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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51화 (351/491)

351화 - 로스트 테크놀로지 (1)

제조의 결과와 펫을 확인한 이경복과 박주호는 선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곧바로 화면이 전환됐다.

“바로 스토리 나오네요.”

방금 나간 두 사람과 달리 컷신 속 주인공은 선장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는 책상을 거의 덮을 정도로 커다란 해도를 짚으며 다른 손에 쥔 호레이쇼의 지도를 비교하고 있었다.

“…아무데도 없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였다. 시청자들도 그 한 마디에 상황을 파악했다.

-지도랑 일치하는 곳이 없네 ㅎㄷㄷ

-갓버지랑 이어지는 유일한 단서인 거신디요 ㅠ

-진짜 아틀란티스로 가는 지도인가?

-혹시 그럼 해저 지도 아님?

-어느 쪽이든 당장 감이 안 잡힌다 이마리야

그러나 주인공이 포기한 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아틀란티스 제조 장치로 돌아갔다.

“아틀란티스… 알폰소 대장님은 분명 극비임무라고 하셨지.”

그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선장실을 서성였다.

“존재를 아는 사람도 극소수, 다시 말하면 아틀란티스에 대한 정보는 해군본부 쪽이 쥐고 있다는 뜻이고.”

-오? 그러네 ㅋㅋㅋ

-알폰소는 혹시 알고 있을지도?

-자료 따로 모아둔 게 있을 덧ㅋㅋㅋ

-5252, 주인공도 퍼지컬의 소유자였던 거냐구웃!

-역시 사관학교 수석이쥬?

정리를 마친 주인공은 갑판으로 나왔다.

“갑판장, 해군본부로 가야겠다.”

“본부로 말입니까?”

“그래. 저 기이한 장치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하니 항해를 서두르게.”

“예! 알겠습니다!”

갑판장의 호쾌한 대답과 함께 컷신이 끝났다.

-군수저는 역시 다르네 ㅋㅋㅋ

-ㄹㅇㅋㅋ 누가 감히 대장한테 다이렉트로 보고할 생각을 하냐고

-근데 별개로 부조리는 다이렉트로 찌르는 게 효과가 좋긴 해

-진짜 ㅋㅋ 나쁜 일 보고하면 중간 단계에서 다 잘림

-참으면 호구된다 이마리야

-어허! 다들 숙제니까 진정하라구웃!

-자~ 잠시 내부고발이 있었어요~

-미쳤냐곸ㅋㅋㅋ

그 사이 박주호는 항로 설정을 끝냈다.

“본부까지는 나름 거리가 좀 있군. 컨트롤로 가면 좀 피곤하겠는데?”

“아, 그래? 오히려 잘 됐네.”

이경복은 개의치 않았다. 광고방송인 만큼 컨텐츠를 소개해주어야 했다.

“그럼 이번에는 좀 느긋하게 가면서 선상 낚시에 도전해보죠!”

생활 컨텐츠인 낚시를 소개하기에 적기였다. 이경복은 웃으며 광고주로부터 들었던 소개를 떠올렸다.

“이게 해역마다 잡히는 어류가 달라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또 나름 수집욕을 자극하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예 컬렉션 수집만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WA! 마참내!

-낚시는 또 못참지 ㅋㅋㅋㅋ

-ㄹㅇㅋㅋ 낚시 전문으로 하는 아재들 많음

-킹직히 현실에서 낚시 가려면 준비부터 빡세잖슴 ㅋㅋㅋ

-의외로 손맛도 구현을 잘 해서 할 만 하지 ㅋㅋㅋ

시청자들이 그에 동조하는 사이 박주호가 설명을 덧붙였다.

“생선만 나오는 건 아니다. 가끔 아이템도 걸려서 올라온다고 나와 있어.”

“오? 아이템도 나와?”

“물론 좋은 건 아니지. 보니까 모바일에서는 미끼 아이템을 써서 자동 반복도 가능하다네. 방치형 컨텐츠인 모양이다.”

“자, 저희 매니저 설명 들으셨죠? 이게 또 짬짬이 즐기기 좋게 설계를 다 해두셨네요. 한 번 직접 해보시면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경복이 웃으며 광고멘트를 쳤다. 시청자들도 따라 웃자 그는 가볍게 손뼉을 쳤다.

“그럼 저희도 한 번 직접 체험을 해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바로 인벤토리에서 낚싯대를 꺼냈다.

