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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27화 (227/491)

227화 - 수취인 불명의 편지 (4)

준비를 모두 마친 이경복은 관리인이 준비해 준 배에 올랐다.

“아, 저기인가 봅니다.”

수평선 위에 섬이 보였다. 배가 정착하자 마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대의 어선과 건조대에 매달린 생선들, 건물의 수도 그리 많지 않은 어촌이었다.

-범죄자쉑들 숨기에 딱 좋은 곳이구먼

-그래도 퍼탐정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이말이야

-하이어드 건 놈들 딱 대!

컷신의 진입과 더불어 알렉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코를 찡그리며 불쾌함을 내비쳤다.

“젠장, 비린내하고는.”

그 옆에서 짐을 옮기던 노동자가 툴툴거렸다.

“보이는 게 죄다 생선 대가리들 밖에 없네. 염병, 힘을 쓰면 고기를 먹어줘야 되는데.”

노동자는 동료들에게 불만스럽게 툴툴거렸다. 그런데 동료들은 그와 달리 웃음을 흘렸다.

“뭐가 그렇게들 웃겨?”

“너, 갈리온 섬은 처음이라고 했었나?”

“그게 왜?”

“확실히 예전에는 생선 요리만 먹었지. 그런데 지금은 좀 사정이 다르거든.”

“다르다고?”

“오히려 본토보다 더 값싸게 고기를 먹을 수 있지. 그것도 아주 질 좋은 고기를 말이야.”

동료들이 시시덕거리며 말하자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금 나 놀리려는 거지?”

“놀려봐야 뭐가 나온다고? 얼른 짐이나 옮겨. 끝나고 살롱에 가보자고.”

“살롱에 가면 우리 말이 진짜라는 걸 알게 될걸?”

다시 노동자들이 일을 시작하자 알렉스는 배에서 내렸다. 그와 함께 컷신이 끝났다.

-뭐지? 갑자기 고기 얘기?

-괜히 컷신이 들어간 건 아닐 듯?

-떡밥 냄새 솔솔 나는디 ㅋㅋㅋ

-살롱에 뭐가 있나?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경복도 공감했다.

“뭔가 있긴 한 것 같네요. 일단 우체국부터 가 보죠.”

이경복은 미니맵을 보며 우체국으로 향했다. 마을 규모가 크지 않았기에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우체국 역시 마을 규모에 맞게 작았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우체국 직원이 미소와 함께 묻자 이경복은 챙겨둔 가짜 편지를 꺼냈다.

“레이디 헬렌에게 보내는 답장입니다.”

“레이디 헬렌 말씀이시군요. 확실히 받았습니다.”

직원은 뭔가를 끄적거리며 편지를 받았다. 이경복은 슬쩍 주변을 둘러보고는 작게 탄사를 흘렸다.

“아, 살롱 이야기가 왜 나오나 했더니.”

우체국은 작아서 기다릴 만한 공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주변에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자니 누가 봐도 수상하게 보일 터였다.

“감시하는 장소로 딱이네요.”

우체국 맞은편 건물이 살롱이었다. 안에서 기다리면서 누가 편지를 찾아갈지 보면 될 터였다.

-오 ㅋㅋ 맞네

-살롱에서 대기타면 진행되는 건가?

-고기를 먹으면서 기다리라는 배려다 이말이야

-아 ㅋㅋ 고기는 못 참지!

이경복은 살롱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한산했다. 바테이블 뒤에 있는 주인이 없었다면 버려진 곳이라 착각했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아, 어서 오세요.”

컵을 닦고 있던 주인이 이경복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내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 근데 재료가 소진돼서 식사는 어렵습니다. 아마 곧 도착할 건데, 그때까지 음료 괜찮으십니까?”

주인이 가리킨 메뉴판은 무척 간소했다. 커피와 주류 중 이경복은 커피를 주문했다.

“일단 기다리다가 추가로 주문하도록 하죠.”

이경복은 문 바로 옆, 우체국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ㄹㅇㅋㅋ 추가주문도 안하고 자리 차지하고 있으면 개진상이지

-???: 아아 하나 주세요 (8시간 이용)

-???: 야, 밥이나 먹고 오자

-야잌ㅋㅋ서부시대에 뭔 카공족이여 ㅋㅋㅋ

-공부 할 거면 제발 독서실 가서 하라고 ㅋㅋㅋ

시청자들이 재잘대는 사이 주인이 커피를 내놓았다. 맛을 볼까 하는 순간 통제권이 사라졌다.

컷신의 시작이었다.

“어으, 배고프다.”

“설마 여기까지 와서 놀리려는 건 아니겠지?”

“속고만 살았나? 근데 오늘은 좀 좋은 고기가 들어왔나 모르겠네.”

