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08화 (308/491)

308화 –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2)

이경복은 첫날 그가 상대했던 재규어를 떠올렸다.

랭크전에서 일본인만 상대하다가 처음으로 만나게 된 한국 격겜러.

‘아이디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실력은 그리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캡슐에서의 잡기와 풀기 커맨드 적용, 그리고 재규어의 특성에 대해 얼추 알 수 있게 됐다.

“먼저 데시벨 님께 재규어를 추천 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데시벨에게 재규어를 추천하게 된 것도 그 경험 덕분이었다. 본격적인 코칭에 앞서 그가 말했다.

“다른 상황이라면 하고 싶은 걸 하시라고 추천 드리지만, 지금은 여유 시간이 적기 때문이에요. 냉정하게 보면 다른 참가자 분들에 비해 시간 많이 부족합니다.”

“아, 그렇죠…”

데시벨은 순순히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채팅창에는 물음표가 떴다.

-아니 ㅋㅋ 지금 퍼펙트-기초만 봐도 걔쩌는 수준 아님?

-5252, 갓플의 기준선은 천상에 있다구웃!

-혀엉? 시간 없는데 왜 재규어를 추천해준 거야?

-진짜 이거 초보용 아니지 않나 ㅋㅋㅋ

-ㄹㅇㅋㅋ 어떡계 잡기 캐가 입문용이냐구욬ㅋㅋㅋ

메탈 펀치를 아는 시청자들로서는 황당한 말이었다. 재규어는 누가 봐도 초보가 시도할 캐릭터가 아니었다.

이경복은 채팅 반응에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재규어는 입문용으로 어려우실 수 있어요. 이번에 메탈 펀치에 처음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다른 캐릭터를 추천 드립니다.”

생각지 못한 대답이 나왔다.

그의 동조에 시청자들은 더욱 어리둥절했다. 이번에는 데시벨도 작게 입을 벌리며 눈을 껌뻑였다.

“하지만 데시벨 님은 다릅니다. 리겜에서 단련하신 피지컬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피지컬과 장르 경험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이경복은 그리 말하며 세워둔 목인을 가볍게 쳤다. 그에 반응한 목인이 바로 반격을 해왔지만 그는 가뿐히 피해냈다.

그는 상중하 판정을 능수능란하게 파악했다.

“타격으로 이루어지는 공방은 매 순간 심리전이 벌어집니다. 이제 막 입문한 데시벨 님이 이런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겠죠?”

“아, 경험의 차이라는 게 그런 뜻이셨군요.”

데시벨은 그에 잠시 눈을 굴리다가 멋쩍게 웃었다.

“좀… 어렵긴 하겠죠.”

-하긴 격겜에서 피지컬이 전부는 아니지

-수싸움은 킹직히 짬이 중요하긴 해 ㅋㅋㅋ

-이번 이벤트 라인업 보면 다들 하더놈임 ㅋㅋㅋㅋㅋ

-???: 퍼플플님 한판해요!

-얘! 퍼청자들은 내수용 밈을 모른단다!

-다들 자제하라 맨이야

데시벨이 그에 눈치를 살피자 이경복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재규어를 권한 거니까요. 한 번 다시 잡기 스킬 써보시겠어요?”

“아, 네!”

데시벨이 바로 잡기 콤보를 이어나갔다. 이경복은 재차 간단히 풀어내고는 설명했다.

“지금처럼 잡기에도 심리전이 있습니다. 서로 어떤 커맨드를 입력 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까요. 하지만 타격과 달리 잡기는 ‘역습’의 가능성이 배제됩니다.”

타격 기반의 공방에서는 실수가 치명적이다.

그러나 잡기는 성공한 순간부터 공격자가 우위를 점했다. 상대 쪽이 잡기를 풀더라도 잡기 전 상태로 돌아갈 뿐이었다.

-오 ㅋㅋㅋ 이러면 경험이 부족한 걸 커버할 수 있고?

-그냥 초보는 연속잡기 못하지만 데눈나는 피지컬로 씹어먹었쥬?

-캬 ㅋㅋㅋ 진짜 맞춤이었네

-이게 메탈 펀치 4일차의 코칭? 내가 봤던 코칭들은 대체?

-아니 ㅋㅋ 4일차에 코칭하는 사람은 원래 없다구욬ㅋㅋㅋ

-IVO 가이드 창시자 수듄ㅋㅋㅋ

시청자들은 그 설명에 납득했다. 데시벨 역시 안도한 표정으로 눈을 빛냈다.

그러나 이경복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직 안심은 이릅니다. 당연히 상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잡기를 경계하죠. 그래서 데시벨 님은 타격전에서 기회를 만드셔야 됩니다.”

