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화 - 퍼펙트 리벤지 (3)
하이어드 건이 아지트로 삼은 장소가 밝혀지면서 컷신이 끝났다.갱단원은 허둥지둥 동굴로 들어섰다.
“일단 쫓아가겠습니다.”
이경복과 라이트는 신속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동굴로 따라 들어갔다.
“생각보다 깊네요.”
-약간 습기가 차있네
-도망친 놈 앞에서 겁나 첨벙첨벙거림ㅋㅋㅋ
-물도 고여 있네? 잘못해서 밟으면 들키는 기믹인가?
-하지만 갓플이 더 고인물이쥬?
-ㄹㅇㅋㅋ 잘 보이지도 않는데 다 피해서 가네
프롤로그 컷신에서는 알렉스가 의식을 잃었던 터라 내부 구조가 드러나지 않았었다.
어느 정도 안으로 들어서자 벽면에 일렁이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알렉스…!”
“쉿.”
그림자의 숫자는 상당했다.
이경복은 자세를 낮추고 두 사람이 숨을만한 크기의 바위를 가리켰다.
라이트도 바로 알아듣고 걸음을 죽인 채 움직였다.
“아, 드디어 왔네!”
“음식 좀 구해오라는데 뭐 이렇게 오래 걸렸어?”
“뭐야, 이 새끼? 왜 빈손이야?”
“이런 미친! 설마 또 노웨어에서 도박으로 날린 건 아니겠지?”
그 사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헐레벌떡 들어온 동료를 보며 갱단원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도박이라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노웨어, 노웨어가 완전히 불타버렸다고!”
“뭐?”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이어지는 대답에 그들은 더욱 황당해했다.
-킹직히 나라도 못 믿을 듯 ㅋㅋ
-술 마시다가 한 방에 KO되고 일어났더니 마을이 사라졌다?
-아 ㅋㅋ 이걸 누가 믿냐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무법자 : 이왜진?
시청자들은 그 대화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 사이 이경복은 적들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신기를 가늠해 보았다.
‘뭔가 다 고만고만한데……?’
느껴지는 위협 수준은 노웨어의 무법자들보다 강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출난 놈은 없었다.
이경복은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니, 진짜라니까! 내가 뭐 하러 이런 거짓말을 하겠냐고!”
“하긴, 그렇긴 하지.”
“씨발, 연방보안청에서 눈치챈 건가?!”
“어쩌지? 아지트를 옮겨야 하나?”
“빌어먹을! 하필이면 보스가 없을 때……!”
놈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엥? 보스 없음?
-뭐야 ㅅㅂ 보스 쉑 어디 갔음?
-메인디쉬가 빠져버리고?
-보스전 장소가 여기가 아닌 듯?
-넘모 아쉽고?
-근데 보스전 치고는 장소가 좀 모양 빠지긴 했음 ㅋㅋ
그 사이 어수선했던 무법자들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아니, 보안관 놈들의 짓은 아닌 것 같아. 놈들이라면 내가 여기 어떻게 왔겠어? 바로 체포당하거나 처형당했겠지.”
“그건, 그렇긴 하네.”
“그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노웨어를 불태울 수 있는데?”
“새로운 갱단의 짓인가? 혹시 수상쩍은 놈들 없었어?”
보안관들의 소행은 아니라는 결론에 그들은 다른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상한 게 있긴 했어. 웬 놈이 인디언을 데리고 살롱에 들어왔거든.”
“인디언?”
“인디언이 노웨어에?”
“이 새끼는 입에서 나오는 게 개소리뿐이네.”
동료들은 다시금 그를 힐난했지만 이내 한 사람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잠깐, 인디언이라고? 맥스, 네가 세인트 클로드에서 들은 소문에도 인디언 얘기가 있었잖아?”
“어, 기차역에서 체포된 놈들 상황 좀 파악하려고 들은 얘기긴 한데. 대통령 암살을 인디언이랑 탐정 둘이서만 막아냈다고.”