문이 벌컥 열리며 건장한 남자들이 들어왔다.

-어? 컷신에서 나왔던 사람들 아님?

-일 끝내고 고기 먹으러 온 듯?

-바로 떡밥회수 뭐냐고 ㅋㅋㅋㅋ

-근데 고기 없잖슴?

-엌ㅋㅋㅋ 허탕잼

살롱 주인은 그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재료 준비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에 그들은 혀를 찼지만 이내 수긍했다.

“뭐, 그럼 위스키로.”

그들은 각자 술병을 들고 자리를 잡았다. 알렉스는 힐끗 그들을 쳐다보고는 다시 우체국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빈속에 먹으면 빨리 취하는디

-ㅁㅊ 식전주로 위스키?

-깡소주도 아니고 깡위스키 ㅋㅋㅋ

-서부시대 상남자 보소 ㅋㅋㅋ

-아아, 나약한 간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였지

-네? 서부시대 사람이세요?

이윽고 화면에 잡힌 커피잔. 커피의 양이 줄어들며 시간이 경과했음을 보여주었다.

그와 동시에 살롱이 소란스러워졌다.

“어이, 도대체 고기는 언제 도착하는 거야?”

“차라리 술로 배를 채우는 게 더 빠르겠는데?”

“젠장, 내 이럴 줄 알았지! 날 놀리려고 그런 거지!?”

취기가 오른 노동자들이 불평을 터트렸다. 이에 주인은 난처한 표정으로 그들을 진정시켰다.

“아, 아닙니다. 이제 곧……”

그가 말을 맺기도 전에 쿵쿵하는 소리와 함께 살롱의 뒷문이 열렸고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갔다.

열린 문 너머로 커다란 고깃덩이를 짊어진 사냥꾼이 보였다.

“오호!”

“드디어 도착했나!”

“이거 아주 신선한 고기를 먹겠구만!”

노동자들은 그에 환하게 웃다가 이내 정색하자, 고기를 내려놓은 사냥꾼의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

-오잉?

-네이티브네?

-그것도 여자 사냥꾼이네

-저 정도 고깃덩이를? 완전 힘캐네 ㅎㄷㄷ

사냥꾼은 네이티브 아메리칸이었다. 노동자들은 그녀를 보고는 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이런 빌어먹을! 인디언이 잡은 고기라고는 말 안 했잖아?”

“씨발, 나도 몰랐어!”

“주인장, 제정신이야? 저 인디언이 고기에 무슨 주술이라도 걸었을지 모르는데 그걸 팔아?!”

그들이 언성을 높이자 알렉스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 상황을 보는 이경복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식한 거 바로 티 내버리기 ㅋㅋ

-인디언이 아니라 네이티브입니다만?

-근데 저 시대에는 인디언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긴 하지

-ㄹㅇㅋㅋ 지금도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갈통들도 많음

-감히 퍼탐정의 티타임을 망쳐?

이어 컷신 속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며 색이 흑백으로 변했다.

“선택지인가 봅니다.”

색이 남아있는 건 2가지였다.

창밖의 풍경과 언성을 높이는 노동자들이었다.

[무시한다]

[제지한다]

각기 옆에 나타난 설명에 시청자들이 반응했다.

-여기서 선택지가 갈리네

-한 눈 파는 사이에 목표 놓치는 거 아님?

-괜히 끼어들었다가 싸움나면 들킬 수도 있을 듯

-오 ㅋㅋ 갱단쉑 편지 찾으러 왔다가 볼 수도?

-무시해야 되나? 확실히 남의 일이긴 한데…

전자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은 목표의 우선순위를 고려했다. 자칫 분쟁에 휘말렸다가 추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ㄴㄴ 이건 순삭해야됨

-ㄹㅇㅋㅋ 오히려 놔두면 어그로끌리자너

-저 ㅈㄹ하는데 어떻게 감시를 계속 하겠냐고 ㅋㅋ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갓플이면 바로 정리 쌉가능

-말친구좌를 생각해서라도 네이티브는 도와줘야됨

-말친구좌?

-아니 ㅋㅋ 뭔가 했는데 프롤 때 도와준 네이티브 말하는 거였네

후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경복의 실력을 믿었다. 그가 개입하면 문제는 금방 정리될 테니 오히려 감시가 수월해진다는 주장이었다.

그 가운데 이경복은 다른 이유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건 또 색다르네.’

그가 신경 쓰는 건 노동자들이 아니라 사냥꾼 쪽이었다. 그녀로부터 느껴지는 기운이 독특했다.

‘선택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나?’

어느 쪽을 선택할지 마음먹기에 따라 그 기운의 성질이 긍정과 부정을 오갔다.

