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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64화 (264/491)

264화 - 남돈남산 뒤풀이 (2)

이른 오후.

이경복은 캡슐에 접속했다.

“다들 잘 잤어요?”

팀원들이 도착하자 그가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의 팀 퍼펙트 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OTP 참가자분들 주소 취합은 끝났다. 회의 끝나고 업체에 전달할 예정이야.”

박주호가 먼저 굿즈 준비와 관련된 보고를 시작했다.

“아, 다행이네.”

“어제 사인지랑 멘트도 준비된 덕분에 제품 나오는 대로 바로 배송 시작될 거다. 아무리 늦어도 3일 내로 완료될 것 같다.”

그의 말에 기뻐하는 건 이경복만이 아니었다.

“오? 진짜요?! 금방 오겠네요!”

“마음 같아서는 업체 방문해서 수령하고 싶긴 하지만, 참아야겠죠.”

조대한과 매드맨이 더 기뻐했다. 두 사람 모두 별개로 피규어 주문을 넣어뒀기 때문이었다.

‘사인이랑 멘트도 같이 넣어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지.’

두 사람이 받는 피규어에는 레이저 각인이 없었다. 사인과 멘트가 들어간 피규어는 ‘한정판’으로 OTP 참가자들만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경복은 아무리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훼손시킬 수 없다고 못을 박아두었다.

‘하긴, 나라도 그럴 테니까.’

조대한과 매드맨 모두 직원이기 이전에 팬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4대보험이나 이런 것보다 굿즈 얼리 어답터가 되는 게 최고의 복지인가보네.”

최병훈이 좋아하는 두 사람을 보며 웃었다. 이내 그가 퍼튜브의 상황을 보고했다.

“이번 OTP영상도 반응이 좋아. 그런데 보니까 예전 OTP 영상도 더빙해서 올려달라는 요구가 많더라고. 그래서 추가로 작업을 할까 해.”

“네, 그리고 특히 1회 OTP인 거너그라운드는 재편집을 진행하려 합니다.”

“편집을 또요?”

이경복이 의아해하며 묻자 그녀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그때도 도와드리긴 했지만 지금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 물론 그때 대충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거야 알죠. 음,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리마스터 버전으로 멤버십에 올라가면 차별화 포인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경복이 웃으며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일반적인 안건의 보고가 끝난 뒤 박주호가 조대한에게 눈짓했다.

“아, 그리고 특별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특별이요?”

이경복이 되묻자 조대한이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눈을 빛냈다.

“네. NEVER 재팬, 일본 지사에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일본이요?”

예상치 못한 기업의 이름에 이경복이 놀라자 박주호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제안 내용 자체는 한국어와 일본어 혼용으로 왔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대한 씨에게 확인을 부탁했지.”

“아니, NEVER는 스트리밍이랑 별 상관없지 않나?”

“그게 꼭 그런 것도 아니더라고요. 일본 트위티에 저희 피규어 사진이 퍼졌습니다.”

조대한이 미리 준비해둔 트윗들을 선보였다. 피규어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Purplemoji’라는 키워드의 인기가 드러났다.

“게말콘이 일본에서 먹혔다?”

“네, 맞습니다. 일본은 메신저로 NEVER의 ‘로그라인’을 쓰거든요. 그쪽 이모티콘 스토어에 입점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이 왔습니다.”

“되게 좋은 소식이긴 한데…… 우리 구독티콘이 그 정도로 많지는 않지 않나?”

이경복은 이에 기뻐하다가 눈을 돌렸다. 시선을 받은 최병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긴 하지. 글자티콘 제외하면 그림으로 된 건 많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의향만 있다면 출시는 가능하다.”

박주호가 안경을 고쳐 쓰며 끼어들었다.

“글자티콘을 캐릭터화 시키면 개수는 만족시킬 수 있다. 이모티콘 작가님과도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거부하실 확률은 거의 없어. 지속적인 수입원이 생기는 거니까.”

그 말에 이경복은 잠시 눈을 굴렸다. 하지만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확실히 지금 시청자분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게말콘은 작가님이 팬심으로 만들어주신 거였지.”

아무런 대가 없이 오직 애정만으로 만들어진 이모티콘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여러 작가 후보 중에서도 해당 작가와 구독자 이모티콘 계약까지 맺지 않았나.

