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34화 (234/491)

234화 - 골드 러시 (4)

이경복은 무턱대고 나서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되짚어봤다.

‘용병들은 대부분 죽었고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도 도망쳤어.’

신기의 감지범위 내에 남아있는 아군이라고는 옆에 있는 라이트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에게 협력을 구할 수는 없었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야 아군으로 삼은 의미가 없지.’

라이트가 포화에서 살아남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선택에 따라 그 성질이 바뀌는 인물이니만큼 중요한 역할이 분명했다.

여기서 죽게 만들 수는 없었다.

‘결국 움직일 수 있는 건 나 혼자.’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은 자신뿐이었다. 이경복은 오히려 그 사실이 편했다.

‘반면에 상대는 후방에 지원이 있다.’

갱단 쪽은 개틀링 건을 필두로 전진해오고 있었다. 무법자들은 이미 휘말려 사망한 사례를 봤으니 쉽사리 앞으로 나오지는 않을 터였다.

-그냥 죽이는 거면 금방 끝날 텐데

-ㄹㅇㅋㅋ 갓플이면 라이플로 바로 저격함

-핀포인트 샷으로 틈 사이 맞추기 쌉가능 ㅋㅋㅋ

-살리는 게 진짜 어렵네

올라오는 채팅에 이경복은 속으로 수긍했다. 개틀링 건은 양쪽과 전방에 철판을 세워 방어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수의 시야 확보를 위해 가느다란 틈을 만들어두었고 이경복은 정확히 그곳을 노릴 실력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작은 틈으로 시야를 확보하는 건 어려운 거겠지. 그래서 계속 좌우로 움직이는 거야.’

개틀링 건 사수, 조니는 상대를 ‘보고’ 쏘는 게 아니었다. 총구를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며 전진 중이었다.

후방에 있는 다른 무법자가 적의 출현을 알리면 사격을 개시할 터였다.

‘덕분에 패턴이 보여.’

정보를 수집해온 신기가 그 머릿속에 경로를 그려주었다. 이경복이 나서는 순간 조니가 다시 화망을 흩뿌릴 터였다.

그러나 그 화망 속에서도 길은 있었다.

“놈은 내가 처리할 테니, 여기서 대기해줘.”

“뭐? 혼자서 저걸?”

이경복의 말에 라이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속마음번역) 님 도르신?

-결국 빛눈나도 킹반인이었고?

-아 ㅋㅋ 이게 정상 반응이지

-아쉽게도 서부시대에는 퍼펙트-상식이 없었다 이말이야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날 믿어.”

“……뭔가 방법이 있는 거겠지. 알았어.”

이경복은 그 대답에 싱긋 웃고는 바로 뛰어나갔다.

-아니;;; 말 좀 해달라고!

-깜빡이 왜 안 키시냐구욧!

-그냥 닥돌? 이거 맞아!?

-혀엉?!

-나믿퍼믿!

예고 없는 그 돌진에 시청자들은 식겁했다.

“누가 온다!”

“쏴! 쏘라고!”

“누군지 몰라도 뒤졌어!”

무법자들의 외침과 더불어 개틀링 건이 맹렬히 회전하며 탄환이 쏟아졌다.

그 사선에 걸리는 순간 죽음은 확정이었다.

하지만 이경복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정확히 예상한 대로다.’

그는 화망이 지척에 다가온 순간 미끄러지듯 슬라이딩을 했다. 그 끝에는 이미 죽은 용병이 있었다.

이경복은 마치 이불을 덮는 것처럼 용병의 뒷덜미를 잡아끌어 올렸다.

-고기방패 ㅎㄷㄷ

-와씨;;; 보는 내가 다 쫄리네

-총알 머리 위로 지나가는 거 보소

-고저차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네 ㅋㅋㅋㅋ

-갓플이면 거기까지 다 계산한 거 ㅋㅋㅋ

여러 탄환은 용병의 몸에 적중했고, 나머지 탄환들은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를 지나갔다.

