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38화 (338/491)

338화 – 직관이 좋은 이유 (2)

이경복과 어깨의 마지막 경기가 벌어질 당시.

[일본의 트렌드]

[#Shoulder(3,714 트윗)]

[#PerfectPlay(3,712 트윗)]

[#Metalpunch(3,027 트윗)]

[#アッパー大戦(2,974 트윗)]

안 그래도 상승세에 있던 메탈 펀치 키워드가 순식간에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했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해당 트윗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

하지만 이내 퍼튜브에 직캠 영상이 올린 뒤에는 새로운 키워드가 부상했다.

[#Sweetpurple(3,168 트윗)]

[#Behindpurple(2.821 트윗)]

일본 시청자라고 한국 시청자들과 마음이 다르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더 간절했다.

[어이어이, 쇼크라고? 카메라 뒤에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너무 부럽잖아 이거!]

[하아?! 퍼플 형씨. 역시 리얼계였구만! 이런 배려는 리얼계밖에 할 수 없다고wwww]

[저기저기, 퍼플 님의 단점? 그런 거 혹시 알고 있는 사람 있어? 아니아니, 잘 생기고 목소리도 좋고 자상하다고? 너무 이상하잖아?! 이러면 빠져버릴 수밖에 없어-!♥]

[순간, 한국인이 되어버리고 싶달까. 그런 생각, 나만 한 걸까요? 관람의 기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박탈당해버렸다. 아아, 한국인 되고 싶다!]

[잘 들어! 트라이 재팬! 앞으로는 퍼플 씨의 일정은 적어도 1주일 전에 공유해줘! 맞춰서 한국 관광 저질러버릴 테니까! 알아 들었냐고!]

직관의 기회 자체가 없었던 만큼 그들은 비하인드 영상에 더욱 현장 관중들을 부러워했다.

그리 대회 감상평과 부러움의 트윗이 쌓이는 와중, 한 계정의 트윗이 공유 횟수가 쌓이며 인기 트윗에 게시됐다.

그 계정은 바로.

[MetalPunch_Triple]

[@MetalPunch_Triple]

일본 챔피언, 트리플이었다.

[이번 한국에서 개최된 대회의 모든 경기는 말 그대로 감동이었습니다. 메탈 펀치뿐만 아니라 격투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극찬할 수밖에 없는 승부들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퍼플 님의 우승 소감에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설마하니 제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격투게임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분명 제가 한 말입니다(웃음)]

[그래도 말이죠. 설마 퍼플 님이 그 말을 기억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대회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사진)

P.S 제가 응원한 쪽도 퍼플 님이었습니다. 드디어 어깨 님이 패배를 경험했네요!]

그는 퍼펙트 후드티를 입은 아바타 사진을 마지막으로 소감 트윗을 마무리 지었다.

그에 빠르게 답글이 달렸다.

[맞아맞아! 거기서 갑자기 트리플 씨 이름이 나와서 놀라버렸다고?]

[에또, 퍼플 씨와 트리플 씨 서로 초면 아니었던가? 처음 만날 때 했던 이야기, 기억해뒀던 거야?]

[뭐어, 초면이라고 해도 말이지. 트리플 씨는 일본의 챔피언이라고? 기억에 남을 만 하지 않아?]

[어이어이, 진짜냐www 퍼플 씨가 고작 유명세 때문에 그 말을 기억했을 것 같아? 퍼플 씨는 메탈 펀치를 존중하니까 기억해둔 거라고!]

[밴픽카드 사용하면서 한 퍼플 씨의 말, 기억나지 않는 거야? 퍼플 씨의 리스펙트, 정말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그걸 모르다니 정말 최저의 유저구만.]

[저기, 미유키는 트리플 씨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부러워! 퍼플 씨가 이름을 불러줬잖아? 에또, 트리플 씨 나중에 퍼플 씨와 만나게 되면 미유키의 이름 말해달라고 해줘. 응? 부탁할게!]

그리 답글이 쌓이는 와중 하나의 답글이 모두의 눈에 띄었다.

[아아, 트리플 씨도 보고 계셨군요! 저도 정말 동감입니다! 디렉터로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기였죠! 그리고 ‘이대로 가만있을 수는 없어!’라는 마음에 결심을 굳혔습니다. 트리플 씨도 기뻐해주시면 좋겠네요! (자세한 건 제 트윗으로)]

그것은 메탈 펀치 디렉터, 하마다 히로카츠의 답글이었다. 해당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바로 히로카츠의 계정을 찾았다.

[먼저 한국에서 열린 메탈펀치 대회, ‘세트로 붙자’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드립니다.]

[저는 디렉터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한 사람의 격투게임 유저기도 합니다. 모든 경기가 훌륭했지만 마지막 대결이 최고였다는 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는 그 경기를 보면서 ‘격투’라는 단어의 진의를 표현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무대 위에는 오직 둘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승리를 위해,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모든 걸 쏟았죠.]

