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 청정수 한 방울 (4)
얏타맨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소프트모바일! 힘을 더 내달라고! 퍼플 씨와 멀어지고 있잖아!”
메탈 펀치는 그가 평소 즐기는 게임이 아니었다. 이에 그는 이경복의 소식을 듣자마자 게임을 재설치했지만 속도가 그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얏타맨wwww 진심으로 절박해해서 뿜었다www
-일본의 인터넷 품질, 너무하잖아 이거!
-포기해라. 그게 편하다.
-인터넷 인프라 만큼은 한일전에서 명백하게 패배해버렸다고wwww
-하아-?! 얏타맨은 스트리머라서 가장 비싼 요금제일 텐데?
-퍼플 씨www 너무 멀어져버리는www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웃으며 일본의 인터넷 환경을 탓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이 지난 뒤에 설치가 완료되었다.
“해냈다! 퍼플 씨! 바로 만나러 갈 테니까!”
-얏타맨의 얏타www 설치만으로 나와버렸다wwww
-하지만 너무 늦어버린wwww
-어이어이, 얏타맨 씨. 퍼플 씨는 이미 머나먼 곳으로 떠나버렸다고!
-아아, 퍼플 님의 속도 상상초월이었지.
-빨강단과 주황단은 만날 수 없어. 슬프잖아 이거wwww
메탈 펀치를 실행했지만 얏타맨은 이경복과 만날 수 없었다. 그 사이 이경복이 승단을 거듭해 빨강단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에에?! 벌써!? 소프트 모바일…! 믿었는데에에에!”
얏타맨이 과장스럽게 머리를 감싸자 채팅창이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그러나 이내 얏타맨은 주먹을 불끈 쥐며 일어섰다.
“아아, 하지만 내 의지를 꺾을 수는 없지! 이 정도 차이는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으니까!”
얏타맨은 이전 메탈 펀치 컨텐츠로 뉴비의 벽을 넘는 방송을 진행했다. 그 결과 80시간 만에 주황단에 입성을 했었다.
“지금이라도 퍼플 씨를 쫓아가면 만날 수 있을 거야! 모두, 응원 부탁할게!”
-이런이런, 역시나 얏타맨이랄까?
-힘내라 얏타맨!
-아아, 퍼플 씨도 잠은 잘 테니까 말이지.
-그래도 로데리보다는 쉬울 것 같은www
시청자들의 응원 속에 얏타맨은 다시 한 번 이경복을 쫓아 매칭을 돌렸다.
* * *
누군가는 이경복의 빨강단 승단을 아쉬워했지만 그의 시청자들은 달랐다.
-초고속 승단 무냐구웃!
-이제야 갓플도 좀 즐길 구간으로 왔네 ㅋㅋㅋ
-ㄹㅇㅋㅋ 빨강단이면 킹반인 기준 고수들이자너
-그럼 갓플 기준으로는?
-생각하는 샌드백 쯤 되나?
-아닠ㅋㅋ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곸ㅋㅋㅋ
지금까지는 이경복과의 실력 격차가 너무 커서 압도적인 승부만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양상이 달라질 터였다.
-이제 격겜러들 상주 구간 아님?
-ㅇㅇ 이번에는 한국 매칭으로 많이 잡힐 듯
-킹직히 일본 유저들은 갓플 몰라봐서 방심한 거 없지 않아 있을 듯
-ㄹㅇㅋㅋ 한국 격겜러면 갓플 보고 방심 못하지
올라오는 채팅에 이경복도 기대를 내비쳤다.
“그럼 이제 한국 격겜러분들 실력을 맛 볼 수 있겠네요. 과연 어느 정도일지 기대가 됩니다.”
그 말에 채팅창도 웃음이 가득해졌다. 이윽고 매칭이 성사되자 모두의 주의가 상대 쪽으로 돌아갔다.
예상대로 이번 상대는 한국인이었다.
‘뭐지?’
하지만 이경복은 즐거워할 수 없었다.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불쾌감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랜뽑러? 아니, 그보다는 더 질이 나쁜데.’
랜뽑을 하는 빈도가 줄어들긴 해도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상대는 기존에 만났던 랜뽑러들보다 더 느낌이 좋지 않았다.
‘설마 저격인가?’
그가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는 와중 해답이 채팅창에 나타났다.
-아 ㅅㅂ 재수 없게 초반부터
-혀엉! 저쉑 패작러야!
-와앀ㅋㅋㅋ 쟤 커뮤에서도 쫓겨난 혼모노임 ㅋㅋㅋㅋ
-점마 진짜 개악질임 ㅋㅋㅋ
-전적 확인해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욧!
상대가 일부러 패배를 반복해 랭크를 내려서 실력 낮은 사람들하고만 승부를 했다는 제보였다.
이경복은 그에 바로 상대 정보를 확인했다.