이경복이 높은 곳에 있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가 용병의 몸을 잡은 이유는 단순히 방패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됐어, 지금이다!’

그는 일어서면서 용병의 허리춤에 있던 나이프를 뽑아 들었다. 이어 곧장 달려가며 다시 돌아오는 개틀링 건을 향해 나이프를 던졌다.

-혀엉!?

-나이프?

-이거 맞아?

-아니;; 총도 안 통하는데

-뭐지? 차력쇼인가?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총탄도 못 뚫는 철판에 나이프가 웬 말인가? 그 행동은 무의미하거나 잘못된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상황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크아악! 누, 눈! 내 눈이!”

조니의 비명과 함께 회전하던 개틀링 건이 멈췄고, 쏟아지던 탄환은 정확히 이경복의 옆에서 끊겼다.

-헐?

-저 틈으로 나이프가 들어간거?

-아니;;; 저걸 예측하고 던졌다고!?

-나이프 투척으로 리드샷 ㅎㄷㄷ

-(게말콘)(게말콘)(게말콘)

-조금이라도 틀리면 바로 죽는데 이걸?

-틀리지 않는다, 그것이 퍼펙트니까 (끄덕)

채팅은 놀라움과 극찬으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이경복의 대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각 좋고.”

이경복은 싱긋 웃으며 볼트액션 라이플을 잡았다. 나이프에 찔린 조니가 뒤로 물러나면서 상체가 틈 사이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조준부터 격발까지 3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끄아아아악!”

단발의 총성에 곧바로 이어지는 비명. 어깨를 적중당한 조니가 이를 악물었다.

“이 개새끼가아아아아아아!”

오른팔과 오른쪽 눈에서 모두 피를 철철 흘렸지만 그는 ‘빅 가이’라는 별명답게 터프했다.

조니는 남은 한 팔을 개틀링 건으로 뻗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경복은 이미 예측을 마친 후였다.

이에 그는 볼트액션 라이플을 재장전하는 게 아니라 권총을 뽑아들었다.

‘이쪽은 됐고.’

격발과 함께 조니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양쪽 어깨를 당한 그는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뭐, 뭐야!?”

“빅 가이가 쓰러졌어!”

“개틀링! 개틀링 잡아!”

그 뒤에 가까이 있던 무법자들이 개틀링 건을 확보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경복은 마주 달려가며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틈을 통과한 탄환이 무법자들을 저지했다.

그러나 그 탄환도 무한정은 아니었기에 이경복이 장전을 하는 동안 무법자 하나가 개틀링 건을 잡는 데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경복은 걱정하지 않았다.

“벌집으로…… 끄억!”

무법자는 그대로 뒤로 고꾸라졌다. 쓰러진 그의 가슴에는 화살이 꽂혀 있었다.

-빛눈나! 빛눈나! 빛눈나!

-적절한 개입 오졌고 ㅋㅋㅋ

-아 ㅋㅋ 대기한다고 했지 안 도와준다고는 안 했자너

-와씨 ㅋㅋ 이건 활이라서 가능했다

-ㄹㅇㅋㅋ 고각샷 뭐냐고 ㅋㅋㅋ

라이트의 적절한 견제 사격으로 이경복은 개틀링 건 강탈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신음하는 조니의 턱을 걷어차 기절시켰다.

“어우, 이거 꽤 무겁네요.”

이어 그는 개틀링 건을 돌리면서 헛웃음을 흘렸다. 괜히 등장한 보스가 ‘빅 가이’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무거웠을 뿐 그는 금방 개틀링의 방향을 반대로 돌렸다.

“어? 어어!?”

“이런 씨발……”

“미친, 농담이지?”

총구가 자신들 쪽으로 돌아오자 당황한 무법자들이 소리를 높였다. 이경복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정의구현 갑니다.”

그와 함께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하는 개틀링 건이 불을 뿜었다. 이에 기겁한 무법자들은 도망치거나 대응사격을 했지만.

-아 ㅋㅋ 느그들이 갓플인줄 아나?

