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277화 (277/491)

277화 - 청정수 한 방울 (5)

10선.

이름 그대로 누가 먼저 10번 승리를 달성하는지 결정하는 승부를 일컫는 말이었다.

-양학러쉑 ㅋㅋㅋ 밑천 다 드러날 듯 ㅋㅋㅋ

-10선이면 다 까발리고도 남지 ㅋㅋㅋ

-스포) 찐으로 개발리고 캡슐 박차고 나감

-10선은 뭐 다름?

-이미 갓플한테 처발린 거 아닌가 ㅋㅋㅋ

진짜 실력이 밝혀질 거라 기대하는 격겜러들과 달리 일반 시청자들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아해했다.

채팅 반응을 확인한 이경복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단판이랑 장기전은 차이가 있죠. 매 결과에 따라 멘탈적으로도 부담이 갈 테니까요.”

한 번에 끝나는 대결이 아닌 만큼 승패가 쌓일수록 부담이 가중된다. 10선은 단순 게임 실력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도 영향이 컸다.

-진짜 ㅋㅋㅋ 갈수록 쫄깃해짐

-괜히 연승한다고 방심하다가 역전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마리야

-그것보다는 서로 패턴 익숙해져서 찐 실력으로 겨루는 게 더 의미 있는 거

-옼ㅋㅋ 이거도 맞말이지

-몰라서 당했다는 변명 절대 안 나옴 ㅋㅋㅋㅋ

-10선 했는데 패턴 파악 못하면 그냥 개허접인 거 ㅋㅋㅋ

격겜러들은 그의 말에 동의하며 채팅을 쏟아냈다. 장기전과 함께 서로의 패턴에 익숙해지면 남은 건 플레이어의 역량뿐이었다.

반사신경은 물론 심리전에 대응하는 판단력까지. 격겜러들은 이것이 플레이어의 진짜 실력이라 여겼다.

“꽤 시간을 끄네요. 이것도 심리전인가?”

이경복은 이미 강너울을 선택했지만 상대방은 결정하지 않았다. 그는 제한시간이 끝날 즈음에야 캐릭터를 선택했다.

-카츠네? 카츠여?

-빌런답게 빌런 캐릭터 골라버리기 ㅋㅋㅋ

-마! 니 카츠 좀 치나!?

-이쉑ㅋㅋㅋ 자신 좀 있나본데?

-ㄹㅇㅋㅋ 카츠는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의 아이콘인데

그 캐릭터는 이경복도 익히 알고 있었다.

“카츠, 저 오락실 때 꽤 자주 봤습니다. 풍뢰권이랑 나락차기, 죽음의 이지선다로 유명하잖아요.”

-진짜 카츠 장인들 보면 개얄미움 ㅋㅋㅋ

-상단인가 싶으면 하단, 하단인가 싶으면 바로 상단 ㅋㅋㅋ

-초풍은 진짜 좀 너프 먹어야 된다

-발동속도 너무 사기긴해 ㅋㅋㅋ

-아니 ㅅㅂ 초풍하나로 먹고 사는데 억까 개심하네

-카츠 유저 바로 나와 버리고?

캐릭터 선택이 끝나자 바로 스테이지가 결정됐다. 이번에는 바운드 시스템을 경계했는지 상대는 벽과 바닥 기믹이 없는 소위, ‘무한맵’을 선택했다.

-이쉑ㅋㅋㅋ 바짝 쫄았네

-샌드백 PTSD 걸렸네 ㅋㅋㅋㅋ

-아 ㅋㅋ 주캐라서 자신 있는 거 아니였냐구요 ㅋㅋㅋ

-이미 멘탈에서 눌렸쥬?

-정의구현 가즈아!

-10연승 딱 대!

이내 시청자들의 응원과 기대 속에서.

승부가 시작됐다.

* * *

메탈 펀치 커뮤니티, 메탈 펀치 메타.

