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화 - 엔화 결제 됩니다 (3)
샵팬덤과의 미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미 입점이 된 상황이었으니 검토할 사항이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흠, 현 상황에서 일정이 정확히 나오기는 어렵겠네요. 일본 쪽 업체랑 계약도 진행하셔야 되고, 그쪽 일정도 있을 테니까요.”
이경복은 상황을 되돌아보며 대표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대략적이나마 2차 굿즈 런칭 일정까지 어느 정도 걸릴까요?”
“아, 생각하신 것보다 빠를 겁니다. 이미 후보 업체는 선정이 끝났고, 구두로나마 이야기를 진행해뒀으니까요. 계약서만 안 썼다뿐이지 금방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표의 자신 있는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팀장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시기를 앞당기시려면 아무래도 2차 굿즈 기획을 마쳐야 합니다. 그쪽 업체에서도 뭘 만들지는 알아야 결정을 내릴 테니까요.”
그 설명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박주호가 이어 다시 물음을 던졌다.
“혹시 그러면 저희 쪽 NEVER 이모티콘 출시와 일정을 맞출 수도 있습니까?”
“이모티콘이요?”
“예. NEVER 재팬에서 프로모션을 받을 예정입니다. 그 시기에 맞추어 굿즈를 런칭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설명에 대표와 팀장의 눈이 번뜩였다. 그들은 반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시너지가 확실할 겁니다!”
“로그라인으로 홍보를 받는 효과가 발생하겠네요! 이거는 상세 일정을 전해주시면 반드시 맞춰보겠습니다!”
대표가 다시금 의지를 내비치자 이경복이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너무 무리하시지는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일정에만 급급하다가 퀄리티가 떨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옳은 말씀이십니다. 당연히 퀄리티가 최우선이죠! 저희는 언제나 굿즈가 최선의 상태라는 걸 전제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도 기회를 마련해주셨으니 잡아 보이겠습니다!”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걱정을 하고 싶어도 못 하겠네요. 그럼 이제 저희가 해야 할 일을 할 차례네요. 이번에도 MD팀의 도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유, 아닙니다! 그래도 저번 1차 굿즈 회의 때 구상해둔 시안이 많으니까요. 이번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앞서 말한 대로 굿즈 기획을 마쳐야 일이 진행될 터였다.
그렇게 미팅을 마무리하고 대표가 자리를 비켜준 뒤, 2차 굿즈 기획 회의를 준비했다.
“일단 이번 2차 굿즈의 핵심은 아무래도 프리미엄 피규어가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어떤 캐릭터로 조형을 할지…”
팀장이 의욕적으로 말을 꺼낸 순간 이경복이 아차 싶은 얼굴로 그의 말을 막았다.
“아, 죄송합니다. 이걸 얘길 안 드렸네.”
“네?”
“프리미엄 피규어 기획은 나중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직 원향사 분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상황이라서요.”
그가 보여준 예시는 어디까지나 선물이었다. 아직 그 제작자, 피규어를 디자인한 원형사인 ‘퍼그말리온’과 협업을 할지 미정인 상황이었다.
“일단 피규어는 게말콘 리뉴얼 버전으로 하고 다른 굿즈부터 결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쪽 협의는 저희 쪽에서 빠르게 진행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정리해서 메일을 드려볼 테니, 대한 씨가 내 몫 좀 해줘요.”
“아, 네네! 알겠습니다!”
조대한의 힘찬 대답에 박주호는 자리를 옮겼다. 그는 퍼그말리온에게 보낼 메일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 *
그리 넓지 않은 방.
그곳은 본래 좁은 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방이 좁게 느껴지는 건 벽면 가득 자리한 진열장들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지점토로 만들어진 것부터 마치 진짜 살아 있는 것처럼 세밀한 피규어까지. 그 안에 세워진 물건들은 가지각색이었다.
“아, 제발…”
그 가운데 한 여성이 중얼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퍼펙트 후드티를 입은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메일함을 열었다.
“아.”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새로 온 메일의 제목만 봤을 뿐이었지만.
[공채 불합격 안내 드립니다]
이번에도 떨어졌다.
