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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389화 (389/491)

389화 – 비즈니스 트립 (1)

출국 당일, 이른 오전.

보통 사람들은 해외에 나간다는 사실에 온통 신경이 쏠려 있겠지만 이경복은 달랐다.

“후우…”

샤워를 마친 그는 가볍게 물기를 털어냈다. 평소와 같이 운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따로 운동하기가 좀 그럴 테니까.’

드라이를 마친 그는 샤워하는 사이 도착한 톡을 확인했다. 박주호가 픽업을 해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도착한 톡은 다른 사람의 것이 있었다. 이경복은 바로 통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야, 경복아. 아침 뭇나?>

상대는 바로 양규리 이모님이었다. 이경복은 이에 밝은 목소리로 답하며 미리 준비해둔 캐리어로 향했다.

“저는 먹었죠. 이모님은 식사하셨어요?”

<내는 아직 끼니때가 아이다. 그, 출장 준비는 다 끝났나?>

“네네, 어제 다 해뒀죠. 지금 또 체크해보는 중이에요.”

<맞나. 내캉 혹시나 해서 연락해봤다. 해외에서는 무조건 여권이랑 지갑만 챙기믄 되는 거 알제? 문제 생기면 내한테 바로 연락하고.>

그녀의 걱정에 이경복은 웃음을 흘렸다.

“에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 혼자 가는 것도 아닌데요 뭐. 놀러가는 기분이긴 한데 엄연히 출장이니까요.”

<글체? 하기야 주호랑 병훈이도 같이 간다는데 내가 괜한 걱정을 했는갑다.>

“세상에 괜한 걱정이 어디 있어요. 아, 그리고 이번에 이모님이 선물한 양복도 딱 챙겨뒀습니다. 특별히 주신 선물이니까 특별한 기회에 쓰려고요. 첫 해외 출장인데 이 정도면 괜찮죠?”

그 물음에 통화 너머에서 흡족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야, 경복이 니 어디 학원다니나? 우째 이리 말을 이쁘게 하는 법을 배웠니? 이러니까 자꾸 챙겨주게 되는 기다.>

“원래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잖아요. 이모님이 절 아껴주시니까 그런 거죠.”

<하이고, 내가 졌다 졌어. 우리 경복이한티 말로는 못 이기겠다야.>

양규리는 그에 웃는 사이 약한 진동이 울렸다. 눈을 돌리니 통화 화면 위로 나타난 톡이 도착했다.

[>거의 다 와감]

[>한 5분 뒤에 나오면 될 듯]

박주호의 연락이었다. 집 근처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아, 이모님 주호가 거의 다 왔다고 해서요.”

<하이고, 주호도 운전하느라 고생하네. 리무진 버스 하나 전세 내서 가면 편할 긴데. 그 정도는 이모가 해줄 수 있다 안카나.>

“아니, 6명인데 리무진 버스는 너무 빈자리가 많잖아요. 일본 도착하고 톡 드릴게요.”

이경복이 캐리어를 닫으며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통화가 끊어지는가 싶었는데.

<아, 잠깐만 경복아.>

“네?”

<그 출장 갔다 와서 시간 좀 있나?>

“시간이요?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뭐, 문제 될 건 아이고. 직접 얘기 좀 해줄 게 있다이.>

그녀의 대답에 이경복은 신기를 가늠했다. 다행히 불길한 느낌은 없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기신 건가?’

오히려 복된 기운이 더 강했다.

이경복은 그에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네. 이모님이면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죠.”

<맞나? 글면 몸조심 다녀오고 그때 보자이.>

“네, 다녀오겠습니다.”

이경복은 통화를 끝내고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여기다.”

“오, 왔네.”

“안녕하십니까!”

박주호와 최병훈, 그리고 조대한이 그를 보며 인사를 건넸다. 그들 옆에는 6인승 SUV가 있었다.

팀원들 픽업을 위해 렌트한 차량이었다.

“짐은 저 주십시오!”

“아니,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냥 주고 이것부터 받아.”

조대한이 바로 캐리어를 끌고 트렁크로 향했다. 그 사이 최병훈이 핀 마이크를 채웠다.

“뭐야? 마이크도 있어? 너무 본격적인데?”

“인마, 너만 차는 거야. 최소한 네 목소리는 깔끔하게 들려야지.”

박주호는 그 둘을 보며 실소를 흘렸다.

“벌써 놀라면 어떡하냐? 이 자식 카메라도 3개나 준비했어.”

“3개라고?”

“자, 이건 1인칭 시점에 쓸 바디 캠이고 이건 네가 들고 다닐 액션 캠이다.”

최병훈은 명함 사이즈의 컴팩트한 바디 캠을 셔츠 주머니에 넣고, 충전기와 비슷한 크기의 액션 캠을 건넸다.

