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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69화 (269/491)

269화 - 오프라인 방송의 여파 (1)

세영아버지와 함께한 퍼지데이 뒤풀이 방송은 여러 커뮤니티에 화제가 됐다.

방송을 본 건 비단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요리와 음식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던 덕분이었다.

이클립스를 제외한 퍼지데이 멤버들의 실제 모습이 어느 정도 공개된 바, 대다수 커뮤니티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 커뮤니티만은 유독 반응이 달랐다.

[]

[와… 갓플 왜 잘생김? 왜?]

[<스타트업>]

[턱만 봐도 개존잘인게 느껴진다 ㅋㅋㅋㅋ]

[<스마일도어>]

[킹직히 갓플한테는 외모세 걷어야 되자너 ㅋㅋㅋㅋㅋ]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컴패니언’, 그 중에서도 주제가 게임인 게임라운지가 바로 그곳이었다.

일부 공개된 이경복의 외모에 극찬하는 건 여타 커뮤니티와 비슷했지만.

[]

[와! 마참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여러분 갓플 개존잘입니다!]

[-<새회사> 뭐임? 직접 본거?]

[- 맞네 ㅋㅋ 갓플이랑 계약하면서 봤을 듯]

[- 헐? 그럼 가면 안까지 다 본 거?]

[-<스타트업> 뭐예요! 왜 혼자 봐요!?]

[]

[얼굴 천재 갓플 엠바고 풀림? ㅋㅋㅋ 근데 진짜 핵존잘이긴해]

[-<새회사> 엠바고 ㅅㅂ ㅋㅋㅋ 호들갑 개 쩌네]

[- 호들갑? 이건 얼공 안하는 스머한테 지켜야 할 당연한 도리인데?]

[-<스마일도어> 아 ㅋㅋ 역시 새회사 수듄 ㅋㅋㅋㅋ]

[- 혹시 오해할까 말하는데 갓플이 요청한 건 아님]

[-<코랄어비스> 정상인이면 알아서 입단속 하는 게 맞음 ㅋㅋㅋ]

[-<새회사>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갓플한테 찍힐 일 있음? 싸잡아서 욕먹는 거 개억울 하네 ㅅㅂ 이직을 하던가 해야지]

[]

[얼굴만 잘 생긴 거 아님ㅋㅋㅋ 완전 친절하고 신사적이었음. 갓직히 우리 회사 중소기업이라 조금 무시할 줄 알았는데 그런 거 1도 없었다]

[- 아 ㅋㅋ 형 그거 얘기하지 말라고! 갓플 찾는 사람 더 많아지잖슴!]

[- 아니 ㅋㅋ 이미 섭외 1순위 아니냐고 ㅋㅋㅋ]

[-<코랄어비스> 인성도 좋다고? ㅁㅊㄷㅁㅊㅇ]

[-<새회사> 갓플이랑 광고 계약한 곳 전부 호평이네 ㅋㅋ 개부럽다 진짜… 우리는 언제쯤 섭외할 급이 되냐…]

[<리얼리티>]

[갓플이 어느 정도냐면 내부적으로 전속모델 없었으면 추가로 계약 고려할 정도였음 ㅋㅋ

아 근데 이거 뭔가 아쉽네. 갓플이랑 계약한 회사만 알 수 있는 특권 같은 느낌이었는데 ㅋㅋㅋ]

[-<스타트업> 헐 ㅋㅋㅋ 리얼리티 형 등판]

[- 진심? 지금 리얼리티 달타냥 님이 모델이잖슴?]

[- 캡슐 언박싱한 게 저번 달 아니었나? 그때 이미 달타냥 님이랑 동급이라고?]

[-<스타트업> 와씨;; 달타냥 님 경력까지 대체할 정도면 얼마나 잘 생긴 거?]

[-<리얼리티> 근데 이번 방송은 오히려 화면발 못 받은 편임. 이상하게 갓플 얼굴 어둡게 나옴]

[-<코랄어비스> 그게 못 나온 거라고?]

[- ㅇㅇ 이거 참트루임]

[-<새회사> 아니;;; 대체 얼마나 잘 생긴 거여]

이경복과 계약한 회사의 직원들이 증언을 쏟아냈다. 그간 사정을 배려해 외모 얘기를 하지 않다가 이번에 그 스스로 일부나마 공개한 덕분이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알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에 게임 라운지는 온통 이경복의 이야기로 가득해졌다.