[손은 축축이 젖었습니다. 그러나 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비단 그렇게 타오르는 사람이 저만이 아니라 믿습니다. 그 대결을 본 모든 게이머들이 그와 같은 승부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트윗은 거기서 끊어졌다.

이에 사람들이 뒷말을 독촉하려는 순간 히로카츠는 하나의 트윗을 공유했다.

[MetalPunch_Official]

[공식적으로 소개합니다! 상시 버스트 적용 모드, ‘풀 메탈 펀치’가 새로운 랭크 게임 모드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디렉터 계정이 아닌 메탈펀치 계정으로 올라온 트윗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풀 버스트’는 공식 룰이 아니었습니다. IVO 공식 대회가 아니었으니 커스텀 룰을 적용한 ‘친선전’으로 진행이 됐으니까요.]

[또한 추가로 랭크 게임에서 콜라보 캐릭터를 배제하는 ‘오리지널 매치’ 룰을 검토 중입니다. 해당 부분은 조금 더 논의 후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메탈 펀치에 대한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게임을 빛내준 @Metalpunch_Shoulder 님과 #Perfectplay 님께 다시 한 번 더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의 트윗이 마무리되자 폭증하듯 답글이 늘어났다.

[우왓…!? 진짜냐 이거? 그 게으른 히로카츠가 또 업데이트를 한다고?]

[퍼펙트 미믹크리에 이어서 풀 메탈 펀치 업데이트www 퍼플 씨의 영향력, 예상 한도를 초과해버린www]

[풀 메탈 펀치 모드라면 템포 엄청 빨라질 거라고? 이거 절대로 재미있을 수밖에 없어!]

[하아-? 히로카츠 씨? 밸런스 업데이트 소식이 누락된 것 같다만? 자기 좋아하는 것만 하는 거냐!]

[아아… 또 저질러버렸구만. 뭐어, 어느 쪽이냐면 기쁘긴 하지만 말이지. 그래도 기본은 중요하다고?]

물론 좋은 답글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다수는 그 소식을 환영했다.

새로운 즐길 거리가 늘어나는 건 물론이었고.

[이런이런, 이렇게 되면 복귀하는 수밖에 없잖아? 오랜만에 접속 해볼까나.]

[어깨 씨와 퍼플 씨, 너무 멋졌지.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나? 아니아니, 절대로 무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한 번 쯤은 그런 뜨거운 대결! 해보고 싶다고!]

[아아, 메탈펀치 사버렸다. 사버렸다고! 당분간은 편의점 도시락 뿐이라고오! 뭐어,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가챠에 쓸 돈이었지만 말이지(웃음)]

[메탈펀치라고 했나? 훗, 나님의 흥미를 끌은 건 칭찬해주지. BUT! 그 대가는 참혹할 거다. 메탈펀치의 생태계, 나님께서 박살 내주도록 하지!]

여러 부류의 새로운 사람들이 메탈 펀치 입문에 관심을 표했기 때문이었다.

* * *

비슷한 시각, 메타게이머 본사.

어두운 사무실 속 한 자리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자리의 주인은 퍼플 전문 기자 신혜림이었다.

“오케이…!”

그녀는 작성한 기사의 검토까지 마무리하고 한껏 기지개를 켰다.

“아으으… 끝났다.”

신혜림은 그리 말하며 슬쩍 눈을 돌렸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게말콘 피규어와 OTP 텀블러가 놓여 있었다.

‘아, 나도 직관하고 싶었는데.’

그녀는 입술을 삐죽이며 입고 있던 퍼펙트 후드티를 내려보았다.

아쉽지만 방송 모니터링은 어디까지나 업무의 영역이었고, 대회를 직관하면서 기사를 쓸 수는 없었다. 때문에 그녀는 눈물을 삼키고 직관을 포기해야 했다.

‘다 가지려는 건 욕심이지.’

그녀는 마음을 다독이며 톡으로 팀장에게 보고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손을 멈춰야 했다.

“…뭐야, 이거?”

이번 대회의 동향 파악을 위해 켜둔 사이트 중에는 트위티도 있었다.

‘디렉터가 업데이트를 또 한다고?’

이 또한 뉴스감이었다.

그녀는 다급하게 내용을 파악, 완성된 기사에 해당 소식을 신속히 추가했다.

“이 정도면 됐… 아!?”

정신없이 기사 작성을 마무리 지은 그녀는 곧 식겁했다.

“아, 맞다. 예약…”

깔끔하게 보이려 업로드 시간을 예약해뒀는데 팀장에게 보고하기도 전에 기사가 먼저 업로드된 것이었다.

