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화 – 무과금 맞지? (6)
일본, 로그 게임즈 본사.
늦은 밤이었지만 마케팅 팀은 아직 퇴근을 하지 않았다. 광고를 맡긴 이경복의 방송을 모니터링 중이기 때문이었다.
“퍼플 님이 대단하시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대단할 줄은 몰랐습니다.”
“설마하니 튜토리얼에서 시 서펀트를 잡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의 플레이는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마케팅 팀원들 모두 업무상 모니터링이라는 걸 잊고 집중할 정도였다.
“게다가 3성 해적까지 잡아 버리셨으니…”
“안전해역에서 스텔스 플레이라니,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법입니다.”
나아가 1성과 2성 범선만으로 3성 해적 토벌까지 성공했다. 마케팅 팀은 역시나 이경복이라며 감탄했다.
그러나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마냥 감탄만 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아니, 아니, 이거 정말 곤란합니다. 다른 플레이어들까지 이걸 따라하면 문제가 될 거라고요.”
“아아, 이거 역시 패치해야 될 것 같습니다만…”
방송을 모니터링하는 팀은 마케팅 팀뿐만이 아니었다.
바이오 크라이시스와 같이 다른 게임에서 이경복이 보여준 사례가 있는 바, 개발팀 직원들도 퇴근하지 않고 남아 있었다.
“뭐, 그건 팀장님들께서 결정하실 일이죠.”
“에또, 논의가 좀 길어지니 불안해지기는 합니다만…”
두 팀의 직원들은 시선을 돌렸다. 회의실에서 두 팀의 팀장이 이번 사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플레이를 예상치 못한 건 분명 저희 개발팀의 책임입니다. 그러니 저희 쪽에서 대처를 하려는 거 아닙니까?”
“물론 그것도 옳은 말씀입니다만, 지금 당장 패치를 하면 모두가 곤란해집니다.”
개발팀장은 조속히 패치하려 했지만 마케팅팀장은 그에 반대했다.
“잘 생각해주세요. 저희가 기껏 광고를 맡겼는데 퍼플 님이 방송을 통해 보여준 플레이를 막아버린다? 그러면 저희가 더 곤란해집니다. 퍼플 님이 잘못했다고 저희 쪽에서 공표하는 거니까요.”
시기가 좋지 않았다.
지금 패치를 하면 마치 자신들이 게임을 잘못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저희 평판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퍼플 님 역시 난처해지실 테고, 저희와 관계도 악화될 겁니다. 얻을 게 하나도 없는 결정이에요.”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이대로 두고 보라는 겁니까?”
답답함에 튀어나온 개발팀장의 말에 그는 담담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그렇습니다.”
“에에?”
“지금은 지켜봐도 문제가 없습니다.”
“아니아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팀장님께서는 개발자의 관점으로 보고 계십니다. 확실히 퍼플 님의 플레이는 치트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게 됩니다. 그게 마케팅이니까요.”
마케팅팀장은 가볍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경복의 방송 장면 중 안전해역에서 튀어나오는 클립이 홀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안전해역을 스텔스로 이용해 기습한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중점은 그 이후입니다.”
“이후요?”
“그렇죠. 아시지 않습니까? 이 싸움, 원래 지는 게 맞습니다.”
이내 화면은 해적과의 백병전으로 넘어갔다. 그는 갑판 위에 올라온 해적들과 선원들을 가리켰다.
“2성 범선과 3성 범선은 규모가 다릅니다. 당연히 승선하는 선원의 머릿수도 차이가 납니다.”
“확실히 그렇게 설계를 해뒀습니다. NPC 선원과 해적들 능력치는 동일하니, 숫자가 많은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플레이어 개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그 성취감을 누려야 하니까요.”
“그렇죠, 그게 핵심입니다! 이 싸움은 플레이어가 퍼플 님이라서 승리를 한 겁니다!”
그가 강조하자 개발팀장도 눈빛이 바뀌었다.
“다른 플레이어라면 패배했다…?”
“맞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플레이를 보고 따라 해도 성공할 사람들은 극히 적다는 말입니다.”
마케팅팀장은 영상 옆에 인터넷을 띄웠다. 그 홀로그램 창에 나온 건 자사의 게임이 아니었다.