“그리고 이게 내가 3인칭으로 찍을 카메라지.”

이어 그는 자신의 목에 건 카메라를 보이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이경복은 그에 눈을 껌뻑였다.

“좀… 과하지 않나?”

“과하기는 인마. 이거 라이브가 아니라 녹화잖아? 영상 소스는 많을수록 좋아요. 내가 왜 어제 너한테 짐 싸는 영상 찍으라고 시켰겠냐? 이중에서 옥석 골라내면 또 생각보다 양이 많지도 않아.”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브이로그도 브이로그지만, 팀 퍼펙트 첫 워크샵이기도 하고 네 첫 해외여행이니까. 기록은 많을수록 좋지.”

의외로 박주호도 동조하자 이경복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까짓 거 찍어보자. 영상은 어차피 너한테 다 맡겼는데.”

“그렇제! 영상감독 말을 잘 들으라 이말이야.”

세 친구가 그에 웃는 사이 조대한이 돌아왔다.

“트렁크 정리도 끝났습니다. 출발하시죠!”

“아, 대한 씨. 고마워요.”

이경복은 그에 감사를 표하고 이내 돌아봤다.

“근데 다른 두 분은?”

“아, 퍼그말리온 님은 매드맨 금마랑 먼저 같이 만나기로 했어.”

“아무래도 어색하실 테니까. 매드맨 님이 먼저 친해지기로 하셨다.”

이경복이 그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신과 박주호는 계약 때 안면을 텄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늘이 초면이었다.

갑자기 팀원들 사이에 던져 놓는 것보다는 한 명이라도 먼저 사이를 터놓는 게 나았다.

“오케이, 그럼 출발하자.”

네 사람은 차에 올랐다. 이경복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여행이 원래 이런가? 벌써부터 뭔가 설레네.”

평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       *       *

약속된 픽업장소 인근 카페.

매드맨과 퍼그말리온은 먼저 같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로 소개와 인사 까지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맴돌고 있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사람 모두 주문한 음료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이런 거 너무 오랜만인데…’

매드맨은 그간의 자신의 생활패턴을 되돌아보았다. 팀 퍼펙트에 합류하기 전부터 그녀는 영상 편집에 빠져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았다.

오히려 팀원이 된 이후, 정기회의 덕분에 직접 사람을 대면하는 횟수가 더 많아졌을 정도였다.

초면인 사람과 대화를, 그것도 자신이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는 의무감이 있었다.

‘그래도 내가 선배니까!’

지금 더 위축된 건 퍼그말리온 쪽이 분명했다. 이에 매드맨은 대학 시절을 상기했다.

“아, 저 꼭 만나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요.”

“네?”

“보내주신 바크 피규어 팀원들이 전부 봤거든요. 그때 진짜 다들 감탄했어요. 특히나 저는 그 권총! 4세대 글록 구현한 거에 감동 먹었다니까요?”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도 입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칭찬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아! 알아봐주셨네요! 그게 의외로 재현하는 게 어려웠거든요.”

퍼그말리온의 얼굴이 바로 환해졌다. 매드맨은 그에 조금 더 편해진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아, 그렇죠. 솔직히 저는 놀란 게 아무 권총이기만 해도 넘어갈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까지 구현하신 거 보고 진짜 디테일 하나하나 다 챙기시는 분이라고 느꼈어요.”

“그게, 제가 욕심이 좀 있어서요.”

퍼그말리온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눈을 빛냈다.

“방송 보면서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요. 퍼플 님 모습 중 어느 하나도 놓치기 너무 아까운 거 있죠.”

“와! 그거 바로 이해돼요. 진짜 저도 편집하다보면 버릴 게 없다니까요? 매 프레임이 완전 예술이에요.”

매드맨은 자연스럽게 맞장구를 쳤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공감대 형성은 관계 형성에 주효한 법이었다.

“그쵸그쵸? 피규어는 특히나 한 순간을 잡아내서 조형을 해야 되는 거라서요. 제가 정말 여러 캐릭터를 조형 해봤지만 퍼플 님처럼 완벽한 피사체가 없었어요. 그 뒤로는 성에 차지가 않더라고요.”

“크으! 진짜 딱이네, 딱이야. 이번에 전속 계약하신 거 진짜 후회 없으실 겁니다. 이게 그런 만족도 만족이지만 그걸 이루는 근무 환경이 또 중요하잖아요?”

“아, 맞죠.”

“이제 실감을 또 하실 텐데, 저희가 또 근무 조건이 엄청 좋거든요. 맡은 일만 딱 책임 질 수 있으면 나머지는 전부 자유잖아요. 능력만 되면 천국이 따로 없거든요.”

매드맨은 웃으며 말하다가 슬쩍 눈치를 보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퍼그말리온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아닌가.

“아, 역시 좋은 곳이구나. 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네요.”

