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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20화 (220/491)

220화 - 꼬리 밟기 (1)

갱단 아지트 습격.

이경복이 그에 동참 의사를 밝히자 관리인은 밝게 웃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보안관들에게 연락을……”

“아, 잠시만.”

이경복이 불쑥 그의 말을 끊었다. 관리인의 얼굴은 물론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떠올랐다.

“저 혼자 가겠습니다.”

이경복의 대답에 반응 역시 동시에 터졌다.

“예?”

-아지트를 혼자 털어버리겠다?

-뭐지? 내가 지금 미스틱을 보는 것인가?

-무슨 백도어냐고 ㅋㅋㅋㅋ

-5252, 살의에 눈을 떠버린 거냐고!

-그가 웃으면… 갱단이 사라진다……

시청자들 반응에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당연하게도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갱단 소탕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하이어드 건 갱단에 대해 알아내는 겁니다.”

단순히 의뢰를 수행하는 것도 좋지만 이경복은 주인공 캐릭터의 입장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

“보안관들과 같이 움직이게 되면 분명 총격전이 일어나겠죠. 그 과정에서 갱단 보스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긴 그럴 수도?

-소탕작전이라고 할 정도면 작정하고 털어버릴 것 같긴 함

-그러면 정보는 못 캐겠고 ㅋㅋ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말이야

시청자들은 그 이유를 납득했다. 그리고 관리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그건 그렇지요.”

“예, 그렇다고 제가 놈을 살린답시고 보안관들을 막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더 큰 문제가 될 겁니다.”

“그렇죠. 그러니 제가 혼자 가는 편이 확실합니다.”

관리인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지만 이내 그 표정은 우려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비록 열차 강도 사건에서 당신이 많은 수를 제거했다고는 해도 저희 사무소에게까지 협력을 요청하는 걸 보면 그 수가 상당할 겁니다.”

-이것도 맏찌

-ㄹㅇㅋㅋ 괜히 보안관들이 도와달라고 했겠냐고

-게다가 달인 등급이니까 무조건 많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

-킹치만 갓플이라면?

-나믿퍼믿!

이경복은 그 우려에도 미소를 보였다.

“괜찮습니다. 위치만 알려 주시죠. 아, 그리고 말 한 필도 좀 빌려 주시면 좋겠네요.”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야. 보기 드문 명사수시니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말은 밖에 매어둔 걸 타시면 될 겁니다.”

관리인은 결국 승낙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미니맵에 포인터가 찍혔다.

-퍼자감에 넘어가버렸쥬?

-크으! 역시 근본이다 이말이야

-킹직히 혼자 강도 다 털었는데 믿을 만하지 ㅋㅋㅋㅋ

-허가사유) 퍼플

-우리 형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이에 이경복이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서는 찰나.

“혹시.”

관리인의 말에 그가 멈칫했다.

“보안관들보다 먼저 정보를 얻거나 놈을 잡는다면, 그들에게 넘기지 마십시오.”

-?

-뭐지?

-보안관들이랑 협조하는 거 아니었음?

이경복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봤다. 채팅창 역시 비슷한 의문으로 가득해졌다.

“정보는 언제나 쥐고 있는 쪽이 유리합니다. 하이어드 건 갱단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면, 저희 사무소 쪽에서 연방보안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죠.”

-오 이거 약간 권력싸움 같은 건가보네?

-ㅇㅇ 기싸움인 듯

-하긴 둘 다 무법자들 잡는 기관이긴 하니까 ㅋㅋㅋ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건가?

관리인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맺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추가 공적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 대답에 안심한 듯 관리인이 미소 지었다.

“좋습니다. 보안관들은 해가 진 후에 작전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그 전에 보스를 심문하시거나 잡아오셔야 합니다.”

“밤이 되기 전에 끝내야 된다는 거로군요.”

“네. 하지만 요원의 생존이 최우선입니다. 무리 하지 마시길.”

관리인의 말에 이경복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고 밖으로 나섰다.

“그럼 가 보죠.”

그는 능숙하게 말을 몰았다.

* * *

붉은 노을빛이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자 이경복은 작게 탄사를 흘렸다.

“진짜 풍경 하나만 봐도 할 만한 게임이네요.”

미니맵을 따라 도착한 곳은 울창한 숲속이었다. 포인터가 가리키는 지점은 숲 안으로 더 들어가야 나올 터였다.

그러나 이경복은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낮은 언덕을 올랐다.

“말이 소리를 내면 들킬 수도 있으니 이쯤에서 묶어두겠습니다.”

