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 새 피규어는 어디서? (5)
인생역전.
마스터피스의 제안을 듣자마자 퍼그말리온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였다.
‘계약금 5억에 연봉 2억의 일자리라니…’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백수였던 그녀였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면서도 다른 길도 찾지 않고 부모님 도움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이어나갔다.
그런 자신에게 이런 비싼 값이 매겨지다니? 인간적으로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아닌가.
“메일을 안 보내도 괜찮다. 그 말씀은 곧…?”
제안을 한 상대, 인간국보가 은근한 미소와 함께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반응을 보아 스카우트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퍼그말리온은 짧게 호흡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마스터피스의 기술력과 자부심,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 장인 정신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분명 여기서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 자리에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느껴지네요.”
“과연! 그 가치를 알아주시다니 무척이나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웬만한 실력으로는 엄두도 못 낼 곳입니다. 그만큼 당신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뜻이지요.”
인간국보는 쾌활하게 웃으며 양손에 깍지를 꼈다. 그리고는 비밀이라는 듯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조금 더 욕심이 있으시다면 저는 귀화를 추천 드리겠습니다. 일본 국적을 얻으시면 제 다음으로 인간국보 자리를 노려봐도 좋을 테니까요.”
“예?”
“생각만 있으시다면 제가 물심양면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는 당황한 듯 눈치를 살피다가 제 양손을 맞잡았다.
“정말, 정말 그렇게까지 좋게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거이거, 제가 너무 앞서갔는지도 모르겠군요. 오셔서 적응하는 게 먼저일 텐데.”
그가 너털웃음을 흘리자 퍼그말리온은 경직된 미소와 함께 눈치를 살폈다.
“아, 그… 지원자들이 많다고 하셨잖아요? 저 말고도 다른 훌륭한 분들이 오실 테니까요.”
통역은 그녀의 말에 잠시 눈을 껌뻑였다. 인간국보가 의아해하는 사이 그녀가 마저 말을 이었다.
“평가는 감사드리지만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이어지는 말은 통역이 따로 필요 없었다. 퍼그말리온이 정중히 고개 숙이며 손을 내저었기 때문이었다.
한 박자 늦게 통역을 들은 인간국보가 벌떡 일어섰다.
“에? 뭐, 뭐가 문제입니까? 저희가 준비한 대우가 부족한 거라면 조정을…”
“아뇨! 아뇨아뇨! 전혀 안 부족해요!”
“에에? 그럼 대체 왜…?”
“그게… 머리로는 분명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요.”
그녀는 멋쩍게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대답을 준비하면서 정리가 됐다.
“아무런 감흥이 없어서요.”
퍼그말리온은 이전까지 ‘남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왔다.
‘어릴 때는 칭찬이 듣고 싶어서, 어른이 된 후에는 취업을 하고 싶어서…’
그러나 이경복을 알게 된 이후로 그녀의 창작은 달라졌다. 그 작품을 본 이경복과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긴 했지만.
‘그건, 내가 만들고 싶어서 만든 거야.’
방송에서 보여준 이경복의 플레이를 보며 느꼈다. 그 완벽한 모습을, 그 빛나는 순간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 창작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작품을 완성하고 난 후에야 이경복에게 선물할 생각을, 그리고 칭찬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예전과는 달라.’
만약 그 선후관계가 이전과 같았다면, 그저 칭찬을 바랐다면 이경복에게 먼저 문의를 했을 것이다. 이경복이 그 선물을 받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겠나.
그리고 방송에서 이경복이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는 걸 보고 깨달았다.
‘이제는 확실해졌어.’
그와 시청자들의 칭찬도 분명 좋았다. 하지만 그보다 즐거웠던 건 이경복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나’를 위해 만든 작품이 다른 이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건 따로 있어.’
이번 워크샵으로 그녀는 자신의 창작욕이 향하는 방향을 깨달았다. 이경복의 곁에서 지켜보며 떠오른 영감들이 그 증거였다.
퍼그말리온은 이에 또렷한 눈으로 상대를 직시했다.