* * *

두 사람은 작은 상자를 의자 삼아 앉았다. 이경복은 간단히 캡슐용 낚시 가이드를 훑고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엄청 간단하네요. 지금 저 따라서 가이드 보신 분들도 아시겠지만, 캡슐 플레이어들은 미끼가 소모되지 않습니다. 적당히 바다 쪽에 낚싯대를 던지고 입질만 기다리면 되네요.”

“실제 낚시처럼 이것저것 다하면 아무래도 힘들 테니까.”

박주호의 첨언에 시청자들도 즉각 동의했다.

-실제처럼 구현했으면 찐 낚시 아재들만 좋아할듯ㅋㅋㅋ

-킹직히 낚시하는 아재들도 낚는 걸 좋아하지 준비과정은 안 좋아함

-아재요? 왜 자기 얘기를 남 얘기처럼?

-수평선 잔잔하니 좋네 ㅋㅋㅋ

-불멍이 아니라 바다멍 타임이라 이마리야

-저챗 ㄱㄱㄱ

입질이 오기 전까지는 딱히 할 것이 없었다.

“그럼 막간을 이용해서 소통시간을 가져 보죠. 모처럼 이 친구도 나왔으니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해도 좋겠네요.”

이경복은 오디오를 비우지 않았다. 박주호는 자신을 거론하자 흠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엌ㅋㅋ 즉시 부려먹기

-혀엉? 오디오도 이제 매니저님한테 맡기는 거야!?

-블랙기업식 일처리 직관ㅋㅋㅋ

-근데 직원이 일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아 ㅋㅋ 분위기 파악 하시라고욧!

-퍼니져님 방장이랑 얼마나 알고 지냈음?

-퍼니져님 오팬무?

-미쳤냐고 ㅋㅋㅋㅋ

-넌 바로 밴각이닼ㅋㅋㅋ

장난스러운 채팅과 더불어 몇몇 질문들이 올라왔다.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에 박주호는 미간을 좁혔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다 읽는 거냐?”

“그냥 보고 읽으면 되잖아?”

“…그래.”

이내 박주호는 간신히 보이는 질문 하나를 입에 담을 수 있었다.

“실제로 퍼플은 어떤 타입의 상사인가요,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오? 누구야? 아주 칭찬해!

-옼ㅋㅋㅋ 질문 좋았고?

-완벽주의자라서 지독한 거 아님?

-아닠ㅋㅋㅋ 갓플이 완벽한거지 완벽주의자는 아니잖슴ㅋㅋ

-근데 편집자님이나 매니저님도 퍼펙트해서 킹능성 있긴 햌ㅋㅋㅋ

다른 시청자들도 그 질문에 관심을 표했다. 박주호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답을 꺼냈다.

“한 마디로 말씀 드리면 이 녀석은 재미에 미친 사람입니다.”

“어?”

이경복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박주호가 어깨를 으쓱였다.

“뭐, 특정될 수도 있으니 자세히 말씀은 드릴 수 없는데 학창시절 때부터 그랬습니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어, 솔직히 말해서 퍼플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박주호가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자 시청자들은 더욱 흥겨워했다.

-갑자기 분위기 디스전ㅋㅋㅋㅋ

-상사 욕은 면전에서 한다, 그게 상식이잖아?

-알고 보니 블랙기업은 블랙직원들이 다니는 회사였구연?

-엌ㅋㅋ 이게 찐친이짘ㅋㅋㅋ

-매니저님 피셜 재미에 미친 자 ㅋㅋㅋㅋ

-역시 맑은 눈의 광인이 맞았고?

당연하게도 박주호는 이경복의 흉을 보기 위해서 말을 꺼낸 건 아니었다.

“그런데 머리가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아마 성적이 나빴던 건 공부가 ‘재미없어서’였기 때문이었겠죠.”

-고것은 또 맞말이긴 해 ㅋㅋㅋ

-ㄹㅇㅋㅋ 뇌지컬 쓰는 거 보면 머리 회전 빠름

-킹직히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이 어디 있냐구웃!

-그 사람들은 공부를 재밌어한 죄로 대학원에 갇혀있음

-너어는ㅋㅋㅋ 진짴ㅋㅋㅋ

박주호는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경복을 돌아봤다.

“만약에 공부가 재미있었다? 국내 명문대가 뭔가요. 하버드까지 갔을 천재가 됐을 겁니다.”