“이건, 아기솔이 아닙니까?”
“예. 이번 사례와 비슷한 사례가 있거든요.”
아이언 기어 솔루션, 속칭 ‘아기솔’.
잠입 액션 게임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유명한 게임이었다.
“리추얼맨이라는 유저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지 않나요?”
“아, 그 사람…!”
이내 마케팅 팀장은 영상 하나를 재생했다. 잠입 액션 게임이건만, 영상 속 플레이어는 NPC 군인들에게 일부러 모습을 드러냈다. 특유의 경고음과 함께 군인들 머리 위에 느낌표가 떴다.
“AI의 맹점을 이용해 기묘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이 플레이를 따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죠. 이렇게 AI를 농락하는 사람은 리추얼맨 이외엔 없습니다.”
리추얼맨은 게임 내 기믹을 본래 용도와 다르게 활용하며 NPC들을 바보처럼 만드는 플레이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예. 그런데 이 리추얼맨 때문에 패치가 진행됐었나요?”
“그런 적은 없었죠.”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를 사람들이 즐겼거든요. 그리고 그에 도전해보면서 게임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더욱 상승했습니다.”
예시까지 들어주니 개발팀장도 그가 말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과연… 버그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창의성 영역으로 남겨두는 게 유리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물론 이 사례와 완벽히 같지는 않으니, 추후 상황을 보고 패치여부를 결정해도 될 겁니다.”
“음, 우선순위가 높은 사안은 아니다. 이해했습니다.”
두 팀장은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안도한 개발팀장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 리추얼맨도 한국인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정말, 한국은 게임에 진심인 나라인 것 같습니다.”
“게임으로 먹고사는 저희로서는 감사한 일이죠. 음, 진행도를 보니 슬슬 퍼플 님도 가챠를 경험할 시간이 됐네요.”
“아, 같이 모니터링하러 가시죠. 가챠는 그래도 상황이 다를 겁니다. 아무리 운이 좋기로 유명해도, 무과금은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은 마음 편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이경복은 장치를 살펴봤다.
[제조]
[변환]
[강화]
그의 눈앞에 나타난 메뉴는 3가지였다. 박주호가 옆에서 빠르게 눈을 돌리며 가이드를 파악했다.
“복잡하진 않네.”
“그걸 벌써 다 읽었다고?”
이경복이 되묻자 그는 실소를 흘렸다.
“제조는 재료를 투입해서 무작위 아이템을 만드는 거다. 이게 아마 통상적인 뽑기에 가장 가깝지.”
“나머지 둘은 좀 다른가?”
“변환은 기존 아이템에 추가 재료를 넣어서 옵션을 바꾸는 기능, 강화는 동일한 아이템을 재료로 삼아 옵션을 좋게 만들 수 있지.”
박주호의 간결한 설명에 시청자들도 흡족해했다.
-역시 퍼파고 형이야!
-데이터 수집 정리는 기본입니다만?
-갓플이 데려온 이유가 있었네 ㅋㅋㅋㅋ
-ㄹㅇㅋㅋ 가이드 직접 읽어보면 한 페이지인데 그걸 줄여버리네
이경복은 채팅을 확인하며 미소 지었다.
“그럼 바로 제조 들어가면 되겠네. 변환이나 강화할 아이템도 없으니까.”
“그렇지.”
이경복이 제조를 선택하자 3개의 실린더가 나왔다.
[금속] [목재] [섬유]
실린더 상단에 적힌 문구에 그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아, 이게 재료인 모양이네요. 그냥 넣으면 되나?”
“3가지 재료 비율을 조정해서 결정하면 된다.”
박주호의 말에 몇몇 시청자들이 훈수를 뒀다.
-혀엉! 그냥 하지 말고 공략 봐!
-과금러들이 이미 데이터 뽑아둔 거 이씀 ㅋㅋㅋㅋ
-좋은 아이템 나오는 비율이 따로 있다 이마리야
-킹직히 그것도 100퍼 맞는 건 아님 ㅋㅋㅋ
-결국 운빨인 거시고요?
이경복은 그에 눈을 굴리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음, 공략 보고 하는 건 별로 재미없잖아요? 일단 그냥 해볼게요.”