[]

[아놔 진짜 ㅋㅋ 브스타 끝나고 바로 계약 땄어야 되는 건데]

[- 그때 참가사는 다 오퍼 넣지 않았나? 갓플이 다 까버렸던 거 같은데]

[- 퍼플 코인 타기가 쉽겠냐고 ㅋㅋㅋ]

이에 계약 못 한 회사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이경복과 협업한 회사 직원들은 여유롭게 답글을 달 수 있었다.

[-<리얼리티> 형들은 왜 갓플이 거절했는지 모름?]

[- ㄹㅇㅋㅋ 갓플 돈 준다고 다 하는 사람 아님]

[- 갓플은 재미만 있으면 계약 없어도 플레이 해줌 ㅋㅋㅋ 바크도 갓플이 먼저 하고 계약한 거자너]

[- 이번에 로데리도 그러던데? 광고 끝났는데도 자발적으로 시참 이벤트까지 하고 ㅋㅋㅋ]

그들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건 제안한 금액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리얼리티>]

[개발사 형들아

갓플 보면서 좀 느끼는 거 없음?

갓플이 시청자들 돈 빨아먹으려고 게임하나?

어떻게든 매번 재미있는 쪽으로 해보려는 게 안 느껴짐?]

무엇보다 그에게 중요한 건 컨텐츠였고, 그 근본은 ‘재미’였다.

[마케팅 비용 때려 넣고, 게임 화면 하나 안 보여주고 전혀 상관없는 연예인 모델 내세우는 거 좀 그마내!

제발 재미있는 게임부터 좀 만들 생각을 하라고 ㅋㅋㅋ]

이경복과 협업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갓플은 재미없는 거 안 해욬ㅋㅋㅋ]

그는 근본을 아는 스트리머였다.

* * *

한편, 퍼지데이 팬카페.

[갓플 얼공 안 해온 게 오히려 좋은 듯]

[킹직히 이 얼굴 먼저 까고 했으면 전부 외모 얘기밖에 안했을 듯 ㅋㅋㅋ]

[이게 잘 한 게 편집자님도 요구대로 편집할 수밖에 없음ㅋㅋ]

[ㄹㅇㅋㅋ 백퍼 플레이보다 외모 부각하는 쪽으로 잡혔다]

[역시 갓플은 시작부터 퍼펙트한 스머였다 이마리야]

[이클님은 아예 안 나와서 좀 아쉽 ㅋㅋ]

[알고 보니 이클 님도 존잘인 거 아님?]

팬들은 이경복의 결정에 대해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주제는 따로 있었다.

[와씨 난 우리 형이 학폭 당했다는 말에 개충격 받음]

[킹직히 평소 방송 보면 반에 꼭 하나씩 있는 깐죽이 타입일 줄]

[우리 형 멘탈이 진짜 개 쩔긴 하는구나]

[나였으면 진짜 바로 히키코모리 될 텐데 ㅅㅂ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이 안가네]

지금은 퍼지데이의 팬카페지만 원래는 지놈의 팬카페였다. 때문에 회원 대부분이 지놈의 충성 팬들이었던 바, 그들은 이번 합방에서 밝혀진 학창시절에 깊이 공감했다.

[방송에서 종종 진지 빨고 고맙다고 하는 게 드립인 줄 알았는데 ㅅㅂ]

[아씨 뭣도 모르고 그냥 돌렸는데;;;]

[ㄴㄴ 우리는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됨 ㅋㅋㅋ 형이 원하는 것도 그거일 듯]

지놈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스스로 밝혔듯 그는 이미 과거를 극복해냈다.

[아 근데 이제 얼공해서 아는 척하는 놈들 나올 것 같음]

[아 ㅋㅋ 상상만 했는데 바로 스트레스 받네]

팬들이 걱정하는 건 다른 쪽이었다. 으레 얼굴을 공개하면 나타나는 과거의 인연들이었다.

[ㄴㄴ 형이 이미 방송에서 밝혀서 안 나올 듯]

[우리 형이 친없찐 선언해버렸자너 ㅋㅋㅋㅋ]

[지금 나와 봤자 방관자 아니면 학폭 가해자라고 자수하는 거지 뭐 ㅋㅋㅋ]

[ㄹㅇㅋㅋ 여기서 나대면 진짜 능지이슈임]

지놈이 방송에서 말해둔 바가 있기에 팬들은 불안함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화제가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바뀌는가 싶은 와중이었다.