“아니, 야 그게 뭔…”

이경복이 황당해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내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아, 어제 내가 너 소개할 때 이런 느낌이었구나?”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리벤지였고?

-정보) 퍼피셜 매니저님은 삐돌이였다.

-퍼피셜이 맞았네 ㅋㅋㅋㅋ

-5252,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거냐구웃!

-???: 응~ 너네들 다 밴이야~

-헉!

-아 ㄹㅇㅋㅋ 만 치라고

시청자들은 장난스럽게 바로 박주호를 몰아갔다. 이경복은 더 과열되기 전에 신속히 화제를 전환했다.

“좋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제가 질문 한 번 골라볼게요.”

그와 함께 쏟아지는 무수한 채팅에 이경복이 눈을 굴렸다.

그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직관팬들 너무 부러웠어요. 온라인이라도 좋으니까 팬미팅 한 번 해주면 안 되나요.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네요.”

-옼ㅋㅋㅋ 이것도 좋네

-비하인드 보고 진짜 배가 너무 아팠다구욧!

-나도! 나도 갓플이랑 사진 찍을 거야!

-킹직히 한 번 해야 됨! 아무튼 해야 됨!

호응하는 채팅이 그보다 더 빠르게 솟구쳤다. 이경복은 미소와 함께 턱을 매만졌다.

“이게 사실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에요. 마침 저번 대회 이후로 퍼튜브 구독자가 200만이 넘었거든요?”

“정확히는 204만이 됐지.”

박주호가 덧붙이자 이경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래서 200만 돌파 기념 이벤트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온라인 팬 미팅도 그중 하나고요.”

팬을 만나는 건 이전에는 오히려 걱정이 되는 일이었다. 그동안 기피했던 이유는 혹시라도 만나게 된 팬들로부터 부정적인 기운을 느껴 실망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좋은 분들에게만 집중하면 돼.’

하지만 플랫폼 대전에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은 이후 이경복의 생각은 달라졌다.

그때 느꼈던 행복감이 여전히 뇌리 속에 선명했다.

-WA! 200만 기념 이벤트!

-이거는 무적권 간다! 어떻게든 간드앗!

-혀엉! 기준만 정해줘! 내가 어떻게든 다 맞출테니까!

-갓플과 팬미팅? 이건 핵과금해야지 ㅋㅋㅋㅋ

-킹직히 대회 직관한 사람들은 양심적으로 나왓!

-월간 정기 팬미팅 잡아줘잉!

-하루는 너무 적소! 한 달로 합시다!

-월간이 한 달 내내를 의미한다, 그게 상식이잖아?

-그래도 꽉 찰 것 같은 게 함정ㅋㅋㅋㅋ

-그럼 방송은 언제 하냐고ㅋㅋ

시청자들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지 빠르게 채팅을 쏟아냈다. 이경복이 그에 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직 구상 단계라서 아무것도 정해진 거 없습니다. 언제 할지도 모르고요. 급하게 정하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하는 게 저나 여러분이나 좋잖아요?”

그의 말에 채팅창이 ‘ㅇㅈ’과 ‘ㄹㅇㅋㅋ’로 가득해졌다. 때마침 그의 눈에 낚싯대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

“야! 야! 왔어!”

“뭐가 왔… 어!”

이경복의 말에 박주호가 벌떡 일어나 낚싯대를 잡았다. 생각보다 쉽게 박주호의 낚싯대는 곧장 뒤로 당겨졌다.

철퍽하는 물소리와 함께 갑판 에 떨어진 건 바로.

-뭐갘ㅋㅋㅋ 왔엌ㅋㅋㅋㅋ

-놀란 건데 말이 돼서 개 웃기넼ㅋㅋㅋ

-갓플 매니저 답게 방송각 제대로 봐버리고?

-퍼파고의 허둥지둥? 이거는 매우 귀하네요

-근데 낚은 게 장홬ㅋㅋ

-구멍난 장화? 이거 완전 클리셰쥬?

-ㄹㅇㅋㅋ 낚시 실패하면 다 이거 나옴ㅋㅋㅋ

겉보기에도 별 가치 없는 낡은 장화였다. 하지만 실망할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이경복도 낚싯대를 잡았다.

“오, 뭐야?”

박주호와는 달랐다.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줄과 호응하듯 이경복의 팔 근육이 부풀었다.

-큰 거 왔다!

-운지컬이 여기서 또?

-이 정도면 찐으로 대어인 거 같은데?