-응~ 하나도 안 맞아~

-철판 누가 덧댔는지 몰라도 잘 덧댔네 ㅋㅋㅋ

-팅~팅팅팅 탱~탱탱탱 후라이팬 놀… 아, 여기가 아닌가?

-와씨;; 아재요 언젯적 술게임을 ㅎㄷㄷ

-마! 나 때는 후라이팬하고 버니버니하고 시체가 벌떡하고 그래써!

-와 ㅋㅋ 그건 서부시대에도 안 했겠다 ㅋㅋ

-당연히 안하지 ㅅㅂㅋㅋㅋ

모든 탄환은 철판에 튕겨 경쾌한 쇳소리만을 낼 뿐이었다. 시청자들은 안심하고 무법자들이 쓰러지는 장면을 즐겼다.

-77ㅓ억! 속 너무 시원해버리고!

-느그들이 좋아하는 무법이다 쉐키들아!

-개틀링 센세 보고 계십니까?

-??? : 아니, 난 사람들 죽지 말라고 만든 거라니깐!

-진짜 개틀링은 희생자 줄이려고 만든 무기긴 한데 ㅋㅋㅋ

-무법자가 사라지면 죽는 사람이 줄어드니까 괜차늠^^

-지금 ‘사람’은 아무도 안 죽었습니다만?

-진짜 디펜스를 오펜스로 끝내버리네 ㅋㅋㅋ

그야말로 완벽한 전세 역전이었다.

* * *

갱단의 습격은 약 17분 만에 끝났다. 결국 개틀링 건의 압도적인 화력에 남은 무법자들은 도주를 택했다.

-아 ㅋㅋ 드디어 정신 차렸네

-여기서 빤스런 안 하면 진짜 지능이슈지 ㅋㅋㅋ

-전멸 못 시켜서 쵸큼 아쉽고?

-그래도 이 정도면 완전 발라버린 거지 ㅋㅋㅋ

-ㄹㅇㅋㅋ 지금 갱단 몇 개가 박살난 거냐고

시청자들은 도망치는 무법자들을 보며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지만 대부분 흡족해했다.

하지만 이경복은 달랐다.

“개발사 쪽에서는 좀 더 깔끔한 결말을 준비해준 모양이네요.”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멀리 도망가던 무법자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채팅창에 물음표가 올라오는 사이 일련의 무리가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오! 지원 병력인가?

-엌ㅋㅋ 도망치던 놈들 순삭잼

-마무리 좋고좋고!

-그래도 여기서는 늦장 부려도 할 일이 있긴 하네 ㅋㅋㅋ

-싹쓸이 깔끔해버리쥬?

그중 일부는 무법자들을 생포하는지 떨어져 나갔다.

얼마 뒤, 이경복은 그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개틀링 건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고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중에서 선두에 있던 두 사람이 이경복에게 다가왔다.

한 사람은 연방보안관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 쪽으로 보였다.

“당신은?”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의 알렉스입니다.”

이경복이 배지를 꺼내 보이자 두 사람이 반색했다.

“아! 당신이 알렉스 요원이로군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무소에서 나온 1급 요원, 사울입니다.”

그중에서도 더 반기는 건 사무소 쪽 인물, 사울이었다. 이어 옆에 있던 연방보안관이 악수를 청했다.

“이번 작전을 지휘하게 된 허버트라고 합니다. 정말 놀라운 업적을 달성해내셨군요!”

허버트는 인사치레가 아니라는 듯 마른 침을 삼키며 개틀링 건을 바라보았다.

“만약 이게 무법자의 손에 있었다면 저희 보안관들과 탐정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을지…”

“그건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군요.”

사울도 옆에서 진저리를 쳤다.

-오? 그러네?

-그냥 버티기만 했으면 지원 병력도 거의 반토막 났을 듯?

-와 ㅋㅋ 이건 눈에서 꿀 떨어질 수밖에 없겠네

-여러분 이제 아셨습니까? 존버는 답이 아닙니다!