그곳에서는 퍼플의 방송에 관한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보통은 방송이 끝난 뒤에 커뮤니티가 활성화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와씨 ㅋㅋㅋㅋ 퍼플 진짜 실력 미쳤네]

[그냥 피지컬만 좋은 게 아님 ㅋㅋㅋ 심리전도 겁나 개쩔음]

[이지선다 100% 정답이 가능함?]

[챗창보다 확실히 여기가 더 편하네 ㅋㅋㅋㅋ]

방송 채팅창은 시청자가 너무 많아 격겜러들 간의 소통이 어려웠다. 그리고 그 많은 시청자들 대부분은 격투 게임에 경험이 없는, 소위 ‘격알못’인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저 감탄만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격겜러들은 보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커뮤니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채팅창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관리자> 퍼플 10선 1경기 (퍼플 승)]

[<관리자> 퍼플 10선 2경기 (퍼플 승)]

[<관리자> 퍼플 10선 3경기 (퍼플 승)]

이에 오히려 커뮤니티가 번잡해지자 메탈 펀치 메타 관리자는 따로 경기별로 게시글을 준비해 격겜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양학러쉑 주캐라더니 좀 치긴 하네 ㅋㅋㅋ]

[-ㅇㅇ 초풍도 간간이 나오는 거 보니 연습 많이 해둔 듯]

[-킹치만 갓플한테는 안 통하쥬? 바로 막혀버리쥬?]

[-진짜 한 번은 걸릴만한데 그 하나를 안 내주네 ㅋㅋㅋㅋ]

[-???: 얘! 뭐가 잘 안 되니!?]

[-???: 얼른 죽어버리렴!]

[-내가 상대했으면 이미 멘탈 갈렸을 듯 ㅋㅋㅋ]

주 캐릭터라고 내세운 만큼 카츠의 실력은 격겜러들도 인정할 만 했다. 다만 그 상대가 퍼플이었기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의 완벽한 대처에 카츠는 번번이 콤보를 이어나가지 못했고 역습에 당해버렸다.

[-와씨 지금 뭐임?]

[-근접초풍까지 막아버린다고?]

[-아니;;; 이건 백퍼 걸리는 건데?]

[-양학러쉑ㅋㅋ 잭팟터졌다고 좋아했을 텐데 ㅋㅋㅋㅋ]

[-갓직히 이건 어깨 정도나 막을 수 있는 거 아님?]

[-아니;;; 보고 막는 게 아니라 미리 예측하고 막는 수준인데?]

[-이건 이미 마음이 꺾였다 ㅋㅋㅋㅋㅋ]

언뜻 보기에 승세는 완전히 기울어져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판단이었다.

격겜러들의 생각은 달랐다.

[-챗창은 이미 우승분위기네 ㅋㅋㅋ]

[-ㄹㅇㅋㅋ 저기서 아모른직다하면 역적취급 당할 듯]

[-좀 빡치긴 하는데 양학러 쉑 실력이 있긴 해]

[-ㅇㅇ 갓플 패턴도 좀 파악되는 듯]

[-점점 버티는 시간 늘어나고 있는 중 ㅋㅋㅋ]

비록 연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대결의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는데 양학러도 이경복의 플레이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만약 여기서 이경복이 방심한다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게 격투 게임의 세계였다.

[<관리자> 퍼플 10선 7경기]

이윽고 7번째 경기가 시작됐다.

이전 게시글에서 이동한 격겜러들은 방송을 보며 빠르게 댓글을 달았다.

[-?]

[-뭐임?]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갑자기?]

[-와 ㅋㅋㅋ 전략이야 퍼포먼스야?]

[-이정도면 티배깅아니냐? ㅋㅋㅋㅋ]

이전과 달리 이경복이 캐릭터를 바꾼 것이다.

[-미러전 미쳤고?]

그는 상대와 같은 캐릭터, 카츠를 선택했다.

* * *

그의 선택에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혀엉? 이거 맞아!?

-강너울로 잘 하다가 왜?!

-카츠 처음 해보는 거 아님?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갓플 슨수! 너무 가가매요!