-오 그게 좋을 듯

-벌써 현지인 다 됐네 ㅋㅋㅋㅋ

-5252, 적응력 대체 뭐냐구웃!

-프롤로그에서 쉐이프시프터 놈들이 했던 거잖슴 ㅋㅋ

-나쁜넘들이지만 배울 건 있다 이말이야

이경복은 말을 매어두고 라이플을 잡았다. 그는 적당히 자리를 잡고 스코프로 상황을 살폈다.

“저기 있네요.”

몇몇 무법자들이 외곽에서 경계를 서고, 나머지 인원은 천막과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 이쉑히들 런각 보는 듯?

-눈치 빠른 거 보소 ㅋㅋㅋㅋ

-열차 강도했던 놈들이 복귀를 안 해서 그런 듯?

-보스쉑 그래도 머리는 좀 굴릴 줄 아네 ㅋㅋ

-오 ㅋㅋ 이러면 오히려 혼자 온 게 다행이네

-ㄹㅇㅋㅋ 보안관들이랑 왔으면 허탕칠 뻔

이경복은 빠르게 스코프를 돌리며 무법자의 숫자를 확인했다.

“얘가 보스네요.”

일하는 무법자 사이에 혼자서 담배를 태우는 놈이 하나 있었다. 스코프로 바라보니 그 위에 붉은 색 아이콘이 표기됐다.

“보스 빼고 17명이라, 확실히 많긴 하네요.”

-그걸 벌써 다 셈?

-와씨;; 열차 강도보다 더 많누

-이건 좀 빡세긴 할 듯

-열차는 그래도 좁아서 쉬웠는데 ㅎㄷㄷ

-여긴 숲이라고 해도 너무 트여있음

-가면 바로 포위될 것 같은데

-시간 끌면서 보안관 기다려야 되는 거 아님?

막상 상황을 보니 시청자들도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하지만 이경복은 그런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저격으로 처리하면 되잖아요? 총알도 많이 받았는데.”

-ㅔ?

-그거 진짜 쓸 거임?

-않이;;; 명중률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슴!

-사실상 그냥 망원경 아니냐고 ㅋㅋㅋㅋ

-게다가 하필이면 나무도 빽빽해서 각도 잘 안 나오는데?

-그냥 암살플레이는 어떰?

이경복은 채팅창 반응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서 오히려 좋죠. 저쪽도 사격이 어렵다는 건데.”

그 한 마디와 함께 이경복은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넣었다.

언제나 그렇듯 최선의 설득방법은 바로 결과였다.

그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탕하는 총성과 함께 숲이 흔들리고 퍼드득 하는 날갯소리와 함께 무법자 하나가 풀썩 쓰러졌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씨발! 어디야!?”

무법자들은 동료의 죽음에 기겁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채팅창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뭐임?

-아니;; 저게 어케 맞음?

-조준점이 완전 달랐는데?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겨!

그 사이 이경복은 볼트를 당겼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탄피가 배출됐다.

그리곤 다시금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울릴 때마다 무법자들이 쓰러졌다.

“저, 저격이다!”

“대체 어디서 쏘는 거야!?”

“씨발! 얼른 숨어!”

“쏴버려! 일단 쏴서 막아!”

무법자들은 고함을 내지르며 대응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경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그들은 아무 방향에나 위협사격을 개시했다.

개중에는 옳은 방향을 노린 놈들도 있었지만 그 탄환은 애꿎은 나무에 박혔다.

“이렇게 나와주면 오히려 좋죠?”

이경복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의 사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만! 그만해! 이 머저리 같은 놈들아!”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뒤에야 보스가 부하들을 제지했다.

“이 빌어먹을 놈이 어디 있는지 소리를 들어봐야 할 거 아냐! 좀 닥치고 머리를 쓰라고!”

그제야 위협사격은 멈췄지만 이경복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왜 이게 맞냐고!

-조준점이 아예 다른데 왜 맞지?

-로데리에 유도탄도 파나?

-뭔ㅋㅋㅋ 서부시대에 유도탄이냐곸ㅋㅋㅋ

혼란스러워 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에 이경복이 입을 열었다. 마침 탄창을 교체해야 할 때였다.

“탄속을 최대로 올리니까 반동이 저도 못 버틸 정도로 강해지더라고요.”

그는 능숙히 탄창을 교체하고 볼트를 당겨 장전을 마쳤다.

“그래서 그냥 흔들리는 것도 계산해서 조준하는 겁니다.”

-ㅔ?

-그게 계산이 된다고요?

-무친 감각 ㅎㄷㄷ

-이게 바로 퍼펙트-센스?