“아니, 그, 너무 위축되실 필요 없어요. 반대로 말하면 능력자들만 모여서 천국이 된 거거든요?”

매드맨은 바로 그 이유를 파악했다. 퍼그말리온은 자신이나 조대한과는 경우가 좀 달랐다.

자신은 큐튜브 채널을 운영했었고 조대한은 채용과정을 통하지 않았나. 그러나 퍼그말리온에게는 그런 배경이 없었다.

“저희 사장님이 또 안목이 대단하시거든요. 귀신 같이 능력자만 데려오신다니까요?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자부심을 가져도 되죠!”

“능력자라니… 말씀 너무 감사해요.”

퍼그말리온은 쑥스러운 듯 음료를 마시다가 이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 맞다. 선물, 선물 준비해왔는데.”

“선물이요?”

“네, 처음 뵙는 거니까 약소하게나마.”

그녀는 가방을 열고 포장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매드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상자와 그녀를 번갈아 보았다.

“이거, 여기서 뜯어봐도 돼요?”

“네네!”

매드맨이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었다. 그 내용물을 본 그녀의 턱이 절로 벌어졌다.

“퍼무새? 퍼무… 헙!”

깜짝 놀라 소리치려던 그녀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상자 안에는 보라색 앵무새, 퍼무새를 본따 만든 미니 피규어가 들어 있었다.

매드맨의 반응에 퍼그말리온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아니, 아니…! 이거 제가 받아도 되는 거예요?”

“그렇게 막 대단한 건 아니에요. 퍼펙트 야미 완성하고 나서 짬나는 시간에 만들어 본 거라.”

“와… 미쳤다 진짜.”

처음 어색했던 분위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와중이었다.

“아, 다른 분들 거의 다 오셨나 봐요.”

“네네!”

톡을 확인한 매드맨의 말에 두 사람은 바로 자리를 정리했다. 이윽고 약속된 장소에서 다른 팀원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조대한입니다!”

“편집팀장 최병훈입니다.”

“으아… 갑자기 목소리 까는 거 뭐냐? 매니저님, 여기 커피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영수증 챙기셨죠?”

짐을 싣고 두 사람이 탑승하자 차내가 떠들썩해졌다. 그 분위기에 이경복은 미소를 그렸다.

“다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는 공항 가면서 하죠!”

*       *       *

인천 국제공항.

그 안으로 들어선 이경복은 바로 감탄을 토했다.

“와, 실제로 보니까 더 장난 아니네.”

그는 이리저리 몸을 돌렸다.

“아, 제가 해외여행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공항은 영화나 큐튜브에서나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느낌이 확실히 다르네요.”

본격적으로 브이로그에 담긴다고 의식한 바, 그는 시청자들을 생각하며 멘트를 던졌다.

“게다가 지금 꽤 이른 시간인데 사람들도 많네요? 뭔가 신기하다.”

“솔직히 너한테는 가상현실보다 여기가 더 낯선 거 아니냐?”

3인칭 시점을 위해 옆에서 카메라를 든 최병훈의 말이었다. 박주호는 팔꿈치로 그를 툭 치며 턱짓 했다.

“너는 촬영이나 신경 써. 체크인은 이쪽이다.”

앞장서는 박주호를 보며 이경복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크으, 역시 효율의 퍼파고네요. 바로 안내를 시작해줍니다. 따라가 보죠.”

“아니, 너 브이로그 처음 맞냐? 왜 그렇게 자연스러워?”

“큐튜브에서 몇 개 좀 봤지.”

그리 잡담을 나누며 팀원 모두가 체크인을 마쳤다. 이내 박주호를 제외한 팀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어? 왜 좌석이 비즈니스지?”

“뭐야? 전부 다 그래요?”

“혹시 무슨 문제 생긴 거 아니에요…?”

“항공사에서 업그레이드 해준 건가?”

영문을 모르는 그들의 반응에 이경복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박주호는 그 옆에서 실소를 흘리고는 손을 내저었다.

“항공사가 아무 이유 없이 업그레이드를 해줄 리가. 애당초 여기는 프리미엄 체크인 구역입니다.”

“네?”

“어쩐지 사람이 왜 이렇게 적나 했는데…”

그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돌아왔다. 박주호는 놀란 그들을 보며 확인해주었다.

“제대로 나온 거 맞습니다. 저희 전부 비즈니스석 타고 갑니다.”

“서프라이즈, 성공!”

이경복이 이어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하자 다들 하나 같이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벌렸다.

“설마 사장님이?!”

“햐, 보셨죠? 퍼그말리온 님, 제가 말 했죠? 저희 회사가 이렇습니다!”

“아니, 이렇게 빨리 경험할 줄은 몰랐어요. 와, 대박이다…”

“뭐야, 나만 쏙 빼놓고! 솔직히 나한테는 미리 말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장난스럽게 발끈하는 최병훈의 모습에 두 친구는 웃음을 흘렸다. 이경복은 가볍게 손뼉을 치며 주의를 돌렸다.