-아니;;; 갑자기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욧!

줄곧 승기를 이어나가는 와중에 갑자기 캐릭터 교체라니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물론 이경복에게도 이유가 있었다.

“같은 그림만 나오면 좀 루즈해지잖아요?”

언제나 그렇듯, 그는 방송을 생각했다.

“그리고 상대하다 보니까 카츠도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 번 해보려고요.”

그 답변으로 시청자들의 불안함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저 방송! 그저 재미! 그저 빛!

-킁카킁카! 평소의 퍼자감이로군!

-아 ㅋㅋ 캐릭터 교체한다고 질 거라 생각한 흑우 없제?

-즐기는 자 모드 ON!

-???: 언제부터 이걸 대결이라고 생각한 거지?

-퍼화수월 뭔데 ㅋㅋㅋㅋㅋ

-이걸로 이기면 양학러 빡종각 아니냐?

-처음 하는 갓플한테 주캐로 처발리면 진짜 ㅋㅋㅋㅋㅋㅋ

-이거는 이미 선택부터 멘탈 데미지 입음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퍼펙트-양학? 지금까지 본 양학은 대체?

그리 분위기가 전환된 사이 캐릭터 선택이 끝났다.

재차 시작된 대결에 이경복은 주의를 돌렸다.

‘분명 이렇게 하는 거였지.’

지난 플레이를 통해 카츠의 움직임은 전부 머릿속에 들어있었다.

양쪽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파이트 선언과 동시에 풍뢰권을 시전했다.

쾅하는 둔중한 울림이 울려 퍼졌다.

-?

-무친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초풍이라고?

-아 ㅋㅋ 퍼펙트-상식 발동!

발동은 이경복이 압도적으로 빨랐다. 번개 이펙트가 터지며 상대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 모두가 놀랐지만.

“생각보다 쉽네요.”

이경복은 언제나 그 이상을 보여줬다.

그는 곧바로 떠오른 상대에게 접근해 다시 초풍을 시전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연속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번쩍이는 이펙트와 굉음이 리드미컬하게 울려 퍼졌다.

-기본 풍뢰 ㅇㄷ?

-무친ㅋㅋㅋㅋ 초풍이 디폴트냐곸ㅋㅋㅋㅋㅋ

-캬! 피 쭉쭉 빠지는 거 보소!

-이게 진짜 압살이지 ㅋㅋㅋㅋㅋ

-WA! 불꽃놀이!

-장례식인가요? 축제인가요?

-둘 다입니다

그러나 공중 콤보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무한콤보 방지를 위해 적용된 무적 판정으로 양학러는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콤보의 시작일 뿐이었다.

-엌ㅋㅋㅋㅋㅋㅋㅋ

-바로 나락차기 들어가 버리고?

-응~ 못 일어나~

-죽음의 이지선다가 아니라 복수정답이었쥬?

-죽음의 복수정답 ㅅㅂㅋㅋㅋㅋ

-아 ㅋㅋ 선택권이 없으시다고요! 다 고르셔야 된다니깐!?

-이게 진짜 나락이지 ㅋㅋㅋ

-10초컷 나오나?

커맨드 입력과 동시에 쓰러진 상대를 향해 카츠가 회전하며 하단 돌려차기를 가했다.

결국 상대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다시금 체력을 헌납해야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무한히 이어지지는 않았다.

양학러는 체력바를 아주 미약한 눈금 수준으로 남기고 살아남았다. 가드 데미지라도 쓰러질 체력이기에 모두가 이경복의 승리를 점쳤다.

‘뭐지?’

그러나 이경복은 다른 느낌을 감지했다. 분명 승세는 확실히 기울었지만, 상대로부터 느껴지는 위협 수준이 증폭하기 시작한 것이다.

“너 이노오오옴!”

이윽고 카츠의 분노한 대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더불어 상대 카츠의 몸에서 검붉은 오오라가 피어났고, 안광마저 붉게 번쩍였다.

