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21화 (321/491)

321화 – P-5 (2)

대진표 결정 전, 트라이 팀 대기실.

“얼굴 보고 인사 나누는 건 처음이네요. 다들 반갑습니다.”

이경복과 여성부 팀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어머, 뭐야뭐야. 퍼플 님 목소리 전화로 들었을 때보다 더 좋네.”

“와, 진짜요. 직접 들으니까 귀호강 제대로다.”

“듣기 좋으시다니 다행이네요.”

막타순이와 하소연의 칭찬에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이내 두 사람의 칭찬은 팀의 막내, 데시벨에게 돌아갔다.

“아니, 그리고 우리 데시벨 님! 나 영상 도네 보고 진짜 깜짝 놀랐잖아! 어떻게 그렇게 실력이 쭉쭉 늘어나신데?”

“아, 저도 자주 봤어요! 와, 진짜 이런 뉴비가 어디 있나 싶더라니까요.”

데시벨은 그 칭찬에 절로 뿌듯함이 느껴졌지만 자만하지는 않았다.

“두 분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아, 근데 제 덕이라기보다는 퍼플 님의 코칭이 진짜 좋아서 그렇거든요? 그냥 의심하지 말고 쭉! 따라가기만 하면 신기하게도 잘 됐어요.”

그녀는 공을 독차지할 생각이 없었다. 본인도 이경복의 도움을 많이 느끼지 않았나.

“아하하, 아닙니다. 원래 코칭이라는 게 불가능한 걸 요구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 데시벨 님이 하실 수 있으니까 권해드린 거죠.”

이경복의 겸손한 대답에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아니, 뭐야. 퍼플 님 말 왜 이렇게 예쁘게 하셔? 이렇게 말해주면 누가 거절하겠어.”

“아, 저기 퍼플 님! 그럼 혹시 저도 코칭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 나도! 데시벨 님 보니까 증말 욕심나더라고.”

두 사람의 요청에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죄송하지만 두 분께 코칭은 좀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이내 나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아… 하긴, 데시벨 님 코칭하시기도 바쁠 테니까요.”

“아이고, 동시 3명은 좀 선 넘긴 하겠네. 우리가 너무 마음이 급했네, 급했어.”

막타순이와 하소연은 아쉬움을 표했지만 이내 이해했다.

‘어, 조용히 있어야겠다.’

데시벨은 그에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마치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나서자니 주제넘는 일이 아닌가.

“두 분 말씀도 맞긴 하지만, 시간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효율성의 문제죠.”

“효율성이요?”

이경복의 말에 세 사람 모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데시벨 님은 격겜 사전 지식이 없어서 오히려 습득 속도가 빠르신 거라서요. 하지만 두 분은 이미 실력이 탄탄하셔서 코칭을 받으셔도 실력이 늘었다는 느낌이 잘 안 드실 거예요.”

본래 메탈펀치를 즐겨왔던 두 사람과 데시벨의 차이였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두 사람도 실력이 늘기야 하겠지만 당장 대회에 유의미한 성장은 아닐 터였다.

“오히려 본인 습관이랑 제 코칭으로 생기는 알력 때문에 당장 실력이 더 안 나오실 수도 있고요.”

더욱이 원재료를 가공하는 것과 기성품을 다시 재가공하는 건 다른 법.

이경복에게 초보를 고수로 만드는 건 쉽지만, 고수를 초고수로 만드는 건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아니, 뭐야 진짜. 우리가 고수라서 더 가르치기 힘들다는 거잖아? 퍼플 님 화법 정말 정말 마음에 든다. 이거 우리 여보한테도 보고 좀 배우라고 해야겠네.”

“아, 언니. 은근슬쩍 또 염장지르시네.”

두 사람의 대답에 데시벨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자! 추첨 시작됐습니다!>

때마침 정소윤의 목소리와 함께 대진표 결정이 시작됐다. 그에 네 사람 모두 전광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윽고 첫 번째 선봉이 결정됐다.