[Rank – 22단]
[15,727 승]
[81회 연승 중]
드러난 전적에 일반 시청자들도 바로 공감했다.
-승리 횟수 1.5만? 빨강단인데?
-무친ㅋㅋㅋㅋ 진심 개악질이넼ㅋㅋㅋ
-아니;;; 양학을 ㅅㅂ 얼마나 한 거야?
-뭐예요? 왜 진짜 혼모노에요?!
-와 징하네 ㅋㅋㅋ 양학도 이 정도면 질려서 못 할 텐데
-연승 끊기 넘모 마려운 것인디요?
어느 게임이라도 일부러 못하는 상대만 찾아다니는, 소위 ‘양민 학살’ 행위는 환영받지 못했다.
때문에 채팅창은 바로 한 마음처럼 뭉쳤다.
-혀엉! 빨리 참교육 해줘잉!
-ㄹㅇㅋㅋ 이건 무적권 발라줘야지
-우리 갓플이 한 뚝배기 해줘야 된다 이마리야
-이미 정의구현각 바로 보이쥬?
-양학충 맴매 딱 대!
이경복은 그 요청은 물론 다른 이유로도 즐거운 웃음을 지었다.
“운이 좋네요.”
그 말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번지려는 순간, 이경복이 캐릭터를 선택하며 말을 이었다.
“양학러면 빨강단 격겜러분들 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죠? 재미있는 승부가 되겠습니다.”
양학도 실력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시청자들은 그의 속뜻을 읽고 즐겁게 웃었다.
“오? 에드워드네요?”
상대는 춤과 무술이 결합된 ‘카포에라’를 사용하는 캐릭터를 선택했다.
-와 ㅋㅋ 진짜 인성 나오네
-에드워드는 패턴 파악하기 좀 빡신데
-카포에라 자체가 동작이 좀 불규칙적임 ㅋㅋㅋ
-저쉑 백퍼 갓플 상세 전적 보고 고른 거다
-ㄹㅇㅋㅋ 상대해본 적 없는 거 보고 날먹하려는 거임
격겜러들은 그 선택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일반 시청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아 ㅋㅋ 퍼펙트 강너울이면 문제없다니깐!
-우리 형이면 보자마자 다 안다 이마리야
-퍼펙트 아이 ON!
-정의는 승리한다!
격겜러들의 우려는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기준이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배경이 뒤바뀌었다.
이번 스테이지는 반듯한 돌바닥에 기둥이 세워진 석조 사원이었다.
시작과 함께 예상대로 에드워드가 변칙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앞으로 물구나무를 서는가 싶더니 허리를 돌리며 발차기를 날렸다.
물론 이경복은 가뿐하게 막아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격이 막히자 상대는 바로 하단을 노려왔다.
-어우;;; 정신이 없네
-위야 아래야! 하나만 해!
-진짜 ㅋㅋㅋ 패턴 모르면 그냥 처맞을 수밖에 없을 듯
-킹치만 갓플은 초장부터 막아버리고?
-아아, 처음 보지만 파악을 끝낸다. 그것이 퍼펙트 상식이니까 (끄덕)
변칙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경복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가드를 성공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틈을 노려 딴 손으로 상대의 콤보를 끊기까지 했다.
“오?”
그러나 상대도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콤보가 끊어지자마자 횡이동으로 회피, 이어지는 이경복의 연격을 가드로 막아냈다.
-이걸 막아?
-쑤에끼~ 실력은 좋네 ㅅㅂ
-왜 인성은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 것이지?
-확실히 반응속도가 좀 다르긴 하네 ㅋㅋㅋㅋ
-그 와중에 갓플은 또 좋아하쥬?
-??? : 샌드백이!? 가드를?!
이경복은 틈틈이 채팅을 확인하고는 멘트를 쳤다.
“아, 확실히 실력이 다르네요. 강너울 스킬도 머리에 다 들어있으신가? 잘 막으시네.”
감탄도 잠시 이경복은 얼굴을 굳혔다. 상황이 불리한 건 아니었다.
‘이러면 멘탈 싸움으로 가는 건데…’
양쪽 모두 대치 상황이 이어질 따름이었다. 먼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쪽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경복은 그걸 원치 않았다.
‘그림이 별로야.’
그가 걱정하는 건 대결이 아니라 방송이었다. 멘탈이야 자신 있었지만 서로 시원한 타격이 없으면 방송이 지루해질 터였다.
‘격겜은 터지는 맛이 있어야지.’
이에 이경복은 더욱 집중했다. 그의 뜻을 따라 신기가 준동했다.
카포에라의 춤선부터 돌바닥의 굴곡과 기둥의 표면까지. 확산된 신기는 눈앞의 에드워드만이 아니라 사방의 정보를 수집해왔다.
‘이거, 괜찮겠네.’