“네? 타격이요?”

데시벨과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웠다. 조금 전까지 타격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 언뜻 듣기에는 모순처럼 느껴졌다.

-아 ㅋㅋ 맞네

-이 형 제대로 준비해왔구만!

-갓플 말대로 잡기는 킹직히 기초에 불과하지 ㅋㅋㅋ

-재규어한테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이마리야

그러나 경험이 많은 격겜러들의 반응은 달랐다.

“그래서 이번에 배워볼 건 바로 반격기입니다.”

“반격기요?”

“네. 재규어는 상대의 강손과 강발에 대응하는 반격기를 쓸 수 있습니다.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성공의 메리트도 크죠.”

그제야 다른 시청자들도 상황을 파악했다.

-오 ㅋㅋ 반격은 피지컬로 되지

-데눈나 반응속도면 잘 하긴 할 듯 ㅋㅋㅋ

-반격기로 경직 걸고 바로 잡기 승부?

-이거 마스터하면 진짜 바로 고일듯ㅋㅋㅋㅋ

-여윽시 제로백 버스 기사답고?

반격기가 재규어 운영의 진짜 핵심이었다. 긍정적인 채팅창 반응에 데시벨도 눈치챌 수 있었다.

“뭐든 말만 하세요! 제대로 해보겠슴다!”

그녀가 의욕적으로 대답하자 이경복이 웃음을 흘렸다.

“좋습니다. 그 전에 먼저 상대의 강손이랑 강발을 먼저 파악해야겠죠?”

“아, 그러네요. 왼손잡이나 왼발잡이가 나오실 수도 있으니.”

“알아야 할 건 주로 힘이 실리는 쪽이잖아요? 기본적으로 힘을 실으려면 손이나 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온 몸을 써야 됩니다.”

이경복은 그리 말하며 가볍게 스트레이트 펀치와 돌려차기를 선보였다.

“보시다시피 힘이 실리지 않은 쪽은 지지하는 ‘축’이 됩니다. 그래서 자세를 보면 보다 앞으로 나와야 해요.”

“아, 진짜네요?!”

-오? 이러면 시작 자세부터 바로 파악 가능한 거시고요?

-역시 복싱 배운 사람이라 다르구만!

-왼손잡이들이 사우스포 자세를 괜히 취하는 게 아니라 이마리야

이경복은 이내 손을 흔들며 주의를 집중시켰다.

“물론 100%는 아닙니다. 상대 쪽에서 속이려고 반대로 설 수도 있죠. 처음 한 번만 속겠지만, 한 방에 결정되는 게 또 격겜의 묘미잖아요?”

“아하… 그것도 그러네요.”

“그래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본인 스스로도 어색하게 느낄 테니까요. 데시벨 님 눈썰미 정도면 바로 알아차리실 겁니다.”

이경복은 그녀를 안심시키며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 이론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연습부터 해보죠. 일단 처음이시니 AI를 상대로 감을 잡아봅시다.”

* * *

데시벨은 진지했다.

‘나, 진짜 소질 있나?’

단 한 번도 반격기를 실패하지 않았다. 목인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 게다가 강손과 강발의 위치까지 무작위로 결정했지만 상관없었다.

이경복의 말처럼 자세로 유추가 가능한 덕이었다.

-적응 속도 미쳤네 ㅋㅋㅋㅋㅋ

-이게 어떻게 뉴비?

-ㄹㅇㅋㅋ 원래 맞아가면서 배우는 거라구욧!

-아 ㅋㅋ 리겜 경력직이잖슴!

-다른 데서 다 맞았다 이마리야

채팅창도 분위기가 좋았다. 이에 데시벨은 더욱 뿌듯했다.

“이게 다 퍼플 님 코칭 덕분이죠!”

다시 한 차례 반격에 성공, 10연속 잡기 콤보를 끝낸 그녀가 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데시벨 님이 잘 따라주셔서 제가 더 고맙죠.”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답했다. 그녀는 이에 속으로 더 우쭐해졌지만.

“그런데 지금도 잘하시지만, 더 잘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더요?”

이어지는 이경복의 말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부상했다. 이미 반격기가 완벽한데 어떻게 더 나아간단 말인가?

“네, 일단 체감해보시는 게 좋겠죠. 한 번 반격해보세요.”

이번에는 그가 직접 상대로 나섰다. 데시벨은 웃음기를 지우고 바짝 긴장했다.

이내 그가 곧바로 하단을 치고 들어왔다.

‘됐다!’