“뭐야!? 나야!? 어머, 내가 선봉이네!”

막타순이는 자신의 이름을 보고 놀랐다가 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이유는 지놈의 예상대로였다.

“아니, 이거 진짜 몰카 아니야? 나 혼수 장만하라고 배려해준 거야!?”

“이야, 언니 이번에 세탁기 하나 장만하겠네.”

그에 다들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이내 중견 순서가 발표되자 상황이 일변했다.

“어!? 나 중견이네? 아니, 이거 나는 좋긴 한데…”

하소연은 순간 안도하다가 이내 눈을 돌렸다. 그녀만이 아니라 이경복과 막타순이도 마찬가지.

대장 자리를 맡은 데시벨의 안색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데시벨은.

“제, 제가 대장? 대장이요?!”

완전히 얼어붙었다.

떨리는 목소리와 바짝 굳은 몸은 그녀가 벌써 긴장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에이, 괜찮아요! 아니, 나 혼수장만해야 돼서 데시벨 님 줄 거 없어!”

“데시벨 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앞에서 최선을 다할 거니까. 혹시 지더라도 진짜 최대한 물고 늘어져서 힘 빼둘게요!”

막타순이와 하소연이 그에 위로하듯 말을 건넸다. 덕분에 데시벨은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손뼉을 치며 눈을 빛냈다.

“아, 그리고 저희 찬스 카드도 있잖아요!”

“맞네! 우리 카드가 또 있었지?”

“풀 버스트 카드는 쓰기 좀 애매하고 밴픽으로 견제하면 되겠네요.”

세 사람이 그에 안도하는 와중이었다. 조용히 있던 이경복이 끼어들었다.

“음, 찬스 카드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네?”

“퍼플 님?”

“대장전에 안 쓰신다고요?”

그의 말에 세 사람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당연히 데시벨을 위해 쓸 거라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물론 세 분 모두 동의하시면요. 이유를 한 번 들어보시고 생각해주세요.”

이경복은 차분히 그 시선을 마주하며 설명했다.

“사실, 밴픽 카드는 저희에게 치명적이지만 세렝게티 쪽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분들은 전문 격겜러시니까 부캐가 있거든요.”

“아, 그것도 그렇네요.”

“문제는 그 부캐도 하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밴픽카드를 쓰면 오히려 저희 쪽에서 고려할 변수가 늘어나게 되거든요.”

밴픽카드로 금지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하나뿐이었다. 반면 상대의 선택권은 그 이상이었다.

“아! 그러면 제가 어느 캐릭터에 집중해서 대비해야 할지 힘들겠네요.”

“네, 그래서 저는 밴픽 카드 사용은 오히려 악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경복은 검지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

“저는 이 사실을 바로 밝힐 생각입니다.”

“네?”

“여러분처럼 세렝게티 팀도 제가 밴픽 카드를 쓴다고 생각하겠죠?”

“아마… 그렇겠죠?”

“네, 그러면 부캐 연습에 집중하겠죠. 그런데 제가 안 쓴다고 말하면 상대 팀은 오히려 헷갈릴 수밖에 없거든요.”

“아, 해적 룰렛 때처럼요?”

세 사람 모두 찬스카드 쟁탈전을 봤기에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아, 맞네. 이게 찐인지 아닌지 헷갈려서 주캐랑 부캐랑 연습을 둘 다 해야겠구나.”

“오, 이 코멘트까지 심리전인 거네요? 대단하시다 진짜.”

“저는 퍼플 님 의견에 찬성하겠슴다!”

데시벨이 바로 손을 들어 의견을 밝혔다.

“말씀해주신 이유가 이해되기도 하고, 지금까지 퍼플 님 판단 믿고 온 거니까요. 저는 끝까지 따라가겠슴다!”

그에 다른 두 사람도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퍼플 님이 다 생각이 있으셨네.”

“밴픽이 필요하다면 가장 필요한 데시벨 님이 그렇다면 뭐, 이견이 없죠.”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답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망하시지 않을 거예요.”