[지놈 동창 트나잇에 등판!]

새로운 게시글 하나가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지놈이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나오다니?

팬들은 전투적인 태세로 게시글에 몰려갔다. 하지만 이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뭐지? 빨대가 아니야?]

[다들 키보드에서 손떼!]

[이건 좀 애매한데;;;]

그 사람은 지놈의 유명세를 이용하고자 하는 게 아니었다.

[이거는 우리가 뭐라 할 수가 없을 듯]

[ㅇㅇ 이건 우리형이 결정할 문제임]

[이걸 그나마 낫다고 해야 되나?]

[사과하려는 게 잘못은 아니잖슴?]

지놈을 알아보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 * *

비슷한 시각, 이경복의 집.

이경복은 지놈의 팬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읽고 있었다.

[지놈 님이 말한 동창입니다.]

짧은 제목이었지만 누르지 않을 수가 없는 글이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본명을 밝히는 것도 실례가 될지 몰라 지놈이라 부르겠습니다.

<사진>

제가 나온 고등학교 앨범입니다.

학교 이름은 가렸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오늘 방송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지놈 님의 방송을 종종 보곤 했지만 그 친구였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친구와는 전혀 달랐으니까요. 추억팔이를 하려고 글을 쓴 건 아니기에 말을 아끼겠습니다.

지놈 님 이야기는 전부 사실입니다. 저는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을 당하는 걸 안 뒤에 외면했던 친구입니다.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습니다.

제 잘못에 대해 지놈 님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경로로든 답을 주신다면 원하는 방식으로 따르겠습니다.]

이경복은 착잡한 표정으로 눈을 내렸다. 그 아래에는 지놈의 팬들이 써둔 댓글이 쌓여 있었다.

[-와씨;; 그럼 더 악질 아님?]

[-육체적 상처는 아물지만 마음에 그어진 흉터는 평생 갑니다.]

[-외면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사과 ㅋㅋㅋ 너무 역겹고?]

그의 존재 자체에 대해 불쾌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진짜 사과할 놈들은 안 오고 ㅅㅂ ㅋㅋㅋ]

[-센세, 뉘우칠 놈들은 학폭을 안합니다]

[-그래도 잘못한 건 아니까 그나마 낫네]

사과하려는 노력을 인정해주는 이들도 있었으며.

[-솔직히 이건 둘 사이의 문제라 우리가 뭐라 할 건 아님]

[-ㄹㅇㅋㅋ 게놈들 선 지켜라 진짜]

[-제 3자가 가타부타 할 일은 아닌 듯]

무엇보다도 지놈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팬들도 있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반응은 복합적이었다.

‘어렵네.’

이경복의 생각도 비슷했다.

다만 그는 팬들과는 조금 다르게 지놈의 입장에 이입하고 있었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주호가 말한 게 이런 상황이겠지.’

잘잘못이 명확하지 않고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달라졌다.

정확히 같지는 않아도 이경복이 얼굴을 공개하게 되면 마주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고민해본 이경복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 쉽지가 않네. 형도 고민이 많이 되겠고.’

아무리 지놈이 방송 경력이 길다고 해도 이런 문제는 처음일 터였다. 이에 이경복은 그가 대처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거라 판단했다.

‘내가 먼저 들어보고 도움을 주면 괜찮지 않을까?’

지놈이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 듣고 신기를 가늠해보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터였다.

‘근데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네……’

지놈이 이경복의 말을 들을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박주호나 최병훈이라면 흔쾌히 듣겠지만 그는 이경복의 내력에 대해 몰랐다.

그렇게 그가 고민하는 와중이었다.

[‘GENOME’님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대답>]

트라이 방송 알림이 떠올랐다.

이경복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벌써?”

방제를 보니 그 역시 해당 게시글을 본 게 분명했다. 예상과 달리 지놈의 대응은 무척 빨랐다.

그래서 이경복은 더 걱정이 됐다.

‘감정적으로 나오는 건 아니겠지?’

일단 지놈이 대처를 결정한 상황이었다. 이경복은 즉시 신기를 가늠해보았다.

‘응?’

다행히 불길한 직감은 없었다.

이에 불안함이 가라앉자 호기심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지놈이 과연 어떤 대답을 준비했기에?

이경복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진짜 이 형이랑 같이 있으면 배울 게 많다니까.’

그는 바로 지놈의 채널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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