자들의 총격이 시작됐다.
총성과 함께 마차의 파편이 비산하기 시작했다.
‘이거면 충분하겠어.’
이경복은 감독이 짚어준 포인트를 떠올렸고, 그의 신기는 그와 관련해 최적화된 동선을 머릿속에 그려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따랐다.
마차 뒤에서 나오며 창문에 한 발, 이어 옆으로 달려가며 다른 창문에 한 발.
그리고 상자 뒤에 숨어 서부 컨셉으로 추가될 폭발물, 다이너마이트를 2층으로 던졌다.
심지 끝의 불이 다 타기도 전에 이경복은 일어서서 총구를 겨누었다. 격발과 동시에 쏘아진 탄환은 정확히 다이너마이트를 관통했다.
이어지는 섬광과 폭발에 마지막 무법자가 쓰러졌다.
“와!”
“미친……”
동시에 터져 나오는 감탄 속에서 감독은 환한 웃음과 함께 소리쳤다.
“커어어어엇!”
NG라고 말할 게 하나도 없는 완벽한 한 컷이었다.
* * *
모든 촬영을 마치고 이제 남은 편집과정은 광고 감독과 GGG의 몫이었기에 이경복과 박주호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저번처럼 편집본으로 조율한다고 했지?”
“그럴 거다.”
그 확인 과정에서 최병훈과 박주호가 또 관여하게 될 터였지만, 구태여 회사에 남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퍼플 님!”
막 나가려는 사이, 마케팅 팀장이 빠르게 달려왔다.
그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넙죽 허리를 숙이고는 종이 뭉치를 건넸다.
“이건?”
박주호가 종이를 확인하고는 물었다. 명함 크기의 종이에는 QR코드가 박혀 있었다.
“아, 오프라인 이벤트로 준비한 뽑기 상자 쿠폰입니다.”
“쿠폰이요? 아니, 이건 왜……”
“아유, 부담 안 가지셔도 됩니다. 이번에 촬영을 너무 잘해주셔서요. 덕분에 원래 예상했던 촬영 시간보다 훨씬 일찍 마쳤습니다. 그래서 일정도 좀 더 앞당길 수 있게 됐고요.”
팀장은 양손을 내저으며 설명했다.
“쿠폰은 자유롭게 써주시면 됩니다. 시청자분들게 나누어 주셔도 좋고, 지인분들에게 드려도 되고요. 광고랑은 전혀 무관하게 감사의미로 드리는 거예요.”
“그러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호의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두 사람이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퍼플 님! 퍼플 님!?”
누군가 다급한 어투로 목소리를 높이며 달려왔다.
뭔가 싶어 돌아보니 광고 감독이었다.
“……퍼플 님?”
이내 그는 이경복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 사람이 퍼플 님이라고? 몸을 보면 맞긴 한데?’
감독은 충격을 숨기지 못했다.
줄곧 같이 촬영했지만 정작 실제 얼굴을 본 건 지금이 처음이었다.
‘이건 그냥 연예인 마스크인데?’
광고 감독으로 일하면서 숱하게 봐왔던 연예인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외모였다.
‘아니지. 그 재능, 몰입과 실력까지 생각하면 연예인보다 더 낫지!’
비단 외모만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완벽히 녹아드는 몰입도와 그 캐릭터를 뒷받침하는 실력까지 갖추었다.
감독은 서둘러 퍼플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이번 광고 촬영 정말 좋았습니다. 혹시 촬영 쪽으로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네? 아, 네네. 감사합니다.”
이경복은 순간 놀랐지만 명함을 받았다. 그렇게 팀장과 감독의 배웅까지 받고 나서야 두 사람은 사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우리 쪽 촬영은 잘 됐나?”
차에 올라탄 이경복이 박주호에게 물었다. 그가 광고 촬영에 힘쓰는 동안 박주호도 놀고만 있던 건 아니었다.
“이미 최병훈한테 보내 놨다.”
“역시 빠르네. 그런데 굳이 B컷을 찍어둘 필요가 있어?”
박주호는 광고 촬영 과정을 제3 자의 시선으로 담았다.
B컷, 공식 영상에서는 공개되지 않을 장면들을 따로 모으기 위해서였다.
“감독님 실력도 괜찮고 GGG 쪽에서도 엄청 신경 쓰는 것 같더만.”
이경복으로서는 구태여 B컷을 찍어둘 이유를 실감하지 못했다. 이에 박주호가 실소를 흘렸다.
“B컷은 그 완성도가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팬들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특별대우?”
박주호가 부드럽게 엑셀을 밟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A컷은 누구나 볼 수 있지. 하지만 퍼튜브에만 올라오는 B컷은 기존 팬들이 먼저 보게 된다. 팬들 입장에서는 B컷을 더 좋아할걸?”
“그런가?”
“그래. 그리고 완성도도 그렇게 모자라지는 않을 거다.”
박주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최병훈, 그 자식 실력은 잘 알잖아?”
