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61화 (361/491)

361화 – 로스트 테크놀로지 (11)

요새가 완전히 무너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습격 성공!]

[함장님의 활약으로 해적섬을 점령했습니다!]

협동 컨텐츠의 완료 알림과 더불어 화면이 전환됐다.

“아, 토벌은 이걸로 끝인가 보네요.”

완전히 무너진 요새와 건축물들, 그리고 그 사이에 항복한 해적들. 이경복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한 마디 했다.

“원 아이드 잭은 어디 있지!?”

그 와중 갑판장이 한 해적에게 윽박을 질렀다. 기겁한 해적은 입을 달싹이다가 결국 손을 뻗었다.

“저기! 저기입니다! 수, 숨을 만한 곳은 보물창고 뿐입니다!”

“그래? 만약 거짓말이면 네가 원 아이드 잭이 될 거다!”

갑판장은 경고와 함께 돌아섰다. 주인공은 이미 들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거기 둘! 따라와라!”

“예!”

갑판장은 선원들을 불러 주인공을 따라 해적이 가리킨 창고로 이동했다.

갑판장이 바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잠깐.”

주인공이 낮게 속삭이며 그를 제지했다. 갑판장은 눈을 껌뻑이다가 이내 선원들에게 수신호를 전하고 옆으로 물러났다.

-오? 뭐지?

-요건 바로 들어가면 안 되지 ㅋㅋ

-궁지에 몰린 쥐가 문다 이마리야

-신중한 거 좋고 좋고 ㅋㅋㅋ

주인공은 조심스럽게 머스킷을 빼들었다. 이내 그는 갑판장과 눈빛을 나누고는 장총으로 문을 밀쳤다.

쾅하는 둔중한 충격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총성이 터졌다. 다행히 탄환은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 빌어먹을 놈이!”

갑판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원들과 안으로 들이닥쳤다.

“저항하면 사살하겠다!”

“붙잡아!”

“끄아악!”

안에서 들려오는 소란과 다르게 주인공은 머스킷을 다시 어깨에 메고 옷매무시를 다듬었다.

이내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완전히 제압당한 원 아이드 잭이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사, 살려 주십쇼! 제발 살려 주십쇼!”

이미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건지 비굴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갑판장은 어처구니가 없는지 우악스럽게 놈의 머리를 잡아들었다.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 살려달라는 놈이 총을 쏴!?”

“마, 맞습니다! 제가 미쳤었어요! 겁에 질려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원 아이드 잭은 눈물까지 줄줄 흘리며 자비를 구했다. 그 모습에 화면 속 캐릭터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더 가관이었다.

“저, 저희라고 해적이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닙니다! 살려고!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요!”

주인공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놈을 내려 보는 눈빛에서는 경멸이 묻어 나왔다.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 것 치고는 꽤 쌓아둔 게 많군.”

“그, 그게 딸린 식구가 많아서…”

주인공은 뒤룩뒤룩 눈을 굴리는 놈에게 다가가 한 쪽 눈을 가리던 안대를 벗겼다.

이내 공개된 그 이면에 모두가 놀랐다.

“아니, 뭐야? 왜 눈이 둘 다 있어!? 원 아이드라며!?”

갑판장이 대표로 황당하다는 투로 말했다. 놀랍게도 별명과 달리 놈의 두 눈은 멀쩡했다.

-와앀ㅋㅋ 이건 또 뭔ㅋㅋㅋㅋ

-ㄴㅇㄱ 상상도 못한 눈깔!

-무친ㅋㅋ 있어보이려고 애꾸인 척한 거넼ㅋㅋㅋㅋ

-아닠ㅋㅋ 이러면 투 아이드잖슴ㅋㅋㅋㅋ

-번스 : 이 새끼가?

-찐 투 아이드 딥빡행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트렸지만 주인공은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어, 어떻게…?”

