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화 – 해외 출장 계획 (3)
이른 오후, 번화가의 한 카페.
원형사, 퍼그말리온은 그 앞에서 멀뚱히 눈을 껌뻑였다.
‘…여기 맞나?’
그녀는 커다래진 눈으로 카페 내부를 살폈다. 널찍한 공간과 아직은 덜 지어진 것 같은 인테리어에, 영어로 쓰인 메뉴판과 프랜차이즈 평균 대비 비싼 가격.
‘아무리 봐도 스텔라그램용 카페인데?’
이곳은 SNS에 자주 올라오는 소위 ‘감성카페’가 분명했다.
꽤 인기 있는 곳인지 사람도 많아 내부는 시끌벅적했고, 손님들은 담화와 사진 찍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여기서 미팅을?’
피규어 출시 관련 계약 미팅을 위한 약속이었다. 그녀는 당연히 조용한 카페에서 만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확인해도 약속 장소는 여기가 맞았다.
‘일단 연락드리자.’
그녀는 박주호에게 도착을 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 쪽으로 그가 마중을 나왔다.
“퍼그말리온 님이시죠?”
“아, 네! 매니저님…?”
“예, 박주호라고 합니다. 명함은 이전에 드렸었죠?”
“네! 갖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일단 음료 하나 주문하고 가시죠.”
음료 주문을 마치고 자리로 가는 도중 박주호가 시선을 내렸다.
“그건…?”
“아, 2번째 피규어를 완성했거든요! 매니저님 통해서 전달 드리면 될 것 같아서요.”
그녀의 대답에 박주호는 미소를 지었다.
“무척 기뻐하겠네요.”
“네, 그래주시면 감사…”
따라 웃던 그녀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박주호가 향하는 자리는 비어있지 않았다.
모자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눈썰미가 좋은 그녀는 그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차렸다.
“어, 어어…?”
“직접 전해주시면 더 기뻐할 겁니다.”
박주호의 말에 그녀는 확신했다.
‘퍼, 퍼플 님…!?’
예상치 못한 만남에 그녀는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이경복이 나온다는 말은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굳어있던 그녀가 움직일 수 있게 된 건 이경복이 일어서서 미소를 지은 후였다.
“아, 어서 오세요! 급작스럽게 요청 드린 건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뇨! 당연히, 무조건 와야죠! 안 오면 인생 손해, 아니 그게 아니고…!”
몸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머리는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걸까.
그녀는 횡설수설 말을 하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불쑥 가져온 선물부터 내밀었다.
“이건?”
“피, 피규어예요. 2번째…”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는 말을 줄이는 게 낫겠다. 그것이 그녀의 판단이었다.
“아, 정말요!? 와, 진짜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경복의 진심어린 감탄과 순수한 감사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풀어졌다.
“아, 음료 나왔나 보네. 갖다올게.”
“조심해서 가져와. 일단 앉으세요.”
“아, 네네…”
박주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이경복이 아니라 주변에 신경을 돌리니 조금 더 빨리 진정할 수 있었다.
“저기, 그…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좀 위험하시지 않나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녀로서는 퍼플이라는 이름도 내뱉기도 무서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경복은 그에 태연하게 답했다.
“일부러 여기로 모신 거예요.”
“…네?”
“음, 먼저 감사부터 드릴게요. 메일에서 제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시고 지켜주시려는 게 잘 느껴졌거든요.”
눈이 휘둥그레진 그녀를 보며 이경복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한 번 둘러보시면 아실 거예요. 저희 쪽 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죠?”
퍼그말리온은 그에 빠르게 눈을 돌렸다. 이경복의 말 대로였지만 그녀의 걱정은 여전했다.
“그래도… 팬들은 다르지 않을까요? 혹시라도 이 중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저도 바로 알아봤고요.”
“아, 이런 느낌인가? 가끔 제 방송에서 일반인 배려 좀 해달라고 하잖아요?”
이경복이 이에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퍼그말리온 님 정도로 눈썰미 좋은 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네? 아니, 그렇게는…”
“한 번 저쪽 봐보시겠어요?”
칭찬에 쑥스러워 하고 있는 그녀에게 이경복이 슬쩍 턱짓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퍼그마리온은 심장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검은색 퍼펙트 후드티를 입은 손님이 있지 않나? 게다가 그 손님과 눈이 마주치기까지 했다.
‘…어?’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깐이었다.
손님은 이내 같이 온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이 정도만 가려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거든요.”
“아니, 왜…?”
그녀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이경복을 눈앞에 두고도 모르는 저 손님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한 번에 알아본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뒤섞였다.
“여기, 드시죠.”
“아, 감사합니다.”
그 사이 박주호가 음료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녀가 목을 축이는 사이 이경복은 말을 이었다.
“아무튼 걱정은 안 하셔도 좋고, 저는 퍼그말리온 님이 제 진짜 얼굴을 안다고 하셔도 피규어에 반영하시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요?”
이경복의 확신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본인보다 더 자신한단 말인가?