그리 말하며 비율 설정을 시작할 때였다.
‘오?’
비율 숫자에 따라 느낌이 달라졌다. 처음엔 손끝이 시리도록 차가웠는데 특정 숫자에 가까워질수록 온기가 느껴졌다.
‘이 비율이 괜찮아 보이네.’
투입한 각 재료별 숫자는 동일하지 않았다. 이경복은 설정을 마치고 제조를 눌렀다.
[제조 완료 – 12:00:00]
이윽고 나타난 메시지에 이경복은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뭐야? 12시간이나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소요 시간이 너무 길지 않나. 이경복이 그에 걱정하려는 찰나였다.
“역시 대단하군.”
박주호의 탄사와 더불어 채팅창에 물음표가 솟구쳤다.
-ㅔ?
-첫 트에 12시간이 뜬다고?
-혀엉! 이거 등급이 높을수록 제조시간이 오래 걸려!
-12시간이면 최소 SR임 ㅋㅋㅋ
-운지컬 ㅁㅊㄷㅁㅊㅇ
-진짜 이 형은ㅋㅋㅋㅋ 뭐 있다니깤ㅋㅋㅋㅋ
나쁜 결과가 아니었다.
이경복이 그에 안도하는 사이 노크와 함께 갑판장이 불쑥 찾아왔다.
“선장님, 장치 옆에서 이 수정들도 같이 발견됐습니다.”
그는 이경복에게 푸른 수정이 든 함을 내밀었다. 그 푸른빛은 장치에서 나오는 것과 유사했다.
[아틀란티스 크리스털]
[신비로운 힘이 담긴 수정입니다. 소요 시간을 줄여주는 촉진제 역할을 합니다.]
이어 그 위에 나타난 메시지로 이경복은 게임의 과금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 뽑기 자체는 무과금이나 과금러나 둘 다 가능하네요. 대신 시간이 걸리는데 과금으로 이 크리스털을 사서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요.”
돈을 많이 쓴다고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건 아니다. 과금한 유저들이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바로 ‘시간’이었다.
개발사들이 ‘편의성’을 강조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이거 완전 한국인 저격 과금이잖슴!
-ㄹㅇㅋㅋ 빨리빨리의 민족을 위한 과금이랄까?
-이게 그 마시멜로 테스트인가 그거냐?
-아 ㅋㅋ 못 기다리겠다고욬ㅋㅋ
-제조 시작하면 취소가 안 돼서 회전율 높이려고 돈 씀
-킹직히 과금 안 해도 겜 즐길 수 있긴 함ㅋㅋㅋ
-진짜 제조는 운빨이긴 해 ㅋㅋ
-과금해도 무과금인 사람 여럿 봤지 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증언에 이경복은 웃으며 크리스털을 잡았다.
“12시간은 꽤 좋은 거라면서요? 공짜로 얻은 크리스털이니까 한 번 써보죠.”
수정을 장치에 집어넣자 푸른빛이 더욱 강해졌다. 이내 시간이 순식간에 줄어들더니 섬광이 터졌다.
이어 빛이 잦아들며 완성된 아이템이 보였다.
“갑옷이네?”
언뜻 보기엔 꽤 투박한 디자인의 갑옷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경악을 숨기지 않았다.
-와씨 ㅋㅋㅋ 방탄갑!
-쓰알이 바로 나와버리고?
-BTX가 SSR급이긴 해
-아니 ㅋㅋ 그 방탄이 아니잖슴!
-이거 진짜 생존템임 ㅋㅋㅋㅋㅋ
-뽑기운 개쩐다 진짜 ㅅㅂ
-방탄이 정말 좋은 게 여기 총기는 필살기 수준임
-ㄹㅇㅋㅋ 해적토벌 때 봤잖슴!
-사실상 1목숨 추가하는 거 ㅋㅋㅋ
이경복은 아이템 설명을 읽어보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처럼 좋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심드렁한 표정으로 뒤통수를 긁적였다.
“SSR이긴 한데 쓰기는 좀 애매하네요. 총은 그냥 피하면 되는 거라…”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 이경복은 갑옷을 박주호에게 넘겼다.