아무래도 단순한 엑스트라는 아닌 게 분명했다.

‘이 정도면 스토리 분기점인가?’

이경복은 그에 결정을 내렸다.

“빨리 정리해버리죠.”

개입해서 그녀를 악역이 아니라 선역으로 돌리기로 했다. 선택을 마치자 알렉스가 일어섰다.

“안 먹을 거면 그냥 꺼지는 게 어떤가?”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알렉스 쪽으로 돌아왔다. 노동자들은 불콰해진 얼굴을 구겼다.

“뭐?”

“그쪽은 또 뭐야?”

“아하, 이 인디언 주인이신가?”

그들은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알렉스는 짧게 한숨을 뱉으며 권총을 뽑아 들었다.

그에 웃던 노동자들은 질겁하며 입을 다물었다.

-총 보니까 정신이 바로 들어버리쥬?

-숙취해소제 왜 먹음? 권총만 있으면 바로 깨는데 ㅋㅋㅋ

-효과가 거의 여명707급 ㅋㅋㅋ

-아 ㅋㅋ 앞으로 술자리에 권총 들고 간다

-않이;; 그냥 미친놈이잖아욧!

시청자들은 그 반응에 통쾌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어, 어디서 개수작이야!”

“그래, 어차피 쏠 배짱도 없는 주제에!”

“커피나 홀짝이는 놈이 총이나 쓸 줄 알겠어?”

허세를 부리며 다가오려는 그들의 모습과 함께 통제권이 돌아왔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코이츠www 가오에 정신이 사로잡혀버린www

-안 되겠소! 쏩시다!

-야잌ㅋㅋ 로데리 조냐고 ㅋㅋㅋ

-???: 한 발이면 돼, 한 발만 쏘게 해줘!

그 태도에 시청자들은 격발을 원했다. 이경복은 그 요청을 들어주었다.

연이은 총성과 함께 그들이 들고 흔들던 술병이 박살나며 안에 든 술이 바닥에 쏟아졌다.

“뭐…?!”

“사, 살려줘!”

“같이 가!”

이에 기겁한 노동자들이 부리나케 도망쳤다. 이경복은 헛웃음을 흘리며 다시 총을 집어넣었다.

-양아치 컷!

-무친 속사 ㅋㅋㅋㅋ

-와씨ㅋㅋ 병만 정확히 맞춰버리네 ㅋㅋㅋ

-이 실력 보고 개기면 진짜 능지이슈임 ㅋㅋㅋ

-바닥에 쏟아진 거 술 맞지? 걔들이 지린 거 아니지?

-아잌ㅋㅋ 더럽게 ㅋㅋㅋ

상황이 정리 되자 다시 컷신이 진행됐다.

“가, 감사합니다!”

살롱 주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사냥꾼도 알렉스에게 다가와 말했다.

“나서지 않았어도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었는데.”

그녀는 그리 말하고는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인디언’을 위해 나서다니, 당신은 보기 드문 사람이네. 감사하지.”

“그거, 비꼬는 건가?”

“뭐, 대부분 사람들은 ‘원주민’이라는 말을 하면 화를 내더라고. 혹시나 싶어서 말이지.”

“그럴 일은 없지. 나는 ‘원주민’에게 목숨을 빚진 적이 있으니.”

알렉스의 대답에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런가. 아, 실례했어. 내 이름은 던 라이트, 당신네들이 부르는 식이지. 진짜 이름은 알려줘도 잘 발음을 못하더라고.”

“던 라이트, 새벽빛인가. 좋은 이름이군. 나는 알렉스다.”

“알렉스인가. 주인장, 이 친구 식사는 가장 좋은 부위로 부탁해. 값은 내 고기값에서 제하도록 하지.”

그 말에 알렉스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그녀가 손을 내저었다.

“도와준 답례의 의미도 있지만, 내 사냥감도 그 편이 기쁠 거야. 저런 무례한 놈들의 피와 살이 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그러도록 하지.”

라이트는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알렉스도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빛눈나 호감이네 ㅋㅋㅋㅋ

-ㄹㅇㅋㅋ 성격이 되게 시원시원함

-서부극에서 네이티브는 다 좋은 사람이라니깐!

-아 ㅋㅋ 이름부터 빛이자너

시청자들도 그에 만족했다. 이어 식당 주인이 빠르게 요리를 내놓았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나올 요리였지만 알렉스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우체국을 바라보던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심각해졌다.

이내 화면이 돌아가자 채팅창에 물음표가 번졌다.

-헐?

-뭐임?

-빛눈나?

-아니;;; 전개를 이렇게 틀어버린다고?

우체국에 들른 라이트가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손에는 이경복이 쓴 가짜 편지가 들려 있었다.