그 증언에 일순간 침묵이 맴돌았다.
“설마……”
“그 인디언과 탐정이 노웨어에?”
“씨발, 혹시 체포된 놈들 중에 배신한 놈이 있는 거 아냐?”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너, 여기 올 때 미행 붙었는지 확인했어?”
다시 입을 연 무법자의 말투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서슬 퍼런 그 어투에 도망쳐 왔던 놈은 어물쩍거렸다.
“어, 어…… 최대한 빨리 알려야 된다고 생각해서. 아마 없었을걸?”
“아마? 아마라고?”
“이런 병신!”
“대가리에 대체 뭐가 들은 거야?!”
“씨발, 네가 책임지고 나가서 주변부터 훑어봐! 빨리!”
동료들의 질타 때문일까.
도망쳐온 놈은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돌아서 나왔다.
“알렉스, 어쩌지? 지금 처리할까?”
라이트가 빠르게 속삭였다.
놈은 두 사람이 엄폐한 바위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설마 숨어있는 거 들킨 거?
-아니 ㅋㅋ 나가는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런 거잖슴!
-쓱싹 ㄱㄱ
-선빵필승이다 이마리야
-갓플필승인데요?
-ㄹㅇㅋㅋ 갓플은 후공이어도 이긴다고
시청자들 역시 라이트와 의견이 비슷했다. 이경복은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들어 라이트를 제지했다.
“염병, 뭐 이런 걸로 호들갑은… 꺽!”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며 걸어오던 놈은 짧게 신음을 뱉었다. 바위 뒤에서 튀어나온 이경복이 곧바로 그의 목을 휘감은 탓이었다.
“뭐야!?”
“누구냐!?”
“씨발, 역시 꼬리가 붙었어!”
동굴에 울려 퍼진 신음소리에 다른 놈들이 달려와 총을 꺼냈다. 그러나 이경복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붙잡은 갱단의 머리에 총구를 붙이고는 물었다.
“너희들 보스는 어디로 갔지?”
그 물음에 시청자들은 이경복의 행동을 이해했다.
-이게 바로 블랙기업식 협상이지 ㅋㅋㅋ
-즉.시.인.질
-???: 솔직히 말하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죽을 것이다!
-아 ㅋㅋ 들을 건 듣고 죽여야지
-만신 센세! 어디까지 내다보신 겁니깟!
-라이트도 숨어있어서 수틀리면 바로 지원사격 해줄 듯 ㅋㅋㅋ
이경복은 이내 코끝을 찡그리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민도 안 하네.’
동료를 인질로 잡았음에도 놈들의 위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날카로운 가시가 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그 변화를 감지함과 동시에 이경복은 인질을 앞으로 걷어차며 다시 바위에 엄폐했다.
“병신 같이 잡히기까지 하다니!”
“같이 뒤져라!”
“죽여 버려!”
한 박자 늦게 놈들은 욕지거리를 쏟아내며 방아쇠를 당겼다. 쏟아진 탄환이 순식간에 인질을 뒤덮었다.
-????
-일말의 고민도 없었쥬?
-근데 그걸 또 갓플이 피해버리고?
-아니 ㅋㅋㅋ 어떻게 피한 거냐고욧!
-진짜 반응속도 ㅁㅊㄷㅁㅊㅇ
시청자들이 이에 놀란 사이 라이트가 빠르게 활시위를 당겼다. 쐑하며 날아간 화살이 무법자의 목에 꽂혔다.
“이런! 인디언이다!”
“몇 놈이나 있는 거지!?”
“젠장, 일단 숨어!”
놈들은 이경복과 라이트 외에 다른 인원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황급히 견제사격을 하며 엄폐했다.
“알렉스, 생각보다 놈들 숫자가 많아.”
“나도 봤어. 총기도 다양하더라고.”
이경복은 그리 대답하며 옆에 쓰러진 시체를 바라보았다. 권총은 물론이고 리피터에 샷건까지 맞아 완전히 엉망이었다.