“이건 네가 쓰는 게 낫겠다.”
“…내가?”
박주호는 순간 갈등했다.
방송의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 이경복이었다. 좋은 아이템은 그가 갖는 편이 옳았다.
‘하지만 이 녀석 실력을 생각하면…’
이경복이 총을 피한다는 건 허풍이 아니다. 배려가 아니라 진짜 필요 없어서 주는 게 분명했다.
‘경복이가 장비가 없어서 당할 확률보다 내가 난전 중에 죽을 확률이 더 높다. 그게 더 방송을 지체시킬 거야.’
박주호는 빠르게 판단을 마쳤다. 그가 갑옷을 받아들자 시청자들이 웃음을 흘렸다.
-매니저님! 그거 함정이에욧!
-혀엉? 퍼파고님 방탄용으로 쓰려는 거 아니지?
-보디가드(타의)
-ㄹㅇㅋㅋ 이게 다 프렌드 쉴드의 큰 그림이다 이마리야
-블랙기업식 빅픽쳐 ㅎㄷㄷ
-블랙기업특) 사장이 잘해주면 조심해야 됨
기다렸다는 듯 시청자들이 바로 몰아가자 이경복은 헛웃음을 흘렸다. 대체 이런 생각이 어떻게 바로 나올까.
‘드립 칠 생각만 하는 게 귀엽네.’
이경복은 가볍게 손뼉을 쳐 주의를 돌렸다.
“자, 그럼 이번에는 저희 매니저 운도 한 번 시험을 해보죠.”
“내가?”
“어, 너도 한 번 뽑아 봐야지.”
어디까지나 이번 방송은 광고가 목적이었다. 하지만 좋은 점만 보여준다고 광고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다시 또 좋은 걸 뽑을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오히려 실망이 커질 수도 있지.’
계속 좋은 것만 나오면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경복처럼 골라서 뽑을 능력이 없지 않나.
평범한 경우도 같이 보여주는 편이 좋았다.
“일단 네가 맞춘 비율을 따라해 보는 게 좋겠군.”
-역시 퍼파고답게 바로 데이터 활용ㅋㅋㅋ
-아 ㅋㅋ SSR 성공 사례 있는데 왜 다른 걸 하겠냐구욧!
-이번에도 쓰알각인가?
-진짜 그러면 갓플이 고정 레시피 찾은 거 ㅋㅋㅋ
시청자들의 기대 속에 박주호는 비율 설정을 맞추었다. 조금 전 이경복과 정확히 같은 비율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제조 완료 – 03:00:00]
아쉽게도 같지 않았다.
-12시간 ㅇㄷ?
-어떡계 이럴 수가 이써!?
-아틀란티스 AS센터에 컴플레인 ㄱㄱ
-운지컬이 모자랐쥬?
-역시 랜덤이네 ㅋㅋㅋ
-킹직히 똑같은 결과 나오면 가챠가 아니지 ㅋㅋㅋ
-이게 정상이긴 해 ㅋㅋㅋㅋㅋ
박주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로군.”
“뭐, 그래도 결과는 봐야지?”
이경복은 크리스털을 사용해 시간을 앞당겼다. 역시나 섬광과 함께 아이템이 나타났다.
“오? 총이네?”
결과는 머스킷이었다.
박주호는 빠르게 아이템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R등급이다. 옵션은 따로 없고 내구도가 좀 튼튼한 수준이네.”
-진짜 무과금은 이게 맞긴 해
-노멀템이 안 나온 게 어디임 ㅋㅋㅋ
-ㄹㅇㅋㅋ 레어면 평타지
-갓플이 쓰알 뽑은 게 대단한 거ㅋㅋ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 사이 이경복은 방긋 웃으며 머스킷을 낚아챘다.
“야, 이건 내가 쓴다? 방탄갑 줬으니까 불만 없지?”
“마음대로.”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웃으면서 혼란스러워했다.
-자연스러운 강탈 ㅎㄷㄷ
-블랙기업행동 뭔데에에!
-아니 ㅋㅋ 근데 SSR도 아닌데 왜 저게 SSR로 보이지?