-제복 위로 드러난 근육선 보소 ㅋㅋㅋㅋ

-와씨 ㅋㅋㅋ 이 형은 낚시만 해도 그림이 나오네

한껏 휘어진 낚싯대는 혹여나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윽고 팍하며 커다란 그림자가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

-뭐예요? 왜 진짜 커요?!

-와씨 ㅋㅋㅋ 이거 방어넼ㅋㅋ

-이 정도면 대방어다 대방어!

-바로 군침 돌아버리고?

시청자들의 말처럼 바로 결과창이 나왔다.

[방어 (R) - 11.7kg]

크기에 걸맞게 무게도 상당한 방어였다. 이경복은 환하게 웃음 지었다.

“와…! 저는 사실 낚시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이게 그 손맛인가? 낚싯대로 전해지는 떨림이 진짜 장난이 아니에요!”

-캬 ㅋㅋㅋ 이형 손맛들렸네

-초장부터 대방어? 이건 못 참짘ㅋㅋㅋㅋ

-혀엉! 얼른 회 떠묵자!

-갑판장 부르면 회 떠줌! 빨리!

-얼른 횟감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시청자들도 마치 자기 일처럼 덩달아 흥분했다. 쏟아지는 채팅에 이경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좋네요. 이거 한 번 먹어봐야죠! 갑판장!”

이 역시 컨텐츠의 하나가 아니겠나.

* * *

시청자들 말은 사실이었다.

갑판장은 노련한 손놀림으로 방어를 해체하며 회를 떴다.

이윽고 보다 커다란 상자를 탁자 삼아 두툼하게 썰린 방어회가 올려졌다.

“맛있게 드십시오.”

갑판장은 정중하게 말하며 굵은 소금도 같이 옆에 두었다.

-햐 ㅋㅋㅋ 비주얼 미쳤다

-무슨 전문 쉐프냐곸ㅋㅋㅋㅋ

-와… 두께 취저다 진짜

-킹직히 실제로 파는 것보다 맛나게 생김ㅋㅋㅋㅋㅋ

-이 밤중에 이건 너무한 건 아니냐구웃!

이경복도 탄사를 흘리며 손을 움직였다.

“자, 그럼 미각제한을 해제해볼게요.”

가상현실 내 음식 섭취는 횟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그가 설정을 바꾸자 그 횟수가 줄어들었다.

“제가 캡슐에서 음식을 먹는 건 또 처음이라서요. 아무리 그래도 현실만 한가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기대는 조금 낮춰두겠습니다.”

-옼ㅋㅋ 생각해보니 그르네

-이런 걸 보면 또 뉴비란 말이지?

-아 ㅋㅋ 누가 갓플이 캡슐 뉴비라고 생각하겠냐구웃!

-인지부조화 씨다 씨!

-바로 기대컨해버리고?

-초고추장이나 간장이 없어서 그럴만 하긴 해

-ㄴㄴ 대방어는 소금간으로도 맛남

채팅창에 대방어 가이드(?)가 올라오는 사이 이경복은 회 한 점 입에 넣었다.

이내 씹기 시작하자마자 그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니, 뭐야 이거?”

“맛이 괜찮나 보군.”

“야, 이거 진짜 장난 아닌데? 와, 한 번 먹어봐!”

이경복의 말에 박주호도 따라 한 점 입에 넣었다. 이내 그는 이해가 간다는 듯 실소를 흘렸다.

“확실히… 이거는 꽤 놀랍네.”

“아니, 여러분. 이게 광고라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예요. 식감 쫄깃한 것부터 맛이 확 사는 게. 와…”

“음, 디테일이 정말 훌륭하다.”

“이게 말이 됨?”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두 사람은 고개를 들었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퍼무새가 회에 관심이 생겼는지 어느새 이경복의 어깨에 자리를 잡은 게 아닌가.

-타이밍보솤ㅋㅋㅋㅋ

-5252, 퍼무새도 방송각을 아는 거냐구웃!

-야씨 ㅋㅋㅋ 말버릇 설정이 신의 한수다

-근데 진짜 존맛인 듯?

-ㄹㅇㅋㅋ 나 갓플이 이렇게 말 빨리하는 거 첨 보는 듯

-아 ㅅㅂ 안 되겠다! 회 한사바리 시켜야겠다!

-게임에 과금을 안 시키고 애먼 횟집에 과금하게 됐쥬?