* * *
다음 날.
GGG 공식 큐튜브에 새로운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버전 거너그라운드, 쇼다운 광고 영상이었다.
[-아 ㅋㅋ 안 사요 안 사!]
[-모바일은 자동사냥이 국룰인 거 모름?]
[-진지하게 모바일 FPS는 피로도가 너무 높아서 못 함ㅋㅋ]
[-광고 영상을 최초공개로? 무슨 배짱임?]
[-아 캡슐용 업데이트인 줄 알고 설렜네]
최초공개와 활성화된 채팅창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곧바로 반전됐다.
[-?]
[-형이 거기서 왜 나와?]
[-갓플 강림!]
[-아닠ㅋㅋㅋ 이 형 쉬라니까 광고 찍고 있었네!]
[-휴가기간에도 일을 한다, 블랙기업의 상식이잖아?]
[-미쳤냐고 ㅋㅋㅋㅋ]
광고 모델이 이경복이라는 게 밝혀지자 채팅창은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보안관 갓플 무엇?]
[-와 ㅋㅋㅋ 간지 미쳤다 진짜]
[-눈빛 뭔데에에에에!]
[-이 정도면 클린트 웨스트우드 옹 전성기 정도밖에 안 될 듯^^]
[-야잌ㅋㅋ 레전드라는 거잖앜ㅋㅋ]
[-5252! 속사 수준 대체 뭐냐구!]
광고 영상 속 총격전에 시청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헐?]
[-다른 캐릭터는 어나힐레이터 AI로 촬영한 거라고?]
[-찢었닼ㅋㅋ]
[-어나힐레이터 두 번 죽이기 무엇?]
[-아 ㅋㅋ 최종보스고 뭐고 갓플한테는 돈벌이 수단이라니깐!]
[-자본주의의 극치! 너무 무섭다!]
[-기계 몸으로도 안 됐는데 사람 몸으로 되겠냐고 ㅋㅋㅋ]
[-어나힐레이터쉑 기계 원툴이었쥬?]
광고였던 만큼 그 영상의 길이는 길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이에 아쉬움을 토로하려는 순간.
[-오? 바로 메이킹 필름 업로드?]
[-콤보 미쳤고 ㅋㅋㅋㅋ]
[-아 ㅋㅋ 갓플 메이킹 영상은 못 참지!]
[-아니! 이걸 먼저 공개했어야지!]
[-당장 간다!]
관련 동영상에 메이킹 필름이 링크됐다. 그 역시 최초공개였던 바, 시청자들은 바로 다음 영상을 시청했다.
[-오? 전부 다 거그 엔진으로 촬영했던 거?]
[-어나힐레이터 등판했으면 눈치채야 되는 거 아니냐 ㅋㅋㅋ]
[-그래도 GGG 엔진이 좋긴 해]
[-제발 밸런스나 좀 잡으라고!]
[-옼ㅋㅋㅋ 갓플도 기획에 참여했네]
[-어쩐지 예전 광고랑 때깔이 다르다 했다]
[-대체 못 하는 게 뭐냐구웃!]
게임 엔진을 이용한 제작 장면과 더불어 촬영 씬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이윽고 마지막 이경복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스트리머 퍼플입니다. 이번에 GGG와 또 좋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이경복이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자 채팅창이 ‘퍼하’로 가득해졌다.
“거너그라운드 쇼다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V-STAR에서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이거든요.”
[-아 ㅋㅋ 그건 꿀잼이긴했지]
[-와나 아직도 대기열 생각하면 빡침ㅋㅋㅋ]
[-그때 갓플이랑 1:1 붙어본 퍼청자들은 진짜 개부러움]
[-킹직히 그건 자랑할 만 해 ㅋㅋ]
시청자들은 V-STAR 언급에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타임워페어 때는 데이터 양도만 했었는데, 본격적인 광고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라 약간 긴장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현장이 즐겁고 다른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촬영을 끝마쳤네요.”
[-긴장? 갓플이?]
[-이형 또 기만하네 ㅋㅋㅋ]
[-여기서 퍼기만을?]
[-ㄹㅇㅋㅋ 이미 앞에 증거가 한가득인데]
[-아 ㅋㅋ (감독과 스태프가) 긴장했다 이말이야]
[-엌ㅋㅋ 주어생략이었쥬?]
시청자들은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상에 처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촬영 현장이 담겨 있지 않았나.
“그래도 덕분에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역시 GGG의 기술력은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이번에 업데이트 되는 서부극 테마도 분명 재미있을 겁니다.”
[-자본주의 일발 장전!]
[-아 ㅋㅋ 광고주 칭찬은 못 참지]
[-킹직히 기술력은 인정이긴 해]
[-서부극? 오히려 좋아!]
[-1:1 건파이트하면 서부극이지 ㅋㅋㅋ]
이내 메이킹 필름도 마무리 시점이 다가왔다. 이경복은 화면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 업데이트를 맞이해서 GGG측에서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선물도 많습니다! 캡슐용과 모바일용 계정을 연동하고 아래, ‘PerfectShowdown’ 코드를 입력해주세요!”
