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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39화 (239/491)

239화 - 배신의 의미 (2)

다이너마이트의 소재를 찾았지만 이경복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보여줘야 되려나.’

본인은 알지만 시청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니 갑자기 무턱대고 잠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연스럽게 들어갈 방법이 필요했다.

“지금 배식 중인데 조사가 시작되면 용의자가 도망칠 겁니다. 지원은 나중으로 미뤄보죠.”

생각을 정리한 이경복이 말했다.

“그보다는 배식에 참여해서 조사를 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저기 끼겠다고?

-부랑자로 변장하쉴?

-연방보안청 잠입 때처럼 섞여 들어가서?

-오 ㅋㅋ 애들한테 접근하는 놈들 감시하면 될 듯?

그에 돌아온 반응에 이경복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부랑자로 변장하려면 장비를 전부 어딘가 숨겨둬야 되니까요. 그보다는 음식을 나눠주는 쪽이 좋겠습니다.”

-아 맞네ㅋㅋㅋ

-부랑자인데 풀 무장하고 있으면 너무 이상하자너~

-오히려 경찰이 체포할 듯ㅋㅋㅋ

-ㄹㅇㅋㅋ 넘모 수상 해버리고?

-현명추

이경복은 배식하는 수사와 수녀들 사이에서 가장 나이가 지긋한 사람을 찾았다.

“안녕하십니까, 수녀님.”

“아, 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무슨 일이신지……?”

“정말 좋은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서요. 저도 거들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이에 수녀가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넙죽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정말로 훌륭한 선택이십니다. 그런데 죄송스럽게도 신분을 증명하실 수 있으실까요? 안타깝게도 간혹 음식을 훔치려는 이들이 있어서……”

“아, 괜찮습니다. 저는 프레스턴 탐정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경복은 배지를 꺼내 보였다. 이에 수녀의 눈이 커졌다.

“세상에나! 이미 정의를 위해 힘쓰시면서 봉사까지 하시려 하다니요. 참으로 복된 분이십니다!”

“과찬이십니다.”

이경복이 겸손하게 대답하며 슬쩍 남은 음식을 바라보았다. 줄을 선 사람들에 비해 남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았다.

“탐정님이시라면 힘도 좀 쓰시겠지요? 이쪽으로 와주세요.”

수녀는 그를 데리고 창고로 향했다.

‘역시나.’

이경복은 예상대로 상황이 흘러가자 속으로 웃음 지었다. 음식이 부족하다는 건 이미 신기를 통해 파악해 두었다.

수녀는 지하실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식량창고인갑네

-저건 밀가루인가?

-과일들 싱싱한 거 보소 ㅋㅋㅋ

-과일은 서늘한데 보관해야지 ㅋㅋ

-이거 보니까 서부시대 사람들이 나보다 더 잘 먹는 거 같은데?

-ㄹㅇㅋㅋ 우리나라는 과일이 너무 비쌈

그녀는 자루 하나를 이경복에게 건넸다.

“적당히 과일을 담아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경복은 자루를 받고 그녀의 시선이 돌아간 사이 안쪽에 있는 상자 하나를 열었다.

그 안에는 과일이 가득했다.

“아, 그쪽은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 들어왔거든요. 상하지 않도록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꺼내야 합니다.”

소리를 듣고 다가온 수녀가 말했다.

-아 ㅋㅋ 선입선출은 국룰이지

-다른 건 완벽한데 여기서 실수를 하네 ㅋㅋㅋ

-여기서 인간미를 또 보여주고?

-이게 그 인격신인가 그거냐?

시청자들이 그에 놀릴 준비를 하려던 와중 이경복은 짐짓 굳은 표정으로 과일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채팅창에 물음표가 가득해질 때쯤 손이 다시 나왔다. 하지만 그 손에 들려있는 건 과일이 아니었다.

-??????????

-뭐지? 마술인거신가?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 겨!?

