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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17화 (417/491)

417화 - 교수님이 개강함 (9)

군사 장비에 부착된 갖가지 무기가 포화를 뿜어냈다. 탄환과 미사일, 그리고 레이저가 빗발쳤다.

“어우, 진짜 엄청 쏘네요.”

데시벨은 엄폐물 너머로 그 광경을 보며 살짝 눈을 찡그렸다. 이경복은 그 옆에서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코어가 열릴 때까지는 기다려야 되는데요.”

“그쵸. 사부님, 이거 그냥 보고 있으면 뭔가 폭죽놀이 같지 않아요?”

“아, 그렇게도 보이네요. 레이저 쇼까지 해주고.”

보스의 코어가 과열되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두 사람 모두 스트리머인 바, 그 시간에도 오디오를 비우지 않았다.

-아닠ㅋㅋ 이걸 어떻게 폭죽놀이라고 생각하냐고 ㅋㅋㅋ

-이 형은 왜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건데 ㅋㅋㅋ

-보스 공격패턴을 바로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리기 ㅋㅋㅋㅋ

-이것이 황새 토크?

-하여간 관점이 다르다니깐!

시청자들도 그에 웃으며 때를 기다렸다. 도중 몇몇 시청자들이 이내 의문을 표했다.

-그런데 이게 숏컷으로 의미가 있나?

-엌ㅋㅋ 나도 좀 그런 생각 들었는데

-갓플을 못 믿는다고?

-불신자 무엇?

-근데 무기 쓰는 거랑 큰 차이 없을 수 있긴 함

-글고 보니 그르네? 어차피 뎀지 고정이잖슴?

스틸 스네일의 무기 데미지는 고정되어 있었다. 여타 게임과 달리 타격 부위에 따라 달라지지 않았다.

-기본 권총이 안 세긴 하지

-코어 좀 늦게 나와도 좋은 무기로 맞추는 게 더 빠를 수도?

-오? 로켓 런처만 떼서 쏘는 게 낫지 않나?

-아니 ㅋㅋ 그래도 코어가 빨리 노출 되는 게 낫지

-그냥 보면 되지 뭘ㅋㅋㅋㅋ

채팅창에서 이어지는 토론에 데시벨도 고개를 이리저리 기울였다.

“그게 그거일 수도 있나? 아니, 잠깐. 비슷하면 이 방법이 더 어려운 거 아니에요? 설마 사부님이 또…?”

그녀가 이경복을 돌아보자 시청자들이 그에 장난스럽게 동조했다.

-엌ㅋㅋㅋ 이거였네 ㅋㅋㅋㅋ

-킹부러! 혼자서 재미 보려고!

-데눈나 어겜스로 키우려고 작정한 거였네 ㅋㅋㅋㅋ

-알고 보니 데또속이었고?

-올ㅋ 이번에는 안 속았쥬?

“아니, 아닐 거야. 저는 사부님 믿습니다! 그렇죠? 아니죠!?”

데시벨도 이에 장단을 맞추자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이걸 이렇게 또 몰아가시네. 진짜 어렵게 하려고 한 거 아니고, 이게 빨라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이번 공략의 핵심은 권총이 아닙니다.”

“네? 그러면요?”

데시벨이 되묻자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떠올랐다. 무기를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권총이 아니라면?

이어 그녀의 눈이 크게 뜨였다. 도트로 표현된 덕에 그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맞습니다. 이거죠.”

이경복이 웃으며 왼손을 들었다. 그 위에는 점착폭탄이 들려 있었다.

-아 ㅋㅋㅋ 폭탄 쓰면 얘기가 달라지지 ㅋㅋㅋ

-ㄹㅇㅋㅋ 그러면 이게 더 빠르지

-아니 근데 여기서 던질 거리가 안 되는데?

-엌ㅋㅋ 설마 저걸 뚫고 가려고?

시청자들이 그에 바로 의도를 눈치챘다. 데시벨은 이에 당황한 듯 보스와 그를 번갈아 보았다.

“아니, 저기 사부님. 저걸 뚫고 가야 된다고요? 게다가 아까 컷신에서 보니까 코어 노출 될 때도 작동 멈추는 건 레이저 터렛 밖에 없던데요?”

이경복이 그에 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오, 정확히 보셨네요. 패턴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잘하셨습니다. 레이저 터렛 말고 다른 무기는 작동하는데, 그게 또 코어 노출 시간을 늘려주거든요.”

