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19화 (219/491)

219화 - 무임승차의 대가 (2)

이경복은 다음 객차 문 앞에 섰다. 이미 신기를 통해 강도들의 위치를 파악했지만 그는 힐끗 창 안으로 객차의 상황을 파악했다.

시청자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

“뒤지기 싫으면 전부 다 꺼내!”

“신사 분들? 우리는 친절을 베풀고 있는 겁니다. 협조를 안 해주시면 죽이고 저희가 수거하는 수밖에 없어요.”

강도들은 이경복의 접근을 전혀 눈치채지 못 한 채 승객들의 금품을 갈취하고 있었다.

-강도쉑들 말하는 거 보소 ㅋㅋ

-갓플이 밖에 있는지도 모르고 ㅉㅉ

-참교육 딱 대!

시청자들은 이경복의 대처를 기대했다. 그리고 그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행히 4명뿐이네요.”

이경복은 가볍게 말하고 문을 벌컥 열었다. 이에 놀란 강도들이 눈을 돌린 순간이었다.

연이은 총성과 함께 강도들이 풀썩 쓰러졌다.

단 한 놈도 총을 뽑지 못했다.

-캬 ㅋㅋㅋ 속사 미쳤고?

-4명이라서 다행이라는 게 4발만 써서 그런 거?

-엌ㅋㅋㅋ 리볼버는 6발이니까

-쌍권총이니까 최대 12명 죽일 수 있겠네 ㅋㅋㅋ

-장전하는 동안 승객이 인질로 잡히면 골치 아프긴 할 듯 ㅋㅋㅋ

시청자들은 그 깔끔한 정리에 감탄을 표했다. 이경복은 피식 웃고는 이내 승객들을 돌아봤다.

어안이 벙벙해진 승객들의 얼굴에는 강도들의 피가 조금 튀어 있었다.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에서 나왔습니다. 뒤쪽은 안전하니 움직이시죠.”

이경복이 배지를 꺼내며 말했다.

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허겁지겁 일어났다.

“프레스턴……!”

“가, 감사합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그들이 감사를 전하고 부리나케 움직였다. 이경복은 간단히 장전을 마치고 다음 객차 앞으로 이동했다.

“빌어먹을……!”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제이콥! 네가 가서 확인해 봐!”

이번에는 강도들의 양상이 달랐다. 조금 전의 총성 때문인지 놈들은 의자 뒤에 몸을 낮춘 채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는 샷건까지 들고 있네.’

이경복은 조심스럽게 문 옆에 등을 붙였다. 강도 중 하나가 신중히 문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내 끼이익하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린 순간.

“꺽!”

이경복은 강도의 멱살을 잡고 객차 안으로 돌진했다.

“씨발!”

“쏴!”

놀란 강도들은 곧장 사격을 개시했다. 우레와 같은 총성에 귀가 먹먹해졌다.

그러나 이경복은 멀쩡했다. 그가 붙잡은 강도가 방패가 되어준 덕이었다.

그 뒤의 결과는 앞선 강도들과 다르지 않았다. 머리에 구멍이 난 강도들은 그대로 자리에 착석했다.

-에너미 쉴드 전개!

-리빙포인트)방탄복이 없으면 다른 사람 몸을 쓰면 된다

-와씨 ㅋㅋ 저 상황에서 차분함 무엇?

-아아, 그는 퍼펙트-간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또 헤드샷을 먹이네 ㅋㅋㅋㅋ

시청자들은 새삼 감탄했지만 그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염병! 어떻게 된 거야!?”

“몇 놈이나 있는 거지?!”

“얼른 포위해!”

“그냥 쏴버려!”

보다 격해진 총성에 강도들이 열차에서 내렸다. 이경복은 빠르게 몸을 낮추며 창가 쪽에 몸을 붙였다.

동시에 놈들이 밖에서 사격을 개시했다. 유리가 박살나며 사방에 비산하기 시작했다.

-헐?

-이러면 좀 얘기가 달라지는디 ㅎㄷㄷ

-객차에서 싸워야 유리한데 ㅅㅂ

-이거 너무 비겁한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무법자인 거자넠ㅋㅋㅋ

-근데 이거 어찌해야됨?

시청자들은 그 상황에 걱정을 내비쳤다. 이경복은 설명 대신 행동으로 나섰다.

그는 올가미 밧줄로 죽은 강도의 더블 배럴 샷건을 낚아챘다.

‘역시 한 발 남았네.’

남은 탄환을 확인한 그는 미소를 지었다.

“뒤졌나?”

“양쪽에서 덮치자고.”

