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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49화 (249/491)

249화 - 퍼펙트 리벤지 (4)

하이어드 건 아지트를 정리한 후 이경복과 라이트는 다시 세인트 클로드로 돌아왔다.

“바로 컷신으로 들어가네요.”

도시로 진입하자 컷신이 시작됐다.

“빌리를 좀 보고 올게.”

“그래, 경찰국 앞에서 다시 보자고.”

알렉스는 라이트를 뒤로 하고 경찰국 건물을 방문했다.

-자식 생각만 하는 갓버지 ㅠㅠ

-빌리 멘탈 생각하면 자주 안심시켜줘야 된다 이마리야

-조금만 있으면 사면이다!

-아 ㅋㅋ 갓플이 보스쉑 금방 잡아줄 거라고

지하 감옥에 들어선 알렉스의 고개가 홱홱 돌아갔다. 이내 그의 동공이 흔들렸다.

왜 그러나 싶을 때 카메라가 돌아갔다.

“빌리?”

아직 술이 덜 깬 듯 널브러져 있는 취객,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부랑자, 인상을 구긴 무법자 등.

감옥에는 새로 갇힌 사람들이 있었다.

“빌리!? 빌리!”

그러나 그 사이에 빌리는 없었다.

-?????

-헐?

-뭐야? 빌리 어디 감?

-설마 그 사이에 집행한 거?

-아니 ㅅㅂ 그건 아니잖슴!

시청자들도 당황스러운데 알렉스가 오죽하겠나. 그는 사색이 된 표정으로 감옥을 훑다가 간수에게 달려갔다.

“빌리, 빌리 어디 갔습니까?”

“네?”

“내 아들 어디 갔냐고!”

버럭 고함을 내지르자 감옥에 갇힌 사람들마저 놀라 눈을 돌렸다. 그 서슬 퍼런 기색에 간수는 떠듬떠듬 대답했다.

“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전에 교대를 해서……”

알렉스는 이를 아득 물고는 곧바로 계단을 올랐다. 그가 향한 곳은 국장실이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곳에는 경찰국장 대신 해롤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음? 노크가 꽤 거치시군요?”

그는 알렉스의 급습에도 태연하게 커피를 입에 머금었다.

“생각보다 일찍 오신 걸 보니, 일이 잘 처리된 모양이죠?”

알렉스는 눈을 부라리며 그에게 다가갔다.

“약속, 지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약속?”

“내 아들! 빌리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알렉스의 목소리가 떨렸다.

분노와 격정에 몸이 떨린 탓이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해롤드쉑 대답 잘해라 진짜

-헛짓거리 했으면 바로 바람구멍 슝슝각

-아들 없어졌는데 이 정도면 진짜 이성적인 대처자너 ㅋㅋㅋ

-ㄹㅇㅋㅋ 나였으면 바로 마빡에 총구 대고 물어봤음

정작 해롤드는 그런 알렉스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아아, 그 얘기였군요.”

그는 일부러 약 올리듯 티스푼으로 커피잔을 천천히 저었다.

이에 재차 알렉스가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무사하니 걱정은 안 해도 좋습니다.”

“대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 대답에 알렉스의 얼굴은 물론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번졌다.

“사법거래로 사면을 약속했지만, 이번 암살 미수 사건은 목격자가 무척 많습니다. 헌데 대통령 암살 미수범을 순순히 풀어주면 수사국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체면……?”

“말했듯 저는 치안세력의 통합을 원합니다. 새로이 정립될 연방수사국은 법에 입각해 무법자들을 엄벌함으로 지지를 받아야지요.”

해롤드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빌리는 안전가옥에 이송시켰습니다. 제 직속부하들이 그를 지키고 있죠.”

“안전가옥? 거기가 어디지!?”

“대화라는 건 서로 주고받는 겁니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죠.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알렉스는 주먹을 굳게 쥐었지만 이내 숨을 뱉고는 입을 열었다.

“놈들은……”

이내 화면이 깜빡거리자 해롤드의 자세가 바뀌어 있었다. 해당 내용에 대한 설명을 건너뛴 것이라.

“아지트를 급습했고, 생존자는 없다라……”

해롤드는 중얼거리며 눈을 굴렸다. 이내 그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거짓말은 아니라 믿겠습니다. 아들의 목숨을 걸고 그럴 수는 없을 테지요. 뭐, 그 아지트를 확인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내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런데 보스와 그 롬웰이라는 배신자 패거리는 놓쳤다니 아쉽습니다. 이러면 약속을 지켰다고 하기 힘들지 않나요?”

-아 ㅋㅋ 태도 진짜 맘에 안드네

-ㄹㅇㅋㅋ 꿀밤 마렵게 하네

-애당초 애를 인질로 잡고 이러는 게 정상이겠냐고 ㅋㅋ

-목에 힘 빡 주는 데 깁스해주면 딱일 듯 ㅎㅎ

-바로 넥슬라이스!