-다이너마이트가 왜 나와 ㅅㅂ

-서부시대 사람들은 다이너마이트를 주식으로 먹는 듯 ㅋㅋ

-아 ㅋㅋ 서부시대 가래떡 같은 거네

-불에 구워먹으면 죽여줌(진짜죽음)

-ㅁㅊ 뭔 개소리야 ㅋㅋㅋㅋㅋ

혼란스러워하는 시청자들에게 이경복이 설명했다.

“과일 사이에 이물질 같은 게 보여서 꺼냈는데, 하나가 아니네요.”

-와 ㅁㅊ 그게 보임?

-지하라서 어두운데 그걸 봐버리네 ㅋㅋㅋ

-눈! 저 눈!

-또 퍼펙트-아이가 해내버렸고?

-아니 ㅋㅋ 근데 이러면 실수가 실수가 아니자너

-실수가 성공으로 이어진다, 그게 퍼펙트-상식이잖아?

-말이 안 되는 걸 보면 퍼펙트-상식 맞네 ㅋㅋㅋ

시청자들이 감탄하는 사이 이경복은 변화를 느꼈다.

“컷신이네요? 다이너마이트를 찾는 게 조건이었나 봅니다.”

알렉스는 수녀에게 다이너마이트를 보여주었다.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그, 그건 대체 뭔가요!?”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왜 과일 안에 다이너마이트가 숨겨져 있습니까?”

“과일 안에 말입니까?!”

수녀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지 머리를 내저었다.

“아니, 이게 대체… 어떻게……”

“수녀님, 이 상자는 어디서 난 겁니까?”

“기부, 기부를 받았어요.”

“기부라면 누가 준 겁니까?”

“그건 모릅니다. 익명으로 온 기부였어요. 헌데 왜……”

혼란스러워하는 수녀를 알렉스가 붙들었다. 놀란 그녀의 눈이 알렉스에게 고정됐다.

“수녀님,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상자를 가져온 사람이 누굽니까?”

“마부, 마부가 수레에 실어왔어요. 그러고 보니 이 상자들도 다 마부가 직접 옮겨준 것인데… 정말 친절하신 분이었는데……”

그 대화에 시청자들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갱단놈들 착한 수녀님을 속여 먹었네

-교회가 감시하기 힘든 거 알고 노린 거임!

-수녀님 진짜 충격이 클 듯 ㄷㄷ

-직접 옮긴 거 보면 마부는 갱단 소속이고?

-ㅇㅇ 혹시 들킬까봐 착한 척 한 거지

그 사이 이경복은 다른 위협을 감지해냈다.

‘이 느낌은 악역인데?’

그와 더불어 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것 참 오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엄청 많……”

상자를 들고 내려오던 건장한 마부가 말을 멈추었다. 그는 알렉스와 수녀를 보고 미소를 지웠다. 이내 그 시선이 알렉스가 들고 있는 다이너마이트로 향하자 마부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씨발.”

그는 낮게 욕을 내뱉고는 바로 상자를 아래로 내던졌다. 알렉스는 다급히 수녀를 붙잡고 옆으로 피신했다.

“괜찮으십니까!?”

“예, 예에……”

너무 놀라서인지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알렉스는 수녀의 안위를 확인하고 곧장 계단을 올랐다. 마부가 빠르게 교회 밖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알렉스가 그 뒤를 쫓기 시작하며 컷신이 끝났다.

-단서가 아니라 범인이 나타나버리고?

-와씨;; 바로 본성 드러내는 거 보소

-표정이랑 말투 바뀌는 거 ㅅㅂ

-넌 이제 뒤졌다 ㅋㅋㅋ

채팅창은 흥분으로 가득해졌다. 이경복이 그를 놓치지 않으리라 확신한 덕이었다.

그때 마부가 뒤를 돌며 총을 뽑아 발사했다. 제대로 조준도 하지 않고 쏘았기에 탄환은 완전히 엇나갔지만.

“뭐, 뭐야!?”

“으아아아아아!”

“총이다!”

“도망쳐!”

배식을 기다리던 부랑자들이 총성에 놀라 뒤엉켰다.