‘팀장님이 알아서 하라고는 했지만…’

이미 이전에 팀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왕이면 보고 체계를 따르는 게 윗선에서도 보기 좋지 않겠나.

“에이,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업로드 된 기사를 다시 내릴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게 더 악수였다.

이에 신혜림은 일단 톡으로 자초지종을 보고했다. 이어 읽음 표시가 뜨고 잠시 후, 통화가 걸려왔다.

팀장이었다.

‘아씨, 뭐지? 뭐 실수 했나?’

그녀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지만 이내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네, 팀장님!”

<어, 톡 봤는데 그거 진짜야?>

다행히 화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들뜬 목소리였다.

<디렉터가 직접 언급했다고?>

“네, 근데 퍼플 님은 트위티 계정이 없으셔서 해시태그로만…”

<이야! 잘했다, 잘했어! 역시 신 기자야!>

“…네?”

그녀가 어리둥절해하자 전화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생각해봐. 지금 어깨 님이랑 퍼플 님이 붙었잖아? 그래서 해외 중계까지 붙었지?>

“네, 그것도 기사에 넣었어요.”

<그래그래, 그런데 해외 웹진이라고 가만히 두고 보겠어? 그쪽에서도 기사 쓰려고 각 보고 있었을 거거든.>

“아… 그러네요?”

<무조건이지! 근데 이게 시차 상 북미 쪽 웹진이 가장 빠를 거거든? 출근하자마자 결과 최초로 보도하려고 안달이 났을 거란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신 기자가 있거든.>

미국 웹진 측에서는 설마하니 신혜림처럼 밤을 새서 기사를 작성하는 게임 기자가 있을 거라 예상이 어려웠을 터였다.

<지금 내가 안 찾아봐서 모르겠는데, 아마 우리 기사가 세계 최초일걸?>

“세계, 세계 최초요?”

<그렇지! 게다가 지금 속도만 빨라? 방금 뜬 신 모드 업데이트 소식까지 넣었다며? 이야,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 위상이 또 오르는 거지!>

보통 속보는 내용이 부실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신혜림은 실시간으로 대회를 보면서 기사를 작성했기에 그 내용이 정확하면서도 알찼다.

“그럼…?!”

<아니, 말해 뭐해? 어우, 우리 신 기자 진짜 최고다! 고생했고 얼른 퇴근해!>

“넵! 알겠슴다!”

신혜림이 웃음을 흘리며 통화를 끊으려는 순간이었다.

<아! 신 기자!>

“네?”

팀장의 다급한 부름에 그녀는 재차 놀랐지만.

<오늘은 갈 때 모범택시타고 가! 내가 커버 칠 테니까!>

“아니, 뭔 모범이에요. 그냥 택시 타고 가도 됩니다.”

웃으며 통화를 끝낸 신혜림은 즐겁게 퇴근을 준비했다. 이내 택시를 타고 돌아가던 그녀는 슬쩍 인터넷을 확인했다.

‘해외 웹진들 기사 좀 볼까?’

팀장은 확신했지만 직접 또 확인하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다.

그녀는 북미 웹진을 빠르게 훑었다.

[Undefeated King is defeated!]

[Perfect Mimicry Win!]

[What is ‘Full MetalPunch’?]

[New Metalpunch Supreme, Perfectplay]

[‘Perfectplay’ shows perfect play]

실제로 많은 게임 웹진들이 대회의 결과를 속보로 보도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모두 메타게이머보다 뒤였다.

그제야 신혜림은 안심할 수 있었다. 여유를 되찾은 그녀는 기사 내용을 가볍게 살펴봤다.

‘어이구, 엄청 급하게 썼나 보네.’

그 내용은 그녀의 기사에 비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신혜림은 그 아래 달린 댓글을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WTF? 제정신이야? 왜 제목으로 스포일러를 하는 건데?]

[-You Ruined it! 점심시간에라도 대회를 다시 보려고 했다고! 내 즐거움을 완전히 망쳤잖아!]

[-아무런 배려도 없이 조회수만 노린 전형적인 쓰레기 기사로군. 앞으로 모든 컨텐츠에 스포일러나 당해버려라!]

해외 격겜러들의 분노에 찬 댓글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목을 본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결국 기사를 읽었고 비단 그 제목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FXXK! 내용도 이게 뭐야? 대회를 보기는 한 거야? 기자라면서 취재도 하지 않는 거야!?]

[-OMG, 이 기사에는 오로지 어깨와 퍼플에 대한 이야기뿐이잖아? 1부의 응원전은? 여성부 경기는? 전부 어디로 간 거야?]

[-전적으로 동의해. 팬들의 응원전은 정말 대단했지! 게다가 ‘Decibel’이라는 스트리머가 보여준 잠재력은 엄청났다고!]

[-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 대회에 참가한 게 두 사람 뿐이야? 우리는 그걸 ‘대회’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기자라면서 단어 뜻도 모르는 거야!?]