그러나 그 구독자 이모티콘은 1회성 계약이었다. 그 이후에 이모티콘 작가에게 돌아가는 건 없었다.

“이왕이면 다 같이 잘 되는 게 낫지.”

이모티콘 작가에게도 채널 성장에 기여분이 분명히 존재했다. 기쁨을 나눌 기회가 없다면 모를까, 좋은 기회가 왔는데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한 번 여쭤보고 작가님이 괜찮다 싶으면 진행하는 걸로.”

“분명 기뻐하실 거다.”

확신에 찬 박주호의 대답에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그 시선은 이내 조대한 쪽으로 돌아갔다.

“이거 진행되면 대한 씨가 신경 좀 많이 써줘요. 진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가 왔습니다.”

“네!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세요!”

조대한은 적극 열의를 보였다. 그저 이름뿐만이 직함이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업무를 진행할 기회가 왔다.

“통번역은 물론이고 외가 친척들한테 물어봐서 일본 쪽 최신 트렌드까지 싹 파악해두겠습니다.”

그 열정 어린 답변에 모두가 웃었다. 나머지 안건도 마무리 되자 이경복은 가볍게 손뼉을 쳤다.

“좋습니다. 다행히 즐거운 소식뿐이었네요. 일이 좀 많아지기는 했지만 잘 부탁하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요.”

“내 말이. 남의 일도 아닌데 뭐.”

“사장님이 잘되시는 게 저희가 잘되는 겁니다!”

“하지만 무리는 금물입니다. 컨디션 관리도 업무의 일환입니다.”

박주호의 대답을 마지막으로 이경복은 일어섰다.

“네, 그럼 부탁할게요. 저는 지놈 님 스튜디오로 이동하겠습니다.”

온라인 회의로 진행한 이유.

지놈과 약속을 잡아두었기 때문이었다.

* * *

지놈의 스튜디오.

“어, 왔네!”

“와, 형 되게 오랜만인 것 같네. 별일 없었지?”

“아, 별일이 있긴 했지. 근데 그건 다른 멤버들 오면 얘기할 거니까 좀 미뤄두고.”

두 사람은 자리를 잡았다. 지놈이 먼저 말했다.

“아, 이번에 피규어 샘플 봤다. 퀄리티 괜찮던데?”

“그래? 다행이네.”

“혹시 내 건 없냐?”

지놈이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이경복은 손을 내저었다.

“없어.”

“이야, 1초도 고민을 안 하네.”

“받고 싶었으면 OTP에 참가를 했어야지.”

이경복은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대신 정식으로 나오면 챙겨줄게.”

“야야, 됐다 됐어.”

마치 섭섭하다는 투였지만 표정은 아니었다. 지놈은 더욱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근데 그게 진짜 잘한 거야. 그 스탠스 꼭 유지해라.”

“응?”

“괜히 친분 있다고 나눠줬다가 말 나오거든. 자기들은 구하기 엄청 힘든데 불공평하다고.”

지놈은 눈을 굴리며 혀를 찼다.

“근데 그게 진짜 팬들도 아니에요. 분탕들이 어떻게든 떡밥 굴리려고 주시하다가 ‘요거다!’ 하고 트집 잡으려는 거거든. 괜히 엮이면 피곤해져.”

“그렇게까지 하나?”

“그렇다니까. 아무튼 뭐 물어볼 거 있다며?”

애당초 약속 자체는 지놈 쪽에서 먼저 잡았다. 다만 이경복이 따로 물어볼 게 있다며 시간을 당겼다.

“어, 그것도 굿즈 관련해서 상담을 좀 해보려고. 이게 출시를 해볼까 해도 좀 막막해서.”

“아, 굿즈 상담! 제대로 찾아 왔다야. 크으, 내가 또 꽤 경험이 있지.”

지놈이 장난스럽게 우쭐대자 이경복이 실소를 흘렸다.

“형은 어떻게 했는데?”

“음, 나는 MCN 소속이니까 너랑 경우가 다른데 들어보는 편이 좋긴 하겠다. 볼록은 자체 굿즈 샵이 있어서 그쪽에서 전담해주거든.”

“전담이면 MCN에서 다 하는 거야? 형은 관여 안 하고?”