“…그쵸. 역시 모르실 리가 없지. 사부님은 다 알고도 하시는 거니까.”

데시벨은 마치 체념하듯 중얼거리자 채팅창에 웃음이 번졌다.

“모르고 하면 더 문제 아닐까요? 아무튼 이게 제 폭탄만으로는 부족해서 데시벨 님도 같이 던져주셔야 됩니다.”

“저도요? 저기를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제가요?

-데세호씨 등판 뭐냐고 ㅋㅋ

-블랙기업 행동 못 숨기지 ㅋㅋ

-ㄹㅇㅋㅋ 데눈나 총알받이로 쓰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

-???: 당황하지 마라! 이건 퍼갈공명의 함정이다!

시청자들이 그녀의 반응에 웃자 데시벨은 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아니, 총알 피하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

-ㅔ?

-총알 피한다는 말이 왜 그렇게 자연스러운 건데 ㅋㅋㅋㅋ

-리틀 황새의 패기!

-이것이 황도를 걷는 자의 위엄인가…!

-아닠ㅋㅋ 그거 말고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냐곸ㅋㅋㅋ

그녀는 슬쩍 이경복의 눈치를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그, 사부님이 가르쳐주시긴 했잖아요? 그런데 아직 폭탄을 정확히 던지는 건 자신이 없어서요…”

이미 그에게 언더핸드로 던지라고 코칭을 받은 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랐다.

시청자들도 그제야 동조했지만 이경복의 생각은 달랐다.

“괜찮아요. 실패해도 상관없습니다.”

“네?”

“그러면 그때 무기 챙기시면 되죠. 이거 못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가 가볍게 말했다.

이 방법이 유일한 공략법은 아니다. 데시벨은 과하게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 말이었다.

다행히 그녀의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

“그거야 그렇긴 하죠. 그래도 사부님 계획에 폐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데시벨이 의욕을 내비치자 이경복도 더 나아가지 않다.

“그러면 최선을 다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넵! 알겠슴다!”

이윽고 기회가 다가왔다.

레이저 터렛이 고개를 숙이고 과열된 몸체가 열리며 코어가 노출됐다.

“가시죠!”

“옛썰!”

이경복의 신호와 함께 두 사람이 바로 앞으로 뛰어나왔다. 다른 무기가 그들을 노리고 재차 발사를 시작했다.

-WA! 택티컬 무빙!

-무슨 파쿠르 선수냐고 ㅋㅋㅋ

-데눈나도 이제 슬라이딩이랑 점프 마스터 했네 ㅋㅋ

-갓플은 그 와중에 미사일 요격까지 함 ㅋㅋㅋ

-보스 과열된 거 빡쳐서 그런 거 아님?

-???: 이게 왜 안 맞냐고!

-엌ㅋㅋㅋㅋ 이 보스도 퍼파고처럼 삐돌이임?

-헉!

-???: 너 아주 건방져?

채팅창은 두 사람의 매끄러운 돌파에 대한 감탄으로 가득해졌다. 그렇게 어느새 사정권에 들어서자 데시벨이 폭탄을 꺼내 들었다.

“걱정 말고 전부 던지세요!”

이경복의 격려가 담긴 지시에 그녀는 힘껏 손을 움직였다. 배운 그대로 언더핸드 자세였다.

5개의 점착 폭탄이 연달아 포물선을 그렸다. 데시벨은 그걸 보고 아찔해졌다.

“으아아아아! 안 돼!”

안 그래도 미숙한데 여러 개를 연이어 던지다 보니 각 폭탄의 궤적은 완전히 따로 놀았다. 게다가 코어에 붙는 건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망했어어어억!”

미안함과 민망함이 뒤섞여 높아진 그녀의 목소리에 시청자들이 놀리려는 와중이었다.

-망시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던지기는 뱁새였나욬ㅋㅋㅋㅋ

-???????

-뭐야?

-어케 붙음?

-버그인가? 버그가 난 것인가!?

-데눈나 거는 호밍 폭탄이었음?

놀랍게도 각기 따로 날아가던 폭탄들이 궤적을 틀며 코어에 붙었다.

이에 어리둥절해하는 와중 데시벨이 더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와아아아아! 사부님 최고오오옥!”

그 환호에 시청자들은 상황을 파악했다.

-무친ㅋㅋㅋ 저걸 맞췄다곸ㅋㅋ

-갓플이 던져서 데눈나 걸 같이 붙인 거?