[-Guys, 이건 격투게임 유저들은 완전히 무시하는 기사야. 이러고도 ‘게임 웹진’이라니? 농담도 이런 농담이 없어!]

[-이러고도 ‘기자’라고 자처하는 게 정말 우습네. 저널리즘이라는 건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아.]

기사는 오로지 어깨와 퍼플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1부 방송을 봤던 해외 격겜러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Damn, 이럴 때마다 한국인들이 정말 부러워. 로컬 대회라고 무시할 게 아니라고! 로컬이라서 한국인들은 확실하게 즐길 수 있잖아!]

[-Yup, 한국 웹진에서는 이런 기사를 쓰지 않을 거야. 그들은 모두를 중요하게 다루겠지!]

[-기자라는 사람들이 퍼플 보다 게임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네. 알수록 퍼플은 정말 대단한 게이머라니까.]

[-lol, ‘K-wave’처럼 차라리 한국 웹진이 미국에 진출하면 좋겠는데? XD]

신혜림은 웃으며 인터넷을 닫았다. 그녀의 광대는 내려올 줄을 몰랐다.

‘뭐, 한국 웹진에서도 나만큼 신경 쓰는 기자가 없기도 하지.’

덕질의 의미도 있지만 기자의 본분을 다했다는 만족감 덕분이었다. 그녀는 퍼플 관련 기사만큼은 국내 제일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근데 이렇게 되면 또 이슈가 되겠네. 퍼플 님 인지도가 더블로 올라가겠어.’

몰랐던 사람들도 댓글을 보고 기사 내용이 부실하다는 걸 알아차릴 터였다. 당연히 그들은 상세 내용을 알기 위해 커뮤니티나 큐튜브를 활용할 터였다.

‘북미도 그렇고 일본 쪽도 확실하게 각인이 되시겠네.’

특히나 일본에서는 이경복의 이름이 제대로 퍼졌을 것이다.

본래 인지도가 높았던 이클립스, 격겜계 뉴 페이스 데시벨과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깨에 이어 트리플과 히로카츠까지 엮이지 않았나.

‘퍼플 님, 앞으로 더 바빠지실 것 같은데?’

그녀는 그리 생각을 정리하고 각오를 다졌다.

‘안일해지면 안 되겠어.’

이경복의 활동이 많아지면 그만큼 그녀의 기사거리 또한 늘어난다는 뜻이었다.

* * *

다음날, 이른 오전.

NEVER JAPAN의 메신저 ‘로그라인’ 팀은 오전 회의를 시작했다.

“에또, 트위티 트렌드를 보면 알겠지만 퍼플 씨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팀장은 그리 말하며 로그라인의 이모티콘 ‘스티커’ 담당자를 돌아봤다.

“이전 퍼플 씨에게 제안 드렸던 건은 진전이 있었습니까?”

그에 담당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저기, 그게 아직 확실한 답은 없으셨습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해당 그림 작가님과 협의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아… 그렇습니까.”

팀장은 그리 말하며 탄식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거이거, 정말 좋은 기회인데요. 이미 출시가 됐었다면 판매량이 상당했을 겁니다. 이 좋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될 텐데…”

“그렇습니다. 저희는 물론 큐글 재팬에서도 퍼플 씨에 대한 검색량이 상당합니다.”

“카니우마콘과 더불어 퍼펙트 커먼 센스에 대한 키워드도 상승세에 있습니다.”

“인지도는 물론 호감도도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른 직원들의 보고에 팀장은 더욱 미간을 찌푸렸다.

“으음… 할 수 있다면 조건을 더 올려서라도 시도를 해보고 싶지만 그건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은 메일 한 번 더 넣어서 진행과정을 확인하는 걸로 해보죠.”

“예, 알겠습니다.”

회사 정책상 이모티콘의 계약 조건은 모두 동일했다. 이경복이라고 예외를 둘 수는 없었다.

그에 다들 수긍하는 와중 한 직원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저, 하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만…”

“음? 아이디어요?”

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직원이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조건을 더하는 건 어떨까요?”

“조건을 더한다?”

“예. 퍼플 씨는 이모티콘 작가가 아니라 게임 스트리머니까요. 그리고 저희 NEVER의 자회사, ‘로그 게임즈’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까지 말하자 팀장도 눈을 빛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아아! 게임 광고를 의뢰하고 유저 혜택으로 이모티콘을 제작한다?”

“네, 그렇습니다!”

“과연!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판매로 전환하면 되니까요!”

“오오, 이거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회의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은 약간 민망해하면서도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음! 좋습니다! 관련해서 로그 게임즈와 미팅을 잡아주세요.”

팀장은 밝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쪽에서도 빨리 진행하고 싶을 겁니다.”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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