*       *       *

내막을 모르는 정소윤과 해설진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자, 지금 퍼플 님이 밴픽 카드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셨는데, 혹시 전략적인 이유라면 코멘트를 안 하시면 되고 다른 이유라면 조금이나마 밝혀주실 수 있을까요?”

정소윤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이경복은 웃으며 답했다.

“물론 전략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더 큰 이유는 저희 팀원들이 카드를 필요 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대답에 물음표로 가득했던 채팅에 웃음이 번졌다.

-이게 진짜 퍼자감이지 ㅋㅋㅋ

-5252, 연습기간 동안 코칭으로 승부할 셈이냐구웃!

-퍼펙트 코칭이라면 킹능성 있쥬?

-데눈나 성장속도 생각하면 찐으로 가능성 충분한데?

-실력이 있으면 찬스 카드는 필요 없다, 그게 상식이잖아?

-아닠ㅋㅋ고건 진짜 상식이잖슴!

정소윤은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좋습니다. 전략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시니 코멘트는 여기서 끊고요. 과연 어떤 요소일지는 이벤트 당일! 직접 본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자, 그럼 다음! 남성부 추첨으로 넘어가보죠!”

그녀의 진행과 함께 전광판의 화면이 바뀌었다. 남성부 참가자의 라인업이 나타나자 정소윤이 목을 가다듬으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자! 지금 남성부 선수들의 라인업이 나왔는데요. 그런데 여성부랑은 좀 다른 점이 있죠?”

“아, 지금 슬롯이 선봉이랑 중견밖에 없어요? 지금 ‘뭐지? 버근가?’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판단을 유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죠! 아마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눈치챘을 거라고 봅니다. 이번 남성부 대장은 이미 결정이 되어 있거든요!”

지놈과 될까가 그에 맞장구를 쳤다. 그와 함께 대장 자리에 어깨와 이경복의 큐튜브 로고가 고정됐다.

“네! 그렇습니다. 남성부 팀들은 대장이 이미 결정이 되어 있어요.”

“아마 이 결정에 불만 있는 분들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원래 클라이막스는 마지막에 나오거든요? 게다가 역대급 빅 매치 아닙니까! 이건 가장 나중에 봐야 되요!”

“그렇죠. 만약에라도 어깨 님이나 퍼플 님이 선봉이나 중견에 나선다? 그것만으로도 대회 밸런스가 무너져버리는 거거든요.”

해설진의 설명에 시청자들도 적극 공감을 표했다.

-ㄹㅇㅋㅋ 사실상 어퍼대전 보려고 오는 건데

-이거 먼저 보여주면 그 뒤 경기 안 볼 듯 ㅋㅋㅋㅋㅋㅋ

-킹직히 다른 선수들 배려차원도 있다고 봄ㅋㅋㅋ

-진짜 어깨나 갓플이면 선봉에서 1:3 올킬 쌉가능이자너 ㅋㅋㅋ

-남성부 선수(0게임, 관중)

가장 기대되는 대결은 후위로 미뤄두는 게 방송적으로나 대회 진행상으로나 옳았다.

“자, 그렇다고 다른 경기들이 의미가 없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맞습니다. 선봉과 중견의 역할도 중요해요! 우세한 팀은 상대 대장의 체력을 더 빼둘 수 있거든요?”

“그만큼 이번 대진표 결정도 중요합니다. 더욱이 이번에는 단 한 번에 결정되거든요? 이거 집중해서 잘 보셔야 합니다!”

대장 자리가 고정되었으니 추첨은 한 번뿐이었다.

해설진의 말에 시청자들은 바로 전광판에 시선을 돌렸다.

“자, 지금 슬롯 돌아갑니다! 과연 어떤 대진표가 나올지!”

“어깨 님 말씀을 빌리면 행운 보존 법칙이 있거든요? 여성부가 세렝게티에게 유리했다 하셨으니 이번에는 트라이 쪽이 유리할 차례에요!”

“아니, 지놈 님. 그러시면 제가 할 말이 없어지잖습니까. 완전 가불기잖아요!”