그 상황에 시청자들은 탄식했다.

-와씨 이런 식으로 길막을 하네

-아니! 쫌!

-완전 아수라장 ㄷㄷ

-이러다가 놓치겠다구웃!

하지만 이경복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속도를 높이며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왘ㅋㅋㅋㅋ 이걸?

-무친 ㅋㅋ 개빠름ㅋㅋㅋ

-엄청 스무스하기 통과하네;; 미꾸라지세요?

-퍼꾸라지 뭔데 ㅋㅋㅋㅋ

-알고 보니 놓칠 뻔한 건 명장면이었고?

-전성기의 성룡 액션 보는 기분ㅋㅋㅋ

사람들은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이경복이 그 사이를 통과하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사람들을 발판 삼아 뛰어넘기까지 했다.

“이런 미친!”

안도하던 마부는 뒤를 돌아보며 경악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거기서 트램이 나온다고?

-아니;;; 이거는 진짜 억까지!

-락앤롤쉑들 킹부러!

-어쩔 수 없이 놓쳐야 되는 거?

-ㅅㅂ 그러면 컷신으로 넣었어야지

달리는 트램에 오른 마부는 이경복을 향해 비웃음을 흘렸다. 아무리 이경복이라도 트램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맞아요. 컷신이 아니면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멘트와 함께 이경복은 그대로 달렸다. 트램을 쫓는 건 아니었다.

그는 건물 사이의 골목으로 뛰었다.

-ㅔ?

-설마 건물 가로질러서 따라잡겠다고?

-아니;;; 미니맵 보면 알잖슴!

-형! 거기 막혔어! 길 아니야!

시청자들의 채팅에도 이경복은 멈추지 않았다. 골목의 끝은 높은 벽으로 막혀 있었다.

그러나 이경복은 그 속도 그대로 벽을 딛고 도약해 양쪽 건물 벽을 교대로 박찼다.

“갈 수 있으면 길이죠.”

벽을 넘어선 그는 다시금 골목을 내달렸다. 채팅창은 감탄으로 물들었다.

-아 ㅋㅋ 킹반인은 못가니까 길이 아닌데 갓플은 간다고

-너무나 맞는 말이었고?

-미니맵에 표기가 안 되니까 갈 수 없다는 건 편견이다 이말이야

-시스템 무시? 뭐야 평소의 갓플이네 (흥건)

-미니맵을 믿지 마! 갓플을 믿어!

-와씨 ㅋㅋㅋ 이거면 트램 잡는다!

채팅창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경복이 골목을 빠져나오자 돌아오는 트램이 보였다.

그는 가볍게 올가미를 쥐었다.

-갱단쉑ㅋㅋㅋㅋ 뒤쪽 보고 있는 거 보소 ㅋㅋㅋㅋ

-응~ 거기 아니야~ 이미 왔어~

-이제야 챕터 제목 의미를 알겠네 ㅋㅋㅋ

-배신이 통수를 말하는 거였고?

-그 통수 이름이 외통수였네 ㅋㅋㅋ

마부는 트램의 뒤쪽을 살피고 있었다. 때문에 갑자기 날아든 올가미를 피하지도 못했다.

“끄어억……”

이경복은 쓰러진 마부를 향해 다가갔다. 난데없이 트램에서 굴러 떨어진 탓인지 충격이 큰 모양이었다.

고통에 찌푸리면서도 어안이 벙벙해진 그 얼굴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게 넝쿨째 들어온 호박인가 그거냐?

-저 쉑 못 생긴 거 보면 맞음ㅋㅋ

-???: 너, 체포된 거야.

-아니 ㅋㅋ 킹죄도시 드립 뭔데 ㅋㅋㅋ

-아 ㅋㅋ 정의구현 딱 대!

이경복은 채팅을 보며 웃었다.

그는 마부를 결박한 뒤 일으켜 세웠다.

“이제 사무소로 돌아가죠.”

* * *

사무소에 복귀하니 바로 컷신이 시작됐다.