“우리 갑판장이 소리 한 번 치니까 네놈 위치를 바로 알려주더군. 충성도 의리도 없는 해적단이라는 뜻이지. 그런 곳에서 애꾸눈 선장이 자리를 유지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겠나.”

주인공은 손에 든 안대를 문 쪽으로 들었다. 분명 겉보기에는 검은 안대였건만 촘촘히 빛이 새어 들어왔다.

-무친ㅋㅋ 이거 보이는 거였네

-오 ㅋㅋ 수석행동 좋았다

-생각해보니 그르네? 왜 애꾸 해적이 선장임?

-ㄹㅇㅋㅋ 따로 충성할 일 없으면 반란 일어나는 게 정상이지

-눈 하나인데도 잘 싸우면 있어 보이긴 할 듯 ㅋㅋㅋ

-해적식 마케팅 무엇?

갑판장도 그제야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아하! 어둡기는 하겠지만 보이는 거였군요?”

“한 배를 타는 부하들마저 속이는 너 같은 놈의 말을 우리가 믿을 것 같나.”

“크으윽…!”

원 아이드 잭, 아니 그냥 잭은 언제 빌었냐는 듯 이를 악다물었다. 그러나 당장 어쩔 도리가 없으니 끓어오르는 감정을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은 건조한 시선으로 그를 내려 보다가 손짓했다.

“체포해라. 재판을 통해 처벌하겠다. 좋은 본보기가 되겠지.”

“알겠습니다! 이제 보니 혓바닥으로 선장 자리를 꿰찬 놈이었구먼!”

“자, 잠깐! 나으… 읍읍!”

갑판장과 선원들은 바로 재갈을 물리고 놈을 포박해 끌고 나갔다.

주인공이 이내 창고를 둘러보는 와중이었다. 발소리와 함께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매번 저를 놀라게 하시네요.”

이내 들려온 목소리는 선원의 것이 아니었다. 주인공이 돌아보니 문 앞에는 세라자드가 있었다.

채팅창에 물음표가 올라오기 무섭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왔는데 괜한 걱정이었군요. 설마하니 해적단을 토벌하실 줄이야.”

주인공은 바로 대답하는 대신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내 시선을 돌리며 창고에 쌓인 보물들을 돌아봤다.

“이 중에 빼앗긴 물건이 있습니까?”

“음…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녀도 내부를 쓱 훑고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돌려받을 생각은 없어요. 제 손을 떠난 이상 제 것이 아니니까요. 이 물건들은 모두 퍼플 님의 몫이 되는 게 옳죠.”

“의외의 대답이군요.”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주인공의 눈매는 이내 날카로워졌다.

“그것도 당신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까?”

“네?”

“군도에 살던 주민들을 이용하려 했던 것처럼 저를 이용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의 직설적인 말에 세라자드가 얼굴을 굳혔다.

-그치! 이거 짚고 넘어가야지!

-5252, 대체 의도가 뭐냐구웃!

-솔직히 말하라 이마리야

-세눈나가 될 것인가 세레기가 될 것인가…!

-???: 조심하지 않으면 삽시간에 인간쓰레기가 되고 맙니다!

-세눈나? 아니지? 그치? 뭔가 있는 거지!

시청자들의 집중과 더불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새삼 다시 깨닫게 되네요. 역시나 퍼플 님은 생각이 빠르시다는 거.”

“칭찬으로 넘어갈…”

“아니, 이번에는 칭찬이 아니에요. 너무 앞서 가셨거든요.”

그녀는 떳떳하다는 듯 주인공을 직시했다.

“보급품 전달을 부탁드린 건, 퍼플 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였어요.”

“어떤 사람?”

“네. 해군이라고 다 같은 해군은 아니잖아요? 해적을 증오해서 해군이 된 사람, 본부가 내세우는 ‘정의’에 이끌린 사람 혹은 그저 안정된 삶을 바라고 입대한 사람도 있겠죠.”