기습에 가까운 일격이었지만 그녀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하단 반격기 커맨드를 입력했다.

-오!

-됐다!

-캬 ㅋㅋ

시청자들도 그에 성공을 짐작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나아가던 이경복의 발이 우뚝 멈추더니 그대로 땅을 디뎠다. 이내 날아든 건 발차기가 아니라 주먹이었다.

‘페이크!?’

데시벨은 그마저도 반응할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 아직 반격기가!’

반격기 자세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결국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그녀는 타격에 밀려났다.

“말했듯, 타격전은 피지컬보다 심리전이 중요합니다.”

이경복은 가볍게 몸을 풀 듯 펀치와 킥을 선보였다.

“상대도 데시벨 님이 반격을 노린다는 걸 알고 있어요. 스킬이 아닌 공격은 언제든 다른 동작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유념하셔야 합니다.”

정해진 동작대로만 실행되는 스킬이 아니라면 성급한 판단을 경계해야 했다.

“정 어려우시면 스킬에만 반격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하시는 수준이죠.”

그러나 이경복은 그녀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심리전에 쓸 카드 하나를 버리는 겁니다. 상대도 데시벨 님이 스킬에만 반격기를 쓴다는 걸 오래지 않아 파악할 테니까요.”

너무 많은 요구는 오히려 의욕을 저하시킨다. 그래도 이경복은 그녀의 가능성을 믿었다.

“아까도 말한 것처럼 데시벨 님이 ‘더’ 잘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하하… 확실히 리겜이랑은 룰이 완전히 다르네요. 방향이 전부 표기되는 노트 같은 게 아니니까요.”

데시벨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조금 전까지 우쭐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슴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도 않았다. 리듬 게임에서는 이런 실패가 일상다반사였다.

-코이츠www 마인드도 격겜러화 되어버리는www

-아 ㅋㅋ 리겜 고인물이라 리겜물 빼야 된다고

-이정도면 사실상 코칭이 아니라 정신 개조 아니냐?

-갓플 방송을 보면 상식이 바뀐다, 그게 퍼펙트 상식이잖아?

-개조당한 건 트수가 먼저였구연 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그녀의 다짐에 흡족해했다. 그에 이경복도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사실, 리겜과 아주 다른 것도 아닙니다.”

“네?”

“방향 표기가 없는 건 아니거든요. 리겜보다 약간 복잡하긴 하지만 방향은 알 수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눈이 동그랗게 변한 그녀에게 이경복이 말했다.

“눈앞에 날아오는 주먹이나 발을 쫓지 마세요. 봐야 할 것은 상대의 시선과 어깨, 그리고 허리의 움직임입니다. 그게 노트에 나타나는 방향 표시랑 같은 거죠.”

-아니;;; 그건 형 같은 굇수나 하는 거잖슴!

-교수님? 수업 첫날인데 논문을쓰라니요?

-???: 나는 썼는데?

-아 ㅋㅋ 그것도 맞긴 한데!

시청자들은 그게 되나 싶었지만 데시벨은 바로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눈을 굴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 확실치는 않은데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아요. 실제로 한 번 해보겠슴다!”

그 대답에 시청자들이 경악하기도 전에 이경복이 즐겁게 손뼉을 쳤다.

“좋습니다. 순조롭게 따라와 주신 덕분에 기초과정은 끝났네요. 이제는 말씀 하신 대로 실전으로 익혀보죠.”

-??????????

-ㅔ?

-기초요?

-전공서적특) 기초=기초 아님, ~의 이해=이해 안 됨

-인간의 눈이 아니라 천상계의 눈으로 보라니깐!

-이걸 따라가는 데눈나는 대체?

시청자들은 그에 놀랐다. 하지만 이내 이어지는 말에 채팅창 분위기가 일변했다.

“자, 잠시 후에 저희 매니저가 친선전 코드를 공개할 겁니다. 방송 보시는 격겜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의 멘트가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시참이라고?

-여기서 즉석으로 시참을?

-랭크전 돌리는 게 아니라?

-혀엉?! 단계별로 가야지!?

시청자들이 경악하자 이경복은 마저 설명을 이어나갔다.

“오늘 여러 번 얘기 했는데, 시간이 많지가 않거든요. 랜덤매칭으로는 좋은 상대를 찾기가 힘들잖아요? 그렇다고 저 혼자만 상대하면 데시벨 님에게 편견이 생길 수도 있고요.”

“어, 근데 지금 바로 하나요?”

데시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이미 참가 제의를 받았을 때 2부 방송 진행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랐다.

“코칭 받은 것만 기억하시면 괜찮을 겁니다. 물론 참가해주시는 분들께도 돌아가는 게 있어야겠죠?”