-진짜 ㅋㅋㅋ 그냥 레어템인데 쓰알인 것처럼 좋아하네 ㅋㅋㅋ
-이게 바로 아이템 등급 역전 세계? 내가 알던 등급은 대체?
-총 든 갓플? 이거는 이미 끝났죠?
-인간형 유일등급 수듄 ㅋㅋㅋ
-갓플이 쓰면 쓰알임! 아무튼 그럼!
-이 형 무과금인데 왜 과금러보다 듬직함?
-그게 바로 퍼펙트 무과금이니까(끄덕)
이경복은 머스킷을 챙기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시스템이면 무과금이라도 할 만하네요. 꾸준히 제조 돌리면 득템의 기회도 올 거고, 모바일로도 가능하니까 틈틈이 확인만 해줘도 충분하고요.”
그는 그리 말하며 슬쩍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방송을 끝내야 할 시점이었다.
이에 이경복은 제조 비율을 무작위로 선택해 시작한 후 손뼉을 쳤다.
“자, 이번에는 6시간이네요. 여기서 뭐가 나올지는 내일! 같이 확인해보기로 하죠. 알도 같이 부화할 텐데 뭐가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학생! 학생! 숙제 안 끝났어!
-NEVER 뭐하냐구! 얼른 빨리 붙잡으라구웃!
-뭐예요! 크리스탈 안 썼는데 왜 시간이 줄어요!?
-방송시간 늘려주는 과금하게 해줘!
-아아… 방종각인가…
-벌써 뽑기가 그립읍니다ㅠㅠ
-커여운 펫 나왔으면 좋겠다 ㅋㅋㅋ
-펫이랑 같이 있는 갓플? 이거 못 참거든요?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경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박주호를 가리켰다.
“오늘 같이 진행해준 매니저에게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면서, 저희는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박주호가 인사와 함께 로그아웃했다. 이경복도 뒤따라 방송을 끝내려는 찰나 아차 싶은 표정으로 다시 손뼉을 쳤다.
“아, 맞다. 하나 깜빡했네요.”
그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게임하기 전에 설명 드렸어야 되는데 축하를 해주셔서 잊고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번 이벤트 혜택으로 저희 채널 이모티콘을 로그라인 스티커로 증정해드리거든요?”
-아 맞네! 이모티콘!
-나도 깜빡함 ㅋㅋㅋㅋㅋㅋ
-혀엉! 방종부터 깜빡하면 안 될까?!
-감히 그걸 깜빡해?! 나 방송추가 6시간만큼 화났어!
-연장인줄 알았음? 숙제킥!
-(게말콘)(게말콘)(게말콘)
시청자들 반응에 이경복은 해맑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 NEVER 계정으로 에이지 오브 오션스에 접속만 하시면 바로 증정! 잊지 마시고 많은 성원 부탁드릴게요!”
광고 멘트를 마친 이경복은 양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트바!”
이어 검게 변해버린 화면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흘렸다.
-갓플의 킹간미 아주 귀한거시고요?
-ㄹㅇㅋㅋ 우승 축하 때문에 깜빡한거 커엽ㅋㅋㅋㅋ
-덕분에 방송 조금 연장됐쥬?
-아 게말콘 로그라인만 쓸 수 있는 거 넘모 아쉽다
-그래도 공짜는 못 참지 ㅋㅋㅋ
남은 시청자들은 두런두런 잡담을 나누었다.
-한국에도 로그라인 많이 쓰면 좋을 텐데
-이럴 때는 일본 퍼청자들이 부럽…
-ㄹㅇㅋㅋ 일본은 로그라인 잘쓰니까 게말콘 엄청 쓸 듯
몇몇 시청자들은 일본의 팬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한국 팬들도 기죽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받아둬야된다 이마리야
-쓸 일 없어도 받는 게 좋긴 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본에서 이모티콘 좀 흥했으면 좋겠다
-ㄹㅇㅋㅋ 일본에서 흥하면 한국에서도 나오게 되어 있음 ㅋㅋㅋ
-ㅇㅇ 이거 다운로드 수 많아야 코코아톡에서도 갓플한테 컨택할 듯?
어디서든 이경복이 잘 되어야 시청자들도 팬으로서 누릴 게 많아질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