그 사이 밖에 있던 강도들이 슬금슬금 객차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경복은 침착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한쪽 강도들이 붙은 순간 일어서서 반격을 개시했다.

한 손에는 샷건, 다른 한 손에는 리볼버.

산탄이 붙어 있던 강도들을 덮쳤고 반대쪽에 있던 강도들은 순차적으로 납탄을 맞고 쓰러졌다.

-무친! 한 손으로 샷건을 쏜다고?

-아 ㅋㅋ 유입 티내는 거?

-한손 샷건은 이미 퍼지데이 첫 방송 때 보여 준 건뎁쇼?

-놀랄 포인트는 그게 아니라 동시사격이지 ㅅㅂ 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사람이 어떻게 양쪽을 동시에 보냐구웃!

-시야각이 대체 얼마나 넓은 거?

-(게말콘)(게말콘)(게말콘)

-눈! 저 눈!

-와씨 ㅋㅋ 찐으로 열댓 명을 싹쓸어버리네

시청자들의 감탄에도 이경복은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다 쓴 샷건을 내던지고 리볼버를 장전했다.

“아직 한 놈 남았습니다.”

채팅창에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그는 객실을 나서 기관실로 향했다. 양쪽에 가득 쌓인 석탄 가운데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우, 움직이지 마!”

“으아아……!”

기관사를 인질로 잡은 마지막 강도. 양쪽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 총, 총 버려!”

“사, 살려 주세요!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강도는 기관사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대며 고함을 쳤다. 기관사가 기겁하며 울먹거렸다.

이경복은 이에 코끝을 찡그렸다.

“기관사가 죽으면 기차는 못 쓰게 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야 곤란했다.

제리는 물론이고 남은 승객들이 전부 걸어가야 되지 않겠나.

“얌전히 항복하면 아무도 안 다칠 겁니다.”

이경복이 강도에게 말했다.

하지만 놈은 그것을 자신이 주도권을 얻었다고 해석한 모양이었다.

“개수작 부리지마! 내 말대로 안 하면 셋 중 하나는 무조건 죽는 거야!”

놈은 기관사와 이경복에게 번갈아 총구를 겨누며 소리쳤다.

이경복은 짧게 숨을 내뱉고는 기관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조금 놀랄 수도 있어요.”

“닥치고 빨리 그 빌어먹을 총……”

강도가 재차 소리치려는 순간이었다. 탕하는 총성과 함께 비명이 터졌다.

“끄아아아악!”

비명의 주인은 강도였다.

놈은 제 손을 부여잡으며 바닥을 굴렀다.

-헐?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

-갑자기 총이 왜 터짐?

-뭔지 몰라도 개꼬시다 ㅋㅋㅋㅋ

-으디 갓플 앞에서 겁박질을 하냐 이말이야

시청자들은 어떻게 된 건지 몰랐지만 일단 기뻐했다. 적어도 고통 받는 건 강도뿐이지 않나.

“하나 정도는 살려 두고 체포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요. 그래서 총구를 쐈습니다.”

이어지는 이경복의 설명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번졌다.

-총구를 쐈다고?

-총을 쐈다는 게 아니고?

-무친ㅋㅋㅋ 그래서 총이 터진거?

-강도쉑 총으로 와리가리하는데 그 타이밍을 잡았다?

-아 ㅋㅋ 수류탄 핀도 맞추는데 이정도야 뭘 ㅋㅋㅋ

-ㄹㅇㅋㅋ 거리도 가까워서 더 쉬웠을 듯 ㅋㅋㅋ

-건방진 놈이 Gun Bang 진 놈이 되어버렸고?

-무친ㅋㅋㅋ 총이 폭발해서 졌다?

-야잌ㅋㅋㅋ 너 합격목걸이 가져라

시청자들은 이내 이해했다.

거너 그라운드에서 이미 그의 사격실력은 검증된 바였다.

“이런 개자식! 뒤져! 뒤져 이 새끼야아아아!”

그때 들려온 고함에 이경복과 시청자들도 주의가 돌아갔다. 풀려난 기관사가 쓰러진 강도를 향해 울분의 발길질을 했다.

-캬 ㅋㅋ NPC 반응 너무 찰지고

-나였으면 저쉑 위에서 탭댄스 10시간 쌉가능

-이거는 정당방위다 이말이야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경복은 빠르게 그를 진정시켰다.

“자자, 진정하시고 일단 다시 기차를 출발시켜 주세요.”

연신 씩씩거리던 기관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공손히 이경복에게 머리를 숙였다.

“아, 물론입니다! 정말,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일단 이놈은 제가 단단히 묶어두겠습니다.”