-아니 ㅋㅋ 진짜 보여주니까 할 말이 없네 ㅅㅂ

-킹직히 이건 갓플밖에 못쏨 ㅋㅋ

-이게 진짜 퍼펙트-커스텀이지 ㅋㅋㅋ

그때 무법자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짐은 전부 버려! 일단 숲을 빠져나간다!”

보스가 탈출 명령을 내렸다.

이경복은 엄폐물에서 빠져나온 무법자들을 둘 더 잡았지만, 그 사이 남은 놈들이 말에 올라탔다.

“쫓아갈게요.”

아무리 이경복이라도 유효 사거리 바깥의 적을 맞출 재주는 없었다.

그는 곧바로 묶어둔 말에 올라타 무법자들을 뒤따라갔다.

-이거 그냥 따라가도 되는 거?

-따라가면 역킬각 아님?

-ㅇㅇ 저놈들은 소총이고 갓플은 권총임

-사거리 차이 때문에 위험할 것 같은디 ㄷㄷ

-그냥 거리 두고 쫓아서 은신처 파악만 해두면 될 듯

-그래도 이 정도 피해 줬으면 대단한 거 ㅋㅋㅋ

시청자들은 이제 총격전은 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경복은 여전히 의아했다.

“왜 권총을 써요? 라이플 탄환 아직 많이 남았는데?”

이경복도 채팅창도 서로 물음표를 그렸다. 시청자들은 한 박자 늦게 그의 의도를 읽어냈다.

-설마 말 위에서도 저격을 하겠다고?

-않이;;; 안 그래도 반동이 심한데 흔들리는 말을 타고?

-아씨 ㅋㅋㅋ 갓플이면 할 거 같음

-스포) 퍼자감이 나오면 된다

-상식 : 나 또 망함?

-코이츠www 이제는 안 망하는 게 이상한www

올라오는 채팅창에 이경복은 웃으며 고삐를 놓았다. 그는 허리를 바로 세우며 라이플을 견착했다.

그리고 또다시 증명해냈다.

“꺽!”

“이런 염병할!”

“쏴!”

“저 새끼 떨어뜨려!”

동료의 죽음에 무법자들이 발작하듯 소리를 내질렀다. 그들은 무작정 뒤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경복과 달리 그들의 사격은 형편없었다. 애당초 거리가 멀었으니 실력과 별개로 그 저항은 무의미했다.

-ㅁㅊㄷㅁㅊㅇ

-이걸 진짜로 해버리넼ㅋㅋㅋㅋ

-(게말콘)(게말콘)(게말콘)

-그냥 엎드려서 쏴도 개빡셀텐데 ㅅㅂ ㅋㅋㅋㅋ

-뛰는 말 위에서 저격 ㅋㅋㅋ

-이걸 대체 누가 믿냐고!

-그 와중에 탄속은 개빨라서 무슨 레이저 총 같음 ㅋㅋㅋㅋ

시청자들의 감탄 속에 이경복은 잔챙이들을 털어냈다. 이제 남은 건 보스 하나뿐이었다.

보스는 필사적으로 말을 몰고 있었다.

“속도가 좀 많이 빠르네요.”

이경복은 코끝을 찡그렸다.

보스는 다른 잔챙이들과 달리 경우가 달랐다. 심문을 하려면 일단 살려는 둬야 했다.

-와 이건 좀 빡세네

-일단 살려는 둬야겠는데 제압은 해야 되고

-이정도 속도면 잘못 맞추면 낙마해서 죽을 듯?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게 어렵네

-이미 어려운데 난이도 급상승 무엇?

여기까지 와서 보스가 죽으면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겠나.

이경복은 빠르게 눈을 굴렸다.

이내 그는 박차를 가하며 보스의 옆으로 우회했다.

-뭐임? 어디 감?

-혀엉? 설마 포기하는 거 아니지!?

-5252, 갓플은 포기를 모른다니깐!

-무슨 퍼대만이냐고 ㅋㅋㅋ

-아 ㅋㅋ 갓플이 다 알아서한다니깐!

이경복은 라이플을 잡았다.

그 조준점은 보스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지점이었다. 그러나 그는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나아간 탄환은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바로 보스가 타고 있던 말의 바로 앞.

“우악!”

놀란 말이 앞다리를 들며 급제동했다. 이에 보스가 버티지 못하고 뒤로 떨어졌다.

-오!

-설마 말 속도 늦추게 하려고?

-무친ㅋㅋㅋㅋ 그래서 옆으로 돌아간 거?

-그 짧은 시간에 판단력 무냐구!