그녀가 바로 목표, 하이어드 건 갱단의 일원이었다.

-바로 통수때리네 ㅎㄷㄷ

-지놈킥 너무 얼얼하고?

-이러면 원수를 도와준 거 아님?

-네이티브가 악역으로 나온다고?

-와씨;;; 이거 현지에서 논란될 것 같은데

이경복 역시 놀랐다. 하지만 그 이유는 시청자들과 달랐다.

‘복수 대상이니까 전부 악역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네?’

여전히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긍정적이기 때문이었다.

* * *

해가 지고 찾아온 저녁.

숲은 더욱 어두웠지만 그 덕분에 오두막의 불빛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라이트를 쫓아 도착한 곳은, 그녀의 은신처가 분명했다.

“안에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이경복은 발소리를 죽이며 오두막에 접근했다.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라이트가 편지를 꺼내 촛불에 비추고 있었다.

“이게 뭐지……?”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리둥절한 얼굴이 이리저리 기울어졌다.

“편지를 다시 보내? 7통이나?”

이경복이 쓴 문구를 본 그녀는 전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중얼거렸다.

-엌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진짜로 읽네?

-락앤롤 AI는 진짜 전설이다ㅋㅋ

-핫하! 영국맛 좀 봐라!

-아씨 ㅋㅋㅋ 육성으로 쪼갰네

시청자들은 그 반응에 흡족해했다. 이경복도 낮은 웃음을 흘리다가 이내 권총을 꺼냈다.

“그럼 바로 심문하죠.”

그는 바로 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놀란 라이트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이어 통제권이 사라지고 컷신이 시작됐다.

“알렉스?”

라이트는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어떻게 여기에? 고기가 입에 맞지 않기라도 했어?”

“아주 역겹군.”

알렉스는 경멸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하이어드 건 갱단 소속이라는 건 알고 있다. 선량한 사람인 척 하지마라.”

그 말에 라이트도 정색했다. 그녀는 깊이 숨을 내뱉고는 알렉스를 노려보았다.

“연방보안관인가? 아니, 그 겁쟁이들이 혼자 움직일 리가 없지. 정체가 뭐야? 현상금 사냥꾼?”

“질문은 내가 한다. 손들어.”

알렉스의 위협에 그녀가 입을 굳게 다물더니 천천히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순순히 항복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손을 올리며 허리 뒤에 있던 도끼를 던졌다.

“큭…!”

알렉스는 다급히 몸을 틀어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그 사이 라이트는 활과 화살통을 맨 채로 창문을 넘었다.

-아 ㅋㅋ 어쩐지 이럴 거 같더라니

-킹직히 이게 일반인 기준이긴 한데 ㅅㅂ

-ㄹㅇㅋㅋ 갓플이 하는 거라서 얼척이 없음

-갓플이면 이런 거에 안 당한다니깐?!

-보스전을 위한 전개다 이말이야

-트수였으면 못 피하고 도끼 맞고 전방에 함성 1분 쌉가능ㅋㅋㅋ

시청자들은 랭카스터 때와 마찬가지로 보스전이 진행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컷신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알렉스는 빠르게 그녀의 뒤를 쫓았다.

“빌어먹을……”

그러나 숲은 어두웠고 라이트는 더 빨랐다. 무엇보다도 알렉스가 속도를 낼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짐승용 덫인가.”

달빛에 반사된 날카로운 덫들. 섣불리 움직이면 당하는 건 그가 될 터였다.

그리 멈칫한 사이 쐑하는 파공성이 들렸다.

“도망만 치지는 않겠다 이거로군.”

알렉스의 옆을 지나친 화살이 나무에 박혀 몸을 떨었다. 그가 굳은 표정으로 화살을 잡아 부러뜨리자 그것으로 컷신이 끝났다.

-난이도가 높긴 하네 ㅎㄷㄷ

-와씨 화살 어디서 날아오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덫 때문에 무작정 피할 수도 없음ㅋㅋㅋ

-진짜 ㅋㅋ 달빛도 드문드문 들어오는데 ㅅㅂ

-게다가 또 라이트는 죽이면 안되자너

-킹반인한테는 너무 어렵드아앗!

시청자들은 그 난이도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청자들의 기준이었다.

-역시 달인 등급은 달인이 해야 된다 이말이야 ㅋㅋㅋ

-ㄹㅇㅋㅋ 갓플이면 이거 완전 껌이자너

-어둠과 함정? 갓플을 위한 무대인 것인가?

-라이트쉑 ㅋㅋ 장인 해부학을 보고 왔어야지

-서부시대에 큐튜브가 있었냐고 ㅋㅋㅋ

이경복에게 이런 장애물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금방 생포해드리겠습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

그 사실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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