“…제가 군도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고 판단하려 했다. 그런 뜻입니까?”

“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죠. 설마하니 해적단이 주민들을 납치했을 줄은 저로서도 상상 못 할 일이니까요.”

돌아온 물음에 세라자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퍼플 님은 그런 상황에서도 바로 나서셨죠. 납치된 사람들을 구하고 지금처럼 해적단까지 토벌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습니까?”

“네, 저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 하고, 그럴 능력까지 있다는 점에서요.”

미소를 짓는 그녀와 달리 주인공의 표정이 굳었다.

“동의 할 수 없는 말이로군요.”

“네?”

세라자드가 의아해하는 사이 갑판장이 돌아왔다.

“선장님! 아, 실례했습니다.”

“괜찮네. 무슨 일이지?”

“모든 해적의 체포가 끝났습니다.”

“음, 돌아갈 준비를 하지.”

주인공은 그리 말하고는 세라자드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머지 이야기는 돌아가서 해도 충분할 겁니다.”

* * *

세라자드 상회가 있는 항구로 돌아오자 컷신이 바로 이어졌다.

그녀는 약속대로 제조 장치를 가동시켰다. 주인공은 제조가 끝나길 기다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과 저는 다릅니다.”

세라자드가 움찔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당신은 그 사람들을 이용하려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사람들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행동은 위선입니다.”

-이게 맞지 ㅋㅋㅋㅋ

-결국 자기 이득 챙기려고 한 거잖슴!

-아 세레기 확정인가요ㅋㅋㅋ

-으디 주인공이랑 비교를 하냐 이마리야

시청자들도 그 말에 동의했다. 세라자드는 그에 얼굴이 굳었다.

그러나 주인공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려는 건 아닙니다.”

이에 채팅창은 물론 세라자드의 얼굴에도 물음표가 떴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의도가 어떠했든 주민들은 당신의 도움 덕에 해적이 되지 않았습니다. 상회에 감사하고 희망을 얻었죠.”

세라자드의 눈동자가 커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었다. 그렇기에 저는 당신의 행동이 ‘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또 놀라게 하시네요.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요.”

그녀는 반색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주인공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그렇기에 중요한 건 지금부터입니다.”

“지금?”

“해적단은 제가 토벌했습니다. 당신의 원래 의도, 주민들의 이용가치는 사라졌죠.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겁니까? 계속 그들을 지원해줄 겁니까?”

“그건…”

세라자드는 쉽게 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내 머리를 흔들었다.

“당장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상황을 지켜봐야겠죠.”

“지원을 끊을 수도 있다는 얘기로군요.”

“저라고…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요. 모든 일에는 비용이 있기 마련이니까.”

“이해합니다.”

세라자드의 눈이 커졌다. 또 한 번 의외의 답이 나왔다.

“누군가를 구하는 건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해적에 맞서기로 결정하는 일이 제 선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일인 것처럼.”

주인공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은 그 너머에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기준이 중요한 겁니다.”

“기준?”

돌아온 물음과 함께 화면이 잿빛으로 물들었다. 이어 검은 먹물이 번지듯 풍경을 지우더니 새로운 장소가 나타났다.

“어? 회상씬인가 보네요? 어릴 적인 것 같습니다.”

이경복은 동기화된 감각에 멘트를 쳤다. 어린 주인공이 제 머리에 맞지 않은 해군 모자를 쓰며 경례 자세를 취했다.

“아빠! 저는 아빠처럼 정의로운 해군이 될 거예요!”

-와 ㅋㅋㅋ 합성음인데도 왜 좋음?

-ㄹㅇㅋㅋ 변성기 이전으로 변조한 것 같은데

-이정도면 찐으로는 완전 미성이었을 듯 ㅋㅋㅋㅋㅋ

-진짜 이 형은 목소리를 타고 났네 ㅋㅋㅋ

-오? 혹시 앞쪽에는 갓버지?