기관사가 열차를 다시 출발시키는 사이 이경복은 얼굴이 피투성이인 채 퉁퉁 부어버린 강도를 밧줄로 결박했다.

그리고 쌓여 있는 석탄 옆에 앉혔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주세요.”

“아, 물론입니다! 이 벌레 같은 놈! 넌 교수대에 올라갈 거다!”

기관사는 반색하며 끙끙거리는 강도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세심한 배려 뭐냐고 ㅋㅋㅋ

-아니 여기서 서윗 퍼플이?

-이걸 서윗하다고 해야 되나 ㅅㅂㅋㅋㅋㅋ

-이게 바로 서부시대식 준법정신?

-무친 개웃기네 진짜 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그 대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이경복은 여유롭게 제리가 있는 객실로 돌아왔다.

“오! 오오! 탐정님께서 돌아오셨다!”

“열차가 다시 출발한다 했더니……!”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의 생환에 제리와 승객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이경복은 담담히 미소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다들 많이 놀라셨을 텐데 이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그 말에 승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혼자서 그 강도들을 전부 쓰러뜨리셨는데?”

“정말 엄청난 명사수시네요.”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의 위명은 들었지만 이렇게 대단할 줄은……”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니!”

승객들의 말에 시청자들은 더욱 즐거워했다.

-여기서 퍼기만을?

-아니 ㅋㅋㅋ 이제 NPC한테도 기만이 먹히냐고

-너희들 트수지? 트수 맞지?

-뭐예요! 나도 들여보내줘요!

* * *

열차는 이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경복도 내릴 준비를 하려는 찰나 승객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탐정님! 이건 약소하지만……”

“덕분에 무사히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탐정님과 같은 열차에 탄 건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들은 답례로 달러는 물론이고 귀금속을 내주었다. 이경복은 그들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크으! 뭘 좀 아는 NPC들이구만!

-매번 퀘스트 주고 뺑뺑이만 돌리던 NPC들 보다가 이런 NPC들 보니까 선녀다 선녀!

-락앤롤 AI가 진짜 개 쩔긴 하네 ㅋㅋㅋ

-아 ㅋㅋ 못 참고 질러버렸다

-이런 대접은 갓플만 받을 수 있는 거 아님?

-ㄹㅇㅋㅋ 트수들은 오히려 승객들을 맞출 수도?

-꿈 정도는 꿀 수 있는 거잖아!

-학생? 눈치챙겨^^

그 정당한 대우에 시청자들이 흡족해했다. 이경복은 웃으며 제리와 함께 열차에서 내렸다.

“이거, 얼굴이 이래서야 현상수배지 대조가 힘들겠는데?”

“일단 사무소로 연행해.”

이내 소식을 듣고 왔는지 보안관들이 강도를 인계했다. 그들 중 두 사람이 이경복에게 다가왔다.

“탐정님? 승객들에게 이야기 들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보안관들을 대표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들은 담담히 감사를 표했다. 이경복이 이에 대답하려는 찰나였다.

“뭐야?! 뭐가 이렇게 많아?!”

“어이! 여기 사람 좀 더 보내! 숫자가 10명이 넘어!”

철도회사 직원들이 객차에 남은 시신을 정리하다가 내지른 고함.

그 내용에 보안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0명이 넘는다고?”

“아니, 혼자서 그 많은 숫자를 상대하신 겁니까!?”

이에 이경복이 대답하기도 전에 제리가 턱을 살짝 들며 앞으로 나섰다.

“암요! 여기 이분이 어떤 분이신데!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의 알렉스 요원이십니다! 이런 강도들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명사수시죠!”

그가 마치 자기 일처럼 자랑스럽게 말하자 보안관들이 모자까지 벗으며 정중히 인사했다.

“그 많은 숫자를 혼자서……! 경의를 표합니다.”

“사무소에도 따로 감사 인사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은 그리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제리쉑 줄 타는 실력 보소 ㅋㅋㅋ

-야잌ㅋㅋ 이거 쥐놈류 맞다니깐?

-눈앞에서 강도들 싹쓸어다스했는데 어떻게 참냐고 ㅋㅋ

-NPC도 노리는 갓플 코인ㅋㅋㅋ

-아 ㅋㅋ 은행원이라 코인도 빠삭하다니깐!

시청자들은 그 상황에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경복도 실소를 흘렸다.

이내 제리와 함께 은행에 도착하자 그가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이거 정말 탐정님께 큰 빚을 졌습니다. 혹시 돈 문제나 은행 관련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저를 찾아주세요.”

“예, 기억해두죠.”