두 해설의 말에 채팅창에 웃음이 지나가기를 잠깐. 이내 슬롯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아, 지금 느려졌어요! 누가 나오나요!?”

“양쪽 모두 후보가 둘이라 느려져도 계속 바뀝니다!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어요!”

“멈춥니다! 이제 멈춰요!”

이윽고 슬롯이 고정되며 결과가 발표됐다.

[선봉 - <대담> VS <스컬킴>]

[중견 - <김김김> VS <이클립스]

[대장 - <어깨> VS <퍼펙트플레이>]

그와 더불어 정소윤은 신속히 양 팀 대기실을 확인했다.

“아! 지금 두 팀 모두 표정이 밝습니다!”

의외로 다들 괜찮다는 얼굴이었다. 정소윤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저희 해설진 역시 마찬가지네요! 양쪽 모두 만족한 결과로 보이는데요? 과연 어떻게 된 건지, 먼저 지놈 님 해설을 들어보겠습니다!”

“아, 네네! 제가 여성부 추첨 때도 말씀을 드렸는데, 중견이 부담이 적은 자리거든요? 지금 이클립스 님이 셋 중에서는 가장 나중에 입문을 하셨어요. 그런데 제 자리 찾으신 것처럼 중견 자리를 가져가셨어요! 이거는 완전 베스트입니다!”

지놈은 진심으로 기쁜지 빠른 목소리로 말을 쏟아냈다. 그리고 나서야 여유를 찾았는지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이게 직급으로 따져도 옳은 순서거든요? 원래 인턴이 먼저 나서는 게 맞습니다!”

-여기서 블랙기업이?

-블랙기업식 순서 결정 ㅎㄷㄷ

-인턴 > 대리 > 사장 순 ㅋㅋㅋ

-5252, 시스템까지 퍼며든 거냐구웃!!

-아 ㅋㅋ 한국 시스템이었네

-아닠ㅋㅋ 시스템도 국적확인하냐곸ㅋㅋㅋ

정소윤도 그에 웃으며 순서를 될까에게 넘겼다.

“저도 중견에는 이클립스 님이 배치된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 세렝게티 팀도요?”

“그렇죠. 물론 저희 대담 님과 김김김 님이 이기시겠지만, 만에 하나 지게 되더라도 츠지모토로는 어깨 님 체력을 쉽게 뺄 수가 없을 거거든요?”

“어허, 그거는 될까 님이 뭘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십니다.”

지놈이 그에 슬쩍 끼어들며 반박했다.

“이클립스 님의 기사도 정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신 거예요. 따로 방송 보신 분들은 다 아실 텐데, 이클립스 님이 일본 챔피언! 트리플 님을 상대로도 굳건하게 버티신 경험이 있어요!”

“그것도 조금 어폐가 있으신 게, 제가 트리플 님을 과소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트리플 님이 어깨 님과 동등한 위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양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막겠다는 듯 정소윤이 양손을 들었다.

“자! 해설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아직은 그렇게 확정적으로 판단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거든요! 아까 퍼플 님이 밴픽 카드를 여성부에서는 안 쓰겠다고 선언하셨잖아요? 그 말은 즉, 남성부에서 밴픽이 사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대진표가 잘 나오기도 했고, 찬스카드 사용처가 어떻게 결정될지 모릅니다.”

“네, 맞습니다. 과연 경기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직접 붙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의 중재에 두 사람도 코멘트를 정리했다. 정소윤은 짧게 숨을 고르고는 진행을 이어나갔다.

“그럼 해설분들 코멘트는 들어봤고, 이제 당사자분들 말씀을 직접 들어볼 차례죠? 이번에는 퍼플 님 코멘트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이경복이 마이크를 잡았다.

“아, 네. 저희 팀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들 재미있는 승부를 기대하고 있는데, 시청자 분들께 재미있는 경기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유여유다 이마리야 ㅋㅋㅋ

-ㄹㅇㅋㅋ 전혀 걱정이 없쥬?