“섣불리 나가면 같은 꼴이 되겠군.”
라이트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시청자들은 그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달인등급이라고 개 많이 넣어둔 듯?
-쪽수가 좀 많긴 하네
-화력도 장난 없네 ㅅㅂ ㅋㅋㅋ
-그래도 갓플이 이긴다 이마리야
-우리형 실력이면 다 처리할 것 같긴 한데 이정도면 몇 발 맞긴 할 듯?
-아 ㅋㅋ 엄폐물이라도 좀 더 많았으면 모르겠는데 진짜
그 실력을 의심치 않으니 승리는 장담했다. 그러나 아무런 상처 없이 이기기는 힘들어 보였다.
이경복은 잠시 눈을 굴리더니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으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솟구치는 물음표에 이경복은 대답 대신 라이트를 돌아봤다.
“라이트. 갈리온 섬에서 느낀 게 있는데, 밤눈이 밝지? 어두운 숲속에서도 활을 잘 쏠 정도니까.”
뜬금없는 질문에 라이트는 눈을 껌뻑였지만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잘 보는 편이지. 눈이 어두운 부족은 살아남지 못했으니까.”
“그치? 그럼 준비해.”
이경복은 그 대답에 방긋 웃으며 말했다.
대체 뭘 준비하라는 것인가?
그는 해답을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엉?
-뭐임?
-아 캔 씨 애니띵!
-엌ㅋㅋ 방송 갑자기 꺼진 줄
-와 ㅅㅂ 묘수 찢었다
이경복이 일어나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를 떠난 탄환은 무법자를 향해 나아가지 않았다.
그 목표는 바로 그들이 박아둔 횃불이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 횃대를 맞추었고, 부러진 횃불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뭐, 뭐야!?”
“어디야!?”
“젠장, 조심해!”
대부분의 횃불은 꺼져버렸고, 그나마 불씨가 살아있는 횃불도 아주 미약한 빛만을 뿜어내고 있었다. 삽시간에 어둠이 덮쳐오자 무법자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이경복과 라이트, 두 사람은 달랐다.
‘이러면 혼동을 좀 줘야겠지.’
이경복은 과감히 엄폐물을 벗어나 옆으로 움직이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가 연달아 번쩍이면 그 횟수에 맞게 무법자들이 쓰러졌다. 반면 라이트는 그보다 느리지만 신중하고 정확하게 시위를 조준했다.
“제이크? 씨발, 대답해!”
“게, 게일도 죽었어!”
“일단 쏴! 쏴 버리라고!”
무법자들은 동료의 죽음에 당황하며 어둠속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조준 사격도 아닌 난사였다.
그리 놈들이 탄환을 낭비하는 사이 남아있던 불길마저 서서히 사그라들었고 어둠은 더욱 짙어졌다.
-혀엉! 잘 하는 건 아는데 우리도 잘 안 보여!
-뭔가, 뭔가 일어나고 있음!
-분하다! 내게도 퍼펙트-아이가 있었다면!
-아 ㅋㅋ 아무튼 또샷또킬이라니깐!
-무법자들 쪽에서 빛이 하나씩 사라지는 거 보면 파악 됨 ㅋㅋ
-이것도 느낌있다 그쟈?
-이게 그 가림의 미학인가 그거냐?
-ㄹㅇㅋㅋ 안 보이는데 꿀잼임ㅋㅋㅋ
-저 횃불이 무법자쉑들 생명의 불꽃 맞지?
-다 꺼지면 끝인 거자너 ㅋㅋ
시청자들은 그 상황을 흡족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하나둘씩 동료들의 숫자가 줄어들자 놈들도 사기가 떨어진 모양이었다.
“이, 이게 대체 뭔……”
“도망, 도망치는 게……”
“병신아! 어디로 도망치겠다고?! 안쪽에는 절벽밖에 없어!”
“씨발, 멈추지 말고 쏘…… 끅!”
무법자들 사이에서도 고함이 오갔다. 그러나 그마저도 곧 줄어들었다.