그녀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래, 기대하면서 열어보는 것보다 이게 낫지.’
애써 긍정적인 면을 찾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제 이런 일도 익숙해졌다는 사실이었다.
‘역시 면접이 문제였나.’
혹시나 하는 기대는 있었지만 결과는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양 무릎을 끌어당기며 면접 때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포트폴리오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입이라고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혹시 도용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아, 오해는 마세요. 웬만큼 업계에서 굴러도 이정도 디테일 캐치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만큼 대단하시다는 겁니다.’
그녀가 지원한 분야는 게임 개발사의 아트 팀, 그 중 캐릭터 디자이너였다.
면접관들은 칭찬 일색이었다. 면접은 그저 형식일 뿐이라는 듯, 당장에라도 채용을 결정할만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곳 역시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였다.
‘아, 이거 하나에 한 달을…’
‘디테일 생각하면 이해가 되긴 하죠.’
‘포트폴리오니까 공들이는 건 문제가 되지는 않죠.’
그녀가 제출한 포트폴리오의 제작기간을 들은 면접관은 냉정해졌다.
‘아마 아시겠지만 개발에는 데드라인이 있습니다. 퀄리티를 살리는 건 중요한데, 기한을 맞추는 게 더 우선순위가 높아요.’
‘회사로서는 효율과 생산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요. 이 정도 실력이시면 조금 디테일은 양보하고 속도를 높이실 수도 있죠?’
그 물음에 고개만 끄덕여도 합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타협하실 수는 있잖아요? 사실 모든 디자이너가 머릿속에 있는 걸 그대로 구현하는 경우는 없거든요.’
‘계속 신경 쓰이신다는 게 업무에 집중을 못할 정도라는 말씀이신가요?’
남들이 보기에는 괜찮아도 그녀에게 미완성이라면 참기가 힘들었다. 그 미완성된 부분이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혔다.
지금 이 자리를 넘어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면접은 냉담한 분위기에서 끝났다.
‘저희 말고 만약 다른 곳 가셔도 이건 기억하셔야 될 것 같아요.’
면접관의 마지막 말이 그녀의 가슴 깊이 박혔다.
‘회사는 예술 하는 곳이 아니에요.’
자신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진심으로 걱정하는 게 느껴졌기에 더욱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 머리 아파.”
익숙하다고 해서 괜찮은 게 아니었다. 그녀는 의자를 가볍게 밀어 반대편에 있는 작업대로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마무리 작업 중인 피규어가 있었다.
‘이번에는 좀 빨리 만들어 보려고 한 건데.’
그것은 검은 도복에 복면을 쓴 닌자 캐릭터, 퍼펙트 야미의 피규어였다.
디자인이 비교적 단순했고 도복 겉면에 고대문양 디자인만 신경 쓰면 금방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근데 욕심이 나는 걸 어쩌겠어.’
하지만 만드는 도중에도 디테일이 눈에 밟혔다. 그리고 이번에는 작업 기간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적어도 바크 정도로 좋아하실 수준은 맞춰야지!’
선물을 받은 사람, 이경복이 그 피규어를 방송에서 자랑한 덕분이었다. 그의 기뻐하는 모습과 채팅창 가득 올라오는 칭찬들을 떠올리면 타협은커녕 오히려 더 세밀한 디테일을 신경 쓰게 되었다.
그렇게 공 들인 시간이 늘어났지만 그만큼의 만족감은 있었다.
“자, 어디 한 번…”
이전처럼 이번 피규어에도 스위치가 있었다. 그녀가 가볍게 스위치를 누르자 피규어 내부에서 빛이 발산됐다.
안쪽에 전구를 부착해 도복의 고대문양에 빛이 차오르는 궁극기 연출을 살렸다.
“으음, 이거지!”
그녀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 포장할 상자만 만들면 2번째 선물이 완성이었다.
‘다음은 뭘 할까? 완벽의 기사도 괜찮을 것 같고, 지금 하시는 해군도 좋을 것 같은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벌써 3번째 구상이 맴돌고 있었다. 덕분에 다른 취업용 포트폴리오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상관없었다.