“뭐, 그런 셈이지. 야야, 근데 괜찮아. MCN 없어도 굿즈 판매 다들 잘하거든. 아, 이건 보면서 설명하는 게 더 낫겠다.”

지놈은 이내 빠르게 손을 움직여 웹사이트 하나를 열었다.

“여기가 크리에이터 굿즈 전문 쇼핑몰이거든?”

“샵 팬덤?”

“그래, 여기가 굿즈 쪽은 탑이야. 봐라.”

그가 보여준 쇼핑몰은 ‘#팬덤’이란 곳이었다. 지놈은 메뉴 중 ‘셀러’ 항목을 선택했다.

“여기가 하꼬는 물론이고 대기업도 많이 입점했거든. 그렇다고 스트리머만 있느냐? 여기 카테고리 보이지? 뮤지션이랑 아티스트, 웹툰 작가도 있고 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있어요.”

“오? 애스국 작가님도 있네? 이 분 만화 재미있는데. 과라? 이분 큐튜브도 되게 잘 나가시지 않나? 종종 추천으로 노래 올라오는데 잘 부르시더라고.”

이경복이 아는 사람들을 짚자 지놈이 웃었다.

“그래, 진짜 유명한 사람들도 많다니까? 아무튼 그만큼 건실한 쇼핑몰이라는 거지. 근데 이게 장점만 있는 게 아니야.”

“뭐, 그야 어디든 장단이 있겠지.”

“그치, 먼저 장점부터 꼽자면 이쪽에서 이미 다 협력 업체가 있거든? 그래서 따로 뭐 업체 찾아볼 필요가 없어요.”

“오? 그래?”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번에 제작하는 피규어는 매드맨이 아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업체 선정에도 꽤 시간이 걸렸을 터였다.

“그래. 그리고 여기는 기본적으로 POD, 그러니까 주문 제작 방식이거든? 주문이 들어와야 제작을 시작해.”

“그러면 재고가 남는 일이 없겠네?”

“그렇지! 그게 또 메리트거든. 재고 남으면 이게 진짜 골치에요. 하, 왜 아냐고 묻지 마라. 나도 알고 싶지 않았으니까.”

지놈은 짐짓 과장스럽게 한숨을 내쉬고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여기도 다른 업무까지 다 전담해줘. 디자인만 딱 결정해주면 생산부터 배송, 거기에 고객 대응까지 전부.”

“아, 맞네. 고객 대응도 해야 되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번 피규어 제작은 ‘판매’가 아니라 ‘경품’이었던 만큼 보통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교환이나 환불과 같은 문제를 떠올리지 못했다.

“경복아, 내가 말한 3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게 고객 대응이야. 생산이나 배송? 늦어지거나 문제 생겨도 그나마 괜찮아. 왜냐? 그걸 사주는 게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거든. 다른 사람보다 더 인내심이 있으시단 말이야.”

지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하게 조언했다.

“그런데 고객 대응에서 어그러진다? 이거는 진짜 말도 안 되는 거야. 여기서 잘못되면 찐팬도 안티로 돌아서는 거 한 순간이다?”

“어우……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

“물론 직접 대응하면 좋은 점도 있긴 해. 왜냐하면 시청자들은 직접 나나 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 그래서 좀 더 부드럽게 응대가 되는 부분은 확실히 있어.”

“근데 그 장점이 별로 안 크다는 거지?”

“그치. 전부 그런 건 아닌데 이걸 악용하려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고, 일단 인력이랑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

지놈은 제 과거를 떠올린 듯 혀를 내둘렀다.

“솔직히 굿즈라는 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사람이 파는 거잖냐. 웬만하면 판매량이 나온단 말이지? 그런데 직접 하게 되면 또 팬이니까 성심성의껏 하게 된단 말이야. 그럼 뒤쪽 문의가 계속 밀리게 돼요.”

“뒤쪽 고객은 더 불만스럽겠네?”

“그렇지! 불만이 커진다? 그럼 더 성심성의껏 시간 쏟지? 이거 완전 악순환이라니까. 그렇다고 응대 인원을 늘린다? 방송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차라리 업체에 맡기는 게 편하다는 거네.”

이경복은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의아해했다.

“듣고 보니 단점이랄 게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

“음, 이건 사실 사람마다 다를 거긴 한데. 여길 이용하게 되면 굿즈 자체가 좀 한정될 수밖에 없어.”