앳된 목소리와 함께 맞은편에 다리가 보였다. 해군 제복 바지를 입은 것으로 보아 호레이쇼로 보였다.

그러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큰 모자에 시야 절반이 가려졌다.

이내 그 너머에서 웃음을 흘리며 누군가 모자 위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면 좋겠구나. 그런데 아들아, 정의를 지키려면 정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지?”

“어…”

“아직은 어려울 게다. 하지만 하나는 꼭 기억하거라.”

호레이쇼는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정의가 있단다.”

“정의가 여러 개예요?”

“그렇지… 그래서 정의를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이내 그의 목소리에서 씁쓸함이 묻어나왔다.

“정의를 주장하는 건 쉬운 일이다.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정작 일이 닥치면 달라지는 사람이 많단다.”

“그건 거짓말쟁이잖아요? 저는 안 그럴 거예요!”

“그래, 나도 그러리라 믿는다. 정의는 주장하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거지.”

어린 아들의 대답이 기특한지 호레이쇼는 너털웃음을 흘렸다.

“그러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

“기준?”

“그래, 아빠는 그걸 ‘신념’이라고 부르지.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정의가 되거든.”

“어… 잘 모르겠어요.”

주인공의 목소리가 작아지자 다시금 커다랗고 따뜻한 손이 모자 위로 느껴졌다.

“나중에 크면 알게 될 거다. 그리고 모르면 아빠한테 다시 물어보면 되잖니.”

이내 모자가 벗겨지며 가려진 시야가 드러났다. 갑자기 들어온 빛에 시야가 환해졌다.

“그때는 더 많이 이야기를 하자구나.”

눈부심에 찡그린 건지 화면이 몇 번 깜빡였다. 이내 방을 나서는 호레이쇼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빠…”

주인공이 그 뒤를 따라가려는 순간 푸른빛이 번쩍이며 화면이 전환됐다.

제조 장치가 푸른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안에는 2번째 지도가 놓여 있었다.

주인공은 묵묵히 지도를 챙기고는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나서기 전 세라자드를 돌아보았다.

“선택의 순간입니다.”

“선택…?”

“세라자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결정할 순간이죠.”

그녀는 바로 그 뜻을 알아차렸는지 눈동자가 흔들렸다.

“마지막까지 위선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진정한 은인이 될 것인가.”

주인공의 나레이션과 함께 문이 닫혔다.

그와 함께 컷신이 끝났다.

“오… 갈수록 스토리가 무게가 있네요.”

통제권이 돌아오자 이경복이 소감을 밝혔다.

-ㄹㅇㅋㅋ 진짜 스토리 딥하다잉

-그저 갓버지…!

-갓버지 아래 수석아들이 나오는 게 당연한 거였고?

-와 ㅋㅋ 난 진짜 최근 업뎃 소식만 보고 완전 캐주얼인줄 알았는데

-약간 주인공은 이상주의자고 세눈나는 현실주의자? 그런 느낌임

-콘솔판 스토리가 진국이구만ㅋㅋㅋㅋ

시청자들도 이내 채팅창에 소감을 채우는 와중이었다. 새로이 나타난 메시지가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해적단 ‘원 아이드 잭’의 토벌 포상을 받았습니다!]

[‘퍼플’ 함대의 명성이 상승합니다!]

이번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명성은 물론 각종 전리품을 획득했다.

-이게 바로 2인 함대의 포상?

-해적섬 바로 호로록해버렸쥬?

-아니 ㅋㅋ 이미 부자인데 더 부자가 되어버리고?

-아 자본주의 파동! 너무 무섭다!

-이건 부익부가 아니라 퍼익퍼 아니냐고 ㅋㅋㅋ

-ㄹㅇㅋㅋ 퍼플이 더 퍼펙트해졌다 이마리야

-무과금으로 이렇게까지?

-완전 혜자겜이네요^^(아님)

시청자들이 즐거워하는 사이 박주호는 빠르게 전리품 목록을 훑었다.