“아마 여기 들어와도 보셨던 작품은 만들 수 없을 거예요.”
“그게 무슨…”
“제가 만들고 싶은 건 명작이 아니라서요.”
그녀가 만들고 싶은 건 명작, ‘마스터피스’가 아니었다. 영감의 원천이자 그녀가 만들면서 행복해할 수 있는 작품.
“제게 완벽한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퍼펙트피스’였다.
* * *
모든 답사 일정이 끝났다.
이경복과 일행은 바로 오사카 행 열차에 올랐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아유, 아닙니다. 대표님이 더 고생하셨죠.”
“에이, 제가 뭐 한 게 있습니까. 불편하시지나 않았으면 다행이죠.”
샵팬덤 대표는 그리 웃으며 말하고는 물었다.
“이제 돌아가서 저녁을 드실 겁니다. 그리고 바로 공항으로 가시는 거죠? 혹시나 다른 일정이 추가 되신 건 없으신지…”
“아, 네네. 바로 오늘 밤 비행기로 귀국할 겁니다.”
이경복의 대답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으아… 벌써 귀국이라니.”
“너무 아쉽네요, 진짜.”
“사실 워크샵보다는 진짜 놀러 온 느낌이라.”
팀원들의 반응에 이경복은 물론 대표도 웃음 지었다.
“만족스러우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저는 자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대표가 돌아간 이후 팀원들은 간단히 잡담을 나누다가 답사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복은 탁자 위에 답사한 4개 업체에서 만든 퍼무새 피규어를 올려두었다.
“햐, 이렇게 보니까 하나도 모르겠네.”
“차이점이 있긴 한 거죠?”
“답사 순서대로 놓으신 건가?”
팀원들이 살짝 미간을 찡그리며 집중하자 이경복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답사 순서대로면 이게 맞죠.”
그가 피규어를 이리저리 옮겼다. 이에 다들 눈이 크게 뜨였다.
“아, 이게 순서에요?”
“차이점이 있긴 한가 보다.”
“우리 사장님의 퍼펙트 아이가 또…!”
순서를 알고 있다는 건 차이점이 보인다는 뜻이 아닌가. 이경복은 그 반응에 웃으며 하나씩 퍼무새 피규어를 짚어주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있긴 해요. 이게 해피페이스 건데 끝이 약간 둥글죠? 그리고 다음이 맥시멈 워크스. 이건 마감이 약간 거친 느낌이 있어요.”
“어…”
“그런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으음, 만져 봐도 잘 모르겠군.”
그 설명에도 팀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이경복은 남은 둘의 특징을 마저 설명했다.
“고쿠키야는 앞서 두 가지를 좀 섞은 듯한 느낌이지. 그리고 역시나 완벽한 재현 쪽은 마스터피스고.”
“와… 정확히 보셨네요.”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퍼그말리온이 저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
이에 다들 눈이 돌아오자 그녀도 다시 하나씩 되짚어주었다.
“해피페이스는 SD피규어 전문이라 그런지 부드러운 느낌이 강조된 것 같아요. 맥시멈워크스는 액션 피규어 제조 방식이라 마모될 걸 상정하고 마감을 일부러 덜 한 느낌이 있거든요.”
“아, 그래서 그런 거로군요?”
이유까지는 이경복도 몰랐기에 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두 사람의 모습에 다른 팀원들은 실소와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오… 후가공할 때 기계 설정 같은 게 좀 다른 가보다.”
“역시 퍼그말리온 님이셔.”
“흐아, 퍼펙트 아이 보유자들의 대화는 못 따라가겠습니다.”
이경복은 그에 미소짓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퍼무새 피규어 하나를 잡았다.
“저는 넷 중에서 여긴 제외하고 싶어요.”
“마스터피스를?”
그가 옆으로 밀어둔 건 바로 마스터피스에서 만든 피규어였다.
“품질이 가장 좋긴 하지만 너무 단가가 높습니다. 아무리 프리미엄 피규어라고 해도 극소수의 팬들만 누릴 수 있는 제품을 원치는 않아요.”