지놈은 손을 움직여 굿즈 상품 쪽을 보여주었다.

“보다시피 디자인은 다른데 규격이 비슷해요. 카테고리도 의류랑 쿠션, 텀블러나 머그컵 이런 종류지?”

“아, 그러네.”

“그래도 꾸준히 협력 업체를 늘리고 있긴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뭔가 특별한 굿즈를 만들려면 플랫폼이랑 별도 협의를 해야겠지.”

“이건 뭐, 어쩔 수 없긴 하겠다.”

그리 말했지만 이경복은 아쉬움을 삼켰다. 그가 고려하고 있던 ‘피규어’는 카테고리에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은 잡히네. 고마워, 형.”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아, 슬슬 다른 애들 오겠다.”

지놈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시간을 확인했다.

예정된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 *

지놈의 스튜디오가 시끌벅적해졌다.

“안녕하십니까.”

“와, 다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이클립스와 스컬킴, 그리고 박잡초가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가볍게 근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는 미스틱 리그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야 로데리 마지막 챕터예요. 진짜 너무 어렵던데요?”

“한동안 뒤풀이 대비로 파티용 게임 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기대하세요!”

각자의 방송 컨텐츠는 달랐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아, 그런데 뒤풀이는 언제 하냐고 꼭 물어봅니다.”

“저도요! 게임 하기 전에도 물어보고 좀 쉰다 치면 바로 또 질문이 날아와요.”

“저는 파티용 게임하니까 그냥 숨 쉬듯이 나오더라고요.”

질문을 가장한 뒤풀이 독촉에 시달렸다는 사실이었다. 그에 지놈이 멋쩍게 웃으며 사과했다.

“아, 그건 진짜 미안해요. 원래는 준비 끝나자마자 시작하려고 했는데 일이 좀 커져서요.”

“오, 저 클립 뜬 거 봤어요.”

“나도! 협찬이 붙었다면서요?”

스컬킴과 박잡초의 말에 지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그래서 오늘 시간 내달라고 요청 드린 건데. 잡초 님은 좀 억울할 수도?”

“제가요?”

그 대답에 박잡초는 물론 다른 사람들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지놈이 이에 웃으며 말했다.

“이게 협찬이 들어오긴 했는데, 게임사 협찬이 아니에요.”

“네?”

“뒤풀이인데 게임사가 아니라고요?”

“원래 다 같이 가볍게 게임하는 게 아니었어요?”

“나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보통 대회 뒤풀이라고 하면 멤버들끼리 모여서 합방을 진행하는 걸 의미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이야기가 나오니 더욱 의문이 커졌다.

“아마 다들 아실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세영아버지’라고 아시죠?”

“요리하시는 분이잖아요?”

“아니, 게임도 하시긴 하지.”

“저도 들어는 봤습니다.”

이경복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채널 분리로 예시를 들어주셨던 큐튜버신데.’

분명 큐튜브 멤버십 준비를 할 때 친구들이 알려줬던 사람이었다. 요리와 일상, 게임 채널을 여럿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인플루언서였다.

“그럼 이야기가 좀 쉽겠네. 세영아버지가 또 미스틱 리그를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뒤풀이 회식을 준비해줄 테니 같이 자리를 좀 마련해보자고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세영아버지가요!?”

“와, 대박!”

다들 놀라는 와중 이클립스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헌데 그건 협찬이 아니라 합방 제의가 아닙니까?”

“그게 세영아버지도 협찬을 받으신 와중에 이쪽으로 발전이 된 겁니다. 협찬사가 바로……”

지놈은 살짝 뜸을 들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내 그가 자신 있게 이름을 밝혔다.

“누구나 아는 기업’, 처음제당‘입니다.”

이번에는 다들 입만 벌렸다.

처음제당이 어딘가? 식품업계에서는 제일간다는 기업이 아닌가.

진짜 ‘대기업’의 대명사인 곳이었다.

“잠깐. 형, 회식이라고?”

그때 이경복이 손을 들어 모두를 일깨웠다.

“그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거 아니야?”

그 물음에 지놈에게 시선이 모였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8개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대답했다.

“그래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거야.”

일이 커진 이유는 비단 협력사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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