-???: 앞에서 지면 내가 다 이기면 되겠지?

-아 ㅋㅋ 갓플이 다 처리한다고

-그 와중에 퍼청자 생각ㅠ

-바보! 방송만 생각하는 이 바보!

평소와 같은 말투에 시청자들 역시 걱정하지 않았다. 정소윤은 그에 웃고는 어깨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아, 제 멘트를 퍼플 님이 다 가져가 버리셨네요. 저희 역시 더 할 나위 없는 대진표라 생각합니다. 이벤트 당일이 정말 기대가 되네요!”

-블랙기업식 멘트 가로채기ㄷㄷ

-갓플이 여러모로 할 말 없게 만들긴 하지 ㅋㅋㅋ

-근데 지금 어깨는 갓플이랑 싸울 생각만 하고 있을 듯

-???: 빨리 대장끼리 붙고 싶다

-ㄹㅇㅋㅋ 브롤 모드 합방 때부터 완전 즐겜했잖슴ㅋㅋㅋ

-아 ㅋㅋ 퍼펙트 뉴비 어케 참냐곸ㅋㅋ

흥겨워진 채팅창에 정소윤은 안도했다.

‘두 분 모두 선을 잘 타주셨어.’

편파해설이라는 컨셉 특성상 잘못하면 서로 감정이 상할만한 발언이 나올 수도 있었다. 다행히 지놈과 될까 모두 적절히 선을 지켰고, 그녀의 중재에 바로 진행으로 돌아와 주었다.

정소윤은 한결 편해진 미소와 함께 마무리를 준비했다.

“네, 두 분 모두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걸로 모든 대진표가 결정이 됐는데. 이제 본 대회까지는 앞으로 5일! 그 기간 동안 양 팀이 어떤 대비를 할지, 그리고 대회 당일에는 또 어떤 놀라운 대결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네, 맞습니다. 이번 기회에 격겜명가, 세렝게티의 위용을 증명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하하, 대회에서 싸우는 건 선수들만이 아닙니다. 당일 이 스타디움의 모습을 보면 정말 까아아아암짝! 놀라실 겁니다!”

될까와 지놈도 마무리 멘트를 던졌다.

“트라이 시청자 여러분! 대회까지 ‘D-5’? 아닙니다! D데이가 아니라 P데이! 퍼플데이를 잊지 마십시오! ‘P-5’로 표기하시고 기다리세요!”

지놈은 이내 카메라를 향해 재차 강조했다. 정소윤이 웃으며 그를 제지했다.

“자! 저희는 5일 후, 대회 본 경기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렝게티 파이팅!”

“리멤버 퍼플데이!”

그리 마지막까지 요란스러운 모습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흘렸다.

-아 ㅋㅋ 추놈 텐션 끝까지 안 죽넼ㅋㅋㅋ

-해설이 아니라 무슨 취객인줄ㅋㅋㅋㅋ

-스타디움 직관 개꿀잼일듯ㅋㅋ

-응원용 아바타 소품 구해봐야겠다 ㅋㅋㅋ

-아 5일은 너무 길잖슴!

-벌써부터 그립읍니다ㅠㅠㅠ

까맣게 변한 화면에도 채팅창은 빠르게 올라왔다. 그중 격겜러들은 남다른 감상을 표했다.

-무친ㅋㅋㅋ 화력보소 ㅋㅋㅋ

-진짜 이번에는 어깨가 큰일 했네

-ㄹㅇㅋㅋ 메탈펀치가 이렇게 관심 받은 적이 없는데

-어퍼 조합은 격겜계 전설로 남을 듯 ㅋㅋㅋ

-누가 이기든 격겜러는 성불각이다 ㅋㅋㅋ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 게임도 이제 커뮤에서 보이는 거임?

-갓플 인지도면 쌉가능이지 ㅋㅋ

-이제부터는 격겜러도 인싸랄까?

모든 커뮤니티에서 메탈펀치 얘기가 끊이지 않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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