“음… 프리미엄도 적정선이 있긴 하지.”
“프리미엄이라기보다는 럭셔리에 가까운 느낌이긴 했어요.”
다들 동의하는 와중 퍼그말리온은 내심 안심했다.
혹시라도 이경복이 마스터피스를 선택하면 그녀로서는 상황이 껄끄러울 뻔하지 않았나.
그러나 그것도 잠시.
“퍼그말리온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 저요?”
“네. 그래도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편이 좋잖아요. 물론 추천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르지는 않을 테니까 부담은 갖지 마시고.”
“어, 음… 잠시만요.”
이경복이 미소와 함께 던진 물음에 그녀는 빠르게 의견을 정리했다.
“저희는 같이 놓고 봐도 구별 못 하는데 저희보다는 퍼그말리온 님 의견이 낫긴 할 겁니다.”
“맞아요. 사실 아무거나 해도 좋다는 느낌이라…”
“이게 ‘아무거나’가 결정하는 쪽에서는 제일 어려운 대답이잖아요.”
“안 하니만 못 하는 답이기도 하지.”
그사이 다른 팀원들도 이경복의 의견에 동참하는 뜻을 밝혔다.
이윽고 퍼그말리온이 신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먼저 해피페이스는 프리미엄이라 말하기는 약간 아쉬운 퀄리티긴 해요. 그래도 대량생산에 익숙해서 보급은 빠르지 않을까 싶어요.”
“음, 물량 풀리는 속도도 중요한 요인이죠.”
“네, 맥시멈 워크스는 역시나 액션 피규어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이게 또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점이요?”
그녀는 제 팔꿈치를 살짝 들어 보여주었다.
“관절이 움직여야 하잖아요? 진짜 사람은 피부로 덮여있지만 피규어는 그렇지 않거든요. 관절부가 표시가 날 수밖에 없어요. 이러면 아무래도 몰입이 깨질 우려가 있죠.”
“아… 하긴 피규어라기보다는 구체인형 같은 느낌이 날 테니까.”
“그렇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쿠키야는 그냥 무난한 느낌? 해피페이스보다는 퀄리티가 좋지만 맥시멈워크스 보다는 디테일 표현이 아쉽죠.”
퍼그말리온의 총평에 다른 사람들 모두 눈을 굴렸다.
“으음, 뭔가 확 와닿는 게 없긴 하네요.”
“그나마 맥시멈워크스가 낫지 않아? 액션피규어가 아니라 스테츄 피규어로 의뢰를 하면 낫지 않나?”
“근데 그러면 또 강점을 포기해서 손해 보는 느낌이 좀 들지 않나요?”
그 가운데 이경복은 조용히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일단 설명 듣고 저는 우선순위를 결정했어요. 퍼그말리온 님 선택도 들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네? 아, 저는…”
그녀는 3개의 퍼무새 피규어를 재차 빠르게 훑어보고는 깊이 숨을 내쉬었다.
“여기, 고쿠키야가 좋을 것 같습니다.”
“고쿠키야를요?”
“네. 피규어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역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팬들의 만족이니까요. 대표님이 여기 운영이 좋다고 하셨잖아요?”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스스로를 가리켰다.
“퀄리티는 담당자인 제가 업체랑 이야기하면서 상향시키면 될 것 같아요. 오히려 여러 품목을 만들어봤으니 그쪽에서 피드백 수용도 잘할 것 같습니다.”
“오… 확실히 그러겠네요. 오히려 열려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면 다른 거 받아들이기 힘들긴 하지.”
다른 팀원들이 그에 수긍하자 이경복이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역시 퍼그말리온 님을 데려오길 잘했네요.”
“그럼?”
“고쿠키야로 결정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이경복의 말에 퍼그말리온은 열의를 내비쳤다.
“네! 열심히 해볼게요!”
* * *
오사카에 도착 후 대표는 바로 예약해둔 식당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아니, 또슐랭이잖아!?”