“다들 좋아해주셔서 다행입니다. 뭐, 근데 이상할 건 없잖아요? 비즈니스 출장인데 비즈니스 좌석을 타야죠.”

“아, 이거 댓글에 상식 드립 무조건 나오겠네. 내가 먼저 자막으로 써버려야겠다.”

그리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팀원들 모두 출국 절차를 진행했다. 짐까지 부치고 출국 심사도 통과한 6인은 다시 한 데 모였다.

전원 비즈니스 석이었기에 별도로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쉴 수 있었다.

“자, 탑승까지 시간이 약간 남았네요. 다들 쉬고 계세요.”

“아침 안 드셨으면 안쪽에 간단히 음식도 있습니다. 기내식도 나오니까 간단히 요기만 하셔도 될 겁니다.”

“뭐야? 너희 둘만 또 어디가?”

그런데 이경복과 박주호가 또 따로 움직이려 하자 최병훈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설마 또 무슨 서프라이즈가 있을까?

“아니, 그런 거 아니고. 면세점에 좀 들러야 돼서. 그쪽에서 협조해준 건데 빈손으로 가는 건 뭐 하잖냐.”

“인터넷으로 한국 전통주를 미리 주문해뒀다. 수령만 하고 오면 되니까 오래 안 걸릴 거다.”

“아, 그럼 제가 들고 오겠습니다.”

조대한이 눈치껏 일어났지만 이경복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진짜 괜찮아요. 뭐 많이 산 것도 아니고 구경해볼 겸 가는 거라. 3인칭 촬영은 필요하진 않을 것 같고.”

“대한 씨는 이 녀석 컨트롤 해주세요. 괜히 퍼그말리온 님께 실례되는 말 안 하게.”

“아니, 내가 뭘?”

과장스럽게 억울해하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나고 네 사람이 남았다.

“장난인 거 아시죠?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물론이죠, 세 분이 진짜 친하다는 게 느껴져서 좋아요.”

퍼그말리온은 그리 말하며 슬쩍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아까 전처럼 퍼플 님이 서프라이즈 하시는 게 자주 있나요?”

“음, 이걸 자주라고 해야 되나? 점마가 제멋대로 갑자기 던지는 느낌이라.”

“직접 느끼셨겠지만 이렇게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죠.”

“그런데 또 안 받으려고 하면 섭섭해 하세요.”

돌아온 대답에 퍼그말리온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 혹시… 보답을 해드리는 건 싫어하시나요?”

“보답이요?”

“네, 물론 보답을 바라고 하신 건 아니시겠지만 약소하게나마 저희도 서프라이즈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그녀의 제안에 다들 시선을 교환했다. 최병훈이 이내 반색하며 먼저 답을 꺼냈다.

“크으, 역시 경복이가 사람 볼 줄 아네. 아주 좋은 제안인 것 같습니다. 이거 보너스 영상으로 찍어야곘다.”

“아니, 여기서 또 영상각을 본다고?”

매드맨이 헛웃음을 흘리자 그는 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야, 직원들 대접하는 컨텐츠는 의외로 많아. 그런데 그 반대는 거의 없거든?”

“내 말은 그런 의도가 아니라 감사의 표현이라는 거지. 아무튼 저는 찬성이요.”

“저도 찬성이요. 그리고 듣자마자 생각해봤는데 사장님이 선글라스를 많이 쓰시잖아요? 저희가 좋은 거 하나 해드리면 어떨까요?

조대한은 이미 찬성은 물론 품목까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에 네 사람이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다.

“두상은 제가 기억하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크으, 여기서 퍼그말리온 님 눈썰미가 또!”

“그럼 저희는 다른 면세점으로 가죠.”

“아, 역 서프라이즈 너무 좋다.”

그들은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두 팀이 모두 각자의 일을 마친 후 다시 자리에 모였다.

‘뭐지?’

이경복은 변화를 감지했다.

원체 긍정적인 기운을 내뿜던 팀원들이었지만 묘하게도 그사이에 기운이 더 강해졌다.

‘다행히 다들 즐거운 모양이네.’

뭔가 싶었지만 이경복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이번 워크샵에 들뜬 게 아니겠나.

“슬슬 탑승 시간입니다. 이동하시죠.”

박주호의 말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경복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액션 캠을 돌렸다.

창밖으로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활주로와 비행기들이 보였다.

“자, 저희 팀 퍼펙트의 첫 워크샵! 지금부터 출발해보겠습니다!”

그는 멘트를 치면서도 잊지 않았다. 이 모든 건 시청자들 덕분이었다.

“여러분도 즐겨주시면 좋겠네요.”

라이브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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