-응~ 아니야~ 내 주식 못 버려~ 무조건 버틸 거야~

-주식얘기였냐고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둘의 반응에 흡족해했다. 하지만 그들의 감사는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런 일을 해낼 정도의 능력이라니 탐이 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혹시 탐정 일은 관두고 연방 보안관이 될 생각은 없습니까?”

-헐?

-오? 연방보안관?

-뭐임? 직업 바꿀 수 있는 거?

시청자들이 그에 혹했지만 곧바로 사울이 개입했다.

“저를 옆에 두고 너무 성급하신 거 아니십니까? 저희 알렉스 요원을 그렇게 데려가실 수는 없을 겁니다.”

“아, 이거 실례했구려. 욕심이 앞서서 그만. 일단 상황부터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허버트는 머쓱한 웃음과 함께 손짓했다. 연방보안관들이 바로 달려왔다.

“일단 치료부터 하고 심문 준비를 해주게.”

“예, 알겠습니다.”

“개틀링 건은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봐. 군대 쪽에서 빼돌린 건지, 아니면 전쟁 중에 유실된 것인지.”

“예.”

연방보안관들은 기절한 조니를 개틀링 건에 실어 이송했다. 이내 허버트는 다시 이경복을 돌아보며 말했다.

“정말 큰일을 해주셨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요. 이에 저, 허버트가 연방보안청을 대신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이경복이 겸손히 대답하자 허버트가 더욱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기에 저 역시 드려야 할 보상을 드리는 겁니다. 괜찮으시다면 이걸 받아주십시오.”

허버트가 내민 건 장총이었다. 이경복이 이에 눈을 껌뻑이자 그가 설명했다.

“연방보안청 특제 리피터입니다. 이름은 ‘하이눈 리피터’, 최고급이라고 자신하는 모델이지요. 성능도 성능이지만 이걸 보여주면 연방보안관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오? 그냥 총이 아니네?

-연방보안관의 징표 뭐 이런 느낌?

-아 ㅋㅋ 옵션 달린 건 못 참지!

-안 그래도 이번에 보니까 리피터 장만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ㅇㅇ 쪽수 많을 때는 장탄도 많고 장전도 빠른 리피터가 좋음

-넘모 개꿀이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경복은 리피터를 챙기며 웃었다.

“네, 감사히 받죠.”

“좋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지요. 그럼 저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허버트는 다시금 악수를 청하고 자리를 떠났다. 사울이 그를 돌아보며 웃고는 이경복에게 말했다.

“이렇게 기뻐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해는 됩니다. 알렉스 요원이 보여준 업적은 정말로 놀라우니까요.”

“과찬이십니다.”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사무소는 공적은 공정하게 평가하니까요. 이번 일은 충분히 고평가를 받으셔야 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제 품을 뒤졌다. 이내 그가 손에 쥔 건 배지였다.

다만 이경복이 가진 것과는 재질과 문양이 달랐다.

“이건 제가 가진 1급 요원 배지입니다. 최상위 보안등급을 인가한다는 증표지요.”

-갑자기 자랑질 무엇?

-서부시대 비틱 뭐냐고 ㅋㅋㅋㅋ

-???: 무과금으로 1급 배지 뽑았는데 좋은 건가요?

-???: 단차로 1급 배지 뽑은 건데 ㅁㅌㅊ?

-야잌ㅋㅋㅋ 배지가 가챠냐고 ㅋㅋ

-컨셉인거 아는데도 킹받네ㅋㅋ

시청자들이 그에 웃는 사이 사울은 배지를 이경복에게 건넸다. 이에 채팅창은 물음표로 뒤범벅이 됐다.

“원래 사용하시던 건 제가 회수하죠.”

“아, 그 말씀은……”

이어지는 그의 말에 이경복은 사울의 의도를 파악했다. 이에 그는 웃으며 기존의 배지를 건넸다.

“하이어드 건 갱 생포 및 다수의 무법자 체포와 사살에 기여. 개틀링 건 확보를 통해 수많은 연방보안관과 탐정의 사상자 발생을 미연에 방지.”