-컷신만 아니었으면 진짜 손 나갔다 ㅋㅋ

시청자들은 그 고압적인 태도에 불평을 터트렸다. 그런데 이어지는 상황은 그들의 예상과 달랐다.

“그래도 놀라운 성과인 건 확실합니다. 혼자서 갱단원 대부분을 쓰러뜨린 건 분명 인정을 받아야 하겠죠.”

“그렇다면……?”

알렉스는 물론 시청자들도 놀랐다.

“거기에 보스와 배신자들이 세인트 클로드에 있다는 정보까지 얻어냈고, 하이어드 건의 의뢰자가 실존한다는 것까지 밝혀내지 않았습니까. 제 선택이 틀리지 않은 것 같네요.”

해롤드는 그를 직시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사국도 실적을 쌓아두는 편이 통합에 유리하겠죠. 그러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죠.”

-여기서 클리셰 파괴가?

-진짜 사면시켜주는 거임?

-해롤드쉑 사실은 좋은 녀석일지도?

-아 ㅋㅋ 그냥 깐깐한 공무원 캐릭터였고?

-엥? 근데 보스 안 잡음?

-일단 아들 안전부터 확보하는 듯 ㅋㅋㅋ

시청자들은 의아해하면서도 그 사실을 환영했다.

‘뭔가 구린 게 있는데……’

하지만 해롤드가 악역이라는 걸 알고 있는 이경복은 달랐다.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지만 컷신이었으니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해롤드가 접힌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안전가옥의 위치입니다.”

알렉스가 빠르게 그 지도를 잡았지만 해롤드는 손을 놓지 않았다. 이에 알렉스가 그를 노려보자 해롤드가 검지를 올렸다.

“하나, 깜빡했는데 당부드릴 게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안전가옥에는 반드시 혼자 가셔야 됩니다.”

“혼자?”

“예. 제 직속부하들은 당신 혼자 오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다른 사람과 같이 가면 약속을 어긴 걸로 간주, 안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그게 무슨……!”

“말했듯,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은 일이 아닙니까.”

해롤드의 눈이 가늘어졌다.

“기차역에서 당신을 도와준, 그 인디언도 예외는 아닙니다.”

알렉스는 그 말에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힘을 주어 지도를 빼앗은 뒤 입을 열었다.

“그녀의 이름은 인디언이 아니라 라이트입니다.”

* * *

경찰국을 나오니 화면이 바뀌었다.

하늘과 맞닿은 듯 높은 산맥, 그 봉우리에는 새하얀 만년설이 쌓여 있었다.

-안전가옥 바로 찾아간 건가?

-설산 풍경 찢었다 ㅎㄷㄷ

-스샷만 찍어도 바탕화면으로 쓸 듯 ㅋㅋㅋ

알렉스와 라이트가 지도를 따라 도착한 곳이 바로 그 앞이었다.

“정말 이런 곳에 안전가옥이 있다고?”

라이트는 고개를 젖혀 까마득한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알렉스는 접어둔 지도를 다시 펼쳐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트,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그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라이트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머리를 돌렸다.

-헐?

-뭐임? 여기서 빠이?

-빛눈나 가지마!

-빌리 찾아오면 다시 합류하는 거 맏찌? 그치!?

-진짜 곧 엔딩인가?

-뭔가 찜찜한디;;

-설마 햅삐엔딩이 아닌 것인가?

-엥? 잘못될 만한 루트는 없었잖슴!

-갓플이 하면 퍼펙트-엔딩이라구웃!

-나믿퍼믿!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사이 알렉스가 산을 올랐다. 초입인 푸른 숲에서 암석지대 그리고 눈 덮인 고지대가 화면에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등산 속도 무엇?

-빠른 스킵은 환영이지 ㅋㅋㅋ

-중간에 말에서 내렸네

-이럴 줄 알았으면 산양타고 왔지!

-산양이었으면 절벽으로 가자너 ㅋㅋㅋㅋ

이내 설산의 화면이 확대되며 숨을 몰아쉬는 알렉스의 모습이 잡혔다.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 있는 지역, 그 너머에 작은 오두막 하나가 보였다.

“빌리? 빌리!”

알렉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소리를 높이며 오두막을 향해 뛰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미약한 메아리와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왜 이렇게 조용함?

-???: 이 산이 아닌가벼

-설마 나폴레옹 유머?

-아니 ㅋㅋㅋ 대체 언제적 유머냐고

-그걸 남궁형께서 어찌 아시오?

-남하하하하!

시청자들이 실없는 소리를 하며 불안함을 잠재웠다. 이경복은 그에 옅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누가 있긴 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눈이 흩어져 있잖아요?”