그중 선별된 정보가 이경복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그는 싱긋 미소 지으며 떠오른 길을 따라 움직였다.
-횡이동 좋고!
-측면 잡았다!
-바로 공중가나요!?
이경복이 아슬아슬하게 상대의 발차기를 빗겨가며 옆으로 움직였다. 그에 시청자들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지만 에드워드는 그대로 회전력을 이용해 바닥을 휩쓸 듯 윈드밀을 돌았다.
-에드워드 상대로 횡이동은 별로 의미가 없음
-오히려 이건 템포 놓친거신디요;;
-그냥 가드하고 카운터 노리지 ㅠ
-ㄹㅇㅋㅋ 바로 쫓아오잖슴!
격겜러들은 그것을 이경복의 실책으로 판단했다. 바로 이어지는 에드워드의 연타에 반격은커녕 가드가 급해졌다.
-이러면 좀 불리한데?
-ㅇㅇ 가드 데미지 너무 쌓였음
-이러다가 타임아웃으로 지는 거 아님?
-큰 거 하나만 치자!
-혀엉! 카운터 각 봐줘잉!
가드는 만능이 아니었다.
아주 미세하지만 가드를 해도 피해는 축적됐다. 이렇게 계속 밀리면 제한시간이 끝났을 때 패배하는 쪽은 이경복일 터였다.
“당연히 반격해야죠.”
그 사실은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이경복은 그 말과 함께 하단기를 피해 도약했다.
-?
-혀엉?!
-아니;;; 이런 큰 거 말고!
-아! 갓플 슨수! 가가매요!
-으아 앙대!
동작이 클수록 실패하면 빈틈이 많아진다. 격겜러가 아닌 일반 시청자들도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경복의 도약은 커도 너무 큰 동작이었다. 더욱이 상대는 강너울의 스킬을 다 알고 있지 않나.
“멘탈이 약하시네.”
아니나 다를까 에드워드는 바로 뒤로 몸을 빼냈다. 상대는 이경복이 조급함에 한 실수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약 올리는 듯한 보이스 챗과 함께 상대는 재차 바닥을 휩쓸었다. 이경복이 착지하는 순간 타격하기 위해 준비동작을 취한 것이다.
‘됐네.’
이경복은 그대로 바닥을 강타했다. 그러자 상황은 모두의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쿠르릉하는 굉음과 함께 사원 바닥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억?!”
에드워드는 그 자세 그대로 공중에서 허우적거렸다. 이경복은 환하게 웃으며 허리를 틀었다.
“멘탈 잡으셔야죠.”
그의 한 마디와 더불어 강너울의 공중 돌려차기가 에드워드에게 적중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추락한 에드워드는 바닥에 부딪침과 동시에 다시 튕겨 올라왔다.
“수고하셨어요.”
이어 착지한 이경복은 기다렸다는 듯 공중 콤보를 이어갔다.
-???????
-바닥 붕괴라고!?
-1일차에 바운드 시스템을?
-와씨 ㅋㅋㅋ 미쳤네 진짜
-붕괴 포인트 어케 알았음? 무작위 형성인데!?
-무친ㅋㅋㅋㅋ 사원맵 이번이 처음 아니냐곸ㅋㅋㅋㅋ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격겜러들이 비명 같은 의문을 토했다. 이경복이 몇몇 스테이지에 존재하는 기믹인 ‘붕괴’를 이용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였다.
-우리형의 운이 여기서 또?!
-만해의 갓플이 또 해버린 것인가!?
-진짜 ㅋㅋㅋ 이게 신이 아니면 뭐냐구욬ㅋㅋㅋ
다른 시청자들은 그것이 순전히 이경복의 운이라 판단했다.
“네? 보고 한 건데요?”
그러나 이내 이경복의 답이 돌아오자 채팅창은 물음표가 장악했다. 보다니, 대체 뭘 봤다는 것인가?
이경복은 커맨드를 입력한 후 다시 답했다.
“지대가 약간 아래로 꺼져 있었는데, 못 보셨어요?”
붕괴 포인트는 다른 바닥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
-ㅔ?
-않이;;; 상대 보고 막기도 바쁜데 스테이지를 어떻게 봐욧!
-에드워드 공격 막으면서 다른 데 눈이 돌아간다고?
-눈! 저 눈이 또!
-이건 ㅋㅋㅋ 다시보기 안 봐도 갓플 말이 맞을 듯
-ㄹㅇㅋㅋ 우리형 말이 틀린 적 있나?
-또 퍼펙트 아이가 퍼펙트 아이 해버렸다 이마리야
안 그래도 에드워드의 공격이 변칙적이라는 걸 직접 보지 않았던가. 시청자들은 이에 경탄을 숨기지 않았다.
그 사이 이경복은 에드워드를 벽까지 밀어붙여 마무리를 지었다.