이경복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데시벨 님께 승리하신 격겜러 분들은 2부가 끝나고, 저와 또 한 번 승부를 겨루시게 됩니다. 제게 이기시는 분들께는 10만 원의 상금을 드릴 예정입니다.”

-돈 주고도 못 살 갓플과 단독 플레이에 상금까지?

-지금 바로 캡슐 켠다아아앗!

-격겜러면 이건 못 참지 ㅋㅋㅋ

상금이 걸렸다는 말에 채팅창이 술렁이려는 찰나, 이경복은 멘트를 마무리 지었다.

“만약 데시벨 님께 승리하신 분이 많아지시면 그만큼 오늘 방송은 연장이 되겠죠?”

-무친 ㅋㅋㅋ 방송 연장이라고?

-격겜러가 이기면 갓플이 새벽까지 방송을 해준다고?

-아 ㅋㅋ 바로 치킨 주문 간다

-데눈나 미안해! 데눈나 미안해!

-이번 한 번만 못 봐드리는 겁니다?

격겜러만이 아니라 일반 시청자도 술렁였다. 덕분에 데시벨을 응원하던 분위기는 곧바로 반전됐다.

‘다들 내가 지기를 바라고 있어…’

이에 그녀는 더욱 긴장해 이경복을 돌아봤다.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정작 이 상황을 만들어낸 그는 담담히 미소 짓고 있었다.

* * *

이경복의 예상은 옳았다.

데시벨은 접속하는 도전자들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나갔다.

‘피드백대로 잘 해주고 계시네.’

이경복은 그녀를 관찰하며 슬쩍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전을 거듭할수록 빠르게 나아지는 모습이 느껴졌다.

‘예상대로야.’

즉석 시청자 참여는 비단 실전 경험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당연히 그가 데시벨을 괴롭히고자 한 판을 벌린 것도 아니었다.

‘멘탈 쪽도 잘 적응하시는 것 같아.’

이경복은 합방 전 미팅과 방송에서 보인 모습을 통해 그녀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

시청자 위주의 방송을 해왔던 그녀는 주변 환경의 영향에 취약했다.

‘합류를 결정하시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주변 눈치를 보신단 말이지.’

1부 방송에서는 어느 정도 달라진 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 역시 시청자들 대부분이 그녀를 지지했기에 생긴 변화였다.

‘이벤트 대전 때는 다르지.’

단순히 상대편인 세렝게티 쪽 팬들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같은 트라이 시청자들의 기대 역시 그녀에게 부담이 될 터였다.

그녀가 제 실력을 발휘하려면 심적으로 부담되는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연습을 해둬야 했다.

“데규어의 10단 잡기 컴보에는 자비심이 없다아아앗!”

연승에 자신감을 찾은 덕분일까.

데시벨은 재차 승리를 거두며 그녀 특유의 쇼맨십까지 선보일 여유를 보였다.

-본인 입으로 데규엌ㅋㅋㅋㅋ

-아니 ㅋㅋㅋ 데눈나 왜케 잘함ㅋㅋ

-ㅁㅊ 빨강단도 이제 컷해버리네 ㅋㅋ

-끝날 때 마다 픽셀 선글라스 아바타 불러오는 거 너무 킹받구욧?

-이게 어떻게 입문자의 티배깅이냐곸ㅋㅋㅋ

-으아니! 이러면 정시퇴근각이라구웃!

-진성 격겜러들 다 어디갔냐 이마리야

-대기열 못 뚫는 듯ㅋㅋㅋㅋ

시청자들 역시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며 방송 연장을 포기할 즈음이었다.

[Here Comes New Challenger!]

이윽고 또 다른 도전자가 찾아왔다. 데시벨은 양팔을 들며 알통을 부각시키다가 몸을 돌렸다.

‘오?’

이경복은 이내 느껴지는 기운에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긴 했지만 친숙한 느낌.

“우앗! 드디어 뚫었다!”

이내 환호하며 무대로 등장한 인물을 본 시청자들과 데시벨도 그를 알아봤다.

-WA! 몰래 온 손님!

-아닠ㅋㅋㅋㅋ 님은 왜 도전하는데욬ㅋㅋㅋㅋ

-몰래 온 게 아니라 줄 서서 온 거자넠ㅋㅋㅋ

-이거 너무 ‘골’ 때리는 거 아니냐?

해골 트레이닝 복으로 코스튬한 LD 캐릭터, 그 아이디는 다들 아는 이의 것이었다.

[SkullKim]

스트리머, 스컬킴의 난입이었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