-또 퍼펙트 해버렸고? 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감탄하는 사이 이경복은 쓰러진 보스 쪽으로 향했다. 놀란 말은 이미 도망친 지 오래였다.

“끄으윽……!”

속도를 늦췄다고는 해도 충격은 남아 있었다. 보스는 겨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도망치려 했지만 보고만 있을 이경복이 아니었다.

“끄악!”

재차 울린 한 발의 총성과 함께 보스의 허벅지에서 핏물이 튀었다.

이경복은 달리는 말에서 부드럽게 내려와 권총을 겨누었다.

“밥 먹을 손은 남겨두는 게 좋지 않나?”

그 말에 권총을 뽑으려던 보스가 움찔했다. 이경복은 놈의 권총을 빼서 던진 다음 질문을 던졌다.

“하이어드 건 출신이라던데? 아는 걸 전부 말해.”

“빌어먹을……”

보스는 아득 이를 물더니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말해봐야 죽일 셈이지 않나? 살려 준다고 보장해 주면 협조해 주지.”

-이 쉑히 이거 머리 굴리는 거 보소?

-여기서 딜을 건다고?

-꼴에 보스라고 ㅅㅂ ㅋㅋㅋ

-일단 사무소로 데려가야 되나?

이경복은 잠시 보스를 바라보다가 다른 허벅지를 쐈다.

“끄아아악!”

“어차피 하이어드 건에 대해 알아낼 루트가 이거 하나는 아닐 텐데, 그냥 죽여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경복은 시청자에게 말하고 덜덜 떠는 보스를 무심히 바라보았다.

“해가 지면 보안관들이 올 거다. 그런데 내가 하이어드 건은 곱게 죽는 꼴을 못 봐.”

-크으! 이거지!

-ㄹㅇㅋㅋ 복수는 공권력에 맡기면 안 됨

-직접 해야 의미가 있다 이말이야

-넌 뒤졌다 ㅋㅋㅋ

시청자들도 적극 그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경복은 보스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었다.

“자, 잠깐! 잠깐!”

“생각이 좀 바뀌었나?”

놈이 기겁하며 손을 내젓자 이경복은 슬쩍 방아쇠에서 손을 뗐다.

“제발, 제발 살려 주십쇼. 사, 사실……”

보스는 비굴한 표정으로 양손을 모았다.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바들바들 떨며 눈치를 보던 놈이 입을 열었다.

“저, 저는 하이어드 건 출신이 아닙니다.”

“뭐?”

“부하들 부려먹으려고 거짓말을 한 거예요! 하이어드 건 갱단이랑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이경복은 물론 시청자들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ㅅㅂ 그러면 더 살려둘 이유가 없지

-넌 그냥 죽어라

-아놔 ㅋㅋㅋ 갑분지놈킥 뭔데!

-아씨 좋다 말았네ㅋㅋㅋㅋ

이렇게 되면 오히려 살려둘 이유가 없었다. 이경복이 다시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자.

“대, 대신! 대신 진짜 그 갱단 출신인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보스는 허겁지겁 말을 더했다.

이경복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걸 어떻게 믿지?”

“저, 정말입니다! 아니면 제가 어떻게 부하들이 속을 만한 거짓말을 했겠습니까? 다 직접 들은 이야기를 제가 한 것처럼 꾸며낸 겁니다!”

그 말에 분위기가 일변했다.

-오? 아주 허탕은 아니었고?

-이러면 얘기가 달라지지 ㅋㅋ

-스토리를 이런 식으로 짜놨네 ㅋㅋㅋ

-안되겠소! 쏩시다! 라고 할뻔~

-무슨 서부야인시대냐고 ㅋㅋㅋ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가 권총을 거두자 보스가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 감사합니다!”

“그게 누구지?”

“예? 그, 그건 저를 좀 살려 주시면 이야기를……”

이경복은 혀를 차며 총구를 놈의 이마에 붙였다. 그러자 보스가 기겁하며 소리를 높였다.

“이름! 이름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름이 뭔데?”

“래, 랭스턴입니다! 하이어드 건 갱단의 ‘불스아이’ 랭스턴이요!”

“불스아이?”

이전과는 달리 별명이 붙은 인물이었다.

-오?

-불스아이면 그거 아님? 다트 정중앙?

-그냥 과녁 정중앙을 불스아이라고 함 ㅋㅋㅋ

-백발백중이라는 건데 사격솜씨가 좋은 놈인 듯?

-별명까지 붙을 정도면 중요인물 같은데?

이경복도 시청자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는 웃으며 총을 거두었다.

“챕터 1의 보스인 것 같네요.”

스토리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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