“3스타? 3스타예요?”
“와… 위슐랭 3스타…”
대표는 기대한 반응에 흡족해하며 말했다.
“아유,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저녁이 진짜라니까요? 그래도 비즈니스에 소고기가 빠져야 되겠습니까?”
그가 예약한 곳은 와규 전문점이었다. 룸으로 안내 받은 이후 바로 식사가 준비됐다.
“일정은 전부 끝났으니까 간단히 반주하실 분들은 부담 없이 시키세요.”
“아, 그럼 하이볼 하나 부탁드립니다. 나름 괜찮더라고요.”
“난 됐어. 3스타의 와규면 술로 배 채우기가 아깝지!”
“…넌 좀 적당히 먹어라.”
활기찬 분위기에서 식사가 시작됐다. 팀원들 모두 감탄을 참을 수 없었다.
“와, 이건 진짜 꿈에도 못 한 호강이네.”
“첫 워크샵이 해외인 것도 놀라운데 호화스럽기까지 할 줄이야.”
“이게 다 저희 사장님이 월클인 덕분이죠! 나중에는 미국까지 진출하실 겁니다!”
그리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이경복은 웃음지었다. 이내 그는 맞은편에 앉은 대표에게 슬쩍 말했다.
“예정과 다르게 일본에 남게 되셨는데, 괜히 폐가 아닌가 싶네요.”
“네? 아유, 그럴리가요! 오히려 결정을 빨리 내려주신 덕분에 시간이 절약됐죠.”
이경복의 업체 선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대표는 계약 마무리를 위해 예정보다 출장 일정을 연장해야 했다.
“그리고 걱정하실 게 없는 것이, 고쿠키야 쪽에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아마 생각하시는 것보다 빨리 생산 일정이 잡히실 겁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이경복은 그리 말하고는 잠시 고민했다. 대표가 이에 슬쩍 눈치를 살피는 동안 그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네네.”
“먼저, 바쁘신 거 잘 아니까 부담을 드리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게 있어서요.”
“아이고, 제가 지금 바쁠 게 뭐가 있습니까? 무엇이든 말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경복은 목을 간단히 축이고는 용건을 꺼냈다.
“이번 계약 성사되면 저희 한국 팬들은 일본에서 배송을 받게 되잖아요? 그러면 혹시라도 파손이 될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질 테고.”
“아, 그건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당연하지만 확실하고 안전하게 배송해드릴 겁니다. 특히나 고쿠키야라면 그쪽 문제는 더 처리가 쉽습니다.”
“아, 그건 당연히 믿고 있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건 다른 쪽입니다.”
“다른 쪽이요?”
대표는 자신이 지레짐작으로 답변을 너무 빨리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바로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였다.
“제가 이번에 또 굿즈샵을 좀 돌아봤잖아요? 거기서 좀 느낀 게 있습니다.”
이경복은 그리 말하고는 슬쩍 팀원들을 돌아봤다. 각자가 좋아하는 굿즈를 보며 기뻐하는 그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졌다.
“제 팀원들도 그렇고 손님들이 많았어요. 다들 무척이나 기뻐하더라고요.”
굿즈샵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찾는 굿즈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그 외 다른 굿즈를 보며 행복에 젖어 있었다.
“근데 제 한국 팬들은 그런 경험을 하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은 인터넷 쇼핑으로는 느낄 수 없는 종류였다. 하지만 한국에는 오프라인 굿즈샵이 거의 없었고, 그 얼마 없는 굿즈샵도 웬만한 IP파워가 아니라면 납품이 어려웠다.
“한국 팬분들께도 그런 경험을 드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샵팬덤 굿즈샵을 당장 차릴 수도 없을 테고요. 근데 하나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대표는 그에 이경복의 의도를 눈치 챘다.
“그렇다면 혹시…”
“역시 척하면 척이시네요.”
이경복은 웃으며 잔을 비웠다.
그는 대표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팝업스토어를 열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
이경복은 이번 출장에서 본 게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