-오 ㅋㅋ 맞네

-갓플은 관찰 중인데 트수는 남하하하하 ㅇㅈㄹ ㅋㅋㅋ

-다들 퍼집중 하라구웃!

물론 그 흔적이 아니더라도 그는 이미 주변의 정보를 수집해두었다. 오두막 안에는 빌리, 그리고 악역들이 있었다.

이윽고 오두막 문이 벌컥 열렸다.

“이거,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

그 안에서 결박된 빌리와 무장한 총잡이들이 나왔다. 그 얼굴을 확인한 알렉스가 눈을 부릅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

-뭐야 ㅅㅂ?

-얘가 여기서 왜 나옴?

-뭐지? 아직 챕터4인 것인가?

-와씨 ㅋㅋ 통수 미쳤고?

알렉스를 에워싼 놈들은 바로 롬웰 패거리였다.

“빌리!”

그 얼굴을 알아본 알렉스가 급히 홀스터에 손을 댔지만 이내 멈추어야 했다.

“자자, 반가운 건 알겠는데 진정 좀 하자고. 응? 문명인답게 대화를 먼저 할 생각을 해야지.”

롬웰이 빌리에게 총구를 들이밀었다. 흠칫 몸을 떠는 빌리의 모습에 알렉스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대화가 싫은가? 뭐, 우리야 큰 상관없긴 한데 여기가 좀 추워야 말이지. 시체가 또 늘어나면 처리가 귀찮거든.”

롬웰의 말에 다른 놈이 구석에 쌓여있는 눈더미를 발로 찼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눈이 쏟아지며 그 안이 드러났다.

-?????

-헐?

-누구여?

-ㅁㅊ 원래 오두막 주인 아님?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가 그 안에 묻혀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바로 밝혀졌다.

“아, 초면이지? 인사하라고. 그 악명 높은 하이어드 건의 보스시니까.”

롬웰의 말에 다른 패거리들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웃을 수 없었다.

-ㅔ?

-보스? 보스가 죽었다고?

-아니 ㅅㅂ 이게 뭔 일이여?

-???: 수달이가? 수달이가 죽었어!?

-트수들 견훤행ㅋㅋㅋㅋ

그간 쫓아왔던 보스가 죽었다는 말에 당황하는 채팅이 쏟아졌다. 하지만 몇몇 시청자들을 비롯해 이경복은 상황을 파악했다.

“와, 셰이프시프터가 해롤드 밑에서 일하던 거였네요.”

-ㄹㅇㅋㅋ 어쩐지 보스도 못 잡았는데 약속지킨다카드라

-자기가 이미 쓱싹해서 그랬던 거임 ㅋㅋㅋㅋ

-그래놓고 인심 쓴 척 너무 역겹고?

알렉스도 마찬가지였다.

“반드시 혼자 오라고 했던 이유가 있었군. 이제 쓸모가 없어졌으니 처리하겠다는 건가.”

그는 아득 이를 물었다.

그 말에 롬웰 패거리는 다시 한 번 더 크게 웃었다.

“그래, 우리도 사실 그렇게 생각했어. 하이어드 건도 써먹고 이렇게 가차 없이 버렸으니까. 그런데 미스터 해롤드는 또 생각이 남다르시더군.”

그 대사에 채팅창이 다시금 술렁였다.

-헐? 뭐임?

-셰이프시프터만 그런 게 아니고 하이어드 건도 이용했다고?

-미스터 해롤드랑 레이디 헬렌 ㅋㅋㅋ

-무친 ㅋㅋ 의뢰인이 해롤드였네

-와 ㅅㅂ 이거네 ㅋㅋㅋ

새로이 드러난 사실에 이경복도 탄사를 뱉었다.

“아, 맞네. 해롤드는 수사국 하나로 통합하려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명분이 있어야 되니까 하이어드 건에 살인청부를 한 거네요.”

-이러면 대통령 암살도 떡밥이었는 듯?

-딱 각 나오지 ㅋㅋ 지가 암살의뢰 해놓고 대통령한테 마차로 가라고 조언한 거자너

-???: 우효~! 대통령의 신뢰 겟또DAZE!

-미쳤냐고 ㅋㅋㅋㅋ

시청자들도 같이 퍼즐을 맞추는 사이 알렉스가 입을 열었다.

“그때…… 금괴를 회수한 건 이용가치가 다 떨어졌기 때문이었나.”

“촌뜨기 보안관이 탐정 되더니 머리가 많이 좋아졌네?”

롬웰이 이죽이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아깝긴 하잖아? 아니, 때가 어느 때인데 노예니 인종차별이니. 전쟁에서 졌으면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지, 패배자들 깃발이나 들고 다니다니 도통 이해가 안 되더라고.”