“무역품은 바로 파는 것보다는 멀리서 파는 게 낫겠다. 2번째 유적 지도도 얻었으니 본부로 돌아가서 처분하면 되겠지.”

“아, 맞네. 이제 본부 가서 전체 지도 대조하고 위치 찾겠네.”

이경복은 웃으며 눈을 굴렸다.

“잠수복 떡밥도 나왔으니까 다음 유적에서 재료 찾고 만들겠죠? 그러면 이제 해저까지 들어갈 테니 더 깊은 스토리가 진행 될 것 같습니다.”

그가 이렇게 다음을 유추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방종 멘트 멈춰!

-아아… 어느덧 베일 시간인가

-방종각 너무 예리하다아아앗!

-바로 그립읍니다ㅠㅠ

어느덧 방송을 끝낼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채팅창에는 눈물 이모티콘이 가득해졌지만 이경복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자, 시간이 늦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내일은 더욱! 흥미로운 항해가 기다리겠죠? 저희는 내일 다시 떠나보겠습니다!”

“내일 또 뵙도록 하죠.”

박주호도 간단히 인사를 건네자 바로 화면이 검게 변했다.

-갔어…

-그래도 오늘 방송은 알차긴 했다 ㅋㅋㅋ

-ㄹㅇㅋㅋ 낚시 먹방에 유적탐사랑 협동전까지 ㅋㅋㅋㅋ

-어? 맞다! 회 배달시켰는데 ㅅㅂ!

-활어회가 숙성회가 되어버리고?

-코이츠www 방송 보고 배고픔도 잊어버린www

-넘모 꿀잼이라 어쩔 수 없다 이마리야 ㅋㅋㅋ

아쉽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은 이내 다음을 기다렸다.

* * *

방송을 마친 이경복은 샤워를 마치고 잠에 들 준비를 했다.

그때 우웅하는 진동과 함께 알림이 왔다.

[>퍼사장 자나?]

[>(사진)]

[>이모티콘 리뉴얼 최종임!]

팀 퍼펙트 단톡방이었다.

최병훈이 기존 이모티콘 리뉴얼 완성본을 올린 것이었다.

[>와 ㅋㅋㅋ 진짜 리뉴얼이네]

[>이전 것도 좋긴 했는데 약간 선이 거친 느낌이었는데]

[>이번 건 완전 깔끔해서 새로운 느낌ㅋㅋㅋ]

그에 먼저 반응한 건 같은 편집팀인 매드맨이었다.

[>이거 퍼펙트 후드티 진짜 찰떡입니다!]

[>아무래도 이전 버전은 팬심으로 만드신 거니까 아마추어라는 느낌이 없진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진짜 작가님이 프로로 각성했다는 느낌이네요 ㅎㅎ]

그 다음에 답한 사람은 활동시간대가 비슷한 조대한이었다.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답을 송신했다.

[>확실히 시안보다 훨씬 좋아졌네]

[>그치?]

[>그럼 바로 이모티콘 대체하고 공지 올린다?]

최병훈의 물음에 이경복은 미소를 머금었다.

[>ㅇㅋ]

[>이거 거의 이틀 만에 하신 거지?]

[>이모티콘 작가님 고생한신 거도 공지에 써주고]

[>시청자분들이 많이 좋아하시겠다 ㅋㅋㅋ]

이경복이 확정짓자 팀원들도 그에 동의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대한이 큰 기쁨을 표했다.

[>일본 팬분들은 엄청 부러워하겠네요]

[>아예 안 썼으면 모를까, 지금은 이모티콘으로 써봤으니까요 ㅋㅋ]

그가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 리뉴얼 버전으로 대체되는 이모티콘은.

[>멤버십 회원들이 보면 또 트위티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죠 ㅋㅋ]

비단 트라이만이 아니라 큐튜브 멤버십에도 적용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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