그 변화에 시청자들은 당황했지만 격겜러들은 상황을 바로 파악했다.

-오? 버스트로 발악해버리기 ㅋㅋㅋ

-개피 되니까 겨우 쓰네 ㅋㅋㅋ

-상황판단은 그래도 잘 했네 ㅋㅋ

버스트는 메탈 펀치의 시스템 중 하나로 역전의 재미를 위한 요소였다.

일정 체력 이하에서만 발동되는 버프로 피격에도 경직이 사라지는 ‘슈퍼아머’와 피해량 감소 및 데미지 증가 효과가 적용된다.

이전 대결에서는 이경복의 콤보로 결판이 나버렸기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걸로 역전 가능?

-아 ㅋㅋ 되겠냐고 ㅋㅋㅋㅋ

-아니 ㅋㅋ 아모른직다 해달라구욧! ㅋㅋㅋ

-갓플이 짠손 몇 대만 쳐도 이길 텐데 뭘ㅋㅋㅋ

일반 시청자들은 결과는 달라질 거라 생각지 않았다.

아무리 버프를 받는다고 해도 이미 승세는 확정이 아닌가? 의미 없는 최후의 발악일 뿐이리라.

하지만 이경복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뭔가 다른 게 있어.’

단순히 버프만으로는 위협 수준의 상승 폭이 너무 컸다.

아니나 다를까, 상대 쪽에서 돌진해오더니 갑자기 시야가 일변했다.

마치 컷신처럼 상대를 단독샷으로 잡은 화면이 나타났다.

“너는, 여기에서 죽는다.”

카츠의 목소리와 함께 그 뒤에 거친 필체의 문구가 나타났다.

[BURST MOVE!]

버스트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캐릭터 전용 스킬이었다. 이윽고 화면이 원래대로 돌아오며 통제권이 돌아왔다.

그와 함께 이전과 비견할 수 없는 속도의 콤보가 날아들었다.

그 모습에 채팅창이 격동했다.

-뭔가, 뭔가 세 보인다앗!

-뭐임? 필살기임!?

-ㅇㅇ 초필살기 같은 거

-게임당 한 번만 쓰는 히든카드임ㅋㅋㅋ

-풀피면 맞아도 안 죽을 걸?

-아! 갓플 슨수! 웃고 있어요!

-살인미소가 또?

그것을 보며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시청자들은 그 여유의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마치 폭탄이 터지듯 둔중한 소리가 연달아 터지고, 이펙트가 정신없이 번쩍였지만.

“이거 재밌네요.”

이경복은 날아드는 모든 콤보의 피해 판정을 파악하고 정확히 가드를 이어나갔다.

그 모습에 격겜러는 물론 일반 시청자들도 경탄을 토했다.

-아니;;; 그게 보여요!?

-이건 외우고 있어도 반응이 힘든데 ㅅㅂㅋㅋㅋㅋ

-갓플 처음 맞아보는 거 아님?

-이걸 진짜 다 막아낸다고?

-순수 피지컬로 가드? 진심?

-(게말콘)(게말콘)(게말콘)

-필살기(필살아님)

-아 ㅋㅋ 안 죽는데 왜 필살이냐곸ㅋㅋㅋㅋㅋ

-???: 너는 여기에서 죽는다(실제로 한 말)

그 완벽한 대응에 놀란 건 비단 시청자들만이 아니었다.

버스트 무브가 끝나자 상대, 양학러는 믿기지 않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보이스챗을 열었다.

“아니, 이건 사기지…!”

억울함이 배어나온 목소리에 이경복이 웃으며 답했다.

“아, 끝난 거예요? 이제 좀 재밌어지나 했는데 아쉽네.”

그는 활짝 웃으며 가벼운 잽을 날렸다.

“덕분에 새로운 걸 배웠습니다.”

이미 체력이 0에 가까운 상태였던 바, 그 한 방으로 남은 체력은 모두 소진됐다.

[K.O.]

미러전은 이경복의 압승이었다.