문이 열리며 알렉스가 체포한 무법자와 같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의 등장에 사람들의 시선이 돌아왔다. 안내원부터 탐정들 모두 그를 바라보는 와중 앨런이 뛰어왔다.

“맙소사! 정말로 생포에 성공했군!”

그는 알렉스를 보며 큰 웃음을 터트렸다.

“대단해, 정말 대단하네! 사실 들은 이야기가 다소 과장된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과소평가된 거였어!”

그 평가에 채팅창이 바로 반응했다.

-갑자기 앨런이랑 친하게 느껴지는데 나만 그래?

-아 ㅋㅋ 갓플 보는 우리 기분이자너

-ㄹㅇㅋㅋ 딱 큐튭 영상으로 입문했다가 라이브 볼 때 감상임

-갓플은 진짜 직접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이말이야

-진짜 AI에 트수들 들어가 있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

-만약 미친 과학자가 없다면? 내가 통속의 뇌가 아니라면?

그와 반대로 알렉스는 담담했다.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탐정의 귀감이네, 귀감이야. 정말 수고했어!”

“그보다 몽타주 쪽은 어떻습니까?”

다른 탐정들이 체포된 마부를 인계했다. 이어지는 그 물음에 앨런이 미소를 지었다.

“아, 그건 걱정 말게나. 때마침 준비가 끝났네. 가보자고.”

알렉스와 함께 걸어가는 도중에도 앨런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자네가 온 뒤로는 정말 일이 술술 풀리는군. 이 잔학한 무법자들의 말로가 얼마 남지 않았네!”

“그러기를 바랍니다.”

“그럴 거야.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아, 그리고 라이트의 기억력이 정말 대단하더군. 보스만이 아니라 같이 있던 다른 패거리까지 총 3명의 몽타주가 나왔네.”

-오? 몽타주가 3장?

-빛눈나 똑똑이였네 ㅋㅋㅋㅋ

-3명이면 뭐 거의 다 잡았다고 봐도 될 듯 ㅋㅋㅋㅋ

-복수의 때가 다가온다!

앨런의 말에 시청자는 물론 알렉스도 놀랐다.

“3명이나?”

“엄밀히 말하면 4명일세. 하지만 빅 가이는 이미 체포하지 않았나? 설마 자살을 할 줄은 몰랐지만 말일세.”

앨런은 씁쓸한 듯 고개를 내젓다가 이내 문을 열었다. 책상 위를 바라보고 있던 라이트가 그들로 시선을 돌렸다.

“알렉스! 이야기는 들었어, 무사하니 다행이야.”

그녀는 알렉스의 안위를 확인하고는 이내 실소를 흘렸다.

“당신이 한 일에 비하면 몽타주 그리는 거야 아무것도 아닌 것 같네.”

“어허, 그런 말 마시게나. 두 사람 다 대단한 거지! 자자, 한 번 보라고. 이 얼마나 자세한 몽타주인가?”

앨런은 손을 내젓고는 책상 위를 가리켰다. 알렉스는 라이트 옆에 서서 몽타주를 확인했다.

-뭐임?

-왜 우리는 안 보여줘요!?

-설마 여기서 챕터 끝나는 건 아니겠지?

-아니 ㅋㅋ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끝나겠냐고

이상하게도 컷신 속 화면은 알렉스의 얼굴만을 비추고 있었다. 이내 몽타주를 훑어본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흔들리는 동공과 함께 알렉스가 몽타주 하나를 잡았다. 그 손도 눈동자만큼이나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알렉스?”

“왜 그러나?”

다른 두 사람이 의아해하며 물었지만 알렉스는 그들에게 눈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이 사람이 정말 하이어드 건의 보스가 맞나?”

그 물음에 라이트가 눈살을 찌푸렸다.

“몇 번을 되짚어봤지만 그 얼굴이 맞아. 설마 아직도 날 못 믿는 거야?”

그녀가 불쾌한 듯 물었다. 알렉스는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 대체 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말이야

-뭔가 큰 거 오나?