그는 죽은 보스의 시체를 보며 조소를 흘렸다.

“이 멍청한 인간들은 미스터 해롤드가 쿠데타를 준비한다니까 넙죽 충성하더라고. 하지만 나는, 그리고 우리 형제들은 달랐지.”

그 말에 다른 패거리들이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진짜 보스 자리에 어울리는 건 바로 나였지! 미스터 해롤드도 그걸 알았던 거야. 내가 계획을 얘기해주니 아주 만족해하시더라고. 그만큼 능력에 걸맞게 대우를 해주신다니까?”

롬웰은 빌리를 마치 방패처럼 앞세우고 뒤통수에 총구를 겨누었다.

“그래서 아직 너랑 이 핏덩이가 살아있는 거야. 원래라면 바로 파묻었겠지만, 미스터 해롤드는 좋은 인재를 아끼시거든.”

“인재라고……?”

“그래, 꽤 유명세를 떨쳤잖아? 자자, 이제 대화는 그만하고 끝을 보자고. 아주 간단한 선택이야. 아들이랑 같이 여기서 누울지, 아니면 셰이프시프터에 합류해서 부귀영화를 누릴지 결정하라고.”

롬웰이 말을 끝내자 시야가 흑백으로 변환되었다. 색을 지닌 건 롬웰 패거리와 그의 권총뿐이었다.

[합류한다]

[저항한다]

주어진 선택지에 채팅창이 곧바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니 ㅅㅂ 선택지가 왜 이럼!

-락앤롤아! 이게 최선이냐!?

-ㅅㅂ 저항하면 빌리 죽는 거 아님?

-그래도 갓플이면 구할 수 있을지도?

-ㄴㄴ 일단 합류하고 통수치는 게 더 안전할 듯

-이거 딱봐도 엔딩 분기점이라 안 될 것 같은데

-일단 해보자구웃!

-세이브 했나? 오토세이브인가?

시청자들은 2개의 선택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유가 없었다.

이전과 달리 눈앞에 줄어드는 게이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않이;;; 왜 이번 선택은 제한시간이 있냐고!

-빵야빵야가 답이라니깐!

-그러다가 빌리 죽으면 어떡함?

-아 ㅋㅋ 갓플이면 살릴 수 있다니깐!

-근데 자리가 너무 안 좋은데;;

-ㄹㅇㅋㅋ 엄폐물도 없고 포위당한 상황임

-지놈킥에 걸자!

-제한시간 때문에 투표도 못 열듯

-뭔 또 투표여 ㅋㅋ

-갓플이 다 알아서 해줄 거임!

줄어드는 시간에 채팅창은 더욱 난리가 났다. 하지만 그 아수라장 속에서도 이경복은 담담했다.

“여러분.”

그가 입을 열자 치솟던 채팅이 잠시 멈칫했다.

“혹시 기억하세요? 지금까지 선택지는 전부 3개였던 거.”

이어지는 그의 말에 채팅창은 물음표로 가득해졌다. 지금 상황에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때 게이지 너머, 흑백으로 물든 언덕 위에 색 하나가 드러났다.

절묘하게 게이지에 가려져 있던 부분이었다.

-오? 뭐임? 이거 뭐임!

-빛눈나? 빛눈나ㅏㅏㅏㅏ!

-와씨 ㅋㅋㅋ 이거 뭔데 ㅋㅋㅋ

-걱정돼서 따라 온 거?

-빛보성! 빛보성! 빛보성!

-아 ㅋㅋ 으리으리하다 진짜

그녀는 바로 라이트였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떠오른 3번째 선택지.

[복수한다]

그것을 확인한 시청자들은 환호성을 터트렸다.

-아닠ㅋㅋ 락앤롤 진짜 미쳤넼ㅋㅋㅋㅋ

-와 ㅅㅂ 어느 정도 몰입한 플레이어만 알 수 있는 거넼ㅋㅋ

-고민 안하고 바로 결정했으면 안 나오는 선택지였쥬?

-살다살다 이런 연출은 또 처음이네 ㅋㅋㅋ

-락앤롤이 진짜 게임을 잘 만들긴 하네 ㅋㅋㅋ

알렉스라는 캐릭터에 몰입했다면 쉽게 결정이 나오지 않을 상황이었다.

개발사는 그 정도로 몰입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럼 결정됐죠?”

이경복의 물음에 채팅창은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샌드위치 각 날카롭고 ㅋㅋㅋ

-알고 보니 빛눈나 영입이 핵심이었쥬?

-롬웰 쉑 뒤졌다 ㅋㅋㅋㅋ

-싹 털고 해롤드까지 참교육 ㄱㄱ

-햅삐엔딩 가즈아!

이 악연의 종지부를 찍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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