[-퍼펙트 쇼다운 ㅋㅋㅋㅋㅋ]
[-아 ㅋㅋ 우리 형이니까 설치해준다]
[-이번 한 번만 해드리는 겁니다?]
[-팩트) 갓플 광고는 나오면 다 한다]
[-이걸 안 받음? 쿠폰킥!]
그렇게 끝난 영상.
시청자들은 이내 떠나려 했지만.
[-응? 뭐임?]
[-영상이 또 있네?]
[-오? 퍼튜브인데?]
[-헐ㅋㅋㅋㅋ B컷?]
[-쓰리 콤보 뭐냐구!]
[-큐튜브 알고리즘 너무 무섭다아앗!]
재차 추천해준 관련 동영상을 보고 다시 이동했다. 바로 퍼플 채널에 올라온 B컷 영상이었다.
[-엌ㅋㅋㅋ 매니저님 같이 가신거?]
[-우리 형 장난 좋아하네 ㅋㅋ]
[-아닠ㅋㅋ 가만히 있는 매니저님한테 잽은 왜 날림ㅋㅋㅋ]
[-그 와중에 위빙하는 거 왜케 잘하냐고 ㅋㅋㅋ]
진지했던 공식 영상과 달리 장난스러운 이경복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손가락으로 가위질 뭔데 ㅋㅋ]
[-엌ㅋㅋㅋ 편집요청ㅋㅋㅋㅋ]
[-촬영 중인 거 알고 깜놀해버렸쥬?]
[-응~ 안 돼~ 다 공개할 거야~]
[-블랙기업 사내고발 영상인가요?]
[-그 와중에 자막은 또 휴먼극장 스타일ㅋㅋㅋㅋㅋ]
[-진짜 편집자님 센스 미쳤곸ㅋ]
그렇다고 장난스러운 모습만 담겨있는 것도 아니었다.
[-감독이랑 얘기하는 거뿐인데 왜 멋있음?]
[-온오프 확실한 거 넘모 간지나고]
[-원래 남자는 진지할 때 멋있다 이말이야]
[-나도 점심 메뉴 고를 때 진지한데]
[-코이츠www 멋이 아니라 맛을 추구하는www]
[-돌았냐곸ㅋㅋㅋㅋ]
[-트라이 방송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라 좋넼ㅋㅋㅋ]
[-ㄹㅇㅋㅋ 이런 영상도 가끔 올려주면 좋겠음]
이내 B컷 영상마저 막바지에 이르렀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더 줘! 아니, 더 줘가 아니야! 다 갖고 와!]
[-아 ㅋㅋ 장난치지 말라고]
[-오랜만에 퍼손실 보충인데 설마 이게 끝이라고?]
[-이러면 퍼단증상 더 심해진다고!]
그리 아우성치던 채팅창은 이내 일변했다.
“트하!”
암전된 화면이 바뀌며 이경복의 스튜디오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채팅창에 물음표가 연신 올라왔다.
“다들 잘 지내셨죠? 미친스머프 끝내고 쉬고 있긴 한데, 보셨다시피 마냥 쉬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경복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음 컨텐츠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와중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아, 이번에 광고 받은 쇼다운 얘기는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면 쇼다운만 광고를 받은 게 아닙니다.”
[-광고를 또 받았다?]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쇼다운 방송하는 게 아님?]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시청자들의 의문이 커져 갔다. 이윽고 이경복의 옆에 로고 하나가 나타났다.
“서부극 하면 떠오르는 게임, 로열 데스퍼레이트 리벤지! 이번 쇼다운의 서부극 업데이트는 락앤롤 게임즈와 함께 합니다!”
순간 채팅창이 멈추었다.
그 사이 이경복이 말을 맺었다.
“다음 방송은 바로 락앤롤 게임즈가 준비한 신작! 캡슐용 로데리를 플레이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차기 컨텐츠 예고와 함께 끝난 영상.
[-로데리가 캡슐용으로 나온다고!?]
[-큰 거 왔다! 큰 거 왔다! 큰 거 왔다!]
[-야잌ㅋㅋ 이런 빅뉴스를 왜 B컷 영상에 끼워넣냐고!]
락앤롤 게임즈의 신작 발매 소식도 충분히 놀랍지만.
시청자들이 더 기뻐하는 이유는.
[-휴방 끝! 휴방 끝! 휴방 끝!]
[-퍼보충 ON! 퍼보충 ON! 퍼보충 ON!]
[-돌아왔구나 퍼태식이!]
[-드디어 재방송강점기가 끝났다!]
[-아니 ㅋㅋㅋ 몇 개월 쉰 것도 아닌데 반응 뭐냐고]
[-그만큼 퍼단증상이 강하다 이말이야]
이경복의 방송이 다시 시작된다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