이경복과 라이트는 착실하게 어둠 속에서 놈들의 숫자를 줄여나갔다.
“오웰? 프, 프랭크? 씨발…! 대답 좀 해봐!”
마침내 마지막 갱단원만이 남았다. 놈은 떨리는 목소리로 낮게 소리쳤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로데리 장르: 호러(무법자시점)
-이거 곰보겜이었음?
-ㅔ
-네! 맞워요!
-근데 진짜 완전 무서울 듯 ㅋㅋㅋ
-와 ㅋㅋ 우리 형 판단 완전 미쳤고?
-근데 이건 퍼펙트-아이가 없는 킹반인은 못 씀ㅋㅋㅋ
-갓플만 가능한 퍼펙트-솔루션이었쥬?
상황은 이미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안심하고 승리를 만끽했다.
그러나 그때 놈이 돌발 행동을 했다.
“이대로 죽느니……!”
갑자기 등을 돌리더니 절벽 쪽으로 뛰어가는 게 아닌가.
-어!?
-난죽택?
-갓플과 싸우기 vs 강물에 생존베팅하기
-아 ㅋㅋ 생존률은 닥후자너
-ㅅㅂ 절벽 클리셰는 주인공 전용이라구욧!
-ㄹㅇㅋㅋ 그나마 좀 비중 있는 악역이나 살아 돌아오지
시청자들은 바로 놈의 의도를 파악했다. 그리고 이경복은 그보다 먼저 눈치를 채고 있었다.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올가미 밧줄이 놈을 붙잡은 건 우연이 아니었다.
-자살 컷!
-이승탈출 실패했쥬?
-아 ㅋㅋ 저승으로 도망가려고 했는데 이걸 못 하네
-자살을 거꾸로 하면 뭐다?
-살자?
-아니, 타살인데요
-어차피 죽는 거냐고 ㅋㅋㅋ
-갓플 손에 죽어야 된다 이마리야 ㅋㅋㅋ
이경복은 채팅을 보며 실소를 흘리고는 마지막 갱단원을 결박했다.
“보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싶다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야!”
무어라 묻기도 전에 놈은 제 의지를 피력했다. 그 희번덕거리는 시선은 라이트에게 고정됐다.
“더러운 인디언과 붙어먹느니 차라리 죽고 말지! 퉷!”
놈은 침까지 뱉었지만 엎드린 상황이라 별 소용은 없었다. 하지만 그 태도에 채팅창이 술렁였다.
-직접 보니까 더 독하네 ㅅㅂ
-뭐 묻지도 않았는데 침부터 뱉고 ㅈㄹ
-이제 어캄?
-노웨어 때처럼 놔주기?
-ㄴㄴ 그때는 먼저 기절시켜서 통했던 거
-지금은 갓플이랑 빛누님 다 봤으니까 소용이 없지
하이어드 건 갱단에게 정보를 캐내기란 힘든 일이었다.
“앨런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는데 시도는 해봐야지. 일단 어디부터 자를까?”
라이트 역시 시청자들과 비슷한 생각인지 손도끼를 꺼내 들며 말했다.
-빛눈나 바로 자를 생각 ㅎㄷㄷ
-아 ㅋㅋ 고기는 많이 잘라 봤다니깐!
-???: 여 하나 썰고, 저 하나 썰고
-킹부자들 ㅅㅂㅋㅋㅋㅋ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게 킬포임ㅋㅋㅋ
이경복은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내저었다.
“일단 말로 해보자.”
그 대답에 라이트는 물론 시청자들도 물음표를 떠올렸다. 이 와중에 대화라니?
“라이트, 횃불 좀 다시 가져다줘.”
“응? 아아, 그러지.”
이경복이 뭔가 뒤적이며 부탁하자 그녀가 바로 움직였다.
-뭔가 비장의 수가 있나?
-따로 뭐 준비한 거 있었음?