-와씨 저 작은 도트 덩어리 5개를 전부 맞춤?

-게다가 코어에 붙게 다 계산했음 ㅅㅂ ㅋㅋㅋㅋ

-(게말콘)(게말콘)(게말콘)

-이래서 상관없다고 한 거넼ㅋㅋ

-아 ㅋㅋ 퍼펙트 보정 하면 되는 거잖슴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다, 그게 퍼펙트 상식이잖아?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오는 와중 이경복은 웃으며 그녀를 돌아봤다.

“막타는 양보해드릴게요.”

“막타요? 아, 흡!”

데시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번쩍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황급히 코어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그 사이 보스의 몸체가 다시 닫히고 있었다.

‘무조건 맞춰야 돼…!’

이경복의 도움을 허사로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데시벨은 전례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조준부터 격발까지, 즉시라고 할 정도로 빠른 사격.

총성과 함께 날아간 탄환은 아슬아슬하게 닫히는 몸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우와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폭발과 함께 보스를 구성하는 군사장비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무너지는 보스의 모습에 데시벨은 마음껏 환성을 내질렀다.

“잡았다아아아아! 사부님, 잡았어요! 저희가 잡았어요오!”

-오케이! 카뜨!

-캬 ㅋㅋ이걸 진짜 숏컷해버리넼ㅋㅋㅋ

-코어 노출 한 번에 쓱싹해버리기 ㅋㅋㅋ

-황.새.당.당

-데눈나 완전 씐나버리기 ㅋㅋㅋ

-아 ㅋㅋ 자기 때문에 망하는 줄 알았는데 얼마나 좋겠냐곸ㅋㅋ

-팩트) 데눈나는 원래 흥부자다

시청자들도 그에 같이 흥겨워했다. 이경복은 그에 손뼉을 쳐주다가 헛기침을 했다.

“그, 너무 좋아하셔서 미리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사실 그렇게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네?”

“데시벨 님이 막타 안 치셔도 폭탄은 몇 초 뒤에 터지거든요. 그냥 막타 쳐보시라고 말씀 드린 건데…”

그 말에 데시벨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멍하니 서서 눈을 껌뻑였다. 그 모습에 채팅창에는 더 큰 웃음이 자리했다.

-엌ㅋㅋㅋㅋㅋ그러넼ㅋㅋㅋㅋ

-맞넼ㅋㅋ 이형 너무 자연스럽게 막타 유도해서 눈치 못 챔ㅋㅋㅋ

-이미 갓플이 붙였을 때부터 성공이었던 거시고요?

-시벨아! 그만 좀 속아라!

-도트라서 더 웃김ㅋㅋㅋㅋㅋㅋ

-벙찐 표정 구현 ㅁㅊㄷㅁㅊㅇ

-황새 조합 레전드 뽑는 속도 보솤ㅋㅋㅋㅋ

데시벨은 이내 심호흡을 하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어, 음. 그래도 뭐, 기분 좋게 속았으니까요!”

“엄밀히 말하면 제가 속인 건 아닌…”

“크흠! 덕분에 사부님 가르침을 체화했거든요! 마지막에 보셨죠? 저 사격 완전 빨라진 거?”

데시벨이 빠르게 말을 돌렸다. 이경복은 그에 실소를 흘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아주 깔끔했죠.”

“그러면 된 거죠! 아무튼, 아무리 사부님이라도 다음부터는 안 속을 거예요!”

그녀는 이 상황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엌ㅋㅋ 이러고 또 속쥬?

-백프롬돠

-이미 속고 있는 거 같은데?

-뭔 소리옄ㅋㅋ

-이제 안 속는다고 자기 자신을 속이는 중임 ㅋㅋ

-엌ㅋㅋ 셀프로 속이는 거냐구

-이것도 갓플의 가르침인 거신디요?

-자신을 속여라!(진짜임)

-데또속은 과학이다 이마리야

그걸 두고 볼 시청자들이 아니었다.

*       *       *

보스까지 쓰러뜨리고 나아가니 이벤트 컷신으로 전환됐다.

-완전 난장판이네 ㅎㄷㄷ

-소장쉑 다 엎어버렸네

-이미 늦은 거?

-뭐예요!? 퍼펙트 숏컷했는데 왜 이래요!?