* * *

7경기 이후 나머지 경기는 너무나 손쉽게 끝이 나버렸다. 멘탈이 무너진 양학러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 실력이 퇴보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PERFECT!]

결국 마지막 10경기는 처음 보다 더 완벽한 압승으로 종료되었다.

[퀘스트 성공!]

[‘너잘걸렸다’ 외 241명이 ‘2,196,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10연승 확정과 더불어 퀘스트가 정산됐다. 메시지가 나타남과 더불어 채팅창도 행복으로 가득해졌다.

-갓플 우승! 갓플 우승! 갓플 우승!

-자 이제 누가 양학러지?

-???: 이제 안 봐줌 (실제로 한 말)

-주캐롴ㅋㅋㅋ붙어보죸ㅋㅋㅋㅋ

-네 붙어드렸습니다^^

-삭제해라 애송이!

-메탈 펀치의 가치도 모르는 놈은 썩 꺼져!

-않잌ㅋㅋㅋ 무슨 대메탈 펀치시대냐곸ㅋㅋ

-아 ㅋㅋ 뭐하시냐구요 ㅋㅋㅋ 얼른 계삭하시라고요 ㅋㅋㅋ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격동하던 채팅창은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에 덜컥 멈추었다.

[어뷰징 경고]

[짧은 간격으로 동일한 대상에게 같은 결과가 반복되었습니다.]

[‘퍼펙트플레이’ 님의 플레이가 ‘3:00:00’ 제한됩니다.]

“어뷰징?”

예상치 못한 메시지에 이경복은 물론 시청자들도 놀랐다.

-너무 빨리 많이 이겨서 어뷰징ㅋㅋㅋㅋㅋ

-근데 확실히 빠르긴 했음 ㅋㅋㅋ

-너무 잘해서 어뷰징 경고를 받은 스머가 이따!?

-시스템이 바로 큐튭각 살려줘버리기 ㅋㅋㅋㅋ

-이거는 ㅋㅋㅋ 양학러쉑 두 번 죽이는 거 아니냐?

다만 격겜러들이 놀라는 포인트는 조금 달랐다.

-메탈 펀치가 어뷰징을 잡고 있었다고?

-아니 ㅋㅋㅋ 놀라는 게 그쪽이냐고 ㅋㅋㅋ

-찾아보니까 진 쪽은 승리횟수 기반 랭크포인트 롤백임ㅋㅋㅋㅋㅋㅋ

-오? 양학러쉑 자기 랭크로 돌아가는 거?

-아 ㅋㅋ 계삭 안하고 빤스런 해도 이미 의미 없어졌쥬?

-보이면 넌 뒤졌다 ㅋㅋㅋㅋ

격겜러들은 양학러가 도망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랭크가 다시 돌아오면 상위 격겜러들과 만나게 될 터였다.

그러나 유쾌함도 잠시 시청자들은 이내 현 상황을 직시했다. 이렇게 되면 이경복의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마침 시간도 적당하네요.”

아니나 다를까 이경복은 멘트를 치며 방송 마무리 준비를 했다.

“오늘은 오겜무 룰렛으로 메탈 펀치에 입문을 해봤습니다. 즉석으로 정한 게임치고는 정말 재미있었는데요. 해보니까 진짜 실력자분들을 만나고 싶어지네요.”

그는 싱긋 웃으며 게임을 종료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늘 방송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본격적인 플레이는 내일 이어 가보겠습니다! 그럼 트바!”

방송 종료와 더불어 검게 변한 화면.

-본격적인 플레이? 본격적인 플레이?

-아닠ㅋㅋㅋ 입문부터 빨강단 가는 사람이 어딨냐곸ㅋㅋㅋ

-이게 바로 퍼기만인가 그거구마잉ㅋㅋㅋ

-아 ㅋㅋ 이래서 갓플 방송 보는 거였고?

-진짜 개꿀잼이네 ㅋㅋㅋㅋ

새로 유입된 격겜러 시청자들은 ‘퍼며든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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