애당초 그녀의 포트폴리오는 이미 서류 합격은 기본이었으니 더 추가할 필요도 없었다.
‘아, 근데 이러면 합격해도 계속 생각날 것 같은데…’
오히려 문제는 바로 지금처럼 샘솟는 창작욕이었다. 이경복의 방송을 본 뒤로는 오로지 그가 플레이 한 캐릭터만 떠오르지 않나.
그녀가 남다른 창작의 고통(?)을 겪는 와중이었다. 우웅하는 진동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새로운 메일 알림이었다.
그런데 그 제목이 범상치 않았다.
[안녕하세요. 팀 퍼펙트 매니저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그녀는 곧바로 의자를 돌려 메일함을 새로고침 했다.
이내 펼쳐진 메일 내용에 그녀는 눈을 껌뻑거렸다.
“내가 디자인한 퍼플 님 피규어가 굿즈로…?”
그녀의 뇌리에 게말콘 피규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미친, 미친! 미친!”
조금 전 불합격으로 우울해진 기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기쁨에 그녀는 양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침착하자. 침착해…’
이내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마치 작품을 만들 듯 그녀는 세심하게 답변을 써내려나갔다.
* * *
이른 저녁, 2차 굿즈 회의가 끝났다.
“그래도 1차 때 해둔 게 있어서 금방 끝났네.”
“그러게나 말이다.”
이경복과 박주호의 말에 조대한은 입을 벌렸다.
“와… 이게 짧은 거였어요?”
그 반응에 두 사람은 웃음을 흘렸다. 이경복은 조대한에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오늘 대한 씨 도움이 컸습니다.”
“네? 제가요?”
“바로바로 사촌 분 의견을 참고할 수 있었으니까요.”
조대한은 아이디어 회의는 물론 일본에 사는 사촌들의 도움까지 요청했다.
일본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현지인의 의견은 꽤 도움이 됐다.
“아, 아닙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죠!”
“큰 도움이었습니다. 오늘은 외근에 고생까지 했으니까 맛있는 거나 먹고 갈까?”
“그러든지. 대한 씨, 지금 먹고 싶은 거 있습니까?”
박주호가 그리 말하며 네비게이션을 켰다. 조대한은 빠르게 눈을 굴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저녁 드시고 또 방송하셔야 되잖아요? 두 분이 부담 없는 메뉴로 정해주시면 따라가겠습니다. 저는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아, 이거 아무거나가 제일 어려운 건데.”
이경복은 조대한이 눈을 크게 뜨는 걸 보며 손을 내저었다.
“장난이에요. 배려해주는데 당연히 고맙죠. 그럼 가볍게 회나 먹을까? 저번에 게임에서 먹었던 대방어 괜찮던데.”
“알았다. 근처 횟집이…”
박주호는 바로 검색을 마치고 차를 몰았다. 따로 방이 준비되어 있는 고급 횟집이었다.
“방송 때문에 저희는 술은 안 하겠습니다. 대한 씨는 원하시면 한 잔 하셔도 좋습니다.”
“아우, 아뇨. 저도 괜찮습니다.”
주문을 마치고 식사가 마련되었다.
“자, 다들 오늘 고생했어요!”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내 시작된 식사.
이경복은 큼직한 대방어를 맛보고는 실소를 흘렸다.
“아… 이거 약간 좀 아쉬운데?”
“별로야?”
“아니, 별로는 아닌데. 뭔가 진짜 먹는 대방어가 게임에서 먹은 것보다 좀 부족하네.”
맛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게임 속 그때의 느낌과는 달랐다.
의외로 박주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음식이라는 게 단순히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니까. 아무래도 환경적인 요소도 있을 거다.”
“아, 그렇죠. 바다를 보면서 선상에서 바로 회 떠먹는 감성은 여기서 못 느끼죠.”
조대한도 그에 웃으며 동의했다.
“그 낚시 영상이 생각보다 꽤 반응이 좋더라고요.”