-아 ㅋㅋ 캡슐로 리마스터하면서 퍼펙트 상식을 고려 안 했네

휴스턴 관제 센터의 내부는 엉망이었다. 센터 내의 모든 스크린이 붉게 빛나고 있었고 그 가운데 연구소장이 센터 직원을 붙잡아 내팽개쳤다.

“오, 그래도 뭔가 잘 안 풀린 모양이네요.”

“으흐, 쌤통이다.”

연구소장이 역정을 내는 모습의 두 사람이 간단히 멘트를 쳤다. 자신의 계획과는 좀 다른 상황인지 연구소장은 씩씩대다가 시선을 돌렸다.

“어, 머리 위에 전구 뭐야! 이 자식이 또 뭐 하려고!?”

“대안이 떠오른 모양입니다. 하기야 이렇게 끝나지는 않겠죠.”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났는지 연구소장은 즉시 밖으로 나섰다. 이윽고 한 박자 늦게 반대편에서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쓰러진 직원을 살폈다. 직원은 힘겹게 상황을 설명하듯 아이콘을 띄웠다.

-위성? 아 소장쉑이 위성 노린 거?

-오 ㅋㅋㅋ 그걸로 스틸 스네일을 불러오려고 했는갑다

-근데 와이파이랑 X면 신호 불발인 듯?

-늦기 전에 직원들이 아예 시스템 먹통으로 만들었나봄 ㅋㅋ

시청자들도 같이 보며 스토리를 유추해냈다.

“그러면 이제 저놈만 잡으면 되겠네요!”

“그렇… 뭐지?”

“어어? 지진!?”

두 사람도 그에 수긍하다 이내 목소리를 높였다. 갑자기 화면이 격하게 떨리며 캐릭터들이 휘청거렸다.

주인공들이 이에 곧바로 밖으로 향하니 연구소장이 보였다.

“아니, 미친…! 지금 로켓을 직접 만드는 거야!?”

“아무래도 직접 위성을 손에 넣으려는 모양이네요.”

연구소장이 금속과 부품들을 조합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결합된 부품은 우주로켓의 형태를 갖추었다.

주인공들이 그에 황당해하는 사이 누군가 그들 앞으로 우주복과 제트팩을 던졌다. 이에 놀라 돌아보니 과학자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엌ㅋㅋㅋ 어디 갔나 했더니ㅋㅋ

-아니 ㅋㅋㅋ 왜 2개만 가져오는데!

-주인공들만 부려먹겠다는 심보 ㅁㅊㄷㅁㅊㅇ

-대체 어디까지 해줘야되는 거냐구웃!

-갓직히 제트팩 많은데 킹부러 2개만 가져왔을 듯

-ㄹㅇㅋㅋ 킹리적갓심 낭낭하고

시청자들이 그에 웃는 와중 완성된 연구소장의 로켓이 추진을 시작했다. 그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며 플레이로 진입했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두 사람은 동시에 탄성을 냈다.

“으어어어업!”

“오, 제트팩도 직접 조종하는 거구나.”

제트팩을 맨 두 사람은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저 멀리 날아가는 로켓이 보였다.

“아마 지금 적응하라고 주어진 시간 같네요. 데시벨 님, 괜찮으세요?”

“네, 네…! 아니, 근데 보통 예고 같은 거 해주지 않아요?”

데시벨은 허우적거리다가 대답했다. 당황하던 그녀는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하… 진짜 이제 확실히 알겠습니다. 캡슐용은 완전! 100% 캐주얼이랑은 거리가 멀어요!”

“그렇긴 하네요. 조이스틱으로 하던 걸 직접 하려니 어렵긴 하죠. 그래도 재미는 있잖아요?”

데시벨은 찔끔찔끔 움직이며 적응하는 도중 이경복은 이미 자유자재로 공중이동을 했다.

데시벨은 유유히 옆으로 다가와 웃는 이경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다음부터는 사부님이 뭔가 간단히 하자고 해도 각오를 달리할 거예요.”

-데시벨 드디어 깨닫다!

-황새 사이에서도 눈높이가 다르다 이마리야 ㅋㅋ

-간단(아님)

-근데 갓플한테 간단한 건 또 맞음ㅋㅋㅋㅋ

시청자들도 그에 같이 웃자 이경복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에이, 적응 잘하시면서 그러시네. 이것도 금방 적응하실 겁니다. 어깨를 돌려서 좌우로 이동하시고 상체를 이용해서 상하로 움직이시면 되거든요.”

“네네, 이제 좀 적응이 되네요. 이게 앞으로는 더 나갈 수는 없나 봐요.”