사울은 담담히 그의 성과를 나열하다가 웃음 지었다.

“축하드립니다. 알렉스 요원, 당신은 현 시간부로 1급 요원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 말에 채팅창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드디어 제대로 평가를 해버렸쥬?

-킹직히 우리 형이 1급이 아닌 게 이상하다 이말이야

-탐정 사무소가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네 ㅋㅋㅋ

-이 업적에 1급은 못 참지!

-그저 공명정대하다!

-어떤 시대에 가도 인정받는 갓플 ㅋㅋㅋ

-와 3챕터 만에 1급ㅋㅋㅋ ㅁㅊㄷㅁㅊㅇ

-킹반인들은 그럼 대체 얼마나 노력을 해야 되는 거냐구웃!

-아 ㅋㅋ 의뢰 하나부터 제대로 하시라고요

그렇게 분위기가 훈훈하게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그게 연방보안관으로서 할 말입니까!?”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고함에 모두의 주의가 돌아갔다.

시선이 모인 그 중심에는 리치힐즈의 주인, 오스왈드가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무법자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연방보안청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사상자가 많이 나온 건 정말 유감입니다만……”

허버트가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오스왈드는 말을 듣지 않았다.

“사상자가 중요한 게 아니요! 지금 손실액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나 하는 거요!? 그리고 저 개틀링 건은 도대체……!”

오스왈드가 목에 핏줄을 세우며 소리치다가 이경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이경복을 향했다.

“아, 당신! 당신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놈에 개틀링 건이 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으니! 내 반드시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에도 배상을 요청할 거요!”

그 말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물론 시청자들도 황당해했다.

-이 무슨 참신한 개소리?

-무법자들 쫓아내줬더니 오히려 보상을?

-마을 완전 박살나서 실성했나 ㅋㅋㅋㅋ

-이제 보니까 메인 빌런이 조니가 아니라 저쉑이네 ㅋㅋㅋ

-안 되겠소! 쏩시다!

-아니 ㅋㅋ 일단 쏘고 보냐고

-근데 이건 보안청이나 사무소나 다 인정해줄 거 같은데?

-아 ㅋㅋㅋ 사적제재 마렵네

라이트는 그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았다.

“내가 잘못 생각했어. 돼지라도 제 목숨 구해주면 고맙다고 할 텐데. 꽥꽥거리는 게 돼지 같긴 해도 돼지만도 못 한 놈이었군.”

그 신랄한 말에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이어 그는 허버트와 오스왈드 쪽으로 다가갔다.

“허버트 씨, 혹시 지금 도움을 좀 받아도 되겠습니까?”

이경복은 조금 전 받은 하이눈 리피터를 보이며 말했다. 허버트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지만 이내 헛기침을 했다.

“예, 물론이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 있는 오스왈드의 죄를 고발하고자 합니다.”

그 말에 씩씩거리던 오스왈드의 얼굴은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죄? 내가 무슨 죄가 있다는 거요!? 보면 모르겠습니까!? 나는 피해자입니다, 피해자!”

“그것과는 별개로 문제가 아주 많던데.”

광부들에 대한 임금 체불과 마약을 통한 노동착취까지.

이경복은 허버트에게 보고 들은 것을 설명했다.

그러나 오스왈드는 겁먹기는커녕 오히려 코웃음을 쳤다.

“배상을 피하려고 내게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씌우는군! 탐정이 아니라 소설가를 해도 되겠어!”

“그만하시죠!”

허버트가 오스왈드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 표정은 편치 않았다.

“그의 무례함과는 별도로 사실은 사실입니다. 증거가 없다면 저희로서도 방법이 없습니다.”

그 대답에 채팅창이 술렁였다.

-이거 증거가 있으려나?

-약을 계속 무상으로 지급하면 모르겠는데 돈을 주고 팔았으니;;

-서부시대에는 약물 관련법이 얼마 없었을 건데…

-그리고 임금체불도 좀 애매함 ㅅㅂ 시기상 노예제 폐지가 된지 얼마 안됐을 거라

-ㅇㅇ 용병들 전쟁 말하는 게 남북전쟁 말하는 거임

게임 내 시대적 배경 상 입증이 어려운 죄목이었다. 그러나 그 상황은 한 사람의 등장으로 뒤바뀌었다.