“아, 그거 들었어요. 약간 어르신들로 보이는 댓글도 있었다고. 이게 알고리즘 때문인가?”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럽게 퍼튜브로 이어졌다. 식사 자리에서 일 이야기 하는 건 싫어한다지만 팀 퍼펙트는 예외였다.
직원들에게 일 자체가 즐거움인 덕분이었다.
“사장님 먹방도 확실히 좋긴 하죠. 그런데 먹으면서 시청자들이랑 소통하는 잔잔한 맛도 괜찮거든요.”
“아, 확실히 그건 저도 좋았어요.”
이경복은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굿즈가 좀 잘 뽑히면 좋겠네요. 그때 온라인 팬미팅 얘기를 잠깐 했는데, 프리미엄 굿즈 만들면 오시는 분들에게 선물로 드릴까 하거든요.”
“그거 좋은 생각이다. 게말콘도 처음에는 OTP 참가자분들에게 나누어줬으니까. 광고 끝나면 제대로 기획해봐야지.”
“그래도 팬들 입장에서는 사장님이랑 직접 얼굴 본다는 것만으로 기뻐할 걸요?”
그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이었다. 우웅하는 진동에 박주호가 빠르게 반응했다.
“잠깐, 퍼그말리온 님이다.”
보지도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메일인 만큼 알림을 켜둔 덕분이었다.
다른 두 사람도 이내 그에게 집중했다.
“뭐라셔?”
“같이 하신데요?”
박주호는 즉답 대신 진중한 표정으로 메일을 훑었다. 이내 그 시선이 둘에게 돌아갔다.
“일단 매우 기쁘시다네. 제안 자체부터 감격스럽다는 내용이다.”
“그럼…!”
조대한이 그에 환호하려는 찰나 박주호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을 하셨다.”
“부탁?”
“조건이 아니라요?”
다들 의아해하자 박주호가 안경을 고쳐 썼다. 그 역시 약간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가 기울어졌다.
“직접 제조 공정을 확인해보고 싶으시다는데…”
“네? 일본 공장을 찾아가겠다는 말씀인가요?”
“그 뜻일 겁니다. 자비를 들이겠다는 걸 보면 다른 의도는 없으신 것 같은데…”
박주호는 확인시켜주겠다는 듯 메일을 홀로그램으로 투사했다. 꽤 긴 내용이었지만 그의 말과 다른 점은 없었다.
이경복은 이내 솔깃한 얼굴로 말했다.
“이거, 우리도 가볼까?”
신기로 미루어 보아 업체 선정은 샵팬덤에 맡겨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가서 확인하면 최선의 업체를 택할 수 있지 않겠나.
“일본에?”
“아니, 사장님. 방송은 어쩌시고요?”
조대한이 놀라 물었지만 답은 박주호에게 나왔다.
“음, 일정 자체는 무리가 없습니다. 일본이면 당일치기로도 갈 수 있기도 하고.”
“공장 답사면 당일치기로도 되긴 하겠는데. 너무 힘들면 휴방일을 껴서 1박2일로 가도 충분하지 않을까?”
갈 수 있다는 흐름에 조대한도 머리를 굴렸다.
“그러면 그냥 답사로 끝내지 말고 브이로그는 어떨까요?”
“브이로그면 촬영을요?”
“네. 물론 라이브는 아니고 녹화로요. 이번에는 프리미엄 피규어잖아요? 런칭 때 제작 공정을 같이 공개하면 팬 분들도 구매욕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퍼튜브에서 반응이 좋은 건 게임 영상만이 아니다. 메이킹 필름과 비하인드 영상 역시 그에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외 촬영의 이점이 하나 있었다.
“사장님 일상 영상도 원하는 팬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활동반경으로 위치 특정될 위험이 없으니까 딱이죠!”
녹화라고 해도 국내에서 브이로그를 찍기 힘든 이유는 소위, ‘신상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외국에서라면 장소가 공개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거 한 번 샵팬덤에 문의는 해보자. 업체 답사가 될지 확인은 해야 되니까.”
“음, 알겠다. 방송 전에 메일 보내놓을게.”
“미리 여권 준비해놔야겠네.”
이경복은 그에 환하게 웃었다.
“느낌이 될 것 같아.”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기대를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