[K.O.]
눈앞에 나타난 승리 메시지에 시청자들은 마음 편히 환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경복이 눈을 굴리자 시청자들은 의아해했다. 이겼는데 왜 그러는 걸까?
“아니, 제가 너무 기대치가 높았나. 이분 양학러 맞죠? 실력이 막 엄청 좋으신 건 아닌 것 같아서.”
이경복은 채팅창 반응에 멋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기 너무 오래 머물러 계셔서 현지화가 된 건가? 아무튼 재밌었습니다.”
그 말에 채팅창에 웃음이 퍼졌다. 특히나 양학러에게 시달렸던 격겜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아 ㅋㅋ 넘모 지당하신 말씀이었고?
-ㄹㅇㅋㅋ 아래만 보는데 어떻게 위로 올라오겠냐고 ㅋㅋㅋ
-양학러쉑 바로 현지인행ㅋㅋㅋㅋㅋㅋ
-할 말은 한다! 퍼카콜라!
-캬 ㅋㅋ 이래서 다 갓플갓플 하는 거였고?
모두가 흡족해하는 사이 배경은 다시 로비로 돌아왔다.
이에 이경복이 다시 매칭을 잡으려는 순간이었다.
[이전 상대로부터 ‘리벤지’ 요청이 도착했습니다.]
[>방금 에드워드는 주캐 아님. 진짜 제대로 붙어보죠?]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에 이경복은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아 ㅋㅋ 빌런답게 바로 인정 못하쥬?
-양하다 추학러야!
-쑤에끼, 이거 정신을 못 차리네?
-역으로 양학 당해버리니까 어질어질하다 그쟈?
-주캐갘ㅋㅋㅋ아님ㅋㅋㅋㅋㅋ기껏 생각해낸겤ㅋㅋㅋㅋ
-지놈 보고 있나? 트최추 자리가 이렇게 위태롭다 이마리야
-갑자기 추놈은 왜 때리냐곸ㅋㅋㅋ
시청자들은 그 요청에 조소를 흘렸다. 이경복도 이에 실소를 흘렸다.
‘굳이 얽힐 이유가 있나?’
이경복이 이 요청을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한 순간이었다.
[‘너잘걸렸다’님이 퀘스트를 제안합니다!]
[조건 – 양학러 상대로 계삭빵 10선 성공]
[성공 – 300,000원]
방송을 보던 격겜러 시청자가 퀘스트를 제안했다.
-아 ㅋㅋ 10선은 킹정이지!
-혀엉! 이대로 가면 저쉑 정신 못 차려!
-ㄹㅇㅋㅋ 제대로 밟아줍시다
-정의구현은 못 참지 또 ㅋㅋㅋ
-???: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이건 무적권 재미있다 ㅋㅋㅋ
그리고 그 퀘스트는 곧바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빨강단정화작업’님이 퀘스트 보상금을 추가합니다.]
[누적 보상금 – 400,000원]
[‘진짜청정수였네’님이 퀘스트 보상금을 추가합니다.]
[누적 보상금 – 450,000원]
[‘메탈펀치정상영업합니다^^’님이 퀘스트 보상금을 추가합니다.]
[누적 보상금 – 500,000원]
…
물꼬가 트이자 퀘스트 상금이 연속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쌓인 상금은 어느새.
[‘더추빤나오는지보자’님이 퀘스트 보상금을 추가합니다.]
[누적 보상금 – 2,196,000원]
200만 원을 돌파했다.
이경복은 이에 멋쩍게 웃다가도 수락을 눌렀다.
“아, 퀘스트 감사드립니다. 이거 거절할 이유가 없네요.”
단순히 상금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청자분들 말대로라면 지금 이 구간에서는 이 사람보다 더 실력 좋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거겠지.’
돈도 벌고 재미도 챙기고 빌런까지 쫓아낼 수 있는 기회였다.
이에 그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10선 계삭빵 ㄱ?]
정작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산될 퀘스트였다.
이에 모두가 답을 기다리는 와중,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콜 ㅋㅋ 이제 안 봐줌ㅋㅋㅋ]
상대의 수락 메시지에 채팅창은 환호로 가득해졌다.
-봐주기는ㅋㅋㅋ ㅅㅂㅋㅋㅋㅋ
-지면 삐져서 방송 안 봐주겠다는 거 아님?
-아 ㅋㅋㅋ 방송 안 본다는 얘기였냐고 ㅋㅋㅋ
-어차피 빌런쉑은 바로 밴이야!
-메탈 펀치판은 갓플이 정화한다!
-퍼펙트 청정수 효과 너무 좋고?
-이게 진짜 청정수지 ㅋㅋㅋㅋ
메탈 펀치라는 고여 버린 웅덩이에 이경복이 새로운 흐름을 가져오리라 기대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