“탐정님 말은 사실입니다. 제가 증언하겠습니다.”

새로이 들려온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오스왈드는 그를 보고 눈을 부릅떴다.

“보안관!? 그게 대체 무슨 헛소리요?!”

증인을 자처한 인물은 바로 리치힐즈의 보안관이었다.

-?????

-폐급 보안관이 갑자기?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 겨!

-한 패거리 아니었음?

-죽다 살아나니 갱생한 건가?

시청자들이 그에 놀라는 사이 보안관은 오스왈드를 흘겨보며 말했다.

“솔직히 제가 보안관으로서 떳떳하지는 못 하지만. 오스왈드, 당신은 선을 넘었어.”

“이, 이 은혜도 모르는……!”

격분해 말문이 막힌 오스왈드를 무시하고 보안관은 이경복에게 말했다.

“탐정님 조언 덕분에 광부들을 데리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행이군요.”

“예, 그리고 그곳에서…… 이 말종의 바닥까지 볼 수 있었죠.”

보안관은 이내 광산에서의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보다 오스왈드가 먼저 광산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인간은 오히려 우리를 쫓아내려 했습니다.”

“쫓아내다니?”

허버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람이 많으면 무법자들이 눈치챌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광산은 프로스펙터 광산회사, 자신의 소유니까 무단침입이라는 개소리를 지껄였습니다. 하지만 총을 보니까 잠잠해지더라고요.”

그 설명에 시청자들은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다.

-와 ㅋㅋ 끝까지 갑질하다가 선넘었네

-아무리 폐급이라도 목숨 걸리면 못 참지!

-오스왈드쉑이랑 사이 틀어진 김에 완전히 갈라서기로 한 거네 ㅋㅋ

-갑자기 정의로워진 게 아니라서 더 자연스러움 ㅋㅋ

-ㄹㅇㅋㅋ 나였어도 바로 지놈킥한다

-킹직히 그 자리에서 쏴 죽여도 광부들 다 엄지척 했을 듯

-확실히 AI 수준 진짜 높긴 하네

오스왈드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는 발악하듯 소리를 높였다.

“그, 그래! 보안관이라는 작자가 나를 협박했소! 이게 진짜 죄가 아닙니까!?”

“그렇군요. 얼른 체포하게.”

허버트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턱짓했다. 연방보안관들은 그가 가리킨 오스왈드를 결박했다.

“이게 무슨 패악질이요!? 난, 난 죄가 없습니다!”

“자세한 건 수사과정에서 밝혀질 겁니다.”

그는 끝까지 발악했지만 건장한 연방보안관들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리치힐즈의 보안관 역시 그 뒤를 따랐다.

-정의구현 너무 꿀맛이고?

-엌ㅋㅋㅋ 오스왈드쉑 개꼬시다

-???: 분탕도 처리했네요! 이대로만 갑시다!

-원숭이짤이 보인다 보여!

-아니 ㅋㅋ 이건 진짜 처리한 거자너 ㅋㅋㅋ

시청자들이 그에 흡족해했다.

허버트는 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것 참,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군요.”

“그래도 중요한 것부터 해결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울이 다가와 이경복을 돌아봤다.

“하이어드 건 심문은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놈들의 정보를 얻어낼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이경복은 그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제대로 된 단서를 얻을 수 있겠네요.”

이번 일로 하이어드 건 갱단의 자취를 쫓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현직 갱단원 심문이면 끝났지 ㅋㅋㅋ

-복수 스택 차곡차곡 쌓이고 있쥬?

-??? : 만 년 동안 응어리진 증오를 보여주마!

-갓리단 등판 뭔데 ㅋㅋㅋ

-역시 일리 있는 일리단 센세

시청자들 역시 그와 같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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