“네, 감사합니다! 아, 이건 의뢰완료 확인서입니다. 사무소에 같이 전달해 주시면 의뢰금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경복은 그가 건넨 서류를 챙기고 돌아섰다. 제리의 설명처럼 사무소에 도착해 확인서를 건네자 사무소 관리인이 반색했다.

“아! 당신이었군요!”

“네?”

“의뢰인만이 아니라 승객들을 구해준 탐정! 안 그래도 지금 이야기가 아주 자자합니다. 덕분에 저희 사무소 평판이 아주 좋아졌어요!”

관리인은 껄껄 웃음을 터트리며 확인서를 수령했다.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는 요원들의 공적에 합당한 보상을 하죠! 이번 의뢰는 이렇게 계산이 되겠습니다.”

기존 의뢰를 받았을 때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공적과 보상금이 주어졌다.

이경복은 작게 탄사를 흘렸다.

“오? 이거 보너스 개념도 있나 보네요.”

-의뢰 수행은 최소 기준인 건가봄ㅋㅋㅋ

-서부개척시대 나쁘지 않을지도?

-능력자가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게 상식이잖아?

-하지만 실제로는 보상보다 일이 더 많이 들어온다 이말이야

-ㄹㅇㅋㅋ 일 잘하면 돈이 아니라 일을 더 많이 줌

-현실이 더 비상식적이었고?

-현실 대입 멈춰!

정산을 마치자 관리인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이번 일로 주민들이 호의를 베풀 겁니다. 상점이나 시설을 이용할 때 약간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는 힐끗 이경복의 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군요. 총격전이 끝나면 주기적으로 총기 관리를 하는 걸 잊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총이 고장나 버리면 곤란해질 테니까요.”

“아, 고장이 날 수도 있군요.”

“예, 도구가 있다면 직접 하실 수도 있지만 마을에서는 총포상에게 맡기는 편이 좋죠. 이참에 한 번 방문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정비를 하시는 동안 제가 의뢰를 선별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사무소를 나왔다.

“아무래도 상점 튜토리얼인가 보네요.”

그 말에 시청자들도 동의했다.

이경복은 미니맵을 통해 총포상을 찾았다.

“오……”

작은 건물이었지만 그 내부는 총기와 탄약으로 가득했다. 가게 주인은 이경복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아! 어서 오십쇼, 찾는 물건이 있으십니까?”

“총기 정비를 좀 맡기고 싶습니다.”

이경복은 리볼버를 꺼내 올려두면서 배지도 같이 꺼냈다. 분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 프레스턴의 탐정님이시로군요!”

주인장은 배지를 보고 반색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동생! 얼른 나와 봐! 탐정님이 오셨어!”

“탐정님?!”

카운터 뒤편에 있는 지하계단에서 서둘러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이경복을 보더니 입을 크게 벌렸다.

“형, 형! 이분이셔! 이분이 강도들을 해치우셨다고!”

“뭐?!”

그의 동생은 승객 중 한 명이었다. 주인은 더욱 크게 놀라며 넙죽 허리를 숙였다.

“저희 동생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빨리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하,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한 거죠.”

이경복이 멋쩍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주인은 결연한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아뇨! 해야 할 일도 못 하는 놈들이 수두룩하지 않습니까? 총기는 맡겨주십시오! 제가 아예 새것처럼 바꿔드리겠습니다!”

“형, 총 하나를 선물해드리는 건 어때?”

“오! 그렇지!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혹시 원하시는 총기가 있으시면 한 자루는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훌륭한 총잡이에게는 좋은 총이 있어야 하는 법이죠!”

그들의 말에 이경복보다 시청자들이 더 즐거워했다.

-으음! 아주 상식적인 친구들이야!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이게 상식이잖아?

-왜 현실보다 더 상식적이냐고 ㅋㅋㅋ

-가챠도 없고 꿀잼에다가 NPC 디테일도 쩌는 게임? 아 ㅋㅋ 그런 게 어디 있냐고

-와씨 ㅋㅋ 이러니까 사람들이 락앤롤 게임즈에 빠지는구나

-쓰읍 앞으로 또 신작 나오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각이다

채팅창 반응에 이경복은 웃음을 흘리며 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대우 받으니까 좋네요. 어떤 총이 좋을까요?”

-일단 비싼 거 잡자!

-아까 샷건 손맛 좋지 않았음?

-장거리용으로 라이플 하나 장만하는 거 나쁘지 않을 듯?

-리피터? 이거 라이플이랑 차이가 뭐임?

-장전방식 차이라고 생각하면 쉬움

-리피터가 더 장전이 빠름 ㅋㅋㅋ

이경복은 빠르게 총기들을 훑고 하나를 잡았다.