“네. 퍼그말리온 님도 창작자시니까요. 분야는 다르지만 저와 원하는 바가 비슷하시거든요.”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제가 시청자 분들 반응에 즐거워하듯이 퍼그말리온 님도 만드신 작품에 대한 반응을 즐기시잖아요?”
“그건,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죠.”
“저는 디테일을 중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 생각해요.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표현할수록 더 좋은 반응과 인정을 받게 되니까 포기할 수 없는 거죠. 잘 할 수 있는데 타협하게 되면 후회되잖아요?”
“와, 대박. 정확히 맞추셨어요. 아니, 어떻게…?”
그녀는 동그란 눈으로 이경복을 바라보았다.
“저도 비슷하니까요. 더 재미있는 방법이 있는데 포기할 이유가 없잖아요? 시청자 분들이야 제가 어려운 쪽으로만 간다고 하시지만 그쪽이 더 재미있거든요.”
검은 선글라스에 자신의 얼굴이 비쳤고, 그 너머 희미하게 이경복의 눈동자가 보였다.
그리고 일순간 그 검은 가림막이 사라졌다.
‘미쳤다.’
이경복이 기습적으로 선글라스를 벗었다. 감탄과 더불어 그 사실이 한 박자 늦게 그녀의 머릿속에 박혔다.
퍼그말리온은 숨 쉬는 것도 잊고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이걸 어떻게 잊어!?’
그가 왜 그랬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스트리머 퍼플의 진짜 얼굴은 그녀의 상상 이상이었다.
극히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의 뇌리에는 선명히 그려졌다. 프라이버시 기능으로 바뀐 그 얼굴도 충분히 미남이었지만 진짜는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게 말이 돼?’
보통은 프라이버시 기능은 사용자의 외모를 개선시켜주지만 이경복은 달랐다. 오히려 그의 외모를 억제하고 있지 않았나.
“하, 진짜 저질러버렸네.”
“괜찮다니까? 퍼그말리온 님, 저 다시 썼으니까 눈 뜨셔도 돼요.”
그녀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이내 약간 울상이 된 채 물었다.
“왜, 왜 그러신 거예요? 아, 이거 어떡해…”
“어때요?”
“네? 어, 그, 제가 본 얼굴 중에 제일 잘생기셨어요.”
그녀의 대답에 이경복은 눈을 껌뻑였고 박주호는 입을 가리고 어깨를 떨었다.
“아니, 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소감을 물어본 건 아니고요. 말씀 주신 강박증 말이에요.”
“네?”
“방금 보신 제 얼굴, 피규어에 반영하시고 싶으신가요?”
퍼그말리온은 그에 멍하니 눈을 껌뻑였다.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했다.
‘왜 아무렇지도 않지?’
걱정과 달리 그런 충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역시나 생각대로입니다. 퍼그말리온 님께 중요한 건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서 그래요.”
반면 이경복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퍼그말리온 님이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방송 속 제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시청자 분들이 아는 얼굴은 그쪽이거든요.”
“아…!”
그녀가 무언가 깨달은 듯 탄식하자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거죠. ‘이경복’이라는 사람의 피규어와 스트리머 ‘퍼플’의 피규어 중 인정받는 건 후자예요.”
그는 이내 선물 받은 상자를 가리켰다.
“제 진짜 모습을 반영하고 싶었다면 이 피규어를 다시 돌려달라고 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죠? 충동도 없고요.”
“네. 전혀요.”
퍼그말리온도 이해했다.
신기하게도 이경복은 그녀보다 자신을 더 꿰뚫어 보고 있었다.
“후우, 다행이네.”
“이제는 좀 안심이 되냐?”
박주호는 그제야 안도했다. 이경복은 그런 친구를 바라보며 웃다가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마 제가 얼굴을 공개하면 그때는 또 달라지시겠지만,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러네요. 숨기시지 않는다는 거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는 걱정을 떨치고 도리어 눈을 빛냈다.
‘그때도 내가 퍼플 님의 피규어를 만들 수 있기를…!’
이경복의 진짜 모습을 시청자들이 알게 될 때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그리고 그 모습을 조각해 만들면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해주겠나.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큰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럼 저, 계약해도 될까요?”
“그건 저희가 부탁해야 할 일이죠.”
“아, 맞네요!”
그녀의 의지 표명에 세 사람은 웃음을 터트렸다.
* * *
늦은 오후, 샵팬덤 사옥.
대표는 MD팀 팀장의 보고에 너털웃음을 흘렸다.
“역시 퍼플 님이라고 해야 하나. 아주 깔끔하십니다.”
“네, 답사 일정은 물론 원형사 님과 계약도 끝났으니 프리미엄 피규어 라인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전 그 속도가 놀라워요. 이렇게 빨리 결정을 내려주시니 저희나 일본 쪽이나 바로 스케쥴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경복의 결정에 맞추어 일정이 잡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답이 오지 않았나.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없어진다.
“그런데 하나 대표님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확인이요?”
흡족히 웃던 대표는 팀장의 표정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예, 그게… 일정은 회신을 주셨는데, 퍼플 님 쪽에서 저희가 제안 드린 숙박과 이동편은 필요가 없으시다고…”
“거절하셨다고요? 저희가 비용을 부담하는 건데?”