-혹시 배신이랑 연관된 거?

-설마 진짜로 제리가…

-아 ㅋㅋ 그건 진짜 아님

시청자들이 아우성치는 사이 그의 입이 다시 열렸다.

“아무래도 당신도 속은 것 같군.”

“내가 속았다고?”

“속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두 사람은 물론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연달아 올라왔다. 알렉스는 대답 대신 앨런에게 다가갔다.

“몽타주는 어디다 모아둡니까?”

“아, 이쪽 선반일세.”

알렉스는 그가 가리킨 선반으로 움직였다. 이내 붙어있는 라벨을 본 그는 몽타주 한 장을 더 꺼냈다.

그는 두 장의 몽타주를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경악하는 두 사람의 반응과 함께 화면이 돌아갔다.

마침내 공개된 두 장의 몽타주.

“어?”

-헐?

-뭐야? 같은 사람이야?

-수염 있고 없고 차이인가?

-머리카락 길이도 다름 ㅋㅋㅋ

-뭔 ㅋㅋ 틀린 그림찾기인줄 ㅋ

-아니 근데 왜 같은 몽타주가 2장인 거?

이경복은 물론 시청자들도 어리둥절했다. 그 의문의 답은 바로 공개됐다.

“이건, 제 증언에 따라 그린 몽타주입니다.”

알렉스가 억눌린 음성으로 말했다.

“연방보안관으로 가장하고, 내게 말을 걸었던 세이프시프터 갱단원……”

그때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알렉스의 눈에 핏발이 섰다.

“자기 이름을 ‘롬웰’이라고 밝힌 그놈이란 말입니다.”

그 한마디에 채팅창이 요동쳤다.

-무친…

-반전 뭔데에에에에!

-아니 ㅅㅂ 이게 어떻게 된 거?

-뒤통수 넘모 얼얼하고?

-락앤롤에게 명예 지놈킥커 칭호를 수여해줘야 될 듯

-지놈킥커는 또 뭐야 ㅅㅂㅋㅋㅋ

-뭔ㅋㅋㅋ 발롱도르 같은 거임? ㅋㅋㅋ

-통수도르 지놈킥컼ㅋㅋㅋ

그에 놀란 건 비단 시청자들만이 아니었다.

“아니, 말이 안 되잖아! 그놈은 하이어드 건의 보스라고 말했어! 다른 놈들도 그렇다고 했고!”

라이트가 항변했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게 된 상황이 아닌가.

“라이트 말이 맞네. 알렉스, 그녀는 빅 가이를 알아보지 않았나? 하이어드 건 갱단을 만난 건 명백한 사실이지.”

앨런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이에 알렉스는 깊이 숨을 들이키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이어드 건의 보스가 자기 갱단을 습격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

그는 두 개의 몽타주를 하나로 겹쳤다.

“롬웰을 포함한 이 셋은 라이트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한통속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롬웰은 하이어드 건과 세이프 시프터, 두 갱단에 모두 소속되어 있었죠.”

“그렇다면……!”

앨런이 눈을 부릅떴다.

“이 몽타주의 셋, 그리고 죽은 빅 가이 조니까지.”

알렉스가 그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놈들은 하이어드 건을 세이프시프터에 팔아넘긴 배신자들입니다.”

그 한마디에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깨달았다.

“이야…… 그래서 챕터 제목이 그랬구나.”

-와 맞네 ㅋㅋㅋㅋ

-ㄹㅇㅋㅋ 챕터 제목의 의미가 나왔쥬?

-???: 이거 배신이야 배신!

-배신자들의 정체가 공개되어 버리고?

-꿀잼꿀잼 ㅋㅋㅋㅋ

나아가 이경복은 떠올렸다.

복수의 대상인 하이어드 건과 세이프시프터의 교집합.

달리 말하면.

“그럼 이 셋만 잡으면 두 갱단 모두 잡을 수도 있겠네요?”

양쪽의 정보를 모두 쥐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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