“이거 괜찮겠네요.”

[볼트액션 라이플]

그가 선택한 건 스코프가 달린 장총이었다.

-WA! 볼트액션!

-이거 손맛 지림 ㅋㅋㅋ

-장전할 때 철컥하는 소리가 아주 좋다 이말이야

-다른 게임에서 이걸로 낙지들 많이 쏴댔지 ㅋㅋㅋ

-숙제방송이니까 타겜 언급 검지검지~

시청자들도 대부분 만족했다.

이경복이 장총을 들고 카운터로 돌아오자 주인이 권총을 돌려주었다.

“오! 안목이 좋으시군요! 여기 총알도 같이 챙겨 가시죠.”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아, 혹시 커스텀 쪽에는 관심이 없으십니까?”

“커스텀이요?”

“예, 이게 총이라는 물건이 또 주인이 쓰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이왕 선물해드리는 거 맞춤으로 드리는 편이 좋죠!”

그와 함께 카운터에 올려둔 총 옆에 수치가 표시되었다. 각 항목에 시선을 두자 관련된 부속품에 윤곽선이 나타났다.

-오? 총기 개조인가?

-크으! 이건 또 못 참지!

-스코프는 4배율 정도는 써줘야지 ㅋㅋ

-공짜니까 이참에 싹 갈아버리자

-수치 조절하면 부품이 자동으로 바뀌는 방식인 듯?

이경복이 손으로 막대를 조절하자 부품이 교체됐다. 이에 그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게도 스펙을 전부 다 높일 수는 없네요.”

전부 다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면 게임이 쉬워지기 때문일까. 어느 한 항목을 올리면 다른 항목이 줄어들었다.

-이거 달인 등급이라 더 그런 거 같은데?

-맞음 ㅋㅋ 공홈 안내 영상 보고 왔는데 완전 비율이 다름

-이러면 개조를 안 하는 편이 더 좋을 수도?

-아 ㅋㅋ 역시 순정이 최고다 이말이야

시청자들은 개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경복의 판단은 달랐다.

그는 ‘탄속’ 수치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이렇게 해 주세요.”

“예? 하지만 이렇게 하면…… 총알이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그 대가로 ‘명중률’ 수치가 희미하게 보일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주인마저 당황할 정도였지만.

“괜찮습니다.”

“아, 예……! 탐정님께서 원하신다면야.”

주인은 바로 작업에 들어섰다.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했다.

-혀엉? 이거 맞아!?

-않이;;;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갓플이면 이걸로도 백발백중일지도?

-스펙을 믿지마! 갓플을 믿어!

-아 ㅋㅋ 이렇게 또 방송각을 보내

하지만 이내 안심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은 이경복이 또 전문이 아니던가.

* * *

“나중에 또 찾아와 주십쇼!”

개조까지 마친 이경복은 형제의 배웅을 받으며 가게를 나섰다.

그가 다시 사무소로 돌아오자 관리인이 그를 다급히 반겼다.

“오! 다행입니다! 딱 맞춰서 오셨네요!”

“무슨 일입니까?”

“열차에서 당신이 체포한 강도 말입니다. 놈이 자백을 했습니다! 근방에 아지트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보안관들이 소탕 작전을 준비 중입니다. 저희 사무소에도 도움을 청했고요.”

그 설명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보였다.

-오? 갱단 규모가 좀 더 큰가보네?

-갓플이 거의 열댓 명을 죽였는데 아지트에 또 있어?

-강도쉑 바로 불어버렸냐고 ㅋㅋㅋ

-5252, 의리도 없는 거냐구웃!

-에너미 쉴드에 바로 쏴버리는 거 보면 뭐 ㅋㅋㅋ

-그럼 이 작전에도 참가하는 건가?

그러나 관리인의 설명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특히 알렉스 요원,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죠!”

“제게요?”

“예! 그 강도가 자백하기를 아지트에 있는 보스가 스스로 하이어드 건 갱단 출신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이어드 건 갱단.

그 단어에 이경복은 물론 시청자들도 눈이 번쩍 뜨였다.

-오ㅋㅋㅋ 이러면 갓플이 살려둔 게 신의 한수 아님?

-근데 출신이면 현재 갱단 소속은 아니라는 거 아님?

-그래도 아는 게 있을 수 있지 ㅋㅋㅋ

-ㅇㅇ 뭐 갱단이 쓰는 은신처라든지?

-일단 잡고 봐야 된다 이말이야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경복도 공감했다.

“역시 서부시대네요. 총을 쓸 일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새로 산 총을 시험해봐야겠네요.”

작은 총도 좋지만 큰 총은 더 좋은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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