대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일본 진출에 중요한 인물인 만큼 사측에서도 이번 출장에 신경을 썼었다. 숙박과 이동 비용 제공은 그 중 하나였다.
“예. 그런데 메일에 이유를 밝히시지 않아서요. 어떻게 바꿔서 제안 드릴지 아니면 퍼플 님 쪽 의견을 존중할지…”
“으음, 저희로서는 가장 좋은 대우를 해드린 건데요. 혹시 그 이상을 요구하시는 건…”
비용을 좀 아끼자고 대우를 낮추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이에 자신이 직접 그 수준을 확인하고 통과시켰으니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이경복 쪽에서는 그 마저도 부족하다고 여긴 건 아닐까.
“아니, 그럴 리는 없죠. 퍼플 님이 그런 갑질을 하실 분도 아닌데.”
대표는 이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본 이경복은 그럴 인물이 아니었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터였다.
“으음… 이건 제가 바로 확인을 해보는 게 낫겠네요.”
“직접 말씀이십니까?”
“예. 괜히 오해하는 것보다는 이게 낫습니다.”
대표는 그리 말하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이경복에게 직통으로 전화를 건 것이었다.
<아, 대표님. 안녕하세요!>
통화 너머로 이경복의 밝은 목소리가 돌아왔다. 대표는 그에 간단히 안부를 묻고는 본론을 꺼냈다.
“혹시 저희 쪽 제안에 무슨 문제라도…?”
<아뇨, 전혀 문제없습니다. 배려해주신 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경복의 답에 대표는 더욱 의아했다. 그렇다면 왜 거절한단 말인가.
<그런데 저희가 이렇게 대우 받는 게 샵팬덤 쪽에서는 안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해서요.>
“안 좋은 선례요?”
<예. 일본 진출은 이제 초읽기잖아요? 저는 앞으로도 다른 인플루언서 분들도 진출을 하실 것 같거든요.>
“아, 그렇죠. 제가 그렇게 만들어야죠.”
<네, 그런데 그때마다 이렇게 전부 비용을 내주시면 아무래도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그리고 또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대우가 사람마다 바뀌면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 이렇게 또 배려를…”
대표가 그에 감격하려 하자 이경복이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 그리고 이번 출장은 저희가 사내 워크샵을 겸하기로 해서요. 이건 저희 돈으로 하는 게 맞잖아요? 그리고 저도 비용 처리도 좀 해둬야 해서요.>
하지만 그 장난스러운 말은 오히려 대표의 마음을 더 흔들었다.
‘이걸 또 부담을 안 주시려고. 햐, 진짜 진국이시네.’
그는 미소와 함께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네, 퍼플 님 상황 잘 알겠습니다.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저희가 아무런 대접도 안 해드리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거든요? 식대 정도는 저희 쪽에서 부담하는 건 어떠십니까?”
<아, 네네. 그것까지는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대표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통화를 끝내고는 감탄을 표했다.
“역시 퍼플 님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네요.”
“정말 그렇습니다.”
통화를 같이 듣고 있던 팀장도 그와 같은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게 진짜 협력 관계, 진짜 파트너쉽 아닙니까? 크으, 정말 같이 일할 맛납니다.”
“식사는 좋은 곳으로 한 번 엄선해보겠습니다.”
“상한 선 두지 말고 찾아주세요. 지금 퍼플 님이 제한 비용이면 오히려 남을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대접 받는 사람은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 * *
늦은 저녁.
박주호는 이경복을 집에 내려주었다.
“이동편이랑 숙박은 알아볼게.”
이경복은 일만 찾아다니는 친구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방송도 해야 되는데 다 하기는 좀 힘들지. 이동편만 간단히 알아봐줘.”
박주호의 성격상 일을 하지 말라는 것보다는 적게 하라는 쪽이 더 쉽게 설득할 수 있었다.
“아, 대신 항공편은 비즈니스 석으로 하자.”
“비즈니스? 일본가는 거면 이코노미로 충분할 텐데?”
“야, 다 같이 해외 나갈 일이 얼마나 되겠냐? 이왕 가는 거 그래도 좀 좋은 경험으로 채워야지.”
이경복은 그리 말하고는 검지를 입에 올렸다.
“대신 다른 팀원들한테는 비밀이다. 서프라이즈 한 번 해줘야지.”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그런데 그러면 숙박도 내가 찾는 게 낫지. 비슷한 급으로 맞추면 되지 않나?”
박주호는 그에 웃고는 되물었다. 하지만 이경복은 여유롭게 손을 내저었다.
“이쪽은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지.”
“잘 아는? 아… 혹시 이모님한테 물어보려고?”
“크, 역시 눈치가 빠르네. 돈 잘 쓰는 법은 또 우리 이모님이 잘 아시잖냐.”
이경복은 그리 말하고는 가볍게 차를 두드렸다.
“아무튼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지금에 충실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이따가 방송에서 보자.”
이경복의 ‘지금’을 만들어주는 건 바로 시청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