이전에는 좌우 이동을 제한했다면 이번에는 전후 이동이 제한됐다.

“그래도 적이 안 나오는 구간이라 다행… 어?”

데시벨이 겨우 적응하며 안심하는 도중이었다. 그녀의 눈이 게슴츠레 해지더니 이내 확연히 커졌다.

“사, 사부님! 저거! 저거 떨어져요오오오!”

“아, 이번엔 장애물 피하는 건가?”

날아가던 로켓의 1단 추진체가 분리됐다. 그것은 곧바로 두 사람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경복은 그것이 공중조작을 익히는 심화과정이라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야 했다.

“아… 아니네요. 저것도 적입니다.”

“적이라고요!?”

거리가 좁혀올수록 느껴지는 위협에 이경복은 권총을 들어 올렸다. 데시벨이 그에 놀라면서도 바로 그 뒤를 따랐다.

-어씨 뭐야 진짜넼ㅋㅋㅋㅋ

-브레스 뿜는 거 보소 ㅎㄷㄷ

-막판답게 시작부터 화끈해버리고?

-아 5스테이지까지임?

-그럼 중간보스 같은 느낌인가?

-무친 ㅋㅋ 브레스 범위 너무 넓은 거 아니냐고

-저거 도트 하나만 맞아도 죽는 거 아님?

-???: 피해욧! 구석으로!

변이한 추진체는 남은 연료를 태우며 불길을 뿜었다. 데시벨은 덮쳐오는 붉은 픽셀에 황급히 구석으로 이동했다.

“으어어, 어지러워! 사부님 괜…? 사부님?!”

황급히 회피하느라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 몸을 추스른 그녀가 이경복을 찾았다.

그리고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전 괜찮습니다. 데시벨 님은요?”

이경복은 그 자리에서 유유히 불길을 피하는 도중 데시벨을 돌아보면서 걱정해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태연한 태도와 달리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 순간이 아찔했다.

-방금 닿은 거 아님?!

-보니까 안 닿았고?

-미세 컨트롤 ㅁㅊㄷㅁㅊㅇ

-이게 미시조종학 수업인가요?

-아닠ㅋㅋ 그럼 거시조종학 수업도 있냐고

-님 그거 전공필수인데 안 들었음?

-그거 황새장학생들만 듣는 거 아님?

-ㄹㅇㅋㅋ 뱁새전형으로 들어오면 그냥 청강만 해야 됨

-단체로 뭔 소리얔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그 움직임에 경탄하는 도중 이경복이 물었다.

“공중전 연습 하실 거죠?”

“예?”

그 물음에 데시벨은 재차 실소를 흘렸다. 이내 그녀는 빠르게 머리를 흔들었다.

“아뇨, 사부님! 제가 배우는 걸 좋아하기는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공중전은 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거든요!?”

-엌ㅋㅋㅋ 빠른 손절

-아 ㅋㅋ 학점도 가성비가 있다구요 ㅋㅋㅋ

-그 와중에 가르칠 생각만 하는 퍼교수니뮤ㅠㅠㅠ

-아아, 그것은 퍼펙트 교육자라는 것이다.

이경복은 그 대답에 웃으며 유유히 회전해 불길을 피해냈다. 이어 그는 장난스럽게 물었다.

“스틸 스네일 또 안 하시려고요?”

“네! 이것뿐만 아니라 당분간은 오락실 게임은 손도 안 댈 거예요!”

데시벨의 즉답에 채팅창에도 웃음이 가득해졌다.

“알겠습니다. 지상사격은 충분히 배웠으니 빠르게 진행해보죠.”

이경복은 그에 미소지으며 몸을 움직였다. 그는 조금 전과는 달리 과감하게 불길 사이를 파고들며 방아쇠를 당겼다.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흡족해했다. 이제 데시벨을 가르치는 사부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퍼교수님이 강단에서 내려 오셨다!

-교육자 모드 OFF! 갓플 모드 ON!

-달팽이쉑들 ㅋㅋㅋ 갓플이 데눈나 가르쳐주느라 봐준 건 줄 몰랐쥬?

-???: 기나긴 교육과 강의의 시간… 지긋지긋하던 차였다!

-???: 고맙네! 데시벨! 이제 ‘플레이어’ 갓플로 돌아갈 때다!

-응~ 이제 끔살이야~

-억제기 해제!

지금부터는 그가 전면에 나설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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