-광고주 오열ㅋㅋㅋㅋㅋ

-혀엉! 럼주! 럼주도 마셔줘잉!

이경복은 퍼무새에게 회를 줘도 될까 고민하는 와중 채팅을 확인했다.

“아, 제가 현실에서는 술을 많이 즐기는 편이 아니에요. 운동하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래도 캡슐이니까 괜찮지 싶어요.”

박주호가 눈치껏 럼주를 따라 주었다. 두 사람 모두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 비웠다.

“오, 이건 또… 색다르네요?”

또 한 번 눈이 크게 뜨였다.

이경복은 애타는 시청자들을 위해 빠르게 설명했다.

“향이 독한데 이게 나쁘지 않습니다. 방어가 좀 기름기가 있거든요? 근데 알콜이 그걸 씻어줘요. 소주보다 뒷맛도 깔끔하고요.”

“하나 덧붙이자면, 술 향은 느껴지지만 취기는 오르지 않습니다. 입가심 용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어 박주호도 한 마디를 마치자 시청자들은 감탄을 표했다.

-햐 ㅋㅋㅋ 이건 진짜 안 되겠다

-아니 ㅋㅋㅋ 갓플 진짜 잘 먹넼ㅋㅋㅋ

-이형 퍼지데이 뒤풀이 때도 봤지만 의외로 먹성이 좋음

-먹방까지 퍼펙트해버리는 거냐구웃!

-아닛! 이 좋은 걸 에붕이들만 하고 있었단 말이야?!

-낚시아재들이 하는 이유가 있었넼ㅋㅋㅋㅋ

-아직 에이지 오브 오션스 설치 안 한 흑우 없제?

두 사람은 빠르게 횟감을 해치웠다. 이경복은 다시금 탄사를 흘리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말 추천 드립니다. 직접 드셔봐야 어떤 느낌인지 아실 거예요. 종종 접속해서 낚시랑 선상회만 즐겨도 될 정도예요. 아니, 우리 회식을 여기서 해볼까?”

이경복이 장난스럽게 묻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블랙기업식 비용절감 ㅎㄷㄷ

-독하다 독해!

-???: 럼주는 각자 지참해 오세요

-???: 소금은 차림비 드니까 먹을 사람만 먹어요

-그 와중에 또 각출하는 게 있냐곸ㅋㅋㅋㅋ

그 사이 박주호는 대답 대신 해도를 살폈다.

“음, 절반 넘게 왔다. 도착까지 오래 걸리지 않겠어.”

“아, 벌써? 낚시 한 번 더 할까했는데 좀 애매하려나?”

이경복이 그리 되묻는 와중이었다. 갑자기 시야가 암전되더니 이내 화면이 전환됐다.

“뭐지?”

“어? 컷신이네요?”

컷신 전환에 두 사람은 물론 시청자들도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해적! 해적 발견! 좌측에 해적선단입니다아아아!”

다급한 선원의 경고에 주인공과 선원들이 일제히 눈을 돌렸다. 주인공은 빠르게 망원경을 꺼내들어 살폈다.

“저건…!”

이내 화면에 잡힌 건 커다란 해적기였다. 해적기에는 붉은 머릿결의 해골과 그 해골의 눈에서 튀어나온 뱀이 그려져 있었다.

“레드 바이퍼, 카밀라 해적단이다!”

주인공은 그 깃발의 주인을 아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해적이 왜 이곳에? 해군본부가 멀지 않은데?”

해군과 해적은 앙숙인 만큼 서로의 본거지에서는 그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아직 해군본부 바로 앞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이었으니 해적과 맞닥뜨리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이 바로 벌어졌다.

<어이! 들리나?!>

여성의 목소리였다.

선원들은 기겁하며 눈을 돌렸다.

“뭐, 뭐야?”

“어디서 들려오는 거야?!”

“서, 선장실이다!”

덜덜 떠는 그들과 달리 주인공은 즉시 선장실로 들어섰다.

<이봐, 해군 나으리. 듣고 있으면 대답을 하라고.>

안으로 들어오니 목소리는 더욱 선명해졌다. 그 목소리는 아틀란티스 제조 장치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런가…”

주인공은 그에 얼굴을 굳혔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경복과 시청자들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이거 아무래도 장치가 하나가 아닌 것 같네요.”

저 해적들도 아틀란티스 장치를 소유한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통신 기능까지 있는 모양입니다.”

그것이 해적, 카밀라의 목소리가 들린 이유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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