-아니 ㅋㅋ 같이 방송으로 다 보고 있었는데 뭔 따로여 ㅋㅋㅋ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또 퍼펙트-솔루션 나오는 거?
이내 돌아온 라이트가 횃불을 비추었다. 주변이 환해지며 이경복이 꺼낸 물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얼굴 알지?”
그것은 라이트의 증언으로 만들어진 롬웰의 몽타주였다. 정체가 밝혀졌지만 오히려 의문은 커졌다. 이 상황에 몽타주가 왜 필요하단 말인가?
“사실 우리가 쫓는 건 너희들이 아니라 이놈들이거든. 알지? 세이프시프터.”
“뭐…? 그게 대체 무슨……!”
놈은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이경복은 이에 주변에 즐비한 시체들을 훑으며 말했다.
“역시 몰랐나? 롬웰이 안 보여서 쫓아냈나 했는데. 그럼 너희 보스랑 같이 있는 건가?”
-ㅔ?
-아니;;; 그 어두운데서 쏘면서 얼굴까지 확인해둔 거?
-눈! 저 눈!
-진짜 나이트 비전이었던 거냐구웃!
-와 ㅋㅋ 난 롬웰 있는지 없는지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킹직히 생각한 사람 1도 없을듯ㅋㅋㅋ
시청자들이 그 관찰력에 감탄하는 사이 갱단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런 씨발…… 내 이럴 줄 알았지! 로날드, 이 새끼가 배신한 거였어!”
“아, 롬웰이 아니라 로날드야?”
이내 터진 욕지거리에 이경복은 놈의 등을 밟았다. 그리고 다시 몽타주를 들이밀며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야. 하지만 이 자식, 어디 있는지 말해주면 대신 복수는 해줄게.”
고통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놈이 핏발 선 눈을 부라렸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흘리고는 입을 열었다.
“염병,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되나? 그래 까짓 거 죽을 거면 다 같이 죽는 게 낫지.”
놈은 이내 훅 숨을 뱉고는 말했다.
“보스는 그 새끼랑 같이 세인트 클로드로 돌아갔다.”
“세인트 클로드라고?”
이경복의 눈이 가늘어졌다. 라이트의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다시 또?”
-ㅁㅊ 암살 리트하러 간 거?
-5252, 퍼펙트 탐정의 부재를 노린 거냐구웃!
-부하들이 실패해서 보스가 나서는 클리셰였던 거신가?!
그녀는 물론 시청자들도 그 의도를 짐작했다. 그러나 놈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달랐다.
“우리 일은 이미 끝났어. 보스는 약속된 보상을 받으러 간 거라고.”
“보상이라니?”
“하이어드 건은 대가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의뢰도 안 들어왔는데 그 짓거리를 하겠어? 보스는 레이디 헬렌을 만나러 갔다.”
“레이디 헬렌? 그건 가짜로 만든 인물이잖아?”
놈을 제외한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레이디 헬렌은 흩어진 갱단원들이 서로 연락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 아니었나.
“신입 나부랭이한테 들었나? 의뢰가 있으면 의뢰인도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우리가 누구에게 의뢰를 받는다고 생각한 거야?”
“의뢰인의 가명으로 연락을 해왔던 거로군.”
“그래. 물론 누군지는 나도 몰라. 의뢰인은 보스만 만나니까. 그 정체도 보스만이 알고 있지.”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그 말에 짐작했다.
-이거 최종보스가 따로 있는 거네 ㅋㅋㅋ
-하이어드 건도 한낱 꼭두각시였다 이마리야
-까고 보니 흑막 클리셰였고?
-세이프시프터가 무적권 연관되어 있을 듯 ㅋㅋㅋ
-아 맞네 ㅋㅋㅋ 그쉑들도 복수해줘야되자너
-롬웰인가 로날드인가 고놈 같이 잡으면서 처리하는 건 갑다
-어쩐지 ㅋㅋ 왜 하이어드 건만 처리하는 건가 싶더라
하이어드 건 잔당은 소탕했지만.
복수의 대상은 아직 더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